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전국은 '들썩들썩'-가을 축제를 찾아서
음식 갈대 한약 한우 … 입맛대로 골라 가을축제 현장으로
유난히 파랗고 높은 청명한 가을 하늘. 일년 중 가장 나들이하기 좋은 쾌적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 지자체에서는 잇단 축제를 마련, 전국의 관광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축제의 주제 또한 먹을거리 갈대 역사 유적 탈춤 한약재 등산 등 선택의 여지가 아주 많아 자녀 교육 등 가정 형편에 따라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이 가을 한번쯤 가봤으면 하는 가을 축제를 선정, 추천한다.
#축제로 남도땅이 떠들썩
예부터 남도 음식은 누가 뭐래도 전국 최고로 손꼽힌다. 오죽했으면 미식가들은 천하절색을 마다하고 남도의 여성을 배우자로 삼으려 했을까. 이런 남도의 맛깔스런 전통음식과 멋 그리고 풍류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축제가 열린다. 오는 9~13일 순천시 낙안읍성민속마을에서 개최되는 제15회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가 바로 그것.
올해부터 전남도 대신 순천시가 도맡아 전시 위주에서 관광객들이 출품작을 맛볼 수 있게 콘셉트를 바꿨다. 전남도 22개 시군이 모두 부스를 만들어 출품작을 판매할 계획이라는 것.
또 남도 발효음식 역사관, 발효식품 생태환경관, 남도 차와 그릇 전시관, 남도 전통민속주 특별관 등 기획전시를 비롯해 남도 음식대전, 다문화가정 음식열전, 푸드스타일링 열전 등 경연대회도 마련된다.
체험마당으론 낙안읍성 체험, 수문장 교대식, 다문화가정 합동 전통혼례도 마련된다. 행사장 인근에는 전국에서 물좋기로 소문난 낙안온천도 있어 피로는 반드시 여기서 풀고 가자.
순천만 갈대(위)와 용머리 전망대에서 본 순천만 전경.
'2008 순천만 갈대축제'는 28일~11월 4일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에 에워싸인 순천만은 총연장 40㎞, 개펄 2640만 ㎢, 갈대밭 99만 ㎢로 단일 갈대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다. 겨울이면 흑두루미 재두루미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 희귀종도 운이 좋으면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은 사실 갈대축제가 아니더라도 이맘때면 전국의 관광객들이 마치 성지순례를 하듯 즐겨 찾는 명소 중 명소. 순천만 둘러보기는 거의 동선이 정해져 있다. 먼저 대대포구 입구에 위치한 '순천만 자연생태관'에서 순천만을 대략적으로 예습한 후 대대포구로 장소를 옮겨 소설 '무진기행'의 주무대를 둘러보자. 포구 입구엔 '무진길'이라 적힌 안내판도 보인다.
철새 탐조선과 순천만의 그 유명한 낙조도 빠뜨리지 말자. 탐방로를 지나 산으로 20분쯤 오르면 용머리 전망대를 만난다. 이곳에서 보는 순천만의 낙조는 일대 장관이다. 축제 기간에는 갯벌체험 철새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각종 음악회 및 인형극도 열린다.
섬진강을 끼고 있는 곡성군은 '2008 심청축제'를 2~5일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개최한다. '효' 축제인 심청축제에선 한복을 갈아입고 큰절을 올리는 효행체험 등 현대인들에게 잊혀져가는 전통의식을 아련하게 떠오르게 해준다. 축제장소인 섬진강 기차마을에는 전라선 폐선을 활용, 증기기관차를 타고 17.9㎞의 섬진강변을 달리는 옛 기차역이 있어 최근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 인근에는 섬진강 자연생태공원, 구산선문 중 하나인 태안사, 천년고찰 도림사가 위치해 있어 이래저래 볼거리가 넘쳐난다.
산꾼들을 위해선 장흥 천관산 정상 연대봉과 억새능선상의 환희대 사이에서 5일 천관산 억새제가 열린다.
전북 김제에선 5일까지 추수를 앞두고 농경문화를 소재로 한 '지평선 축제'가 김제 벽골제에서 열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이곳에선 황금물결이 넘실대는 들판을 바라보며 한 폭의 동양화 속 주인공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축제 기간에는 황금벌판 우마차 여행, 벼 추수 체험, 메뚜기 잡기, 가마니 짜기, 새끼 꼬기, 허수아비 만들기, 연날리기, 짚 공예 등 농경문화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지평선 축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문화관광부 선정 '최우수'로 선정될 만큼 내실있고 알차다.
전북 고창에는 오는 18~21일 고창 모양성제가 열린다. 단종 원년 외침을 막기 위해 전라도민이 축성한 자연석성곽인 모양성(고창읍성)은 선운사,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고인돌군과 함께 고창을 대표하는 볼거리. 머리에 돌을 이고 모양성곽 위를 걸으면 무병장수하고 극락승천한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와 축제기간에는 많은 사람이 찾는다.
#영남지역 축제도 많고 많다
안동 국제탈춤 페스티벌은 5일까지 하회마을 등 안동시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 1997년 처음 열린 이래 2001~2006년 6년 연속 문화관광부 선정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고, 지난해 말에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뽑힐 만큼 콘텐츠가 탁월한 데다 관광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특히 이 행사는 외국인 선호도에서 전국 축제 중 1위여서 축제기간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신명나는 탈춤, 살맛나는 세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에는 국내 19개 탈춤 공연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리투아니아 등 7개국 10개팀의 공연 등 모두 250여 개의 크고 작은 행사가 펼쳐진다. 또 세계 각국의 탈 500여 점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세계 탈 특별전시회도 개최된다. 일반인들을 위한 탈춤 따라 배우기 자리도 마련된다. 축제장 곳곳에는 헛제삿밥과 간고등어 등 안동 지역 전통 음식도 맛볼 수 있다. 탈춤 이외에도 안동을 찾으면 하동마을과 만송정 솔숲, 낙동강 건너편에 위치한 부용대의 절경도 빠뜨리지 말자.
경북 영천 한약축제는 2~5일 영천시 금호강 둔치에서 열린다. 영천은 연간 7000t의 한약재가 거래되는 전국 최대의 한약재 유통시장이 있는 한방도시. 예부터 '아무리 구하기 힘든 한약재도 영천에 오면 구할 수 있다'는 속설이 퍼질 정도로 거래되는 품목과 약종이 다양해 480여 가지에 이른다.
사상체질 진단과 수지침, 봉침, 약초천연염색, 약초 썰기, 한약 달이기, 중국 전문인 발 치료 등 다양한 체험과 한의사 무료진료 행사, 한약재 할인행사도 펼쳐진다.
전국 유일의 등 축제인 남강유등축제는 12일까지 진주 남강 및 진주성에서 열린다. 남강유등축제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남강에 유등을 띄웠던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한다. 그해 10월 김시민 장군이 2만 명의 왜군을 맞아 싸울 때 성 밖의 지원군과 군사신호로 풍등(風登)을 올리며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운 데서 비롯됐다.
2006~2008년 3년 연속 문화관광부 선정 최우수 축제로 선정됐으며 지난 2월 일본의 한 여행전문지의 조사에서 '10월에 가장 가보고 싶은 축제'로 뽑히기도 했다. 축제 땐 3만 개나 되는 국내외 유등과 2만3000개의 소망등이 서로 자태를 뽐내며 남강에 펼쳐져 마치 환상의 '빛의 나라'를 연출한다. 남강에 부교와 유람선도 띄운다.
10~14일 함양 물레방아축제 기간에는 지리산 흑돼지 한마당 잔치가 펼쳐진다. 1000마리의 흑돼지를 잡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도 하는 이번 흑돼지 잔치에선 500여 명이 한꺼번에 구워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 광장을 마련한다. 흑돼지 홍보관에선 흑돼지 구별법 및 부위별 구분법도 설명한다.
산꾼들을 위한 축제도 있다. 대한산악연맹 울산시연맹은 5일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작천정 입구에서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울리는 영남알프스 억새축제'를 개최한다.
#멀리갈 필요있나 부산에도 축제 열린다
부산의 청정지역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고장' 기장군 철마면 장전천 들녘에선 2~5일 '철마한우 불고기축제'가 열린다. '자연으로 떠나는 맛있는 가족여행'이라는 주제로 이번 행사는 다양한 볼거리와 한우의 맛이 함께 어우러지는 체험형 가족축제.
올해로 네 번째인 이번 축제는 내용이 상당히 알차다. 우공제를 시작으로 3대윷놀이, 남사당패의 외줄타기, 12발채상놀이 등과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최장 길이 인절미 만들기에 도전'하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또 장윤정 조항조 박현빈 등 인기가수 공연과 아마추어 철마한우장사씨름대회도 열린다. 농촌 경험이 적은 어린이들을 위해선 벼베기, 타작체험, 메뚜기잡기, 다듬이질, 맷돌질, 절기찧기, 인절미만들기, 볏짚엮기 등도 마련된다. 축제기간에는 철마한우고기를 20% 특별할인하고, 기장청정농수산물도 저렴하게 판매한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축제로 유명한 자갈치 축제는 8~12일 열린다. 이번 축제는 직접 자갈치 아지매가 돼 수산물도 날라보고 생선을 잡아보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는 '나도 자갈치 아지매' 행사와 붕장어 먹장어 민물장어 등 '장어종류 선별하기 대회' 등 시민들이 함께하는 행사가 대폭 확대됐다. 축제 기간에는 남항과 송도를 오가는 유람선이 무료로 운행된다.
5~7일에는 동구 초량동 상하이 거리에서 '차이나타운 축제'가 열린다. 중국 전통 용춤과 사자춤이 시연되며 수타면 시범 등 중국 전통문화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2년 연속 100만 명 이상이 찾았을 정도로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한 '부산 불꽃축제'는 오는 17~18일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 일원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