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이 동해안을 끼고 남으로 달리다가 한반도 남동쪽 오지에서 솟구친 영남알프스. 이 영남알프스의 기점이자 최고봉인 가지산(1,240m)은 부산경남지역에서 산 깨나 타는 동호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밟아본 경험이 있는 명산이다. 가지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영남알프스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산세나 조망이 뛰어나다.

 국제신문 근교산팀도 동호인들의 빗발치는 요청에 따라 지금까지 운문산~가지산 구간을 포함, 4회에 걸쳐 영남알프스 종주를 비롯 학심이계곡 코스, 북릉 코스 등 대여섯번에 걸쳐 가지산을 소개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가지산 중봉 코스는 이창우 산행대장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울산쪽에서 가지산으로 오르는 코스중 주변 조망이나 암릉으로 인한 적절한 기복 등 산행의 묘미를 배가시켜주는 모든 조건을 구비한 완벽한 구간이다.

가지산 중봉에서 오른편 아래로 용수골을 바라보면서 호박소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하산 코스 또한 산철쭉 군락지와 함께 조망이 뛰어난 암릉 코스여서 산철쭉이 만개하는 이달부터는 환상적인 코스로 동호인들의 인기를 독차지할 것으로 확신한다. 산행 도중 산에 대한 표현을 과묵할 정도로 아끼는 이 산행대장의 입에서 나온 것이기에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산행은 석남사 버스주차장에서 밀양 방향 24번 국도를 따라가면서 시작한다. 천주교 살티성지와 살티요를 지나 20여분 걷다보면 오른편에 ‘일반국도 24’라고 적힌 제법 큰 도로표지판이 나온다. 이 표지판 오른편으로 난 산길을 들머리로 잡은 후 입석 삼각바위 등을 지나는 암릉구간~석남고개~769m봉~전망대~매점~가지산 중봉~가지산 정상~가지산 중봉~산철쭉 군락지~888.5m봉~묘지~암릉구간~호박소 주차장. 대략 5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들머리에서 산길로 100m 정도를 걸어가면 ‘낙석주의’라는 입간판이 서있다. 주변 소나무가 위압감을 줄 정도로 키가 크다. 바로 옆 계곡쪽엔 고로쇠약수를 채취하고 치우지 않은 호스가 보인다.

 

쓰러진 나무를 지나 계곡을 건너 산길로 접어든다. 검은색 파이프라인이 같은 방향으로 놓여있다.

10여분쯤 걸으면 정면에 암벽이 가로막고 있다. 암벽 왼쪽 끄트머리에는 작은 폭포가 보인다. 흘러내리는 수량은 적지만 초록색의 이끼가 선명하다. 오른쪽으로 에둘러 간다.

5분 후엔 능선에 닿는다. 만춘의 산은 완전히 제 색깔을 드러내 눈이 부실 정도로 푸르다. 약간의 암릉길과 산죽을 지나면 다시 24번 국도로 올라선다. 정면에 산사태 방지를 위해 경사지를 그물로 씌워놓았고 그 밑에는 ‘낙석지역(Falling Rock Area)’이라고 적힌 노란색 입간판이 서있다. 그 오른편에는 휴식공간을 위한 벤치가 보인다. 그 사이 왼쪽 가파른 산길로 올라선다. 산죽길이다. 10분쯤 뒤엔 첫 전망대에 이른다. 정면에 가지산 중봉과 그 뒤 가지산 정상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쌀바위 귀바위 상운산이 우뚝 서있다. 고개를 돌려 반대편 방향엔 오두산 배내봉과 배내골 올라가는 삼거리가 보인다.

이제부터는 암릉구간. 올라가면 갈수록 조망이 더 좋아지고 바위모양도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뽐낸다. 칼로 두부 자른듯 반듯하게 나란히 서있는 입석, 정삼각형 모양의 바위 등 가지각색이다. 이중 입석 바로 옆 새모양을 한 두개의 바위가 재미있다. 수컷인 듯한 왼쪽바위가 유혹하는 형상으로 다가가자 암컷인 오른쪽 바위가 결정을 못내리고 연신 하늘을 쳐다본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 구간은 암벽을 타고 올라가도 되고 그 옆으로 난 산길로 가도 된다. 암릉길을 지나면 이제는 평범한 오솔길.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다보면 능동산에서 가지산으로 가는 길목이다. 오른쪽으로 간다. 낙동정맥 능선길이며 어느새 밀양이다. 지금부터는 이정표와 길 안내 리본이 자주 나타난다. 능선을 중심으로 좌우에 석남터널 울산쪽, 밀양쪽 입구와 뒤로는 능동산 방향의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한다. 돌탑도 눈에 띈다.


 

석남고개를 지나면 매점이 나온다. 통상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 라면 막걸리 커피 그리고 각종 음료수가 구비돼 있다.

매점에서 출발하면 곧바로 오르막길. 식사를 마친 배부른 꾼들을 위해 로프와 나무 계단을 만들어 놨다. 20분 후엔 다시 능선에 닿는다. 오른쪽엔 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30여분 땀을 내며 바짝 오르면 가지산 중봉(1,160m). 이곳에서 가지산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정상에선 영남알프스 맏형답게 운문산 간월산 문복산 고헌산 재약산 수미봉 사자봉 등 8개의 봉우리 모두 볼 수 있다. 정상은 다음 산행길을 결정하는 정거장. 서쪽으론 아랫재 백운산, 동쪽으론 쌀바위, 북쪽으론 청도 귀바위 방향이다. 하산 도중 밀양고개에서 용수골로 가는 길이 있지만 중봉으로 다시 와서 119팻말이 적힌 오른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자.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 길을 택한다. 왼쪽은 석남터널 밀양방향. 하산길도 오를 때와 유사하다. 양편에 산철쭉 군락지가 보인다. 만개한 산철쭉을 보려면 이달중 한번 더 와야할 것 같다. 1시간쯤 정신없이 내려오면 주위 조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암릉길이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엔 너른 베틀바위가, 정면엔 백운산 능선이 보인다. 30분 정도의 암릉길과 15분 정도의 가파른 산길을 지나면 산행 종점인 호박소주차장이 나온다.

/ 글 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 찾는 근교산 취재팀

 


<떠나기 전에>

가지산에는 주봉을 향하여 많은 산길이 열려 있다. 그 중에서도 가지산 북릉길 백운능선 쌍두봉능선은 가지산을 향하여 오르는 산길중 으뜸으로 친다.

이에 취재팀은 울산의 살티코스를 추가하여 가지산의 최고 산행길중의 하나로 추천한다. 들머리의 살티는 임진왜란때는 화살을 만들었다 하며 울주군의 오지로서 죽림굴과 함께 천주교의 성지로 찾는 이가 많다. 지금 덕현계곡이 있는 살티마을에 가면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고즈넉한 전원풍경은 사라지고 개발이란 명분아래 가지산 밑을 뚫고 있는 터널공사가 지축을 뒤흔든다. 조금 먼저 가려는 마음에 인간은 자연을 쉽게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중봉에서 내려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쇠점골의 수림이다. 지금은 붉은 흙빛이 계곡을 덮고 있다. 쇠점골은 자연의 보고로 산악동호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산허리를 맴도는 도로를 내면서 계곡을 파괴하더니 다시 터널공사로 쇠점골은 영원히 사라질 판이다. 중봉을 오르는 주위에는 수백년 묵은 진달래가 많이 있다. 그 굵기와 크기에 놀랄 것이다. 석남사 입구에는 가지산의 청정수로 키운 언양미나리가 많다. 한단쯤 사서 가족과 함께 입맛을 돋우어보자. 식수는 충분히 준비를 하자.

/ 이창우 산행대장


<교통편>

부산 노포동종합 터미널에 서 언양 시외버스터미 널행 시 외버스는 오전 6시30분을 첫 차로 20~30분 간 격으로 있다. 2천8백원. 언양시외 버스터미 널에서 석 남사행 버스는 매시 15분, 45분에 출 발한다. 1천2백원. 날 머리 지점인 호박소 에서 석남사행 시외버스 는 오후 3시30분, 4시, 5시10분, 6시 10분에 있다. 1천5백원 . 석남사에서 언양시외 버스터미 널행 버스는 오후 4시10분, 40분 , 오후 5시10분, 40분에 있다. 1천2백원 . 언양시 외버스터 미널에서 노포동종합 터미널행 시외버 스는오후 5시 5분, 35분, 6시, 6시30분, 6시45분, 7시5분, 25분, 45분 등 이며 막 차는오후 8시 30분이다. 2천 8백원. 노포동종합터미널~석남사행 시외버 스 노선은 승객이 적 어 폐지 됐다.
승용차 를 이 용할 경우 경부고속 도로를 타고 서울산IC에서 빠져 나오면 석남
사 이정 표가 친 절하게 안 내하고 있다.


hung@kookje.co.kr  입력: 2003.04.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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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마술사다. 형형색색 꽃들을 단번에 쏟아내지 않고 변덕이 심한 인간들을 배려한 듯 시기별로 요술 보따리에서 세상에 하나씩 내놓는다. 빨간 동백을 시작으로 매화 개나리 벚꽃 진달래 철쭉 복사꽃 배꽃 그리고 이름모를 야생화까지. 그래서 꽃을 유달리 좋아하는 사람은 겨우내 봄을 사무치게 기다린다. 봄의 이러한 사려깊음을 인간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알 길이 없지만.

벚꽃은 이미 꽃비를 뿌린지 오래고 지금은 진홍 분홍 하얀색의 철쭉이 거리 곳곳에 만개해 있다. 연분홍 진달래 또한 ‘님을 향해 즈려 밟힌지’ 오래다.

하지만 대운산 정상에선 도심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도심보다 구름에 더 가깝기를 바라는 이 산은 낮은 기온 탓에 아직도 진달래가 한창이거나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도심에서 아주 멀거나 필부가 못오를 만큼 그리 높거나 험하지도 않다. 거제도 대금산이나 여수 영취산마냥 질릴 정도로 온 산이 진달래로 덮여 있지도 않다. 그저 길 양쪽에서 진달래가 산행 내내 오랫동안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경남 양산시 웅상읍과 울산시 울주군 온양면에 걸쳐있는 대운산(大雲山·742m). 이번 주말 만사를 제치고 봄기운이 어렵사리 피워놓은 진달래를 감상하면서 아직도 불러보지 못한 상춘곡을 읊조려 보자. 긴 계곡과 수려한 소, 폭포 등 물이 풍부하고 산짐승이 많다. 대운산의 자랑은 무엇보다 대운산 제2봉 부근에서 정상으로 가는 50여분간 내내 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진다는 것.

 
대운산 제3주차장(상대주차장)에서 시작해 삼거리 전자안내판~나주 임씨 묘~318.4m봉~390.8m봉~대운산 제2봉~진달래 군락지~대운산 정상~헬기장~전망대~경주 이씨 묘~대운농장~철판다리~애기소를 거쳐 제3주자창으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코스. 대략 4시간 정도 걸린다. 친절할 정도로 나무팻말이 자주 나와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들머리 온양면 남창리는 유명한 배 산지. 주차장을 지나면서 개울 건너 배나무밭엔 배꽃이 한창이다.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지나는 대운교엔 연등이 일렬로 걸려있다. 삼거리 정면에는 울주군 재해대책본부에서 세운 대형 전자안내판이 서있다. 그 옆에 직진하면 대운산 제2봉 4.6㎞, 내원암 1.5㎞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여기서 내원암 방향으로 5m 직진, 왼쪽 산길로 오른다. 이번 주를 고비로 산이 완연히 제 색깔을 찾고 있다. 갓 나온 새 잎은 아기의 세살적 뽀얀 피부처럼 깨끗하다. 왼쪽에서 들리는 물소리가 마치 여름이 온 것 처럼 시원하다.

산 밑엔 정상과는 달리 진달래가 지고 있고 산철쭉이 많이 보인다. 꿩 한마리가 풀 숲에서 뛰어 오른다. 첫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 길로 잡는다. 왼쪽 길은 물소리가 들리는 애기소 방향.

15분 정도 오르면 봉분이 거의 없어진 나주 임씨 묘. 오른쪽 저 멀리 기암절벽이 눈에 띄고 산 허리에 난 임도를 따라 내원암으로 등산객이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10분 후 첫 전망대. 뒤돌아보면 왼쪽에 달음산이, 정면에 삼각산 불광산과 원효대사의 전설이 서린 척판암이 보인다. 계속 직진. 왼쪽 저 멀리 곧 오를 대운산 정상이 서있다. 하지만 푸르름이 없다. 같은 산 봉우리라도 이토록 차이가 나는 것일까.

 
용이 승천하는 모양을 한 소나무와 돌탑 들을 지나면 오른편에 나무 사이로 내원암이 보인다. 불과 0.2㎞ 거리. 소나무가 시원하게 뻗어 평지에선 마치 산림욕장에 온 듯하다.

영월 엄씨 묘를 지나면 넘어야 할 작은 봉우리가 기다린다. 그 뒤엔 제2봉, 왼쪽엔 대운산 주봉, 그 왼쪽엔 하산할 능선. 산행시 가급적이면 앞으로 넘어야 할 봉우리나 능선을 보지 말자. 지레 겁을 먹고 힘이 빠질테니까.

땀을 흠뻑 낼 요량으로 1시간 정도 바짝 오르면 두번째 전망대가 나온다. 계속되는 오르막이라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전망대에서 제2봉 정상까지는 15분 정도면 도착한다. 제2봉의 조망은 주봉보다 뛰어나다. 망망대해로 거칠 것이 없다. 오른쪽에 1.3㎞ 거리의 제1봉과 꼬장산이 보이고, 정면엔 울산대 뒷산인 문수산, 그 왼쪽에 정족산 천성산이, 우리가 오를 대운산 정상 뒤편에는 시명산과 달음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제2봉에서 대운산 정상까지는 2.7㎞, 왼쪽길을 택한다.

이때부터 사방천지가 진달래. 정상까지의 50여분간 줄곧 길 양편에 늘어서있다. 이번 산행의 보람이다. 일부 구간에선 거대한 군락지를 이루고 있으며, 키가 3~4m로 모두 크다. 진달래 군락을 보호하기 위해 가지치기를 한 지자체의 노력이 엿보인다. 기온 탓에 모두 만개는 안했지만 이번 주말이면 온통 연분홍으로 덮을 태세다.

 
정상에서 동으론 상대마을, 서쪽으론 시명산 방향. 하산길은 올라온 반대방향인 도통꼴과 박치꼴 사이의 남동쪽 능선길로 급하게 내려선다. 하행길은 상행길과 달리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좁은 오솔길.

20분 정도 지나면 이제 진달래가 띄엄띄엄해지고 참나무 등 활엽수가 비로소 초록빛을 띠기 시작한다.

길은 지그재그로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다. 날파리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70㎝ 정도 길이의 이름모를 뱀이 길 옆을 지나간다. 잡풀이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 15분 뒤엔 두갈래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을 택하면 이후 경주 이씨, 인동 장씨 묘를 차례로 지나고 대운농장이 나온다.

철판다리를 건너 10여분간 애기소가 있는 계곡을 끼고 임도를 걸으면 산행 들머리가 나온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교통편]
이번 산행은 기차를 타고 떠난다. 부산역에서 남창행 동해남부선 통일호 열차는 오전 9시55분에 출발한다. 2천1백원. 남창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상대행 버스를 탄다. 오전 10시15분, 11시25분 출발. 10~15분 걸린다. 800원. 나갈 땐 애기소 슈퍼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다. 오후 2시30분, 3시30분, 4시40분, 6시30분. 남창역에서 부산역으로 가는 통일호 기차는 오후 3시25분, 3시57분에 있다. 부전역이 종점인 통일호 기차는 5시21분에 있다. 1천8백원. 기차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남창역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시외버스정류장에서 해운대역으로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기장에서 울산 방향으로 가는 14번 국도를 탄 후 대운산 이정표가 보이면 빠져 나와 크게 좌회전한다. 이후 굴다리를 통과, 대운산 공영 제 1, 2 주자창을 지나 상대주차장인 제3주차장에 주차한다. 무료.


[떠나기전에]
동국여지승람에는 대운산(大雲山)을 ‘예로부터 산 전체가 불광산으로 불렀다. 그 후 대운산으로 변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불광산은 부처를 뜻하는 의미라 생각되지만 ‘울산 지명사’에는 온양면의 역사를 배경으로 해석을 달았다. 불광산(佛光山)에서 불(佛)은 부처를 뜻하는 것보다는 성읍(城邑)이나 도시를 뜻하는 ‘불’로서 벌(伐) 불(弗) 불(火) 부리(夫里) 비리(卑離)와 같은 것에 대한 음차(音借)로 보아야 하며, 그래서 불광산의 뜻은 ‘밝은 성읍터 산’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한다. 대운산이란 이름도 광명의 산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운산은 산세의 품이 넓어 울산과 부산 양산시에 걸쳐 있으며 장안사계곡 상대계곡 등 많은 계곡을 끼고 있다. 특히 대운산 주봉에서 흐르는 도통골과 박치골은 원효대사의 수도처로 무아의 지경에 빠뜨린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동해의 푸르름, 맑은 날 대마도가 시야에 잡히는 대운산은 지금 정상에 타오르는 진달래가 절정이다. 진달래의 사열을 받아보는 운치있는 산행을 해보자. 시샘하는 날씨에 보온 의류와 식수는 미리 준비를 하자. / 이창우 산행대장
hung@kookje.co.kr  입력: 2003.04.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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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그처럼 바라던 ‘물좋고 정자좋은 산’을 모처럼 자신있게 소개한다. 그리 멀지 않고 인적이 드문 호젓한 산길에, 봄꽃이 만개해 산행 기분이 그저그만이다.

그간 근교산팀은 항상 “이번엔 괜찮은 산이어야 할텐데”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편으론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고 떠났다. 지난주 경주로 떠난 근교산팀은 다행히 독자들의 주문을 거의 충족시킬만한 산을 발견했다. 그리고 쾌재를 불렀다. ‘심봤다!’

천년 고도 경주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구미산~용림산 코스.

마을 토박이들은 외지에서 이 산을 찾는 이는 거의 없고 경주 인근의 몇몇 산꾼만이 은밀히 다녀간다고 전했고, 산행로는 대체로 길이 단순 뚜렷하고 곳곳에 진달래 산수유 노랑제비 등 봄꽃이 만발해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구미산 정상의 북동쪽에는 천도교 성지인 용담정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산행은 용담정 반대편 코스라 아쉽기는 하지만 여하튼 민족종교의 정신이 어린 명산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발걸음을 내딛도록 하자.

산행은 용명리3층석탑으로 유명한 경주시 건천읍 용명3리 경로정에서 출발, 영천 이씨 묘~전망대~헬기장~구미산 정상~591.5m봉~전망대~월성 김씨 묘~582m봉~연일 정씨 묘~형제바위~용림산 정상~나주 임씨 묘~용명리3층석탑에 도달하는 4시간 정도의 사실상 원점회귀 코스. 출발점과 도착점 사이는 걸어서 10분 거리.

 

용명3리 경로정을 지나 왼쪽길을 택한다. 7분 정도 농로를 따라 직진하면 저멀리 저수지 둑이 보인다. 용곡지다. 마을사람들은 신라때부터 이곳에서 장군이 많이 배출돼 명장지라고 부른다. 지금도 현역 장성이 있어 그 명맥이 끊기지 않고 있다고 자랑한다. 용곡지 가기전에 작은 개천을 건너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논에 물을 흘려보내는 시멘트 관로 밑을 지나면 왼쪽에 막 가지치기를 끝낸 복숭아 과수원. 계속 직진. 왼쪽 100m 전방에는 대나무숲이 보인다. 개울을 끼고 걷다보면 왼쪽에도 짧은 다리가 놓여 있지만 반대지점과 높이가 맞지 않다. 밑에 놓여져 있는 사다리를 이용해 건너자.

이제 산길로 오른다. 조금 가다보면 왼쪽에 무덤이 나온다. 새소리 물소리가 평화롭다. 또 다른 무덤을 지나 넓은 임도를 따라 직진한다. 오르막이지만 경사가 낮고 전형적인 오솔길이다. 연분홍 진달래가 마중을 나와 있다. 또 갈림길. 왼쪽의 사잇길로 들어선다. 움푹 팬 메마른 계곡을 건넌다. 송아지 크기 만한 노루가 인기척을 감지한 후 후다닥 도망간다. 산기슭까지 내려온 점을 감안하면 인적이 드문 산임을 알 수 있다.

 영천 이씨 묘를 지나 오른쪽 길로 올라선다. 작은 오솔길로 아기자기한 소나무가 길 양편에 도열해 있고 수북이 쌓인 갈색 낙엽 밟는 소리가 경쾌하다. 곳곳에 보이는 진달래를 화동으로 생각한다면 일순간 개선장군이 된 듯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잇단 무덤을 지나 30분 정도 걸으면 안부에 닿는다.

계속 오른다. 길 옆에는 진달래 외에 노랑제비꽃과 보라색의 왜현호색꽃도 보인다. 이만하면 꽃길이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노란색의 산수유도 빠질손가.
 
  산행 날머리에서 만나게 되는 보물 제908호 용명리3층석탑 . 통일신라시대 석탑이다.

10여분 뒤엔 헬기장이 나오고 그 옆이 구미산 정상. 편평한 바위 위에 돌을 쌓아 매직으로 구미산이라고 적어놓았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하산하면 천도교 성지인 용담정이 나온다.

계속 직진한다. 길은 지그재그형이지만 단순해 착각할 염려는 없다. 왼쪽 전망대엔 산수유가 만개해있고 바닥에는 노랑제비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좌우 상하 온통 노랑 천지다. 전망대에서 주변 조망을 살펴보자. 오른쪽인 서쪽에는 김유신 장군이 단칼로 돌을 쪼갰다는 단석산을 비롯 오봉산 사룡산 만분산 석두봉 백운산과 그 뒤로 고헌산 등 영남알프스가 보인다. 동쪽으로는 오어사가 있는 운제산 시루봉 토함산과 가까이에는 경주 금강산과 김유신 묘가 있는 옥류봉, 오릉의 선도산 남산 치술령 국수봉 문수봉이 보인다. 무엇보다 경주 시가지가 시원하게 열려 가슴이 확 트인다.

내려서면 또 다시 갈림길. 왼쪽은 용담정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뚜렷하다. 직진한다. 넓은 능선은 편평하다. 월성 김씨 묘, 연일 정씨 묘가 있는 봉우리를 차례로 지난다. 오른쪽에 멋진 전망대인 형제바위가 100m 간격을 두고 건천읍내를 바라보고 있다. 그 중간에 측량용 막대가 꽂혀 있는 큰 바위 전망대에 올라선다. 다시 갈림길. 왼쪽에 돌탑 전망대가 있으니 한번 둘러보자. 용림산길은 오른쪽 길이다. 또 하나의 형제바위를 지나면 용림산 정상으로, 왼쪽에 치우쳐 있다. 이곳에는 정상임을 나타내는 입석이 없어 국제신문 노란 리본 뒷면에 정상임을 표시해 두었다.

하산길은 정상에서 되돌아와 직진한다. 온 길에서 오른쪽으로 잡는다. 이 때부터 뚜렷한 길이 안보이니 당황하지 말고 능선 방향을 따라 내려가자. 50여분 길을 헤쳐 내려오면 용명리3층석탑으로 유명한 탑골이 나온다. 석탑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용명3리 경로정, 왼쪽으로 가면 버스정류장이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 찾는 근교산 취재팀


<떠나기 전에>
구미산과 용림산은 경주시 건천읍과 현곡면을 가로지르는 아주 평범한 산이다. 그간 취재팀은 현곡면의 용담정에서 구미산을 거쳐 용림산과 반대 방향에 있는 인내산 코스를 소개했다.

이번에는 용담정의 반대편인 건천읍에서 구미산에 올라 용림산을 거쳐 탑골로 내려서는 호젓한 산길을 소개한다. 구미산의 용담정은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의 천도교 발상지이며 성지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날머리의 용명리3층석탑은 보물 제908호로 통일신라시대 석탑이다. 월성용명리사지3층석탑으로도 불리며 이중기단 위에 3층의 탑신부를 구성하고 그 윗부분에 상륜을 장식했다. 지난 43년 수리 당시 탑신에서 불경이 발견돼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용림산에서 탑골로 하산하는 능선은 조금은 거칠다. 희미한 산길로 이어지지만 능선만 타고 내려서자. 깨끗한 산길과 진달래 등 봄꽃 그리고 형제바위에서의 전망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식수는 미리 준비를 하고 산불발생에 유의하자.

/ 이창우 산행대장

<교통편>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를 탄다. 첫차는 오전 5시30분, 15분 간격으로 있다. 3천6백원. 1시간10분 걸린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용명리행 버스는 오전 6시50분, 9시, 11시에 있으며, 용명3리 버스정류장에서 경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일반버스는 오후 2시, 3시30분, 5시40분, 8시, 10시(토, 일 제외)에 있다. 900원. 30분 정도 걸린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까지 오는 시외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50분이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주 다음인 건천IC로 빠져나와 경주방향으로 좌회전~읍내~경주방향 우회전~용명리 3층석탑 이정표 보고 좌회전~공사중 고속도로(건천~포항) 굴다리 통과~고지교~대곡1리~재내천(큰 입간판)~대곡교~대곡1리 마을회관~용명리 3층석탑 이정표~대곡2리 동회관~공사중 고속도로(건천~포항) 현장사무소~용명2리~용명3리 순으로 가면 된다.

hung@kookje.co.kr  입력: 2003.04.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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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었다. 일주일 만인데도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을까. 통상 산 정상 부근에는 냉기가 아직도 남아 있으련만 신기하리 만큼 칼로 무 자르듯 동장군의 흔적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산에게 ‘변신의 왕’이라고 닉네임을 붙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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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 단장면의 정각산(859.5m)에도 봄은 이미 찾아와 있었다. 다람쥐 메뚜기 나비 산수유 진달래 그리고 시원한 계곡수…. 전형적인 봄 산인 정각산은 겨우내 품속에 간직한 봄의 징후들을 하나씩 보따리에서 끄집어내고 있었다.

정각산은 무엇보다 능선이나 계곡 어디든지 절벽이나 암릉 암벽 등 볼거리가 많아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폐금광은 인도의 석굴 만큼이나 정교했고, 바위 틈새 자연스럽게 생긴 박쥐굴은 한동안 사람이 거주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정각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40여분 동안의 능선에서 만나는 암릉길을 걷노라면 마치 천하를 다 거느린 황제가 된 듯한 기분이 들며, 하산길 말미에 만나는 잇단 묘지는 정각산의 지세가 얼마나 좋은가를 방증해주고 있다.

이번 산행은 계곡으로 올라 능선길로 바꿔타고 정상에 오른 후 다시 반대편 능선길로 하산하는 코스다. 삼거버스정류장~구천마을~버섯재배장~폭포~박쥐굴~폭포~전망대~폐금광굴~정각산 정상~전망대~암릉길~김녕김씨 묘~밤나무밭~대나무숲~사연교~동화버스정류장. 대략 5시간 정도 걸린다.

밀양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행 시외버스를 타고 삼거버스정류장에 내린다. 작지만 ‘구천마을’이라고 적힌 표지석을 보고 마을로 20여분 걷는다. 길옆에는 구천리에서 남명리 얼음골로 넘어가는 도로 공사가 한창이고 주변은 온통 대추나무 뿐이다. 마을사람들은 “대추하면 전국에서 밀양 단장면이 최고”라며 “특히 구천리 대추는 잘지만 맛이 뛰어나다”고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마을로 접어들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을 택한다. 오른편 구천마을회관을 지나고 구천슈퍼에서 왼쪽 마을길로 들어서면 또 갈림길. 왼쪽길로 내려선다. 복개천을 지나 다시 왼쪽으로 틀어 개울따라 직진한다. 6m쯤 가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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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 보이는 깔끔한 전원주택을 지나 구천천을 끼고 100여m 넓은 길을 따라간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바로 왼쪽 산길로 올라선다. 오르자마자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을 택한다. 길 좌우편 모두 대추나무 뿐이다.
   
   
 

오른쪽에 무덤이 보인다. 산행 초입부터 길이 가파르다. 올라서면 임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5분쯤 걸으면 검은 천으로 덮인 버섯재배장이 나타난다. 가지런히 쌓아놓은 나무들이 새 생명을 기다리고 있다. 제일 위에 있는 버섯재배장 뒤로 올라선다. 임도는 가파르게 이어진다. 길 옆에 노란색 산수유꽃이 피어있고 다람쥐가 봄구경 나왔다.

임도가 끝나고 좁은 오솔길이 나오면 왼쪽 경사진 길로 오른다. 5분 뒤 길은 나무들에 의해 막혀 오른쪽 계곡쪽으로 길을 바꾼다. 계곡을 건너 오솔길로 올라선다. 10여분쯤 오르면 왼쪽에 커다란 바위들이 계곡을 막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암벽의 일부가 떨어진 것이다. 아래쪽에 작은 폭포가 보인다.

폭포를 왼쪽에 두고 다시 5분 정도 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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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면에 암벽이 턱 막고 있다. 자세히 보면 바위들 틈 사이를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막은 흔적이 보인다. 좁은 틈새로 몸을 움츠려 밑으로 들어가 보면 의외로 공간이 넓다. 통로는 건너편 계곡과 연결돼 있으며 지도상에는 ‘박쥐굴’로 표기돼 있다.

암벽을 왼쪽으로 돌아 계곡을 건너니 이번에는 가파른 산사면이 가로막고 서있다. 할 수 없이 왼쪽으로 올라 산길은 오른쪽으로 크게 에둘러 올라 간다. 폭포 위에 오르면 오른편에 전망대가 나온다. 발밑에는 마을서부터 올라온 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시 산길로 들어서 길을 재촉하면 돌담의 흔적과 너덜을 지난다. 계곡을 다시 건너서면 능선길은 가파르게 올라선다. 전망대에서 15분이면 또 다시 폭포가 나타난다. 높이 30m, 폭 40m로 병풍처럼 펼쳐진 오버형 폭포다. 청도 지룡산 나선폭포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되돌아 나오면 지그재그 오르막이다. 이제 본격 능선을 향해 오른다. 15분 정도 땀을 바짝 내고 오르면 정면에 전망대가 떡 버티고 있다. 바위를 타고 올라서면 오른쪽에서부터 백마산 향로산 재약봉 문수봉 관음봉 재약산 수미봉 사자봉 상투봉이 눈앞에 연이어 펼쳐진다.

짐승들이 파헤쳐 놓은 듯한 무덤을 지난다. 오른편 능선쪽에 폐금광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솔길 주변에는 온통 단풍나무 일색이다. 가을에 와도 운치있는 산일듯 하다. 전망대에서 20여분 계속 오르면 폐금광으로 향하는 임도 수준의 길과 만난다. 10분 정도면 폐금광에 도착한다. 이 폐광은 일제시대때 일본사람들에 의해 개발됐다. 인도의 석굴 같기도 하고 대형 고인돌 같기도 하다. 안으로 들어가면 정교하게 기둥을 만들어 여러 갈래의 통로가 보인다. 폐광 왼쪽길로 15분 정도 오르면 정각산으로 향하는 주능선에 오르고 왼쪽으로 7분 뒤에 정각산 정상에 닿는다. 그러나 정상에선 잡목숲에 가려 주변의 경관이 잘 보이지 않는다.

큰 소나무가 보이는 반대방향의 능선으로 하산한다. 5분쯤 후엔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한다. 왼쪽으로 가면 전망대가 있다. 발밑 물길이 크게 휘어 나가는 단장천과 사연천 사이로 뻗은 능선이 보인다. 취재팀이 내려갈 능선이다. 갈림길이 또 나온다. 오른쪽은 산내면으로 내려가는 길. 암반의 멋진 전망대를 밟고 지나간다. 20분이면 능선 길은 크게 갈라진다. 오른쪽 주능선으로 직진하면 승학산 방향이다. 왼쪽길을 택한다. 지금부터 40, 50여분간 암릉길이다. 암릉길 자체가 모두 전망대다. 위험하지만 재미있다.

암릉길이 끝나면 경사가 완만한 오솔길이다. 김녕김씨 묘를 지나면서 길 주변에 무덤이 잇따라 나온다. 이후 1시간 정도 깨끗한 길을 재촉, 밤나무밭 대추나무밭을 지나 대나무숲에 이르면 사연리마을이다. 난간없는 사연교를 건너 동화버스정류장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를 탄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 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정각산(正覺山)은 정각산(鼎角山)이라고도 한다. 산봉우리의 모양이 마치 쇠뿔(牛角)과 같이 생겼다 하여 솥뿔(鼎角)로 쓰여졌다 한다. 그 능선에 기대어 삶을 영위하는 고향 같은 마을이 특히 많다.

 우선 버스에서 내리면 만나게되는 삼거. 구천 아불 표충사로 갈라지는 삼거리라는 뜻이며 세 계곡이 서로 만난다는 뜻에서 삼계로도 불린다. 들머리에 있는 구천리는 재약산(載藥山)에서 동서 골짜기를 중심으로 흘러내리는 아홉 계천(溪川)이 합쳐지는 마을이라 하였고, 고사구곡(姑射九曲)의 상류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날머리의 사연리는 모래와 연못이 많은 아름다운 마을로 옛날에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 왔다는 승학동을 품고 있다. 기존의 산길인 아불(阿佛)은 그전에 아화(阿火)라 했는데 큰 불이 난다는 뜻. 마을에 큰 화재가 났으므로 지명이 불길하다하여 부처님의 가호를 빈다는 아불로 불려지게 되었다 한다.

 정각산 자락엔 문화재자료 제216호인 반계정이 있다. 영조때 산림처사로 이름이 높았던 반계 이숙의 별장으로 1775년 창건됐다. 그 외 곰이 물을 먹는 모양의 곰소는 구연 호박소와 전설을 같이하고 있으며 대추와 사과, 노지 깻잎 농사를 하는 산골 마을이다. 대추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정각산 산행을 시원한 봄 산행지로 적극 추천한다. / 이창우(만어산장)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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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편]
 부산역에서 밀양행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15분, 30분, 8시15분, 30분에 출발한다. 주말 5천2백원, 화 수 목 4천4백원, 월 금 4천9백원. 45분 걸린다. 밀양역 앞에서 밀양버스터미널까지는 시내버스를 탄다. 800원. 15분 소요. 밀양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행 시외버스를 타 삼거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10시, 10시30분, 11시30분 출발. 1천8백원. 25분 걸린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동화버스정류장에서 밀양버스터미널행 시외버스를 탄다. 오후 4시10분, 40분, 5시, 5시40분, 6시10분, 40분, 7시10분, 8시5분 출발. 1천4백원. 밀양버스터미널에서 밀양역까지는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밀양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는 오후 5시25분, 55분, 6시10분, 23분, 47분, 7시16분, 49분, 8시3분, 18분에 있다.
hung@kookje.co.kr  입력: 2003.03.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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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은 무척산 산행방향과 낙동강 물줄기의 방향이 거의 일치해 하산 직전까지 낙동강 물줄기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사진은 산행 도중 내려다 본 낙동강 물줄기. 강쪽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용산이며 그 앞이 용당나루터다.

경남 김해시 생림면과 상동면의 경계에 우뚝 솟아있는 무척산(702.5m)은 부산의 등산애호가들이 부담없이 다녀오기에 안성맞춤이다.

능선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 거의 언제나 1천3백리를 굽이굽이 말없이 내려온 낙동강 물줄기가 피로를 말끔히 씻어줘 산행의 재미를 더 한층 보태준다.

무엇보다 무척산은 낙동강을 경계로 서로 마주보고 있는 천태산과 함께 가야국의 전설이 깃들어 있으며 동시에 명당자리가 많아 기도원이 산재해 있다. 때문에 주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전국의 무당 중에서 김해 무척산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산신이 많이 있다는 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원래 무척산은 산행 외에 ‘타고’의 재미가 쏠쏠해 부산지역 애호가들에게는 최고의 코스. 무슨 말인고 하니 김해에서 버스를 타고 접근해 무척산 정상에 올랐다가 용당나루쪽으로 하산, 나룻배를 타고 낙동강을 건너 원동으로 와 다시 완행열차에 나른한 몸을 싣는 코스였다는 것. 비록 지금은 그 나룻배가 추억의 산물로 머릿속에 남아 있지만.

   국제신문 근교산팀은 전에 김해 생철리~탕건바위~무척산~석룡산~난전리 마당재로 내려오는 길을 안내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생림면 송촌마을에서 출발, 이름없는 암자~345.2m봉~전망대~589.2m~무척산 정상~오행수(계곡수)~주차장~기도원~상동면 여차리 백학마을 코스를 소개한다. 산행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

김해여객터미널에서 생림, 삼랑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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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45분간 타고 생림면 송촌마을 입구에서 내린다. 사거리다. 오른쪽으로 두갈래길이 나 있지만 크게 꺾어 2차선인 곧게 뻗은 일자형 아스팔트 길을 택한다. 바로 앞 오른쪽에 붉은 벽돌집이 보인다.

안양1교를 건너 10여분 걸으면 다시 사거리가 나온다. ‘무척산 관광예술원’이라고 적힌 작은 팻말이 보인다. 다시 오른쪽으로 간다. 이번엔 삼거리가 나온다. ‘도요 4㎞’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이면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계속 걸어가면 대구~부산 고속도로 제9공구 현장이 나온다. 굴다리를 지나 20m쯤 걸어가다 오른쪽 시멘트 포장길로 올라간다. 길 양편에 원주 원씨 제단 비석과 복숭아 나무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30대로 보이는 젊은 농부가 가지 접목을 하고 있다.

원씨 비석에서 50여m 걷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택한다. 본격 산행의 시작이다. 5m 앞에서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간다. 전형적인 오솔길이다. 오른편엔 탱자나무가, 왼편에는 쭉쭉 곧게 뻗은 소나무가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주변에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돌탑이 보일 때쯤 이름없는 작은 암자가 나온다. 언뜻 봐선 여염집처럼 보인다. 암자에 올라서면 왼쪽으로 요사채 앞을 지나간다. 시계방향으로 에둘러 올라간다. 작은 메뚜기가 숲에서 뛰어 오른다.

  
  무척산 정상을 앞둔 지점에 서있는 삼지형 소나무. 모습이 독특하다.
 

암자 보살 할머니의 설명처럼 사람들이 오랫동안 다니지 않아 길이 선명하지 않다. 20분쯤 길을 만들면서 정신없이 오르다보면 낮은 능선에 올라선다. 돌아서면 김해 작약산이, 오른편에는 잘 정리된 논과 밭 그리고 낙동강의 도도한 물길이 보인다. 이 때부터 낙동강과의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낙동강 물길이 무척산 주변을 시계방향으로 에둘러 가는데다 근교산팀의 산행방향과 거의 비슷해 하산 직전까지 ‘숨었다 가려지고 다시 나타났다’ 하면서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어떤 지점에선 좌우 방향 모두 낙동강 물길이 보이기도 해 산행이 여간 즐겁지 않다.

여기에다 산행도중 잇따라 좌우에 나타나는 5, 6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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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는 곳곳에 솟은 기암괴석이 주위의 산세와 어울려 연출해내는 멋진 풍경과 바둑판처럼 잘 정돈된 논과 밭을 다른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길을 재촉해 40여분 정도 지나면 주의를 요하는 오갈래 길이 나온다. 오르막길로 된 직진코스를 택한다. 다시 10여분 지나면 능선길이 좌측으로 이어지며 교실 두 개 정도 넓이의 평지가 나온다. 과거 산불 난 흔적이 역력하다. 능선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10분 간격으로 오른쪽, 왼쪽에 각각 전망대가 나온다. 왼편 전망대에선 우측 상단으로 천태호의 둑이, 눈 앞에는 작은 암자가 보인다.

  
  하산길에서 나타나는 너덜.
 

능선길을 따라 계속 간다. 능선을 바꿔타는 중요한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능선은 용당나루로 곧장 내려선다. 무척산 정상은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능선을 이어간다. 시루떡 같은 바위가 산길에 포개져 있다. 산길은 서서히 올라간다. 이번엔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 나온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30여분 땀을 내며 오르면 왼쪽에 다시 전망대가 나타난다. 저 멀리 오른쪽으로부터 금정산 오봉산 용굴산 토곡산 금동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고 왼쪽에는 눈 쌓인 영남알프스의 연봉이 보인다.

특이한 모양의 삼지(三枝)형 소나무를 지나면 ‘오행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오행바위는 여차리의 기도원 사람들이 붙인 이름. 이와 관련 하산길 계곡에 오행수가 있다. 이 물은 물 속에 다섯가지 기운이 담겨있어 효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이제 오른쪽으로 무척산 정상이 보인다.

40여분 능선을 따라 걸으면 ‘무척산 정상까지 300m’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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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말이 보이고 10여분 더 오르면 정상에 다다른다.

하산길은 여덟말고개 방향으로 잡는다. 오른쪽으로 멀리 부산공원묘지와 산성이 보인다. 50m 직진하면 무덤 앞에서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여덞말고개 방향이다. 왼쪽 길을 택한다. 다시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 길엔 산불조심이라는 팻말이 서있다.

서씨 묘가 있는 마지막 전망대가 하나 더 나온다. 신어산이 멀리 보인다. 하산길은 낙엽과 잔돌이 구르는 내리막으로 조심해야 하는 계곡길이다. 이 길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오행수가 나온다. 기도원 사람들이 물을 긷고 있다. 한잔 쭉 들이키며 지친 기운을 회복하자. 계곡을 건너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중간에 너덜이 나온다. 백운암으로 오르는 임도와 만나면 오른쪽으로. 30분 정도 내려오면 백운암 주차장이 나온다. 오행수에서 30여분이면 충분하다. 내려서는 임도길 중간에 가건물인 부산신중앙교회의 기도원이 나온다. 구포행 버스정류장은 백학교 건너편에 있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 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245-7005

[떠나기전에]
무척산. 부산 근교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김수로왕의 전설이 있는 모은암과 천지가 아니라도 산의 숨은 매력만으로도 멋진 근교산으로 손색이 없다. 무척산 동릉상에 있는 금동산~석룡산의 아기 자기한 코스도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그에 버금가는 북쪽 능선인 낙동강에서 이어지는 북릉을 개발하여 북서로 연결하는 종주코스를 열었다. 전체적인 산길은 높낮이를 조절하며 깨끗하게 정상으로 이어진다. 지금 근교산은 한창 봄기운이 올랐다. 시원한 조망과 낙동강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콧등을 간지럽힌다. 근교산을 찾는 산꾼에게는 이보다 더 훌륭한 코스가 없다고 자부한다.
무척산은 가야시대와 역사를 같이 하여왔다. 김수로왕이 어머니를 그리며 지은 모은암이 암벽 사이에 꼭꼭 숨겨져 있고 가락국의 불교 중흥을 위해 지은 여차리의 백운암이 있다. 김해시에 있는 김수로왕의 묘터에 샘솟는 물길을 잡기위해 무척산 정상에 못을 만들어 물길을 잡아 천지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근래에 와서는 탕건바위등 모은암 주변에 산재해 있는 많은 바위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암벽코스가 생겼다. /이창우(만어산장)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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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편]
김해여객터미널에서 생림, 삼랑진행 시외버스를 탄다. 오전 8시 10분, 9시30분 ,10시40분에 출발한다. 1천9백원. 부산에서 김해 여객터미널에 가려면 구포역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정류장에서 김해여객터미널이 5분 거리에 있다. 구포역에 가기 위해선 지하철 2호선 덕천역보다는 구명역이 더 가깝다.
돌아오는 차편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버스시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상동면 여차리 백학마을에서 구포행(구포굴다리 앞) 버스를 탄다. 오후 4시, 5시30분, 7시20분으로 미리 여유를 가지며 버스를 다린다. 50분 정도 걸린다. 2천2백원.
hung@kookje.co.kr  입력: 2003.03.1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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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자주 찾는 산악인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유형의 산들이 있다.

오르기에는 약간 벅차지만 정상에서의 기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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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용산성 부근에서 바라 본 전경 . 눈덮인 봉우리와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묘한 대조를 보인다. 성주호도 보인다. 3천8백만곘의 물을 가두고 있는 성주호를 끼고 도는 7㎞는 도로는 환상적이다

두배로 즐기기 위해 애써 고봉준령만을 찾는 산악인들이 있는가 하면 산세나 주변 경관이 좋은 산만을 택해 유유자적하게 오르는 이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겨울철만 되면 산에 오르는 눈사나이들도 있고, 이왕이면 역사의 현장을 품고 있는 봉우리만을 찾아 다니는 답사형 산악인들도 적지 않다.

이번 산행지는 경북 성주군 가천면 금봉리와 금수면 봉두 무학 영천리에 걸쳐 있는 독용산(禿用山·955.5m)이다.

만일 이번 주말에 독용산을 찾는다면 설원에 펼쳐진 가야시대의 독용산성과 눈쌓인 가야산 그리고 성주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저 멀리로는 백두대간의 능선도 볼 수 있다.

독용산성은 백두대간의 대덕산에서 가야산으로 뻗어 내려온 줄기로 독용산 정상에 위치한 석성이다.

출토유물로 볼 때 1천5백여년전인 4세기 중엽 성산가야시대에 시축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통일신라, 고려를 거쳐 조선 중기에 이르기까지 1천여년의 세월동안 세인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가 임진왜란때 왜군을 피하던 중에 발견돼 숙종 원년에 개축됐다.

면적 17만여㎡, 둘레 7.7㎞, 높이 2.5m, 너비 1.5m인 독용산성은 물이 풍부해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는 포곡(包谷)식 산성으로, 현존하는 영남지방의 산성중 가장 큰 규모다. 임진왜란 땐 전쟁의 화를 입지 않은 유일한 산성으로 경북기념물 105호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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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코스는 성주군 가천면 금봉리 시엇골~은광폭포~고로쇠약수 채취지역~독용산성 동문지~독용산 정상~동문지~임도~신흥뒷산~시엇골. 산행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이다.


  
 

이번 산행은 산길을 치고 능선쪽으로 오르지 않고 깊은 계곡을 따라 오르면서 독용산성의 동문지에 이른 후 눈이 무릎까지 빠지는 길을 헤쳐 독용산 정상에 이르는 코스를 택했다.

가천면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독용산 입구인 시엇골까지 걷는다. 독용산성 7.5㎞ 및 오왕산 안내도가 보이면 오른쪽으로 간다. 대략 20여분 걸린다.

산행은 금봉리 시엇골마을에서 시작된다. 시엇골~독용산성 산행 안내도가 서 있는 임도를 택하지 않고 작은 개울을 지나 계곡으로 진입한다. 길 왼쪽에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한 보 공사가 한창이다.

300m쯤 지나 계곡을 옆에 두고 오른쪽 산길로 오른다. 얼마 안가 한여름 아이들이 멱감기에 적격인 계곡이 펼쳐진다.

알려진대로 유량이 풍부한 계곡의 물소리는 요한 스트라우스의 ‘봄의 왈츠’에 버금갈 만큼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는 배경 화음을 넣는 듯하다.

15분쯤 더 오르면 계곡의 물소리는 더욱 커지고 최근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다. 눈을 품고 있는 솔잎은 푸르름을 더 뽐낸다.

계곡이 험하면 꼬불꼬불한 오솔길로 오르기도 하지만 산행의 큰 흐름은 계곡을 따라 오르는 것.

신기하게도 독용산 계곡은 오르면 오를수록 좁아지기는커녕 점점 넓어진다. 계곡 곳곳에는 큰 소나무 4, 5그루가 뿌리째 뽑혀 계곡을 턱하니 막고 있다.

20분 더 올랐을까. 이번에는 계곡 왼쪽 절벽이 온통 고드름이 널려 서로 키 자랑을 하고 있다. 긴 것은 3, 4m가 족히 넘는다. 계곡 건너 편에서 바라 보면 절벽 전체에 고드름이 쭉 펼쳐져 있다.

계곡이 좁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30분 정도 더 오르면 왼쪽 전방에 폭포가 나타난다. 은광폭포.

지도상에 찍힌 폭포는 나와도 훨씬 앞서 나와야 하는데 예상외로 늦게 나타났다. 높이가 족히 10m는 돼 보였지만 아직 얼어 있다.

계곡 오르기는 여기서 끝. 폭포를 보고난 뒤 오른쪽 산길로 오른다. 경사가 심한 눈길이다. 여기서 스패츠를 차자. 눈이 발목을 넘어 무릎까지 푹푹 빠진다. 조금 오르다 보면 길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지도상의 방향을 참고한 채 계곡을 끼고 우측으로 계속 치고 오른다.

고로쇠약수 채취통이 주변에 보인다. 오른쪽 비탈진 잡목을 올라선다. 45분쯤 오르니 양방향 모두가 깊은 계곡인 능선을 만난다. 숨을 한번 고른다. 고고한 자태의 홍송이 눈에 띈다. 오른쪽 계곡 건너편에 조그만 건물이 보인다. 눈이 덮여 처음엔 능선인줄 알았지만 차츰 걷다 보니 산성벽 위를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10여분 걸어 도착하니 건설현장 사무실 겸 막사가 나온다. 인적이 없어 문을 열어보니 가스버너 등 가재도구가 널려있다. 100여m 앞에는 독용산성 동문지가 서 있다.

최근에 복원을 한 흔적이 뚜렷하다. 그 옆으로 산성벽이 병풍을 두른듯 펼쳐져 있다. 이제 왼쪽으로 난 독용산 정상을 오른다.

정상까지는 대략 50여분. 눈이 무릎 이상까지 빠진다. 오르다 힘이 부치면 되돌아 보자.

왼쪽에는 3천8백만t의 물을 담은 성주호가 한반도 지도를 거꾸로 세워둔 것처럼 나타나고 오른쪽에는 대덕산 초점산 상도봉이, 그 뒤로는 백두대간 능선도 희미하게 볼 수 있다. 정상에는 그 흔한 돌안내판도 없고 사방은 잡목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산길은 왔던 길을 되돌아 동문지까지 내려온다. 동문지 문을 관통하면 임도가 나오고, 산행 들머리까지는 대략 70여분이 걸린다. /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 전에]
오지라 하면 흔히 강원도 깊숙한 산골을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도 첩첩골의 오지가 여럿있다.

그중에서도 경북 성주군의 독용산 일대는 성주군에서 ‘추천하는’ 오지이다. 경칩도 지나고 날씨는 이제 봄이구나 싶었는데 시샘하듯 한바탕 폭설을 퍼붓는다.

그래도 시엇골의 골짜기 안에는 겨울과 봄이 공존하듯 고드름이 쇠창살같이 내려 와 있고 계곡의 물소리가 우렁차다. 솟구친 산세는 하늘만 빼꼼히 열리고 석화성 가야산의 불기운이 가슴으로 느껴진다.

시엇골로 들어서면 1천5백여년 전 우리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가 있다. 성산 가야시대에 쌓은 성으로 임진왜란때 발견되었다는 독용산성(경북 기념물 105호)이다. 해발 900m인 성안에는 최근까지 감자등을 재배하면서 사람이 거주를 하였다하나 지금은 빈 성으로 남아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여름의 생채기가 아직도 계곡 안을 뒤흔들어 발걸음을 붙잡고 은광폭포의 떨어지는 물줄기는 세속에서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 준다. 독용산은 그만큼 오지로 교통편이 매우 불편하다. 그리고 하산의 임도길이 부담이 가나 깨끗함을 간직한 산으로 보상을 해준다.

시엇골 인근인 가천면 금봉리 학산마을 뒤편에 안치된 보물 제1121호인 석조비로자나불상이 있다. 대좌(臺座)와 광배(光背)를 모두 갖추고 있는 신라하대(新羅下代)의 불상으로 시간이 허락하면 둘러보기를 권한다.

산행후 가천탕에서 피로를 풀고 그 옆 ‘밥사랑’(054-931-8149)에서 해물칼국수(3천원)의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아주머니가 친절하다.

오지로 추위에 대비하고 겨울장비를 챙겨 떠나자.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역에서 왜관으로 가는 기차는 오전 7시15분, 8시15분, 9시부터는 매시 15분, 45분에 있다. 7천6백원(주말).

당일 산행을 위해선 일찍 서둘러야 한다. 왜관역에서 왜관북부버스터미널까지는 걸어서 5분. 왜관북부버스터미널에서 성주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9시25분, 50분, 10시10분, 25분, 45분에 있다. 1천3백원. 성주버스터미널에서 가천면까지는 오전 9시25분, 10시30분, 11시40분. 900원. 가천면에서 성주버스터미널까지는 오후 5시30분, 7시30분에 있다.

성주버스터미널에서 왜관북부버스터미널 가는 버스는 오후 6시25분, 50분, 7시10분, 30분, 50분, 8시30분에 있다. 1천3백원. 왜관역에서 부산역까지는 오후 6시11분, 47분, 7시15분, 37분, 8시16분, 9시21분에 있다.승용차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왜관IC에서 빠져 왜관대교에서 좌회전 후 성주로 가는 국도를 타면 된다. 구마고속도로를 타고 화원IC에서 빠져도 되지만 초행자는 찾기가 힘들다.


글·사진=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3.03.1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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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남 광양의 또아리봉(혹은 따리봉·1,127m)을 찾아가면 색다른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인데도 아름다운 설원을 만끽하며 눈산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순백의 세계는 떠나가는 겨울이 못내 아쉬운 듯 봄산행 나온 산악인들의 발길을 한동안 붙잡아 속세에서 찌들고 묵은 체증을 말끔히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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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은빛으로 치장한 화려한 눈꽃은 사라졌지만 봄 속의 눈산행은 오랫동안 그들의 산행일기에 간직되리라.

이 일대는 한재를 중심으로 백운산과 억불봉 노랭이봉으로 이어지는 동부능선과 또아리봉 도솔봉 형제봉으로 연결되는 서부능선으로 구분되는 반원 형세다.

그간 노랭이봉~억불봉~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동부능선과 형제봉~도솔봉의 서부능선을 각각 소개한 국제신문 근교산팀은 이번에는 또아리봉을 넘어 북쪽 능선을 타는 새로운 코스를 개척했다.

또아리봉은 남도에서 지리산 노고단 다음으로 높은 산인 백운산(1,217m)과 함께 호남정맥의 줄기에 속한 때묻지 않은 산이다. 또아리란 짐을 머리에 일 때 짚이나 헝겊으로 둥글게 틀어서 만든 물건으로, 전형적인 육산인 백운산에 바위가 얹혀 있는 것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

산행코스는 광양시 옥룡면 논실마을~참샘이재(헬기장)~철사다리~전망대~또아리봉~암릉길~암봉(큰 소나무)~산죽 및 덩굴숲~임도~중한치.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또아리봉까지는 산길이 매우 또렷한 봄산행이지만 그 이후 길은 눈이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만만치 않은데다 산행 도중 길 안내의 기준이 될 만한 지형지물이 전혀 없다.

버스종점인 논실마을에서 제일송어산장쪽으로 난 넓은 임도를 따라 오르며 산행은 시작된다. 왼쪽 멀리 도솔봉이, 오른쪽으론 백운산이 보인다.

100m 정도 오르면 왼쪽에 고로쇠약수 체험로 안내 표지판이 나타난다. 지금은 고로쇠약수의 계절. 백운산 또아리봉 일대는 지리산 일대와 마찬가지로 전국적으로 고로쇠약수로 유명한 곳이어서 산행길 좌우에는 고로쇠약수 채취봉지가 자주 눈에 띈다. 함부로 손댔다가는 매복해있는 노인들에게 혼쭐나니 조심할 것.

 

너른 임도를 30여분 가량 오르면 본격 산행길이 시작된다. 옷을 아직 갖추지 못한 참나무를 비롯한 각종 활엽수들 사이에 소나무와 전나무 산죽이 푸르름을 뽐내고 있고 이름 모를 나비 두 마리는 봄의 전령사로 이미 활동을 시작했다. 계곡의 물소리는 발걸음 마저 가볍게 해준다.

계곡을 벗어나 30여분 오르면 능선에 다다른다. 헬기장이 있는 참샘이재다. 숨을 한번 추스린다.

정면인 북쪽에는 밥봉이, 서쪽에는 잔설이 남아 있는 도솔봉이 보인다.

곳곳에 큰 바위가 얹혀 길을 막고 있지만 철사다리가 친절하게 산행길을 안내하고 있어 오르는데는 별 부담이 없다. 4, 5개의 철사다리를 지나면 큰 바위가 나란히 앉아있는 전망대에 닿는다.

눈 앞에 보이는 또아리봉 정상에는 20~30마리의 까마귀가 무리를 지어 앉아 있다가 산행팀 주위를 맴돈다. 반기는지 위협을 하는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다시 철사다리를 지나 20여분 오르면 또아리봉 정상에 이른다. 도솔봉 뒤에 숨어있던 형제봉이 비로소 형체를 드러낸다.

길 중간에 백운산 등산로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백운산 등산안내도’가 보인다.

직선 능선을 타고 100여m 가면 갈림길의 봉우리가 나온다. 왼쪽의 북쪽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5분도 채 안걸려 또 다시 헬기장이 나온다. 갈림길이다. 한재로 가는 오른쪽 길을 버리고 비교적 덜 또렷한 왼쪽길을 택한다. 여기서부터 본격 눈길이다. 스패츠를 차면 큰 도움이 된다.

암릉길인 산길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무릎까지 빠지는 내리막길인가 하면 어느샌가 커다란 암벽이 길을 막고 서 있다. 에둘러 가면 허벅지까지 빠지는 또 다른 눈길. 그리고 또 암벽…. 30m짜리 보조로프를 지참하면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썩은 나무가 많아 함부로 잡으면 넘어지기 일쑤고 발밑 낭떠러지도 이따금 만나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60여분 동안 정신없이 길을 뚫고 가다보면 암봉이 나타난다. 오른쪽 능선 길을 택한다. 왼쪽은 밥봉으로 가는 길이다. 바위 암봉을 돌아 오르면 산길은 교묘하게 이어진다. 중간에 큰 소나무가 작은 틈새에 위태롭게 자리잡고 있다. 직진하면 바위 절벽. 왼쪽으로 돌아 내려선다.

눈길은 이어진다. 계속 걷다 보면 왼쪽에 고로쇠약수 채취 파이프가 보인다. 직진한다. 큰 바위 사이로 난 구멍으로 몸을 숙여 내려간다. 구멍 위의 바위는 마치 독수리머리처럼 생겼다.

암벽과 눈길을 헤쳐 나오니 이번에는 산죽과 덩굴이 길을 가로 막고 있다. 처음에는 가슴 높이 산죽이었지만 가면 갈수록 덩굴과 함께 어른 키를 훌쩍 넘을 만큼 높다. 10여분간 계속된다. 마치 울창한 밀림지대를 지나오는 듯하다.

20여분 정도 눈길과 오솔길을 번갈아 걷다보면 왼쪽에 눈쌓인 임도가 보인다. 특히 눈이 녹은 내리막 오솔길은 눈길보다 더 미끄러워 걷기가 힘드니 조심해야 한다.

왼쪽으로 20여분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시멘트 포장이 된 오른쪽 길을 택한다. 20여분 걷다보면 독립가옥이 나오고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중한치마을에 이른다. 중한치마을에서 하동까지의 버스시간은 오후 4시, 7시30분. 버스 이용시에는 반드시 한천마을에서 하차한다.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50여분을 걸어내려와야 한다. 한천마을까지 내려오면 왼쪽 멀리 공사중인 섬진강 화합의 다리가 보인다. 다리밑의 임시 가설교를 건너 화개마을로 들어가 화개터미널에서 하동가는 버스를 탄다.

/ 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떠나기 전에]

백운산은 호남정맥의 끝에 솟은 산으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지리산을 바라보는 아들같은 산이다. 지리산의 주능선이 장쾌하게 펼쳐지는 지리산 전망대이기도 하다. 백운산하면 고로쇠약수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경칩인 6일에는 백운산 약수제가 열린다.

3월의 산은 어정쩡한 계절이다. 기본장비를 빠뜨리기가 쉽다. 아이젠 스패츠 여벌장갑 모자 랜턴 등 기본장비를 꼭 챙겨서 떠나야 한다. 등산화는 방수화 또는 방수액을 충분히 바르자. 질퍽거리는 눈에서 발을 보호해 줄 것이다. 안전산행을 위해 20~30m 정도의 보조로프를 챙겨서 떠나자. 혹시 모를 난관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식수는 계곡에서 준비하고 하산시에는 전체적으로 산길에 유의하자. 그만큼 사람의 족적이 뜸하다. 중한치 마을로 내려서면 교통편이 매우 불편하다. 오후3시50분 이전에 반드시 하산을 완료해야 한다. 차편을 놓쳤을 경우에는 한천마을 삼거리까지 먼길을 걸어가야만 한다. 그러나 깊은 계곡에 걸려 있는 산골의 작은 집들이 동심에 젖어 들게 만든다. 한천마을에서 섬진강을 도보로 건너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 이창우 산행대장

[교통편]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광양으로 가는 시외버스는 오전 7시20분, 9시10분, 9시50분, 11시에 출발한다. 하지만 당일 산행을 위해선 반드시 첫차를 타야한다.

9천8백원. 광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산행 출발점인 광양시 옥룡면 논실마을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9시47분, 오후 1시7분, 5시7분에 있다. 35분 걸린다. 700원.

화개터미널에서 하동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버스는 오후 4시25분, 5시10분, 5시40분, 6시25분, 6시45분, 7시5분에 출발한다. 1천4백원. 하동에서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오후 5시10분, 5시50분, 6시30분, 7시10분, 7시50분에 버스가 출발한다. 9천5백원. 부산행 막차를 놓칠 경우 하동에서 진주로 가는 막차가 오후 8시까지 있다. 진주에서 부산행 버스는 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 6천원. 심야버스도 밤 10시, 11시에 있다. 8천5백원.

hung@kookje.co.kr  입력: 2003.03.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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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동과 삼랑진에 걸쳐 있는 천태산(630.9m)은 지역 산악동호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근교산 중의 하나이다. 부산서 그리 멀지 않는데다 계절에 관계없이 주위 경관이 수려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천태산 정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타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영남의 젖줄’ 낙동강의 흘러내리는 모습은 차라리 장중한 교향곡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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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굽이치는 물줄기와 함께 내려다보이는 천태호 안태호의 푸르름은 산행의 재미를 넘어 온몸의 피로를 한번에 말끔히 씻어준다.

산행 초기 만나는 계곡은 수량이 풍부한데다 그 시원한 물소리는 성큼 다가온 봄소식을 재촉하고 있다.

산행코스는 원동 내포리 내포마을~현불암~전망대~철탑 2기~천태산~무덤 2기~천태공원~전망대~무명봉~철탑 2기~삼랑진양수발전소 준공기념탑~안태마을. 4시간 정도 걸린다.

내포마을회관 오른쪽길로 들어서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눈앞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등산로 입간판이 서 있다. 천태산까지 3㎞를 가리킨다. 2시 방향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축천산 정상이다.

다리 건너 마을 입구에서 네 갈래 길이 나오면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길 오른쪽으로 작은 개울이 흐르고 건너편에 아담한 황토집이 눈길을 끈다.

양지농장을 지나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천태산 이정표가 친절하게 다시 나타나면서 갑자기 산이 성큼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다시 계곡과 만난다. 겨울임에도 수량이 풍부하다. 계속 걷다보면 암자인 현불암이 나타난다. 석불앞 약수터를 지나면서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의 연속이다. 합수점에서 계곡을 건너면 다시 산길이다.

 


















작은 무덤을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100m 정도 오르면 임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50m 정도 진행한다. 이번에는 임도를 버리고 왼쪽으로 올라선다.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약간 무료하다. 너덜로 이어지는 산길은 사람의 흔적이 희미하여 매우 거칠다. 큰 참나무가 서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직진하면 고로쇠약수 채취 봉지가 보인다. 급한 산길을 지그재그로 정신없이 오르면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다.

나무로 가려져 지나치기 쉽다.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산길을 새로 만들어 놓았다. 놓치지 말고 보자. 발아래엔 내포마을이 보이고 멀리 오른쪽부터 토곡산 어곡산 축천산 채바우골만당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오르락 내리락하며 걷다보면 산길은 골 안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작은 습지가 나타난다. 흙탕물의 입자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보아 멧돼지가 한바탕 뒹굴고 간지 얼마 안돼 보인다.

작은 계곡을 지나 오르면 갈림길에 닿는다. 왼쪽으로 가면 천태사에서 천태산 정상으로 오르는 기존 등산로다. 이번에는 오른쪽 능선길로 길을 잡는다. 산허리를 돌면 갈림길의 능선과 만난다. 왼쪽으로 올라선다. 2기의 철탑을 차례로 지나면 사거리 길이다. 오른쪽 방향은 숭촌으로 내려서는 길. 능선을 계속 탄다.

산길은 일순간 사라지지만 곧 희미하게 나타난다.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급한 산길을 차고 오르면 천태호가 눈앞에 훤히 나타난다. 정상이다. 이곳까지 대략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천태호를 바라보고 오른쪽에서부터 불모산 무척산 신어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토곡산, 고개 돌려 북쪽엔 금오산 재약산 사자봉 신불산 염수봉 등이 서로의 자태를 뽐내며 봄을 기다리며 외롭게 서 있다. 남서쪽 저 멀리에는 낙동강이 보인다.

서쪽으로 내려서는 능선을 타면서 하산은 시작된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빠져 산허리를 타고 돌아나간다. 능선 따라 직진하면 금오산 방향이다.

봉분에 풀 한포기 없는 조씨 묘를 지난다. 오르막과 평지를 반복하면 철탑이 나온다. 까마귀 울음소리가 을씨년스럽게 들릴 즈음 큰 소나무가 바위틈에 뿌리를 못내린 채 쓰러져 있다.

계속 가다보면 왼쪽에 테두리까지 깔끔하게 두른 무덤 2기를 보며 내려온다. 천태호로 가는 2차선 도로와 만난다. 왼쪽엔 천태공원이 보인다. 2차선 도로를 따라 가면 양수발전소가 나온다.

길을 곧바로 건너지 말고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비스듬히 지른다. 안내문 표지판이 서있는 쪽으로 들어간다. 산길은 서서히 올라선다. 능선에서 갈림길을 만나면 오른쪽으로 꺾는다. 왼쪽으로 가면 신불암 고개 혹은 천태사 방향이니 유의할 것.

소나무길을 걷다보면 낙동강 물줄기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기기묘묘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천태산 정상에서 전망대까지는 대략 40분.

발밑엔 부은암이 둥지를 틀고 있다. 예전에는 지금의 절터보다 더 위쪽에 자리를 잡았다 한다. 오른편엔 안태호 및 양수발전소가 보인다. 멀리로는 낙동강 건너 창녕의 화왕산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 중 이보다 환상적인 경관을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으랴.

돌탑이 서있고 삼각점이 있는 이름없는 봉우리에 오르면 직진한다. 내리막길의 연속이어서 중심잡기가 어려울 정도.

 
  천태산은 지역 산악동호인들이 가장 즐겨찾는 근교산 중의 하나이다. 사진은 천태산 정상으로 오르는 모습.
철탑 2기를 내리 지나면 능선에 바위가 막고 있다. 하산길은 왼쪽이다. 또 철탑이 나오면서 갈림길이 보이면 직진하다 다른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꺾는다. 직진 길은 철탑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길인듯. 착각하기 쉽다. 거친 산길을 계속 내려간다. 낙엽밟는 소리가 경쾌하지만 한편으론 발목을 삘 염려가 있으니 조심하자. 오랫동안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산행 막판에 길 찾기가 까다롭다.

산길은 지난해 장마에 푹 패어 도랑길로 변해있다. 시멘트가 부서져 있는 집터를 지나면 전봇대가 나온다. 길의 흔적은 뚜렷하다. 하산 중 왼쪽에 벌목지대가 보인다. 직진한다.

전망좋은 벌목지대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더라도 만난다. 이후 두 번의 갈림길이 나오지만 모두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나무 사이로 양수발전소가 보인다. 오른쪽 방향에 계단이 보여 올라가보면 삼랑진양수발전소 준공기념탑과 함께 소공원이 꾸며져 있다.

산을 벗어나면 양수발전소 정문과 주차장이 보인다. 도로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면 안태슈퍼가 나타나고 건너편 안태마을회관 앞이 버스정류장이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떠나기 전에]
근교산 취재팀은 천태산을 여러번 답사하여 소개를 하였다. 여러번 정상을 밟아 보았지만 새로운 산길을 찾아 근교산에 목말라 있는 마니아에게 새 길을 안내한다. 천성산 영축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으로 불리는 천태산은 큰 바위를 태산같이 쌓아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천태암산으로도 불렸다. 천태라는 지명은 부은암의 주산 이름에서 파생되었다는 설이 있다.

용당리의 기존 등산로에서 출발하면 용연폭포와 천태사 천태계곡 천태슬랩 등 볼거리가 많다. 북쪽의 숭촌은 밀양시 10대 오지중에 속하는 마을로 금오산과 연결되는 고개 위에 있다. 지금은 숭촌과 해암 두마을이 합해져 행곡의 안쪽인 안촌이 되었다 한다. 편안한 마을이 되라는 뜻의 한자 표기음인 안촌은 밀양과 양산을 넘어 다니는 고개라 해서 사잇길목 샛길목이라하며 사이목 샛목으로도 불렸다. 날머리의 안태는 밀양에서 가장 살기좋은 마을로 꼽힐 정도였다 한다. 안쪽의 태평한 마을이라하여 안태라 부르고 있다. 지금은 한국서부발전주식회사 삼랑진양수발전처로 봄이면 상하부 댐간 벚꽃길이 장관을 이루고 천태산 정상에서 보는 낙동강의 낙조는 자연의 신비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시간이 허락할 경우 김수로왕의 전설이 살아 있는 부은암을 둘러보면 좋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역에서 원동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30분, 8시10분, 8시35분에 출발한다. 화~목 4천4백원,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 6시 이전까지는 4천9백원, 금요일 오후 6시부터 일요일까지는 주말요금(5천2백원) 적용. 원동역에서 내려 바로 보이는 원동파출소 앞에서 내포마을로 가는 버스(원동역~어영동)를 탄다. 출발시간은 오전 9시30분, 10시5분. 900원. 또는 지하철 2호선 종점인 호포역에서 오전 8시40분 137번 버스를 이용하여 원동초등학교 앞에서 하차한다. 100m 내려서면 원동역이다. 700원.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안태마을에서 삼랑진역까지 가는 버스는 오후 3시, 5시40분에 출발한다. 900원.

삼랑진에서 부산역에 닿는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3시6분, 3시46분, 4시6분, 4시50분, 5시35분, 6시1분 등 자주 있다. 삼랑진에서 부산까지는 부산~원동 구간 요금과 같다.


hung@kookje.co.kr  입력: 2003.02.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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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가끔 저에게 이렇게 문의합니다. 천태산이 밀양시 삼랑진읍에 있는 산이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천태산은 밀양시 삼랑진읍과 양산시 원동면의 경계에 있습니다.
근데 제가 양산 원동 천태산이라고 밝힌 이유는 제가 펴낸 <원점회귀 근교산> 중 편의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산행 들머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즉 산행 시작 지점이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일 삼랑진에서 출발한다면 밀양 삼랑진 천태산이라 표기될 것입니다. 실제로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제572회에는 밀양 삼랑진 천태산~금오산으로 소개했습니다. 참고하시길.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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