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산줄기 체계 뒤집는 주장 제기, 산경표연구소 박의석 소장

 

해서임진북예성남정맥 추가

26년만에 13정맥서 한 단계 진일보

산줄기에 대한 인식 한계 넓혀

발품, 고서탐독 아마 산꾼 성과

 

<사진설명 : 박의석 씨가 부산의 한 등산학교 산경표 강의에서 직접 만든 대동여지도를 가리키며 특강을 하고 있다. 가로 3.5m, 세로 7m로 실제 대동여지도 크기와 비슷한 이 지도는 한지를 구해 우선 4번 정도 발라 빳빳하게 만든 후 전문 지도제작업체인 '고산자의 후예들'에서 구한 첩식 대동여지도를 모자이크 맞추듯 그 위에 붙여 만들었다.>

 

"우리나라 산줄기는 1대간 1정간 13정맥이 아니라 1대간 1정간 14정맥이 맞습니다. 앞으로 산서나 산행 관련 잡지 등의 표기는 모두 이렇게 바꾸어야 합니다."


 부산의 아마추어 산꾼이자 산경표연구소 박의석(57) 소장이 우리나라 산줄기의 체계를 뒤집는 새로운 주장을 제기해 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아마추어 고지도연구가 고 이우형이 서울 인사동 헌책방에서 '산경표'를 발견한 뒤 6년 만인 1986년 한반도의 산줄기가 1대간 1정간 13정맥이라는 사실을 제기한 후 26년 만에 산줄기에 대한 인식의 한계를 한 단계 뛰어넘은 의미있는 주장이다. 국내의 산줄기는 1903년 도쿄대 고토 분지로 교수가 한반도 광물 수탈을 목적으로 도입한 지질구조선 개념을 지도에 들여앉힌 산맥체계가 지금까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리 전공 교수나 교사들이 고토 분지로의 산맥체계를 관성적으로 '받아 쓰고 베끼기'를 반복해온 반면 두 번의 지리인식 체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의한 값진 성과는 공교롭게도 아마추어 산꾼들에 의해 나와 무척 이채롭다.


 25년 지독한 산꾼인 박 소장이 주장하는 하나의 새로운 정맥은 북한 땅 백두대간 두류산에서 해서정맥과 임진북예성남정맥이 만나는 개련산까지의 산줄기. 박 소장은 이를 "해서임진북예성남정맥이라 명명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정맥은 산경표의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즉 산은 스스로 물과 고개를 가른다는 지침을 정확히 충족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정맥은 대동강의 지류인 능성강과 임진강의 상류를 가르며 백두대간과 만난다.

 

 

 박 소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비슷한 사례는 남한 땅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이 만나는 주화산에서 백두대간 영취산을 잇는 산줄기를 금남호남정맥이라 부르고,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이 만나는 칠현산에서 속리산 말티재까지를 한남금북정맥이라 명명한 것이 북한의 사례와 아주 흡사하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산경표의 산줄기를 한반도 지형도에 옮겨놓은 기존의 지도만 꼼꼼하게 살펴봐도 의문점이 들지만 해서임진북예성남정맥이 북한 땅에 있어 학자들이나 산꾼들이 관심을 덜 가진 탓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 소장이 새 정맥을 주장하는 근거는 또 있다. 한문에 능통한 그는 '동국문헌비고 여지고'와 '산경표'를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 


 동국문헌비고는 조선 영조 때 홍봉한 등 26인이 예(禮) 병(兵) 형(刑) 등 13개 분야(考)를 집대성한 일종의 종합백과사전. 이 중 여암 신경준이 지리분야를 정리한 것이 여지고(輿地考)이다. 여지고가 순차적으로 표기돼 한눈에 보기 힘든 반면, 이 여지고를 산의 위치, 흐름, 갈래 등을 신경준이 다시 계보적으로 편집한 것이 바로 산경표이다. 현재 신경준의 산경표는 아직 발견된 것이 없고, 이우형 등이 손에 쥔 산경표는 일제 때 조선광문회의 육당 최남선이 편수한 영인본이다.


 진실을 향한 박 소장의 발품 노력은 눈물겹다. 박 소장은 문헌을 통해 신경준이 신숙주의 셋째 동생인 신말주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신말주는 당시 신숙주의 반대 편에 몸을 담아 결국 전북 순창을 유배를 떠났다.


 순창문화원를 통해 여암의 묘는 8대 손인 순창고 신장호 교장이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박 소장은 순창을 찾아 신 교장을 만났지만 돌아온 대답은 일제 때 정인보 선생이 여암에 관한 자료를 빌려간 후 함흥차사였던 것. 대신 신 교장으로부터 그의 먼 친적이 산경표를 갖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수소문 끝에 만났지만 그것 또한 자신이 소유한 조선광문회의 산경표 영인본과 같은 것이었다. 얻은 점도 있었다. 산경표가 동국문헌비고 여지고를 참고해 만들었다는 사실이었다.


 박 소장은 다시 국립중앙도서관을 찾아 사정 끝에 '동국문헌비고 여지고'를 복사한 후 조선광문회의 산경표와 대조해가며 직접 산을 타며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5, 6년 전엔 본사 근교산 취재팀과도 수차례 함께했다. 10년 간 답사를 병행하며 조선광문회의 산경표와 여지고, 그리고 실제 산줄기를 비교한 결과 무려 270군데나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자료를 모아 박 소장은 육당의 산경표를 재편수한 '산경표'를 2009년 가을에 펴냈고, 최근 동국문헌비고 여지고도 거의 국역을 끝낸 상태이다.


 "사실 해서임진북예성남정맥의 발견은 여암 신경준의 발자취와 국내 산줄기를 발품 팔아 추적하다 부수적으로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입니다."


 박 소장은 "현재 여암 선생의 산경표 필사본이나 영인본은 국내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만일 이게 발견된다면 새로운 사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여담. 만일 여암의 산경표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된다면 마땅히 박 소장에게 우선 인계돼야 한다고 기자는 생각한다. 산과 한자에 동시에 능통하고 열정까지 갖춘 이는 아마 국내에선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길따라 맛따라
       - 경주 산내면 '문복산가든'

  신선한 육회가 특히 맛있다고 소개하는 최태현 대표.

정말 이런 곳이 있을까 의심이 가겠지만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발품을 약간 팔아야 한다. 차로 1시간쯤. 

울산 울주군과 경계인 경주 산내면 대현리에 위치한 문복산가든(054-751-7043). 올해로 17년 된 이 집의 주 고객은 산꾼들.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이 집에서 2㎞ 떨어진 외항마을은 문복산, 운문령, 불송골봉, 고헌산으로 갈 수 있는 정거장이어서 영남지역의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10명 이상일 땐 부산 양산 울산 등 차량 제공
연말까지 곰거리용 뼈 30% 할인 판매도

 문복산가든의 자랑은 차량 제공. 10명 이상만 되면 부산 양산 울산 경주 대구 포항까지 차를 보내 손님을 태워오고 모셔다 준다. 산꾼들은 주변 영남알프스나 낙동정맥 산행지의 들머리에 내려주고, 이후 날머리까지 가서 직접 식당으로 안내한다. 식사만 하면 모든 차량 편의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15인승(1대), 25인승(2대), 35인승(1대) 버스(아래 사진)를 보유하고 있다. 

 단지 차량 편의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고기 맛 때문이다. 국내 최대 한우 집산지인 언양도축장이 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최고급 암소 한우를 얼리지 않은 신선한 상태에서 맛볼 수 있다. 싱싱함의 척도인 육회(소 2만, 대 3만 원)는 단연 인기 품목. 최태현(63) 대표는 "평소 육회를 꺼리는 사람들도 우리 집에선 맛있다며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고기는 고급육(2만 원)과 일반육(1만8000원)으로 나뉜다. 각각 130g이며 각 부위가 섞여 나온다. 저렴하다. 한눈에 봐도 마블링이 예사롭지 않다. 참숯불에 살짝 구운 고기는 고소하면서도 육즙이 부드러워 입에 살살 녹는다. 

 고기로만 승부하기 때문에 밑반찬은 직접 재배한 야채와 장류, 파절임, 절인 배추김치를 제외하곤 없다. 절인 배추김치는 1년간 저장고에 숙성시킨 것이기 때문에 손님들은 예외 없이 더 달라고 아우성이다.

  문복산가든은 손님에게 고랭지 배추 2포기씩을 제공한다.

 이곳은 지난달 말부터 해발 600m 고지에서 직접 재배한 친환경 고랭지배추를 손님들에게 1인당 2포기씩 나눠주고 있다. 7년 전부터 해왔다. 5000평의 밭에 심은 2만 포기는 올해 특히 농사가 잘됐다. 얼마 전 배추 파동 땐 밭떼기로 팔라는 유혹도 있었지만 손님과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았다. 100만 원을 들여 2포기씩을 담을 비닐도 주문했고 올해부터는 냉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보관창고도 지었다. 배추가 더 필요하면 포기당 2000원에 판다. 

 희소식이 또 있다. 올해까지 곰거리용 뼈를 평소보다 30% 저렴하게 판매한다. 또 아파트 등 가정에서 곰국을 끓이기 어려운 점을 감안, 직접 고운 곰국도 판매한다. 4인용이지만 8그릇이 나오며 가격은 1만 원. 모든 부위의 고기는 5만 원 이상 구입하면 택배로 보내준다. 대형 풀장과 계곡도 있어 여름에는 이곳으로 아예 피서를 오는 손님들도 많다. 

 식당도 이윤이 남아야 하는데. 최 대표는 "3남 1녀 중 막내만 빼놓고 시집간 딸도 함께 하는 가족 경영"이라며 "무엇보다 손님에게 많이 되돌려줘야 다시 찾는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에 이윤을 적게 남기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 기장군, 보석같은 능선 5시간 산행
하산길의 의양골 계곡 '숨은 진주' 발견


20일은 춘분. 완연한 봄이다.

얼어붙은 대지 곳곳에 봄이 움트고 있다. 삭풍이 몰아치던 마을 뒷산 언덕바지에는 나물 캐는 아낙네가 삼삼오오 모여 있고 겨우내 숨죽은 듯 잠잠하던 숲은 새소리에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514봉에서 본 달음산(우측 제일 높은 암봉).

양지바른 너른 터에는 야생화가 이미 고개를 내밀었고 파란 새싹은 애기 손톱 크기로 자라났다.

봄을 좀 더 몸으로 빨리 느끼려면 산만한 데가 없다. 혹자들은 산이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없이 그대로 있다고 느끼겠지만 아침 저녁 다르고 365일 시시각각 변신하는 곳이 산이다.

올들어 부산의 야생화 마니아들은 지난달부터 야생화를 찾으러 부산의 온 산을 구석구석 누볐다.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를 올린 곳이 바로 기장 철마산. 그 만큼 빨리 봄이 찾아온다.

흔히 부산의 산 하면 십중팔구는 금정산을 떠올린다. 분명 산세로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빠질 것 없는 명산이지만 도심의 산이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이제는 ‘유원지화'된 느낌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최근 그 대안으로 기장의 산을 많이 찾는 추세다.

동해바다와 인접한 기장에는 의외로 산이 많다. 금정 백양 황령 등 기장을 제외한 전 지역의 산을 합해도 수적인 면에서 버금간다.

동부의 천마산 아홉산(철마) 일광산 달음산을 비롯 서부 철마산 거문산 공덕산, 남부 개좌산 운봉산 아홉산(회동), 북부 백운산 망월산 용천산 석은덤 등등. 한눈에 압도될 만큼 고봉준령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수수하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간다.

이들 산은 대부분 능선으로 이어져 종주산행이 가능하다. 달음산~철마산으로 이어지는 8~9시간의 동서코스는 금정산~백양산의 그것에 버금가고, 백운~철마산의 남북코스 또한 보석같은 능선길이다.

 이번 주 산행팀은 거문산~철마산을 찾았다. 기장의 모든 산뿐 아니라 동해바다 금정산 대운산 영남알프스 등 부산과 동부경남 일대의 이름깨나 있는 산의 물결을 죄다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하산길에 만나는 의양골 계곡은 부산에도 이런 계곡이 있었나 할 정도로 유량이나 규모 면에서 놀랄 만큼 아름답다.

산행은 부산 기장군 철마면사무소~와여마을~하우스 민가~514m봉~거문산 정상~500m봉~임도~소산벌(마을)~소두방재(삼거리)~억새군락지(574봉)~임도(차단기)~철마산 정상~계곡(의양골)~임기마을 식수사용 표지판~임도~지장암 갈림길~임기마을~임기버스정류장(7번 국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 정도.



 철마면사무소 정류장에 내리면 사거리. 면사무소를 지나면 갈림길. 정면의 산이 거문산. 왼쪽 와여마을로 향한다. 마을주차장을 지나 ‘철마가든정육점'을 끼고 우측으로 향한다. 미륵사를 지나면 갈림길. 왼쪽 휘어진 길로 오른다. 임도 차단기를 넘어 직진한다. 하우스 민가를 지나면서 본격 산길이 시작된다. 곧 갈림길. 우측 오르막길로 향하면 사거리 고갯길. 직진하면 백기마을, 산행팀은 양지바른 무덤 뒤로 난 길로 능선을 타고 오른다. 이 정도면 들머리를 제대로 찾은 셈.

소나무가 한결같이 곧게 뻗은 모습이 시원하다. 신길은 점차 좁아진다. 왼쪽 아래에 다시 저수지. 결국 저수지를 축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에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10분 뒤 길 찾기 유의할 곳. 능선길로 치고 오르는 심한 오르막길이 우측에 열려 있다. 무심코 가다간 그냥 지나치기 쉬우므로 꼭 국제신문 노란 안내 리본을 살피자.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 거의 숨이 넘어갈 정도다. 25분 정도 지속된다. 마침내 514봉. 참호 모양의 큰 홈이 파여 있다. 주변이 온통 산의 파노라마다. 왼쪽 거문산, 정면 매바위 용천산 문래봉 석은덤. 몇 걸음 우측으로 자리를 옮기면 함박산 달음산, 그 우측으로 아홉산 일광산 장산이 덤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본격 거문산으로 간다. 억새와 송림이 반복된다. 15분이면 닿는다. 정상석이 없어 산행팀은 ‘거문산 545m'라고 적은 리본을 걸어 놓았다.

향후 오를 철마산은 왼쪽 방향. 능선이 곧 바로 연결돼 있지 않아 산중 마을인 소산벌을 거쳐야 한다. 낙엽길을 따라 15분쯤 걸으면 갑자기 시야가 트인다. 소산벌로 내려가기 위한 끄트머리 500m 암봉이다. 소산벌이 한눈에 보이고 산 아래 골프장인듯 파헤쳐진 곳이 시명산 자락이다.

6분 뒤 소산벌 입구 솔밭. 최근 나무를 베어 길을 낸 흔적이 역력하다. 곧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버리고 우측 마을로 향한다. 길은 신기하게도 조개껍데기로 덮여있다. 우측은 표고버섯 재배 하우스. 300m쯤 가면 왼쪽으로 철마산 가는 길이 열려 있다.
억새 오름길이다. 20분 뒤 삼거리. 소두방재다. 좌측으로 간다. 우측은 매바위 망월산 백운공원묘지 가는 길이다.

10분 뒤 멋진 전망대(574m)를 만난다. 진행방향으로 정면 철마산과 장군봉이 우선 눈에 띈다. 가장 멀리 보이는 신어산, 그 앞 오봉산 토곡산 선암산(어곡산) 천마산 염수봉이, 그 앞 능선이 낙동정맥인 운봉, 천성 1, 2산, 그 뒤 정족산, 울산 문수산 남암산, 그 앞 대운산 시명산이 보이고, 뒤돌아보면(동쪽) 문래 치마 함박 달음산이, 남쪽에는 방금 지나온 거문 개좌 운봉 아홉 황령 금련 엄광 구덕 백양 금정산 상계봉이 산의 물결을 이룬다.

소두방재를 지나면 만나는 철마산의 자랑 억새군락지(574봉)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 저 멀리 법기수원지 뒷산인 운봉산에서 천성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맨 우측 푹 꺼진 잘록이가 은수고개이다.

위 사진과 같은 장소인 억새군락지(574봉)에서 오르다 잠시 뒤돌아보면 달음산(가운데)과 그 우측으로 천마산 문래봉(치마산)이 보인다. 달음산 왼쪽 아래가 신도시인 정관이며 그 뒤로 동해바다의 물결이 일렁인다.


여기서 억새군락지를 지나 20분 정도 걸으면 임도. 소산벌 입구에서 임도 차단기로 이어지는 길이다. 계속 임도를 따라 가면 매바위 망월산 백운산 가는 길이어서 차단기 옆 내리막 산길로 향한다.

20여분 뒤 갈림길. 철마산 정상은 좌측, 우측길은 정상에 오른 후 다시 내려와 하산하는 길이다. 철마산 표찰이 나무에 걸려있다. 참고하길. 3분이면 정상에 선다.
605m라고 적힌 정상석이 서 있다. 발 밑으로 금정경륜장 금정체육관 노동포지하철역이, 정면(동쪽)으로 거문산이, 남쪽으로 회동수원지가 확인된다.

부산도 산의 도시이다. 철마산 정상에서 본 부산의 봉우리들이 산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왼쪽 거문산, 그 뒤 장산, 그 우측으로 황령산이 보인다.

하산길은 왔던 길로 3분 정도 내려가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간다. 시종 내리막길이다. 일부 구간에선 길 찾기가 애매모호하므로 노란 안내 리본을 따라가자. 30여 분 뒤 계곡과 만난다. 의양골이다. 이때부터 계곡따라 내려가면 된다. 유량도 풍부하고 너른 반석이 이어져 경관이 수려하다. 몇 차례 계류를 건너면 ‘임기마을 식수사용'이라 적힌 팻말이 붙어있다. 계류를 따라 14분이면 임도에 닿는다. 사실상 산행 끝. 지장암 입구를 지나 15분이면 임기마을에 닿고 여기서 임기교를 건너 임기버스정류장까지는 다시 15분 걸린다.

# 철마산 정상석과 관련된 일화 하나

 얼마 전 '부산 5산 종주'를 세 차례에 걸쳐 끝낸 기자는 두 번째 구간 마지막 봉우리인 부산 기장군 철마산을 어둠이 시작되는 오후 7시께 올랐다.  

 조그만 정상석과 커다란 정상석이 나란히 서 있었다. 문득 기자는 4년 전 이들 정상석 때문에 큰 곤혹을 치렀던 생각이 떠올라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커다란 정상석이 생기기전 철마산 정상.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가 달음산이며 그 앞으로 문래봉, 소산벌이 각각 확인된다. 
새롭게 세워진 커다란 정상석과 기존의 조그만 정상석. 이 커다란 정상석 때문에 산행팀은 상당히 애를 먹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산행팀은 4년 전인 2005년 3월 거문산~철마산 코스를 소개했다. 당시 산행팀이 철마산에 올랐을 땐 지금의 커다란 정상석 대신 바로 옆의 조그만 정상석만 하나 달랑 있었다.

 문제는 산행팀이 다녀간 뒤부터 신문에 소개되기까지의 10일 정도 되는 기간 중에 부산의 '철마거문산악회' 회원들이 조그만 정상석 바로 옆에 커다란 정상석을 세웠다는 것. 산행팀은 거문산~철마산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평소에는 전혀 취급하지 않던 정상석 사진을 그날따라 신문에 게재까지 했으니 여러 곳에서 문의전화가 올 수밖에.
 전화내용이 거의 다 이랬다. "산행팀 정말로 철마산에 간 것이 확실합니까" 아니면 "신문에 난 그 사진은 언제적 사진입니까". 기자가 변명 아닌 변명을 한 것은 당연지사.

 신문을 보고 철마산을 찾은 한 지인은 신문에도 없는 커다란 정상석이 새로 생긴 사실을 보고 그날 정상에서 모두들 "국제신문 산행팀이 정말 다녀간 것 맞냐"는 뼈있는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아마 문의전화가 한달쯤 계속된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사건(?)이었다

# 교통편 - 마을버스 타고 면사무소 하차

들머리와 날머리가 달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온다. 금정경찰서 범어지구대와 금정중학교를 지나면 마을버스정류장. 여기서 2번 버스를 타고 철마면사무소 앞에서 내린다. 20분 정도 걸린다. 버스는 부산산업보건센터 맞은 편과 노포동 지하철역 앞에서도 정차한다. 참조하길. 출발시간은 오전 7시25, 8시5, 8시45. 9시40, 10시25분.

날머리 임기버스정류장에서는 부산으로 가는 모든 버스를 타고 노포동지하철역에서 내리면 된다. 247, 37, 50, 301, 147, 58, 301-1번 등이 있다.


■ '태백산맥 종주등반'을 회상하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한 산행이었죠
 후배들 지원 없었다면 사실상 불가능했고
 남북한 통일되면 백두대간 타고 백두산 가고파"

 장삼이사들은 남난희 하면 '태백산맥 종주등반'을 우선 떠올린다. 25년이 지난 지금 남난희는 "내 인생에서 그런 경험을 한 것이 행운이며, 그로 인해 지금의 내가 완성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태백산맥 종주등반' 종착역인 진부령으로 들어오면서 쉴새없이 눈물을 흘리는 남난희.
                사진제공=수문출판사.


-그토록 힘든 등반을 왜 했나요.
"당시엔 산에 미쳤어요. 암벽에 빙벽에, 시간만 나면 산엘 갔어요. 월급을 주는 직장도 산을 타기 위해 다녔어요. 모든 게 산과 타협이 되지 않으면 포기했을 정도였으니까. 답변이 되나요."

 잠깐 짚고 넘어갈 게 하나 있다. 백두대간이란 용어 때문이다. 사실 우리에게 친숙한 백두대간이란 개념은 남난희가 태백산맥 종주를 시도할 때인 1984년에는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고 이우형 씨가 1986년 이 개념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고, 1988년 한국대학산악연맹 소속 대원들이 종주 후 대간종주기를 연맹회보인 '엑셀시오'에 소개했다. 이는 산꾼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다 1990년 월간 '사람과 산'이 연중기획으로 종주기사를 연재함으로써 전국의 산꾼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백두대간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재밌는 점은 당시 인기리에 연재된 백두대간 종주기를 남난희가 썼고, 부산에서 활동하는 권경업 시인이 동행하며 산시를 곁들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난희가 76일간 악전고투하며 걸었던 코스는 어디일까.

그는 금정산 고당봉에서 출발, 진부령에서 끝을 맺었다. 도상거리 약 590㎞, 실제 걸은 거리 약 800㎞, 1000m 넘는 봉이 50여 개 그리고 가없는 고개, 령, 봉, 재, 5만도폭 지형도만 27개나 되는 대장정이다. 요즘 산줄기로 보자면 낙동정맥을 타고 오르다 태백산에서 백두대간과 합류해 진부령까지 걸었던 셈이다.

백두대간을 몰랐던 당시로선 이 코스가 국토의 등뼈, 다시 말해 지금으로 치자면 백두대간의 개념으로 인식된 것이다. 이 자체가 당시 인식의 한계를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남난희는 "물론 종주는 혼자 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모두 10차례 후배들의 지원을 받았으며 그들이 없었다면 종주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무작정 내달린 게 아니라 철저한 준비 또한 필수였다고 덧붙였다. 떠나기 전 지도상으로 등반하는 인도어 클라이밍으로 전 지점을 머릿속에 넣었고, 지원조와는 1차 만날 지점을 놓치면 2, 3차까지 면밀히 준비했다고 한다.

"배낭이 너무 무거워 1g이라도 줄이려고 칫솔을 반 토막냈고, 길을 잃고 잡목에 갇히고, 가슴까지 쌓인 눈속에 파묻혀 울었어요. 그러면서 차츰 출발 전 자신감은 모두 사라졌어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이었어요."

 당시를 떠올리던 남난희는 "그 정도로 힘들었으면 약간 망설였을텐데 그땐 동계 종주가 얼마나 무모한지도 몰랐다"며 약간 상기된 채 웃었다.

               '태백산맥 종주등반'을 하던 지난 1984년 그해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려 무척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6년 뒤인 1990년 남난희는 이 종주를 바탕으로 책을 엮었다. 제목은 '하얀 능선에 서면'. 국내 산서로는 드물게 중판에 중판을 거듭, 당시로선 베스트셀러로 올랐다. 2004년 남난희는 산을 내려온 산악인의 삶을 실감있게 그린 몟낮은 산이 낫다'(학고재)를 출간했다.

2004년 산을 내려와 산을 돌아본 남난희의 두 번째 저서 '낮은 산이 낫다'(학고재). 제목도 참 의미가 있다.

'태백산맥 종주등반' 뒤 6년만인 1990년 펴낸 '하얀 능선에 서면'(수문출판사).


(1)'산을 버려 산을 얻은' 전설의 여성산악인 남난희의 삶 
http://hung.kookje.co.kr/361
(2)산악인 남난희 "좀 모자란 듯 해도 지금 무척 행복한걸요"
http://hung.kookje.co.kr/362


야~호! 도심 조망 끝내줘요, 4시간30분 소요
능선따라 잇단 전망대 사방천지 눈요깃거리
저 멀리 1300리 낙동강물 봄볕에 졸고 있어
 
 부산에서 활동 중인 한 가이드 산악회 회장단의 하소연. "부산 인근의 근교산을 목적지로 택하면 도무지 사람들이 찾지를 않아요. 그렇다고 매주 먼 곳으로만 갈 수는 없잖아요. 부산 인근에 괜찮은 산이 얼마나 많은데. 산을 산 그 자체로 접근해야 하는데 하여튼 안타깝네요."

이에 대한 한 산꾼의 반론. "근교산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떠날 수 있잖아요. 하지만 3시간 이상의 거리에 위치한 먼 산은 운전하기가 벅차 주로 가이드 산악회를 이용하지요."

둘 다 옳으신 말씀. 세상사가 그렇듯 '물 좋고 정자 좋은', 그야말로 사람 입맛에 딱맞는 산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만일 산행팀에게 이에 대한 견해를 묻는다면 생뚱맞게 이렇게 답하겠다. "그때 그때 달라요!" 어쩌면 영원히 평행선을 내달리는 딜레마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이번주 산행팀은 부산을 뜨지 않고도 신나게 내달리며 산과 바다 그리고 부산도심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코스를 잡았다. 내고장 넓게 보기로 안성맞춤인 엄광산~수정산 능선길이다.

인근 주민들에겐 '동네 뒷산' 정도로 여겨지지만 부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이 능선길은 부산진구 동구 사상구 강서구 중구 서구 등 부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부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엄광산~수정산 능선길은 부산항과 낙동강 그리고 강서 사상 부산진 중 서구 등 부산도심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전망대다. 엄광산 상봉으로 가는 도중 능선에서 불쑥 튀어 나온 두 개의 전망대 중 한 곳에서 다른 한 곳 전망대를 바라본 모습. 동서고가도로가 능선과 평행하게 달리고 경부선 철도는 산허리를 돌아 구포로 향하고 있다. 발아래는 강서 사상구 일대 시가지. 낙동강도 희미하게 보인다.

산행은 부산 사상구 학장동 (주)세원 건너편에서 시작, 298m봉(돌탑)~잇단 전망대~삼운정 약수터 갈림길~483m봉~KT부산통신망운용국 엄광산중계소~임도~엄광산 정상~낙동정맥 갈림길~삼각점(돌탑)~헬기장(구봉산 갈림길)~산불초소~샘터(체육공원)~산불초소~체육공원~옛 성터~헬기장~수정산 정상~산불초소~마을입구(범일6동) 산불초소~성북고개 순. 걷는 시간만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서대신동에서 구덕터널을 지나 학장동 축산물도매시장 또는 (주)세원 건너편에서 버스를 내려 진행방향으로 50m쯤 간다. 정면에 'POINT'라고 적힌 낚시점 큰 간판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간다. 도로공사 중이다. 계단을 오르며 직진한다. 시멘트 계단이 시작될 무렵 키 작은 가로등 앞에서 아름드리 큰 소나무가 보이는 우측으로 간다. 들머리는 찾은 셈.

나무계단을 오른다. 우측 건너편 구덕산 승학산의 몸집이 우람하다. 25분 뒤 세갈래길. 왼쪽은 주례3동 럭키아파트에서 올라오는 길, 오른쪽은 정면의 298m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해서 엄광산으로 가는 길. 산행팀은 298m봉으로 직진한다. 10여분 뒤 298m봉. 너른 터에 3m쯤 되는 돌탑이 서있다. 사상 구민들이 낙후된 이 지역의 번영을 기원하며 1년 전에 쌓았다고 한다.

엄광산 298봉의 대형 돌탑. 사상구민들이 사상구의 번영을 기원하며 5년 전에 세웠다.

곧  좌측에 전망대. 엄광산~수정산 능선이 흔히 동서고가도로라고 불리는 제2도시고속도로와 동서방향으로 나란히 달리고 있다. 도시고속도로 밑으로 경부선 철도가 X자 모양으로 산허리를 돌아 구포로 향하고, 1300리를 내달려온 낙동강 물줄기는 봄볕에 졸고 있다. 정면에는 바위산인 삼각산과 그 뒤 백양산. 경부선 철도와 가야로가 건설되기 전에는 지금의 냉정 지하철역 인근의 냉정고개가 금정~백양~삼각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과 엄광산의 연결고리였다. 한 능선으로 이어졌다는 것.

이제부터 능선을 따라 길 왼쪽에 있는 잇단 전망대에서 사상구 부산진구의 시가지를 꼼꼼히 볼 수 있다. 발밑 경남정보대에서 우측 저 멀리 황령산도 확인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 소나무가 수난을 겪고 있다. 하나는 최근 100년 만에 내린 폭설로 인해 굵은 가지가 꺾여 매달려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또 하나는 재선충 피해로 벤 나무를 비닐로 덮어 훈증처리를 하는 모습이 족히 50개는 넘어 보인다.

엄광산 산행 도중 바라본 눈덮인 구덕산 시약산과 그리고 우측 뒤 승학산 일부. 품새와 위용이 영남알프스 못잖게 헌걸차다.

 30분쯤 후 무명암봉에 이르면 이번에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구덕산 시약산 승학산 옥녀봉 천마산 암남공원과 방금 지나온 능선이 보인다. 이내 너른터. 483m봉이다. 왼쪽에 기가 막힌 전망대 두 개가 10m 간격으로 각각 고개를 내밀고 있다. 오금이 저릴 만큼 전망이 빼어나다.

산에서 본 부산진구 일대. 자세히 보면 부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동서고가도로와 경부선 철길이 산행팀이 걷고 있는 산줄기와 나란히 내달린다.

이어지는 내리막. 백양터널 접속도로와 동의대, 롯데백화점, 초읍 어린이대공원, 양정 화지산, 배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10여분 뒤 도로. 꽃마을에서 KT부산통신망 엄광산 중계소로 가는 길. 도로로 내려서지 않고 왼쪽 마른 억새길로 간다. 5분 뒤 중계소 정문을 지나 20m쯤 간 후 왼쪽 산길로 오른다. 곧 임도. 오른쪽은 꽃마을 승학산, 왼쪽은 수정산 민주공원 방향. 

엄광산 정상. 과거에는 일본인이 고원견산으로 불렸다.

 오른쪽으로 150m 가면 엄광산(嚴光山·504m) 정상석이 서있다. 일본인이 명명, 고원견산(高遠見山)으로 불리다 지난 1995년 '부산을 가꾸는 모임'이 펼친 '옛 이름 찾기운동'으로 엄광산이란 이름을 비로소 되찾았다. 전망이 탁월해 한눈에 정면의 구봉산, 민주공원 용두산공원 천마산 봉래산 해양대(조도) 태종대 신선대부두 이기대 동아대병원 경남고 등이 확인된다.

여기서 진행방향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꽃마을. 산행은 임도를 따라 반대방향으로 간다. 10분 뒤 왼쪽으로 지능선이 하나 뻗어 있다. 앞서 설명한 삼각산에서 낙동정맥길이 올라오는 길. 백병원 인근 벽산아파트와 만난다. 100m 떨어져 돌탑과 삼각점이 있으니 정확한 위치 확인해보길. 정면에 동의대 뒤 가야봉과 그 오른쪽에 수정산이 보인다.

이제 내리막. 폭이 넓은 임도급의 산길이다. 10여분 뒤 헬기장. 우로 가면 구봉산을 거쳐 민주공원으로 이어진다. 왼쪽 수정산 방향으로 간다. 산불초소 앞 전망대가 있다. 혹자는 통일교 구국기도 제단이라 한다.

곧 바위 밑 샘터. 물 한잔을 들이키고 왼쪽으로 간다. Y자형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공동묘지 옆 산불초소를 지난다. 길찾기 유의할 곳 하나. 10분쯤 뒤 돌탑. 산행길은 돌탑 조금 못미처 오른쪽이다. 김해 김씨묘를 지나면 제대로 찾은 셈.
   
체육공원을 지나면서 첫 이정표를 만난다. '수정5동 체육시설' 방향으로 직진한다. 수정산으로 향하는 본격 오르막이다. 곧 옛 성터와 헬기장, 봉화대 모양의 대형 돌탑을 잇따라 지나 10분 정도 능선길을 내달리면 수정산(315m) 정상. 뾰족한 기암괴석 암봉의 축소판 바로 옆에 최근 정상석이 새롭게 세워져 있다. 발아래는 동의대.

이제부터 능선을 따라 간다. 도중 갈림길을 만나지만 각각 '범일6동', '아란야사' 방향으로 간다. 산행은 거의 막바지. 체육공원을 지나 10여분 뒤 마을입구 산불초소. 여기서 주도로인 성북고개까지는 5분 걸린다. 산행대장=이창우

#교통편-구덕터널까지 버스·지하철 이용 가능

들머리는 부산 사상구 학장동. 구덕터널을 지나 축산물도매시장 또는 (주)세원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다. 67, 161, 15, 8, 309번이 있다. 지하철 1호선 동대신동역에서 1번 출구(구덕운동장, 동아대병원 방향)로 나와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날머리 부산 동구 범일6동 성북고개는 수정동 산복도로에서 옛 교통부 보림극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의 한 구간. 동래쪽으로 가려면 길 건너 버스를 타고 부산상의 앞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면 된다. 38, 86, 87, 186번 버스가 정차한다.
※대중교통편은 현지 사정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밀양의 산치곤 덜 알려졌지만 산세·조망은 그야말로 '환상'
이장한 듯한 묘지터인 539봉을 지나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암봉(왼쪽)과 소천봉이 '한 일(一)' 자 능선을 그으며 내달리고 있다. 소천봉 아래 하산길인 음지마을이 우측 하단 소나무 뒤로 보인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도심에서 받았던 온갖 스트레스를 풀러 산을 찾았건만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은지. 한적해야 될 산이 시골 5일장처럼 북적인다. 진정한 산꾼들이라면 이심전심으로 서로 배려를 해 별 문제는 없을 터이지만 문제는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장쾌한 조망에 반해 잔잔한 미소 같은 내적 희열로 만족해야 될 상황이 과잉 액션으로 발산돼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법. 그렇다고 산을 끊을 수야 없지 않은가. 하여, 애오라지 산꾼들은 또다시 오염이 덜 된 한적한 오지의 산을 갈구하며 찾아 나선다.

대간이나 정맥 종주를 끝낸 산꾼들이 여기서 한 번 더 갈래를 치고 나온,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기맥이나 지맥을 찾아 나서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 산행지는 영남알프스의 서쪽 언저리에 똬리를 틀고 앉은 밀양 용암봉~소천봉.
낙동정맥 가지산에서 갈라져 나와 운문 억산 구만 중산 낙화 보두 비학산을 거쳐 밀양강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운문지맥의 중간쯤 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밀양의 산임에도 지명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굴곡과 수려한 산세 그리고 곳곳에서 펼쳐지는 환상적 조망은 겨우내 움추렸던 근교산꾼들을 다시 산으로 불러모으는 데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산행은 상동면 신곡리 양지마을~인동장씨묘~김해김씨묘~539봉(종지봉·이장한 묘지 터)~암릉길~오치령 육화산 갈림길~신(新)오치고개~밀성박씨·경주최씨묘~통천문(침니바위)~용암봉(686m)~소천봉(632m)~잇단 무덤~신곡리 교회(음지마을)~양지마을. 걷는 시간만 4시40분 정도이며 난이도는 보통이다.

신곡리 마을회관과 ‘신곡리 양지마을' 이정석을 잇따라 지나 다리(신곡천)를 건너면 갈림길. 왼쪽으로 가면 또 갈림길. 역시 왼쪽으로 100m쯤 가면 다시 갈림길.

 이번엔 ‘산림조합현장'이라 적힌 이정표가 가르키는 우측으로 간다. 마을 당산나무를 지나자마자 다시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대숲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차량 차단기가 보이는 정면 대신 석축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들머리로 향하는 능선 갈림길. 이제 본격 우측 산으로 향한다. 등로는 약간 희미하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확인하고 오를 만큼 방치돼 있지는 않다. 나아가 거의 외길이라 걱정할 염려는 전혀 없다.

산행 초입대추밭 사이를 걸어가는 산행팀. 그 뒤로 산행팀이 걸어야 할 산행지인 용암봉(왼쪽)과 소천봉이 한눈에 보인다.

처음부터 된비알. 인동 장씨묘쯤 한 번 주춤하더니 15분 정도 거의 사람의 혼을 뺄 정도로 오르막이 심하다. 이후부턴 경사가 덜할 뿐 여전히 오름길이다. 그 정점은 양지바른 곳의 김해 김씨묘.

이제 송림길이 이어진다. 우측으로 향후 오를 용암~소천봉이 보인다. 크게 봐서 시계 방향으로 걷고 있는 셈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산행팀이 걷고 있는 산길과 용암~소천봉으로 이어지며 신곡리를 감싸고 있는 산세가 여성의 성기를 빼닮아 일종의 '여근곡(女根谷)'으로 불러도 될 성싶다.

솔가리와 낙엽이 반복되는 오름길은 한동안 이어지다 첫 봉우리인 539봉에서 숨고르기를 한다. 들머리에서 65분. 이장한 묘지터인 이곳은 하산 후 마을주민들로부터 ‘종지봉'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올라온 방향으로 보면 동창천 뒤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그 뒤로 옥교산 종남산 우령산 등 밀양의 산이, 소나무 우측으로 화악산 남산 오례산성 원정산 대남바위산 용당산 비룡산 통례산 등 청도 쪽 산이 손에 잡힌다. 20m쯤 더 가면 우측 시야가 트인 곳에서 더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좌측엔 코 앞의 육화산을 비롯 그 뒤로 구만산, 그 우측으로 운문산 백운산 정승봉 천황산 재약산 향로산이 펼쳐진다. 발 아래 산기슭의 계단식 논은 마치 깊게 파인 촌로의 주름을 연상시킨다.

영남알프스 주봉과 언저리봉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제부턴 능선길. 낙엽길과 송림터널이 반복된다. 20분 뒤 암릉길에선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전망대다. 10여 분 뒤 집채만한 바위가 앞을 막는다. 우회하는 길도 있지만 잠시 올라보니 사방팔방 훤히 펼쳐지는 최고의 전망대가 아닌가. 그간 숨어 있던 북암산 억산 범봉 사자봉 수리봉 구천산 정각산 가지산 그리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오치령 고갯길 등 영남알프스 주봉과 언저리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창우 대장도 “이처럼 완벽한 전망대는 좀처럼 보기 드물다"고 한마디 거든다.

전망대를 향해 근육질의 암릉을 오르는 산행팀. 이창우 산행대장은 "이 전망대를 두고 영남알프스를 이처럼 완벽하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고 평했다. 

 정면 눈앞의 봉우리는 이름없는 무명봉이지만 산세로 봐서 구만산 육화산을 거쳐 운문지맥과 만나는 의미있는 지점이다. 실제로 봉우리를 내려서면 ‘오치령 육화산'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이를 알려주듯 주변엔 리본이 많이 걸려 있고 산길 또한 뚜렷하다. 또 하나의 낮은 봉우리(536봉)를 넘으면 등로 좌우에 임도가 눈에 띄고 이내 고개에 닿는다. 오치령과 상동면 신곡리를 잇는 임도가 생기면서 생긴 고개로 흔히 오치고개라 부르고 있지만 기존의 오치령과 구분하기 위해선 ‘신(新)오치고개'라 부르는 것이 합당할 듯 싶다.

산행 중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암봉(왼쪽)과 소천봉(오른쪽). 

임도를 건너 바로 산으로 오른다. 작은 봉우리를 살짝 넘고 밀성 박씨 및 경주 최씨묘를 잇따라 지난다. 이때부터 크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오치령으로 가는 꼬불꼬불한 임도.
산행 중엔 밀양과 이웃한 청도의 봉우리들도 시원하게 펼쳐진다. 맨 뒤 능선 좌측으로부터 대남바위산 용당산 시루봉 비룡산 효양산 통례산 학일산이 보인다.

구만산 운문산 백운산 천황산 재약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과 언저리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용암봉 정상 직전 만나는 통천문. 일명 침니바위라고 불린다.
용암봉 정상. 이 팻말은 이창우 산행대장 바로 앞, 국제신문 제2대 산행대장 최남준 씨가 사비를 들여 달아 놓은 것이다.  

 10분쯤 뒤 뜸하던 바위군. 처음엔 농짝 크기에서 점차 집채만한 바위로 변모한다. 한 전망대에선 산내면소재지 송백과 앞서 봤던 밀양 쪽 봉우리 외에 승학산 금오산 구천산과 원동 토곡산도 확인된다. 잇단 암릉과 암봉을 지나 일명 통천문이라 불리는 바위틈새길을 통과하면 이내 용암봉 정상. 오래 전엔 헬기장이었지만 지금은 송림에 막혀 조망이 없다. 발 아래 보도블록만이 이를 확인해줄 뿐이다.
직진하면 백암봉 중산 낙화 보두 비학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길,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정면 바로 보이는 봉우리가 소천봉이다. 40분 걸린다. 조그만 돌탑 이외에는 정상이라고 인식할 어떠한 지형지물이 없다. 조망 역시 없다.
하산길은 좁다란 비탈길. 오랫동안 간벌을 하지 않은 죽음의 송림길이다. 이를 대변하듯 소나무마다 무수히 많은 솔방울이 매달려 있다.
뚜렷한 길은 없지만 크게 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서자. 국제신문 리본을 촘촘히 묶어놨다. 40분 뒤 길다운 길이 비로소 눈에 띄고, 여기서 5분이면 산을 벗어나 신곡리교회가 위치한 음지마을에 닿는다. 저 멀리 건너편이 들머리 양지마을이다. 두 마을은 10분 거리이다. 산행대장=이창우.

# 떠나기 전에 - 정상 안내판, 노장 산꾼의 열정

용암봉 정상에는 정상석 대신 '운문지맥/용암봉 686m/준·희'라고 적힌 조그만 스테인리스판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명산이건 근교산이건 산깨나 탄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이처럼 고마운 일을 한 주인공은 국제신문 제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68) 씨. 그는 '그대와 가고 싶은 산, 준·희'라는 오렌지색 리본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 대장은 한창 땐 건건산악회를 이끌고 1대간 9정맥을 주파하며 지역 산악계에 종주 산행의 붐을 불러 일으켰고 최근 타개한 후배 산악인과 함께 사비를 들여 금정산과 백두대간길의 조령산 깃대봉 등 10여 곳에 약수터를 조성한 산사나이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는 법. 그도 오랜 산행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무릎이 안좋아져 장시간 산행을 할 수 없다. 대신 3, 4시간 걸리는 정상석이 없는 근교산을 찾아 이정석 대신 이처럼 조그만 팻말형 안내판을 걸어두고 있다.

현재 600여 개 달았으며 이 작업은 다리에 힘이 소진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22년 전통의 아랑장어구이(055-355-3895). 밀양IC에서 들머리로 가는 도중 국도변에 위치해 있다. 밀양IC에서 정확히 3.7㎞ 떨어져 있다. 주메뉴는 장어정식. 수수전 게장 등 무려 28가지의 반찬에 놀라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장어맛에 감탄한다. 초벌구이로 기름을 뺀 후 양념을 무려 4번이나 발라 특유의 맛을 낸다. 김해 마산 양산 대구 청도 등의 단골들만 주로 찾으며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을 정도다.


# 교통편 - 밀양터미널에서 신곡리행 버스 이용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밀양 청도 24번~긴늪사거리에서 대구 청도 25번 우회전~상동면 안내판~상동면사무소 지나~신곡 고정 1077번 직진~매화 신곡 1077번 직진~신곡리 마을회관 지나자마자~신곡리 양지마을 이정석 순. 마을회관이나 다리 근처에 주차가능.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5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신곡리행 버스는 오전 8시50분, 10시50분에 있다. 부산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상동역(옛 유천역)에서 내린다. 오전 7시50분 단 한 차례 있다. 상동역 도착 시각은 8시47분. 4200원. 상동역 건너편 상동파출소 앞에서 신곡리행 버스는 오전 9시5분, 10시55분에 출발한다.

신곡리에서 밀양행 시내버스는 오후 4시, 5시40분, 7시20분에 있다. 이 버스는 도중 상동역 앞에서도 정차한다. 상동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 4시53분, 7시57분에 있다. 밀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시 정각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

 





 


동해안 최대 어업전진기지인 구룡포항을 약간만 벗어나면 과메기 덕장과 함께 아름다운 해변이 줄곧 이어진다.

춥다 춥다 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던 겨울이 어느새 끝물이다. 작은 바람에도 힘없이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가는 만추를 아쉬워하던 게 엊그제 같은 데 지나고 보니 정말 눈깜박할 사이다. 시골 여염집 기둥이나 대들보엔 이미 봄을 알리는 입춘첩이 붙어 있고, 대동강 물이 풀리기 시작한다는 우수 또한 턱밑에 다가와 있다.

 봄소식은 화신(花信)이다. 통상 이맘 때면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에선 앞다투어 봄소식의 선두격인 매향(梅香)을 전하기 위해 남으로 남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단골 명소는 구례 화엄사, 순천 선암사 금둔사, 산청 단속사지 등. 이곳에는 나라땅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수백년 된 운치있는 매화나무가 탐매객을 유혹한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일 년을 학수고대한 마니아들이야 감탄에 또 감탄을 하겠지만, 뚜렷한 목적없이 그저 신문이나 방송에서 소개된 한 장면을 보기 위해 운전대를 잡은 장삼이사들은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고 발길을 돌리며 혼잣말을 할 게다. "만개한 것도 아니고 겨우 매화 꽃잎 몇 개를 보려고 몇 시간씩 구불구불한 길을 내달려 왔단 말인가."

 2월은 여행 기자들에게 고민의 계절이다. 어정쩡한 봄과 휘청거리는 겨울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동장군은 시나브로 꼬리를 내리려고 하고 있고,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글자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그것이다. 겨울과 봄, 무엇보다 딱히 손에 잡히는 게 없다. 섣불리 떠나기도, 소개하기도 조심스럽다. 고심 끝에 주말레저팀은 결정했다. 어정쩡한 봄보다는 떠나려는 겨울을 붙잡아 보기로.

 흔히 2월 하고도 중순이면 스키장은 일반인의 뇌리에서 사라진다. 해발 1000m에 육박하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보니 눈이 늦게까지 내린다는 사실을 망각하기 때문이다. 도심에 비가 오면 산엔 눈이 온다는 지극히 평범한 대자연의 원리를 잊고 있는 것.    
   
 지난 시즌의 경우 양산 에덴밸리는 3월 9일, 무주리조트는 3월 17일까지 영업을 했다. 스키장 측에 따르면 2월 스키장을 찾으면 숙박 리프트 렌털 등을 묶은 패키지 상품이 아주 저렴한 데다 무엇보다 북적이는 1월보다 사람들이 훨씬 적어 맘껏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예기치 않은 눈까지 내린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과메기로 유명한 포항 구룡포와 국내 최대 대구 집산지인 거제도 외포항은 겨울 식도락 여행지로 제격이다. 이곳 또한 삭풍이 몰아치는 12월과 1월 두 달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월 말까지 싱싱한 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원래 축제가 한창 때는 별 대접을 받지 못하지만 사람들이 뜸해지는 끝물 즈음에 찾으면 적당히 대접을 받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사실 아니겠는가.

주5일제와 여행문화의 발달로 우리나라 관광지의 경우 사실 알려지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지만 구룡포는 예외인 것 같다. 일본인 집단 거주촌이 남아 있는 데다 원조 어선인 목선을 만드는 장인들이 아직도 뱃공장을 지키고 있다. 자, 선택은 이제 독자들의 몫. 주말이나 아니면 모처럼 주중에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연인들과 함께 떠나보자.

■ 동해안 최대 어업전진기지 포항 구룡포

과메기 오징어 대게 골라먹는 재미 쏠쏠
겨울 낭만보단 뱃고동 울리는 
고깃배 모습 더 인상적
대게·활오징어·트롤오징어 등 대형 위판장 무려 세 곳 

동해안 최대 어업전지기지인 구룡포항 전경.

장삼이사들은 구룡포 하면 우선 과메기를 떠올린다. 일출 명소로 유명한 호미곶이 위치한 북쪽의 대보면 등과 함께 과메기 특구로 지정된 이곳은 국내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구룡포항에는 식당가 말고는 과메기 덕장을 구경할 수 없다. 구룡포항을 벗어나야 된다.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31번 해안국도변에 '과메기'라고 적힌 커다란 입간판을 따라 가면 과메기 덕장을 만날 수 있다.

과메기는 쉽게 풀어쓰면 꽁치 숙성회. 원래 과메기의 재료는 청어였다. 하지만 청어가 구룡포에서 잡히지 않자 연안 꽁치로 대체됐고, 이후 꽁치조차 자취를 감추자 러시아 쿠릴열도 부근의 원양꽁치가 쓰였다. 재밌는 점은 원양 꽁치가 연안 꽁치보다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학적 측면에서 앞선다는 점이다.

구룡포가 과메기 최대 집산지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는 지정학적 위치 덕분. 포항은 낙동정맥이 고도를 낮추는 지점이라 북서풍과 염분을 머금은 영일만의 해풍이 뒤섞이며 과메기를 숙성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과메기는 바람뿐 아니라 적당한 햇빛과 습도 온도 등 네박자를 갖춰야 하는 까다로운 먹을거리였다. 기자가 찾은 진강수산 덕장의 건조실에는 습도 조절을 위해 많은 창문이 뚫려 있는 데다 선풍기 연탄난로 등을 비치, 시간대별로 온도와 습도를 체크하면서 ON-OFF를 반복하는 복잡한 작업이 계속됐다. 바람이 잘 통하는 햇빛에 그냥 말리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대나무 꽂이에 걸려 있는 과메기 덕장의 모습은 한폭이 그림같이 아름답고 한편으로 탐스럽다.

구룡포 과메기 덕장.

구룡포는 동해안 최대 어항답게 대게 및 오징어의 국내 최대 집산지이다. 겨울바다의 낭만 보다는 갈매기의 호위를 받아 뱃고동을 울리며 드나드는 비릿한 고깃배의 모습이 더 살갑게 다가오는 어항이다. 그렇다 보니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도 대게, 오징어활어, 트롤 오징어 및 잡어 위판장 등 세 곳이나 된다. 새벽 잠깐 떠들썩한 다른 어항 보다 거의 온종일 시끌벅적하다.
과메기와 함께 구룡포 해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반건조 오징어인 피데기.

구룡포는 전국 대게 위판량의 60%를 차지한다. 이곳 대게의 상당량이 영덕으로 올라가 영덕대게로 옷을 갈아 입는다. 
 
구룡포수협에 따르면 대게는 국내 생산의 60%가 위판되며, 오징어는 국내 생산의 절반 가까이 모여든다. 브랜드에서 밀릴 뿐 이곳 대게가 상당 부분 영덕으로 올라간단다. 오징어도 울릉도 보다 더 많이 잡힌다. 소문만 나지 않았을 뿐 이곳 구룡포에 오면 싱싱하면서도 저렴한 대게와 오징어 과메기를 맘껏 맛볼 수 있다.

구룡포에선 놓쳐선 안 될 알려지지 않은 볼거리가 몇 곳 있다. 우선 일본인 집단 거주촌인 적산가옥. 화려한 구룡포항 도로 바로 뒤편, 장안동 골목이 바로 그곳이다. 한일합방 이듬해인 1911년 일본은 동력선을 앞세워 어자원이 풍부한 구룡포에 어민들을 집단 이주시켰다. 믿기 힘들겠지만 100년 전 일본 가옥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에는 지금의 항구와 도로가 모두 바다여서 이 적산가옥이 바다와 인접했다고 한다.

꼬불꼬불한 골목길 사이로 일본식 대문과 이층 가옥을 걷다 보면 불현듯 이층 창문이 열리면서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곤니치와'하며 인사를 건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빈 집에 들어가보면 다다미가 그대로 남아 있고 문에는 후지산과 천지못 등 고향을 그리는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곳은 오래전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일본거리 촬영지로 활용됐다.
 
동행한 구룡포 미래사회연구소 서인만 부소장은 "50호 정도가 일본가옥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중 20호 정도는 근대문화재로 등록이 가능할 정도로 잘 보존돼 있다"고 설명했다.

적산가옥 거리 중간쯤엔 돌계단이 조성돼 있다. 예전엔 신사가 모셔져 있었지만 지금은 구룡포공원으로 변모, 충혼탑과 용왕당이 들어서 있다. 구룡포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곳 주변에는 여전히 신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구룡포 입구에는 뱃공장이 있다. 목선 조선소였던 이곳 대성조선소는 1980년대 FRP선이 나오면서 침체에 빠지지 시작, 지금은 생계를 위해 철선과 FRP선 수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속으로는 언제나 목선 주문이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는 이 시대 마지막 목선 장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구룡포를 찾으면 역시 꼭 맛보고 가야 될 먹을거리가 있다. 50년 전통의 '철규분식'(054-276-2298). 구룡포초등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연탄불에 팥을 밤새 삶은 단팥죽(2000원), 감자가루를 적절히 섞어 만든 쫀득쫀득한 찐빵(3개 1000원), 양은냄비에 담아 주는 국수(2000원)는 어딜 내놔도 별미 중의 별미로 꼽힌다.

'철규분식'의 단팥죽과 찐빵. 이렇게 2000원.

'까꾸네'의 모리국수.


 이름이 다소 독특한 모리국수집인 40년 된 '까꾸네'(054-276-2298). 구룡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리국수(5000원)는 원래 어부들이 배에서 내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갖은 생선을 넣고 끓인 뒤 국수를 말아먹던 음식. 경상도 말로 생선을 '모디(모아)' 넣고 '모디가(모여서)' 먹는다는 의미로 처음엔 '모디국수'로 불리다 어느날 자연스럽게 '모리국수'로 정착됐단다. 삶은 육수에 아구와 대게를 넣고 콩나물 파 고춧가루 마늘 등을 넣어 시원하다.

경부고속도로 경주IC~보문단지~감은사지~문무대왕릉~감포~구룡포 순으로 가도 되고,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해운대~대변~임랑~고리~서생~울산~정자해변~감포~구룡포 순으로 해변 드라이브를 하며 내달려도 된다. 구룡포에서 등대박물관과 상생의 손이 반가이 맞이하는 호미곶까지는 대략 30㎞. 도중에는 우리나라 최동단 땅끝(등끝)마을도 만날 수 있다. 안내판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 거제도 장목면 외포항

왕처럼 대구찜 한번 먹어볼까, 임금님 진상품 대구 아직도 잡혀
근처 YS생가도 한번 둘러볼만,
카페리 이용하면 훨씬 더 편리

                   대구 요리 25년을 자랑하는 외포식당 곽송주 씨가 대구를 받쳐들고 있다.

먹음직스러운 '대구찜'.

시원한 대구탕.


겨울철 남해안을 대표하는 대구의 최대 집산지는 YS의 고향인 거제도 장목면 외포리 외포항. 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올랐다는 거제산 대구는 누구나 한번쯤 먹고 싶어했던 바다의 귀족. 1m에 달하는 쭉 뻗은 몸매와 탱탱한 피부는 수입산 냉동 대구는 명함을 못낼 정도.

한때 대구잡이 어민들도 시련이 있었다.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거의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혹 1~2마리 잡히면 최고 위판가가 60만 원에 달할 정도여서 '금대구'로 불리었다. '잃어버린 10년'이었던 셈이다. 다행히 꾸준한 대구알 방류사업으로 2000년대부터 다시 잡히기 시작해 지금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성수기 때와 비교할 바는 못 되지만 2월의 외포항은 대구와 물메기 등으로 아침이면 부산하다. 외포위판장 관계자는 "지금이야 대구가 넘쳐나지만 한참 귀할 땐 미식가들 4명이 돈을 나눠 30만~40만 원하던 대구를 직접 사러 왔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외포리 농협 맞은편에서 '외포식당'(055-636-7205) 곽송주 씨는 "이곳의 대구탕은 다른 양념은 필요없고 소금 간만 약간 한다"고 말했다. 곽 씨는 시어머니로부터 대구요리를 전수받아 25년째 고수하고 있다. 전통이 있다 보니 이 집은 거제도의 정관계 및 교육계 인사,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고위층이 단골 고객이다.

 네댓 명이 먹을 수 있는 '대구찜'을 주문하면 대구탕 물메기회 아구수육 등 거제에서 맛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메뉴를 만날 수 있다. 대구찜은 생대구를 대나무 소쿠리에 얹어 묵은지 콩나물 등과 갖은 양념을 곁들여 별미로 손꼽힌다. 9만 원. 반드시 전날 예약 필수.

외포식당이 위치한 외포마을에서 고개를 하나 살짝 넘으면 대계마을. YS 생가가 위치해 있다. 생가에는 눈길을 끄는 것들이 있다. 1960년 5월 공비가 쏜 총탄에 절명한 YS의 모친 박부련 여사의 사진과 그 아래 놓인 장농이다. 그 장농에는 당시 공비가 쏜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진해 안골에서 카페리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성우카페리(055-636-5676), 풍양카페리(1688-4808).


■ 스키타기 지금이 오히려 적기 

사람 붐비던 지난해12월, 올 1월보다 한적, 맘껏 즐길 수 있어
지난해 무주스키장 3월9일, 양산 에덴밸리 3월16일까지 영업
가격 또한 성수기의 50% 수준으로 대폭 할인

2월에 스키장을 찾으면 한적하게 맘껏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은 무주리조트.

지난 14일 무주스키장 만선베이스에서 만난 직장인 김 모 씨는 "지금까지 왜 인파가 넘치는 1월 그것도 주말에 찾아 몇 번 타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는지 억울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찾은 김 씨는 2월에 와도 1월 못지 않게 설질이 좋아 스키 타기에는 그저 그만이라고 활짝 웃었다.

황삼원 홍보 담당은 "2월에 오면 저렴한 가격으로 알차게 스키나 보드를 탈 수 있다"고 전했다. 우선 22개 전 슬로프를 개방하는 데다 하프파이프 보드파크 모글코스 등 마니아들의 공간까지 완벽하게 오픈해 1월보다 오히려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무주의 경우 이웃한 진안 장수와 함께 원래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인 데다 국내 5위봉인 덕유산 향적봉에 위치해 있어 슬로프 자체가 1200~1300m에서 시작돼 2월말까지도 쾌적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숙박 리프트 렌털이 묶인 가족호텔 주중 패키지가 1인당 6, 7만 원대로 무려 성수기의 50%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3인 기준으로 22만6000원, 5인 기준 34만 원에 판매한다. 국민호텔의 경우 주중 패키지는 2인 기준 11만 원, 5인 기준 26만2000원에 내놓아 알뜰족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가격대는 버스를 이용, 리프트 렌털을 할 수 있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이 7만5000원(강습 제외)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남해고속도로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 덕유산IC에서 빠지면 된다.

부산서 가까운 양산 에덴밸리스키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조용호 홍보팀장은 "영남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이곳 에덴밸리는 슬로프가 해발 800m대로 무주에 비해 낮지만 베이스 전면이 정북향이어서 하루 종일 해가 들지 않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보강 제설한 눈의 보전성이 높아 좋은 설질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2월말까지 눈까지 자주 내려 스키 타기에는 제격이라는 것.

가격 또한 저렴해졌다. 성수기 때 숙박비용만 19만 원(16평), 28만 원(23평)이던 것이 2월부터는 숙박뿐 아니라 조식 사우나&찜질방 리프트(50%) 렌털(50%) 강습(50%)을 포함해 16평형의 경우 2인 기준 22만1000원, 3인 28만4000원, 4인 34만7000원, 23평형은 4인 39만2000원, 5인 45만5000원, 6인 51만8000원이라는 파격가로 내놓았다. 경부고속도로 양산IC~어곡양산지방공단 배내골 방향.

부산과 인접한 양산 에덴밸리스키장.

에덴밸리의 보더.

에덴밸리의 스키어.







설악산 공룡 제외하곤 공룡능선 중 꽤 힘들어
내원사 원점회귀,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 정도

험난한 공룡능선을 지난 후 뒤돌아보며 잠시 쉼호흡을 하는 이창우 산행대장. 우측 상단이 이웃한 정족산, 왼쪽이 천성산 중앙능선이다.

지율스님이 목숨을 걸고 KTX 통과 반대 저지를 시도한 천성산(千聖山).

경남 양산시 하북면 상북면 웅상읍에 걸쳐 있는 천성산은 원효대사가 천명의 당나라 승려에게 화엄경을 설파, 모두 성인으로 이끌었다는 설화가 서린 산이다. 정상 인근의 그 유명한 화엄벌은 여기서 유래한 지명.

이렇듯 천성산은 원효대사에서 지율스님에 이르기까지 불국토를 꿈꾸는 스님들의 의지로 불심이 곳곳에 배어 있다. 설화에 따르면 원효스님은 천명의 당나라 승려를 위해 천성산에 89개의 암자를 세웠지만 지금은 내원사를 비롯 홍룡사 노전암 조계암 원적암 등 20개 가까운 암자들만이 산문이 열려 있다. 통상 절집이 풍수지리를 바탕으로 그 터를 정하는 관례에 따라 하나의 산에 89개의 암자가 섰다는 것은 그 만큼 풍광과 더불어 산세와 지세가 빼어남을 방증하는 것이리라.

천성산은 통상 하북면 내원사계곡, 상북면 홍룡사(홍룡폭포), 화엄벌로 바로 오르는 용주암, 웅상읍 덕계의 무지개폭포 내지 법수원계곡으로 들머리나 날머리를 잡지만 이번 주 산행팀은 천성산 산길 중 가장 험난하다는 공룡능선을 택했다.

천성산의 경우 과거에는 화엄벌 인근 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922봉을 원효산, 812봉을 천성산이라 불렀지만 수년 전 양산시가 향토학자 등 전문가들에 고증을 의뢰, 922봉을 천성산, 812봉을 천성산 제2봉으로 교통정리했다.

하지만 최근 새로 교체한 이정표에만 `천성산', `천성산 제2봉'으로 고쳐져 있을 뿐 정상석은 예전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멋모르고 오른 아마추어 산꾼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산꾼의 한 사람으로서 양산시의 발빠른 결단을 바라는 바이다.

산행은 내원사 매표소~공룡능선~짚북재~738봉~천성산 제2봉~807봉~은수고개~산죽길~내원사~매점 주차장~내원사 매표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정도.


공룡능선은 이름 그대로 거대한 공룡의 등줄기를 오르내리듯 험난한 대여섯 개의 봉우리가 쉴새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다. 도중 너댓 번의 밧줄에 의지해 힘겹게 올라야 하는 등 만만찮은 고행길의 연속이다.

내원사 입구 주차장 내 옛 매표소인 태광연쇄점과 내원사로 향하는 천성교 사이로 열린 좁다란 포장로를 따라 산행이 시작된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간이 화장실을 지나면 `성불암 가는 길'이라고 적힌 노란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노전암 쪽에서 내려오는 물길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성불암계곡 방향으로 들어선다. 왼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이 공룡능선이다.

30m쯤 뒤 성불암 계곡길로 가다가 왼쪽으로 열린 오름길로 올라선다. 산죽길이다. 직진하면 성불암.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경사가 심한 된비알의 연속이다. 30분쯤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오르고 또 오르면 비로소 능선에 다다른다. 왼쪽으로 거대한 기암절벽이 앞을 가로 막고 있다. 밧줄을 잡고 힘겹게 오른다. 앞서 오르는 한 산꾼은 “수 십년만에 유격훈련하는 기분이 든다"며 한마디를 던진다.

천성산 공룡능선 코스는 공룡능선뿐 아니라 공룡능선 앞 뒤도 대체적으로 우락부락하다.

이렇게 오르면 첫 전망대. 앙상한 가지 사이로 저 멀리 노전암이 시야에 들어온다.
기암절벽을 내려와 편평한 등로를 걸으며 호흡을 고를 즈음 또 다시 오르막길이 기다린다. 설상가상으로 정면에는 또 다른 암봉이 떡 버티고 서 있다. 이러한 암봉을 하나 오르는데 평균 15분 내지 20분. 이같은 유사한 상황이 너댓 번 반복되면 십중팔구는 거의 질려 다리에 힘이 빠진다.

산행 도중 나타나는 전망대인 기암절벽을 하나씩 하나씩 오르다 보면 이내 지쳐 땀을 식히는 산꾼들의 모습이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기복이 무척 심한 능선을 가진 이 공룡은 아마도 몸이 거대해 천천히 걸어다니는 마음씨 순한 초식공룡이 아니라 날렵하고 포악한 육식공룡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공룡능선은 험해 대부분 밧줄이 매어져 있다.
                오르다 쉬고 또 오르다 쉬고 입에 단내를 내면서도 기어이 오르고 마는 산꾼들.

뒤돌아본 공룡능선. 사진 상으론 험하지 않게 보이지만 실제론 대단하다.

 이렇게 2시간30분 정도 쉴새없이 오르락내리락하면 그늘진 드넓은 안부에 닿는다. 짚북재다. 이 짚북재는 원효대사가 짚으로 북을 만들어 천명의 승려를 소집한 곳으로 전해온다. 친절하게 이정표가 서 있다. 왼쪽으로 노전암, 오른쪽으로 성불암, 직진하면 목적지인 천성산 제2봉(1.2㎞). 산행 일정상 십중팔구는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
짚북재. 원효대사가 짚으로 북을 만들어 천명의 승려를 소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주변은 얼레지 군락지로 유명하다.

짚북재는 봄이면 얼레지로 가득하다. 이제 상봉을 향해 직진한다. 점차 경사가 심해지면서 밧줄이 매여져 있다. 앞선 된비알보다 기복은 덜하지만 역시 오르막내리락하는 산길은 만만치 않다.

천성산 제2봉 정상. 정면의 군시설물이 보이는 봉우리가 천성산 주봉이고, 그 오른쪽이 화엄벌, 왼쪽이 낙동정맥 능선이다.

 50분 정도 정신없이 걸으면 정상을 코 앞에 둔 암봉에 닿는다. 저 멀리 정족산과 고산습지인 무제치늪이 확인된다. 천성산 제2봉 정상까지는 15분 정도. 정상에 앞서 왼쪽으로 열린 갈림길은 낙동정맥길이며 오른쪽은 내원사로 곧바로 하산하는 길.

정상은 주변 봉우리가 사방팔방 시원하게 펼쳐지는 최고의 전망대. 레이더기지가 보이는 천성산 주봉에서 시계 방향으로 화엄벌 매바위(선암산) 토곡산 천마산 채바우골만당 염수봉 오룡산 시살등 죽바우등 영축산 신불산 고헌산 백운산 정족산 문수산 남암산 울산시가지 무룡산 삼태봉 치술령 대운산 시명산 석은덤 달음산 함박산 장산 황령산 금정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발아래엔 내원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직진해서 내려선다. 임도가 보이지만 계속 산길로 간다. 5분 뒤 갈림길. 오른쪽 길을 택해 산허리를 돌아간다. 10분 뒤 은수고개. 왼쪽은 웅상읍 덕계 무지개폭포 방향이다. 천성산 제1봉(옛 원효산) 방향으로 직진한다. 억새길을 따라 10분쯤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갈림길을 만나면 오른쪽 길을 택한다. 직진하면 천성산 제1봉 가는 길이다. 하산길 초입에는 갈림길을 잇따라 만나므로 길찾기에 유의하자.

이내 또 갈림길. 오른쪽으로 간다. 10분 뒤 갈림길에선 왼쪽길을 택한다. 길 오른쪽에는 푹 꺼진 습지가 보인다. 여기서 왼쪽 능선으로 오른다.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다.

여기서부터 능선길을 따라 내원사로 내려간다. 등로 곳곳에는 한동안 보이지 않던 연분홍 진달래가 다시 보이고 상상도 못할 엄청난 산죽 군락이 길을 막고 있다.
약 40분 정도 정신없이 산죽길을 헤쳐 나오면 내원사가 시야에 들어오지만 진입로가 없어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선다. 계곡을 건너면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이후 내원사와 매점 주차장을 잇따라 지나 30여 분 정도 걸으면 매표소 주차장에 닿는다.

#떠나기 전에 - 공룡능선 중 최고는 뭐니뭐니해도 천성산 공룡능선

부산근교에는 공룡능선이 여러 개 있다. 신불산 공룡능선, 간월산 공룡능선 등 울퉁불퉁한 공룡의 등을 타고 오르는 재미가 좋다. 그중에서도 유독 천성산 공룡능선을 좋아하는 꾼들이 특히 많다. 로프를 타고 바위를 오르면 가슴까지 시원한 전망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근교산 동호인중 공룡능선의 취재를 원하는 분이 많아 천성산을 찾았다. 이곳 천성산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지천이다. 원효와 내원사가 아니라도 천성산은 매력있는 산이다. 화엄벌과 정족산의 철쭉군락, 사방으로 뻗은 능선에 암반이 박혀 있고 용연천과 계곡의 아름다움이 금강산과 닮았다 하여 제2금강산으로도 불린다. 하산은 천성산(옛 원효산) 정상에서 내원사로 뻗은 능선을 답사하였다. 아무도 찾지 않은 산길, 발밑에 두껍게 깔린 낙엽, 부채살처럼 펼쳐진 화엄벌의 계곡이 원시의 골짜기를 연출한다 산길은 능선에서 우측으로 돌아내려선다. 내원사 뒤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지만 취재팀은 우측 산죽사이로 내려서서 산길을 잡았다. 내원사 뒤 골짜기로의 출입을 삼가기 위해서이다.

#교통편 -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에 내려 언양행 12번 완행버스 타야

지하철 1호선 온천장 지하철역 앞에서 언양행 12번 완행버스를 타고 내원사 입구 용연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5시부터 10분 간격으로 밤 10시까지 있으므로 차편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양산IC~언양 35번 국도 우회전~언양 통도사 방향~내원사~언양 통도사~내원사 우회전~내원사 입구 달성슈퍼~내원사 주차장 순. 주차비 및 입장료(1인당)는 각각 2000원.






 

울산 언양읍의 진산 고헌산 원점회귀 코스
영남알프스 살짝 비켜앉아 운치 맘껏 뽐내
정상 주변 망치는 방화선, 하루빨리 복원돼야
완만한 대통골 왼쪽 능선 걸으면 5시간소요


들어가기전-영남알프스의 서북단에 위치한 울산 울주군 고헌산(1033m)에 올라본 산꾼들은 알 것이다. 제2봉격인 1035봉에서 고헌산 정상으로 향하는 수백 m 능선길이 폭 7~8m의 방화선으로 파헤쳐져 있다는 사실을.
방화선(防火線)은 말 그대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워둔 산불저지선이다. 한마디로 산불 확산을 막고 인력 투입을 쉽게 하기 위해 수목을 잘라 만든 삭막한 산 속의 대로이다. 고헌산의 경우 방화선 때문에 억새는 길 좌우에 무성하지만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속된 말로 산을 다 망쳐놨다.
기자는 이 고헌산의 방화선은 현실을 망각한 탁상행정의 본보기라는 생각이 앞선다. 폭이 길어봐야 10m에 불과한데 1000m 이상 되는 고지에서 불어대는 거센 강풍이 이를 넘지 못할까.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방화선이 제 기능을 하려면 폭이 최소 50m 이상은 넘어야 되며, 그렇지 못한 경우 지금이라도 산림을 복원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모 지자체 산림 담당 공무원의 솔직한 고백이 이를 입증해준다.
그래도 늦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곳도 있다. 의령의 진산 자굴산(897m)이 좋은 본보기이다. 자굴산은 20여 년 전에 방화선을 구축했다가 최근 복원계획을 세웠다.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유지 관리에 따른 예산확보 문제, 그리고 의령의 진산(鎭山)이자 영산(靈山)을 파헤쳐둔 채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군민들의 진심어린 목소리에 군이 수긍했기 때문이다.

고헌산 제2봉격인 1035봉에서 방화선을 거쳐 고헌산 정상으로 향하는 일단의 산꾼들. 정상의 돌탑과 이정표가 확인된다. 여기서 마루금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삼각점이 있는 산불초소도 보인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고헌산은 영남알프스에서 한 발 비켜난 독립봉우리다. 맏형 가지산을 비롯한 나머지 8개 봉우리는 모두 마루금으로 연결되지만 이 고헌산만 유독 불고기단지로 유명한 경주 산내면 대현고개로 완전히 내려와 다시 주능선을 향해 땀을 바짝 한 번 더 흘려야 한다.

 과거 경주 산내에서 언양장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이 고개는 비록 지금은 포장이 돼 있지만 해발고도가 500m쯤 되는 데다 고헌산이나 가지산으로 향하는 경유지인 895봉까지 각각 1시간 정도에 불과해 큰 줄기의 능선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산줄기의 흐름으로 봐선 되레 경주 산내면과 청도 운문면의 경계에 위치한 문복산이 별개의 봉우리라는 이견도 있다. 강원도 태백 매봉산에서 출발한 낙동정맥 마루금이 경주 백운산에서 고헌산을 거쳐 문복산 대신 가지~간월~신불~영축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영남알프스 서부능선인 천황산(사자봉)과 재약산(수미봉)이 빠져버려 이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헌산과 문복산은 비록 영남알프스 주 산군에서 비켜나 있는 결격사유가 있지만 ‘1000m가 넘는 영남지방의 산군'이라는 정의에는 부합돼 고민끝에 결국 막차로 포함되지 않았나 싶다.

이번주 산행지는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고헌산(高軒山·1033m). 정확히 말하면 울주군 상북면 두서면 언양읍과 경주시 산내면에 걸쳐있다. 울산의 진산이 무룡산이듯 고헌산은 언양의 진산이다.

예부터 언양사람들은 이 산 용샘에서 소망도 빌고 기우제도 지냈다. 고헌산은 부산서 비교적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한적한 산이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번잡하다는 가지산보다 훨씬 가깝다.

가깝고도 한적한 산, 고헌산. 해서 올해의 갈무리 산행지로 적합할 듯 싶다.

산행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신기마을(이정석)~삼진아파트~보성빌라~경주김씨 공동묘지~지능선~전망대~1035봉~방화선~고헌산 정상(1033m)~산불초소(삼각점·1034m)~임도~도로~전원주택 조성단지~굴다리 통과~산전리 도동마을~경의슈퍼(버스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50분 안팎이며 길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통상 고헌산 산행은 대통골 왼쪽길로 1035봉으로 오르거나, 고헌사를 거쳐 곰지골 왼쪽길로 상봉으로 향하는 코스가 보편적이다. 이 두 산길은 24번 국도 상에서 정상이 훤히 보일 만큼 급경사 오름길이어서 여간 힘들지 않다. 하지만 산행팀이 고른 대통골 왼쪽 능선길은 경사가 완만한 옛길이어서 그리 힘들이지 않고 등정이 가능하다.

상북면 궁근정리 신기마을 앞에서 하차하면 우측에 ‘신기마을'이라 적힌 이정석이 서 있다. 정면 저 멀리 검은 빛깔이 나는 계곡이 대통골, 그 오른쪽 너덜이 보이는 골짝이 곰지골이다. 고헌산 정상은 대통골과 곰지골 사이의 멧부리다. 산행은 왼쪽 저 멀리 보이는 KCG파크아파트 뒤 능선을 타고 올라 오른쪽으로 주능선을 탄 후 궁근정리와 이웃한 산전리 도동마을로 하산한다.


진우훼밀리아 아파트를 보고 마을로 향한다. 삼진아파트를 지나 보성빌라 왼쪽으로 가면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정면에 눈덮인 가지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내 또 갈림길. 이번엔 KCG파크아파트 앞에서 오른쪽 산 방향으로 향한다. 시멘트길이 끝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흙길로 간다. 경주 김씨 묘지군을 지나면 또 갈림길. 오른쪽으로 오르면 공동묘지.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오르면 이때부터 본격 산길이다. 여기까지 왔으면 들머리는 대충 찾은 셈. 이정석에서 30분.

솔가리와 낙엽이 수북한 운치있는 산길이다. 약간의 경사는 있지만 호흡이 긴 지그재그식 옛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다. 음지쪽엔 아직 잔설이 남아 있지만 산행엔 지장이 없다. 지능선까지는 대략 50분. 도중 두 번의 갈림길이 있지만 모두 우측으로 가면 된다.

1035봉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 산군. 왼쪽부터 가지산중복 가지산 쌀바위 상운산 쌍두봉. 우측 마을이 그 유명한 산내 불고기단지이다.
1035봉에서 더 크게 본 주변 산세. 가운데 맨 뒤가 단석산, 그 앞으로 낙동정맥이 내달린다. 그 아랫마을이 소호리이다.


지능선에선 우측으로 향한다. 문복산과 고헌산 정상이 각각 보이고, 한 굽이 더 오르면 고헌산 2봉인 1035봉이 머리 위에 걸린다. 왼쪽 확 트인 지점에 서면 1035봉에서 이어지는 소나무가 빽빽한 낙동정맥능선~대현고개~목장을 지나 문복산과 운문령의 분기점인 895봉과 운문령이 한눈에 펼쳐진다. 마른 억새길을 지나면 우측으로 바위전망대. 발 아랜 들머리 신기마을과 저 멀리 운문령 가는 24번 국도가 뱀 기어가는 듯하다.

바로 위가 1035봉. 전망은 상봉보다 훨씬 더 좋다. 정면 돌탑 뒤 저 멀리 낙동정맥인 경주 단석산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구미산 옥녀봉 벽도산 경주시내 소금강산 동대봉산 토함산 삼태봉 동대산 무룡산이, 그 앞 능선의 맨 오른쪽 국수봉을 기점으로 좌측으로 치술령 마석산 남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면 눈앞의 산허리에 길이 나 있는 산이 고헌산에 앞선 낙동정맥인 백운산이다. 고개 돌려 우측으로 고헌산 정상, 그 우측 연화산 무학산, 울산 문수산 남암산 꽃장산 대운산, 그 앞 능선으로 정족산 천성산2봉 천성산 금정산이 각각 확인된다. 그 오른쪽 앞 일자능선이 신불산, 그 앞 능선 우측으로 간월산 배내봉 오두산 송곳봉이, 24번 국도 끝 배내고개를 중심으로 오른쪽이 능동산, 그 뒤 오른쪽 천황산을 기점으로 좌측에 재약산 향로산이, 우측에 가지산중봉 가지산, 그 우측 앞으로 쌀바위 상운산 쌍두봉 지룡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가히 영남알프스 최고의 전망대라 부를 만하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방화선. 하루빨리 복원돼야 할 것이다.

이제 고헌산 정상으로 향한다. 폭 7, 8m의 방화선이 능선길을 갈라놓고 있다. 산불 확산을 막고 인력 투입을 쉽게 하기 위해 만든 방화선 탓에 억새는 길 좌우에 무성하지만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상봉은 10분 뒤, 삼각점이 있는 산불초소는 다시 3분 뒤에 닿는다. 울산 쪽 바다도 보인다.
정상석과 돌탑이 서 있는 고헌산 정상. 최근 국토지리정보원이 재측량한 결과 이웃한 봉우리가 높다고 표기해 '진짜' 정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산은 오른쪽 고헌사 방향. 삼각점이 있는 방향으로 직진하면 소호령 백운산 소호고개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 방화선을 따라 크고 작은 봉우리 4개가 보인다. 과거 기우제를 지냈다는 용샘은 삼각점 봉우리 남동쪽 아래 산사면 억새밭 쪽에 있다.

작은 돌탑을 지나 9분 뒤 갈림길. 오른쪽은 고헌사 신기마을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길은 점차 좁아지고 7, 8분 뒤 다시 갈림길. 우측 능선으로 올라선다. 이때부터 능선을 따라 직진만 하면 되지만 대신 조그만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 밧줄에 의지해야 할 정도의 바위길도 내려선다. 언양읍내도 차츰 가까이 다가오고, 왼쪽 저 멀리 경부고속도로가 철탑과 나란히 달린다. 정면의 울산 문수산과 남암산도 점차 근접해 온다.

삼각점 봉우리에서 1시간40분 뒤 임도. 우측으로 150m쯤 가면 오른쪽에 산길이 열려 있다. 곧 만나는 무덤 우측으로 하산길이 보인다. 15분 뒤 임도와 다시 만난다. 여기서 산을 벗어나는 도로까지는 7분 정도. 사실상 산행 끝. 여기서 굴다리와 도동노인정을 잇따라 지나 경의고·상북중학교 맞은편 24번 국도상의 버스정류장인 경의슈퍼 앞까지는 35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산불초소가 위치한 봉우리로 옮겨

고헌산의 해발고도는 널리 알려진 1033m보다 1m 높은 1034m. 산행 중 유심히 관찰한 산꾼이라면 알겠지만 2002년 10월에 삼각점을 지금의 정상에서 산불초소가 위치한 봉우리로 옮겼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항공사진측량 결과 이곳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 실제로 봐도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상황이 또 달라졌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한 2006년판 지형도에는 그간 1020m로 표기돼 있던 봉우리가 갑자기 1035m로 변해 있다. 기존의 정상이 1033m, 삼각점과 산불초소가 있는 봉우리가 1034m이기 때문에 순순히 해발고도로만 따지면 예전의 1020m, 지금은 1035m봉이 정상이 돼야 한다.

 고헌산 정상 주변 방화선은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속된 말로 산을 다 망쳐놨다. 폭이 넓어봐야 7~8m에 불과한데 1000m 이상 고지의 강한 바람이 이를 넘지 못할까. 당시 정책을 입안한 공무원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공무원의 정책 실명제 도입이 절실한 대목이다.

대통골은 경사가 심한 난코스. 전통의 부산 대륙산악회 등산학교의 졸업등반코스인 이 길은 로프를 이용해야 할 정도로 제법 전문성을 요하는 코스여서 아마추어 산꾼들은 유의해야 한다. 참고하길.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언양시장 내 위치한 '쌀전곰탕(052-263-6846)'. 시장 내 7~8개 쇠머리곰탕집 중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집. 35년 전통의 원조집이다. 시어머니와 함께 하다 3년전 며느리 김향화 씨가 물려받았지만 맛은 변함없다는 게 단골들의 전언이다. 국물이 투명하며 시원하다. 장날이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넘쳐난다. 6000원. 수육 1만5000~2만5000원. 언양시외버스터미널 후문에서 걸어서 1분 거리이다.

# 교통편 - 언냥터미널서 내려 석남사행 1713번 버스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10분 걸리고 2500원.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석남사행 1713번 울산 좌석버스를 타고 상북면 궁근정리 신기마을 앞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8시, 8시40분, 9시10분 등 20~30분 간격으로 있다. 1200원.

날머리 경의슈퍼 앞에서 언양행 1713번 좌석버스는 오후 2시40분, 3시25분, 4시15분, 4시40분, 5시10분, 5시40분, 6시10분, 6시40분, 7시30분(막차)에 있다. 현금 1300원. 언양에서 노포동행 시외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 국도(가지산 석남사)~창녕 밀양 24번 좌회전 뒤 언양시장 맞은 편 강변주차장(무료)에 대고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이럴 경우 길을 건너 언양시장을 관통해야 한다. 걸어서 5분 거리이다.







포항 오지 곰바위산~베틀봉 원점회귀
죽장면 봉계리 기점 새로운 코스 개척
걷는 시간만 5시간20분, 낙엽기만 3시간
발목은 기본, 무릎까지 수북한 낙엽길
조망도 빼어나 보현산 면봉산 등 한눈에 


장삼이사들은 포항 하면 우선 바다를 떠올린다. 바다를 낀 포항제철을 비롯해 해맞이로 유명한 호미곶이나 과메기의 구룡포, 북부해수욕장의 불꽃놀이,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등이 오랜 기간 반복 습득으로 인해 뇌리에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포항의 산은 어떨까. 크게 보면 백두대간에서 분기한 낙동정맥이 포항을 동서로 갈라 놓고 있다. 바다 쪽인 동쪽은 영덕의 팔각산 바데산 동대산과 이어지는 내연산 향로봉 매봉 등이 약간의 지명도를 앞세워 산꾼들을 유혹하지만 나머지 산은 딱히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낙동정맥의 서쪽인 내륙으로 눈길을 돌리면 사정은 좀 달라진다. 그 중에서도 포항의 북서쪽에 위치한 죽장면은 산의 물결이 일렁인다. 포항의 32개 읍면동 중 그 면적이 20%를 상회할 정도로 넓은 죽장면은 보현지맥과 팔공보현지맥이 수렴되는 오지 속의 오지. 산꾼들의 관점에서 보면 청정지역이나 다름없다.

 산지가 대부분인 울산 울주군이나 부산 기장군과 비교되는 포항 죽장면의 외곽에는 포항 최고봉인 면봉산과 작은보현산이 각각 청송과 영천을 등지고 포진해 있고, 이 산들의 안쪽에는 이름이 다소 생소한 베틀봉과 곰바위산이 능선으로 이어져 우뚝 솟아 있다. 참고로 천문대가 위치한 보현산은 면봉산에서 능선으로 이어져 종주산행이 가능하다.

그간 북적대는 단풍 산행으로 지친 산꾼들을 위해 이번 주 산행지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곰바위산~베틀봉을 찾았다.

흔히 면봉산 베틀봉 곰바위산 산행은 죽장면에서도 최고 오지로 손꼽히는 '두마리'에서 오르는 것이 지금까지 관례였으나 늘 새로운 산길을 찾아 나서는 산행팀은 이웃한 '봉계리'에서 출발했다.

들머리인 포항 죽장면 봉계리는 청송과 이웃해 인접해 있어 그 유명한 청송 사과와 거의 맛이 같다고 한다.


 들머리인 포항 죽장면 봉계리. 전형적인 우리네 시골풍경이다.

 ㅛ산행은 죽장면 봉계리 마을회관(새목마을)~잇단 청송 심씨묘~곰바위산(895m)~망덕고개(베틀고개)~샘터~보현지맥 갈림길~구멍바위~전망대바위~베틀봉(934m)~863봉(삼각점)~함안 조씨묘~폐헬기장~보현지맥 갈림길~폐헬기장~두문마을 갈림길~잇단 묘지~두릅나무밭(산죽)~봉계리 마을회관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안팎. 들머리에서 곰바위산을 지나 망덕고개까지의 2시간40분 정도는 이정표나 안내 리본 하나 없는 개척산행이며, 보현지맥 갈림길에서 원점회귀를 위한 1시간20분 정도의 하산로 또한 산행팀이 산길을 만들어 내려왔다. 사실상 개척산행임을 밝혀둔다. 해서, 산행팀은 초보 산꾼들을 위해 평소보다 많은 안내 리본을 달아 놓았다.

이번 산행은 특히 '낙엽 산행'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무릎까지 쌓인 수북한 낙엽은 때론 산길을 숨겨놓아 산행팀을 혼란스럽게 했지만 청정지역에서 밟아보는 올 첫 낙엽길은 오랫동안 갈색 추억으로 뇌리에 남을 만하다. 3시간여 동안 들은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는 환청이 되어 산행기를 쓰는 지금까지 귀에서 맴돈다.

 들머리는 봉계리 마을회관. 이번 산행은 이곳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오는 여정. 처음 만나는 곰바위산은 보이지 않지만 베틀봉은 마을회관 우측 저 멀리 확인된다.

봉계리 마을회관 왼쪽 포장로로 따라가며 산행은 시작된다. 봉계2교를 지나 이름없는 다리 앞에서 다리를 건너지 않고 좌측 사과밭 쪽으로 향한다. 전봇대 앞에서 좌측 길로 올라서자마자 다시 좌측으로 길이 열려 있다. 입구는 꽤 묵었지만 이 지점만 찾으면 그럭저럭 옛길의 흔적이 남아 있다. 지그재그 급경사길이다.

10여 분이면 지능선에 올라선다. 한숨 돌리고 다시 올라서면 청송 심씨묘를 시작으로 12분간 묘지 5기나 이어진다. 산행팀도 헤아리다 중도에 포기했다. 발밑에는 바스락거리는 낙엽길이 계속돼 정겹다.

청송 심씨묘에서 17분쯤 고로쇠수액을 채취한 비닐이 널브러져 있다. 경사가 더 심해지고 낙엽이 수북이 쌓여 차츰 체력소모가 심해진다.

일순간 길이 사라진다. 알고 보니 정면으로 집채만한 바위가 떡 버티고 있다. 약간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오르면 그제서야 바위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에돌아 올라온 셈이다. 무릎까지 덮는 낙엽길을 헤치고 나아가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잠시 이탈했던 능선길, 다시 집채만한 바위 위 능선길로 복귀한다. 길 좌측으로 조그만 전망대 바위가 보인다. 좌측 앞으로 구암산과 그 뒤로 내연산 향로봉 삿갓봉 비학산 가사령 등이 확인된다.

반복되는 오르막 낙엽길. 청정 산길 위에 바스락 소리를 내며 밟히는 이 낙엽들은 마치 새 기름에 갓 구운 새우튀김처럼 탐스럽기 그지없다. 그러기에 한 걸음 한 걸음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이끼 낀 크고작은 바위들을 징검다리 삼아 폴짝 폴짝 건너다 보면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며 거대한 산의 물결이 일렁인다. GPS단말기는 이제 해발 800m가 넘었음을 알려준다.

잠시 경사가 사그러들면서 산길은 우측으로 꺾인다. 무명봉에 올라서면 처음으로 눈앞에 향후 올라설 봉우리들이 펼쳐진다. 1시 방향으로 곰바위산, 2시 보현산, 그 우측 앞으로 면봉산과 베틀봉이 확인된다.

산림청이 달아놓은 '고정표본 점' 안내판을 지난다. 아직도 나무엔 초록의 나뭇잎과 누렇게 색이 바랜 단풍 그리고 이제 생명을 다해 고공낙하를 기다리는 낙엽이 공존한다.

곰바위산 하산 도중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문대로 유명한 보현산, 기상관측소가 있는 포항의 최고봉인
면봉산, 산행팀이 향후 오를 베틀봉(왼쪽부터).
 
고정표본 점에서 급경사길을 15분쯤 오르면 또 하나의 봉우리 정점에 올라선다. 정상석 대신 '곰바위산'이라 표기된 이정표가 서 있다. 동시에 시야가 확 트이면서 정면으로 보현산, 그 우측으로 기상관측소가 위치한 면봉산과 베틀봉이, 좌측으로 작은보현산과 대태고개 수석봉이 확인된다. 작은보현산 뒤 높은 산은 영천 기룡산이다.

산행팀은 좌측 무학대(2㎞) 방향 대신 베틀봉(3㎞) 방향으로 직진하며 내려선다. 면봉산으로 연결되는 능선이 한눈에 펼쳐지고 발아랜 해발 500m에 이르는 산간분지 마을인 두마리가 보인다. 90세대 200여 명이 사는 이곳은 도로 사정도 나아진 데다 한우 축사와 특용작물 재배 등으로 더이상 오지가 아닌 듯 보인다.

때론 단풍나무도 만난다.

가뭄 탓인지 단풍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

   9분 뒤 산길 좌측으로 멋진 전망대가 기다린다. 앞서 본 주변 산세와 향후 오를 능선길이 손금보듯 훤히 확인된다. 월성 이씨묘를 지나면 임도급 너른 길. 좌측으로 150m쯤 가면 사거리에 닿는다. 지형도에는 베틀고개로 표기돼 있지만 주민들은 망덕고개로 부른다. 좌측은 두마리(2㎞), 우측은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봉계리, 산행팀은 베틀봉(2㎞)을 향해 직진한다. 독특한 모양을 한 인근의 망덕할매바위도 챙겨보자.

이때부터 수더분한 능선길. 안내 리본도 많이 걸려 있어 길찾기 걱정은 붙들어매고 여유를 갖고 걷는다. 5분 뒤 샘터 안내판이 보인다. 화살표 방향으로 돌아가보니 파란 뚜껑이 보인다. 갈수기라 물이 거의 없는 데다 위생상태도 좋지 못하다. 샘터 주변은 유난히 단풍나무가 눈에 띄지만 대부분 예의 붉은빛을 제대로 내지 못한 채 말라가고 있다.

곧 두마리로 내려서는 탈출로가 좌측에 보이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일순간 길이 좌측으로 휘면서 동시에 쓰러진 나무를 잇따라 통과한다. 한 굽이 오르면 경주 최씨묘를 지나고 이어 9분 뒤 독도에 유의해야 될 보현지맥 갈림길로 올라선다. 좌측은 곰내재를 거쳐 면봉산 보현산으로 이어지며, 산행팀은 우측 베틀봉으로 향한다. 이 길은 꼭두방재를 거쳐 낙동정맥과 만난다. 산행팀은 베틀봉을 지나 꼭두방재까지 가지 않고 도중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동쪽)으로 방향을 틀 예정이다.

베틀봉 정상 직전의 구멍바위. 과거에는 이곳을 통과했지만 지금은 바위 좌측으로 길이 열려 이곳을 통과하지 않는다.

6분 뒤 집채만한 바위, 일명 구멍바위 앞에 선다. 좌측으로 에돌아간다. 이창우 대장은 "예전엔 좌측으로 올라 바위 사이의 구멍을 통과해 구멍바위라 불렀지만 지금은 바로 올라갈 수 있어 그 이름이 퇴색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구멍바위 바로 위엔 멋진 전망대가 또다시 기다린다. 좌측 곰바위산에서 방금 걸어온 능선길을 볼 수 있는 데다 앞서본 거의 모든 장면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그간 안 보이던, 작은보현산과 이어지는 갈미봉과 수석봉 뒤 운주산도 확인된다.

베틀봉 정상.

베틀봉 정상에서 본 베틀바위(앞)와 향후 산행팀이 내달릴 능선길.


전망대에서 몇 걸음만 더 올라가면 베틀봉. 정상석 대신 최남준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이 걸어놓은 '보현지맥 베틀봉 934m 준·희' 안내판이 걸려 있다. 마치 누굴 기다리듯 산 전체에 노란 손수건을 묶어놓은 듯하다.

솔직히 조망은 앞선 전망대보다 좋지 못하다. 베틀바위는 정면(북쪽) 우측으로 솟은 바위로 추정된다. 그 앞쪽에 위치한 앞서 본 구멍바위는 봉계리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곳에 솟아 있기 때문이다.

급내리막길로 직진하며 하산한다. 고도가 높은지 북사면인지 하여튼 앙상한 가지에 낙엽이 온통 발목 이상을 덮을 정도다. 20여 분 뒤 삼각점이 있는 862봉, 다시 5분 뒤 함안 조씨묘를 지난다. 좌측 뒤 숲사이로 면봉산, 우측 뒤로 곰바위산이 보인다.

유순한 이 길로 계속 직진하면 꼭두방재를 지나 낙동정맥과 만나지만 산행팀은 이제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야 한다. 보도블록이 보이는 폐헬기장을 지나 자연스럽게 직진길을 버리고 30도 우측 무명봉으로 살짝 올라야 한다. 정상에서 48분. 무명봉에서 우측으로 능선을 타고 내려선다. 우측으로 곰바위산과 베틀봉이 동시에 보인다.

봉분이 파헤쳐진 묘지를 지나면 7분 뒤 폐헬기장 앞 갈림길. 우측은 들머리 봉계리 새목마을 위 두문마을로 가는 길, 산행팀은 폐헬기장을 지나 좌측으로 간다. 청송 심씨묘를 지나면 급내리막. 이후 두 개의 낮은 봉우리를-이곳엔 안동 권씨묘가 각각 있다-를 살짝 넘고 두릅나무밭을 통과하면 도로에 내려선다. 도로에서 봉계리 마을회관까진 50m 떨어져 있다. 무명봉에서 55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수목 웃자라 들머리 봉계리에선 베틀바위 선명하게 안 보여

여담 하나. 예부터 경북 내륙에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을 두고 "이 사람, 청송 두마에서 왔나?"라고 했다 한다. '두마'는 지금의 포항시 죽장면 두마리를 이르는 말. 그만큼 두마리가 오지 속의 오지였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좋은 예다.

지금은 어떨까. 산행팀은 두마리와 이웃한 봉계리에서 산행을 시작했고, 산행 중엔 발아래 두마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산행 후엔 죽장면사무소 공무원 한 분과 통화했다.

산행 중 내려다본 해발 500m의 산간 분지마을인 두마리는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는 속설을 깡그리 뒤엎었다. 파란 지붕의 대형 한우축사와 퇴비사가 즐비했고, 특용작용을 위한 비닐하우스도 눈에 띄었다. 산위에서 보면 소규모 공단이 들어선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죽장면사무소에 따르면 두마리에는 현재 90세대, 2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도로 사정도 좋아 깊은 두메 산골이란 말은 이제 옛말이 돼 버렸다고 전했다. 오히려 이웃한 봉계리가 더 열악하다고 말했다. 주민은 두마리의 절반도 안 되는 38세대에 80여 명에 불과한 데다 젊은층이 거의 없다. 죽장면 23개 리 중에 하옥리 침곡리와 함께 이제는 오지 속의 오지로 전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론 "이 사람, 청송 봉계에서 왔나?"로 바뀌어야 될 판이다. 그만큼 아직도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다는 방증이다.

밤마다 선녀가 내려와 베를 짰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베틀바위. 이와 관련 봉계리 심성대 이장은 "마을에선 베틀봉을 '베틀 기(機)' '바위 암(岩)' 자를 써 '기암봉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심 이장은 "어렸을 땐 베틀봉이란 이름을 있게 한 베틀바위가 보였지만 지금은 나무들이 웃자라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봉계리 마을회관에서 보면 곰바위산은 보이지 않지만 베틀봉은 마을회관 우측 저 멀리 우뚝 솟은 봉우리다. 마을회관 우측 바로 옆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하산로이다.

# 교통편 - 100% 원점회귀 코스여서 승용차 이용하면 편리

100% 원점회귀 코스라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대중교통편은 있지만 상당히 불편하다.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000원. 경주터미널에서 안동행 시외버스를 타고 죽장에서 내린다. 오전 8시30분, 8시45분, 11시40분. 6700원. 70분 걸린다. 죽장에서 들머리 봉계리까지는 개인택시(054-243-2655, 011-9730-2655)를 이용하면 된다. 7000원. 죽장에서 경주행 버스는 오후에는 6시 단 한 차례뿐이다. 경주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0분마다 있으며 막차는 밤 9시5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천IC~경주 영천 20번 좌회전~포항 영천 경주 좌회전~포항 20번~건천터널~경주 포항~경주터널~포항~말구불터널~안강읍~안강 925번 우회전~안강 68번 좌회전(선리치골프클럽)~경주 안강 우회전~포항 안강~갑산리 우회전~포항 영덕 68번~기계 68번~기계 서포항IC~신광 청하 서포항IC~강동면~청송 기계 서포항IC 좌회전 31번~포항시 기계면~청송 기계~청송 죽장~한티터널~죽장면~청송 죽장~청송 현동 좌회전~현내 봉계 두마 면봉산 베틀봉 무학사 좌회전~봉계리 베틀봉 우회전~봉계리 마을회관 앞 주차장 순.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