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맛따라
        
- 해운대구 송정동 광어골 안나수



꽃 풍선 양초 등으로 로맨틱한 분위기 연출
파스타 피자 송아지 안심스테이크 맛 일품

 
해산물 대신 쇠고기가 들어가는 '쇠고기와 고로곤졸라가 들어간 크림 파스타'. 안나수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처음엔 쌉쌀하지만 끝 맛이 땅콩 맛처럼 고소한 이탈리아 야채 루꼴라가 들어간 '새우 루꼴라 파스타'.
   사과 슬라이스와 계피 맛이 나는 시나몬을 토핑한 후 꿀을 바른 스위트 피자.
   부드러운 한우 송아지 안심에 버섯소스를 곁들인 '버섯소스 송아지 안심 스테이크'.

테이블 사이의 벽 역할을 하는 센스있는 옷걸이.

물잔도 바다처럼 파랗다.


   '안나수'의 셰프 정운현 씨.

프러포즈 명소임을 알리는 안내글.

프러포즈를 위해 예약한 방.


 '안나수'.
 우선 이름이 특이하다. 외국인 이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안나'에 주인장 자신의 이름 끝 자 '수'를 조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이름 못지않게 건물도 이국적이다. 한 번쯤 뒤돌아 보게 하는 하얀색 7층 건물이다. 느림보 기차가 지나가는 송정의 푸드로드 광어골 끝자락에 위치해 바닷가가 한눈에 펼쳐진다. 양식장의 부이가 바둑판처럼 정렬돼 있고 이따금 고깃배가 작은 물거품을 일으키며 지나간다. 한적함과 고풍스러움이 묻어나는 이곳은 얼핏 지중해 연안의 작은 항구나 홍콩 남부의 스탠리와 분위기가 흡사하다.
 

 어라, 근데 바로 옆 건물이 거북선 모양이다. 거북선과 지중해풍 하얀색 건물. 그러고 보니 동·서양의 만남이다. 부조화 속의 조화란 이럴 때 쓰는 걸까. 

 2, 3층 실내로 들어서면 은은한 조명과 함께 바닥과 계단 곳곳에 작은 촛불이 놓여 있다. 좀 더 돌아보면 유럽의 고성(古城)을 방불케 하듯 미로처럼 설계돼 있다. 고풍스러운 와인 진열장과 장미꽃이 놓인 가구들도 눈에 띈다. 아늑하고 은은한 여성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야외 테라스가 보이는 곳에 자리 잡았다. 겨울이지만 유리로 바람을 막아서인지 꽃들이 만개해 있다. 

 2003년 문을 열었다. 정운현 셰프와 얘기하다 재미있는 점을 하나 발견했다. 이곳은 원래 '씨푸드' 위주로 메뉴를 다양화하려고 했지만 생선 등 해산물을 쉽게 접하는 지역 고객들의 반응이 이랬단다. "양식당까지 와서 꼭 해산물을 먹어야 하나." 

 해서 안나수에서 잘 나가는 파스타는 해산물 대신 쇠고기가 들어가는 '쇠고기와 고로곤졸라가 들어간 크림 파스타'(2만 원)다. 크림 소스를 베이스로 독특한 치즈 향의 고로곤졸라와 쇠고기의 절묘한 조화가 일품이다.
 
 새우 루꼴라 파스타(2만1000원)도 잘 나간다. 이탈리아 야채인 루꼴라는 처음엔 쌉쌀하지만 끝 맛이 고소한 땅콩 맛이다. 이 또한 별미로 인기가 높다.

 사과 슬라이스와 계피 맛이 나는 시나몬을 토핑한 후 꿀을 바른 스위트 피자(2만 원)는 달콤함과 얇은 도우의 아삭함이 묻어나 디저트의 느낌이 난다. 부드러운 한우 송아지 안심에 버섯소스를 곁들인 버섯소스 송아지 안심 스테이크(3만8000원)도 '강력추천' 메뉴이다.
 

 안나수는 최근 프러포즈 전문 레스토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지수 대표는 "예약할 때 가격대별 다양한 코스 요리를 택할 수 있으며, 꽃과 양초 풍선 등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고 말했다. 특히 레드카펫처럼 꽃잎으로 꽃길도 만들어주고, 테이블도 꽃으로 장식해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요즘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프러포즈 이벤트가 이뤄지며 주말이면 하루에 2~3팀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동행한 여성에게 장미꽃 선물을 원한다면 화장실을 가보시라. 거울 앞에 항상 장미꽃이 준비돼 있다. 

화장실에 준비된 장미꽃.

손님들을 위해 화장실 내 준비된 장미꽃.


안나수의 변기엔 항상 꽃잎이 보인다. 직원들이 수시로 신경을 쓴단다.

화장실 문도 지중해 풍으로 만들어 놓았따.


고백을 자극하는 문구.

오후 3시쯤의 안나수 풍경.


와인과 각종 치즈를 보관중인 진열장.

곳곳에는 꽃을 이용한 작품들이 보인다.


 궁금해서 살짝 물어봤다. 한 달에 드는 꽃값은. 돌아온 대답은 80만~100만 원. 과연 프러포즈 전문 레스토랑답다. 덕분에 결혼으로 이어져 결혼기념일에 다시 찾는 단골 부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단체 모임도 가능해 1인당 4~5만 원대의 식사를 할 경우 한 층을 모두 빌릴 수 있다. 

이 건물 4층에는 안나수가 직영하는 노래방이 있다. 연인을 위해 세레나데 한 소절만 불러도 사랑이 이뤄질 것 같다. 이곳에서 식사 주문도 가능하다. 안나수는 진정 프러포즈를 앞둔 청춘 남녀에게 안성맞춤인 듯싶다. (051)702-5830~1

노래방 시설도 아주 깔끔하다.

바다가 보이는 노래방.


 

 

부산대 인근 명화 많은 레스토랑으로 유명
얇은 도우 심플한 토핑 기존 피자와 달라
매달 와인스터디 열어 와인 저변화 기여

썬즈갤러리 이성희(맨 왼쪽) 대표와 직원들. 명화 갤러리답게 벽에는 온통 그림이 걸려 있다.
  
명화와 클래식 선율, 와인과 근사한 이탈리안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부산대 인근에 숨어 있었다. '썬즈갤러리'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포근하고 아늑하다. 테이블은 8개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가 은은히 들리는 가운데 양쪽 벽에는 10여 점의 명화가 전시돼 있다. 파스텔풍의 샤걀과 강렬한 색감의 마티스 그림이 눈길을 끈다. 거꾸로 매달려 조명에 반짝이는 와인 잔의 모습도 이색적이다. 싸고 양 많은 부산대 인근의 식당 콘셉트에 맞지 않다.

'썬즈갤러리'는 몇 차례 진화를 거듭했다.

이성희(39) 대표는 오래전부터 유럽 배낭여행을 다니며 모은 명화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2004년 문을 열었다. 그땐 차와 케이크로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와인에 흠뻑 빠졌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유명 와이너리를 부지런히 발로 뛴 결과 와인 전문가가 됐다. 이후 와인을 널리 그리고 제대로 알리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와인스터디를 열고 있다. 초급·중급·고급자 과정으로, 식사를 함께 하며 와인과 관련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배운다. 그런데 이 집의 와인은 무척 싸다. 통상 와인레스토랑은 와인숍 가격의 2~3배지만 이곳은 와인숍 가격에 1만 원만 더 받는다.

와인을 본격 취급하면서 와인과 어울리는 요리뿐 아니라 파스타 피자 그리고 코스 요리에도 신경을 썼다. 실력 있는 셰프를 스카우트하고 유럽 여행 때 경험한 현지 맛을 떠올리며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지난해부터 제 궤도에 올랐다고 이 대표는 자부했다. 덕분에 단골들도 꽤 늘었다. 단골들이 "이제 다른 집에서는 못 먹겠다"고 말할 땐 보람도 느낀다고 했다.   
  
메뉴판을 열었다. 피자는 네 가지가 전부였다. 모두 손수 반죽해 만든 얇은 도우를 이용한 토핑이 심플한 이탈리안 피자다. 기존 피자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다.

이탈리안 야채를 토핑한 루꼴라, 고르곤졸라치즈를 9시간 졸여 피자 조각을 돌돌 말아 꿀을 찍어 먹는 고르곤졸라(아래 사진), 네 가지 치즈를 토핑한 꽈뜨로 뽀르마지오(이상 각각 1만5000원), 생모차렐라 치즈와 생토마토를 토핑한 마르게리타(2만 원)가 그것. 마르게리타의 경우 토핑되는 치즈가격만 1만 원일 정도로 재료값을 아끼지 않는다.

고르곤졸라피자는 꿀을 찍어 먹는다. 아래와 같이 돌돌 말아서.



파스타는 종류가 10가지. 잘 나가는 '빅3'를 꼽아 달랬다. 시푸드 느낌이 나는 비앙코 파스타(1만5000원), 해물과 야채를 굴소스에 곁들여 자체 개발한 퓨전 스타일인 상하이 파스타(1만4000원), 해산물의 신선함과 생크림의 고소함이 절묘한 화이트크림 파스타(1만3000원)가 인기 메뉴라고 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이 대표는 코스 요리를 권했다. 썬즈 코스 4만 원, 문즈 코스 5만 원(아래 사진)이다. 각각 기장군 철마에서 순수 구입한 최고급 한우로 만든 안심스테이크를 포함한 4~6가지 요리가 나온다. 가지에 싼 구운 관자살, 블랙트러플(송로버섯)을 얹은 감자스프, 샐러드,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알리오올리오(마늘파스타), 미디엄레어로 육즙의 진수를 보여주는 안심스테이크는 격조 있는 식사의 진수를 보여준다. 와인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 디저트로 뜨거운 초콜렛을 품은 폰당에 이은 에스프레소까지 음미하면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식사가 완성된다.

그릴에 구운 가지에 싼 관자살.
블랙트러플(송로버섯)을 얹은 감자스프.
버섯을 곁들여 발사믹소스를 얹인 샐러드.
알리오올리오(마늘파스타). 씹히는 맛이 있고 아주 고소하다.
안심스테이크.
다른 각도에서 본 안심스테이크.
디저트. 뜨거운 초콜렛을 품은 폰당.
에스프레소. 폰당의 단맛을 중화시켜준다.

파스타와 음료(1만3000원), 피자 파스타 디저트 음료(3만 원)의 점심세트와 피자 파스타 디저트 와인(4만3000원) 파스타 디저트 와인(4만2000원) 세트도 준비돼 있다. (051)515-6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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