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골프장 탐방
  - 거제도 드비치(DeBeach) 골프클럽

내년부터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를 이용하는 주말 골퍼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도 최북단 장목면의 송진포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3베이 링크스 코스인 드비치 골프클럽(이하 드비치)이 내년 1월 중순께 개장하기 때문이다.

  드비치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 홀(챔피언티 196m, 블루티 174m, 화이트티 146m)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주변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넋을 잃을 정도다.

 지난 19일까지 실시한 시범라운드에서 쏟아진 호평이 바다 건너까지 들릴 정도였다. 18홀 회원제 골프 클럽인 드비치는 10개 홀이 바다와 맞닿아 있고 모든 홀에서 거제 앞바다가 펼쳐져 라운드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국내에는 현재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와 제주 중문골프클럽, 그리고 지난 9월 개장한 전남 해남 파인비치 정도가 괜찮은 링크스 코스다. 골든베이와 파인비치는 썰물 때 갯벌로 변하고, 중문골프클럽은 해발이 높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드비치는 세 클럽이 가진 단점을 모두 보완해 최고의 링크스 코스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18홀서 모두 바다 보여…이 중 10개 홀은 바다와 맞닿아
바람 거의 없어… 30년 평균치 제주의 절반도 안 돼
내년 1월 중순 개장… 거가대교 관포나들목에서 6분 거리

하늘이 내린 천혜의 기후 조건

 거제도는 섬이다. 섬은 먼바다에서 부는 바람과 가장 먼저 몸을 부대껴야 하는 존재여서 섬과 바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떠나기 전 섬 남쪽 도장포의 새 명소 '바람의 언덕'을 떠올리며 얇은 옷을 입고 또 껴입었지만 드비치에선 제주의 억센 바람처럼 사납지 않다. 갯가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머금은 12월의 산들바람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드비치의 최병호 대표에게 "오늘은 바람이 별로 불지 않네요"라고 했더니 그는 "섬 남쪽과 달리 이곳은 원래 바람이 적다. 공사 기간 3년 동안 실제로 그랬다"라고 말했다. 

사실이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71~2000년 30년 동안 거제도의 평균 풍속은 1.8m/s. 같은 기간 제주도(3.8)나 부산(4.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물론 관측소의 위치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이곳의 바람은 뜻밖에 잠잠하다. 

"태풍 때 남해안을 지나는 어선이나 화물선 대부분이 골프장과 칠천도 사이의 바다로 몰려들지요. 이곳은 1597년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왜군에 의해 수몰된 칠천량 해전의 전장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지요." 참고로 드비치가 위치한 송진포는 장목면의 동쪽인 가덕도 쪽이 아니라 서쪽인 칠천도와 마주 보고 있다. 

바람과 함께 골프장에서 중요한 안개 또한 드비치에선 드물다. 역시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년 평균값이 제주는 15일, 부산은 19일인 데 반해 거제도는 5.3일에 불과하다. 최 대표는 "최근 3년간 공사를 하면서 골프를 못 칠 정도로 안개가 낀 날이 단 하루뿐이었을 정도로 이곳은 천혜의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18홀 매 홀마다 공략법 달리해야

드비치는 이름 그대로 해안가와 맞닿아 있다. 해발이 겨우 50~60m 정도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에다 뱃고동 소리까지 들리는 가운데 거제 앞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도록 설계된 자연이 준 예술품이다. 

전장은 6694m(7321야드). 통도 남코스(6735m)보다 약간 짧을 뿐 해운대(6629m) 아시아드(6518m) 에이원(6424m) 등 부·울·경 지역의 웬만한 골프장보다 길다. Out 코스는 3388m, In 코스는 3306m. 굳이 비교하자면 전자는 상대적으로 어렵고, 후자는 전자보다 쉽지만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드비치는 '잘 못 치면 응징을, 잘 친 볼은 보상을'이라는 골프장 설계의 기본 개념을 가장 충실히 따른 클럽이다. 

 기본적으로 언듈레이션이 심한 데다 페어웨이 일부가 푹 꺼져 있거나, 페어웨이가 한쪽으로 흘러내려 티 샷 때부터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몇몇 홀은 워터해저드의 입구가 티잉그라운드에서 보이질 않아 멋모르고 샷을 날렸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다. 

에이원 명예 챔프이자 드비치 회원인 정남배 씨는 "챔피언티 기준으로 에이원보다 타수가 3개 정도는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그린이 빠르고 까다로워 퍼팅이 약한 골퍼는 이보다 더 나올 수도 있겠다"고 평했다. 대한골프협회의 코스평가 결과 드비치는 18홀 73.7타로 공인됐다. 

하지만 페어웨이의 폭이 평균 76.8m로 비교적 좁지 않지만, 벙커가 꼭 필요한 지점에서 레귤러 티에서도 티 샷을 하기에 부담이 있다. 그래서 기존 골프장과 달리 홀마다 공략법을 달리해야 한다. 

  out코스 1번 홀(파4). 티잉그라운드에서 볼 때와 달리 페어웨이 우측 부분이 푹 꺼져 있다.
  좌 도그레그형 2번 홀(파5) 티잉그라운드에서 본 모습. 가운데 대나무 우측으로 샷을 날려야 한다.
  2번 홀 그린 쪽.
  2번 홀 전경.
   우 도그레그 파4, 3번 홀. 헤저더를 넘기는 것이 급선무지만, 그렇다고 너무 세게 치면 '막창'이 발생할 수도 있다. 
  벙커 두 개가 있는 쪽으로 티 샷을 날리면 2온이 가능하겠지만 약간 짧을 경우 벙커나 OB가 날 수 있다.
   3번 그린. 바다와 접해 있다. 
   티 샷은 나무를 넘겨쳐야 한다.
  파3 6번 홀. 드비치는 파3 홀 4개 중 3개가 이처럼 거제 앞바다를 향해 티 샷을 날릴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파4, 7번 홀.
   파3 8번 홀. 레귤러티 160m쯤 되는 이 홀의 그린 왼쪽과 앞쪽이 아주 큰 벙커이며, 오른쪽은 카트 길이라
   생각보다 티 샷을 치기에 난감하다.
   파4, 9번 홀은 우측 야자수 4그루가 보이는 쪽으로 티 샷을 날려야 한다. 티 샷이 훅이 날 경우 보시다시피
   해저더로 빠지기 십상이다. 티 샷을 어정쩡하게 날리면 세컨 샷이 사진처럼 아주 어려워진다.


1번 홀(파4)의 페어웨이 우측이 티잉그라운드에서 보는 것과 달리 푹 꺼져 있어 깜짝 놀라게 하더니, 우 도그레그 3번 홀(파4)은 눈앞의 워터해저드와 해저드 건너 벙커 3개가 한일(一)자로 나란히 입을 벌리고 있어 티 샷을 망설이게 한다. 세 번째 티인 화이트티에서 벙커를 넘기려면 170, 200, 220m를 각각 날려야 하지만, 두 번째 블루티에선 이보다 각각 20m를 더해야 한다. 장타자일 때 '막창'이 날 우려도 있으며 악성 슬라이스는 OB 아니면 벙커에 빠진다. 그렇다고 벙커를 피해 아예 좌측으로 티 샷을 날리면 세컨 샷 때 투온이 불가능해진다. 그린은 18홀 중 가장 어렵다. 세로로 긴 2단 그린이지만 아래쪽 우측에 또 하나의 작은 2단 그린이 있어 3펏은 기본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워터해저드가 보이지 않는 5번 홀(파4)은 그린 입구가 좁아 세컨 샷이 특히 어렵다. 핸디캡1, 16번 홀(파4·챔피언티 415m)은 언듈레이션이 심하면서 아주 긴 데다 그린 주변 공략이 까다로워 '파' 하기가 어려운 홀이다. 좌 도그레그 18번 홀(파5)은 드비치에서 가장 길어(챔피언티 559m) 악마의 홀로 유명하다.
 

드비치의 자랑은 뭐니뭐니해도 파3홀. 드비치의 파3홀 4개 중 8번 홀을 제외한 3개 홀(6, 13, 17번)은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는 그림 같은 내리막 홀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듯한 그린과 주변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자칫 넋을 잃어 낭패를 보기 쉽다. 이 중 12번 홀과 17번 홀에선 가덕도와 옛 마산과 창원, 이를 연결하는 마창대교와 저 멀리 진주까지 보인다.

드비치 최 대표는 "시그니처홀인 17번 홀에선 간혹 멸치 떼가 몰려올 때 수백 마리의 갈매기가 동시에 날아드는 모습이 장관이며, 18번 홀로 이동할 때 산책로에서 펼쳐지는 낙조는 황홀하다"고 전했다. 이 풍광에 반한 한 여성 골퍼는 무려 3팀이나 먼저 보내는 만행(?)을 보이기도 했다 한다. 

 파3, 4개 홀 모두 챔피언티 기준 180~190m이지만 블루티나 화이트티로 옮기면 거리가 20~40m 줄고 여기에 내리막까지 고려하면 티 샷을 날리기에는 부담이 없다.
 

건설과 동시에 준비된 골프장 

신생 골프장의 페어웨이와 그린은 통상 잔디가 희긋희긋해 개장 초기에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드비치는 골프장 건설과 동시에 지형에 맞는 품종을 2년간 테스트해 이곳에 맞는 품종을 결정, 1년 전에 미국 오리건 주의 전문 업체에 주문했기 때문에 완벽한 잔디 상태를 보유하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에도 시행착오 없이 견뎌냈다. 특히 양잔디의 색깔도 고려한 덕분에 타 골프장과 비교하면 아주 푸르다. 

국내 대회뿐 아니라 PGA 국제대회 개최를 위해 태양의 위치까지 고려해 코스를 설계했다. 중계방송 때 전혀 차질이 없을 정도로까지 공을 들였다. 

드비치의 설계자는 국내 골프코스의 컨셉츄얼리스트로 불리는 토종 골프디자이너의 대표 주자 송호 대표. 그는 제주 세인트포골프장을 비롯 남촌 엘리시안 등 국내외 30여 개 골프장을 설계했다.

 드비치 완공 후 최 대표는 송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며 드비치의 위상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금까지 나의 대표작은 세인트포였지만 앞으로는 대표작을 드비치로 바꿀 겁니다."

드비치는 거가대교를 건넌 후 장목면 관포나들목에서 6분 걸린다.

  파4, 10번 홀. 아마도 유일하게 서비스홀인 듯싶다.
  약간 우 도그레그홀인 파4, 11번 홀.
  우 도그레그 파5, 12번 홀. 

   파3, 13번 홀.
   그린에서 본 파3, 13번 홀.
   파3, 13번 홀.
   파4, 14번 홀.
   파4, 15번 홀.
   다른 각도에서 본 15번 홀. 드비치는 18홀 중 10개 홀이 바다와 접해 있다.
   파4, 16번 홀.
  16번 홀 그린.
   핸디캡1, 16번 홀(파4·챔피언티 415m)은 언듈레이션이 심하면서 아주 긴 데다 그린 주변 공략이 까다로워 '파'
   하기가 어려운 홀이다.
   드비치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 홀. 너무나 아름답다. 멸치 떼를 따라 갈매기들이 몰려들 땐 황홀할 정도란다.
   17번 홀은 생각보다 아주 긴 홀이다.
  17번 홀 그린. 전체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데다 2단 그린이다.
   17번 홀. 날씨가 좋았더라면. 드비치 측은 조만간 군의 허가를 받아 바다를 가리는 나무를 베어낼 예정이다. 이럴
   경우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그린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될 거라고 한다.
   17번 홀에서 18번 홀 가는 산책로. 카트 길은 별도로 나 있어 18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만난다. 
   좌 도그레그 18번 홀(파5)은 드비치에서 가장 길어(챔피언티 559m)로 악마의 홀로 유명하다.

오는 4월 4일 대금산 진달래 축제 개최
산 아랜 YS 등 유명 정치인들이 많이 나와
가덕도, 영도 봉래산, 심지어 대마도도 보여

 거제도 대금산(大錦山·438m)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진달래산이다. 비록 7부 능선까지 도로가 뚫려 있어 김은 좀 새지만 남쪽땅에서 아마도 가장 빨리 진달래가 꽃봉오리를 터뜨려 산꾼들을 유혹한다. 
 올해의 경우 거제시는 오는 4월 4일 진달래 축제를 개최한다.

대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전경. 오른쪽 중간에 있는 섬이 이수도, 그뒤 길게 펼쳐진 섬이 가덕도다.
대금산은 산중턱까지 바윗돌 하나 찾아보기 힘들지만 정상부는 근육질의 수려한 암벽이 펼쳐져 있다.

대금산은 우선 조망이 빼어나다. 가덕도와 부산신항 그 뒤로 다대포와 아미산, 영도 봉래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섬 내에선 계룡산 삼방산 선자산 옥류봉 앵산이 펼쳐진다. 
 대금산 아래에는 또 YS 등 정치인들이 많이 배출돼 이곳 사람들은 이곳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독특한 정기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럼 산은 어떨까.     
지금까지 주로 대여섯 시간의(보통 사람으로선 약간의 부담이 되는) 산행구간을 소개했던 국제신문 산행팀의 산행지로 약간은 짧다. 해서, 이 봄 가족산행지로 안성맞춤이 될 듯하다.

 
대금산은 해마다 이맘때면 진달래가 연분홍 빛으로 산 전체를 수놓는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

단순히 봄 나들이를 위해 가족끼리 부담없이 찾아도 좋고, 산도 오르고 꽃도 감상하려는 아마추어 산악인들에게는 딱 그만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망망대해 남해와 그 위에 떠있는 이름모를 무인도는 한동안 뇌리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불만도 없지 않았다. 도로가 산의 7부 능선까지 뚫려 있어 산 속에서 자동차를 봐야만 했다.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를 볼 땐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산행은 명상 버든마을에서 출발 중대금산(마을)~벽개동목장~약수터~뽈쥐바위고개(진달래평원)~대금산 정상~시루봉 정상~뽈쥐바위고개~간이화장실~정골재주차장~윗대금산(마을)을 거쳐 명상버든마을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 3시간 정도면 진달래를 감상하고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남해를 내려다보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에 충분하다.



 명상버든마을에서 버스를 내려 대금산 등산로 입간판이 세워진 길을 따라 걷는다. 조금 가다보면 복개천이 나오는데 거기가 중대금산마을이다. 마을 앞 복개천의 갈림길에서 왼쪽 골목길을 택한 후 곧바로 다시 왼쪽으로 오른다. 외딴 집이 나오고 그 집 왼쪽에 난 산길로 올라선다. 대나무숲을 보고 오르면 흰색의 대형 물탱크가 나타난다. 계속 오른다.
 
이 때부터 진달래가 보인다. 묘지를 잇따라 지나면 이번엔 나무로 엮은 문이 나온다. 통과한 후 반드시 닫아두자. 문을 통과하면 임도와 만난다. 이 임도는 애초 명상버든마을 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아스팔트 길을 올라가 반깨고개에서 따라 오르는 길이다. 주말인 이날 따라 가족 및 연인들과 함께 찾은 이가 많았다.

여유있게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오른쪽에 건물이 보인다. 지도상에는 벽개동목장. 하지만 겉으로 봐선 목장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길에는 차가 못다니게 턱을 높여 놓았다. 목장을 지나면 오른쪽에 대나무숲이 보이고 그 옆에는 산벚꽃이 줄을 서 손님을 맞는다. 여기쯤 오면 길 찾는 것은 걱정을 안해도 된다. 상춘객이 너무 많아 사람만 보고 가면 되기 때문이다.

‘정상 0.7㎞’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이고 저 멀리 대금산 정상이 우뚝 서 있다. 길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약수터가 있다. 약수터 주변을 걸으면서 땅을 세게 밟으면 ‘쿵쿵’ 소리가 난다.

 원래 대금산은 신라때 쇠를 생산했던 곳이라 대금산(大金山)이었다. 땅 밑의 쇠붙이를 끄집어낸 후부터 땅 밑이 텅 비어서 그렇게 소리가 난다고 전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봄이면 진달래가 만개해 비단처럼 아름다워 비단 금(錦) 자를 써 대금산(大錦山)으로 변했다고 전해온다.

약수를 한 잔 들이켜고 더넓은 뽈쥐바위고개를 지나 30분 정도 바짝 오르면 정상이다. 산중턱까지 바윗돌 하나 찾아보기 힘들지만 정상은 수려한 암벽이 어우러져 있다.

정상에 서면 볼거리가 무지 많다. 가장 가까이 흥남해수욕장이 보이고, 가옥과 밭이 보이는 눈 앞의 섬은 이수도. 배의 앞부분인 이수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이수도 뒤엔 왼쪽부터 네 개의 섬이 보인다. 제일 왼쪽은 해군이 관리하는 대통령 별장인 있는 저도, 나머지 세개는 무인도로 소죽도 중죽도 대죽도다. 최근 만들어졌다는 무인등대도 보인다. 특히 거제도와 가덕도 사이 저도와 중죽도 대죽도를 연결한 거가대교의 사장교 주탑이 늠름하게 서 있다.

저 멀리로는 왼쪽부터 진해만이 보이고, 그 옆엔 부산신항 공사로 파헤쳐진 안골, 용원, 정면으로 보이는 큰 섬이 가덕도다. 그 뒤로 영도 봉래산이, 날씨가 좋을 땐 대마도도 보인단다. 오른쪽 저 끝에는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가 보일 듯 말 듯하다.    

김 양식장 같이 보이는 것은 정치망이며, 그 주변에 떠 있는 배들은 잠수기어민들의 조업배다. 눈 앞에 펼쳐진 푸른빛의 망망대해가 바로 수라상에 올랐다는 가덕대구의 주요 어장이다.

고개를 돌려 남쪽엔 계룡산 삼방산 선자산 옥류봉 앵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명 정치인이 대금산 주변 장목면 대계-소계-외포-장목마을에서 많이 배출됐다는 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 김기춘 홍인길 김정길 김봉조씨 등이 바로 그들이다. 백두산의 정기가 백두대간을 따라 일본으로 넘어가는 길목때문이라는 것이 마을사람들의 설명이다.

내려가는 길은 반대편으로 잡자. 산길은 워낙 급해서 에돌아 내려선다.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시루봉 정상까지 여유있게 걸어가면 대략 40, 50분. 돌로 쌓은 구덩이가 있다. 하산길은 되돌아와 갈림길에서 왼쪽 뽈쥐바위고개를 지나 임도에서 왼쪽으로 잡자. 간이 화장실을 지나면 정골재주장장이 나온다. 40m 정도 걸어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길이 나 있다. 윗대금산, 중대금산 마을을 지나면 버스종점이 나온다.

#교통편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거제행 시외버스가 직통, 완행 두 가지가 있다. 거제 사곡~고현~장승포(종점)를 거치는 완행은 오전 6시20분 부터 20, 30분 간격으로 있다. 고현에서 내려야 한다. 고현까지의 직통은 오전 8시30분에 있다. 각각 1만4백원. 고현에서 명상버든마을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9시35분에 있다. 800원. 직통은 연결버스와 시간이 맞지 않기 때문에 부산서 첫 완행버스를 이용, 오전 9시35분 버스를 타면 된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거제 고현연안여객터미널까지는 오전 7시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야 한다. 고현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돌아올 땐 오후 5시, 6시에 있다. 1시간20분 걸리며 1만6천원이다. 대중교통편은 현지 사정 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땐 남해고속도로 마산 창원 방향~마산TG~서마산IC~진동~고성~신거제대교~14번 국도~고현~연초삼거리에서 좌회전(장목 하청 방면)~청해식품 이정표와 대금산 5㎞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연초호를 거쳐 명동리 명상버든마을로 간다. 명상버든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거제민속박물관은 놓쳐서는 안될 볼거리. 전직 교장이자 아동문학가인 옥미조씨가 평생 모은 민속자료 5천3백여점과 서화 130여점이 폐교된 명동초등학교에 전시돼 있다. (055)637-3722

대금산의 들머리인 명상버든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거제민속박물관이 있다. 전직 교장이자 아동문학가인 옥미조씨가 평생 모은 민속자료 5천3백여점과 서화 130여점이 폐교된 명동초등학교에 전시돼 있다.

또 대금산 남동쪽 해안에는 YS의 생가가 위치해 있다. 시간이 날 경우 잠시 둘러보자. 생가에는 눈길을 끄는 것들이 있다. 1960년 5월 공비가 쏜 총탄에 절명한 YS의 모친 박부련 여사의 사진과 그 아래 놓인 장농이다. 그 장농에는 당시 공비가 쏜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생가 마당에 위치한 YS의 흉상.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의 YS 생가.
 

기암에 계곡·그늘까지… 맛깔스런 섬 산행

수려한 절벽과 파도소리
햇볕 가려줄 공간도 넉넉
맑은 날 대마도가 한눈에
국수봉 군작전로 유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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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만나는 옛 해안초소에서 바라본 가덕도 기암절벽.



영도의 1.6배로 부산서 가장 큰 섬인 가덕도는 요즘 심히 혼돈스럽다.

지난 1989년에야 부산으로 편입된 막내섬 가덕도는 임진왜란 등 전시엔 해상요충지로, 4년 전 태풍 매미 땐 큰 피해로 약간의 관심을 끌었을 뿐 평소엔 언제 그랬냐는 듯 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섬이 거의 산으로 이뤄져 활용가치를 못 느낀 때문이었을까.

덕분에 신라 때부터 거의 축구공처럼 지금의 김해 진해 창원 마산 등 인근 지자체로 소속이 바뀌는 유랑의 아픔을 겪었다.

시계를 앞당겨 현 시점인 2005년 가을.
가덕도는 서부산권 개발의 핵심으로 떠올라 부산시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부산신항과 부산~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등 대역사(大役事)의 중심에 서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을 들이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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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만나는 옛 해안 초소 아래 바닷가 초병들이 근무를 서던 곳(왼쪽). 우측은 이보다 윗쪽에 위치한 해안초소. 입구엔 철조망과 순찰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해안초소였던 만큼 전망이 아주 빼어나다.


하지만 가덕도 주민들의 표정은 떨떠름하기만 하다. 허울 좋은 대역사에 삶의 터전을 깡그리 내주고 정작 주민들은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항 남측컨테이너부두는 어민들의 생업을 앗아갔고, 섬 일주도로 계획도 없이 부산과 섬을 잇는 도선을 없앤다고 한다. 투기자본이 몰려 70% 이상의 토지가 외지인의 소유가 된 지 오래다.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에 순응하면서도 그들의 마음 한 구석엔 ‘불편해도 맘 편히 살던 이전이 그립다'는 향수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그래서 가덕도와 가덕도 주민들 그리고 해맑게 가덕도를 찾은 기자 모두가 혼돈스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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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봉 정상에서.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는 군부대가 위치한 국수봉. 왼쪽 아래 마을이 대항새바지, 고개 넘어 오른쪽 마을은 대항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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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봉 정상석과 봉수대.


그간 산행팀이 소개한 가덕도 산길은 천성~연대봉~선창, 눌차~강금봉~응봉산~매봉~웅주봉~선창, 천성~대항고개~연대봉~대항새바지~대항 코스 등.

이번엔 가덕도 산행의 대미를 장식하는 매봉~연대봉~국수봉 코스를 소개한다. 파도소리에 취하고 기암절벽에 놀라는 그런 길이다.

산행은 두문선착장~두문고개(천성공동묘지)~영주암~천성(가덕)고개(국군23용사 충혼비)~임도~매봉(359m·산불초소)~어음포곡(산불초소)~연대봉(459m)~어음포곡~계곡수~옛 집터~연대봉 갈림길~옛 해안초소~대항새바지~전봇대(배수펌프 가건물)~동백나무 군락지~군부대 통행시간 제한 경고판~무명봉(군진지 참호)~국수봉(269m)~군벙커~개사육장~외항포할매집(슈퍼)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6시간10분 안팎. 길찾기는 대체로 평이하나 일부 구간이 까다로워 국제신문 노란 리본을 반드시 참조하자. 일반적인 섬 산행길과 달리 이번 코스에는 계곡과 그늘이 있어 햇볕이 약간 따가워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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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선착장에서 하선한 후 왼쪽으로 100m쯤 가면 길 우측에 ‘두문길'이라 적힌 이정표. 국군충혼비 방향인 우측으로 오른다. 15분 뒤 천성공동묘지가 위치한 두문고개. 아름드리 소나무를 따라 가면 영주암을 지나고 여기서 14분 뒤 천성예비군 교장이 보이는 천성(가덕)고개에 닿는다. 한국전쟁 때 산화한 젊은 넋을 모신 ‘국군23용사 충혼비' 우측으로 간다. 충혼비 우측으로 강금봉과 암봉인 응봉산이, 좌측엔 갈마봉이 보인다.

이제 본격 산길. 하지만 이어지는 산길은 가시밭길이라 꽤나 힘겹다. 20분이면 무명봉을 살짝 넘어 임도에 닿는다. 바로 길을 건너 산으로 오른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데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눈길을 붙잡는다.

14분 뒤 매봉 정상. 초소가 없다면 정상인지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조망 등 아무 특징이 없다. 직진하면 응봉산 강금봉, 산행팀은 오른쪽 연대봉 방향으로 간다.
15분 뒤 안부인 어음포곡. 초소와 연대봉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연대봉은 선택사항. 여기서 왕복 35분 걸린다. 정상석보다 봉수대가 눈길을 끈다. 원래 봉수대는 정상 옆 일명 낙타봉이라는 암봉에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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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절벽 아래 해안가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조사들이 대물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잠시 주변을 살펴보자. 발 아래 벌겋게 흙이 드러난 봉우리가 최근 거가대교 휴게소 설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천수말, 그 옆이 천성마을이고, 거제도 쪽 섬 중 4번째가 대통령 별장이 있는 저도다.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낙타봉 왼쪽으로 녹산산단 진우도 몰운대 태종대가 보인다. 날이 맑을 땐 낙타봉 우측으로 대마도도 보인단다.

하산은 낙타봉 옆으로 난 길로 대항새바지 가는 길과 낙타봉 우측 천성 방향으로 열린 두 가지가 있지만 두 길 모두 이미 소개한 터라 어음포곡으로 되돌아간다.

연대봉 등산안내도 뒤로 난 길로 향한다.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처녀길이다. 15분 뒤 계곡을 만나면 계속 따라 내려간다. 10여 분 뒤 갈림길. 우측으로 내려서면 옛 집터. 그 옆에는 계곡수가 흐른다. 계곡 쪽에서 보면 집터 흔적인 석축이 확인된다.

곧 갈림길. 계곡길을 버리고 우측 산길로 갈아탄다. 연대봉 3, 4부 능선으로 이어지는 이 산길은 해안가를 돌아 대항새바지로 연결된다. 가시덤불에다 발밑의 돌이 잡풀에 가려져 있어 고생깨나 해야 한다. 하지만 등로 좌측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가 위안이 돼 그나마 다행이다. 50분 뒤 다시 갈림길. 이 길은 연대봉 옆 낙타봉을 거쳐 하산하는 길이다. 50m 뒤 다시 갈림길. 해안가를 끼고 걷는 왼쪽 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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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두문마을 안내석(왼쪽). 우측은 한국전쟁 때 산화한 젊은 넋을 모신 국군23용사 충혼비. 천성(가덕)고개에 위치해 있다.

6분 뒤 폐쇄된 해안초소. 입구엔 아직 철조망과 순찰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잠시 해안가로 내려가 해안절벽의 절묘함과 망망대해의 광활함을 느껴보자.
초소에서 대항새바지까진 10분. 마을을 통과, 3분 뒤 배수펌프 가건물이 아래에 있는 전봇대 옆으로 난 산길로 향한다. 국수봉 가는 길이다. 국수봉에는 군부대가 있어 산행팀이 안내하는 길 바깥으로 이탈하면 군인들에 의해 제지를 당하니 유의하자.

동백나무 숲과 군부대 통행시간 제한 경고판을 잇따라 지나면 오르막 산길. 25분 뒤 왼쪽으로 90도 꺾는 지점에서 오른쪽 능선을 타고 오른다. 산길 흔적이 없기에 유의하자. 왼쪽은 해안초소길로 출입통제지역이다.

30분 뒤 일본군이 파놓은 참호가 있는 무명봉. 전망은 없다. 여기서 왼쪽으로 10분이면 국수봉에 선다. 역시 참호가 있고 전망은 없다.

하산은 오른쪽길로 내려선다. 안부에서 다시 오르면 군벙커. 통로를 따라 통과한 후 50m쯤 가면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이 길만 찾으면 산행은 사실상 끝.
지그재그길을 따라 내려서면 외항포마을 직전 개사육장. 곧 외항포할매집(슈퍼)에 닿는다. 선착장은 바로 이웃해 있다.

#떠나기전에-가덕도 김태복씨 산 사랑 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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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베낭에는 간이 톱이 들어 있다. 산길을 막고 있는 웃자란 가시덤불과 잡풀을 베어내기 위해서다.

이번 산행에는 부산 용원산악회 김태복(53)씨가 동행했다. 그는 가덕도를 오가는 도선 운영사인 가덕 진영해운의 사장이다.

가덕도에서 태어나 15살까지 그곳에서 자란데다 지독한 산꾼이기도 해, 단언컨대 가덕도 산에 관한한 가장 정통하다. 지금까지 소개된 가덕도 산길 대부분도 모두 그가 개척했고 동시에 산행팀과 동행했다.

이 때문에 부산의 내로라하는 산꾼들도 가덕도 산행에 앞서 그에게 산길 문의전화를 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을 정도다.

이번 산행은 예기치 않게 웃자란 가시덤불과 잡풀로 인해 예상보다 길었고 힘들었다. 참다 못한 그가 비상용 간이 톱으로 가지를 베는 등 일일이 길을 뚫으면서 나아갔다.

지독히 산을 사랑하는 한 산꾼의 숨은 노력이 많은 동료 산꾼들의 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는 사실에 산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참고 하나. 그는 매일 오전 6시면 선착장에 출근, 오전에는 선착장에 거의 머물고 오후부터 대외업무를 본다. 초보자일 경우 가덕도 산길 문의는 배 출발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그에게 물어보면 해결된다.

"이번 코스는 가덕도에서 드물게 그늘과 계곡을 만납니다. 더울 땐 흔히 섬산행을 기피하지만 이번 코스로 섬산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가 본 이번 코스의 간략한 설명이다.

대항새바지마을 옆 해안가에는 일제가 만든 동굴이 있다. 진지와 관측소로 이용된 흔적이다. 날머리인 외항포도 마찬가지. 외항포 뒷산인 국수봉에 참호와 벙커 포대진지가 남아있는 것도 모두 이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 추정컨대 일제는 결국 외항포마을로 가는 지그재그 하산길로 올라 국수봉에 진지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11월1일~이듬해 5월31일 산불예방기간에는 출입을 통제한다.

#맛집

두 곳을 소개한다. 대항마을의 소희네집(051-971-8886). 해산물 정식으로 유명하다. 제철의 멍개 해삼 새우 소라 등 23가지 반찬과 바지락 미역국이 나온다. 7000원. 4인 기준 한 상 단위로 판매한다.
소희네집 인근의 자연산 횟집(051-971-1548). 주인이 직접 잡아 우선 싱싱하며 양도 육지보다 훨씬 많다. 매운탕엔 두툼한 살코기가 들어있다. 두 집 모두 예약 필수.


#교통편-녹산서 2시간마다 두문마을행 배

지난해 4월 새로 생긴 신항만선착장(051-971-9664)에서 배편을 이용한다. 신항만선착장은 지하철 1호선 하단역 5번 출구로 나와 58번 버스를 이용한다. 30~40분 간격으로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을숙도~강서경찰서~경마공원 방면~세산삼거리에서 좌회전~진해 방면~신항만선착장 순. 주차장은 아주 넓다. 신항만선착장에서 들머리인 두문마을행 도선은 오전 7시30분, 9시30분, 11시30분에 출발한다. 1500원. 날머리인 외항포에서 신항만행 도선은 오후 2시45분, 4시45분에 있다. 2400원.
참고로 기존의 녹산선착장(051-831-9664)에선 눌차 선창까지만 운행한다. 지하철 1호선 하단역 앞에서 58-1, 58-2번 버스를 이용한다. 오후 6시4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1200원.

※대중교통편은 현지 사정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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