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2> 김현령 롯데스카이힐 김해CC 경기팀장(KLPGA 프로)

대부분 백스윙 톱 직전 다운스윙으로 진행
이럴 땐 몸 빨리 열리고 헤드업돼 미스샷 잦아
"백스윙은 장타 치기 위해 힘 모으는 과정"


"이상하네. 며칠 전만 해도 감이 좋았는데 오늘은 왜 이런지 모르겠네."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일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자신의 스윙. 덕분에 매 홀마다 열리는 지갑.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표정을 관리해야 하는 자신의 신세가 너무나 처량하고 불쌍하다. 몸을 돌리기만 하면 '착! 착!' 소리를 내며 기가 막히게 나가던 볼이 하루아침에 들쭉날쭉이 돼버렸으니 땅을 치고 통곡을 할 수밖에.
 그렇다고 클럽을 놓을 수는 없는 노릇. 복수는 하고 놓아야지. 내가 뭐 프론가. 골프스윙은 매일매일 바뀌고 달라질 수 있으며, 이게 다 싱글로 가는 성장통이라며 스스로를 위안하는 주말골퍼 버디 씨.
 하지만 버디 씨는 앞으로도 별로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사업 때문에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계속의 만인의 몟밥몠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방법이 없을까요. 프로님.
 롯데스카이힐 김해CC 경기팀장이자 KLPGA 김현령(37) 프로는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고, 골프는 잘 치고 싶은 버디 씨 같은 주말골퍼들은 만사 제쳐놓고 단 하나, 스윙의 리듬을 집중 연마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스윙 리듬만 일정하면 연습량이 적어도 미스 샷을 낼 확률이 적다는 것. 이는 핸디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다고 덧붙였다.
 김 프로가 강조하는 스윙 리듬의 핵심은 백스윙 톱에서 한 박자 쉬어주는 여유였다.(사진 위) 주말골퍼의 대부분은 '장타는 헤드 스피드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이어질 때 템포가 빨라지면서 공격적으로 스윙을 한다. 그러나 뭐든 조급해지면 흐트러지기 쉬운 법. 이런 스윙은 몸이 빨리 움직이고 헤드업이 돼 볼을 정확하게 스위트 스폿에 맞출 수 있는 확률을 감소시킨다.
 김 프로는 "골프는 어차피 실수를 줄여야 사는 확률 게임"이라며 "빠른 스윙으로 정확하게 임팩트하는 것보다 부드러운 리듬을 통해 나오는 임팩트가 확률적으로 실수가 적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원 포인트 레슨 부탁을 받으면 절대로 스윙 폼은 건드리지 않고 리듬만을 가르친다고 했다.


 "연습할 땐 바로 백스윙으로 가면 리듬이 잘 안 생기기 때문에 클럽을 좌로 50㎝쯤 보냈다가(사진 위 왼쪽) 백스윙 방향으로 클럽을 보내면 생각보다 쉽게 적응이 되지요. 마음속으로 '하나~둘~셋'하면서 말이에요. 이는 아이언 샷이나 어프로치 샷, 퍼팅 때도 마찬가지지요. 부산·울산·경남 지역 클럽 챔피언들도 스윙만 놓고 보면 별로지만 자신만의 리듬을 잘 타는 법을 몸의 근육에 기억을 잘 시켜놓아 꾸준히 좋은 스코어를 내고 있지요."
 그러면서 대뜸 기자에게 "백스윙은 왜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우물쭈물하며 시원한 답을 못 하자 김 프로는 "(장타를 치기 위해)힘을 모으기 위한 것 아닌가요"라고 했다.
 이어지는 김 프로의 설명. "백스윙을 할 때 몸은 다 돌아갔지만 실제로 클럽은 미세하지만 정점으로 향해 움직이고 있지요. 하지만 주말골퍼들은 클럽이 돌아가고 있는데, 다시 말해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는데 몸이 다 돌아갔다고 생각해 다음 동작인 다운스윙으로 진행해 버리지요. 힘을 모으기 위해 백스윙을 했지만 결국 힘을 제대로 모으지도 못하고 부자연스럽게 다운스윙을 해버리지요. 그렇다 보니 스윙이 들쭉날쭉해지면서 기복이 심한 골퍼로 전락하는 것이지요. 손목 힘이 약한 여성골퍼들에게 이 리듬 스윙은 큰 효력을 발휘하지요."
 김 프로는 "장타자들의 스윙을 보면 연속 동작이 워낙 빨리 진행돼 일순간 멈추는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슬로비디오로 자세히 보면 찰나의 순간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멈추는 동작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찰나의 순간이 바로 몸의 근육들이 순간적으로 파워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내는 시간이다.
 그는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예를 들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시합이 없는 날이면 롯데스카이힐 김해CC에서 김 프로와 이따금 라운드를 함께한다. 드라이버 샷이 280~290m에 달할 정도로 장타자인 그는 70대 후반의 스코어를 낸다고 소개했다.
 김 프로는 장타를 의식해 빠른 스윙만을 고수하는 로이스터 감독에게 백스윙 톱에서 한 박자 쉬는 스윙의 리듬법을 설명했다. 이후 힘을 잔뜩 주고 빠른 스윙을 할 때보다 거리 또한 늘고 미스 샷도 줄더라는 것. 기자 또한 백스윙 톱에서 한 박자를 쉬면서 힘을 모아 드라이버 샷을 날린 결과 평소보다 20m쯤 더 나가는 믿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원 포인트 레슨의 힘이었다.
 김 프로의 리듬 스윙은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도 꽤나 유명하다. 비시즌 때면 잃었던 스윙의 리듬을 찾겠다며 동반 라운드 제의가 자주 들어온다. 그가 특히 리듬 스윙에 정통한 이유는 뭘까. 알고 보니 그는 대학 때까지 체중 이동에 따른 리듬 스윙이 생명인 테니스 선수였다. 골프는 대학원 진학을 하면서 시작해 29세 때 투어 프로가 됐다.
 지금은 경기팀장으로 골프장 경영 및 관리 파트 업무를 보며 이따금 투어에 참가하는 김 프로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프로들처럼 연습을 잘 안 해요. 연습할 시간도 없어요. 하지만 저의 전매특허 리듬 스윙으로 버티고 있어요. 주말골퍼들이 이 리듬 스윙법을 몸에 익혀 놓으면 힘이 적게 들면서 비거리도 늘고, 방향성도 좋아지지요."
 드라이버 비거리가 260야드로 여성 프로 중 장타자로 손꼽히는 그는 특히 방향성이 좋아 투어 때 홀인원을 일곱 번이나 한 기록도 갖고 있다. 이 모두 리듬 스윙 덕분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근래 최고 성적은 2008년 피닉스파크 클래식 3R 합계 7언더파로 3위.





마지막으로 그는 샷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을 하나 더 제시했다. 임팩트 순간 헤드 면에 볼이 달라붙는 시간이 길어야 한다고 했다. 임팩트 순간부터 볼 앞쪽 20㎝ 정도까지 밀어줘야 한다는 것.(사진 아래) 골퍼들이 대개 볼을 때리는 순간 스윙을 끝내기 때문에 방향성뿐 아니라 거리도 손해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프로는 "헤드 면에 볼이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컨트롤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겨 훅이나 슬라이스를 줄일 수 있게 되는 데다 파워까지 최대한 실어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것만 되면 제대로 된 피니시가 사실상 완성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롯데스카이힐 제주CC를 방문했을 때 김현령 프로가 임팩트 순간부터
      볼 앞쪽 20㎝ 정도까지 밀어줘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9홀을 함께 라운드 후 기자와 함께한 김현령 프로.

 

롯데 강민호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9회 말 중견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 박수현 기자

롯데의 야구 열기가 지난해처럼 타오르지 않아 구단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챔피언데이로 치러진 15일 사직구장에는 1만8862명의 팬들만이 스탠드를 메웠다. 챔피언데이는 두 차례 우승했던 1984년과 1992년을 기억하기 위해 매달 한 번씩 개최하는 이벤트로 지난해까지는 당시 입장요금을 적용했고 올해는 평상시의 절반을 받고 있다. 야구 열기가 불꽃처럼 타올랐던 지난해에는 싼 입장료 때문에 챔피언데이에 표를 구하기 힘들었다. 총 6번의 챔피언데이 중 4차례나 만원사례를 이뤘을 정도다.

올해 사직구장의 관중 추이를 보면 사그라들고 있는 열기를 단적으로 느낄 수 있다. 지난 4일 홈 개막전만 2만8500명의 만원 관중을 달성했고 이후 2만2741명(5일)→1만7712명(14일) 등으로 관중들이 줄었다. 사직 홈 4경기 평균 관중은 2만1953명. 지난해 4월 홈 평균관중 2만4385명보다 줄었다.

관중 감소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이날 챔피언데이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왔고 아직 본격 주말 3연전을 치르지 않아 관중 감소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롯데의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아 관중들이 줄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해의 경우 몇 년 만에 성적이 좋아 그동안 야구에 굶주렸던 팬들이 몰렸지만 올해는 열망이 많이 식어 팬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사직구장 내야 지정좌석제를 도입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응원 열기가 약해졌다고 팬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해는 야구장 출입문 개방과 함께 열렬팬들이 응원단상 주위에 집결해 응원을 주도했지만 올해는 지정좌석제로 그런 모습이 사라져 상대적으로 응원의 폭발력이 감소했다.
이상은 국제신문 야구담당 김희국 기자의 동의 하에 원문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개인적으론 응원의 폭발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더라도 이는 과도기일뿐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응원 패턴 내지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도 조급함 보다는 여유를 갖고 관조하듯 지켜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듯 합니다.

야구장 출입문 개방과 함께 먼저 들어온 열혈 마니아 몇몇이 신문지나 가방 등을 올려놓은 채 한 사람당 내댓 개의 좌석을 잡아놓는 현실이 그동안 얼마나 불합리한 처사였는지는 야구장을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악습이 공공연하게 묵인 내지 용인되는 현실에 어쩌면 더욱 더 화가 난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구단이 올해부터 시행한 지정좌석제는 아주 바람직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직구장 관중 감소는 어쩌면 롯데의 성적과 무관하지 않는 듯 합니다. 아무리 야구에 미친 부산사람들이라고 해도 롯데가 연패하면 가질 않지 않습니까. 냄비근성이 타 지역에 비해 좀 심한 편이죠. 물론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1루측에 자리잡는 일부 골수팬들이겠죠. 이는 그냥 야구를 즐기는 일반 사람들에 비하여 훨씬 적습니다. 이 분들은 아마 8연패해도 찾을걸요.

문제는 이대호 가르시아 홍성흔의 방망이가 동시에 터지고 손민한이 빨리 출전해야  사직구장에 관중들이 구름처럼 모여듭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6억 인지 7억 인지 받는 손민한이 너무 나태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요즘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꽉 찬 야구장에서 오렌지색 봉다리 귀에 걸고 신나게 신문지 흔드는 날이 빨리 찾아왔으면 합니다.


5개월만에 롯데로…첫 출전 시범경기서 대형 2루타 '쾅'


     5개월만에 부산 사직구장으로 돌아온 롯데 우익수 가르시아가 26일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서 6회 
     자신의 타석 때 상대 투수가 바뀌자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2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롯데와 SK의 경기 롯데 가르시아가 수비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롯데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가 사직구장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패한 뒤 부산을 떠났던 가르시아는 26일 거의 5개월 만에 사직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와 달라졌다. 가르시아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롯데 통역 이정홍 씨는 "몸에 군살이 거의 없을 만큼 좋아졌다. 완전한 역삼각형 몸매를 만들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 4번 타자로 출장한 가르시아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오랫동안 기다렸던 부산 팬들은 열렬한 환영을 표시했다. 첫 타석을 범타로 물러난 가르시아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대형 2루타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곧바로 멕시칸리그를 뛰고 잇따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소화한 가르시아는 전혀 피로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멕시칸리그가 끝난 후 약간 피곤했지만 WBC 직전까지 조금 쉬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한결 좋아진 몸매에 대해서는 "운동을 많이 했지만 특별히 커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난해보다 강해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롯데 팬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역시 WBC와 관련된 부분. 가르시아는 "샌디에이고에 도착한 뒤 손민한 이대호 박기혁 강민호 등 팀 동료들을 만나서 무척 반가웠다"며 "특히 강민호가 좋아했는데 내 방으로 먼저 전화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꼭 물어봐야 할 문제가 있다. WBC 2라운드에서 한국이 멕시코와 경기를 갖기 전 가르시아가 '스파이' 역할(?)을 한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가르시아는 "롯데 동료들은 알지만 다른 팀 선수들은 잘 모른다. 멕시코는 한국의 예선전 비디오를 보면서 많은 연구를 했다. 특별히 선수 정보를 주지는 않았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이어 "꼭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한국에 이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웃어넘겼다. 물론 농담이다.

또 하나 있다. 가르시아는 한국전 선발로 등판했던 멕시코의 올리버 페레즈에 관해 강민호에게 했던 말도 소개했다. 그는 "(강)민호가 선발이 누구냐고 물어서 페레즈라고 알려줬다. 좋은 직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줬다"며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만난 한국팀에 대해 가르시아는 "최강의 전력이었다. 충분히 결승에 올라갈 실력을 갖췄고 우승도 가능했다"고 인정했다.

사직으로 돌아온 가르시아는 편해 보였다. 더그아웃에서 로이스터 감독 옆에 앉아 농담도 하고 모처럼 만난 팀 동료들과 그동안 못했던 장난도 쳤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지난해와 똑같은 답을 했다.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홈런이나 타율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올해는 롯데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김희국 기자 / 김 기자의 동의를 얻어 기사 원문을 싣습니다.

예의 그 모습 그대로, 우리의 가르시아.

4회말 2루타를 친 가르시아.



 
 

직격인터뷰 - 롯데 로이스터 감독

1년간 뿌리내린 자율야구에 선수와 코치들도 이젠 완전 적응

홍성흔·애킨스 역할 중요, 한국의 2년차 징크스? 난 2년차 감독이 아닌데…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19일 전훈지인 사이판에서 올 시즌 전략 등을 밝히고 있다.
                사이판=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지난 시즌 롯데 로이스터 감독이 팬들과의 4강 진출 약속을 지킨 후 사직구장에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롯데 응원단장과 함께 '부산갈매기'를 부르고 있다.
허남식 시장으로부터 명예 부산시민증을 받고 기뻐하는 롯데 로이스터 감독.
 
"우승하면 부산 갈매기 또 부르겠다."

사이판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얼굴에 여유가 넘쳤다. 롯데 감독 2년째에 접어들면서 선수들이 자율야구를 완전히 소화해 팀 전력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추웠던 일본 가고시마 대신 따뜻한 사이판의 날씨도 훈련 능률을 높여 로이스터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사이판의 훈련 분위기는 어떤가.
▶더 좋을 수 없다. 따뜻한 지역으로 전지훈련을 와서 정말 좋다.

-지난해 4강 약속을 지켰다. 올해는.
▶목표는 변함없이 4강 진출이고 4강에 오르면 우승이다. 올해는 좋은 선수도 합류했고 선수들의 능력도 향상돼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위 팀들이 많이 좋아졌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올 전지훈련에서 달라진 점을 든다면.
▶선수들이 지난 일 년 동안 자율야구를 경험해 여유가 있다. 내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했던 코치들도 적응해 올해는 많이 편해졌다.

-홍성흔과 마무리 애킨스에 대해 평가해 달라.
▶홍성흔은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 홍성흔의 합류로 팀 타선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애킨스는 겨울 내내 지켜본 선수다.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한국야구에 적응기간이 필요하지만 올해는 애킨스가 잘해줘야 한다.

-지난해 박기혁이 주목할 선수라고 했는데 올해는 누군가.
▶올해도 박기혁이다. 박기혁 없이는 시즌을 잘 치를 수 없다. 수비와 공격에서 박기혁이 중심이다.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팬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 의미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지난해는 정말 대단한 시즌이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우리 팀이 4강에 올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운동량도 부족하고 준비도 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힘을 합쳐 4강에 진출했다. 일 년 내내 고생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눈물을 흘렸다.

-올해도 마무리 투수와 단기전 승부가 약점으로 지적되는데.
▶우리 팀에는 약점이 없다. 작년에도 시즌 초반에는 제대로 된 마무리 투수가 없었지만 최향남과 강영식이 잘해줬다. 그러나 우리 팀은 여전히 진화가 필요하다. 베이스러닝과 수비, 피칭에서 더 많이 배워야 한다.

-몇몇 포지션은 경쟁이 치열한데.
▶생각보다 경쟁을 벌이는 포지션이 적다. 선발 투수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다만 중간 계투진의 경쟁이 심하다. 몇 명은 이미 결정했지만 나머지 자리를 놓고 6,7명이 겨루고 있다. 군에서 제대한 선수와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외야는 지난해 주전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우승하면 부산갈매기 또 부를 것인가.
▶당연하다. 혼자 부르기는 힘들지만 팬들이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

-한국에는 2년차 징크스가 있다.
▶미국에도 소포모어 징크스가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선수들이 2년차가 아니고 나도 한국에서 2년째이지만 전체 감독 경력을 보면 2년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집중해서 준비하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올해도 야구장에서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지금 준비 중이다. 완벽하게 준비되면 팬들에게 자신있게 말할 것이다. 올해도 뜨거운 성원을 부탁한다.
사이판=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야구 담당 베테랑 '쿠기' 김희국 기자와 김동하 사진기자가 롯데 전지훈량장인 사이판에 가서 보낸 인터뷰 기사입니다. 떠나기전 두 김 기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직격 인터뷰 손아섭(옛 손광민)

21살의 승부근성과 자신감 무장, 이제 제 스윙 하기 시작해
파워 기르고 최상 타격폼 찾아 한해 홈런 20개 이상 치고 싶다

          전지훈련장인 사이판 해변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손아섭 선수. 사진=김동하 기자

 손아섭(21). 지난해까지 그의 이름은 손아섭이 아니라 손광민이었다. 올 시즌 야구 선수로 더 빛을 내기 위해 이름을 바꿨고 지난달 16일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개명 허가를 받았다. 한때 격투기 선수 추성훈을 붕어빵처럼 닮아 화제를 낳기도 했지만 이제는 손아섭으로 더 알려진 그와의 인터뷰에는 21세 야구 유망주의 자신감과 당돌함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름을 바꿨는데 어색하지 않나.
▶어색하지만 나만의 것이고 독특해서 좋다. 지금은 대부분 선수들이 "아섭아" 또는 "섭아"라고 부르는데 급하면 옛날 이름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아섭이란 이름은 무슨 뜻인가.
▶아이 아(兒)자와 땅이름 섭(葉)자다. 좋은 뜻으로 해석하면 땅 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한다는 아이를 말한다(웃음).

-3년차인데 지난해 갑자기 유명해졌다.
▶구단에서 밀어주는 것 같아 고맙다. 프런트에서도 많이 신경써 주신다. 팬들이 인터넷에 카페도 만들어 응원해주고 지난해에는 팬 미팅도 했다. 고마울 따름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스타일 때문에 팬들이 좋아하는데.
▶성격이 많이 급하다. 또 가끔 욱하기도 하고 까칠하다. 내 공격적인 성격이 야구에 똑같이 옮겨졌다. 야구도 좋은 볼이 오면 기다리는 것을 싫어한다. 주루 플레이도 틈만 나면 뛴다. 감독님들과 팬들이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때 3경기 모두 선발로 출장했는데.
▶후반기에 쭉 좌익수로 뛰다가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공격에서는 인정을 받아 좋았지만 역시 수비에서는 아직 신뢰를 못받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올해도 외야 주전경쟁이 치열하다.
▶상황이 나에게 유리하지 않다. 가르시아가 우익수를 확보해두고 있어 자리가 별로 없다. 이인구, 이승화 선배와 경쟁해야 한다. 둘 다 수비도 잘하고 주루 플레이에도 능하다. 무엇보다 열심히 한다. 내가 그들보다 뛰어난 점은 방망이뿐이다. 나의 공격적인 타격으로 주전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

-장타자도 발 빠른 타자도 아닌데.
▶파워 있는 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21세로 아직 창창하다. 지금은 젊으니까. 승부근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하려고 한다. 공을 맞추는 것은 자신있기 때문에 파워를 기르고 타격폼도 조금씩 고쳐 한해 홈런 20개 이상씩 치고 싶다.

-어떤 투수공이든 칠 수 있다는 뜻인가.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었다. 모든 투수들과 상대해봤는데 한화 (류)현진이형 볼이 치기 어렵고 나머지 투수들의 볼은 못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

-지나친 자신감인데.
▶아직까지 프로에서 손아섭만의 스윙을 한 적이 없다. 부산고 2학년 동계훈련 때 처음으로 나다운 스윙을 느꼈고 건방진 말 같지만 당시에는 나보다 잘치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 뒤로 타격폼을 잃고 방황했고 고3 때 성적도 좋지 않았다. 그때 좌절을 했다. 아직 그 타격폼을 찾지 못했는데 꼭 되찾아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수비는?
▶많이 부족하지만 자신감을 갖고 경험만 쌓이면 좋아질 것이다. 나는 외야 수비를 못하기보다는 자신감이 부족하다.

트레이드 마크인 투지 넘치는 모습.

이럴 땐 정말 추성훈을 닮았다.

-스프링캠프에서 홍성흔하고 함께 방을 쓰는 이유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함께 쓰고 싶었다. 작년 일본 캠프에서는 마해영 선배랑 썼고 이대호 선배하고도 룸메이트를 했다. 홍성흔 선배는 굉장히 열심히 훈련하고 규칙적이다. 이대호 선배는 자기가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스타는 괜히 스타가 아니다. 나는 그들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이판=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야구 담당 베테랑 '쿠기' 김희국 기자와 김동하 사진기자가 롯데 전지훈량장인 사이판에 가서 보낸 인터뷰 기사입니다. 떠나기전 두 김 기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유인구는 상대가 손도 안대고, 직구 던지면 여지없이 맞아
마무리 실패 기억 훌훌 털고 올 시즌 반드시 내 몫 하겠다
작년 볼 좋았는데 부담컸던 탓, 올해 경기장 안팎 일 많이해야

           사이판 전지 훈련 중 잠시 포즈를 취해할라는 요청에 쑥쓰러운 듯 모자를 만지는 임경완 선수.

전지훈련장인 사이판에서 몸만들기를 하는 임경완 선수. 올해부턴 투수 중 손민한에 이은 두 번째 고참이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김동하 기자
 
그와 인터뷰를 갖는 것은 조심스러웠다. 지난해 너무 아픈 일들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가슴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끄집어낼 때도 됐다. 누구보다 가장 아팠던 그를 팬들이 위로해야 할 시간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임경완(34)이다.

-지난해 힘들지 않았나.
▶다 알지 않나. 내 인생 전체에서도 가장 힘들었다. 야구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야구가 하기 싫었다. 매일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선수로서 그러면 안되지만 술도 마셨다.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너무 미안하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점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팬들이 나에게 하는 욕들이 다 들린다. 3만 명 만원이 돼도 누가 욕을 하는지 얼굴까지 볼 수 있다. 지난해 홈 팬들이 나에게 야유를 한 것은 참을 수 있었다. 내가 야구를 못했으니 감수해야 할 일들이었다. 미니 홈페이지를 폐쇄할 때도 참았다. 그러나 야구장이 아닌 거리에서 만난 팬들이 면전에서 욕을 할 때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구체적으로 물어보자.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서의 모습은 그전 중간계투로 뛸 때와 달랐다.
▶중간계투와 마무리는 다르더라. 중간계투로 뛸 때는 상대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런데 마지막 9회에 마무리로 마운드에 오르니 타자들의 눈빛이 다르더라. 어떻게든 점수를 뽑으려는 의지가 눈에 다 보였다.

-중간계투로 뛸 때는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그런데 마무리를 맡고 나선 피해가는 인상이 강했는데.
▶중간계투로 나설 때는 초구부터 부담없이 공격적으로 던졌는데 마무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실투 하나로 경기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볼을 던졌다. 나는 그 전까지 직구, 싱커, 커브, 슬라이더 등을 주로 던졌는데 작년에는 로이스터 감독이 싱커에 비중을 많이 두라고 했다. 땅볼을 유도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그래서 직구와 싱커를 대부분 던졌는데 타자들도 분석을 많이 해서 유인하는 싱커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볼카운트가 몰리면 어쩔 수없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직구를 던졌고 그러면 맞았다.

-지난해에도 볼이 좋았다.
▶그게 더 이상하다. 나도 그렇게 느꼈고 주위에서도 볼은 좋았다고 했다. 결국 심리적인 문제였다. 내가 부담을 너무 많이 느낀 탓이다.

-기억나는 경기는.
▶작년에 경기를 마무리하러 나가서 뒤집힌 경기가 5경기다. 모두 기억난다. 내가 던진 볼 하나하나 모두 기억난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상황에서는 다른 볼을 던졌어야 했다는 생각도 한다. 모두 지난 일이다. 내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너무 아파서 탈이었지만.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졌다. 섭섭하지 않았나.
▶후반기에는 거의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다. 절망하면서 반을 보냈고, 야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운동을 하면서 반을 보냈다. 준플레이오프 전에 로이스터 감독님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 대비하라고 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를 악물고 운동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잘 던지면 정규리그 때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패하며 탈락했다. 작년은 무엇을 해도 안되는 그런 해였다.

-이제는 회복했나.
▶아로요 투수코치가 전지훈련 오기 전에 다 잊고 새로 시작하자고 했다. 나도 모두 잊었다. 지난해는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정말 열심히 훈련했고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팬들도 그렇게 이해해주길 바란다. 열심히 해도 안됐을 때는 당사자가 가장 힘들다. 작년의 내가 그랬다.

-벌써 최고참이 됐는데.
▶1998년에 입단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투수들 중에 손민한 선배 다음으로 고참이 됐다. 올해는 내가 경기장 안팎에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동안 해온 대로 열심히 해야겠다.

-언제까지 야구하고 싶은가.
▶몸관리를 잘해서 40살까지는 하고 싶다.

-마무리 투수에 미련은 없는가.
▶작년에 좋은 경험을 했다. 조심스럽다. 그런데 혹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야구 담당 베테랑 '쿠기' 김희국 기자와 김동하 사진기자가 롯데 전지훈량장인 사이판에 가서 보낸 인터뷰 기사입니다. 떠나기전 두 김 기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괜찮은 내용이 있으면 블로그에 인용하겠다고. 



"홍성흔이 와서…" 자주 들어도 그만큼 인정받는 것 같아 기뻐
"포수로서의 능력 이젠 한계, 공격적인 타격으로 타점 기여"

  전지훈량지인 사이판에서 인터뷰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홍성흔 선수. 사진=김동하 기자


 
'오버맨'. 홍성흔(32)을 부를 때 언제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별명이다. 야구장에서는 언제나 유쾌하고 주위를 즐겁게 하는 그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홍성흔의 '오버'는 철저하게 계산된 '오버'다. 자기 자신과 팀을 살리기 위한 오버다. 이제는 그가 두산이 아니라 롯데를 위해서 오버하고 있다. 국제신문 스포츠부 김희국 기자가 만난 두 번째 선수, 홍성흔. 자 만나보겠습니다. 

-롯데 선수나 프런트, 감독의 입에서 홍성흔이 와서 기쁘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 부담스럽지 않나.
▶부담없다.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롯데에 왔다는 부담은 일주일 만에 없어졌다. 나는 못했을 때 팬들에게 욕먹을 각오까지 이미 해뒀다. 대신 열심히 한다는 전제를 미리 세웠고 실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선수들이 내 얘기를 하는 게 기쁘다. 그만큼 나와 같이 생활한 뒤 내 훈련 모습을 보고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롯데로 오는 게 힘들지 않았나.
▶일종의 흐름이었다. 두산 팬들에게 홍성흔이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다. 나도 처음에는 롯데로 오면서 앞으로 보장된 두산의 코치나 감독 자리를 잃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꿨다. 롯데에서 잘하면 나는 전국구 스타다. 그것은 두산이란 특정팀이 아니라 어느 팀에도 갈 수 있는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로이스터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우려고 왔다.

-그동안 포수로만 뛰었다. 1루수 변신이 힘들지 않나.
▶많은 팬들이 내가 당장 1루 주전으로 뛸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나는 주로 지명타자로 활약할 것이다. 이대호 선수가 한 번씩 지명타자로 들어오면 1루를 맡을 것 같다. 나에게는 또다른 역할이 있다. 벤치에서 선수들의 파이팅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내 임무다.

사이판 전지훈련장에서 강민호 선수와 훈련하는 홍성흔 선수. 파트너인 강민호는 '강민호의 굴욕'이라 해도 될 만큼 어벙하게 나왔다.

-지명타자는 반쪽 선수라는 인식이 강한데.
▶한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반항도 해봤는데 그것 역시 흐름이었다. 나는 포수로 국가대표 주전으로 활약했고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도 참가했다. 그때까지는 내 마음대로 다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대로 다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산 김경문 감독이 나에게 포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을 권유했을 때 이미 포수로서의 나의 능력은 한계에 다다랐다. 김경문 감독은 정확하게 봤지만 나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지난 시즌 포수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지만 실전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그때 확실히 느꼈다.

-지난해 타율 0.331로 2위를 차지했지만 홈런(8개)과 타점(63개)이 의외로 적었다.
▶타율이 올라가면서 타격왕 욕심을 냈기 때문이다. 장타를 버리고 똑딱이 타자로 타율에만 신경쓴 결과다. 그러나 롯데에서는 다르다. 로이스터 감독이 앞으로 번트는 생각하지도 말고 무조건 강공만 하라고 주문했다. 또 공격적인 타격으로 90타점 이상 올리라고도 했다.

-롯데와 궁합이 잘 맞는 편인가.
▶주위에서 로이스터 감독과 잘 맞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야구를 직접 하는 당사자는 나 자신이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무조건 노력할 것이다.

-'오버맨'으로 알려질 만큼 끼가 많은데도 3000배를 했다고 들었다. 맞나.
▶그렇다. 종교가 불교다. 경희대 2학년 때 스님의 권유로 108배를 시작해 프로에 입단한 뒤에도 매일 했다. 3000배도 세 번 했다. 나는 춤추고 노는 것을 좋아하고 운동장에서도 많이 까분다. 그래서 별명이 오버맨이 됐다. 일부 팬들은 그런 내 모습만 보고 야구장 밖에서도 잘 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반대다. 집에서는 오히려 심심한 남편이어서 아내에게 미안할 정도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나는 야구장에서 내 모든 끼와 에너지를 발산하고 집에 가서는 그냥 쉰다. 또 운동장 밖에서 발산되는 끼를 제어하기 위해 절을 한다. 절을 하면서 자제 능력이 길러졌고 긍정적인 생각도 갖게 됐으며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지금은 무리하지 않으려고 절 대신 명상을 하루에 20분씩 반드시 한다. 사이판=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야구 담당 베테랑 '쿠기' 김희국 기자와 김동하 사진기자가 롯데 전지훈량장인 사이판에 가서 보낸 두 번째 인터뷰 기사입니다. 떠나기전 두 김 기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괜찮은 내용이 있으면 블로그에 인용하겠다고. 


 

부상 방지 겸 수비 위해 체중 줄여…가시적 성과
"50살까지 뛰며 최다안타 기록 갖고 싶다"
"올 시즌 마치고 겨울에 여자 친구와 결혼"
까칠하단 세간 평가, 부진 인한 스트레스일 뿐
"오해없도록 특별히 신경쓰겠다 지켜봐달라"


롯데 이대호 선수가 13일 전지훈련지인 사이판에서 올해의 각오 등을 밝히고 있다. 사이판=김동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사이판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지난 1992년 이후 17년 만의 우승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제신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롯데 전훈 캠프를 방문해 훈련 상황과 전력을 탐색해 보고 우승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들과 격의 없는 인터뷰를 가졌다. 일명 직격 인터뷰다.  

이대호(27). 두말할 필요가 없는 한국프로야구 최고 타자다.

13일 오전 사이판 시내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이대호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오후 훈련장에서 유니폼을 입고 하고 싶다고 했다.

직격 인터뷰 직전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야구 선수는 당연히 유니폼을 입고 야구선수답게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부진으로 많은 것을 배웠을 것 같은데.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슬럼프에서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 2006~2007년 너무 잘했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았다. 그렇다고 지난해 타율 0.301이 부진한 것도 아니다. 조금 저조했다고 표현해달라.

-지난 시즌 이대호가 타격 부진에 빠지자 팀 타선 전체가 동반 침묵했다.
▶나도 부담이 컸다. 나의 존재를 다시 한번 깨닫고 책임감도 느꼈다. 하지만 올해 우리 팀은 강해지고 있다.

-이대호 하면 가장 먼저 체중 문제가 떠오른다.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나.
▶문제가 있다. 언론이나 팬들은 내 체중에 관심이 많다. 언론에서도 가장 먼저 체중부터 물어본다. 나는 야구선수이지 체중과 관련 있는 씨름이나 유도 선수가 아니다. 나를 야구선수로 봐달라. 내가 살을 빼는 이유는 부상을 막기 위해서다. 또 순발력이 필요한 3루 수비를 위해서 체중을 줄이고 있다.

-동갑내기 한화 4번 타자 김태균과 비교하는 말들이 많다. 친구나 라이벌 중 어느 쪽인가.
▶우리는 친구이지 라이벌이 아니다. 언론에서 라이벌로 많은 관심을 가져주니 오히려 고맙다.

-2006년 타격 3관왕까지 달성했지만 이대호가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지고 있는 특별한 기록이 없다. 앞으로 갖고 싶은 기록은.
▶삼성 양준혁 선배가 올 시즌까지 갖고 있는 최다 안타(2202개)다(참고로 이대호의 총 안타수는 760개). 그리고 웬만한 야구 기록은 다 가지고 싶다.

-그러려면 야구를 오래 해야 하는데.
▶50세까지는 할 생각이다(웃음).

-올해 목표를 6관왕이라고 정했는데 맞나. 지난해까지는 구체적인 목표를 잘 밝히지 않았는데.
▶일단 목표를 높게 잡아야 성취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고 실패해도 욕을 덜 먹는다(웃음). 처음에는 전체 공격 8개 타이틀 중 도루를 제외한 7관왕을 목표로 정했는데 우리 팀의 발빠른 김주찬이나 이승화 선수가 득점부문 타이틀을 가져가도록 양보했다(웃음).

-글러브에 여자친구 이니셜과 하트모양이 새겨져 있던데 언제 결혼하나.
▶올 겨울에 결혼할 것이다.

-지난해 성적부진으로 언론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까칠하다는 평도 있는데.
▶오해다. 나는 누구보다 기자들과 잘 지냈고 친절했다. 지난해에는 부진에 빠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기사도 때때로 조금 심한 것들이 있었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편하지 않았고 팬들도 오해를 많이 했다. 만약 그렇게 알려졌다면 오해이며 다시는 그런 오해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쓰겠다.

-일본 투수들이 공공의 적으로 이대호를 지목하고 있는데.
▶일본 투수들이 알아줘서 영광스럽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다. 경기에서는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다.

-하마터면 롯데에 입단하지 못할 뻔했다.
▶2001년 동기인 추신수(클리블랜드)가 롯데의 1차 연고지명을 받았다. 나는 2차로 밀렸다. 당시 신생팀인 SK에 3명 우선지명권을 줘 사실상 SK로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어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WBC에서 이승엽을 대신해야 하는데.
▶어제(12일)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친구 김태균과 평소 네이트온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이)승엽이 형이랑도 한다. 어제 오전 7시30분께 승엽이 형이 로그인해 있기에 대화를 신청해 "형 뭐해요?"라고 물었더니 "산책갔다 왔다(요미우리는 오전 7시 산책을 한다). WBC에서 열심히 해라"고 했다.

-WBC에 대한 부담감이 클 텐데.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승엽이 형이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준결승 일본전에서 홈런 치고 나서 형이 숙소에서 계속 울어 후배들도 함께 울었다. WBC에서 형의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크다. 야구란 운동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만약 WBC에서 지면 병역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 뻔하다.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훈련하고 있다.

-3루 수비에 대한 체력 부담이 클 텐데.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 감독님이 나를 너무 믿으시는 것 같다(웃음).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적은 1루로 내가 돌아가면 타격에 전념하게 돼 우리 팀은 더 강해질 것이다. 사이판=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야구 담당 베테랑 '쿠기' 김희국 기자와 김동하 사진기자가 롯데 전지훈량장인 사이판에 가서 보낸 첫 소식입니다. 이대호 직격 인터뷰  기사인데  상당히 내용이 알찹니다. 물론 이대호 선수가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답을 한 덕분이죠. 원래 그렇지 않습니까. 기사량은 상당히 많은데 실제로 내용은 하나도 없는 인터뷰와 질적으로 다릅니다. 김희국 기자도 담당 데스크에게 인터뷰 내용이 알차 많이 적겠다고 메모했더군요. 
 떠나기전 두 김 기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괜찮은 내용이 있으면 블로그에 인용하겠다고. 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손광민, 아니 이름을 바꾼 손아섭 선수의 사인볼을 부탁했답니다.
 
 

 롯데 자이언츠가 드디어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습니다. 매년 거의 꼴찌를 도맡아 놓다시피 하던 롯데가 감독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이처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옛말 틀린 게 하나 없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궤어야 보배'라고. 
 로이스터 감독 이하 코치 선수단 프론트 관계자 모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하여튼 올 가을 부산은 롯데 덕분에 사는 재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허남식 시장도, 로이스터 감독도 이제 롯데가 포스터시즌에 진출했으니 사직구장에서 '부산갈매기'를 함께 부르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래저래 볼거리가 늘어났네요.
 국제신문은 오늘(19일)자 그것도 1면에 지면을 할애애 '부산 '가을야구' 신드롬,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라는 제목으로 롯데의 성적호조에 따른 부산시민과 부산기업들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딱딱한 신문기사와 달리 읽어도 읽어도 신이나고 재미가 있습니다.
야구담당 신수건 기자와 유통 담당 정홍주 기자의 동의를 구해 기사 전문을 싣습니다.

                                                                                                        
부산 '가을야구' 신드롬,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
모였다 하면 롯데 '가을야구' 얘기꽃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로이스터 매직'을 앞세워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부산이 '가을야구 신드롬'에 푹 빠졌다. 특히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려 있는 두산과의 사직 홈 3연전(19~21일)을 시작으로 부산에서는 '가을야구' 축제가 이미 막을 올렸다. 벌써 3연전 예매분이 동이 났고 열성팬들은 표 구하기 전쟁에 나섰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따라 야구는 시민들의 최대 화제가 됐다. 미국발 금융 위기 등으로 가뜩이나 취약한 지역경제의 근간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직장에서든, 식당에서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나 가을야구 이야기로 우울한 분위기가 일순 바뀐다. 회사원 김상태(38·부산 해운대구 우동) 씨는 "금요일 직장 회식을 야구장에서 하기로 하고 예매를 마쳤다"며 "요즘 야구만큼 신나는 일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사직야구장을 향한 '부산갈매기'들의 날갯짓도 장관을 이루고 있다. 올 시즌 만원만 17차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주말 빅매치 3연전도 모두 매진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올 시즌 홈 관중은 123만6213명. 19일 LG 트윈스가 1995년 기록한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입장 기록(126만4762명)을 돌파하고 주말 3연전 동안 130만 명 관중 신기원까지 세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 경기 예매표 구하기 '전쟁'

예매를 못한 팬들은 난리가 났다.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의 '갈매기마당'에는 '표를 구할 수 없겠느냐'는 읍소형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고, 예매를 잘하는 방법을 논의하면서 '예매의 달인'까지 등장했다. 롯데 구단 한 관계자는 "표 청탁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포스트시즌 표 전쟁도 벌써 시작됐다. 대학생 이모(24) 씨는 "예매를 해보고 안 되면 경기 전날 밤을 새워서라도 표를 구할 생각"이라며 "이미 친구들과 역할 분담을 해 놓았다"고 말했다. 각종 민원 청탁에 시달리는 한 정치권 인사는 "우리도 표를 구하기가 힘든데 가능한 줄 알고 민원이 계속 들어온다"며 "정중하게 거절하지만 난처한 경우도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후원 기업들도 싱글벙글

롯데를 후원하는 20여 개 지역 기업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롯데선수단에 건강식품을 제공하고 1, 3루 더그아웃과 기록원 노트북에 광고를 하고 있는 천호식품의 김지안 전략기획실 팀장은 "지난해부터 후원을 해왔는데 올해 롯데가 잘하면서 기업 이미지 홍보효과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간판타자인 이대호가 우리 회사 제품을 애용한다고 하니까 일반 고객들의 반응이 즉각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시 0.1%의 사은금리를 지급한다는 독특한 상품에 고객들의 관심이 다시 한번 쏠리면서 은행 전체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파급효과 때문에 구단에는 뒤늦게 후원 참여 여부를 타진하는 기업들의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지역 유통가 특수잡기 부심

지역유통가 역시 '롯데특수 잡기'에 나섰다. 롯데마트 부산·경남지역 12개 점포에서는 계산대 직원들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는 한편 오는 21일까지 '롯데 승리기원 파격가전'을 열고 과자 커피 등 12개 생필품을 최고 50%가량 할인 판매한다. 부산롯데호텔은 객실 숙박과 사직 홈경기 관람권, 자이언츠 기념품으로 구성된 객실 패키지를 판매하며, 결승 진출 시 1000명 규모의 단체 응원단을 모집해 대연회장에서 결승전 관람 및 생맥주 축제를 열 계획이다.

롯데 선수들의 유니폼이나 모자 등 야구용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구단은 사직구장 내 전용매장의 하루 매출액이 많게는 6000만 원까지 올라가자 롯데마트와 메가마트 등 시중 대형유통점으로까지 판매망을 늘렸다.

신수건 기자 giant@kookje.co.kr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로이스터 감독이 본 베이징올림픽 한국야구
"금메달 예고된 세계 최강 누구와 붙어도 이기는 팀"
-투타 능력있는 선수 고루 포진…김경문 감독 절묘한 작전 주효
-제자 이대호·강민호·송승준 좋은 활약에 아주 기분좋아

 
 
"한국 야구는 세계 최강 수준이다.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야구에 대해 극찬을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림픽 이전부터 한국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로이스터 감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야구인은 많지 않았다. '립서비스' 정도로만 여겼다.

야구 본고장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와 감독을 거친 로이스터 감독의 눈은 세계 야구 수준을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정확했고 올림픽을 통해 확인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이스터 감독은 26일 국제신문과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금메달 획득 비결과 한국 야구 수준을 솔직히 털어놨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림픽 금메달 배경에 대해 "한국에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금메달을 따는 데 필요한 좋은 투수와 발빠른 타자, 파워 히터, 정확한 타자 등이 골고루 포진됐다. 금메달은 예고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모국인 미국과 아마 최강 쿠바의 전력에 대해서는 "미국과 쿠바도 잘했지만 전체적인 플레이는 한국보다 떨어졌다. 특히 미국은 한국에 비해 마운드가 처졌고 예상 밖으로 경험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우승 비결을 묻자 김경문 감독의 경기 운영을 가장 먼저 꼽았다. 로이스터 감독은 "김 감독이 대표팀 운영을 잘했는데 특히 준결승과 결승에서 왼손 에이스인 김
광현과 류현진을 투입할 수 있도록 선발 투수 로테이션을 절묘하게 짠 것이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이대호 이승엽 등 중요한 선수들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자기 몫을 해줬고 테이블세터로 나선 이용규 김현수 등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시즌 개막 전부터 한국 야구 수준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한국이 진정한 실력을 발휘한 것 같다. 일본 쿠바를 올림픽에서 두 번씩이나 꺾어 한국 야구를 세계 무대에 알렸다"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내년 초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망도 내놨다. 그는 "한국은 이제 강한 팀이고 어느 팀과 맞붙어도 항상 이길 수 있는 팀이 됐다. WBC에서 미국과 일본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보강하겠지만 단기 시리즈에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한국도 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출신이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법.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의 송승준 이대호 강민호 등이 한국 대표로 좋은 활약을 펼쳐 아주 기분 좋았다"고 자식 같은 제자들을 칭찬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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