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바라본 풍경. 정면으로 이기대, 그 왼쪽 조그만 섬이 오륙도, 이기대 뒤로 영도 봉래산이 보인다. 높은 빌딩 옆 맨 왼쪽이 낮은 곳이 동백섬이다. 아무리 봐도 수영만 매립지 내 주상복합빌딩이 조망권을 가리고 있지만 시원하게 펼쳐진 광안대교가 이를 약간 상쇄해준다.


해운대의 배산(背山)인 장산(634m)은 오르면 오를수록 재미난 산이다.
금정산 고당봉(801m) 백양산(642m)에 이어 부산서 세번째로 높은 장산은 과거 오랫동안 군부대가 주둔해 있던지라 철책을 따라 산행길이 나있는가 하면 곳곳에 훈련시설물과 유격장, 지뢰매설지 표시 등이 있다.

 불만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산꾼의 입장에서 보면 정상이 철조망으로 막혀 있어 정상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소박한 기쁨이 원천 차단돼 서운함 마저 든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해운대의 푸른 바다와 그림같은 광안대교를 바라보노라면 언제 그런 불순한 생각을 했는지 조차 잊게 된다. 그 어떤 수식어도 충족시키지 못할 장쾌한 조망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유명산에 비해 한 치도 뒤짐이 없다.

 장산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도심에 위치해 해운대 신시가지의 대천공원을 비롯해 재송동 반여동 우동 기장 등지에서 쉽게 접근가능하며, 정상 주변에서 조우하는 억새 군락지도 가을철 한창 땐 '억새산행'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을 만큼 광활하기 그지없다.

장산에서 이어지는 구곡산(430m)은 바다와 아주 가까운데다 대천공원에서 걸어서 1시간 정도 거리여서 멋진 해맞이 산행지로 손색이 없다.

산행은 해운대구 우1동 부산기계공고 근처인 운촌경로정~간비오산 봉수대~우2동 체육공원~53사단 철책~옥녀봉~중봉~장산 정상 밑 갈림길~장산 정상~시계방향으로 전진~왼쪽 선바위~철조망~갈림길 전망대~군 작전도로 사거리~오른쪽 늪지대~헬기장~구곡산 정상~대천공원 순. 4시간30분에서 5시간 정도 걸린다.


지하철 2호선 동백역 2번 출구로 나와 해운대역 방향으로 4분쯤 걸으면 '7번가 피자'와 'GS조은하루주유소' 사이 왼쪽 골목으로 향한다. 들머리다. 계단을 올라 철길을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오른쪽에 운촌경로정. 방금까지 차 소음을 듣다 2~3분도 채 안돼 산 속으로 들어오다니 도심의 산은 이래서 좋은가 보다. 입구에 '간비오산 0.6㎞, 장산 4.5㎞'라 적힌 이정표와 이곳이 장산~아홉산~철마산~금정산~백양산으로 이어지는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의 기점이어서 조그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한 굽이 올라서면 체육공원. 이곳을 지나면 정면 저 멀리 봉수대가 보인다. 곧 갈림길. 두 길 모두 봉수대에서 만난다. 직진한다. 5~6분 뒤 간비오산 봉수대에 올라선다. 고려말부터 갑오경장까지 약 700년간 해운포(海雲浦) 일대에 침입한 왜적을 감시한 이곳 봉수대에서 보면 해운대 앞바다를 비롯 이기대 오륙도 광안대교 금정산 용두산 대청공원 등 부산의 내로라하는 명소와 향후 산행팀이 오를 옥녀봉 중봉 장산이 한눈에 확인된다.

간비오산 봉수대.
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내려다본 광안대교. 일명 다이아몬드 브리지라고 부르지요.

이어지는 오름길. 곧 오거리 안부. 정면의 직진형 두 갈래길 모두 체육공원에서 만난다. 이왕이면 능선으로 치고 오르는 오른쪽 지름길을 택하자. 체육공원에서 다시 한굽이 올라 삼각점이 위치한 170봉과 크고작은 돌탑 5기가 서 있는 사거리 안부를 올라서면 53사단 철책과 만난다. 산길은 철책과 나란히 달린다. 철책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일까. 철책 안의 새 울음소리가 유난히 크다.
산길은 점차 가팔라진다. 곧 갈림길. 군부대는 좌측으로 산꾼들을 유도하지만 열에 아홉은 우측으로 오른다. 유격장 장애물이 잇따라 나와 볼거리가 되는 데다 두 길이 이내 만나기 때문이다. 

 너덜을 지나 힘들게 바윗길을 오르면 바위전망대. '옥녀봉'이라 적힌 정상석이 서 있다. 마치 약속이나 한듯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걸터 앉아 간식을 먹으며 해운대 앞바다를 바라본다.

옥녀봉. 
옥녀봉에서 내려다본 풍광.
중봉.
중봉에서 본 장산 정상.

8분 정도 뒤 안부에 닿고 다시 10분이면 분 뒤면 중봉(381m)에 도착한다. 운치있는 소나무 아래 암봉에 서면 좌측으로 장산이, 정면으로 구곡산이 보인다. 3~4분 뒤 갈림길. 우측으로 가면 폭포사 방향이다. 장산 밑 갈림길은 이곳에서 10여 분 뒤 도착한다. 우측 방향은 8부 능선길로 억새군락지로 향하는 길. 산행팀은 정상으로 가기 위해 직진한다. 15분 정도면 장산 정상에 닿는다. 군시설물 때문에 정상부분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약간 허탈하지만 장쾌한 조망에 이내 맘이 확 달라진다.

 봉래산 천마산 황령산 금련산 구덕산 엄광산 등과 기장 앞바다, 송정 해운대 광안리 심지어 북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엄광산 옆으론 영남의 젖줄 낙동강도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쯤되면 최고의 조망이 아닐까.

장산 정상. 군부대가 안타깝게도 주둔해 있다.

이제 발걸음을 좌측, 즉 시계방향으로 옮긴다. 왼쪽엔 선바위 3개가 나란히 
키재기를 하고 있다. 한 굽이를 틀면 그간 보이지 않던 백양산 금정산과 수영강 온천천이 보이고 조금 더 나아가면 철마산 문래봉 곰내재 함박산 천마산 달음산 일광산 산성산 등 기장의 산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제 숲으로 들어선다. 7분 뒤 갈림길. 희미한 오른쪽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10m 뒤 군작전도로를 만난다. 산행팀은 왼쪽 내리막길로 향한다. 10여 분 뒤 또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반여동 하산길, 산행팀은 우측으로 향한다. 지금부터 철조망과 함께 '과거 지뢰지대'란 팻말이 붙어 있으니 산길을 벗어나지 말자.

 산길 왼쪽에 멋진 전망대가 있다. 주 산길에서 3분 정도 걸리는 이곳 입구 맞은 편엔 군부대 문이 있으니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곳에 서면 운봉산과 개좌산 철마산 곰티재 함박산 문래산 달음산 석은덤 대운산 일광산 영축산 신불산이 펼쳐진다.

 5분 뒤 군작전도로 사거리를 만난다. 직진한다. 오른쪽은 옛 장산목장터. 하지만 지금은 온통 억새 군락지로 변해있다. 10분 뒤 헬기장. 입구엔 인공위성 사진으로 만든 장산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안내판 맞은편에는 오래 전 이곳 주변에 산불이 발생, 느티나무 등을 심었다는 기장군의 안내문도 보인다. 아마도 이곳이 해운대구와 기장군의 경계쯤 되는 듯하다.

 왼쪽 방향으로 향하면 안적사 방향, 산행팀은 우측 임도를 따라 구곡산 방향으로 향한다. 저 멀리 기장 앞바다가 막힘없이 펼쳐진다. 포장로를 따라 내려가는 커브길에선 좌측 산길로 접어든다. 우측 저 멀리 방금 지나온 장산이 손에 잡힌다.

 구곡산 정상은 20여 분 뒤 올라선다. 정면으로 송정해수욕장, 좌측으로 기장 앞바다, 우측으로 해운대 신시가지와 해운대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최고의 전망대로 손색이 없다.

 하산은 우측 산길로 내려선다. 곧 포장로를 만난다. 장산마을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 민간인 출입금지, 산행팀은 우측 폭포사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3, 4분 뒤 또 갈림길. 우측은 임도, 좌측은 산길. 임도는 편안하지만 단조로워 산길을 택한다. 15분 뒤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길로 내려선다. 날머리인 대천공원 김녕 김씨묘 앞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장산 추천 등산로

해운대 장산의 등산로는 다양하게 열려 있다. 반여동 반송동 우동 좌동 신시가지 등 어느 곳에서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코스를 제외하고는 산길이 완만해 가족산행 코스로 제격이다. 산행 도중 힘이 부치면 쉽게 하산할 수 있는 길도 많다.
△대천공원 폭포사 코스
가장 보편적인 코스인 동시에 가장 애용되는 등산로다. 해운대 신시가지 내 대천공원에서 출발해 삼림욕장을 거쳐 폭포사입구~중봉~장산 정상으로 오르기도 하고 폭포사에서 장산폭포~체육공원을 지나 안부를 거쳐 중봉과 장산 정상으로 갈 수 있다. 하산은 우동이나 재송동 반여동 등 어느 쪽으로 내려가도 관계없다.
△반송동 코스
아랫반송 쪽 청운아파트를 시작으로 반송초등학교~장산약수터~철탑~군진지~옛 목장터~너덜겅을 지나 장산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 이 코스의 백미는 너덜겅 지대. 장산 정상에서 정상 뒷길을 거쳐 반여3동 체육공원 쪽으로 하산하면 4시간 정도 걸려 하루 산행으로 적합하다. 또 장천암에서 군진지로 올라가는 길도 있다. 윗반송 쪽에선 운봉사에서 돌탑을 거쳐 억새밭~정상 뒷길을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애용된다.
△재송동 코스
장산 정상으로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 하지만 급경사 직진코스라 초보 산행자에겐 약간 힘들다. 옛 5-1번 버스종점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동국아파트. 이곳에서 바로 산길이 열린다. 아스팔트길이 싫고 시간절약을 위해서라면 마을버스를 타고 동국아파트에서 내리면 된다. 또는 옥천사에서 촛대바위를 거쳐 장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반여동 코스
반여3동 체육공원에서 관음사를 거쳐 바로 정상으로 가는 길과, 전망대~정상 뒷길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또 시내버스 52-1, 144, 44번 종점에서 10분 거리인 반여초등학교에서 장산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도 있다. 이 코스 또한 정상으로 향하는 짧은 코스 중의 하나다.
△우동 코스
삼호아파트에서 촛대바위를 거쳐 정상으로 가는 길과, 우2동사무소에서 성불사를 거치든지 아니면 중봉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또 운촌경로당에서 간비오산봉수대와 체육공원~중봉을 거쳐 장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운촌경로당은 운촌 버스정류장에서 1분 거리이고 지하철 2호선 동백역에서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기장 코스
두 가지 등산로가 있다. 오신마을에서 안적사를 거쳐 억새밭~정상 뒷길을 거쳐 장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있고 오신 앞 대장군집에서 감딤산을 지나 억새밭에서 만나는 길이 있다. 특히 구곡산에서는 송정과 기장 앞바다 등 동해바다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야~호! 도심 조망 끝내줘요, 4시간30분 소요
능선따라 잇단 전망대 사방천지 눈요깃거리
저 멀리 1300리 낙동강물 봄볕에 졸고 있어
 
 부산에서 활동 중인 한 가이드 산악회 회장단의 하소연. "부산 인근의 근교산을 목적지로 택하면 도무지 사람들이 찾지를 않아요. 그렇다고 매주 먼 곳으로만 갈 수는 없잖아요. 부산 인근에 괜찮은 산이 얼마나 많은데. 산을 산 그 자체로 접근해야 하는데 하여튼 안타깝네요."

이에 대한 한 산꾼의 반론. "근교산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떠날 수 있잖아요. 하지만 3시간 이상의 거리에 위치한 먼 산은 운전하기가 벅차 주로 가이드 산악회를 이용하지요."

둘 다 옳으신 말씀. 세상사가 그렇듯 '물 좋고 정자 좋은', 그야말로 사람 입맛에 딱맞는 산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만일 산행팀에게 이에 대한 견해를 묻는다면 생뚱맞게 이렇게 답하겠다. "그때 그때 달라요!" 어쩌면 영원히 평행선을 내달리는 딜레마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이번주 산행팀은 부산을 뜨지 않고도 신나게 내달리며 산과 바다 그리고 부산도심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코스를 잡았다. 내고장 넓게 보기로 안성맞춤인 엄광산~수정산 능선길이다.

인근 주민들에겐 '동네 뒷산' 정도로 여겨지지만 부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이 능선길은 부산진구 동구 사상구 강서구 중구 서구 등 부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부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엄광산~수정산 능선길은 부산항과 낙동강 그리고 강서 사상 부산진 중 서구 등 부산도심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전망대다. 엄광산 상봉으로 가는 도중 능선에서 불쑥 튀어 나온 두 개의 전망대 중 한 곳에서 다른 한 곳 전망대를 바라본 모습. 동서고가도로가 능선과 평행하게 달리고 경부선 철도는 산허리를 돌아 구포로 향하고 있다. 발아래는 강서 사상구 일대 시가지. 낙동강도 희미하게 보인다.

산행은 부산 사상구 학장동 (주)세원 건너편에서 시작, 298m봉(돌탑)~잇단 전망대~삼운정 약수터 갈림길~483m봉~KT부산통신망운용국 엄광산중계소~임도~엄광산 정상~낙동정맥 갈림길~삼각점(돌탑)~헬기장(구봉산 갈림길)~산불초소~샘터(체육공원)~산불초소~체육공원~옛 성터~헬기장~수정산 정상~산불초소~마을입구(범일6동) 산불초소~성북고개 순. 걷는 시간만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서대신동에서 구덕터널을 지나 학장동 축산물도매시장 또는 (주)세원 건너편에서 버스를 내려 진행방향으로 50m쯤 간다. 정면에 'POINT'라고 적힌 낚시점 큰 간판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간다. 도로공사 중이다. 계단을 오르며 직진한다. 시멘트 계단이 시작될 무렵 키 작은 가로등 앞에서 아름드리 큰 소나무가 보이는 우측으로 간다. 들머리는 찾은 셈.

나무계단을 오른다. 우측 건너편 구덕산 승학산의 몸집이 우람하다. 25분 뒤 세갈래길. 왼쪽은 주례3동 럭키아파트에서 올라오는 길, 오른쪽은 정면의 298m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해서 엄광산으로 가는 길. 산행팀은 298m봉으로 직진한다. 10여분 뒤 298m봉. 너른 터에 3m쯤 되는 돌탑이 서있다. 사상 구민들이 낙후된 이 지역의 번영을 기원하며 1년 전에 쌓았다고 한다.

엄광산 298봉의 대형 돌탑. 사상구민들이 사상구의 번영을 기원하며 5년 전에 세웠다.

곧  좌측에 전망대. 엄광산~수정산 능선이 흔히 동서고가도로라고 불리는 제2도시고속도로와 동서방향으로 나란히 달리고 있다. 도시고속도로 밑으로 경부선 철도가 X자 모양으로 산허리를 돌아 구포로 향하고, 1300리를 내달려온 낙동강 물줄기는 봄볕에 졸고 있다. 정면에는 바위산인 삼각산과 그 뒤 백양산. 경부선 철도와 가야로가 건설되기 전에는 지금의 냉정 지하철역 인근의 냉정고개가 금정~백양~삼각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과 엄광산의 연결고리였다. 한 능선으로 이어졌다는 것.

이제부터 능선을 따라 길 왼쪽에 있는 잇단 전망대에서 사상구 부산진구의 시가지를 꼼꼼히 볼 수 있다. 발밑 경남정보대에서 우측 저 멀리 황령산도 확인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 소나무가 수난을 겪고 있다. 하나는 최근 100년 만에 내린 폭설로 인해 굵은 가지가 꺾여 매달려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또 하나는 재선충 피해로 벤 나무를 비닐로 덮어 훈증처리를 하는 모습이 족히 50개는 넘어 보인다.

엄광산 산행 도중 바라본 눈덮인 구덕산 시약산과 그리고 우측 뒤 승학산 일부. 품새와 위용이 영남알프스 못잖게 헌걸차다.

 30분쯤 후 무명암봉에 이르면 이번에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구덕산 시약산 승학산 옥녀봉 천마산 암남공원과 방금 지나온 능선이 보인다. 이내 너른터. 483m봉이다. 왼쪽에 기가 막힌 전망대 두 개가 10m 간격으로 각각 고개를 내밀고 있다. 오금이 저릴 만큼 전망이 빼어나다.

산에서 본 부산진구 일대. 자세히 보면 부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동서고가도로와 경부선 철길이 산행팀이 걷고 있는 산줄기와 나란히 내달린다.

이어지는 내리막. 백양터널 접속도로와 동의대, 롯데백화점, 초읍 어린이대공원, 양정 화지산, 배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10여분 뒤 도로. 꽃마을에서 KT부산통신망 엄광산 중계소로 가는 길. 도로로 내려서지 않고 왼쪽 마른 억새길로 간다. 5분 뒤 중계소 정문을 지나 20m쯤 간 후 왼쪽 산길로 오른다. 곧 임도. 오른쪽은 꽃마을 승학산, 왼쪽은 수정산 민주공원 방향. 

엄광산 정상. 과거에는 일본인이 고원견산으로 불렸다.

 오른쪽으로 150m 가면 엄광산(嚴光山·504m) 정상석이 서있다. 일본인이 명명, 고원견산(高遠見山)으로 불리다 지난 1995년 '부산을 가꾸는 모임'이 펼친 '옛 이름 찾기운동'으로 엄광산이란 이름을 비로소 되찾았다. 전망이 탁월해 한눈에 정면의 구봉산, 민주공원 용두산공원 천마산 봉래산 해양대(조도) 태종대 신선대부두 이기대 동아대병원 경남고 등이 확인된다.

여기서 진행방향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꽃마을. 산행은 임도를 따라 반대방향으로 간다. 10분 뒤 왼쪽으로 지능선이 하나 뻗어 있다. 앞서 설명한 삼각산에서 낙동정맥길이 올라오는 길. 백병원 인근 벽산아파트와 만난다. 100m 떨어져 돌탑과 삼각점이 있으니 정확한 위치 확인해보길. 정면에 동의대 뒤 가야봉과 그 오른쪽에 수정산이 보인다.

이제 내리막. 폭이 넓은 임도급의 산길이다. 10여분 뒤 헬기장. 우로 가면 구봉산을 거쳐 민주공원으로 이어진다. 왼쪽 수정산 방향으로 간다. 산불초소 앞 전망대가 있다. 혹자는 통일교 구국기도 제단이라 한다.

곧 바위 밑 샘터. 물 한잔을 들이키고 왼쪽으로 간다. Y자형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공동묘지 옆 산불초소를 지난다. 길찾기 유의할 곳 하나. 10분쯤 뒤 돌탑. 산행길은 돌탑 조금 못미처 오른쪽이다. 김해 김씨묘를 지나면 제대로 찾은 셈.
   
체육공원을 지나면서 첫 이정표를 만난다. '수정5동 체육시설' 방향으로 직진한다. 수정산으로 향하는 본격 오르막이다. 곧 옛 성터와 헬기장, 봉화대 모양의 대형 돌탑을 잇따라 지나 10분 정도 능선길을 내달리면 수정산(315m) 정상. 뾰족한 기암괴석 암봉의 축소판 바로 옆에 최근 정상석이 새롭게 세워져 있다. 발아래는 동의대.

이제부터 능선을 따라 간다. 도중 갈림길을 만나지만 각각 '범일6동', '아란야사' 방향으로 간다. 산행은 거의 막바지. 체육공원을 지나 10여분 뒤 마을입구 산불초소. 여기서 주도로인 성북고개까지는 5분 걸린다. 산행대장=이창우

#교통편-구덕터널까지 버스·지하철 이용 가능

들머리는 부산 사상구 학장동. 구덕터널을 지나 축산물도매시장 또는 (주)세원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다. 67, 161, 15, 8, 309번이 있다. 지하철 1호선 동대신동역에서 1번 출구(구덕운동장, 동아대병원 방향)로 나와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날머리 부산 동구 범일6동 성북고개는 수정동 산복도로에서 옛 교통부 보림극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의 한 구간. 동래쪽으로 가려면 길 건너 버스를 타고 부산상의 앞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면 된다. 38, 86, 87, 186번 버스가 정차한다.
※대중교통편은 현지 사정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정산 계명봉~장군봉~고당봉~백양산-어린이대공원 학생문화회관

낙동정맥 284봉을 지나 만나는 벼랑끝 너른 전망대에서 서면 계명봉(왼쪽)과 장군봉(오른쪽) 그리고 그 사이로 저 멀리 금정산의 주봉인 고당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발아랜 경부고속도로.

억새군락지인 장군평전에서 바라본 장군봉 정상.

장군평전에서 바라본 금정산 고당봉.

장군봉 정상.
장군봉에서 바라본 금정산 고당봉.

금정산 고당봉.
금정산 주봉인 고당봉. 저 멀리 부산 5산종주의 첫 기착지인 해운대 장산이 보인다.
고당봉 정상.
고당봉 뒤로 영남의 젖줄 낙동강의 물줄기가 보인다.
금정산 북문. 문을 통과해 내려서면 범어사, 우로 가면 동문.
삼각점이 위치한 원효봉에서 바라본 최내 최장 금정산정. 정면으로 의상봉 무명바위가 보인다.
금정산 동문.


 이번 주는 부산 5산 종주의 마지막 구간. 이하봉~계명봉~장군봉~금정산 고당봉~백양산으로 이어진다. 해운대에서 출발해 기장군을 가로지른 후 이번엔 양산을 찍고 부산에서 끝을 내는 일정이다.

기장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번 구간도 산행팀은 산악 마라토너들과 달리 불가피하게 피할 수 없는 임도 구간을 제외하고는 능선과 능선을 이었음을 밝혀둔다.

산줄기 잇기 개념으로 접근하면 부산 5산 종주 코스는 기장군 소두방재에서 용천지맥과 헤어진 후 잠시 숨고르기를 하다 계명봉 못 가서 낙동정맥과 만난 후 줄곧 낙동정맥길로 이어진다.

  
구체적 여정은 양산시 동면 동면우체국~감만조경~이하봉(222m)~임도~사거리(낙동정맥 갈림길)~284봉~지경고개(녹동육교)~농장 가로질러~밀양 박씨묘~계명봉(599m)~잇단 고당봉·장군봉 갈림길~장군평전(억새군락지)~장군봉~장군샘~금정산 고당봉~고당샘~금정산장~북문~원효봉~의상봉~제4망루~무명안부~부채바위 갈림길~나비안부~동문~산성고개~대륙봉~케이블카 정상~남문~만덕고개~철학로~금정봉 갈림길~만남의 숲~산불초소(돌탑봉)~불태령~백양산~어린이대공원 학생문화회관 순. 동문까지 걷는 시간만 5시간50분, 동문에서 어린이대공원 학생문화회관까지는 5시간 정도 걸린다.


양산 동면우체국 정류장에서 내려 영천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좌측으로 간다. 동면우체국과 길모퉁이 '10번지 식당' 그리고 하천을 잇따라 지나 우측으로 가면 간이화장실. 좌측 너른터를 가로지른다. 알고 보니 '감만조경' 마당이다. 산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갈림길. 우측 능선 끝으로 가면 입구에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7, 8m쯤 올라가면 '부산 5산 종주 들머리, 이하봉 0.4㎞'라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8분쯤 급경사길을 오르면 전망대. 정면 철마산을 기점으로 좌측 백운산, 우측으로 거문산이 손에 잡힌다. KTX 철로공사가 한창인 7번 국도 건너편이 기장 철마면, 산행팀이 오르는 이곳이 양산시 동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들머리에서 18분이면 이하봉(222m)에 올라선다. 작은 팻말이 걸려 있다. 조망은 없지만 숲 사이로 뾰족봉인 계명봉이 얼핏 보인다. 내려서면 밤나무밭을 지나 임도. 잡풀이 우거져 삭막하지는 않다. 5분 뒤 너른터. '전망대'란 팻말이 걸려 있을 만큼 시야가 트인다. 우측 저 멀리 운봉산에서 뻗어 내려오는 낙동정맥과 그 뒤 천성산이 확인된다. 여기서 친절하게 걸린 '등산로' 안내 팻말을 따라 좌측으로 올라선다. 키 큰 억새길을 거쳐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갈림길. 흔히 반듯한 좌측길로 가기 쉽지만 산행팀은 우측으로 올라선다. 이후부터 산길 좌측은 부산CC와 연결된다.
    
야산이지만 아름드리 나무가 간혹 눈에 띄는 등 숲이 생각보다 울창하다. 5분 뒤 사거리. 리본이 많이 걸려 있다. 낙동정맥과 만나는 지점이다. 직진한다. 이제부턴 낙동정맥 종주길이다. 지그재그 된비알로 8분 정도 힘겹게 올라서면 암봉인 284봉. 비로소 계명봉과 그 우측으로 고당봉 장군봉이 한눈에 시야에 들어온다. 3분 뒤 길 우측에 벼랑끝 너른 전망대가 기다린다. 정면으로 경부고속도로와 방금 본 계명 고당 장군봉이, 그 우측으로 낙동정맥이 실핏줄처럼 이어지는 낮은 능선, 그리고 저 멀리 선암산 토곡산 등 양산의 산과 염수봉 시살등 영축산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도 희미하나마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12분이면 도로(지경고개)에 내려선다. 바닥에 '5산 종주'라고 적혀 있다. 좌측은 부산CC, 산행팀은 우측 녹동육교를 건너 부산~양산 지방도를 건너 우측으로 간다. 부산-양산 시경계 안내판을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올라선다. 입구에 '자두농원'이라 적힌 간판이 서 있다. 포장로를 따라 7분쯤 오르면 갈림길. 방법은 두 가지. 직진형 왼쪽으로 가면 독립가옥을 가로질러 곧바로 산으로 오르는 너른 길이 열려 있다. 오른쪽으로 가도 역시 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왼쪽에 보인다. 두 길 모두 잡풀이 무성한 개활지 좌우 끄트머리로 올라 숲으로 진입한 후 밀양 박씨묘를 지나 만나는 갈림길 앞에서 만난다. 두 곳 모두 리본을 걸어 놓았다.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오른다. 코가 땅에 닿일 만큼 급경사다. 6분 뒤 밧줄을 잡고 오르면 전망대. 정면으로 천성산과 그 우측으로 대운산 석은덤 철마산 거문산 등이 보이고 발 아래론 방금 지나온 능선길과 부산CC가 한눈에 펼쳐진다.

  
계명봉은 전망대에서 5분이면 올라선다. 계명봉은 오래전엔 독립봉으로 보고 계명산으로 불렀지만 지맥이 금정산과 이어져 있어 계명봉으로 불린다. 돌무더기로 쌓은 제단 위에 검은색 키작은 정상석이 서 있다. 숲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금정산 주능선 쪽으로는 시야가 트여 있다. 고당봉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 부채바위 나비암이 확인된다. 좌측은 계명암 범어사 봉화터 방향,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15분쯤 뒤 안부 갈림길. 왼쪽은 범어사 고당봉으로 이어지는 임도, 산행팀은 장군봉을 향해 직진한다. 산악마라토너들은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가 임도로 고당봉 아래로 달린다.

이어지는 산길. 도중 작은 계곡을 두고 길이 갈린다. 둘은 만나지만 계곡 건너편 길이 주 산길이자 능선길이다. 9분 뒤 임도 같은 갈림길. 오래전 철탑을 세우기 위해 만든 길로 왼쪽은 고당봉,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간다. 한 굽이 올라서면 우측으로 샛길이 열려 있다. 지름길이자 원래 산길이다. 그늘진 오르막 숲길이다. 15분쯤 오르면 시야가 트이며 전망대에 선다. 정면으로 5산 종주의 출발점인 바다를 낀 장산을 시작으로 기장과 양산을 거쳐 지금까지 내달려온 능선길과 봉우리가 한눈에 가늠된다. 우측으론 고당봉이, 발아랜 내원암과 범어사도 확인된다.

6분 뒤 길찾기에 유의해야 하는 갈림길. 왼쪽은 고당봉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 산행팀은 낙동정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장군봉을 찍고 고당봉으로 향한다. 여기서부터 소위 억새군락지인 장군평전이 시작된다. 낙동강을 배경삼아 펼쳐지는 키작은 억새의 몸부림이 살갑게 다가온다.

 9분이면 장군봉에 올라선다. 멀리서 보면 장군의 늠름함이 느껴져 구덕산악회 고 장두석 회장이 이렇게 명명한 후 일반화됐다고 전해온다. 가덕도 연대봉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봉화산 보배산 굴암산 불모산 신어산 무척산 오봉산 토곡산 선암산 천마산 오룡산 영축산 천성산 대운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왔던 길로 내려간다. 갈림길서 좌측 낙동정맥 갈림길 방향 대신 우로 내려선다. 15분 뒤 장군샘. 물 한 잔을 들이켜고 내달리면 조그만 바위 앞에 눈길이 꽂힌다. '梵魚寺基(범어사기)'라고 음각된 화강암이다. 범어사의 토지 경계를 알리는 이른바 석표(石標)다.

이어 잣나무길을 지나 산죽길을 벗어나면 마애불 갈림길. 마애불은 80m쯤 내려가면 만난다. 1000년의 오랜 성상 동안 비바람에 씻기면서 말없이 방문객을 맞아 준다. 다시 잣나무 숲길. 정면에 고당봉의 암벽이 웅장하다. 곧 임도와 만난다. 산악마라토너들은 계명봉에서 내려와 이 임도로 올라온다.

이제 산행은 반듯한 길의 연속. 고당봉은 불과 600m. 금정산 특유의 보석 같은 바위들이 산사면에 속속 박혀 있다. 기암괴석들은 괜히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과 만 마리의 자라)'이라 불렀겠는가.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풀과 한 화면에 넣으면 멋진 풍광으로 다가온다.

이내 정상 직전 갈림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하지만 산악마라토너들은 좌측길로 돌아 고당샘으로 내려온다. 고당봉을 우회하는 셈이다. 바위길을 올라 나무계단과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이내 고당봉. 8분쯤 걸린다. 거칠 것 없는 조망이다. 북으로 장군봉 천성산, 동으로 계명봉, 남으로 원효봉 의상봉, 서쪽으로 신어산 동신어산 오봉산 등이 보이고 1300리를 흘러온 영남의 젖줄 낙동강은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졸고 있다.

북문을 향해 내려선다. 수백년간 비바람을 맞고 자리해오고 있는 당집인 고모당과 고당샘을 지나면 금정산정과 북문. 샘터인 세심정도 있다. 20분 걸린다. 왼쪽 북문을 통과해 내려가면 범어사, 오른쪽 임도 방향은 옛 천주교 목장을 지나 산성마을, 산행팀은 동문(4㎞) 방향으로 직진하며 오른다. 백양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구간인 이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 트레킹 코스라 해야 더 어울린다. 잘 정비된 너른 돌계단과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녀 단단해진 흙길은 실망스럽지만 국내 최장 금정산성의 매끈한 곡선미는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

15분이면 삼각점이 위치한 원효봉에 올라서고 이어 의상봉도 지난다. 의상봉은 멀리서 볼 경우 사자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빼닮아 사자봉으로도 불린다. 그 옆(동쪽)으로 금정산 최대 암장인 무명암이 뻗어 있다.

중성과 연결되는 제4망루를 지나면 북문과 동문의 중간지점인 무명안부. 오래전 암벽등반을 하던 산꾼들은 여기서 텐트를 치고 무명암과 부채바위를 오갔다. 나비 안부는 여기서 13분 뒤. 20, 30년 전 할머니 파전으로 유명했던 이곳에는 '구서동 2.9㎞'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산행은 막바지. 나비안부에서 동문은 20분 걸리고, 여기서 산성로 버스정류장까지는 5분 소요된다.

산행팀은 여기서 산행을 접었다. 동문에서 백양산을 거쳐 어린이대공원까지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데다 거의 외길이어서 길찾기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후 여정은 산성고개~대륙봉~제2망루~케이블카 정상~만덕고개~자연학습장~금정봉 갈림길~만남의 숲~돌탑봉(산불초소)~불태령(주지봉 갈림길, 돌탑봉)~백양산 직전 낮은 돌탑봉~백양산~어린이대공원 내 학생문화회관 순이다. 동문에서 대략 5시간 정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장군샘, 지역 산악인 최남준씨팀 조성, 공로상감


장군봉에서 고당봉 가는 길에 위치한 일명 장군샘은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 씨가 후배 산악인인 조병주 김무길 그리고 최근 타계한 김희조 씨와 함께 사비를 들여 만든 샘터이다. 최 대장은 금정산의 장군샘 이외에도 남문 인근 수박샘, 동문 인근 북바위샘도 역시 사비로 후배들과 함께 조성했다.

최 씨를 잘 아는 한 지인은 "약수터 조성을 위해선 돈은 물론이고 장마철 평상시 갈수기 가뭄 때 등 적어도 네다섯 번 정도를 가야 하는 성의가 있어야 된다"며 "산을 사랑하지 않으면 엄두도 못낼,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 악계에서 단연 공로상감이지만 아직까지 이를 아는 산꾼들은 드물다.

장군봉의 정상석에는 해발고도가 734.5m라고 표기돼 있지만 국토정보지리원의 최신판 지형도에는 737m로 정정돼 있다. 산행팀은 최신판의 해발고도를 따랐다. 계명봉에도 601.7m로 적혀 있지만 새 지형도에는 599m로 표기돼 있어 역시 최신 버전을 따랐음을 밝혀둔다.


◆ 교통편 - 울산행 버스 타고 양산시 '동면우체국' 정류장서 하차

지하철 1호선 노포동종합터미널 앞 버스정류장에서 울산 가는 아무 버스나 타고 '동면우체국' 정류장에서 내린다. 환승을 하기 위해선 부산 버스를 타야 하지 않을까. 날머리 동문에서 오가는 산성 버스의 배차 간격은 20분이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해운대서 출발, 걷는 시간만 5시간20분
장산에서 바라보는 해운대·광안대교 일품
산성산에서 보는 광활한 동해바다 황홀
기장군, 산성산 수령산 이정표 통일해야


해운대 장산 정상 바로 아래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갈림길에 서면 부산의 대부분 산과 해운대 광안리 앞바다는 물론 남항 북항 영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보기 드문 멋진 전망이다.   


이번 주 산행지는 '부산의 5산 종주 코스'라 불리는 산악마라톤 코스다. 얼핏 산행팀이 잠시 외도를 한 것처럼 비춰지겠지만 산꾼들의 입장에선 엄연히 산악마라토너들이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부산의 5산 종주 코스는 어딜까. 해운대 장산(634m)~기장 아홉산(360m)~철마산(605m)~금정산 고당봉(802m)~백양산(642m).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봉수대가 위치한 간비오산~옥녀봉~중봉~장산~수령산(산성산)~쌍다리재~아홉산~곰내재~문래봉~철마산~지경고개~계명봉~범어사 임도~고당봉~원효봉~의상봉~동문~산성고개~대륙봉~제2망루~만덕고개~만남의 숲~불태령~백양산~어린이대공원 내 학생문화회관 순. 도상거리만 65㎞의 대장정이다.

대간 정맥 지맥 등 산꾼들이 흔히 말하는 '산줄기 잇기' 개념으로 접근하면 이 코스는 낙동정맥과 낙동정맥 천성산 721봉에서 갈라져 나온 용천지맥 일부 구간을 걷는 셈이다.

지도를 놓고 포인트를 찍어 보면 부산의 동쪽인 동백섬에서 출발해 부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휘감아 돈 후 서쪽으로 골인하는, 항아리를 뒤집어 놓은 모양으로 바다 쪽 부분이 항아리 뚜껑에 해당된다.

웬만한 산꾼이라면 산발적으로 한번쯤은 다녀봤겠지만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오르내림이 크게 심하지 않고 주변 풍광도 아주 빼어나다.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대교 동해바다 영남알프스 낙동강 김해평야와 부산의 16개 구·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산행팀은 이 '5산 종주 코스'를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하지만 산행팀은 일부 구간의 경우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다. 지루한 임도 구간은 버리고 산행에 걸맞게 능선길로 이었다.

산행은 해운대구 우1동 운촌경로정~간비오산 봉수대~53사단 철책~옥녀봉~중봉~장산 정상 밑 갈림길~장산 정상~시계 방향으로 전진~군작전도로~억새밭~너른터(공군 제8120부대 갈림길)~사거리~삼거리(산성산 종합안내도)~헬기장~샘터~잇단 벤치~안적사 갈림길~잇단 철탑~남나기(농장)~산성산 등산안내도~산성산(수령산·성산)~영락동산~기장군 기장읍 쌍다리재(14번 국도) 순. 걷는 시간만 5시간20분. 도심의 산이라 거미줄처럼 산길이 얽혀 있어 간혹 헷갈리지만 큰 무리는 없다.



지하철 2호선 동백역 2번 출구로 나와 해운대역 방향으로 4분쯤 가면 '7번가 피자'와 'GS 조은하루주유소'를 만난다. 그 사이 작은 골목이 들머리다. 계단을 올라 철길을 건너면 바로 산이다. 그 오른쪽엔 운촌경로정. 입구에 '간비오산 0.6㎞, 장산 4.5㎞'라 적힌 이정표와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코스의 기점임을 알리는 조그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해운대에서 이처럼 채 1분도 안돼 산으로 올라선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한 굽이 올라서면 체육공원. 우측으로 50m쯤 올라서면 갈림길. 좌측 오름길로 올라서면 비로소 탁 트인 바다가 가슴에 안긴다. 그랜드호텔과 글로리콘도 뒤로 해운대 앞바다가 펼쳐지고 저 멀리 수평선이 희미하나마 손에 잡힌다.


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본 장산 중봉 옥녀봉.

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본 광안대교. 저 멀리 영도 봉래산도 보인다.


10분 뒤 간비오산 봉수대. 고려말부터 갑오경장까지 700년간 해운포 일대로 침입한 왜적을 감시한 이곳 봉수대에 보면 해운대 이기대 오륙도 광안대교 금정산 용두산공원 대청공원 등 부산의 내로라 하는 명소와 향후 산행팀이 오를 옥녀봉 중봉 장산이 한눈에 확인된다.

이어지는 오름길. 3분 뒤 오거리 안부. 직진하는 두 갈래 모두 체육공원에서 만난다. 체육공원에서 다시 한 굽을 올라 삼각점이 위치한 170봉과 크고작은 돌탑 5기가 서 있는 사거리 안부를 올라서면 군부대 철책과 만난다. 산길은 철책과 나란히 달린다. 점차 가팔라진다. 곧 갈림길. 군부대는 좌측으로 산꾼들을 유도하지만 십중팔구는 우측으로 오른다. 유격장 장애물이 잇따라 나와 볼거리가 되는 데다 두 길은 이내 만나기 때문이다.   
 
의미있는 갈림길이 기다린다. 철책에서 20여 분. 좌측은 중봉과 옥녀봉 사이 안부로 올라서는 지름길 방향, 산행팀은 우측 옥녀봉 방향이다.


 옥녀봉에서 본 광안대교.

옥녀봉은 9분이면 올라선다. 소나무 아래 그늘진 크고작은 돌무더기 전망대다. 정상석도 서 있다. 5분쯤 내려가 체육공원에서 다시 10여 분 올라서면 중봉. 운치있는 소나무 아래 암봉에 서면 좌측으로 장산이, 정면으로 구곡산이 보인다.


 중봉(왼쪽)과 중봉에서 본 장산 정상.

 이제 목적지는 장산. 군부대가 주둔해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장산 정상 아래 갈림길은 중봉에서 29분이면 닿는다. 코 앞의 금련산 황령산 뒤로 시약산 구덕산 엄광산, 그 뒤로 가덕도 연대봉, 그 우측으로 김해 보배산 마병산 굴암산이 보인다. 송정 해운대 광안리 이기대는 물론 남항 북항 영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보기 드문 멋진 전망이다.

해운대 장산 정상 바로 아래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갈림길에 서면 부산의 대부분 산과 해운대 광안리 앞바다는 물론 남항
북항 영도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좀처럼 보기 드문 멋진 풍광이다.


철조망을 따라 좌측으로 향한다. 한 굽이를 틀면 그간 안 보이던 백양산 금정산과 수영강 온천천이 보이고 조금 더 나아가면 철마산 문래봉 곰내재 함박산 천마산 달음산 일광산 산성산 등 향후 오를 '5산 종주 코스'가 죄다 확인된다.

장산 정상 바로 아래 갈림길에서 좌측(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바라본 부산의 풍경.

 해운대 정상은 군부대가 주둔해 있다. 정상뿐 아니라 8부 능선쯤에도 군부대가 위치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해운대해수욕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천혜의 조망을 갖춘 장산에 아직도 이런 군부대가 있다니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곧 숲으로 들어선다. 7분 뒤 갈림길.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왼쪽 내리막길은 반여동으로 가는 하산하는 길이지만 도중 우측 산성산으로 이어지고 오른쪽 방향은 10m 뒤 군작전도로와 만난다. 산행팀은 우측으로 간다. 작전도로를 따라 150m쯤 가면 공군부대 정문이어서 우측으로 100m쯤 내려서면 좌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과거 지뢰매설지역'이라는 안내판이 입구에 있고, 눈꼴 사나온 철조망이 산길과 나란히 내달린다. 8분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직진하고 역시 8분 뒤 또 다른 갈림길에선 좌측으로 발길을 옮기면 억새군락지가 나온다. 넓지는 않지만 가을의 전령 억새를 만끽하기에는 그저 그만이다.

장산의 억새군락지. 아주 유명한 억새산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한나절 가을 전령 억새를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장산마을'을 알리는 안내판 좌측으로 억새군락지를 가로질러 5분쯤 가면 너른터에 닿는다. 이정표 좌측 방향은 앞서 본 공군부대의 또 다른 진입로이고, 이정표 뒤 산길은 앞서 길찾기 유의할 지점에서 왼쪽 반여동으로 가다가 우측 산성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이 길로 나오게 돼 있다. 결국 공군부대가 등산로를 막고 있어 한쪽은 군부대 좌측으로, 또 한쪽은 군부대 우측으로 에돌아 결국 만나는 지점이 이곳 너른터인 셈이다. 밤에 출발하는 산악마라톤 코스는 시내 쪽 야경과 다음날 내달릴 금정산과 백양산 능선을 보여주기 위해 좌측으로 잡았고, 산행팀은 억새군락지를 보기 위해 우측으로 우회한 것이다.

산행팀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장산마을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4분 뒤 갈림길. 우측 억새밭 방향 대신 직진한다. 이어 6분 뒤 만나는 사거리에선 헬기장 방향으로 직진하고 100m 뒤 삼거리에선 좌측 반송 방면으로 간다. 이정표 상의 헬기장은 우측 낮은 봉우리 정상 지점이다. 이정표 바로 옆에는 산성산 종합안내도가 서 있다. 우측 직진형 산길을 따라가면 구곡산 또는 장산마을을 거쳐 해운대 신도시 방향으로 이어진다. 참고하길.

이때부터 능선길은 일사천리로 열려 있는 데다 도중 친절하게 걸려 있는 '수령산(산성산)' 안내판도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헬기장을 지나 침목계단으로 내려서면 갈림길. 좌측으로 가서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선 다시 좌측으로 내려서면 샘터. 3분쯤 뒤엔 벤치가 놓여 있다. 정면 동부산대 뒤로 개좌 운봉산과 그 우측으로 거문산 문래봉 함박산 천성산이 확인된다.

이번 구간에서 만나는 유일한 샘터.
산행 도중 전망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벤치가 놓여 있다. 정면 저 멀리 우측 뾰족한 봉이 부산의 진산 금정산, 그 좌측으로 푹 꺼진 곳이 만덕고개, 다시 좌측으로 백양산이 보인다. 그러니까 부산의 5산 종주는 부산의 동쪽인 해운대에서 출발, 부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 서쪽으로 꼴인하는 형국이다.


 잠시 포장로를 따라가면 커다른 돌탑 둘이 서 있는 사거리이자 체육시설. 역시 '산성산' 팻말을 보고 직진하면 역시 너른터로 벤치 3개가 놓여 있다. 이번엔 백양산 상계봉 고당봉 장군봉이 '한 일(一)' 자로 펼쳐진다. 여기서 100m쯤 가면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 기다린다. 직진하면 반송 2, 3동, 산행팀은 우측 기장 방향으로 내려선다. 능선이 우측으로 휘는 지점이다. 이후 사거리와 갈림길을 만나지만 '수령산' 팻말을 따르면 된다.

이번엔 'MTB 랠리코스'라 적힌 안내판이 보이는 안부에서부턴 대형 철탑과 산길이 나란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선 앞서 정면으로 보이던 금정산이 이제 좌측으로 물러나 있고 정면으로 산성산과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잠시 뒤돌아보면 산행팀이 지나온 산길이 '갈 지(之)' 자 궤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철탑을 지나면 급내리막으로 그늘진 숲길이다. 숲을 벗어나 닭과 돼지를 키우는 남나기 마을(농장)을 지나면 갈림길. 우측으로 25m쯤 가면 산성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정상까진 1㎞, 25분 걸린다.

나무다리를 건너 산성산으로 향한다. 한 굽이 오르면 바로 내리막, 이렇게 세 번을 반복하면 갈림길. 300m 남은 지점에선 '기장산성'이란 팻말이 보이고, 이어 정상 100m 전쯤 보이는 '기장산성' 안내판 뒤로 산성으로 보이는 돌무더기가 보인다. 하지만 산불초소가 있는 정상에는 '수령산(성산)'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고 발밑으론 광활한 동해바다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방파제가 보이는 지점이 대변항이다.


 산성산 정상 직전 기장산성 안내판이 서 있다. 비로소 수령산이 산성산이며, 산성산은 기장산성에서 기인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

산성산 정상석. 아쉽게도 수령산이라 적혀 있다(왼쪽). 오른쪽은 산성산에서 바라본 광활한 동해바다.


직진한다. 삼각점을 지나면 곧 갈림길. 왼쪽 '안평저수지(1.9㎞)' 방향으로 내려선다. 이후 갈림길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중 시야가 트이는 지점이 있다. 달음산과 일광산, 고리원전과 동해바다, 발밑에는 기장읍내와 공사 중인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보인다.

하산길에 본 풍경. 현재 공사중인 부산~울산 고속도로 현장과 저 멀리 동해바닷가에 위치한 고리원전이 보인다.

이후 급내리막의 연속. 20분이면 재부 함북도민 공동묘지인 영락동산에 닿는다. 여기서 나오면 반송과 기장을 잇는 14번 국도 4차선 구간인 쌍다리재이다.


부산 5산 종주 첫 구간 날머리인 영락동산. 이곳은 재부 함북도민 공동묘지이다.


#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10월 25일 오후 7시 해운대 동백섬에서 출발


해운대를 배경으로 산길을 달리고 있는 지난해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참가자들(왼쪽)과 출발지인 동백섬.

부산 유일의 산악마라톤대회인 '2008 성우하이텍배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이 오는 10월 25일 오후 7시 동백섬에서 열린다. 국제신문이 주최하고 마라톤포럼이 주관하는 성우하이텍배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은 크게 65㎞, 35㎞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65㎞ 코스는 동백섬에서 출발, 장산 아홉산 철마산 금정산 백양산을 거쳐 어린이대공원 학생문화회관까지이고 35㎞ 코스는 철마산에서 내려와 대우정밀을 거쳐 철마교가 도착지이다. 참가비는 65㎞ 코스는 5만 원, 35㎞ 코스는 3만 원. 65㎞ 구간 참가자는 20시간 안에 들어와야 기록을 인정한다.

참가신청은 국제신문 홈페이지(www.kookje.co.kr) 초기 화면 한가운데 '2008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접수중'이라 적힌 창을 클릭하면 된다. 신청마감은 10월 10일.

지난해 첫 대회에선 전국에서 남녀 209명이 참가해 190명이 완주했다. 지난해 남자부 1, 2, 3위의 기록은 각각 10시22분, 11시간22분, 11시간44분, 여자부는 12시간27분, 12시간38분, 13시간48분이다.
 문의 국제신문 (051)500-5224, 코스 문의 마라톤포럼 (051)816-9625


# 교통편
지하철 2호선 동백역 2번 출구로 나와 해운대역 방향으로 가면 '7번가 피자'와 'GS 조은하루주유소'를 만난다. 날머리 영락동산에서 나와 도로를 건너 '만화리 영락공원' 정류장에서 183, 188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배차간격이 7분인 183번은 동래를 거쳐 부산대로 가며, 20분 간격의 188번은 반송(검문소)으로 간다. 여기서 129, 189번 등으로 환승하면 된다.

 # 떠나기전에

장산을 지나 만나는 산성산의 또 다른 이름은 수령산. 산 정상 바로 아래 부산시 지정기념물인 기장산성이 있어 산성산이라 명명된 이 산 정상에는 뜻밖에도 '수령산(성산)'이라 적힌 정상석이 서 있다. 도중에 만나는 대형 안내판에는 '산성산', 조그만 팻말에는 '수령산'이라 적혀 있다. 하루속히 기장군은 산 이름을 통일하길 바란다. 부산 5산 종주 코스는 낙동정맥 천성산 721봉~달맞이고개인 와우산을 잇는 용천지맥을 토대로 이었다. 원래 달맞이고개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도로와 산길이 좋지 못해 동백섬~장산으로 연결되는 코스가 만들어졌다.

또 기장군의 대장산인 달음산과 이웃한 일광산이 이 코스에서 빠져 있다. 이와 관련, 코스를 만든 마라톤포럼은 해변 쪽에 치우쳐 있는 달음 일광 두 산을 코스에 넣어 볼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그럴 경우 코스가 너무 길어져 뺐다고 밝혔다. 향후 이 코스와 관계없이 기장군에서 이 두 산과 용천지맥의 봉우리들을 이어 새로운 코스를 현재 계획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럴 경우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도 훼손되지 않고 기장군도 활성화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광활한 평원의 가을 파도 억새 품에 한번 안겨볼까
-국제신문 산행팀 추천, 추석 연휴 가볼 만한 억새 산행지

 
 여름 한철 잠시 지팡이를 접은 평범한 산꾼들은 통상 이달 10일을 전후하여 본격적으로 등산화끈을 질끈 매고 산을 찾기 시작한다.

올해는 이 시기가 공교롭게도 추석 연휴 기간이다. 최근에는 명절 때 차례를 간편하게 모시는 추세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남는 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멀지 않은 근교산으로 떠나는 경우가 보편화됐다. 때마침 가을의 전령 억새가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이름에서 연상되는 투박함과 달리 억새는 한줌 실바람이라도 스치면 파르르 몸살을 앓듯 가녀린 여인네의 자태마냥 아름답다. 역광에 반사되면 찬란한 금빛 억새로 뽐내고 석양에 비치면 수줍은 듯 홍조를 띠다 달빛에 젖으면 푸근한 솜털로 옷을 갈아 입는 변신의 귀재 억새.

국제신문 산행팀은 추석 연휴를 맞아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억새의 물결을 볼 수 있는 산행지를 추천한다.
   
 
#부산 최고의 억새군락지 승학산(乘鶴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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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학산 억새평원은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 가을 전령인 억새의 화려한 장관의 물결을 원없이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억새 산이다. 사하구와 사상구에 걸쳐 있는 승학산은 해발 496m로 높지 않아 가족 등반 코스로 제격이다. 흔히 '동네 뒷산'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주변 봉우리와 능선을 이어 산행하면 평범하지 않은 산임을 느낄 수 있다.

고려말 무학대사가 산천을 두루 살피며 전국을 유랑할 때 산세가 준엄하고 기세가 높아 학이 하늘을 나는 듯하다 하여 명명한 승학산에 서면 부산의 도심과 산세를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영남알프스인 영축산 가지산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승학산은 산행 기점을 어디서나 쉽게 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사하구에선 동아대 하단캠퍼스나 하단오거리 사파이어 호텔 뒤, 엄궁 등지에서 쉽게 오를 수 있고 서구에선 꽃마을이나 대티고개 정상부에서 올라 시약산~구덕산~억새평원~승학산 정상을 거쳐 동아대 하단캠퍼스로 하산이 가능하다.

장시간 산행을 하려면 중구 대청공원에서 출발해 구봉산~엄광산~꽃마을~구덕산~억새평원~승학산으로 이을 수 있고 동구에선 안창마을, 부산진구에선 통일교 범내골 성지에서 올라 각각 수정산~엄광산~구덕산~억새평원~승학산으로 종주산행을 할 수도 있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 장군봉 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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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에도 억새군락지가 있다. 부산 쪽이 아니라 고당봉 넘어 양산 쪽 금정산 최북단에 위치한 장군봉에 억새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고당봉에서 북쪽으로 2㎞ 정도 떨어져 있어 평소엔 뜸하지만 억새들의 군무가 한창인 가을이면 많은 산꾼들이 즐겨찾는 부산 근교의 억새 명소로 가을 한철 억새 탐승지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산행은 양산시 동면 금산사에서 출발, 움막~습지~주능선~범어사기 석표~철탑~샘터~718봉~장군봉~철사다리~은동굴 갈림길~금산사로 원점회귀 가능하다. 또는 동면 중리마을에서 출발~금정암~임도~석문~729봉~장군봉 순으로 산행을 이어도 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경우 장군봉을 보고 와서 고당봉을 거쳐 범어사로 하산할 수 있다.
   
 
#해운대 장산에도 억새군락지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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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고당봉, 백양산에 이어 부산서 세 번째로 높은 해운대 장산은 바닷가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고 정상에는 군부대가 주둔해 있는 해운대 뒷산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억새군락지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 여타 억새 명산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반나절 억새 산행에 안성맞춤이다. 장산 정상을 지나 구곡산 가는 길에 위치한 억새군락지는 가을 한창 땐 억새산행이란 이름을 붙여도 좋을 만큼 아름답기 그지없다. 특히 구곡산은 바다와 아주 가까운 데다 대천공원에서 걸어서 1시간 거리여서 멋진 해맞이 산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도심에 위치해 있어 근접하기도 아주 편리하다. 해운대 신시가지의 대천공원을 비롯해 재송동 반송동 반여동 우동 기장 등지에서 쉽게 오를 수 있다. 크게 한 바퀴 산행을 하려면 해운대기계공고 인근 운촌경로정에서 철길을 건너 출발, 옥녀봉~중봉~정상 밑 갈림길~억새군락지~구곡산~대천공원 순으로 걸으면 된다. 5시간 정도 걸린다. 또 거문산에서 철마산 가는 도중에도 드넓은 억새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이곳은 마을 아래 사람이나 전문 산꾼이 아니고서는 잘 모르는 숨은 명소이다.
   
 
#화왕산성 한가운데 십리억새밭 창녕 화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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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에서 연상되는 투박함과 달리 억새는 역광에 반사되면 찬란한 금빛 억새로 뽐내고 석양에 비치면 수줍은 듯 홍조를 띠다 달빛에 젖으면 푸근한 솜털로 옷을 갈아 입는 변신의 귀재다. 사진은 화왕산성 내에 펼쳐진 십리 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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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차로 불과 1시간10분이면 들머리에 도달할 수 있는 데다 억새밭으로 오르는 산행시간이 1시간이면 충분해 억새 산행지로 남녀노소에게 각광받고 있다.

창녕은 예부터 낙동강과 우포늪의 범람으로 홍수가 잦아 주민들이 물기운을 다스리기 위해 창녕의 진산 이름을 '불기운이 왕성하다'는 의미의 화왕산(火旺山)으로 명명했다. 이 때문에 유난히 산불이 많이 발생해 키 큰 나무들은 오간데 없고 억새가 산 정상부를 뒤덮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등산로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창녕IC에서 5분 거리인 화왕산 군립공원 내 자하곡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코스. 도중 깔딱고개를 넘어야 하지만 넉넉잡아도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화왕산 정상부에 위치한 화왕산성은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큰 공을 세운 곳. 남동쪽의 경우 돌로 성을 쌓았지만 서북쪽은 절벽능선이라 자연성벽이다. 그 가운데가 십리억새밭으로 그 면적은 18만4800㎢(5만6000평). 직접 억새밭으로 들어가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성곽일주를 하며 억새를 감상한다. 정상석에서 기념 촬영을 한 뒤 난전이 펼쳐진 서문에서 성곽의 흔적이 잘 보존된 동문을 지나 남쪽의 배바위를 넘은 뒤 다시 원점인 서문으로 돌아오면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제대로 된 산행을 하면서 화왕산 억새를 감상하려면 중부내륙고속도로 영산IC를 나와 관룡사 쪽에서 출발, 화왕산~동문~허준 세트장~관룡산~용선대를 거쳐 원점회귀할 수 있다. 걷는 시간만 4시간10분 걸린다. 관룡산 주변은 송이버섯 산지. 관룡사 아래 옥천저수지 주변에는 송이밥 등 송이요리 전문점이 모여 있다.
   
 
#원효 대사 숨결 남아 있는 양산 천성산 화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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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千聖山)은 신라 원효 대사가 당에서 건너온 1000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하여 모두 성인이 되게 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화엄경을 설법한 장소가 바로 지금의 억새물결이 장관인 화엄벌이고, 한때 89개나 존재했던 암자와 사찰이 당에서 온 제자들의 숙소였다.

화엄벌은 원래 습지였지만 오랫동안 방치돼 오다 지난 1999년 고산습지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고 그로부터 3년 뒤인 2002년 환경부로부터 '화엄늪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따라서 아쉽게도 펜스로 둘러쳐져 있다.

화엄벌 억새는 유난히 키가 작아 친근감이 간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펜스를 따라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을 한가하게 걷노라면 참 잘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전망도 빼어나 낙동강을 기준으로 왼쪽엔 금정산 고당봉과 계명봉이, 오른쪽엔 김해 백두산과 동신어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대표적 코스는 상북면 석계~임도~원적산 봉수대~차단기~화엄벌~원효암~홍룡폭포~홍룡사. 덕계 쪽으로 하산하려면 화엄벌에서 무지개폭포~장흥저수지~덕계 또는 화엄벌에서 월평리 장흥부락으로 내려서면 된다. 초보자라면 오경농장 쪽에서 용주사를 거쳐 올라오면 힘들이지 않고 화엄벌 억새밭을 만날 수 있다.
   
 
#영남알프스 산군의 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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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평(330만 ㎡)로 국내 최대 규모의 억새군락지인 재약산 사자평원.


부울경 산꾼들의 영원한 '베아트리체' 영남알프스에도 억새군락지가 있다. 국내 최대의 억새평원인 재약산 사자평과 신불산 신불평원이 바로 그것.

사자평은 그 모습이 너무나 장관이라 옛 문헌에선 광평추파(廣平秋波·광활한 평원의 가을 파도)라 하여 '재약8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해서 사자평 코스는 가을 억새 탐승길의 고전으로 꼽혀 영남알프스 전지역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이 몰린다.

산행은 밀양 단장면에 위치한 호국대찰 표충사를 기점으로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표충사~진불암~재약산, 표충사~고사리분교터, 표충사~층층폭포~고사리분교터 순이 일반적이다. 좀 더 길게 잡으면 표충사~한계암~천황산~천황재~재약산, 필봉~천황산~천황재~재약산 순으로 걸을 수 있다. 천황산과 재약산 사이의 천황재 억새 또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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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평원 억새.

신불산 신불평원도 억새밭으로 유명하다. 재약산 사자평 억새밭이 광활함을 자랑한다면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신불평원은 능선을 따라 좌우로 펼쳐져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곳은 천성산 화엄벌의 억새처럼 키가 작아 바람에 일렁이는 군무는 보기 어렵지만 억새 사이의 잡목이나 잡풀이 거의 없어 억새군락지의 진수를 보여준다. 신불산에서 북쪽의 간월산까지 2.3㎞ 구간에서도 억새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억새 감상을 위한 덱이 조성돼 있는 간월재에서 바라보는 억새의 군무도 볼 만하다.

등산로는 등억온천~간월산장~임도~간월재~신불산~신불평원~영축산~통도사 순이지만 원점회귀를 원할 경우 신불산에서 공룡능선을 탄 후 홍류폭포를 거쳐 간월산장으로 하산하면 된다. 신불산 서릉을 타고 원점회귀할 경우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하단)에서 출발, 신불평원~신불산~공비지휘소 전망대~파래소폭포~휴양림 순으로 내려올 수 있다.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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