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4일 대금산 진달래 축제 개최
산 아랜 YS 등 유명 정치인들이 많이 나와
가덕도, 영도 봉래산, 심지어 대마도도 보여

 거제도 대금산(大錦山·438m)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진달래산이다. 비록 7부 능선까지 도로가 뚫려 있어 김은 좀 새지만 남쪽땅에서 아마도 가장 빨리 진달래가 꽃봉오리를 터뜨려 산꾼들을 유혹한다. 
 올해의 경우 거제시는 오는 4월 4일 진달래 축제를 개최한다.

대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전경. 오른쪽 중간에 있는 섬이 이수도, 그뒤 길게 펼쳐진 섬이 가덕도다.
대금산은 산중턱까지 바윗돌 하나 찾아보기 힘들지만 정상부는 근육질의 수려한 암벽이 펼쳐져 있다.

대금산은 우선 조망이 빼어나다. 가덕도와 부산신항 그 뒤로 다대포와 아미산, 영도 봉래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섬 내에선 계룡산 삼방산 선자산 옥류봉 앵산이 펼쳐진다. 
 대금산 아래에는 또 YS 등 정치인들이 많이 배출돼 이곳 사람들은 이곳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독특한 정기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럼 산은 어떨까.     
지금까지 주로 대여섯 시간의(보통 사람으로선 약간의 부담이 되는) 산행구간을 소개했던 국제신문 산행팀의 산행지로 약간은 짧다. 해서, 이 봄 가족산행지로 안성맞춤이 될 듯하다.

 
대금산은 해마다 이맘때면 진달래가 연분홍 빛으로 산 전체를 수놓는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

단순히 봄 나들이를 위해 가족끼리 부담없이 찾아도 좋고, 산도 오르고 꽃도 감상하려는 아마추어 산악인들에게는 딱 그만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망망대해 남해와 그 위에 떠있는 이름모를 무인도는 한동안 뇌리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불만도 없지 않았다. 도로가 산의 7부 능선까지 뚫려 있어 산 속에서 자동차를 봐야만 했다.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를 볼 땐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산행은 명상 버든마을에서 출발 중대금산(마을)~벽개동목장~약수터~뽈쥐바위고개(진달래평원)~대금산 정상~시루봉 정상~뽈쥐바위고개~간이화장실~정골재주차장~윗대금산(마을)을 거쳐 명상버든마을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 3시간 정도면 진달래를 감상하고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남해를 내려다보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에 충분하다.



 명상버든마을에서 버스를 내려 대금산 등산로 입간판이 세워진 길을 따라 걷는다. 조금 가다보면 복개천이 나오는데 거기가 중대금산마을이다. 마을 앞 복개천의 갈림길에서 왼쪽 골목길을 택한 후 곧바로 다시 왼쪽으로 오른다. 외딴 집이 나오고 그 집 왼쪽에 난 산길로 올라선다. 대나무숲을 보고 오르면 흰색의 대형 물탱크가 나타난다. 계속 오른다.
 
이 때부터 진달래가 보인다. 묘지를 잇따라 지나면 이번엔 나무로 엮은 문이 나온다. 통과한 후 반드시 닫아두자. 문을 통과하면 임도와 만난다. 이 임도는 애초 명상버든마을 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아스팔트 길을 올라가 반깨고개에서 따라 오르는 길이다. 주말인 이날 따라 가족 및 연인들과 함께 찾은 이가 많았다.

여유있게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오른쪽에 건물이 보인다. 지도상에는 벽개동목장. 하지만 겉으로 봐선 목장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길에는 차가 못다니게 턱을 높여 놓았다. 목장을 지나면 오른쪽에 대나무숲이 보이고 그 옆에는 산벚꽃이 줄을 서 손님을 맞는다. 여기쯤 오면 길 찾는 것은 걱정을 안해도 된다. 상춘객이 너무 많아 사람만 보고 가면 되기 때문이다.

‘정상 0.7㎞’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이고 저 멀리 대금산 정상이 우뚝 서 있다. 길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약수터가 있다. 약수터 주변을 걸으면서 땅을 세게 밟으면 ‘쿵쿵’ 소리가 난다.

 원래 대금산은 신라때 쇠를 생산했던 곳이라 대금산(大金山)이었다. 땅 밑의 쇠붙이를 끄집어낸 후부터 땅 밑이 텅 비어서 그렇게 소리가 난다고 전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봄이면 진달래가 만개해 비단처럼 아름다워 비단 금(錦) 자를 써 대금산(大錦山)으로 변했다고 전해온다.

약수를 한 잔 들이켜고 더넓은 뽈쥐바위고개를 지나 30분 정도 바짝 오르면 정상이다. 산중턱까지 바윗돌 하나 찾아보기 힘들지만 정상은 수려한 암벽이 어우러져 있다.

정상에 서면 볼거리가 무지 많다. 가장 가까이 흥남해수욕장이 보이고, 가옥과 밭이 보이는 눈 앞의 섬은 이수도. 배의 앞부분인 이수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이수도 뒤엔 왼쪽부터 네 개의 섬이 보인다. 제일 왼쪽은 해군이 관리하는 대통령 별장인 있는 저도, 나머지 세개는 무인도로 소죽도 중죽도 대죽도다. 최근 만들어졌다는 무인등대도 보인다. 특히 거제도와 가덕도 사이 저도와 중죽도 대죽도를 연결한 거가대교의 사장교 주탑이 늠름하게 서 있다.

저 멀리로는 왼쪽부터 진해만이 보이고, 그 옆엔 부산신항 공사로 파헤쳐진 안골, 용원, 정면으로 보이는 큰 섬이 가덕도다. 그 뒤로 영도 봉래산이, 날씨가 좋을 땐 대마도도 보인단다. 오른쪽 저 끝에는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가 보일 듯 말 듯하다.    

김 양식장 같이 보이는 것은 정치망이며, 그 주변에 떠 있는 배들은 잠수기어민들의 조업배다. 눈 앞에 펼쳐진 푸른빛의 망망대해가 바로 수라상에 올랐다는 가덕대구의 주요 어장이다.

고개를 돌려 남쪽엔 계룡산 삼방산 선자산 옥류봉 앵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명 정치인이 대금산 주변 장목면 대계-소계-외포-장목마을에서 많이 배출됐다는 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 김기춘 홍인길 김정길 김봉조씨 등이 바로 그들이다. 백두산의 정기가 백두대간을 따라 일본으로 넘어가는 길목때문이라는 것이 마을사람들의 설명이다.

내려가는 길은 반대편으로 잡자. 산길은 워낙 급해서 에돌아 내려선다.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시루봉 정상까지 여유있게 걸어가면 대략 40, 50분. 돌로 쌓은 구덩이가 있다. 하산길은 되돌아와 갈림길에서 왼쪽 뽈쥐바위고개를 지나 임도에서 왼쪽으로 잡자. 간이 화장실을 지나면 정골재주장장이 나온다. 40m 정도 걸어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길이 나 있다. 윗대금산, 중대금산 마을을 지나면 버스종점이 나온다.

#교통편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거제행 시외버스가 직통, 완행 두 가지가 있다. 거제 사곡~고현~장승포(종점)를 거치는 완행은 오전 6시20분 부터 20, 30분 간격으로 있다. 고현에서 내려야 한다. 고현까지의 직통은 오전 8시30분에 있다. 각각 1만4백원. 고현에서 명상버든마을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9시35분에 있다. 800원. 직통은 연결버스와 시간이 맞지 않기 때문에 부산서 첫 완행버스를 이용, 오전 9시35분 버스를 타면 된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거제 고현연안여객터미널까지는 오전 7시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야 한다. 고현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돌아올 땐 오후 5시, 6시에 있다. 1시간20분 걸리며 1만6천원이다. 대중교통편은 현지 사정 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땐 남해고속도로 마산 창원 방향~마산TG~서마산IC~진동~고성~신거제대교~14번 국도~고현~연초삼거리에서 좌회전(장목 하청 방면)~청해식품 이정표와 대금산 5㎞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연초호를 거쳐 명동리 명상버든마을로 간다. 명상버든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거제민속박물관은 놓쳐서는 안될 볼거리. 전직 교장이자 아동문학가인 옥미조씨가 평생 모은 민속자료 5천3백여점과 서화 130여점이 폐교된 명동초등학교에 전시돼 있다. (055)637-3722

대금산의 들머리인 명상버든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거제민속박물관이 있다. 전직 교장이자 아동문학가인 옥미조씨가 평생 모은 민속자료 5천3백여점과 서화 130여점이 폐교된 명동초등학교에 전시돼 있다.

또 대금산 남동쪽 해안에는 YS의 생가가 위치해 있다. 시간이 날 경우 잠시 둘러보자. 생가에는 눈길을 끄는 것들이 있다. 1960년 5월 공비가 쏜 총탄에 절명한 YS의 모친 박부련 여사의 사진과 그 아래 놓인 장농이다. 그 장농에는 당시 공비가 쏜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생가 마당에 위치한 YS의 흉상.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의 YS 생가.
 


2~3시간 짧은 산행구간탓, 그간 산꾼들에게조차 진가 외면
정상서면 부산전경 한눈에, 저 멀리 거제도까지 조망권

영도 봉래산 정상 조봉에서 바라본 부산 북항. 왼쪽 저 멀리 해운대 장산이, 오른쪽에 오륙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정면으론 신선대터미널이 보인다. 삼각점과 정상석 옆 오른쪽 큰 바위가 그 유명한 할미바위다. 
오른쪽 섬이 국립해양대학교가 위치한 조도.
이 사진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가운데에서 약간 우측으로 치우친 지점에 다리가 둘 있습니다. 왼쪽의 것이 그 유명한 영도대교, 그 우측 붉은빛 다리가 부산대교입니다. 영도(섬)와 부산시내(육지)를 잇는 다리입니다. 다리 건너 좌측이 서구, 우측이 중구이다. 부산대교가 육지와 만나는 지점이 옛 부산시청 자리로 현재 롯데가 국내 최고의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위 두 사진의 바다는 이 다리 우측 외해라고 보면 됩니다. 흔히 이 다리를 기준으로 좌측을 남항, 우측을 북항이라 합니다. 남항은 국내 최대 연근해 수산물의 위판장인 공동어시장이 위치해 있어 어항의 역할을 하고 있고, 우측이 수출입 컨테이선이 정박하는 무역항의 역할을 하고 있죠. 그 유명한 자갈치시장은 부산대교 약간 우측 지점이다. 가운데 높은 산은 천마산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은 인지상정일까.

최근 산행팀은 대구의 모 산악회 간부로부터 영도 봉래산에 관한 문의전화를 받았다. 그의 말을 요약하자면 우연히 온라인 상에서 영도 봉래산의 사진과 산행기를 봤는데 너무나 맘에 들어 회원들과 함께 등정해보고 싶다는 것. 이어 그는 "봉래산에서 바라보는 주변 조망은 거제도나 남해도의 이름깨나 있는 산에 버금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약간은 과장돼 있지만 그렇다고 전혀 근거없는 과대포장은 아니라는 것이 산행팀의 생각이다.

그럼 현실은 어떨까. 봉래산은 지금도 산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부산시민들에겐 낯선 산이다. 무엇보다 가슴아픈 점은 산행시간이 2, 3시간 정도로 짧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산꾼들에게조차 그 진가가 폄훼돼 왔다는 사실이다. 섬 산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호사를 만끽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영도의 한가운데 우뚝 솟은 봉래산에 서면 부산이 진정 항구도시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영도다리를 중심으로 왼쪽은 자갈치 및 공동어시장을 보듬은 남항이 있고, 오른쪽은 수출역군으로 상징되는 갠트리크레인이 일렬로 정렬된 북항의 컨테이너부두가 한 눈에 조망된다.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와 이기대는 물론, 저멀리 가덕도와 거제도도 확인된다.

봉래산의 봉우리는 크게 셋. 정상은 할아버지를 뜻하는 조봉(祖峯)이고 그 옆으로 자봉(子峯) 손봉(孫峯)이 이어진다.

 산행은 신선동 새마을금고 신선본점~대흥사~신선아파트~다보사~신선2동 체육시설~관음사~산제당~산불감시초소~산신제터~능선(헬기장)~잇단 방송국 송신소~봉래산 정상(조봉)~산불감시초소(안부사거리)~자봉~손봉~임도~산불감시초소~도개공아파트~중리해변~중리산 산책로~전망대 정자~감지해변 순. 쉬엄쉬엄 걸어도 2시30분. 가족산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영선교차로 버스정류장에 내려 직진한다. SK텔레콤 매장을 지나 150m쯤 가면 강남의원이 있는 사거리. 우측으로 간다. '사랑채' 식당과 남도여중을 잇따라 지나면 정면에 영도구 공영주차장. 이 길이 소위 산복도로다. 오른쪽으로 30m 거리에 새마을금고 신선본점. 그 왼쪽으로 오르면 정면에 봉래산 대흥사. 여기까지 오면 들머리는 찾은 셈. 버스정류장에서 15분 거리.
  
산제당에서 기도하는 등산객 부자.    

 
 절 오른쪽 돌담길을 따라 걷다 만나는 길을 가로질러 신선아파트 옆으로 오른다. 촘촘한 계단을 절반 이상 오르다 우측으로 20m쯤 발걸음을 옮기면 다보사. 이를 지나면 이내 신선2동 체육시설. 하지만 산으로 가는 길이 철조망으로 막혀 있다. 해서 바로 아래 오른쪽 쪽문을 통해 산으로 진입한다. 두 번의 갈림길. 한 번은 오른쪽, 또 한 번은 왼쪽으로 간다. 화장실을 지나면 관음사와 산제당(山祭堂). 영도의 수호신을 모시는 당집인 산제당은 산신할배당 산신할미당 장군당으로 구성돼 있다. 영도의 안녕을 비는 당제는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날과 음력 9월15일 두 차례 열린단다.

 산제당을 나오면 산불감시초소. 바로 앞에는 '봉래산 정상 0.79㎞, 체육공원 0.33㎞'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5분쯤 오르면 제법 너른 너덜지대가 펼쳐진다. 그 위에는 조그만 공덕탑이 오롯이 서 있다. 5분 뒤 산신제터. 담벼락도 제법 튼튼하게 만든 내부에는 과거 샘터의 흔적이 남아있다. 다시 5분 뒤 주능선. 헬기장 그리고 체육공원이다. 무등산의 토끼등이나 금정산 북문광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진행방향은 우측 시멘트길. 시들시들한 산죽을 따라 KT중계소와 KBS 및 MBC 송신소를 잇따라 지난다. 다소 무료할 즈음 왼쪽 오륙도 이기대가 모습을 드러내 위안을 삼는다. 이내 갈림길. 왼쪽은 조봉과 자봉 사이 안부 가는 길, 산행팀은 오른쪽 조봉을 향해 오른다. 불규칙하게 박혀 있는 돌들을 계단삼아 5분이면 정상인 조봉(395m)에 닿는다.

 조그만 정상석 옆에 할미바위가 눈에 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예의 합장으로 기도를 올린다. 60대 한 할머니는 "할미바위는 용심이 많아 돈깨나 벌어 영도를 뜨면 반드시 망하도록 한을 품는다"며 "젊은이도 어서 예를 표하라"고 권한다.

 

봉래산 정상 조봉에서 자봉으로 가는 능선길.
   
 조망은 환상적이다. 남항과 북항으로 대표되는 부산항 전체가 한폭의 그림처럼 눈에 들어오고, 부산시가지 또한 한 눈에 펼쳐진다.

 부산을 한 눈에 보고 싶다면 봉래산에 오르길 적극 권한다.

 부산의 산을 살펴보면 우선 도심의 황령산 금련산 그 뒤로 장산이 보인다. 장산 왼쪽에는 달음산 거문산이, 오른쪽에는 구곡산이, 황령산 뒤로 철마산 대운산이 보인다. 거문산 왼쪽으로 천성산 금정산 고당봉, 계명봉, 금정봉, 백양산 엄광산 구덕산 시약산 승학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다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공동어시장 뒤로 천마산, 송도 암남공원, 몰운대, 가덕도 연대봉, 거제도도 확인된다. 가덕도 우측으론 김해 창원쪽의 팔판산 화산 불모산 천자봉 상점령 장유봉도 보인다.

이 사진은 영도대교 좌측 바다로 송도해수욕장을 지나 가덕도, 거제도로 이어진다. 사진 우측의 바다가 송도해수욕장이고, 가운데 바다로 향해 나아가고 있는 듯한 산줄기가 낙동정맥의 종착역인 몰운대이다. 그 뒤 솟은 봉우리가 가덕도 최고봉 연대봉이다.
하산길에서 본 가운데 섬이 해양대학교가 위차한 조도이고, 45도 각도의 왼쪽으로 점점이 떠 있는 섬이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이다. 오륙도 왼쪽이 몰운대와 함께 절경으로 손꼽히는 이기대이다.
당겨본 오륙도.


하산은 이정표 기준으로 손봉, 목장원 방향으로 직진한다. 워낙 전망이 빼어나 하나하나 음미하며 천천히 걷자. 10여분이면 초소가 위치한 안부사거리. 계속 직진, 6분 정도 오르면 자봉. 이정표는 없고 대신 '산불조심'이라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우측 암남공원 가덕도쪽이 시원하게 열려있다.

 여기서 10여분쯤 더 가면 봉래산의 끝자락인 손봉. 산신제터인 돌무더기가 평평하게 쌓여있다. 동삼동쪽 발아래는 트랙이 보이는 부산체고를 비롯한 네댓개의 학교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하산길은 가파른 내리막. 길이 쏟아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15분이면 임도. 오른쪽 목장원, 왼쪽은 고신대 방향. 산행팀은 임도를 가로질러 계속 하산한다. 7, 8분 뒤 숲 사이로 불사중인 사찰(한마음선원)이 보이면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계속 직진해도 길이 있지만 구청에서 산불예방 차원에서 하산길을 하나로 통일했다.

 4분 뒤 산불감시초소를 통과한다. 이때부턴 사바세계. 도개공아파트와 봉삼초등~태종대중~영도여고~부산체고~동삼중리청년회~부산남고를 잇따라 지나 중리해변으로 간다. 해녀들이 물질해 잡은 해산물을 파는 해녀촌을 가로지르면 다시 산길이 열려있다. 중리산이다. 입구엔 장승이 서 있다. 산불감시초소에서 대략 20여분.

 중리산은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 정상 부근은 출입금지. 송림길을 따라 5분쯤 걸으면 임도, 오른쪽으로 간다.

 이 임도는 산허리를 돌아 태종대 인근 감지해변으로 이어진다. 지도상으로 감지해변산책로다. 전망대 정자에선 잠시 생도(주전자섬)와 점점이 떠있는 선박들의 모습을 감상해보자. 그림같이 아름답다. 이어 감지해변 야생화단지를 지나면 태종대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 감지해변에 닿는다. 중리산 입구에서 35분 걸린다. (산행대장=이창우)

◇ 떠나기전에 - 영험한 봉래산, 일제 격하시켜 부르기도

봉래산은 원래 신선이 살고 불로초와 불사의 영약이 있다는 중국의 상상 속의 영산. 영도의 봉래산도 그 만큼 신령스러움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론 태풍때 남항과 북항의 1차 저지선이기도 해 부산으로선 고마운 산이기도 하다.

한데 일제강점기때 일본은 봉래산의 기세를 꺾어놓기 위해 '목이 마른 산'이란 의미의 고갈산(沽渴山)으로 격하해 불렀다. 심지어 '공갈산'이란 웃지못할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우리산이름 되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인해 봉래산으로 정착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한가지. 손봉에서 내려와 중리에선 여러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산행팀이 소개한 길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중리해변 우측으로 열린 3.3㎞ 거리의 절영해안산책로를 걸어도 된다. 중리해변의 해녀들 중 대부분이 제주 출신이다. 그들이 주고 받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경상도 아지매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가지 더. 봉래산 산행은 낮 12시 이전에 산불감시초소를 통과해야 한다. 산불예방차원에서 경방원들이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 교통편 - 시내버스 영선로터리나 새마을금고 하차

영도 영선로터리에 정차하는 시내버스는 501, 7, 11, 6-1, 70, 9-1, 71, 9, 6번이다. 들머리 입구 새마을금고 신선본점이 위치한 산복도로로 다니는 버스는 82, 9-1번이 있다.

 

 일년 열두달 보름달을 볼 수 있지만 새삼스레 한가위 보름달이 유난히 기대되는 것은 보름달을 보며 정성스럽게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반드시 이뤄진다는 속설이 전해내려오기 때문이다.
 유난히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한 올해, 차례 후 집에서 TV만 보지 말고 모처럼 달구경을 나서보자.
 부산의 자랑인 해운대 송정 광안리 바닷가로 나서도 좋고, 모처럼 온 가족이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달맞이 산행을 떠나보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한가위 달맞이 행사를 개최하는 가까운 경주로 드라이브 겸해서 떠나 편안하고 여유있게 달맞이 행사에 참여해보자.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해변에서 달맞이 감상을
 해맞이 장소가 동시에 달맞이 명소.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은 해변을 따라 천혜의 달구경 명소가 해안선을 따라 그림같이 이어진다. 그 만큼 축복받은 땅이다.
 광안대교가 눈앞에 펼쳐지는 광안리 해수욕장은 부산의 명물을 넘어 이젠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달맞이 명소. 화려한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치장한 광안대교 위로 보기만 해도 넉넉한 보름달이 떠오르면 그야마로 금상첨화요 화룡점정이다.
 해운대 달맞이공원은 달맞이의 고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청사포로 넘어가는 와우산 중턱 달맞이고개에 위치한다. 짙은 숲으로 드리워진 이 달맞이고개에서 바라보는 월출(月出)은 대한팔경의 하나로 손꼽혀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았다.
 여기에는 지난 1997년 새로 세워진 '달이 뜨는 정자'인 해월정(海月亭)이 소나무숲 사이로 포근하게 자리잡고 있다. 해월정 옆 소나무 가지 사이로 떠오르는 달빛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월정은 옛날 사냥꾼 총각과 나물캐는 처녀가 애절한 사랑끝에 보름달에게 빌어 부부가 되었다는 애튼한 전설이 깃들어 있어 특히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아 소원을 빈다.
 해운대 동백섬도 빼놓을 없는 명소. 늦은 점심을 한 후 해운대 바닷가를 둘러보고 보름달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순환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자. 순환도로 중간쯤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달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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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 해수욕장 옆 죽도에 위치한 송일정을 찾으면 멋진 송정 밤바다의 경관을 감상할수 있다.

 송정해수욕장 입구 왼쪽에 위치한 작은 섬인 죽도 가장자리에 서있는 송일정도 새로운 달맞이 명소. 송일정은 해운대 달맞이 고갯길에서 넘어오는 길과 동백섬~송정 해변과의 종착점인 동시에 일출과 월출을 감상할 수 있는 빼어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달맞이길은 해운대에서 송정까지 이어지는 도중 15번이나 길이 굽어진다고 해서 15곡도(曲道)라는 별칭을 부여받을 정도로 멋진 드라이브길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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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일정의 경우 정상부 처마엔 빛의 세기가 강한 메탈램프투광기를 바닥에 설치한 대리석 속에 넣어 빛을 발광시켜 상부 처마의 고유한 색상을 그대로 표현한다. 또 땅속에 등을 설치해 낮은 조도로 은은하게 기둥과 중간 처마을 비춰 정자가 공중에 떠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동시에 기둥을 강조해 안정감을 준다.
 해서 송일정에서의 달맞이도 아름답지만 휘황찬 조명의 송일정 그 자체도 멀리서 바라보면 환상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송정서 기장가는 길에 위치한 용궁사의 백팔계단도 알려지지 않은 달맞이 명소. 추야명월(秋夜明月)이라 하여 용궁사팔경 중 하나. 용문석굴과 반월교 사이의 108개 계단인 백팔계단을 내려오면서 바라보는 보름달은 일품이다. 시내에서 불과 4㎞ 정도 거리인 송도 암남공원 또한 달맞이에 적합한 명소. 암남공원으로 가는 도로에선 송도 해안과 부산남항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달빛 속에서 오붓한 가족산행을
 보름달을 랜튼 삼아 가족산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 부산에는 금정산을 비롯 금련산 달음산 일광산 등을 추천할 만하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금정산과 금련산은 달빛만으로 충분히 산행 가능하다. 금정산의 경우 망루에서 바라보면 더욱 운치있고, 금련산은 광안대교에 걸린 보름달이 환상적이라는 평이다. 특히 금련산은 봉수대 부근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어 나들이 고스로도 알맞다.
 동해바다를 끼고 솟은 기장 달음산도 가볼만한 명소. 산행은 옥정사를 기점으로 시작되며 하산은 기도원 또는 광산 방향으로 내려올 수 있다. 3시간 정도 걸린다. 기장읍에서 울산가는 국도를 이용, 좌천으로 빠져 굴다리를 지나면 나온다.
 기장 일광산도 달구경하기 안성맞춤. 기장군청 인근 한신아파트를 지나 로망스호텔쪽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바람재를 지나 70분 정도면 정상. 전망도 일품이라 일광해수욕장을 비롯 달음산 금정산 장산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강서구 송정동 봉화산 정상 봉수대도 달구경하기에 좋은 산. 성고개에서 출발하며 정상까지는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서구 남부민동의 천마산도 올라보자. 정상가는 길엔 조각공원, 조망이 탁월한 천마바위, 트랙이 있는 체육시설이 이어지며 정상에는 날이 좋을 때 대마도까지 보이는 석성봉수대가 있다. 송도 윗길 부산정보디자인고 정류장에서 하차, 35번 종점을 지나면 들머리가 나온다. 이밖에 가덕도 연대봉도 달맞이 산행으로 인기가 높다.
 또 회동저수지에 비치는 달 그림자가 아름다운 오륜대, 남구 용호동 동쪽의 장자산 자락과 접한 해안가인 이기대 등도 달구경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영남지역 달맞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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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천도 고도 경주 불국사에서의 달맞이도 가볼 만하다. 보름달이 뜰 즈음 대웅전 앞 석가탑과 다보탑을 백등과 함께 탑돌이를 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토함산은 일출 못지 않게 월출도 아름다운 곳. 문화엑스포공원 근처 등 들머리가 여러 곳 있지만 가족산행이라면 석굴암 매표소 옆으로 난 산길로 오르면 불과 40~50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등대가 있는 공원인 울산 간절곶도 달맞이 명당. 지난 1920년 건립, 운영돼 오던 중 동북아대륙에서 새천년의 해가 가장 먼저 뜬 등대를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1년 5월 바다의 날에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으로 개방됐다. 탁 트인 동해바다 위로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면 소원을 간절히 비는 아낙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북모양의 새천년비, 신라충신 박제상의 망부석 설화를 형상화한 모자상, 그리고 크고 작은 목장승도 볼거리다.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기암에 계곡·그늘까지… 맛깔스런 섬 산행

수려한 절벽과 파도소리
햇볕 가려줄 공간도 넉넉
맑은 날 대마도가 한눈에
국수봉 군작전로 유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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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만나는 옛 해안초소에서 바라본 가덕도 기암절벽.



영도의 1.6배로 부산서 가장 큰 섬인 가덕도는 요즘 심히 혼돈스럽다.

지난 1989년에야 부산으로 편입된 막내섬 가덕도는 임진왜란 등 전시엔 해상요충지로, 4년 전 태풍 매미 땐 큰 피해로 약간의 관심을 끌었을 뿐 평소엔 언제 그랬냐는 듯 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섬이 거의 산으로 이뤄져 활용가치를 못 느낀 때문이었을까.

덕분에 신라 때부터 거의 축구공처럼 지금의 김해 진해 창원 마산 등 인근 지자체로 소속이 바뀌는 유랑의 아픔을 겪었다.

시계를 앞당겨 현 시점인 2005년 가을.
가덕도는 서부산권 개발의 핵심으로 떠올라 부산시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부산신항과 부산~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등 대역사(大役事)의 중심에 서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을 들이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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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만나는 옛 해안 초소 아래 바닷가 초병들이 근무를 서던 곳(왼쪽). 우측은 이보다 윗쪽에 위치한 해안초소. 입구엔 철조망과 순찰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해안초소였던 만큼 전망이 아주 빼어나다.


하지만 가덕도 주민들의 표정은 떨떠름하기만 하다. 허울 좋은 대역사에 삶의 터전을 깡그리 내주고 정작 주민들은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항 남측컨테이너부두는 어민들의 생업을 앗아갔고, 섬 일주도로 계획도 없이 부산과 섬을 잇는 도선을 없앤다고 한다. 투기자본이 몰려 70% 이상의 토지가 외지인의 소유가 된 지 오래다.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에 순응하면서도 그들의 마음 한 구석엔 ‘불편해도 맘 편히 살던 이전이 그립다'는 향수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그래서 가덕도와 가덕도 주민들 그리고 해맑게 가덕도를 찾은 기자 모두가 혼돈스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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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봉 정상에서.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는 군부대가 위치한 국수봉. 왼쪽 아래 마을이 대항새바지, 고개 넘어 오른쪽 마을은 대항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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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봉 정상석과 봉수대.


그간 산행팀이 소개한 가덕도 산길은 천성~연대봉~선창, 눌차~강금봉~응봉산~매봉~웅주봉~선창, 천성~대항고개~연대봉~대항새바지~대항 코스 등.

이번엔 가덕도 산행의 대미를 장식하는 매봉~연대봉~국수봉 코스를 소개한다. 파도소리에 취하고 기암절벽에 놀라는 그런 길이다.

산행은 두문선착장~두문고개(천성공동묘지)~영주암~천성(가덕)고개(국군23용사 충혼비)~임도~매봉(359m·산불초소)~어음포곡(산불초소)~연대봉(459m)~어음포곡~계곡수~옛 집터~연대봉 갈림길~옛 해안초소~대항새바지~전봇대(배수펌프 가건물)~동백나무 군락지~군부대 통행시간 제한 경고판~무명봉(군진지 참호)~국수봉(269m)~군벙커~개사육장~외항포할매집(슈퍼)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6시간10분 안팎. 길찾기는 대체로 평이하나 일부 구간이 까다로워 국제신문 노란 리본을 반드시 참조하자. 일반적인 섬 산행길과 달리 이번 코스에는 계곡과 그늘이 있어 햇볕이 약간 따가워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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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선착장에서 하선한 후 왼쪽으로 100m쯤 가면 길 우측에 ‘두문길'이라 적힌 이정표. 국군충혼비 방향인 우측으로 오른다. 15분 뒤 천성공동묘지가 위치한 두문고개. 아름드리 소나무를 따라 가면 영주암을 지나고 여기서 14분 뒤 천성예비군 교장이 보이는 천성(가덕)고개에 닿는다. 한국전쟁 때 산화한 젊은 넋을 모신 ‘국군23용사 충혼비' 우측으로 간다. 충혼비 우측으로 강금봉과 암봉인 응봉산이, 좌측엔 갈마봉이 보인다.

이제 본격 산길. 하지만 이어지는 산길은 가시밭길이라 꽤나 힘겹다. 20분이면 무명봉을 살짝 넘어 임도에 닿는다. 바로 길을 건너 산으로 오른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데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눈길을 붙잡는다.

14분 뒤 매봉 정상. 초소가 없다면 정상인지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조망 등 아무 특징이 없다. 직진하면 응봉산 강금봉, 산행팀은 오른쪽 연대봉 방향으로 간다.
15분 뒤 안부인 어음포곡. 초소와 연대봉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연대봉은 선택사항. 여기서 왕복 35분 걸린다. 정상석보다 봉수대가 눈길을 끈다. 원래 봉수대는 정상 옆 일명 낙타봉이라는 암봉에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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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절벽 아래 해안가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조사들이 대물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잠시 주변을 살펴보자. 발 아래 벌겋게 흙이 드러난 봉우리가 최근 거가대교 휴게소 설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천수말, 그 옆이 천성마을이고, 거제도 쪽 섬 중 4번째가 대통령 별장이 있는 저도다.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낙타봉 왼쪽으로 녹산산단 진우도 몰운대 태종대가 보인다. 날이 맑을 땐 낙타봉 우측으로 대마도도 보인단다.

하산은 낙타봉 옆으로 난 길로 대항새바지 가는 길과 낙타봉 우측 천성 방향으로 열린 두 가지가 있지만 두 길 모두 이미 소개한 터라 어음포곡으로 되돌아간다.

연대봉 등산안내도 뒤로 난 길로 향한다.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처녀길이다. 15분 뒤 계곡을 만나면 계속 따라 내려간다. 10여 분 뒤 갈림길. 우측으로 내려서면 옛 집터. 그 옆에는 계곡수가 흐른다. 계곡 쪽에서 보면 집터 흔적인 석축이 확인된다.

곧 갈림길. 계곡길을 버리고 우측 산길로 갈아탄다. 연대봉 3, 4부 능선으로 이어지는 이 산길은 해안가를 돌아 대항새바지로 연결된다. 가시덤불에다 발밑의 돌이 잡풀에 가려져 있어 고생깨나 해야 한다. 하지만 등로 좌측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가 위안이 돼 그나마 다행이다. 50분 뒤 다시 갈림길. 이 길은 연대봉 옆 낙타봉을 거쳐 하산하는 길이다. 50m 뒤 다시 갈림길. 해안가를 끼고 걷는 왼쪽 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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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두문마을 안내석(왼쪽). 우측은 한국전쟁 때 산화한 젊은 넋을 모신 국군23용사 충혼비. 천성(가덕)고개에 위치해 있다.

6분 뒤 폐쇄된 해안초소. 입구엔 아직 철조망과 순찰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잠시 해안가로 내려가 해안절벽의 절묘함과 망망대해의 광활함을 느껴보자.
초소에서 대항새바지까진 10분. 마을을 통과, 3분 뒤 배수펌프 가건물이 아래에 있는 전봇대 옆으로 난 산길로 향한다. 국수봉 가는 길이다. 국수봉에는 군부대가 있어 산행팀이 안내하는 길 바깥으로 이탈하면 군인들에 의해 제지를 당하니 유의하자.

동백나무 숲과 군부대 통행시간 제한 경고판을 잇따라 지나면 오르막 산길. 25분 뒤 왼쪽으로 90도 꺾는 지점에서 오른쪽 능선을 타고 오른다. 산길 흔적이 없기에 유의하자. 왼쪽은 해안초소길로 출입통제지역이다.

30분 뒤 일본군이 파놓은 참호가 있는 무명봉. 전망은 없다. 여기서 왼쪽으로 10분이면 국수봉에 선다. 역시 참호가 있고 전망은 없다.

하산은 오른쪽길로 내려선다. 안부에서 다시 오르면 군벙커. 통로를 따라 통과한 후 50m쯤 가면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이 길만 찾으면 산행은 사실상 끝.
지그재그길을 따라 내려서면 외항포마을 직전 개사육장. 곧 외항포할매집(슈퍼)에 닿는다. 선착장은 바로 이웃해 있다.

#떠나기전에-가덕도 김태복씨 산 사랑 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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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베낭에는 간이 톱이 들어 있다. 산길을 막고 있는 웃자란 가시덤불과 잡풀을 베어내기 위해서다.

이번 산행에는 부산 용원산악회 김태복(53)씨가 동행했다. 그는 가덕도를 오가는 도선 운영사인 가덕 진영해운의 사장이다.

가덕도에서 태어나 15살까지 그곳에서 자란데다 지독한 산꾼이기도 해, 단언컨대 가덕도 산에 관한한 가장 정통하다. 지금까지 소개된 가덕도 산길 대부분도 모두 그가 개척했고 동시에 산행팀과 동행했다.

이 때문에 부산의 내로라하는 산꾼들도 가덕도 산행에 앞서 그에게 산길 문의전화를 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을 정도다.

이번 산행은 예기치 않게 웃자란 가시덤불과 잡풀로 인해 예상보다 길었고 힘들었다. 참다 못한 그가 비상용 간이 톱으로 가지를 베는 등 일일이 길을 뚫으면서 나아갔다.

지독히 산을 사랑하는 한 산꾼의 숨은 노력이 많은 동료 산꾼들의 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는 사실에 산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참고 하나. 그는 매일 오전 6시면 선착장에 출근, 오전에는 선착장에 거의 머물고 오후부터 대외업무를 본다. 초보자일 경우 가덕도 산길 문의는 배 출발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그에게 물어보면 해결된다.

"이번 코스는 가덕도에서 드물게 그늘과 계곡을 만납니다. 더울 땐 흔히 섬산행을 기피하지만 이번 코스로 섬산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가 본 이번 코스의 간략한 설명이다.

대항새바지마을 옆 해안가에는 일제가 만든 동굴이 있다. 진지와 관측소로 이용된 흔적이다. 날머리인 외항포도 마찬가지. 외항포 뒷산인 국수봉에 참호와 벙커 포대진지가 남아있는 것도 모두 이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 추정컨대 일제는 결국 외항포마을로 가는 지그재그 하산길로 올라 국수봉에 진지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11월1일~이듬해 5월31일 산불예방기간에는 출입을 통제한다.

#맛집

두 곳을 소개한다. 대항마을의 소희네집(051-971-8886). 해산물 정식으로 유명하다. 제철의 멍개 해삼 새우 소라 등 23가지 반찬과 바지락 미역국이 나온다. 7000원. 4인 기준 한 상 단위로 판매한다.
소희네집 인근의 자연산 횟집(051-971-1548). 주인이 직접 잡아 우선 싱싱하며 양도 육지보다 훨씬 많다. 매운탕엔 두툼한 살코기가 들어있다. 두 집 모두 예약 필수.


#교통편-녹산서 2시간마다 두문마을행 배

지난해 4월 새로 생긴 신항만선착장(051-971-9664)에서 배편을 이용한다. 신항만선착장은 지하철 1호선 하단역 5번 출구로 나와 58번 버스를 이용한다. 30~40분 간격으로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을숙도~강서경찰서~경마공원 방면~세산삼거리에서 좌회전~진해 방면~신항만선착장 순. 주차장은 아주 넓다. 신항만선착장에서 들머리인 두문마을행 도선은 오전 7시30분, 9시30분, 11시30분에 출발한다. 1500원. 날머리인 외항포에서 신항만행 도선은 오후 2시45분, 4시45분에 있다. 2400원.
참고로 기존의 녹산선착장(051-831-9664)에선 눌차 선창까지만 운행한다. 지하철 1호선 하단역 앞에서 58-1, 58-2번 버스를 이용한다. 오후 6시4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1200원.

※대중교통편은 현지 사정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근교산&그너머 <584> 김해 굴암산

흩날리는 운무 신선이 안 부럽소
김해 장유면 신안마을 원점회귀…걷는 시간만3시간35분
최근 장유 신도시 조성되면서 진해 성흥사 코스보다 인기
거제도 가덕도 진해만 몰운대 다대포 등 그림처럼 펼쳐져
화산(팔판산) 정상 군 부대 주둔, 주능선 막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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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주택 크기의 바위를 힘겹게 올라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운치있는 소나무 두 그루가 바삐 움직이는 운무와 조화를 이뤄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경남 김해와 진해를 가로지르는 굴암산(窟庵山)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가깝지만 먼 산이었다. 거리상으론 지척인 전형적인 근교산이지만 비교적 덜 알려진 데다 오지에 숨어 있어 심리적으론 머나먼 산이었다는 의미일 게다.

산 아래 바위굴에 암자가 있었다고 해서 명명됐다고 전해오는 이 굴암산에 최근 부산 산꾼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굴암산의 들머리는 열에 아홉은 진해시 대장동에 위치한 신라 천년고찰 성흥사였다. 하지만 2003년쯤부터 김해 장유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오지 속의 오지였던 이곳이 번화가(?) 아닌 번화가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들머리인 장유 신도시 인근의 장유면 신안마을 쪽의 교통 사정이 나아져 진해 성흥사 쪽보다 산꾼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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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마을 입구에 위치한 커다란 마을 이정석(왼쪽)과 마을을 관통하는 계곡.

 
이창우 산행대장도 굴암산과 관련 ,이렇게 회상했다.

"1990년 초반까진 굴암산에 가기 위해선 김해 장유 쪽은 생각도 못했고 오로지 진해 성흥사로 향했죠. 진해행 시외버스를 타고 웅동(마을)에 내려 40~50분 걸어야 했죠. 정말 가깝지만 먼 산이었죠."

해발 662m로 고만고만한 산이지만 절대 얕봐선 안 된다. 주능선으로 오르는 된비알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울창한 숲은 산행 내내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고 들머리의 계곡은 지리산의 그것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수려하다. 조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거제도 진해만 가덕도 몰운대 다대포 등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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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들머리(왼쪽). 우측 나무에 굴암산 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이 계류를 건너면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산행은 김해 장유면 율하리 신안마을~갈림길~잇단 전망대~533봉~잇단 전망대~안부 사거리~정자 앞 삼거리(613봉)~굴암산~잇단 전망대~신안마을·헬기장 갈림길~헬기장(화산(팔판산)·679m)~분성 배씨묘~신안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35분. 마을 입구부터 들머리, 이어 하산 때까지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는 데다 산길도 반듯하게 정비돼 있어 전혀 문제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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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마을로 접어들면 우선 커다란 마을 이정석을 만난다. 마을 유래가 상세하게 적힌 이정석 건너편에는 마을 주차장이 있다.

산행은 마을을 관통하는 포장로를 따라가며 시작된다. 경로당을 지나면 갈림길.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정면에 '등산로 가는 길, 입구까지 400m'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기 때문이다. 계곡물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넌다. 여기서 이번 산행의 큰 그림을 잠시 그려보자. 좌측 굴암산 쪽에서 우측으로 능선을 타고 팔판산(화산) 쪽으로 와서 다시 이곳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임을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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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진해 부산의 경계로 일명 삼시봉(參市峰)인 613봉(왼쪽)과 정상.

마을은 전체적으로 깔끔하며 자투리땅에는 우리네 시골 모양 상추와 고추가 심겨져 있다. 도중 샛길이 있어도 무시하고 큰길로만 간다.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도 역시 이정표가 안내한다. 로뎀전원교회와 기독교 장유수양관 입구를 잇따라 지나면서 안 보이던 산행 안내 리본도 눈에 띈다. 한 굽이 돌아 '반곡정' 주차장을 지나 '돌담집' 문안으로 들어서면 좌측으로 '굴암산 662m'라고 적힌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고 그 뒤론 운치있는 계곡이 눈에 펼쳐진다. 들머리에서 15분.

이 계곡을 건너면서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입구에 '굴암산 2.3㎞'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산길을 따라가면 곧 체육시설 앞 갈림길. 반듯한 우측으로 간다. 앞서 본 계곡과 나란히 걷는 셈이다.

9분 뒤 갈림길. 두 곳 모두 정상 가는 길로 표기돼 있지만 산행팀은 좌측으로 오른다. 울창한 숲이지만 관리가 잘 돼 있어 보기에도 시원하고 정감이 간다. 5분 뒤부터 차츰 경사가 심해져 30여 분간 애오라지 된비알로만 오른다. 잠시 경사가 누그러지더니 곧이어 된비알이 이어진다. 잠시 숨고르기를 하라는 의미였다.

5분쯤 뒤 일순간 운무가 그치고 꽉 막혔던 시야가 트인다. 곧이어 이끼 낀 바윗길이 기다린다. 산은 작아도 보여줄 수 있는 구색은 다 갖추고 있다. 한 굽이 돌아 올라서면 제법 너른 전망대. 정면 부산 지사과학단지로 쪽으로 이어지는 옥녀봉 능선이 희미하게 보일 뿐 나머지는 확인 불가능하다.

이어지는 오르막. 4분 뒤 연립주택 크기의 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올라서면 운치있는 소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 멋진 전망대다. 운무, 즉 산꾼들이 흔히 말하는 '깨스'가 무대 위에 펼쳐지는 드라이아이스 모양 급속도로 오락가락해 비로소 주변 산세가 조금씩 가늠된다. 우측 능선이 팔판산에서 내려오는 산줄기이며, 그 우측 뒤가 장유폭포를 품은 장유봉, 그 아래 보이는 도로는 창원터널을 거쳐 창원가는 길이다. 그 우측으로 보이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장유 신시가지이다.

   
   
다시 숲으로 진입, 한 굽이 올라 119 구조대 표지목(533봉)과 두 개의 전망대를 지난다. 제법 너른 두 번째 전망대 우측 끄트머리에 서면 우측으로 굴암산과 그 좌측으로 옥녀봉 보배산이 희미하게 확인된다. 산세로 봐서 이후 산행은 안부로 떨어졌다 올라선다. 실제로 5분쯤 내려서면 안부 사거리. 골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지점인지 마침 벤치도 둘 있다. 삼림욕장에 온 듯하다. 이정표가 서 있지만 내용물이 떨어져나가 무용지물이다. 우측은 계곡을 거쳐 하산하는 길인 듯, 산행팀은 직진한다. 오름길이다. 10분 뒤 정자 앞 삼거리로 613봉이다. 동시에 김해 장유면, 부산 강서구, 진해 대장동을 경계짓는 삼시봉(參市峰)이다. 즉 정면이 진해, 방금 온 뒤쪽이 김해, 좌측이 부산 강서구이다. 좌측은 옥녀봉 마봉산 보배산 방향. 100m쯤 가면 다시 옥녀봉, 마봉산 보배산 방향으로 각각 나뉜다. 옥녀봉은 오래 전 산행팀이 개척, 소개한 봉우리다.

이제 정상은 불과 400m. 우측으로 간다. '좌 진해, 우 김해' 능선길이다. 9분이면 올라선다. 남쪽 즉 좌측으로 거제도 가덕도를 품은 남해바다가 보여야 하는데 불행히도 뿌연 운무 때문에 사방팔방이 시계 제로이다. 좌측으로 열린 길은 성흥사 가는 길이다.

산행팀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직진한다. 목적지는 북서쪽으로 뻗은 팔판산. 소요시간은 대략 45분. 도중 진해 성흥사(등로 기준 좌측) 또는 들머리인 신안마을(〃 우측) 내려가는 등로가 열려 있으니 체력에 맞게 운용하면 된다. 이 능선길 곳곳에는 전망대가 위치해 있으나 여전히 운무 때문에 볼 수 없었던 것이 흠이라면 흠. 만일 날씨가 좋았더라면 시간은 더 걸렸을 터.

등로는 무료하지 않게 내려섰다 올라섰다를 반복하며 집채만한 바위 앞에서 우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사는 그렇게 심하지 않다. 이렇게 20여 분. 119 구조대 표지목 앞에 선다. '헬기장 아래'라고 적혀 있다. 우측으로 신안마을 가는 길이 열려 있다. 참고하길.

   
   
표지목에서 5분 뒤 갈림길. 좌측 오름길은 능선길, 우측 숲길은 원래 등산로이다. 전자는 전망이 좋고 후자는 8부 능선쯤 된다. 두 길은 3~4분 뒤 만나므로 어느 길을 택해도 상관없다. 이후 한번 더 내리락 오르락하면 마침내 헬기장에 닿는다. 이 헬기장 우측 나무에는 '화산(팔판산) 679m'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산 정상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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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팔판산) 팻말(왼쪽)과 이 팻말이 걸려 있는 화산(팔판산) 직전 헬기장.

사연은 이렇다. 이곳  헬기장에서 직진하면 팔판산(화산) 정상이지만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 출입금지 구역이다. 실제로 7분쯤 가면 철조망과 함께 지뢰매설 경고 안내판이 서 있다. 해서 이 산자락이 팔판산임을 알려주기 위한 누군가의 배려인 듯하다. 참고로 헬기장을 가로질러 직진해 철조망 앞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돌면 불모산~웅산~시루봉으로 이어지고, 우로 우회하면 들머리인 신안마을로 떨어진다.

산행팀은 헬기장에서 10m쯤 뒤로 가서 119 표지목 우측으로 열린 길로 하산한다. 40m쯤 뒤 갈림길에서 좌측 급경사길을 택해 내려간다. 15분 뒤 계곡 상류와 만난다. 8분 뒤 물길을 한번 건너면 등로의 상태가 좀 나아진다. 이후 좌측으로 방향으로 택해 물길을 두 번 건너면 119 구조대 표지목을 만난다. '팔판산 아래'라고 적혀 있다. 이곳은 화산 안내판이 걸려 있는 헬기장을 지나 우측으로 철조망을 따라 내려서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7분 뒤 분성 배씨묘를 지나면 일순간 시야가 트이며 정면으로 들머리와 장유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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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에 만나는 계곡(왼쪽)과 털중나리.


산행은 사실상 막바지. 물길을 건너 감나무밭과 대숲을 지나면 이내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를 만난다. 여기서 6분이면 신안마을 이정석 앞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엔 팔판산 대신 화산으로 표기돼

신안마을 이정석에는 의외로 많은 정보가 담겨 있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 또한 들어 있다.

우선 '팔판산 사기점골 신안마을…'로 시작하는 것으로 봐서 이 마을은 굴암산보다는 팔판산을 모산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팔판산 기슭에 아담한 마을'로 시작되는 신안마을 노래 가사에도 적혀 있다. 팔판산은 일명 갈판산으로 불린다는 사실도 새롭다.

이곳은 원래 그릇을 굽던 곳이어서 옛날에는 사기점(沙器店)골로 불리다 조선 순조 때부터 신안(新安)으로 개칭됐다. 계곡 이름도 언급돼 있다. 산행팀이 오른 골짝이 큰골이며 내려온 곳은 작은골의 내리바우실이다.

잘못된 점도 있다. 팔판산이 김해 진해 창원의 경계를 이룬다고 언급돼 있지만 이는 불모산. 실제론 김해와 진해의 경계를 가른다. 이웃한 굴암산 613봉은 김해 창원 부산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팔판산(八判山)은 이 산줄기에 3정승 8판서가 태어날 명당이 있다는 풍수설에 기인해 명명됐다 전해온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는 팔판산 대신 화산으로 표기돼 있다.


◆ 교통편

- 남해고속도로 장유IC로 나와 수가·무계방면 우회전해야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장유행 시외버스를 타고 장유농협 앞에서 내린다. 오전 6시10분부터 20~30분 간격으로 있다. 1600원. 장유농협 앞에서 들머리 신안마을행 버스는 24, 26번이 있다. 24번은 오전 7시15분부터 1시간마다, 26번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지만 신안마을 건너편 팔판마을 푸르지오아파트 앞이 종점이다. 날머리 신안마을에선 24번 버스를 타고 장유농협 앞에 내린다. 오후 3시40분, 5시15분, 6시55분, 8시25분. 1000원. 길을 건너 정학프라자 앞에서 김해여객 버스를 타면 부산 서부터미널에 도착한다. 배차 간격 3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서부산TG~장유 방향~장유IC~수가 무계 우회전~수하 율하 우회전~장유폭포 신안 우회전~창원 장유사 장유폭포 좌회전~창원 장유사 장유폭포 직진~율하 하촌 덕정 좌회전~신안 직진~창원 신안 우회전 후 첫 번째 좌회전~신안마을. 입구에 '살기 좋은 신안마을''등산로 가는 길 입구까지 500m' '로뎀전원교회' '장유수양관' 등 안내판이 여럿 보인다.

글 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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