롯데 강민호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9회 말 중견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 박수현 기자

롯데의 야구 열기가 지난해처럼 타오르지 않아 구단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챔피언데이로 치러진 15일 사직구장에는 1만8862명의 팬들만이 스탠드를 메웠다. 챔피언데이는 두 차례 우승했던 1984년과 1992년을 기억하기 위해 매달 한 번씩 개최하는 이벤트로 지난해까지는 당시 입장요금을 적용했고 올해는 평상시의 절반을 받고 있다. 야구 열기가 불꽃처럼 타올랐던 지난해에는 싼 입장료 때문에 챔피언데이에 표를 구하기 힘들었다. 총 6번의 챔피언데이 중 4차례나 만원사례를 이뤘을 정도다.

올해 사직구장의 관중 추이를 보면 사그라들고 있는 열기를 단적으로 느낄 수 있다. 지난 4일 홈 개막전만 2만8500명의 만원 관중을 달성했고 이후 2만2741명(5일)→1만7712명(14일) 등으로 관중들이 줄었다. 사직 홈 4경기 평균 관중은 2만1953명. 지난해 4월 홈 평균관중 2만4385명보다 줄었다.

관중 감소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이날 챔피언데이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왔고 아직 본격 주말 3연전을 치르지 않아 관중 감소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롯데의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아 관중들이 줄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해의 경우 몇 년 만에 성적이 좋아 그동안 야구에 굶주렸던 팬들이 몰렸지만 올해는 열망이 많이 식어 팬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사직구장 내야 지정좌석제를 도입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응원 열기가 약해졌다고 팬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해는 야구장 출입문 개방과 함께 열렬팬들이 응원단상 주위에 집결해 응원을 주도했지만 올해는 지정좌석제로 그런 모습이 사라져 상대적으로 응원의 폭발력이 감소했다.
이상은 국제신문 야구담당 김희국 기자의 동의 하에 원문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개인적으론 응원의 폭발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더라도 이는 과도기일뿐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응원 패턴 내지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도 조급함 보다는 여유를 갖고 관조하듯 지켜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듯 합니다.

야구장 출입문 개방과 함께 먼저 들어온 열혈 마니아 몇몇이 신문지나 가방 등을 올려놓은 채 한 사람당 내댓 개의 좌석을 잡아놓는 현실이 그동안 얼마나 불합리한 처사였는지는 야구장을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악습이 공공연하게 묵인 내지 용인되는 현실에 어쩌면 더욱 더 화가 난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구단이 올해부터 시행한 지정좌석제는 아주 바람직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직구장 관중 감소는 어쩌면 롯데의 성적과 무관하지 않는 듯 합니다. 아무리 야구에 미친 부산사람들이라고 해도 롯데가 연패하면 가질 않지 않습니까. 냄비근성이 타 지역에 비해 좀 심한 편이죠. 물론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1루측에 자리잡는 일부 골수팬들이겠죠. 이는 그냥 야구를 즐기는 일반 사람들에 비하여 훨씬 적습니다. 이 분들은 아마 8연패해도 찾을걸요.

문제는 이대호 가르시아 홍성흔의 방망이가 동시에 터지고 손민한이 빨리 출전해야  사직구장에 관중들이 구름처럼 모여듭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6억 인지 7억 인지 받는 손민한이 너무 나태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요즘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꽉 찬 야구장에서 오렌지색 봉다리 귀에 걸고 신나게 신문지 흔드는 날이 빨리 찾아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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