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난코스 공략하기-부산 아시아드CC

파인 7번, 프로도 더블 보기 이상 속출
해발 낮은 목장 부지인 구릉지에 조성
토목공사 덜 해 저지대 마운드 그대로 활용
세컨·서드샷 때 스탠스 잡기가 까다로워
겉보기와 달리 스코어 의외로 잘 안 나와
부산울산 고속도로 일광IC서 5분 거리
명실상부한 부산을 대표하는 골프장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골프경기를 위해 조성한 아시아드CC는 기존 골프장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부산 기장군의 대장산인 달음산 암봉이 한참 올려다 보이는 이곳은 우선 앉은 터가 골프장의 입지로는 이상적이다. 수백 m나 되는 산악 지대가 아니라 골프장으로서 드문 해발이 낮은 목장 부지인 구릉지에 조성됐기 때문이다. 골프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산속의 대형 토목공사의 산물이 아니라 외국이나 제주도의 일부 골프장처럼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저지대의 구릉지 마운드를 그대로 활용해 자연스럽게 홀을 꾸몄다.

이런 연유로 겉으로 봐선 쉬워 보이지만 막상 샷을 날려보면 실제론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 아시아드CC 김용관 회원은 이를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아시아드CC의 첫인상은 여느 골프장과 달리 평범하지만 기존의 굴곡 있는 마운드를 끌어들여 지형을 변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연스럽게 홀을 조성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업다운 지역이 널려 있어요. 아무리 티샷이 잘 맞아도 세컨이나 서드샷 때 스탠스 잡기가 까다롭다 보니 의도한 대로 샷이 잘 맞지 않아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아요."   
 
해운대CC의 회원이기도 한 그는 "페어웨이가 좁고 전장이 긴 데다 OB 구역이 많아 어렵다고 소문난 해운대CC가 아시아드CC보다 스코어가 잘 나오는 이유는 결국 페어웨이 상의 업다운 지점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싱글핸디캐퍼인 김 회원은 "흔히 전장이 아주 길다는 통도파인이스트CC 남코스에서 싱글인 사람이 아시아드CC에선 통상 네댓 개는 더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드CC는 레이크·파인·밸리 등 3개 코스 27홀로 구성됐다. 레이크 코스는 목장 지대의 구릉과 호수를 그대로 활용해 마치 외국의 골프장 같다. 파인 코스는 천연수림과 숲속의 연못을, 밸리 코스는 말 그대로 계곡의 독특한 지형을 코스에 그대로 접목시켜 홀마다 전략성을 부여했다. 난이도는 대체로 파인, 밸리, 레이크 순으로 어렵다.

아시안게임이라는 국제대회를 치러 글로벌 규격을 공인받은 데다 최근 개통된 부산울산 고속도로 일광IC에서 5분밖에 걸리지 않아 근접성이 빼어난 만큼 부산을 대표하는 골프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골퍼들의 중론이다. 수년 전 '월간중앙'이 전국 아마 골퍼를 대상으로 선정한 '가보고 싶은 골프장 10'에서 아시아드CC는 영호남 및 충청권에서는 유일하게 8위에 오른 사실도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27홀 중 가장 어렵다는 마의 파인 7번홀

아시아드CC 27홀 중 가장 어렵다는 파인 7번홀 티잉그라운드. 좌측 해저드와 정면으로 벙커가 보이지만 큰 부담은 없다. 바로 밑 티잉그라운드인 화이트티에서 막창의 위험이 있지만 사진과 같이 블루티에선 막창의 위험이 없다.
파인 7번홀의 세컨샷 지점. 사진 맨 아래 가운데쯤 볼이 떨어지면 그린까지 200m쯤 된다. 앞바람까지 연신 불어대 2온은 사실상 어려워 하수들은 레이업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간판 코스는 레이크와 파인 코스. 두 코스의 전장은 6518m(7128야드). 통도 남코스(6735m) 해운대CC(6629m)보다는 짧지만 에이원CC(6424m) 보라CC(6590m)와는 어금버금하다.

아시아드의 매력은 각 홀의 독특한 설계에 대응할 전략이 없으면 무너진다는 데 있다. 특히 진저리를 치는 곳은 파인 코스. 9개 홀 중 1번홀과 파3홀 2개를 제외한 6개홀이 그린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홀이다. 이렇다 보니 라운드 시간도 다른 코스보다 길다.

특히 파인 7번홀이 악명 높다. 파4, 핸디캡 1 챔피언티 404m, 블루티 383m, 화이트티 356m. 아시아드CC의 시그니처홀이자 골퍼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승부처로 27홀 중 가장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다. 약간 내리막 좌 도그레그홀로 IP지점에서 그린까지 페어웨이 좌측에 해저드가 150m 정도 길게 펼쳐져 있고, 그 폭은 나머지 페어웨어 폭보다 길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좌측으로 해저드의 끝 부분(블루티 기준 230m)이 보이고, 정면으로 벙커(〃 250m)가 도사리고 있다. 페어웨이 좌우 측에는 송림이 도열해 있어 페어웨이를 더욱 좁아보이게 한다. 이 홀은 특히 앞바람이 심해 약간 내리막이지만 제 거리를 보고 대부분 드라이버를 잡는다.
 
문제는 세컨샷. 티샷이 이상적으로 맞고 잘 굴러 240m쯤 가면 그린까지 140~150m가 남는다. 이럴 경우 스탠스가 좋으면 아이언으로 2온을 노려볼 만하지만 170m 전후로 남으면 앞바람 때문에 우드를 잡아야 한다. 이는 여자 프로들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페어웨이의 절반 이상인 해저드가 그린까지 뻗어 있고, 그린 좌우에는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는 데다 그린 좌·우·뒤의 공간마저 좁아 극도의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그린은 약간의 포대그린으로, 중앙은 볼록하며 좌·우와 뒤쪽은 모두 내리막이라 볼을 중앙에 세우지 않으면 대부분 벙커나 해저드로 굴러 내려간다.

2007년 KLPGA 투어 때 파인 7번홀의 평균 타수는 무려 5.12타. 이 대회 마지막 날 더블보기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무려 18명일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당시 4오버파로 우승한 안선주 프로는 인터뷰에서 "파인 7번홀에서 버디, 파, 보기로 타수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답할 정도였다.

김용관 회원은 "주말골퍼들은 티샷이 잘 맞지 않으면 우드로 욕심내지 말고 웨지나 숏 아이언으로 안전하게 레이업을 한 후 3온을 목표로 해야 보기로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홀 저런 홀, 이런 재미 저런 재미

파4 핸디캡7 레이크 8번홀. 페어웨이 약간 우측의 소나무가 골퍼를 깝깝하게 한다.

파4 핸디캡 7 레이크 8번홀은 페어웨이 약간 우측 블루티 기준 230m 지점에 소나무가 서 있어 깝깝한 홀. 챔피언티 351m, 블루티 318m, 화이트티 293m. 거리 상으론 2온이 쉬울 것 같지만 티샷이 조금이라도 우측으로 치우치면 러프인 계곡으로 빠져 소나무 때문에 레이업을 하거나 OB로 처리된다. 로우핸디캐퍼들은 우드나 롱아이언을 잡고 정교하게 180~185m 날리면 그린까지 150m쯤 남는다. LPGA 우승자 박지은 지은희 프로도 '울고 갔다'.

파4 핸디캡2 밸리 8번홀. 좌 도그레그홀이라 페어웨이 좌측 소나무를 넘겨야 그린까지 2온을 쉽게 할 수 있다(사진 위). 이같은 사실은 아래 사진을 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파4 핸디캡2 밸리 8번홀은 좌 도그레그홀이라 페어웨이 좌측 숲을 넘기면 그린까지 120~130m가 남아 2온이 가능해지는 점에선 통도파인이스트 남코스 14번홀과 흡사하다. 챔피언티 391m, 블루티 368m, 화이트티 343m. 하지만 통도의 경우보다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 왜냐하면 통도의 경우 거리만 충족되면 가능하지만 아시아드는 소나무의 키가 아주 커 높이까지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화이트티에서 티샷을 하면 180m 이후부터 막창이 나기 쉽다.

파4 핸디캡1 우 도그레그홀인 밸리 5번홀도 만만찮은 홀. 챔피언티 409m, 블루티 386m, 화이트티 360m. 페어웨이가 넓어 OB 위험은 없지만 티샷의 안착 지점에 따라 세컨샷의 남은 거리가 달라져 정교해야 한다. 문제는 티샷이 잘 안 맞았을 경우. 그린으로 갈수록 페어웨이 폭이 급격히 좁아지면서, 경사가 좌측으로 심하게 흘러 세컨샷을 하기가 막막하다. 워낙 좌측으로 잘 굴러 OB 대신 로컬룰로 해저드 처리를 하면서 볼이 빠지지 않도록 막아놨을 정도다.

파4 핸디캡1 레이크 9번홀. 파인 7번홀에 이어 두 번째로 어려운 홀이다.

 파4 핸디캡1 레이크 9번홀은 파인 7번홀에 이어 두 번째로 진저리를 많이 내는 홀. 챔피언티 415m, 블루티 391m, 화이트티 361m. 긴 데다 오르막에 앞바람 그리고 페어웨이의 업다운이 심해 티샷이 잘 맞아도 세컨샷의 라이가 좋지 않아 프로들도 2온이 힘들어 보기를 많이 한다. 그린 앞 벙커 턱도 높다. 세컨샷이 약간 짧으면 그린 앞 벙커 아래엔 폭 꺼져 있어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

해운대의 진산 장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4 핸디캡2 좌 도그레그형인 파인 2번홀.

해운대 장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4 핸디캡2 좌 도그레그형 파인 2번홀은 내리막에 좌우 소나무가 페어웨이를 감싸고 있어 티샷 때 심리적으로 불안해져 아마추어 대표구질인 악성 슬라이스가 자주 발생하는 홀. 좌우 OB가 있고 페어웨이의 업다운이 심해 티샷 세컨샷 모두 정확성을 요한다. 챔피언티 388m, 블루티 365m, 화이트티 338m.

파5홀 치고 거리가 짧아 이글이 자주 나오는 레이크 2번홀.

또 한 가지. 챔피언티 462m, 블루티 440m, 화이트티 418m 레이크 2번홀은 파5홀 치고 거리가 짧아 이글이 자주 나와 '이글 공장'이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다. 뒷바람까지 자주 불어 장타자라면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페어웨이 우측으로 긴 해저드와 턱 낮은 벙커가 나란히 내달려 하수에겐 부담스러운 홀이다.

파인 8번홀, 악몽의 그린

전체적으로 어렵지만 그린이 가장 까다롭다는 파인 8번홀.

IP 지점 앞뒤로 억새가 무성한 파4 핸디캡5 파인 8번홀은 27홀 중 그린이 가장 까다로운 홀. 중앙에 마운드가 있어 앞핀일 경우 약간만 짧으면 더 밑으로 굴러 3펏은 보통, 4펏 5펏도 나올 수 있다. 좌핀일 때도 길게 안 치면 굴러 오르막 퍼팅을 해야 한다. 이 홀은 블루티가 338m로 약간 짧지만 극심한 오르막이어서 역시 2온이 부담스럽다. 로우핸디캐퍼는 티샷 때 페이드샷을 구사하면 거리의 이점이 있다.

레이크 4번, 파인 7번, 밸리 5번홀도 그린이 까다롭다. 신은실 캐디는 "아시아드CC의 경우 홀컵에서 1.5m 내의 라인에서 변화가 특히 심해 비교적 짧은 퍼팅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언급은 안 됐지만 아시아드CC의 나머지홀의 사진은 아래와 같다.

기장군의 대장산인 달음산 암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4 핸디캡4 레이크 1번홀.
앞바람이 잘 부는 약간 오르막인 파4 핸디캡2 레이크3번홀.
그린 주변 벙커가 깊은 파3 핸디캡6 레이크 4번홀. 블루티 157m.
파4 핸디캡3 레이크 5번홀.
그린이 해저드로 둘러싸인 파5 핸디캡7, 좌 도그레그홀인 레이크 6번홀.
파3 핸디캡8 레이크 7번홀.
파4 핸디캡4 파인 1번홀. 연습장이 티잉그라운드 바로 우측에 위치해 있다.
파3 핸디캡8 파인 3번홀.
파인 3번홀 그린.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파4 핸디캡6 파인4번홀. 베이사이드CC가 그린 바로 파에 훤히 보인다.
파5 핸디캡9 파인5번홀. 티잉그라운드 좌측이 역시 베이사이드CC이다.
파3 핸디캡3 파인 6번홀.
파5 핸디캡7 파인 9번홀.
아일랜드홀인 파3 핸디캡5 급내리막홀인 밸리 6번홀. 챔피언티 160, 블루티 141m. 이 홀 좌측에는 묘지군이 있다. 신기하게도 이 홀에서 홀인원을 한 골퍼들이 사고나 병으로 빨리 세상을 떠 회원들 사이에선 홀인원을 하더라도 골프장 측에 얘기를 잘 하지 않는다고 전해온다. 이는 회원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부산 기장군, 보석같은 능선 5시간 산행
하산길의 의양골 계곡 '숨은 진주' 발견


20일은 춘분. 완연한 봄이다.

얼어붙은 대지 곳곳에 봄이 움트고 있다. 삭풍이 몰아치던 마을 뒷산 언덕바지에는 나물 캐는 아낙네가 삼삼오오 모여 있고 겨우내 숨죽은 듯 잠잠하던 숲은 새소리에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514봉에서 본 달음산(우측 제일 높은 암봉).

양지바른 너른 터에는 야생화가 이미 고개를 내밀었고 파란 새싹은 애기 손톱 크기로 자라났다.

봄을 좀 더 몸으로 빨리 느끼려면 산만한 데가 없다. 혹자들은 산이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없이 그대로 있다고 느끼겠지만 아침 저녁 다르고 365일 시시각각 변신하는 곳이 산이다.

올들어 부산의 야생화 마니아들은 지난달부터 야생화를 찾으러 부산의 온 산을 구석구석 누볐다.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를 올린 곳이 바로 기장 철마산. 그 만큼 빨리 봄이 찾아온다.

흔히 부산의 산 하면 십중팔구는 금정산을 떠올린다. 분명 산세로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빠질 것 없는 명산이지만 도심의 산이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이제는 ‘유원지화'된 느낌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최근 그 대안으로 기장의 산을 많이 찾는 추세다.

동해바다와 인접한 기장에는 의외로 산이 많다. 금정 백양 황령 등 기장을 제외한 전 지역의 산을 합해도 수적인 면에서 버금간다.

동부의 천마산 아홉산(철마) 일광산 달음산을 비롯 서부 철마산 거문산 공덕산, 남부 개좌산 운봉산 아홉산(회동), 북부 백운산 망월산 용천산 석은덤 등등. 한눈에 압도될 만큼 고봉준령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수수하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간다.

이들 산은 대부분 능선으로 이어져 종주산행이 가능하다. 달음산~철마산으로 이어지는 8~9시간의 동서코스는 금정산~백양산의 그것에 버금가고, 백운~철마산의 남북코스 또한 보석같은 능선길이다.

 이번 주 산행팀은 거문산~철마산을 찾았다. 기장의 모든 산뿐 아니라 동해바다 금정산 대운산 영남알프스 등 부산과 동부경남 일대의 이름깨나 있는 산의 물결을 죄다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하산길에 만나는 의양골 계곡은 부산에도 이런 계곡이 있었나 할 정도로 유량이나 규모 면에서 놀랄 만큼 아름답다.

산행은 부산 기장군 철마면사무소~와여마을~하우스 민가~514m봉~거문산 정상~500m봉~임도~소산벌(마을)~소두방재(삼거리)~억새군락지(574봉)~임도(차단기)~철마산 정상~계곡(의양골)~임기마을 식수사용 표지판~임도~지장암 갈림길~임기마을~임기버스정류장(7번 국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 정도.



 철마면사무소 정류장에 내리면 사거리. 면사무소를 지나면 갈림길. 정면의 산이 거문산. 왼쪽 와여마을로 향한다. 마을주차장을 지나 ‘철마가든정육점'을 끼고 우측으로 향한다. 미륵사를 지나면 갈림길. 왼쪽 휘어진 길로 오른다. 임도 차단기를 넘어 직진한다. 하우스 민가를 지나면서 본격 산길이 시작된다. 곧 갈림길. 우측 오르막길로 향하면 사거리 고갯길. 직진하면 백기마을, 산행팀은 양지바른 무덤 뒤로 난 길로 능선을 타고 오른다. 이 정도면 들머리를 제대로 찾은 셈.

소나무가 한결같이 곧게 뻗은 모습이 시원하다. 신길은 점차 좁아진다. 왼쪽 아래에 다시 저수지. 결국 저수지를 축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에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10분 뒤 길 찾기 유의할 곳. 능선길로 치고 오르는 심한 오르막길이 우측에 열려 있다. 무심코 가다간 그냥 지나치기 쉬우므로 꼭 국제신문 노란 안내 리본을 살피자.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 거의 숨이 넘어갈 정도다. 25분 정도 지속된다. 마침내 514봉. 참호 모양의 큰 홈이 파여 있다. 주변이 온통 산의 파노라마다. 왼쪽 거문산, 정면 매바위 용천산 문래봉 석은덤. 몇 걸음 우측으로 자리를 옮기면 함박산 달음산, 그 우측으로 아홉산 일광산 장산이 덤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본격 거문산으로 간다. 억새와 송림이 반복된다. 15분이면 닿는다. 정상석이 없어 산행팀은 ‘거문산 545m'라고 적은 리본을 걸어 놓았다.

향후 오를 철마산은 왼쪽 방향. 능선이 곧 바로 연결돼 있지 않아 산중 마을인 소산벌을 거쳐야 한다. 낙엽길을 따라 15분쯤 걸으면 갑자기 시야가 트인다. 소산벌로 내려가기 위한 끄트머리 500m 암봉이다. 소산벌이 한눈에 보이고 산 아래 골프장인듯 파헤쳐진 곳이 시명산 자락이다.

6분 뒤 소산벌 입구 솔밭. 최근 나무를 베어 길을 낸 흔적이 역력하다. 곧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버리고 우측 마을로 향한다. 길은 신기하게도 조개껍데기로 덮여있다. 우측은 표고버섯 재배 하우스. 300m쯤 가면 왼쪽으로 철마산 가는 길이 열려 있다.
억새 오름길이다. 20분 뒤 삼거리. 소두방재다. 좌측으로 간다. 우측은 매바위 망월산 백운공원묘지 가는 길이다.

10분 뒤 멋진 전망대(574m)를 만난다. 진행방향으로 정면 철마산과 장군봉이 우선 눈에 띈다. 가장 멀리 보이는 신어산, 그 앞 오봉산 토곡산 선암산(어곡산) 천마산 염수봉이, 그 앞 능선이 낙동정맥인 운봉, 천성 1, 2산, 그 뒤 정족산, 울산 문수산 남암산, 그 앞 대운산 시명산이 보이고, 뒤돌아보면(동쪽) 문래 치마 함박 달음산이, 남쪽에는 방금 지나온 거문 개좌 운봉 아홉 황령 금련 엄광 구덕 백양 금정산 상계봉이 산의 물결을 이룬다.

소두방재를 지나면 만나는 철마산의 자랑 억새군락지(574봉)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 저 멀리 법기수원지 뒷산인 운봉산에서 천성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맨 우측 푹 꺼진 잘록이가 은수고개이다.

위 사진과 같은 장소인 억새군락지(574봉)에서 오르다 잠시 뒤돌아보면 달음산(가운데)과 그 우측으로 천마산 문래봉(치마산)이 보인다. 달음산 왼쪽 아래가 신도시인 정관이며 그 뒤로 동해바다의 물결이 일렁인다.


여기서 억새군락지를 지나 20분 정도 걸으면 임도. 소산벌 입구에서 임도 차단기로 이어지는 길이다. 계속 임도를 따라 가면 매바위 망월산 백운산 가는 길이어서 차단기 옆 내리막 산길로 향한다.

20여분 뒤 갈림길. 철마산 정상은 좌측, 우측길은 정상에 오른 후 다시 내려와 하산하는 길이다. 철마산 표찰이 나무에 걸려있다. 참고하길. 3분이면 정상에 선다.
605m라고 적힌 정상석이 서 있다. 발 밑으로 금정경륜장 금정체육관 노동포지하철역이, 정면(동쪽)으로 거문산이, 남쪽으로 회동수원지가 확인된다.

부산도 산의 도시이다. 철마산 정상에서 본 부산의 봉우리들이 산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왼쪽 거문산, 그 뒤 장산, 그 우측으로 황령산이 보인다.

하산길은 왔던 길로 3분 정도 내려가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간다. 시종 내리막길이다. 일부 구간에선 길 찾기가 애매모호하므로 노란 안내 리본을 따라가자. 30여 분 뒤 계곡과 만난다. 의양골이다. 이때부터 계곡따라 내려가면 된다. 유량도 풍부하고 너른 반석이 이어져 경관이 수려하다. 몇 차례 계류를 건너면 ‘임기마을 식수사용'이라 적힌 팻말이 붙어있다. 계류를 따라 14분이면 임도에 닿는다. 사실상 산행 끝. 지장암 입구를 지나 15분이면 임기마을에 닿고 여기서 임기교를 건너 임기버스정류장까지는 다시 15분 걸린다.

# 철마산 정상석과 관련된 일화 하나

 얼마 전 '부산 5산 종주'를 세 차례에 걸쳐 끝낸 기자는 두 번째 구간 마지막 봉우리인 부산 기장군 철마산을 어둠이 시작되는 오후 7시께 올랐다.  

 조그만 정상석과 커다란 정상석이 나란히 서 있었다. 문득 기자는 4년 전 이들 정상석 때문에 큰 곤혹을 치렀던 생각이 떠올라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커다란 정상석이 생기기전 철마산 정상.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가 달음산이며 그 앞으로 문래봉, 소산벌이 각각 확인된다. 
새롭게 세워진 커다란 정상석과 기존의 조그만 정상석. 이 커다란 정상석 때문에 산행팀은 상당히 애를 먹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산행팀은 4년 전인 2005년 3월 거문산~철마산 코스를 소개했다. 당시 산행팀이 철마산에 올랐을 땐 지금의 커다란 정상석 대신 바로 옆의 조그만 정상석만 하나 달랑 있었다.

 문제는 산행팀이 다녀간 뒤부터 신문에 소개되기까지의 10일 정도 되는 기간 중에 부산의 '철마거문산악회' 회원들이 조그만 정상석 바로 옆에 커다란 정상석을 세웠다는 것. 산행팀은 거문산~철마산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평소에는 전혀 취급하지 않던 정상석 사진을 그날따라 신문에 게재까지 했으니 여러 곳에서 문의전화가 올 수밖에.
 전화내용이 거의 다 이랬다. "산행팀 정말로 철마산에 간 것이 확실합니까" 아니면 "신문에 난 그 사진은 언제적 사진입니까". 기자가 변명 아닌 변명을 한 것은 당연지사.

 신문을 보고 철마산을 찾은 한 지인은 신문에도 없는 커다란 정상석이 새로 생긴 사실을 보고 그날 정상에서 모두들 "국제신문 산행팀이 정말 다녀간 것 맞냐"는 뼈있는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아마 문의전화가 한달쯤 계속된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사건(?)이었다

# 교통편 - 마을버스 타고 면사무소 하차

들머리와 날머리가 달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온다. 금정경찰서 범어지구대와 금정중학교를 지나면 마을버스정류장. 여기서 2번 버스를 타고 철마면사무소 앞에서 내린다. 20분 정도 걸린다. 버스는 부산산업보건센터 맞은 편과 노포동 지하철역 앞에서도 정차한다. 참조하길. 출발시간은 오전 7시25, 8시5, 8시45. 9시40, 10시25분.

날머리 임기버스정류장에서는 부산으로 가는 모든 버스를 타고 노포동지하철역에서 내리면 된다. 247, 37, 50, 301, 147, 58, 301-1번 등이 있다.

부산시 기장군 아홉산~함박산~곰내재~문래봉~철마산
산악마라톤 코스인 임도 대신 능선길 이어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7시간 5분 대장정
산행 내내 광활한 동해바다, 감동의 물결
574봉 인근 부산의 알려지지 않은 억새군락지
시종일관 낮은봉 오르락내리락 잔재미

아홉산으로 가는 도중 만난 산불초소가 서 있는 너른터에서 본 기장군의 대장산인 달음산(왼쪽 암봉)과 광활한 동해바다로 튀어 나온 고리원전(흰 건물). 사진상으로 보이진 않지만 우측으로 일광산이 포진해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 저 멀리 부산 5산 종주의 시점인 해운대 장산이 보인다.

 까마중(왼쪽)과 고들빼기.
아홉산 정상. 저 멀리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다.

곰내재공원, 인근에는 지난해 동물이동 통로인 함박생태터널이 생겼다.

곰내재공원의 안과 밖. 옛날 배우사진과 LP판이 눈길을 끈다.

소산벌(마을)과 거문산(왼쪽). 옛날 동래와 정관을 잇는 고갯마루인 소두방재.
억새가 흩날리는 574봉에 서면 최고봉인 달음산에서 오른쪽으로 천마산 함박산 문래봉이 잇따라 보이고, 그 뒤로 희미하나마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574봉에서 철마산 가는 길은 부산의 숨은 억새군락지라 해도 손색이 없다.
철마산 정상.
철마산 하산 중 내려다 본 부산의 야경. 정면으로 백양산(왼쪽)과 금정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해운대 장산에서 출발한 부산 5산 종주 두 번째 구간은 모두 기장군에 속해 있다.

동해바다를 끼고 있는 기장군의 내륙에는 의외로 산이 지천이다. 실제로 기장군을 제외한 부산 전역의 산을 합해도 수적인 면에서 기장군이 한 수 위다. 기장의 동쪽 동해바다엔 광활한 파도가 일렁이지만, 기장 내륙엔 산의 물결로 넘쳐난다. 하지만 이를 아는 산꾼은 사실 드물다.

기장의 산은 최고봉인 철마산(605m)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봉우리가 300~500m대로 고만고만한 동네 뒷산 정도다. 이 점이 되레 장점으로 다가와 그리 힘들이지 않고 산을 오르내리며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찾는 산꾼도 생각보다 적어 호젓한 산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이다.

5산 종주 두 번째 구간의 산행은 기장군 기장읍 쌍다리재~(용천지맥길)~320봉~일광산 테마임도(정자)~아홉산·일광산 갈림길~263봉~테마임도(다리 공사중)~산불초소~테마임도~아홉산(360m)~테마임도~체육시설(정자)~함박산·곰내재 갈림길~함박산(457m)~곰내재(함박생태터널)~문래봉(511m)~소산벌~소두방재~574봉~억새군락지~임도(차단기)~철마산(605m)~기장군 철마면 입석마을~송정리 송정버스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7시간5분 되는 긴 산행이다. 갈림길이 워낙 많아 헷갈리지만 리본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면 무난히 산행을 마칠 수 있을 듯하다.


이 구간의 5산 종주 산악마라톤 코스는 거의 대부분 임도로 이어지지만 산행팀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능선을 이었음을 밝혀둔다.

재부 함북도민 공동묘지인 영락동산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넌다. 기장과 반송을 잇는 14번 국도로 이 지점을 흔히 쌍다리재라고 부른다.

산악마라톤 코스는 여기서 우측으로 향하지만 이 길은 일광산 테마임도까지 연결되는 임도의 연속이여서 산행팀은 횡단보도를 건너 좌측 '무인카메라 단속중'이라 적힌 안내판 옆 포장로로 발길을 옮긴다. 용천지맥길이다. 100m쯤 오르면 갈림길. 직진하면 부산진교회 부활동산, 산행팀은 왼쪽 산길로 향한다.

10분 뒤 숲을 벗어나자마자 이내 갈림길. 왼쪽으로 잡풀을 헤치고 나아가면 시야가 트인다. 좌측으로 금정산 고당봉과 장군봉 계명봉 토곡산이, 그 앞으로 윤산이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가을 전령 억새가 흩날리는 가운데 길섶에는 쑥부쟁이 등이 보이고 시선을 우측 저 멀리 돌리면 광활한 동해바다가 가슴에 와 닿는다. 뒤돌아보면 장산이 손에 잡힌다. 산악마라톤 코스는 산행팀이 걷는 등산로 우측 10~15m 떨어진 지점에서 나란히 달리며 어떤 지점에선 5m까지 접근하기도 한다.

너른터에선 임도와 만난다. 이 너른터 끝나는 지점의 갈림길에선 능선인 산길로 직진한다. 야산 수준의 조그만 봉우리를 살짝 넘는다. 고들빼기 짚신나물 이질풀도 보인다.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 최남준 씨가 걸어 놓은 '용천지맥 320m, 준·희'라고 적힌 팻말도 지난다. 이 팻말은 이후에도 길안내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320봉을 내려서는 도중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칼치재 운봉산 개좌산 방향,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향한다. 4분 뒤 일광산 테마임도와 만난다. 쉬어가라고 입구에 정자가 서 있다. 산악 마라톤 코스와 만나는 지점이다. 이후 마라토너들은 좌측 임도로 달려가지만 산행팀은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임도를 가로지르며 산길로 올라선다. 입구에 '기장 MTB 경기코스'라는 팻말이 서 있다. 6분 뒤 갈림길. 바로 위에서 만나므로 무시한다. 한동안 호젓한 오솔길이 계속되다 '용천지맥 357m' 팻말을 지난다. 3분 뒤 시야가 트이는 갈림길. 조망이 기가 막히다. 기장군의 대장산인 정면 달음산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함박산(치마산) 곰내재 문래봉 철마산이, 함박산 앞쪽의 낮은 산이 아홉산, 함박산 우측 뒤로 용천산과 대운산 그리고 함박산 뒤 제일 높은 산이 천성산이다. 직진하면 바다 쪽인 일광산, 산행팀은 좌측 아홉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급내리막길이다. '용천지맥 263m' 팻말을 지나 또 다시 내려서면 테마임도와 다시 만나지만 현재 공사 중이다. 철마와 일광을 잇는 도로가 건설 중이어서 그 도로를 가로지르는 테마임도 부분은 다리로 연결하기 위해 현재 공사 중이다. 해서, 우측으로 에돌아 테마임도로 가지 않고 산길로 들어선다.

7분쯤 숲길로 오르면 산불초소가 서 있는 그늘진 너른터에 평상이 하나 놓여 있다. 오래 전 정자가 있었지만 태풍으로 인해 날아가고 기둥만 남아 있다. 조망이 아주 좋아 왼쪽 달음산, 우측 일광산, 그 가운데 고리원전과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다시 200m대의 무명봉을 3개나 오르내리면 테마임도와 만난다. 연합목장으로 이어지는, 마라토너와 재회하는 지점이다. 임도를 따라 150m쯤 걸으면 좌측으로 안내리본과 함께 산길이 열려 있다. 12분이면 아홉산 정상에 올라선다. 오르는 길 주변 숲은 소나무 재선충에 의해 망가지고 있지만 3년 전과 마찬가지로 방치돼 죽음의 숲으로 변하고 있다. 정상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장산에서 산성산을 거쳐 방금까지 지나온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달음산과 동해바다도 역시 시야에 담을 수 있다.

이제 우측으로 내려선다. 정면으로 곧 오를 곰내재와 함박산이 보인다. 20분이면 다시 테마임도와 만난다. 우측으로 가면 임도 갈림길. 우측은 새로 조성한 임도, 산행팀은 직진한다. 7분 뒤 정자가 있는 체육시설에선 차단기 쪽으로 향한다. 10분 뒤 역시 정자가 위치한 체육시설. 왼쪽 임도는 마라토너들이 내달릴 곰내재 가는 길, 산행팀은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오른쪽 산길로 오른다. 곧 갈림길. 직진형 좌측으로 치고 오른다. 체육시설에서 19분. 길찾기에 유의해야 할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함박산을 오르지 않고 곰내재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으로 오른다. 치마산으로도 불리는 함박산은 사실 용천지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산행팀은 종주 개념으로 오르기로 했다. 7분 후 또 갈림길. 알고 보니 갈림길 뒤 숲이 삼각점이 숨은 함박산 정상이다. 여기서 오른쪽은 달음산 가는 길, 산행팀은 왼쪽 곰내재 방향으로 내려선다.

기장 철마와 정관을 잇는 고개인 곰내재는 30분이면 내려선다. 지난해 조성된 함박생태터널을 지나면 곰내재공원.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여기서 길을 건너면 곧바로 산행이 이어진다. 입구에 '천마산'이라 적힌 표기는 '철마산'의 오기인 듯하다.

형제복지재단 건물 철망과 나란히 오른다. 30분 뒤 숨고르기를 하라며 경사가 한번 주춤한다. 알고 보니 문래봉 정상이다. '용천지맥 문래봉'이라 적힌 이정표가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을 정도다. 숲 사이로 저 멀리 철마산이 보인다.

이제 내려선다. 습기 머금은 축축한 길과 지계곡 그리고 산죽을 잇따라 지나면 정면으로 마을이 하나 보인다. 산중 마을인 소산벌이다. 곰내재와 거문산 철마산을 잇는 간이역인 셈이다.

산기슭에 닿아도 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산길로만 따라간다. 울산 박씨묘를 지나 묘지 4기가 있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열린, 리본이 많이 걸려 있는 산길로 향하면 이정표를 만난다. '거문산 정상' 방향으로 직진하면 또 갈림길. 우측 '5산 종주 울트라마라톤'이라 적힌 리본이 보이는 쪽으로 간다. 4분 뒤 또 갈림길. 좌측 거문산으로 가는 너른 길 대신 우측 소두방재 방향으로 향한다. 20m쯤 뒤 갈림길에선 우측 억새 오름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마라토너들은 거문산 방향으로 가다 임도를 만나면 우측으로 간다.

옛날 정관사람들이 동래 쪽으로 넘나들던 고갯마루였던 소두방재는 16분이면 오른다. 우측은 망월산 백운산 가는 용천지맥, 산행팀은 여기서 용천지맥길을 버리고 좌측 철마산으로 향한다. 잠시 뒤돌아보면 백운산 용천산 망월산, 그 뒤로 천성산이 보인다.

12분 뒤 574봉. 주변 산들을 죄다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정면으로 철마산과 금정산 고당봉이, 그 왼쪽으로 거문산 문래봉 함박산 천마산 달음산이 확인된다. 이곳 주변은 또 부산서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억새군락지. 멋진 조망까지 포함한다면 개인적으로 장산 억새밭보다 한 수 위라 평가하고 싶다.

억새길을 따라가다 보면 갈림길을 만난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좌측으로 내려서면 임도 차단기로 내려선다. 마라토너들이 소산벌에서 소두방재를 거치지 않고 달려간 임도와 만나는 지점이다.

임도를 건너 이제 철마산을 향한다. 도중 정관 임기마을로 가는 하산길이 있지만 무시하고 애오라지 직진만 하면 26분 뒤 정상에 올라선다. 크고 작은 정상석이 하나씩 서 있는 이곳에 서면 이웃한 거문산과 회동수원지, 발밑에는 금정경륜장 등이 보인다.

하산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우정밀' 방향으로 내려선다. 밧줄에 의지하는 등 시종일관 급내리막길의 연속이다. 이후에는 '입석마을' 방향의 이정표를 따라야 한다. 55분 뒤 철마면 입석마을에 닿고, 여기서 송정리 버스정류장까지는 14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기장군, 등산 안내판 하루빨리 정비해야

산행팀은 '부산 5산 종주' 두 번째 구간을 그동안 지면을 통해 띄엄띄엄 소개했다. 철마산~거문산, 함박산~석은덤, 달음산~아홉산, 철마산~백운산 하는 식으로. 해서, 모든 산길은 아니지만 정상은 한번씩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봉우리가 하나 있다. 바로 아홉산이다.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소나무 숲은 온통 재선충에 의해 망가지고 있지만 어디 하나 손 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기장군은 테마임도를 지금도 홍보를 하면서도 테마임도에서 5분만 오르면 빤히 보이는 아홉산 죽은 송림은 왜 방치하고 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또 한 가지. 기장군의 등산 이정표도 문제다. 산성산과 수령산이 같은 산이면 이정표를 통일해야지 대형 안내판에는 산성산이라 표기하고, 조그만 팻말에는 수령산이라 적고 있다. 한 번만이라도 '산성산(수령산)'이라고 표기했으면 큰 혼란을 야기시키진 않았을텐데.

산행팀은 산성산 정상 직전 '기장산성'이라는 안내판을 보고서야 오래 전에 산성이 있었구나 하는 확신을 가졌다. 하지만 정작 정상석에는 '수령산(성산)'이라 음각돼 허탈감을 안겨줬다.

이정표에 적힌 내용도 엉터리였다. 소산벌~소두방재 구간은 산행팀의 경우 16분 걸렸지만 이정표에는 6분으로 적혀 있질 않나, 임도 차단기에서 우측 방향으로 망월산 백운산이 위치해 있지만 백운산은 좌측으로 표기돼 있는 등 속된 말로 '개판 5분 전'이다.

이해할 수 없는 정상석도 하나 만났다. 소두방재에서 임도차단기를 건너 오르면 만나는, 조망이 아주 빼어난 574봉에 난데없이 세워져 있는 '당나귀봉'이라고 적힌 정상석을 두고 한 말이다.

무릇 산 이름은 산아래 마을사람들이 산세나 산의 모양 그리고 지명 전설 등을 근거로 하여 명명하거나 고서에 표기된 이름을 찾아 복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당나귀봉'은 한마디로 난센스라는 것이 동행한 산꾼들의 견해였다. 부산의 모 단체가 지난 8월말 세운 이 정상석 뒷면에는 이 당나귀봉이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의 약어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산깨나 좀 탄다는 산꾼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 발생했다"며 "굳이 정상석을 세우려면 574봉이 철마산의 전위봉임을 감안할 때 '가지산 중봉'처럼 '철마산 중봉'이나 소산벌 뒷산이기 때문에 '소산봉'쯤으로 명명했다면 모든 산꾼들이 수긍하며 박수를 쳤을텐데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 교통편 - 183, 188번 타고 만화리 쌍다리재에서 하차

들머리 기장군 기장읍 쌍다리재(만화리 영락동산)로 바로 가는 버스는 183, 188번. 이 두 버스를 못 탈 경우 73, 115-1, 129, 129-1, 189, 189-1번을 타고 (옛)반송검문소 버스회차 지점에서 내려 길을 건너 183, 188번으로 환승하면 된다.

날머리 기장군 철마면 송정리 송정버스정류장에선 노포동종합버스터미널행 2-3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15~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밤 11시 넘도록 운행한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해운대서 출발, 걷는 시간만 5시간20분
장산에서 바라보는 해운대·광안대교 일품
산성산에서 보는 광활한 동해바다 황홀
기장군, 산성산 수령산 이정표 통일해야


해운대 장산 정상 바로 아래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갈림길에 서면 부산의 대부분 산과 해운대 광안리 앞바다는 물론 남항 북항 영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보기 드문 멋진 전망이다.   


이번 주 산행지는 '부산의 5산 종주 코스'라 불리는 산악마라톤 코스다. 얼핏 산행팀이 잠시 외도를 한 것처럼 비춰지겠지만 산꾼들의 입장에선 엄연히 산악마라토너들이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부산의 5산 종주 코스는 어딜까. 해운대 장산(634m)~기장 아홉산(360m)~철마산(605m)~금정산 고당봉(802m)~백양산(642m).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봉수대가 위치한 간비오산~옥녀봉~중봉~장산~수령산(산성산)~쌍다리재~아홉산~곰내재~문래봉~철마산~지경고개~계명봉~범어사 임도~고당봉~원효봉~의상봉~동문~산성고개~대륙봉~제2망루~만덕고개~만남의 숲~불태령~백양산~어린이대공원 내 학생문화회관 순. 도상거리만 65㎞의 대장정이다.

대간 정맥 지맥 등 산꾼들이 흔히 말하는 '산줄기 잇기' 개념으로 접근하면 이 코스는 낙동정맥과 낙동정맥 천성산 721봉에서 갈라져 나온 용천지맥 일부 구간을 걷는 셈이다.

지도를 놓고 포인트를 찍어 보면 부산의 동쪽인 동백섬에서 출발해 부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휘감아 돈 후 서쪽으로 골인하는, 항아리를 뒤집어 놓은 모양으로 바다 쪽 부분이 항아리 뚜껑에 해당된다.

웬만한 산꾼이라면 산발적으로 한번쯤은 다녀봤겠지만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오르내림이 크게 심하지 않고 주변 풍광도 아주 빼어나다.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대교 동해바다 영남알프스 낙동강 김해평야와 부산의 16개 구·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산행팀은 이 '5산 종주 코스'를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하지만 산행팀은 일부 구간의 경우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다. 지루한 임도 구간은 버리고 산행에 걸맞게 능선길로 이었다.

산행은 해운대구 우1동 운촌경로정~간비오산 봉수대~53사단 철책~옥녀봉~중봉~장산 정상 밑 갈림길~장산 정상~시계 방향으로 전진~군작전도로~억새밭~너른터(공군 제8120부대 갈림길)~사거리~삼거리(산성산 종합안내도)~헬기장~샘터~잇단 벤치~안적사 갈림길~잇단 철탑~남나기(농장)~산성산 등산안내도~산성산(수령산·성산)~영락동산~기장군 기장읍 쌍다리재(14번 국도) 순. 걷는 시간만 5시간20분. 도심의 산이라 거미줄처럼 산길이 얽혀 있어 간혹 헷갈리지만 큰 무리는 없다.



지하철 2호선 동백역 2번 출구로 나와 해운대역 방향으로 4분쯤 가면 '7번가 피자'와 'GS 조은하루주유소'를 만난다. 그 사이 작은 골목이 들머리다. 계단을 올라 철길을 건너면 바로 산이다. 그 오른쪽엔 운촌경로정. 입구에 '간비오산 0.6㎞, 장산 4.5㎞'라 적힌 이정표와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코스의 기점임을 알리는 조그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해운대에서 이처럼 채 1분도 안돼 산으로 올라선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한 굽이 올라서면 체육공원. 우측으로 50m쯤 올라서면 갈림길. 좌측 오름길로 올라서면 비로소 탁 트인 바다가 가슴에 안긴다. 그랜드호텔과 글로리콘도 뒤로 해운대 앞바다가 펼쳐지고 저 멀리 수평선이 희미하나마 손에 잡힌다.


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본 장산 중봉 옥녀봉.

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본 광안대교. 저 멀리 영도 봉래산도 보인다.


10분 뒤 간비오산 봉수대. 고려말부터 갑오경장까지 700년간 해운포 일대로 침입한 왜적을 감시한 이곳 봉수대에 보면 해운대 이기대 오륙도 광안대교 금정산 용두산공원 대청공원 등 부산의 내로라 하는 명소와 향후 산행팀이 오를 옥녀봉 중봉 장산이 한눈에 확인된다.

이어지는 오름길. 3분 뒤 오거리 안부. 직진하는 두 갈래 모두 체육공원에서 만난다. 체육공원에서 다시 한 굽을 올라 삼각점이 위치한 170봉과 크고작은 돌탑 5기가 서 있는 사거리 안부를 올라서면 군부대 철책과 만난다. 산길은 철책과 나란히 달린다. 점차 가팔라진다. 곧 갈림길. 군부대는 좌측으로 산꾼들을 유도하지만 십중팔구는 우측으로 오른다. 유격장 장애물이 잇따라 나와 볼거리가 되는 데다 두 길은 이내 만나기 때문이다.   
 
의미있는 갈림길이 기다린다. 철책에서 20여 분. 좌측은 중봉과 옥녀봉 사이 안부로 올라서는 지름길 방향, 산행팀은 우측 옥녀봉 방향이다.


 옥녀봉에서 본 광안대교.

옥녀봉은 9분이면 올라선다. 소나무 아래 그늘진 크고작은 돌무더기 전망대다. 정상석도 서 있다. 5분쯤 내려가 체육공원에서 다시 10여 분 올라서면 중봉. 운치있는 소나무 아래 암봉에 서면 좌측으로 장산이, 정면으로 구곡산이 보인다.


 중봉(왼쪽)과 중봉에서 본 장산 정상.

 이제 목적지는 장산. 군부대가 주둔해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장산 정상 아래 갈림길은 중봉에서 29분이면 닿는다. 코 앞의 금련산 황령산 뒤로 시약산 구덕산 엄광산, 그 뒤로 가덕도 연대봉, 그 우측으로 김해 보배산 마병산 굴암산이 보인다. 송정 해운대 광안리 이기대는 물론 남항 북항 영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보기 드문 멋진 전망이다.

해운대 장산 정상 바로 아래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갈림길에 서면 부산의 대부분 산과 해운대 광안리 앞바다는 물론 남항
북항 영도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좀처럼 보기 드문 멋진 풍광이다.


철조망을 따라 좌측으로 향한다. 한 굽이를 틀면 그간 안 보이던 백양산 금정산과 수영강 온천천이 보이고 조금 더 나아가면 철마산 문래봉 곰내재 함박산 천마산 달음산 일광산 산성산 등 향후 오를 '5산 종주 코스'가 죄다 확인된다.

장산 정상 바로 아래 갈림길에서 좌측(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바라본 부산의 풍경.

 해운대 정상은 군부대가 주둔해 있다. 정상뿐 아니라 8부 능선쯤에도 군부대가 위치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해운대해수욕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천혜의 조망을 갖춘 장산에 아직도 이런 군부대가 있다니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곧 숲으로 들어선다. 7분 뒤 갈림길.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왼쪽 내리막길은 반여동으로 가는 하산하는 길이지만 도중 우측 산성산으로 이어지고 오른쪽 방향은 10m 뒤 군작전도로와 만난다. 산행팀은 우측으로 간다. 작전도로를 따라 150m쯤 가면 공군부대 정문이어서 우측으로 100m쯤 내려서면 좌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과거 지뢰매설지역'이라는 안내판이 입구에 있고, 눈꼴 사나온 철조망이 산길과 나란히 내달린다. 8분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직진하고 역시 8분 뒤 또 다른 갈림길에선 좌측으로 발길을 옮기면 억새군락지가 나온다. 넓지는 않지만 가을의 전령 억새를 만끽하기에는 그저 그만이다.

장산의 억새군락지. 아주 유명한 억새산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한나절 가을 전령 억새를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장산마을'을 알리는 안내판 좌측으로 억새군락지를 가로질러 5분쯤 가면 너른터에 닿는다. 이정표 좌측 방향은 앞서 본 공군부대의 또 다른 진입로이고, 이정표 뒤 산길은 앞서 길찾기 유의할 지점에서 왼쪽 반여동으로 가다가 우측 산성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이 길로 나오게 돼 있다. 결국 공군부대가 등산로를 막고 있어 한쪽은 군부대 좌측으로, 또 한쪽은 군부대 우측으로 에돌아 결국 만나는 지점이 이곳 너른터인 셈이다. 밤에 출발하는 산악마라톤 코스는 시내 쪽 야경과 다음날 내달릴 금정산과 백양산 능선을 보여주기 위해 좌측으로 잡았고, 산행팀은 억새군락지를 보기 위해 우측으로 우회한 것이다.

산행팀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장산마을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4분 뒤 갈림길. 우측 억새밭 방향 대신 직진한다. 이어 6분 뒤 만나는 사거리에선 헬기장 방향으로 직진하고 100m 뒤 삼거리에선 좌측 반송 방면으로 간다. 이정표 상의 헬기장은 우측 낮은 봉우리 정상 지점이다. 이정표 바로 옆에는 산성산 종합안내도가 서 있다. 우측 직진형 산길을 따라가면 구곡산 또는 장산마을을 거쳐 해운대 신도시 방향으로 이어진다. 참고하길.

이때부터 능선길은 일사천리로 열려 있는 데다 도중 친절하게 걸려 있는 '수령산(산성산)' 안내판도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헬기장을 지나 침목계단으로 내려서면 갈림길. 좌측으로 가서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선 다시 좌측으로 내려서면 샘터. 3분쯤 뒤엔 벤치가 놓여 있다. 정면 동부산대 뒤로 개좌 운봉산과 그 우측으로 거문산 문래봉 함박산 천성산이 확인된다.

이번 구간에서 만나는 유일한 샘터.
산행 도중 전망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벤치가 놓여 있다. 정면 저 멀리 우측 뾰족한 봉이 부산의 진산 금정산, 그 좌측으로 푹 꺼진 곳이 만덕고개, 다시 좌측으로 백양산이 보인다. 그러니까 부산의 5산 종주는 부산의 동쪽인 해운대에서 출발, 부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 서쪽으로 꼴인하는 형국이다.


 잠시 포장로를 따라가면 커다른 돌탑 둘이 서 있는 사거리이자 체육시설. 역시 '산성산' 팻말을 보고 직진하면 역시 너른터로 벤치 3개가 놓여 있다. 이번엔 백양산 상계봉 고당봉 장군봉이 '한 일(一)' 자로 펼쳐진다. 여기서 100m쯤 가면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 기다린다. 직진하면 반송 2, 3동, 산행팀은 우측 기장 방향으로 내려선다. 능선이 우측으로 휘는 지점이다. 이후 사거리와 갈림길을 만나지만 '수령산' 팻말을 따르면 된다.

이번엔 'MTB 랠리코스'라 적힌 안내판이 보이는 안부에서부턴 대형 철탑과 산길이 나란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선 앞서 정면으로 보이던 금정산이 이제 좌측으로 물러나 있고 정면으로 산성산과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잠시 뒤돌아보면 산행팀이 지나온 산길이 '갈 지(之)' 자 궤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철탑을 지나면 급내리막으로 그늘진 숲길이다. 숲을 벗어나 닭과 돼지를 키우는 남나기 마을(농장)을 지나면 갈림길. 우측으로 25m쯤 가면 산성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정상까진 1㎞, 25분 걸린다.

나무다리를 건너 산성산으로 향한다. 한 굽이 오르면 바로 내리막, 이렇게 세 번을 반복하면 갈림길. 300m 남은 지점에선 '기장산성'이란 팻말이 보이고, 이어 정상 100m 전쯤 보이는 '기장산성' 안내판 뒤로 산성으로 보이는 돌무더기가 보인다. 하지만 산불초소가 있는 정상에는 '수령산(성산)'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고 발밑으론 광활한 동해바다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방파제가 보이는 지점이 대변항이다.


 산성산 정상 직전 기장산성 안내판이 서 있다. 비로소 수령산이 산성산이며, 산성산은 기장산성에서 기인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

산성산 정상석. 아쉽게도 수령산이라 적혀 있다(왼쪽). 오른쪽은 산성산에서 바라본 광활한 동해바다.


직진한다. 삼각점을 지나면 곧 갈림길. 왼쪽 '안평저수지(1.9㎞)' 방향으로 내려선다. 이후 갈림길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중 시야가 트이는 지점이 있다. 달음산과 일광산, 고리원전과 동해바다, 발밑에는 기장읍내와 공사 중인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보인다.

하산길에 본 풍경. 현재 공사중인 부산~울산 고속도로 현장과 저 멀리 동해바닷가에 위치한 고리원전이 보인다.

이후 급내리막의 연속. 20분이면 재부 함북도민 공동묘지인 영락동산에 닿는다. 여기서 나오면 반송과 기장을 잇는 14번 국도 4차선 구간인 쌍다리재이다.


부산 5산 종주 첫 구간 날머리인 영락동산. 이곳은 재부 함북도민 공동묘지이다.


#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10월 25일 오후 7시 해운대 동백섬에서 출발


해운대를 배경으로 산길을 달리고 있는 지난해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참가자들(왼쪽)과 출발지인 동백섬.

부산 유일의 산악마라톤대회인 '2008 성우하이텍배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이 오는 10월 25일 오후 7시 동백섬에서 열린다. 국제신문이 주최하고 마라톤포럼이 주관하는 성우하이텍배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은 크게 65㎞, 35㎞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65㎞ 코스는 동백섬에서 출발, 장산 아홉산 철마산 금정산 백양산을 거쳐 어린이대공원 학생문화회관까지이고 35㎞ 코스는 철마산에서 내려와 대우정밀을 거쳐 철마교가 도착지이다. 참가비는 65㎞ 코스는 5만 원, 35㎞ 코스는 3만 원. 65㎞ 구간 참가자는 20시간 안에 들어와야 기록을 인정한다.

참가신청은 국제신문 홈페이지(www.kookje.co.kr) 초기 화면 한가운데 '2008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접수중'이라 적힌 창을 클릭하면 된다. 신청마감은 10월 10일.

지난해 첫 대회에선 전국에서 남녀 209명이 참가해 190명이 완주했다. 지난해 남자부 1, 2, 3위의 기록은 각각 10시22분, 11시간22분, 11시간44분, 여자부는 12시간27분, 12시간38분, 13시간48분이다.
 문의 국제신문 (051)500-5224, 코스 문의 마라톤포럼 (051)816-9625


# 교통편
지하철 2호선 동백역 2번 출구로 나와 해운대역 방향으로 가면 '7번가 피자'와 'GS 조은하루주유소'를 만난다. 날머리 영락동산에서 나와 도로를 건너 '만화리 영락공원' 정류장에서 183, 188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배차간격이 7분인 183번은 동래를 거쳐 부산대로 가며, 20분 간격의 188번은 반송(검문소)으로 간다. 여기서 129, 189번 등으로 환승하면 된다.

 # 떠나기전에

장산을 지나 만나는 산성산의 또 다른 이름은 수령산. 산 정상 바로 아래 부산시 지정기념물인 기장산성이 있어 산성산이라 명명된 이 산 정상에는 뜻밖에도 '수령산(성산)'이라 적힌 정상석이 서 있다. 도중에 만나는 대형 안내판에는 '산성산', 조그만 팻말에는 '수령산'이라 적혀 있다. 하루속히 기장군은 산 이름을 통일하길 바란다. 부산 5산 종주 코스는 낙동정맥 천성산 721봉~달맞이고개인 와우산을 잇는 용천지맥을 토대로 이었다. 원래 달맞이고개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도로와 산길이 좋지 못해 동백섬~장산으로 연결되는 코스가 만들어졌다.

또 기장군의 대장산인 달음산과 이웃한 일광산이 이 코스에서 빠져 있다. 이와 관련, 코스를 만든 마라톤포럼은 해변 쪽에 치우쳐 있는 달음 일광 두 산을 코스에 넣어 볼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그럴 경우 코스가 너무 길어져 뺐다고 밝혔다. 향후 이 코스와 관계없이 기장군에서 이 두 산과 용천지맥의 봉우리들을 이어 새로운 코스를 현재 계획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럴 경우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도 훼손되지 않고 기장군도 활성화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일년 열두달 보름달을 볼 수 있지만 새삼스레 한가위 보름달이 유난히 기대되는 것은 보름달을 보며 정성스럽게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반드시 이뤄진다는 속설이 전해내려오기 때문이다.
 유난히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한 올해, 차례 후 집에서 TV만 보지 말고 모처럼 달구경을 나서보자.
 부산의 자랑인 해운대 송정 광안리 바닷가로 나서도 좋고, 모처럼 온 가족이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달맞이 산행을 떠나보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한가위 달맞이 행사를 개최하는 가까운 경주로 드라이브 겸해서 떠나 편안하고 여유있게 달맞이 행사에 참여해보자.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해변에서 달맞이 감상을
 해맞이 장소가 동시에 달맞이 명소.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은 해변을 따라 천혜의 달구경 명소가 해안선을 따라 그림같이 이어진다. 그 만큼 축복받은 땅이다.
 광안대교가 눈앞에 펼쳐지는 광안리 해수욕장은 부산의 명물을 넘어 이젠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달맞이 명소. 화려한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치장한 광안대교 위로 보기만 해도 넉넉한 보름달이 떠오르면 그야마로 금상첨화요 화룡점정이다.
 해운대 달맞이공원은 달맞이의 고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청사포로 넘어가는 와우산 중턱 달맞이고개에 위치한다. 짙은 숲으로 드리워진 이 달맞이고개에서 바라보는 월출(月出)은 대한팔경의 하나로 손꼽혀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았다.
 여기에는 지난 1997년 새로 세워진 '달이 뜨는 정자'인 해월정(海月亭)이 소나무숲 사이로 포근하게 자리잡고 있다. 해월정 옆 소나무 가지 사이로 떠오르는 달빛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월정은 옛날 사냥꾼 총각과 나물캐는 처녀가 애절한 사랑끝에 보름달에게 빌어 부부가 되었다는 애튼한 전설이 깃들어 있어 특히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아 소원을 빈다.
 해운대 동백섬도 빼놓을 없는 명소. 늦은 점심을 한 후 해운대 바닷가를 둘러보고 보름달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순환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자. 순환도로 중간쯤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달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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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 해수욕장 옆 죽도에 위치한 송일정을 찾으면 멋진 송정 밤바다의 경관을 감상할수 있다.

 송정해수욕장 입구 왼쪽에 위치한 작은 섬인 죽도 가장자리에 서있는 송일정도 새로운 달맞이 명소. 송일정은 해운대 달맞이 고갯길에서 넘어오는 길과 동백섬~송정 해변과의 종착점인 동시에 일출과 월출을 감상할 수 있는 빼어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달맞이길은 해운대에서 송정까지 이어지는 도중 15번이나 길이 굽어진다고 해서 15곡도(曲道)라는 별칭을 부여받을 정도로 멋진 드라이브길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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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일정의 경우 정상부 처마엔 빛의 세기가 강한 메탈램프투광기를 바닥에 설치한 대리석 속에 넣어 빛을 발광시켜 상부 처마의 고유한 색상을 그대로 표현한다. 또 땅속에 등을 설치해 낮은 조도로 은은하게 기둥과 중간 처마을 비춰 정자가 공중에 떠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동시에 기둥을 강조해 안정감을 준다.
 해서 송일정에서의 달맞이도 아름답지만 휘황찬 조명의 송일정 그 자체도 멀리서 바라보면 환상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송정서 기장가는 길에 위치한 용궁사의 백팔계단도 알려지지 않은 달맞이 명소. 추야명월(秋夜明月)이라 하여 용궁사팔경 중 하나. 용문석굴과 반월교 사이의 108개 계단인 백팔계단을 내려오면서 바라보는 보름달은 일품이다. 시내에서 불과 4㎞ 정도 거리인 송도 암남공원 또한 달맞이에 적합한 명소. 암남공원으로 가는 도로에선 송도 해안과 부산남항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달빛 속에서 오붓한 가족산행을
 보름달을 랜튼 삼아 가족산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 부산에는 금정산을 비롯 금련산 달음산 일광산 등을 추천할 만하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금정산과 금련산은 달빛만으로 충분히 산행 가능하다. 금정산의 경우 망루에서 바라보면 더욱 운치있고, 금련산은 광안대교에 걸린 보름달이 환상적이라는 평이다. 특히 금련산은 봉수대 부근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어 나들이 고스로도 알맞다.
 동해바다를 끼고 솟은 기장 달음산도 가볼만한 명소. 산행은 옥정사를 기점으로 시작되며 하산은 기도원 또는 광산 방향으로 내려올 수 있다. 3시간 정도 걸린다. 기장읍에서 울산가는 국도를 이용, 좌천으로 빠져 굴다리를 지나면 나온다.
 기장 일광산도 달구경하기 안성맞춤. 기장군청 인근 한신아파트를 지나 로망스호텔쪽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바람재를 지나 70분 정도면 정상. 전망도 일품이라 일광해수욕장을 비롯 달음산 금정산 장산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강서구 송정동 봉화산 정상 봉수대도 달구경하기에 좋은 산. 성고개에서 출발하며 정상까지는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서구 남부민동의 천마산도 올라보자. 정상가는 길엔 조각공원, 조망이 탁월한 천마바위, 트랙이 있는 체육시설이 이어지며 정상에는 날이 좋을 때 대마도까지 보이는 석성봉수대가 있다. 송도 윗길 부산정보디자인고 정류장에서 하차, 35번 종점을 지나면 들머리가 나온다. 이밖에 가덕도 연대봉도 달맞이 산행으로 인기가 높다.
 또 회동저수지에 비치는 달 그림자가 아름다운 오륜대, 남구 용호동 동쪽의 장자산 자락과 접한 해안가인 이기대 등도 달구경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영남지역 달맞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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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천도 고도 경주 불국사에서의 달맞이도 가볼 만하다. 보름달이 뜰 즈음 대웅전 앞 석가탑과 다보탑을 백등과 함께 탑돌이를 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토함산은 일출 못지 않게 월출도 아름다운 곳. 문화엑스포공원 근처 등 들머리가 여러 곳 있지만 가족산행이라면 석굴암 매표소 옆으로 난 산길로 오르면 불과 40~50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등대가 있는 공원인 울산 간절곶도 달맞이 명당. 지난 1920년 건립, 운영돼 오던 중 동북아대륙에서 새천년의 해가 가장 먼저 뜬 등대를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1년 5월 바다의 날에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으로 개방됐다. 탁 트인 동해바다 위로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면 소원을 간절히 비는 아낙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북모양의 새천년비, 신라충신 박제상의 망부석 설화를 형상화한 모자상, 그리고 크고 작은 목장승도 볼거리다.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리본·기사보며 산행하는 문화 만들어

서울·대전서도 "산행지 결정에 영향"
無名山 문헌·증언 통해 이름 찾아줘
몸 담은 기자만 7명·산행대장도 3명


인기리에 연재 중인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가 13일(2006년 10월) 자로 500회를 맞았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어느새 훌쩍 넘겨버린 것이다. 돌이켜 보면 정말 곡절이 많았다. 내부적으론 너무 오래됐으니 이제 막을 내리자는 고비를 두어 번이나 넘겼고, 외부적으론 질시의 대상이 돼 한동안 산행 안내 리본이 난도질 당하는 아픔도 수 차례 겪었다. 정말 앞뒤 안 보고 쉼없이 달려왔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지나온 길을 반추해보고 향후 갈 길을 짚어본다.


#부울경을 넘어 이제 전국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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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 보성 일림산 철쭉.  
 
 
지난 7월 국제신문 주말레저팀은 '올빼미 산꾼들'을 주제로 야간산행을 특집기사로 다룬 적이 있다. 당시 취재대상이었던 야간산행 동호회 '달빛 따라 산길 따라(cafe.daum.net/msms2)'의 카페에는 보도가 나간 뒤 놀랄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회원 가입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부산·울산·경남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신문에 보도된 이후 가입한 신입 회원의 3분의 1 정도가 서울 경기 충청 전라 경북 등 국제신문이 배달되지 않은 지역이었다.

동호회 권헌영 회장과 김삼문 산행대장은 이러한 사실이 너무 궁금해 신입 회원들의 가입동기를 일일이 확인해 본 결과 부산·울산·경남지역은 물론 타 지역의 모든 신입 회원들이 가입동기로 국제신문의 '달빛 따라 산길 따라'의 기사를 보고 야간산행에 관심이 생겨서라고 적어놨다고 밝혔다.

때문에 권 회장과 김 대장은 "시중에 회자되고 있는 '산을 좀 타는 산꾼이라면 이제 지역을 불문하고 국제신문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김 대장은 한가위 명절 때 국제신문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대전의 모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친동생이 최근 등산하는 재미에 빠져 주말이면 거의 거창이나 함양의 산을 찾는다고 말해 꼼꼼히 물어봤다. 그도 그럴 것이 동생은 몇 년 전만 해도 산과 담을 쌓고 지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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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夏 구만산 구만폭포
 
김 대장에 따르면 동생은 40이 넘으면서 격무로 차츰 건강에 적신호가 오자 연구소 등산모임에 가입했다. 그러던 중 산행대장을 비롯한 모든 회원들이 국제신문의 근교산 시리즈를 매주 보면서 산행지를 정하고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것. 그러면서 "동생은 국제신문이 소개한 거창 함양의 근교산은 이제 연구소 등산모임의 바이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김 대장은 전했다.

대전뿐만 아니다. 국제신문 취재팀은 산이라는 매개로 전국의 산꾼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

영남알프스 종주를 하다가 길을 잃은 광주의 한 의사 산꾼은 캄캄한 밤에 우연히 국제신문의 노란 리본을 보고 연락, 이창우 산행대장의 도움으로 무사히 하산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취재팀의 무등산 산행 때 그의 도움을 받았다.

이런 일도 있었다. 기자는 우연히 서울의 한 아마추어 산꾼으로부터 책 한 권을 우편으로 받았다. 일면식이 없는 그였기에 기자는 직접 전화를 해 사연을 물어봤다.

그는 영남알프스를 홀로 산행하다 길을 잃었는데 우연히 발견한 국제신문의 리본을 보고 겨우 산행을 마쳤다. 이후 그는 국제신문이 '근교산'이라는 보석같은 방대한 자료를 갖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고는 산행 때마다 국제신문 홈페이지에서 얻은 많은 자료를 활용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만일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가 없었다면 책 저술기간이 훨씬 길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팀은 또 우리 마을의 숨은 산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도 거절할 수 없었다. 대표적인 곳이 진주의 광제산~집현산. 제보자는 진주시 명석면의 면장이었다.

고향에 부임한 그는 어릴 때 놀던 토종 소나무숲인 광제산이 현 시점에서 볼 때 최적의 산행지라 확신, 취재를 요청해 소개한 결과 많은 산꾼들이 찾아왔다고 고마움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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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설악산 단풍
 


#신문의 시리즈 기사로는 전국 최장수

지난 1996년 1월 4일 '기장 달음산~철마산 종주산행(상)'을 시작으로 첫발을 내디딘 뒤 장장 10년9개월 만인 2006년 10월 13일 500회의 위업을 달성했다.

사실 근교산 시리즈는 이보다 3년 앞선 1993년 1월 '가볼 만한 근교산'이라는 타이틀로 부산의 진산 '금정산' 편을 소개한 후 이듬해 11월 87회 '밀양 정각산' 편을 마지막으로 1년10개월 간 연재됐다. 만일 '가볼 만한 근교산' 87회를 포함한다면 지금의 근교산 시리즈는 600회를 바라보는 셈이 된다.

이런 연유로 3년 뒤 재출발한 시리즈의 제목은 '다시 찾는 근교산'으로 변했고, 2003년 10월부터는 전국의 모든 산을 취재산행 대상지로 한다는 취지에서 '근교산&그 너머'로 새롭게 변신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해서, 근교산 시리즈는 횟수만으로 볼 때 전국의 모든 신문에서 연재되고 있는 시리즈 중 최장수를 달리고 있으며, 따라서 근교산 기사가 매주 한번씩 게재될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근교산 시리즈가 전국의 독자들에게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비결은 현지 취재에 따른 철저한 현장답사와 산행 후 미비점을 자료분석과 함께 전화로 재차 확인하는 취재의 기본을 한결같이 유지한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숨은 계곡과 능선이 지면을 통해 새로운 등산로로 등장하면 산행에 나서고 싶어도 산길을 몰라 감히 떠나지 못했던 초보 산꾼들도 누구나 쉽게 국제신문 리본을 보고 산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초보 산꾼은 물론 베테랑 산꾼들도 '이곳에 이런 코스도 있었나'라며 감탄을 잊지 않는다.

최근에는 등산 인구가 증가하면서 가족산행이 늘어 대중교통편 대신 승용차를 타고 손쉽게 다녀올 수 있는 원점회귀 코스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산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산정산악회 김홍수 산행대장은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가 외풍에 흔들림없이 꾸준하게 산행인구의 저변을 넓히는 데 적지않은 공헌을 했다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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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冬 괘관산 설경
 


#'용장 밑에 약졸 없다' 최강의 산행대장

   
10여 년 간 근교산 시리즈에 몸을 실은 기자만 해도 배병주 박명도(퇴직) 조해훈 조봉권 박병률 김용호 기자 등 6명. 기자를 포함하면 7명인 셈이다.

하지만 근교산 취재팀을 실제로 이끈 숨은 공로자는 바로 산행대장들이다. 사실 취재기자들은 산행대장의 진두지휘 아래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할 뿐 근교산이라는 작품의 연출자는 산행대장이다.

국제신문의 역대 산행대장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부산을 대표하는 산악인이다. 용장 밑에 약졸 없듯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근교산이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대 산행대장은 부산 산악계의 원로인 성산(75) 씨, 2대 산행대장은 건건산악회의 고문이자 베테랑 산악인 최남준(67) 씨, 3대 산행대장은 대학산악부 출신으로 독도법으로 부산 최고를 자랑하는 이창우(47) 현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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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성산 초대 산행대장, 최남준 2대 산행대장, 이창우 현 산행대장.


성산 씨가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의 토대를 닦았다면, 최남준 씨는 주춧돌을 세웠고, 지금의 이창우 산행대장이 '근교산'이라는 멋진 건물을 올린 셈이다.

초대 근교산 취재기자였던 배병주 현 논설위원은 "당시로선 생소했던 산행안내 기사인 근교산 시리즈를 준비하다 보니 산행대장이 필요해 부산 산악계를 수소문한 결과 성산 씨가 적임자로 추천돼 직접 대륙산악회 사무실을 찾아가 모셨다"고 회고했다.

지금도 매일 아침 2시간씩 조기 등산을 한다는 성산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근교산 시리즈가 500회를 맞았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도 1000회, 2000회로 꾸준히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가볼 만한 근교산'을 성산 씨가 거의 맡았다면 최남준 씨는 '다시 찾는 근교산'의 산행대장으로 사실상 근교산 시리즈의 틀을 닦은 숨은 공로자였다. 최남준 씨는 바쁜 생업의 와중에서도 산행 전 반드시 답사를 하는 성실함을 보여 취재기자의 짐을 덜어줬다. 지금의 이창우 산행대장이 최남준 씨와 산행을 함께 하면서 (물론 결과론이지만) 산행대장 수업을 받은 것도 그때였다.

최남준 씨는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등산로가 없어 100%가 개척산행이었다"며 "등산로가 없는데다 웃자란 잡목이나 억새에 가려 동행한 기자와 산꾼들이 전혀 보이지 않아 고생깨나 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최 씨는 "국제신문은 전국의 어떤 언론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산행 부문에선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며 앞으로의 건승을 빌었다.

현 국제신문 산행대장인 이창우 씨는 설명이 필요없는 부산을 대표하는 산꾼. 정확히 1998년 1월 22일 90회 대운산 편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예의 성실성으로 근교산 시리즈를 이끌고 있다.

일년 중 추석이나 설날 등을 제외하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근교산 시리즈를 이끈 그는 산길 찾기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 그리고 빼어난 독도법 등 산행대장으로서의 3대 덕목을 모두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머릿속에는 대운산 천성산 등 부산근교의 산과 영남알프스의 모든 계곡과 능선이 입력돼 있어 '살아있는 GPS'라 불린다.

실제로 최근 기자는 그동안 연재했던 천성산 산행기사를 정리하다가 제2봉에서 내원사로 내려오는 도중 만나는 수 차례의 갈림길을 얘기하면서 이 대장의 머릿속에 그 길이 정확히 입력돼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영남알프스 또한 함께 산행하는 도중 여러 차례 독자들의 전화를 받아 막힘없이 답하는 사실을 보면서 역시 산길을 꿰고 있음을 실감했다.


#근교산 취재팀의 성과 및 향후 과제

신문 기사와 안내 리본을 보면서 산행하는 독특한 등산문화를 선도한 취재팀은 그동안 국토지리정보원이 발간하는 지형도에도 없는 산 이름을 현지 마을의 어르신이나 산속 암자의 노승, 그리고 문헌 등을 통해 상당수 발굴했다. 경주 정족산을 비롯해 양산 채바우골만당, 밀양 구천산 정승봉 북암산, 청도 개물방산, 언양 배내봉, 간월공룡, 가지산 북릉, 천성산 중앙능선 등 얼핏 헤아려봐도 30여 개는 될 법하다. 이 명칭들은 국내 주요 산 전문 사이트에도 하나씩 등재돼 전국의 산꾼들에게 널리 통용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부산광역시연맹 김정민 회장은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가 등산인구의 저변 확대에 기여한 공로는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근교산 시리즈가 국제신문과 함께 영원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창우 산행대장은 "근교산 시리즈에 대한 산꾼들의 호응이 분에 넘칠 정도로 커 사실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며 "향후에도 산꾼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글 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오롯이 도심 위로 솟아 회동수원지 감싸 안네

회동 아홉산과 마주보며 둥글게 자리 잡아
부산 근교산 한눈에 볼 수있는 기막힌 조망
운치있는 오솔길, 추석연휴 가족산행 '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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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산 정상에 서면 부산이 온통 산의 물결을 이룬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회동수원지를 감싸고 있는 정면 한가운데 아홉산과 그 우측으로 개좌산 운봉산이, 아홉산 왼쪽 뒤 암봉이 달음산, 그 왼쪽으로 뾰족봉인 천마산 치마산(함박산) 곰내재, 그 뒤로 시명산이 확인된다.


항구도시 부산도 알고보니 산의 도시(?).

부산 금정구 부곡동 서동 금사동에 걸쳐있는 나즈막한 봉우리인 윤산(輪山·318m)에 오르면 광안대교가 보이는 광안리 해안가를 제외한 전 지역이 산의 물결을 이룬다. 크게 보면 부산도 일종의 대형 분지(盆地)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비록 고개를 비스듬히 치켜들고 주변을 우러러봐야 하지만, 발아래를 굽어보는 환상적인 조망에 비해 전혀 주눅들지 않는 파노라마가 연출된다.

"도대체 윤산이 어디 있는거야. 부곡동 쪽이라고 하는데".

이때까지도 이런 불만을 갖고 윤산을 머릿속에 떠올리지 못해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는 산꾼들이 많이 있으리라.

한가지 힌트를 곁들이자면 회동수원지와 이웃한다. 그렇다면 아홉개의 봉우리로 상징되는 아홉산 근처?

그렇다. 회동수원지를 중심으로 아홉산과 마주보고 있는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바로 윤산이다. 옛 구월산이라고 하면 '아!'하고 고개를 끄떡일 사람들이 제법 될 듯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윤산이 바로 구월산이다. 3년전에 구월산의 명칭이 윤산으로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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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도중엔 도심의 아파트촌 뒤로 저 멀리 광안대교도 보인다.  

 
조선시대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과 1740년판 '동래부지'에는 윤산을 '동래부의 북쪽 8리에 있으며, 동래부의 진산(鎭山)'이라 적고 있다. 알다시피 진산은 도읍이나 성지의 뒤쪽에 있는 큰 산을 말하는데 결국 윤산이 동래의 뒤쪽 큰 산이니 진산이 되는 셈이다.

이제 궁금증은 왜 윤산으로 명명됐느냐 하는 것. 답은 간단하다. 동래 쪽에서 보면 산 모양이 수레바퀴처럼 둥글게 보여 바퀴 윤(輪)자를 차용했다. 주민들로부터 '대머리산' '둥글산'으로 불린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윤산이 왜 구월산으로 불렸을까. 뚜렷한 답은 없지만 바퀴에서 연상되는 '구불다'에서 '구블다' '구을다'로 변해오다 결국 구월산으로 와전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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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나즈막한 산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는 윤산의 오솔길은 마냥 걷고 싶은 길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원래 산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고 민원을 제기했고, 이에 시는 타당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국토지리정보원에 산 이름 변경을 요청했다. 결국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윤산으로 산 이름을 복원키로 결정했다고 지난 2002년 7월 시에 알려와 시는 이때부터 공식적으로 윤산으로 부르고 있다.

산행은 금정구 부곡1동 도개공 부곡시영아파트 121동~육교~구구배드민턴장~만남의 광장(쉼터)~바위전망대~남평 문씨묘~윤산 정상~임도~산길(체육공원)~임도~산길(200봉)~임도(철탑)~오륜정보산업학교(부산소년원)~오륜동 새동네 큰소나무슈퍼~마을버스정류장 순. 순수 걷는 시간은 2시간 안팎으로 공휴일 늦잠잔 후 또는 추석 연휴 가족산행지로 여유있게 다녀오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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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구 서동 영일사진관 앞 서동고개에서 버스를 내린 후 버스 진행 방향과 반대로 거슬러 걸으면 삼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청수탕이 보이는 오른쪽으로 간다. 정면 155번 버스종점이 보이면 왼쪽으로 간다. 부곡 뉴그린아파트를 지나 길따라 계속 가면 'LGS'간판이 보이는 곳에서 갈림길. 오른쪽 오르막길로 50m쯤 가면 도  
  도심의 나즈막한 산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는 윤산의 오솔길.
 
개공 부곡시영아파트 121동 조금 못가 오른쪽에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산길 맞은 편은 테니스 코트. 버스 하차 후 10분 정도 걸린다.

주민들이 듬성듬성 심은 야채밭을 지나면 부곡동과 동상동을 연결하는 도로 위 육교. 이 육교를 지나야 비로소 산길이다. 코스모스가 산들바람에 몸을 맡기며 반긴다. 30m쯤 더 가면 오른쪽에 시야가 트인다. 우측에서부터 금정봉 백양산 엄광산 황령산 금련산 배산 광안대교 이기대 장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마을 뒷산이라 길은 넓고 편안하다. 소나무는 크고 힘차지만 이곳 역시 재선충 피해지역이라 나무를 베고 훈증처리를 한 곳이 드문드문 보인다.

곧 길 오른쪽 '구구배드민턴장'이라 적힌 조그만 팻말이 나무에 걸려있다. 따라간다. 도심의 나즈막한 산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5분 뒤 배드민턴장. 다시 5분 뒤 만남의 광장(쉼터). 칠거리다. 크게 보면 왼쪽 부곡동(보덕사), 오른쪽 동상동 금사동 방향. 시계가 걸려있는 정면의 침목계단길로 오른다.

200m쯤 오르면 갈림길. 오른쪽으로 간다. 점차 경사가 심해진다. 덩쿨이 온통 나무를 감싸고 있다. 술패랭이 파리풀 짚신나물 닭의장풀 개요등 여뀌 등 야생화가 눈에 띈다.

20분 뒤 바위전망대. 시야가 더 넓어져 방금 지나온 육교와 도개공 시영아파트 사직운동장 어린이대공원 엄광산 백양산 금정산 산줄기가 선명하게 확인된다.   
 
상봉은 전망대에서 5분 거리. 펑퍼짐한 평지에 정상석은 없고 산불초소가 홀로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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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만나는 체육공원이자 쉼터.


조망이 기가 막히다. 바다쪽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방이 온통 산이다. 초소 뒤 회동수원지 뒷산인 아홉산을 기준으로 오른쪽 운봉산 개좌산, 아홉산 뒤 바위산인 달음산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뾰족봉인 천마산 치마산 곰내재 시명산 문래봉 거문산 소두방재 철마산 천성산 금정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회동수원지는 마치 한반도를 빼닮았다.

정상에서 하산길은 두 갈래. 오른쪽 금사동, 왼쪽 부곡동 방향. 산행팀은 부곡동 쪽으로 가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을 타고 오륜대 방향으로 간다. 계속되는 내리막길. 도중 부곡동으로 내려가는 소로가 있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20분 뒤 임도와 만난다. 잠시 왼쪽 산길로 올라 체육공원을 지나면 다시 임도. 체육공원 화장실을 지나면 다시 왼쪽 산길. 이 길 또한 결국 임도와 만난다. 산길로 가도 되고, 그냥 임도로 가도 된다. 곧 만나니까. 산길로 갈 경우 소나무숲이 운치가 있다. 다시 임도와 만날땐 철탑이 정면에 보인다. 임도시설비를 지나 내리막길로 간다. 저멀리 금정산 의상봉 무명암 원효봉이 보인다. 곧 철탑 앞 갈림길. 오른쪽으로 간다. 일순간 금정산 주능선이 확 트인다. 다시 잠시 살펴보면 맨 오른쪽 계명봉에서 왼쪽으로 둥근 장군봉, 무명암, 부채암, V자 암봉인 나비암, 짤룩이 산성고개, 대륙봉, 그 뒤가 파리봉이다. 계명봉 우측 노란 아파트 옆 팔송공원묘지에서 오른쪽으로 동래CC, 그 뒤 낙동정맥 능선과 함께 뒤쪽으로 운봉산(同名異山) 천성산1봉이 보인다.

사실상 산행은 끝. 5분 정도 내려서면 붉은색 벽돌건물인 오륜정보산업학교 담벼락을 지나고 이내 오륜동 새동네에 닿는다. 50m쯤 내려오면 슈펴. 슈퍼 바로 밑에 마을버스 정류장이 기다린다.


# 교통편-들머리 서동고개까지 시내버스 이용

들머리에서 가까운 시내버스 정류장은 금정구 서동 서동고개. 정차하는 버스는 29, 29-1, 29-2, 48, 48-1, 79, 79-1, 148, 179, 189-1. 155번은 종점에서 내려 우측 뉴그린아파트 쪽으로 가면 된다.

179번은 시청, 연산동 옛 시립의료원, 교대(지하철 1호선 교대역 3. 4번 출구, 이사벨고 옆 기아자동차 맞은 편) 앞에서 타면 된다.

날머리 마을버스 정류장에서는 5번 버스를 타고 지하철 1호선 장전동역에서 내린다. 마을버스는 15분마다 있으며 8분 걸린다. 750원. 참고로 정류장 앞에서 '월인농원' 간판이 붙은 전봇대 뒤 낮은 봉우리가 오륜대가 있는 곳이다.


# 떠나기전에-구월산·구륜산 등서 제이름 찾은 윤산

윤산(輪山)의 다른 이름으로 구월산 구륜산(九輪山) 구불산 대머리산 둥글산.
'동국여지승람'과 '동래부지' 이외에도 윤산에 대해 언급한 여러 기록들이 눈에 띈다.

부산시사편찬위원회가 1998년 발행한 부산지명총람 제4권에는 '산모습이 둥글다 하여 주민들이 대머리산 또는 둥글산이라 불렀다'고 적고 있고, 20세기 부산을 빛낸 26인 중 한 명인 '황산 고두동 문선(文選)'(1983)에는 '동래부의 진산이자 부산대학교 앞산'이라고 표기했다.

지난 1993년 봄 발행된 '윤산문화(輪山文化)'의 '우리고장의 지명 유래'편에는 더 자세히 기록돼 있다.

'지역민들이 구불산으로 부르던 윤산은 양산의 원적산(현 천성산)을 이어 금정산 장군봉을 타고 계명봉을 거쳐, 시립공원묘지쪽으로 흘러 구불산을 이루고, 다시 남쪽으로 산맥이 일자로 뻗어 동래 마안령(복천동 뒷산으로 속칭 대포산으로 불림)으로 이어진다. 풍수지리서에 의하면 동래의 진산(鎭山)은 윤산이고, 주산(主山)은 마안령이다.'

아직도 많은 산꾼들은 윤산을 구월산으로 알고 있다. 옛 문헌을 참고하든 이웃 주민들의 증언을 들어보든 구월산은 발음상 또는 표기상의 오기로 잘못된 것임에 다름아니다. 이미 2002년 7월부터 윤산으로 공식화됐고 국립지리정보원이 발행하는 지형도에도 윤산으로 표기돼 나온다.

옛 이름 되찾기 차원에서 이제 부산의 산꾼들은 앞으로 구월산이 아니라 윤산으로 널리 불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자료협조=안대영 부산시문화유산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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