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꾼들의 단골집 한우축제 연다

경주 산내면 '문복산가든' 8월 15~17일 3일간
한우 우수성 알리고자…원가 판매, 깜짝 경매도


 산내면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자체로 얼핏 떠오르는 곳이 지리산 아래 남원과 운문산 기슭의 밀양 그리고 경주. 지리산 아래야 국립공원 1호답게 사통팔달 도로가 뚫렸고, 밀양 산내면도 석남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오지 속의 오지였지만 최근 석남터널 아래 능동터널과 표충사 입구인 단장면 삼거와 산내면 남명의 도로가 완공돼 접근이 한층 나아졌다.
 현 시점에서 그래도 가장 오지인 곳은 경주 산내면이다. 북으로 영천시 북안면, 동쪽엔 경주 건천읍과 내남면, 서쪽으론 청도 운문면, 남으로 울산 울주군과 접해 있는 경주 산내면에는 장육산 조래봉 불송골봉 정족산 대부산 달등이산 등 고만고만한 봉우리가 모여 있고, 영천 청도 울산 등 이웃 지자체와의 경계에는 사룡산 부산성 옹강산 문복산 서담골봉 등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산내면은 가이 산의 장막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산의 전부를, 개척산행을 모토로 뛰고 있는 국제신문 산행팀이 개척했다는 것은 산깨나 탄다는 산꾼들 사이에서는 주지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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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복산가든'의 전경. 건물 뒤 보이는 산이 문복산이며 산 8부 능선쯤에 위치한
                큰 바위가 그 유명한 드린바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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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축제 기간 물고기 잡기 체험행사가 열릴 예정인 야외수영장.
         
 
 하지만 산내면은 오지라서 대중 교통이 아주 불편하다. 언양터미널에서 오가는 버스가 오전 오후 각각 한 번밖에 없다. 해서, 국제신문 산행팀은 오가는 차를 무작정 세워 부탁을 하곤 했지만 요즘은 세상이 각박해져 이마저 힘들다. 이때 산행팀에 도움을 준 곳이 바로 산내면 '문복산가든'이다. 불고기 단지로 유명한 산내면 불고기 단지에서 2㎞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의 단골은 주로 산꾼들. 교통편이 맞지 않는 산꾼들을 위해 오래 전부터 편의를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영업 전략도 특별히 산꾼들을 위한 것이 눈길을 끈다. 단체 10명 이상일 경우 부산 양산 울산 대구 포항까지 차량을 보내 손님을 태워 들머리에 내려준 뒤 날머리까지 가서 직접 식당으로 안내한다. 즉 식사만 하면 산행과 관련한 모든 차량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 예외적으로 위급 상황일 경우엔 당연히 식사 여부에 관계없이 차를 태워주기도 한다.

 문복산가든은 전국 유명 목장에서 암소를 마리째 구입하기 때문에 모든 부위의 고기는 얼리지 않고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 시설도 아주 넓어 야외 수영장과 문복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에서 아이들이 놀 수도 있어 여름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또 매년 10월 중순부터 12월까지는 모든 손님들에게 직접 재배한 배추 5포기와 무를 선물로 안겨주는 등 인심 또한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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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문복산가든이 제1회 한우불고기 대축제를 오는 15~17일 3일간 개최한다. 같은 불고기 단지인 언양과 같이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상인연합회가 공동으로 여는 것이 아니라 일개 식당이 단독으로 여는 것이어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최태현 대표는 "수입 쇠고기 때문에 위기에 직면한 한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그간 분에 넘치게 받은 고객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이라고 개최의 목적을 설명했다.

 개업 15주년 기념 행사이기도 한 이번 행사에는 인기가수 배일호 씨의 트로트쇼, 평양민속예술공연, 7080 콘서트 등 볼거리와 야외수영장에서의 물고기 잡기체험 등 즐길거리가 펼쳐진다. 행사기간에는 또 한우를 원가로 판매하며, 부위별 고기 경매도 실시한다. 부산 연제구 및 경주시 노인 및 소년소녀가장도 각각 40명씩 초청하는 시식행사도 마련된다. 선풍기 자전거 등 경품행사도 준비된다.

 최 대표는 "수입 쇠고기를 이겨낼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질 좋고 맛 좋은 한우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뿐"이라며 "이번 축제가 그 방법의 첫 번째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문의 (054)751-7043~5, 문복산 추천 코스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577> 경주 대부산~서담골봉~문복산

◆취재 뒷이야기
 사실 이런 류의 기사는 오해받기가 십상이다. 한마디로 아는 고깃집 띄워주는 정도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해서, 기사화 여부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다. 한편으로 단신으로 취급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문복산가든'의 최태현 대표와 통화한 후 생각이 달라졌다. 제대로 된 한우는 수입고기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맛이 있어 정말 이를 널리 알리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웃 가게들과 함께 할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이 불경기에 무슨 축제"라며 손사례를 쳤다고 한다.
 최 대표는 통화 말미에 이런 말을 했다. "정부에서도 너무 대놓고 수입 쇠고기를 싸고 맛있는 고기라 강조하지 말고 어떻게 해야 한우 농민들을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좀 더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궁금한게 하나 있었다. 경비 문제였다. 이와 관련 그는 약간의 한숨을 내쉬며 "최대한도로 줄일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면 적자가 줄지 않겠느냐"고 활짝 웃었다. 

 이 행사가 이제 꺼질려고 하는 '촛불'을 되살리는 불쏘시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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