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난 14일 개장 경남 고성 노벨CC 김헌수 대표



골프장 밥만 28년째 아이디이뱅크로 불려
업계에선 '전국구 골프장 사장'으로 통해
고성 노벨CC, 27홀서 대부분 바다 보여
"첫해부터 흑자나는 좋은 골프장 만들 터"


라운드 중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됐다. 지금이야 그린피 차등제로 인해 합리적 정산이 이뤄지고 있지만 예전에는 18홀 그린피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전부 지불해야 했다. 그린피 차등제는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지난 14일 개장한 경남 고성 노벨CC(27홀)의 김헌수(58) 대표다. 그는 골프장 업계에서 '아이디어뱅크'로 불린다. 현재 골프장에서 호평받는 서비스의 대부분은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보면 된다.

경남 고성 노벨CC 김헌수 대표와 캐디들이 오프타임 때 만나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아이디어뱅크'라는 표현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골프장 밥' 28년의 실사구시적 노하우의 결과물이지만 업계는 반짝이는 기지 정도로 생각하며 너무 가볍게 보는 것 같아서다. "그린피 차등제는 IMF 구제금융으로 내장객이 급격히 줄었을 때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었어요. 나중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칭찬을 들었지요."

 그가 고안해 골프장에서 히트한 아이디어를 살펴보면 대충 이렇다. 골프장 내 그린콘서트, 지역 주민 그린피 우대제, 욕탕 요구르트 서비스, 겨울철 군고구마 및 숭늉 서비스, 핫팩 무료 제공, 카풀 입장객 그린피 할인, 혹서기 내장객 반바지 허용, 캐디 선글라스 및 주 3일 자율복 착용 등.

 김 대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제공해야 손님들은 감동을 받는다"며 "작은 감동이 시간을 두고 점차 쌓여야 결국 '돈 아깝지 않은' 괜찮은 골프장으로 명성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아이디어 중 캐디들을 위한 것이 눈에 띈다. "손님이 골프장에 머무는 시간의 대부분을 캐디들과 함께 있어 어쩌면 이들이 골프장의 얼굴이지요. 그들의 얼굴이 밝아야 손님들이 즐겁게 라운드를 할 수 있지요."

 김 대표의 캐디들에 대한 마음 씀씀이는 각별하다. 구내 식당에서도 스스럼없이 먼저 농담을 건네며 다가가고, 쉬고 있는 캐디들이 일어나 인사하면 일어서지 말고 편하게 인사하라며 말한다. 이런 김 대표의 진심을 알았는지 김 대표가 멀리서 보이면 밝은 표정을 지으며 살갑게 인사한다.

 지난 1971년 삼성에 입사한 김 대표는 1982년 국내 골프장 사관학교로 불리는 삼성 계열의 안양 베네스트CC 총무과장으로 발령받으면서부터 골프장과 인연을 갖게 됐다. 이후 부산 동래베네스트CC 지배인, 옛 경기CC 상무 전무를 거쳐 1999년 서원밸리GC 대표를 맡아 전문 경영인의 길로 들어섰다. 해를 거듭하며 실적을 내자 업계에서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중국 칭다오 제너시스CC, 순천 파인힐스CC를 거쳐 지난해 말 고성 노벨CC로 스카우트돼 '전국구 골프장 사장'이란 닉네임을 얻었다.

 "순천 파인힐스의 러브콜 땐 의령이 고향인 촌놈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전라도 땅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승락했지요."
 7년간의 파인힐스 대표 기간 그는 세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호남권 최초 억대 회원권 분양, 흑자 달성, 서비스 부문 명문 골프장이 바로 그것.

 노벨CC는 어떤 골프장인가. "진주 창원 김해 거제 통영 사천 등지에서 30분~1시간이면 도달 가능한 사통팔달의 교통요지에 있는 데다 27홀에서 거의 바다가 보이는 빼어난 경관의 리조트 타입의 골프장이지요."
 여기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중일까.  "지역 특성과 새 회원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에요. 경남 고성 노벨CC에 맞는 변형된 색다른 서비스가 나올 겁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러면서 "클럽 챔피언 출신의 오너인 최칠관 회장의 경영 철학과 부합되는 '맞춤 경영'으로 개장 첫 해부터 이익이 나는 좋은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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