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운영 日미야자키 골프장들


일본 남규슈 미야자키는 겨울 원정 라운드의 메카다. 칼바람에 맞설 자신이 없는 국내 주말 골퍼들은 겨울이면 따뜻한 남쪽 나라 미야자키로 날아간다. 미야자키의 겨울 평균 기온은 12~13도. 아무리 추워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거의 없다.

 미야자키에는 현재 30여 개의 골프장이 있다. 절반은 미야자키공항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다. 부산·울산·경남의 골퍼들에게 미야자키 골프장은 그림의 떡이었다. 직항 노선이 없어 가깝지만 먼 곳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달부터 내년 2월 초까지 김해~미야자키 직항이 뜬다고 하니 주말골퍼들은 이번 겨울이 반갑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이 미야자키의 명문 골프장을 인수, 한국인 스태프를 상주시켜 라운드 이외에 관광이나 트레킹 등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고객 밀착형 서비스를 도입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제이스니치난CC와 고바야시CC 그리고 미야자키와 가고시마와의 경계에 위치한 가노야CC 등이 대표적이다.

제이스니치난CC-언듈레이션 심하지만 페어웨이 넓어
고바야시CC-삼나무 숲에서 라운드 착각, 펜션도 갖춰
가노야CC-전장 짧지만 가장 어려워 정확한 샷 요구돼

라운드 후 온천, 피로여 물럿거라

삼림이 울창한 기타고초 지역 하나다테 중턱 해발 280m 지점에 위치한 제이스니치난CC는 리조트와 온천을 두루 갖춘 원스톱 골프장이다. 삼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일부 홀에서는 바다까지 보여 풍광이 아름답다. 봄이면 클럽하우스에서 훤히 보이는 산사면 전체가 벚꽃으로 불타올라 절경을 연출한다.


 지난 4월 한국기업 (주)동광이 인수, 한국인 스태프를 상주시켜 한국 같은 분위기가 난다. 이 업체는 국내에서 선산CC, 구미 제이스CC, 경주 감포 제이스시사이드CC를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 전문 기업이다.

  제이스니치난CC를 품은 하나다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골프장 전경. 저 멀리 바다도 보인다.
  
   리조트에서 찍은 골프장 모습.

 18홀 전장이 7012야드(6412m)로 에이원이나 동부산CC와 비슷하며, 페어웨이는 원래의 구릉을 그대로 살려 언듈레이션이 심한 편이지만 페어웨이 폭이 넓어 샷을 하기에는 부담이 없다. 하지만 5개의 워터해저드와 크고 작은 벙커가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에 배치돼 초보자에겐 다소 힘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니치난CC는 몇 안 되는 워터해저드가 샷을 망설이게 한다. 페어웨이 한가운데 큰 나무가 서 있는 파4, 17번 홀의 경우 티 샷은 무난하지만 그린을 워터해저드가 감싸고 있어 세컨 샷이 무척 망설여진다. 워터해저드는 그린 우측 앞까지 뻗어 있어 세컨 샷은 무조건 좌측으로 보내 3온 1퍼트 작전으로 나가야 한다. 언듈레이션이 심한 파5, 18번 홀은 그린을 워터해저드가 완전히 감싸고 있지만 서더 샷 땐 페어웨이에서 완전히 보이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 파4, 11번 홀은 아시아드 레이크 8번처럼 페어웨이 가운데 서 있는 나무 우측으로 페어웨이가 푹 꺼져 있는데다 워터해저드까지 도사리고 있어 티 샷을 하기에 부담스럽다.

 이곳의 자랑은 누가 뭐래도 피로회복에 좋다는 탄산온천. 이곳에서 온천을 하면 미인이 된다는 설이 내려와 일명 '미인탕'이라 불린다. 노천탕에선 삼나무 숲과 바다, 골프장이 한눈에 펼쳐져 피로 회복에 그만이다. 찜질방과 노래방, 한국식당을 갖춰 한국인이 쉬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한국식당에선 일본과 달리 김치 나물 등 밑반찬이 무료로 리필된다.

 골프장에서 10분 거리의 이노하에 계곡 입구엔 일본 정부가 지정한 삼림 테라피 공원이 있다. 니치난 해안도로도 가까워 아오시마섬, 선 멧세 니치난, 우도신궁도 반나절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한국과 달리 퍼팅 연습장 옆에 어프로치 연습장이 있어 초보자를 위한 배려도 보인다. 양잔디여서 겨울에도 푸르다. 미야자키공항에선 40분 정도 걸린다.

                 사진 뒤 사람이 있는 곳이 퍼팅연습장이며, 그 앞이 어프로치 연습장이다.

 미야자키 서쪽 이코마고원 내 해발 400m 지점에는 고바야시CC가 있다. 덕유산 품의 무주CC와 입지 여건이 유사하다. 원래 이곳은 지금은 몰락한 세이부 프린스호텔 계열의 사장단들의 휴양지 골프장이었지만 2년 전 한국기업이 인수해 한국인 스태프가 상주하고 있다. 삼나무와 노송이 워낙 울창해 나무를 베어내면서 골프장을 조성했다 한다.

    삼나무로 둘러싸인 고바야시CC의 파4, 14번 홀. 그린 쪽에서 페어웨이를 바라본 모습. 

고바야시 14번 티잉그라운드에서 본 모습.

14번 홀. 동그란 팻말은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표시다.


 18홀 전장은 6633야드(6065m)로 무주CC와 비슷하며 부산CC 보다는 길다. 이곳의 모든 홀은 제주도에서 간혹 삼나무 숲이 페어웨이를 따라 숲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며 자랑하는 시그니처홀과 유사할 정도로 경관이 황홀하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페어웨이와 그린을 모두 삼나무 숲이 감싸고 있으며 몇몇 홀은 아예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삼나무가 도열해 있다.

       고바야시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파3 내리막 3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스기나무가 도열해 있는 12번 홀. 장관이다.        
        고바야시 4번 홀. 사방이 온통 스기나무 숲이다.        
        고바야시 13번 홀.        
        고바야시 17번 홀.        
        고바야시CC를 감싸고 있는 히나모리다케(1344 m)가 워터해저드에 투영돼 한 폭의 그림을 방불케 하는
        17번 홀.
         고바야시 18번 그린. 숲 사이로 펜션이 보인다. 아래 사진은 멀리서 본 모습.
         

 하지만 14번 홀부터 워터해저드가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4번 홀은 장타자들의 경우 우드를 잡아야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17번 홀에서는 골프장을 감싸고 있는 히나모리다케(1344m)가 워터해저드에 투영돼 한 폭의 그림을 방불케 한다. 샷보다 풍광에 매료된다. 파3, 내리막 3번 홀에서는 고바야시 시내를 비추며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이다.


 이곳은 또 통나무로 지은 4인용 펜션 18동이 숲 속에 위치해 운치가 좋다. 클럽하우스에는 돼지국밥과 순두부 찌개도 준비해놓고 있다. 230야드 야외 연습장도 갖추고 있다.
골프장에서 15분 거리엔 가라쿠니다케(韓國岳) 트레킹 코스의 들머리인 에비노고원이 있으며, 역시 10분 거리에 일본에서는 아주 드물게 음용이 가능한 철분 성분의 유명한 간노코온천이 있다. 입에서 살살 녹는 미야자키 쇠고기 전문점도 근처에 있다. 미야자키공항과 니치난CC에서 각각 50분 거리에 있다.

 미야자키와 가고시마의 경계에는 가노야CC가 있다. 18홀에 전장이 6460야드(5907m)로 가장 짧지만 가장 어려운 골프클럽이다. 싱글이나 80대 초반의 고수급 이외에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정확한 샷을 요하는 골프장이다. 역시 한국인 스태프가 상주하고 있다.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의 표고 차(33m)가 아주 큰 파3, 6번 홀(챔피언티 156야드)과 홀 모양이 W자로 일명 우나기(장어)홀인 파5, 7번 홀은 까다롭지만 인기가 있는 홀이다. 특히 7번 홀은 모든 샷이 잘 맞아도 파온이 힘들며 싱글들도 파를 하기가 어렵다.

 6, 7번 홀 주변에는 평소 원숭이가 자주 나타나 많을 땐 100마리 정도 보이기도 한다. 공격을 하거나 볼을 갖고 도망가는 수준은 아니니 걱정은 없다. 고바야시CC에서 1시간30분쯤 걸린다.

30% 정도만 캐디와 함께 라운드

18홀 기준 국내 골프장에선 하루에 70팀 안팎이 라운드를 하지만 일본은 40~50팀이 라운드를 한다. 그만큼 여유가 있다. 대개 오전 9시 전후 티 오프해 9홀을 돌고 점심을 먹은 후 나머지 9홀을 돈다. 점심 메뉴 또한 비싸지 않으며 간단하다. 우동 정식(1000엔)에 생맥주 한 잔이 보통이다. 그늘집은 있지만 직원은 없고 자판기만 있다. 담배는 관대해 티잉그라운드 옆에 재털이(아래 사진)가 비치돼 있다.



 모든 티잉그라운드가 개방돼 있어 실력에 맞게 입맛대로 이용 가능하다. 일부 홀을 제외하고는 OB티가 없어 대부분 티샷을 다시 한다. 또 캐디와 함께 라운드를 하지 않고 카트를 직접 몰며, 일부 홀은 카트로 페어웨이 진입이 가능하다. 통상 30% 정도만 캐디와 함께 라운드를 한다. 남은 거리는 50야드 단위로 친절하게 팻말이 서 있다. 페어웨이 잔디는 아주 짧고, 러프는 국내 골프장의 페어웨이 잔디보다 약간 긴 편이다.

골프 투어 팁

부산~미야자키 직항 전세기는 2일부터 내년 2월3일까지 주 2회 아시아나 전세기가 운항한다. 상품은 두 가지. 월~목 3박 4일 일정은 99만 원. 월요일 부산 출발 오전 11시30분, 목요일 현지 출발 오후 7시35분. 주말을 낀 목~일 4박 5일 일정은 106만 원. 목요일 부산 출발 오후 5시35분, 월요일 현지 출발 오후 2시50분. 각각 63홀 라운드. 미야자키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

일정은 골프 투어 중심으로 짜여져 있지만 라운드 후 미야자키 관광이나 가라쿠니다케 트레킹 등을 원하면 직원 동행 가능. 반나절 4000엔, 하루 종일 8000엔.

투어 요금 중 불포함 사항은 캐디피(18홀 기준 1만2600엔) 카트료(개인당 18홀 기준 1575엔) 그리고 중식. 맞춤형 일정도 상의 가능하다. 문의 제이스투어 1600-3399


- 미야자키현 관련 글

미야자키 (1)편 인간에게 무관심한 남쪽나라 미야자키 고지마섬 원숭이들 http://hung.kookje.co.kr/518
미야자키 (2)편 일본 속의 한국 가라쿠니다케(韓國岳) http://hung.kookje.co.kr/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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