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1> 진해 용원CC


초보자, 페어웨이 넓고 굴곡 적어 심리적 안정
실제 스코어도 평균 2, 3타 적게 나와
1~4번홀 어렵고, 7~9번홀 쉬워 서비스홀 간주
무학 9번홀은 예외, 두 클럽 길게 잡아야

부산 강서구와 진해시 경계에 우뚝 솟은 보배산 자락에 안겨 있는 용원CC는 초보자뿐 아니라 싱글급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다. 사진은 무학 코스 6번 홀의 그린.
자뭇 진지한 여성 골퍼. 
홀인원이 많이 난다는 무학 3번 파3홀. 만추엔 정면 산사면 전체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 골퍼들이 이를 구경하느라 시간이 지체된다고 한다.
거위가 노닐고 있는 무학 6번홀.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좌측은 깊이 7m의 헤저드가 있다. 과거 이곳 자체가 굴곡있는 계곡이어서 골프장 조성 때 많은 흙이 사용됐다 한다.   
용원CC에서 마의 홀로 불리는 일명 '갈치홀'.


 골프코스의 설계자들은 대부분 플레이어를 정신적으로 짓누르고 고통을 주는 새디스트로 묘사된다. 한번 잘못 친 볼은 회복하기 어렵도록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그럼 해결 방법은 없을까.
설계자의 입장이 돼 코스를 공략하면 된다. 반면 초보자들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정지돼 있는 볼도 제대로 못 치는데 코스 설계까지 고려하라고. 이거 원, 산 넘어 산이구먼."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해 이러한 역지사지의 원리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국내외 골프장을 미리 다녀와 격주에 한번씩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를 설계자 입장에서 마련한다.

보배산 자락 두 얼굴을 가진 골프장   

 부산 강서구와 진해시 경계에 우뚝 솟은 보배산 자락에 안겨 있는 용원CC는 초보자뿐 아니라 싱글급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다. 사진은 무학 코스 6번 홀의 그린.
 
경남 진해시 용원동에 위치한 용원CC는 주말골퍼들로부터 엇갈린 평가가 묻어나는 두 얼굴을 가진 골프장이다.

초보자들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아주 편안한 골프장으로 기억되는 반면 볼깨나 친다는 싱글급들은 다른 골프장에 비해 스코어가 잘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이 클럽 정영기 코스관리팀장의 설명을 들어보면 수긍이 간다.

초보자 입장에선 타 골프장에 비해 페어웨이가 아주 넓고 굴곡마저 적어 우선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아 자신있는 스윙을 할 수 있다. 실제 스코어도 평균 2, 3타 적게 나와 여성과 실버 그리고 한참 재미를 붙인 '백돌이'와 보기 플레이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안성맞춤이다. 반면 싱글급 골퍼 입장에선 그린이 두 개라 파온시키기가 어려운 데다 그린의 경사도마저 겉보기와는 달리 현란해 스코어를 크게 좌우하는 퍼팅이 만만치 않아 결국 웃으면서 왔다가 울면서 하산하기 십상이라는 것.

무엇보다 용원CC의 자랑은 클럽 랭킹 1, 2위를 번갈아 하는 문현소 진성근 씨가 전국 아마추어 골프계에서도 톱을 다투는 '무림의 고수'들이어서 클럽 챔프전이 열릴 때면 프로대회 못지 않은 관심이 쏠리는 격전지 명문 클럽이다. 결국 용원CC는 국내 아마추어 골프계의 최고수에서 초보자까지 같은 티잉그라운드에서 드라이브샷을 날리는 골프장인 셈이다.


파3 홀 만만하게 접근하면 큰코 다쳐 

부산 강서구와 진해시의 경계에 우뚝 솟은 보배산 자락에 포옥 안겨 가덕도 연대봉과 거제도 그리고 신항이 내려다보이는 용원CC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도 전혀 손색이 없다.

전체 홀은 27홀. 백로(白鷺) 무학(舞鶴) 백구(白鷗) 코스로 구성돼 있다. '백로'는 경남도의 새, '무학'은 무학소주의 다른 이름인 '좋은 데이'를 출시한 무학그룹이 경영하는 골프장임을, '백구'는 진해시의 새를 의미한다.

공식 시합은 메인 코스인 백로와 무학 코스에서 이뤄진다. 굳이 두 코스를 비교하자면 업다운이 적어 여성적이라는 백로 코스보다 가덕도와 신항이 보이며 경사도가 제법 있는 무학 코스가 약간 어렵다.

먼저 백로 코스. 전문가들은 파4나 롱홀인 파5홀은 대체로 무난하지만 파3홀에 주의를 당부한다. 챔피언티 189m로 파3홀치고는 꽤 긴 핸디캡 2에 해당되는 3번홀은 2온을 노릴 경우 약간 짧게 쳐야 한다. 핀을 넘어서면 그린이 내리막이어서 2퍼터 이상을 각오해야 되기 때문이다. 역시 파3인 5번 홀은 우측 그린은 큰 문제가 없지만 좌측 그린일 경우 그린을 넘어서면 통로를 따라 흐르기 쉽다. 쉬운 것 같으면서 어려운 홀이다.

욕심이 화를 부르는 홀도 도사리고 있다. 파4인 8번 홀이다. 챔피언티 326m. 지난 2003년 홀인원도 나왔다. 거리에 부담이 없어 헤저드를 넘기면 1온도 가능해 장타자들이 간혹 도전하지만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반면 모험을 하지 않고 끊어치면 버디도 가능하다.

무학 코스는 1~4번 홀만 조심하면 이후에는 무난하다. 챔피언티 397m인 파4의 1번 홀은 고수들도 절레절레 고개를 흔드는 핸디캡 1의 마의 홀. 티잉그라운드뿐 아니라 드라이브샷의 낙하 지점 좌우까지 골바람이 수시로 불어대 클럽 챔프 출신인 문현소 씨조차도 처음부터 보기로 접근할 것을 권할 정도다. 파4, 챔피언티 351m의 핀이 보이지 않는 도그레그형인 2번홀은 오르막 경사가 심해 좌측으로 공략, 2온시켜 파만 잡아도 선방한 것으로 보면 된다.

홀인원이 자주 나오는 3번홀도 긴장을 풀어선 안 된다. 챔피언티 174m로 핸디캡 6인 이 홀은 맞바람이 자주 부는 데다 좌우 그린 앞의 벙커가 위협적이다. 그렇다고 벙커를 의식해 약간 길게 쳐 핀을 넘기면 내리막 경사가 기다린다. 이 점에 있어선 백로 3번과 유사하다. 용원CC의 파3홀이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는 사실을 재차 일깨워주는 홀이다.

용원CC에서 악명 높은 파5, 4번홀은 OB가 가장 많이 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길게 뻗은 형상이 갈치처럼 생겼다 해서 일명 '갈치홀'로 불리는 이 홀은 챔피언티 515m로 거리는 크게 부담없다. 하지만 긴 홀이 한눈에 다 보여 주눅이 드는 동시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주말골퍼 대부분이 OB를 날리기 일쑤다. 문제는 두 번째 낙하 지점의 페어웨이 허리가 특히 잘룩해 이 샷 또한 OB가 드라이브샷 못지 않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어느 홀보다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갈치홀'과 관련한 문현소 씨의 경험담 하나. 지난해 한 아마추어 대회에서 문 씨는 이전까지 3언더로 비교적 순항을 하고 있었지만 마의 '갈치홀'에서 무려 4타를 잃었다. 두 번째샷에서 3번 우드를 들고 OB를 두 번이나 냈다는 것. 다행히 이후 만회를 해 역전 우승을 일궈냈지만 지금도 '갈치홀'만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전했다.

이날 동행한 김정은 프로는 "주말골퍼 기준으로 백로나 무학 코스의 경우 대체로 초반 1~4번홀은 어렵고 7~9번홀은 서비스홀 정도로 무난해 내기골프를 칠 경우 막판에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를 자주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용원CC 챔프 진성근 씨는 이 말에 동의하면서도 무학 9번홀만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핸디캡 8의 파4홀로 클럽에서 가장 긴 홀(챔피언티 597m)인 이 홀은 흔히 서비스홀로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않다는 것. 오르막 경사가 심한 데다 스텐스 지점 또한 경사가 있어 정상적인 스윙이 어려워 훅이 나기 쉽다는 것. 해서, 두 클럽 정도 길게 잡고 신중하게 샷을 날려야 한다고 말했다.


"골프 알아야 최상의 서비스, 캐디들도 골프해야"

용원CC 최정호 대표는 미국서 골프아카데미를 수료한 수준급의 골퍼(싱글)로, 골프에 관한 한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다. 덕분에 국내에서 두 번째로, 세계에서 26번째로 '데이비드 리드베터 골프 아카데미'(DLGA)를 지난해 유치했다.
 캐디들도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골프를 알아야 된다며 시간이 날 때 라운딩을 하라고 적극 권유한다. 명문 골프장의 저력이 여기서 나오는 듯하다.
 가뭄 탓에 티잉그라운드 잔디가 고르지 못한 것이 옥에 티로 남는다. (055)552-0080, 2707~8

전장 200m의 연습장. 그 아래 어프로치 연습장이 보인다.
연습장 아래에 위치한 어프로치 연습장. 인조잔디가 아니라 천연잔디이다.
바로 옆엔 벙커 연습장. 3만 원을 내야 사용할 수 있다. 모두 꿈나무 골퍼들이다.

'데이비드 리드베터 골프 아카데미'(DLGA)에서 레슨을 받는 꿈나무 골퍼.&#13;&#10;

외국인 코치.




금정산 계명봉~장군봉~고당봉~백양산-어린이대공원 학생문화회관

낙동정맥 284봉을 지나 만나는 벼랑끝 너른 전망대에서 서면 계명봉(왼쪽)과 장군봉(오른쪽) 그리고 그 사이로 저 멀리 금정산의 주봉인 고당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발아랜 경부고속도로.

억새군락지인 장군평전에서 바라본 장군봉 정상.

장군평전에서 바라본 금정산 고당봉.

장군봉 정상.
장군봉에서 바라본 금정산 고당봉.

금정산 고당봉.
금정산 주봉인 고당봉. 저 멀리 부산 5산종주의 첫 기착지인 해운대 장산이 보인다.
고당봉 정상.
고당봉 뒤로 영남의 젖줄 낙동강의 물줄기가 보인다.
금정산 북문. 문을 통과해 내려서면 범어사, 우로 가면 동문.
삼각점이 위치한 원효봉에서 바라본 최내 최장 금정산정. 정면으로 의상봉 무명바위가 보인다.
금정산 동문.


 이번 주는 부산 5산 종주의 마지막 구간. 이하봉~계명봉~장군봉~금정산 고당봉~백양산으로 이어진다. 해운대에서 출발해 기장군을 가로지른 후 이번엔 양산을 찍고 부산에서 끝을 내는 일정이다.

기장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번 구간도 산행팀은 산악 마라토너들과 달리 불가피하게 피할 수 없는 임도 구간을 제외하고는 능선과 능선을 이었음을 밝혀둔다.

산줄기 잇기 개념으로 접근하면 부산 5산 종주 코스는 기장군 소두방재에서 용천지맥과 헤어진 후 잠시 숨고르기를 하다 계명봉 못 가서 낙동정맥과 만난 후 줄곧 낙동정맥길로 이어진다.

  
구체적 여정은 양산시 동면 동면우체국~감만조경~이하봉(222m)~임도~사거리(낙동정맥 갈림길)~284봉~지경고개(녹동육교)~농장 가로질러~밀양 박씨묘~계명봉(599m)~잇단 고당봉·장군봉 갈림길~장군평전(억새군락지)~장군봉~장군샘~금정산 고당봉~고당샘~금정산장~북문~원효봉~의상봉~제4망루~무명안부~부채바위 갈림길~나비안부~동문~산성고개~대륙봉~케이블카 정상~남문~만덕고개~철학로~금정봉 갈림길~만남의 숲~산불초소(돌탑봉)~불태령~백양산~어린이대공원 학생문화회관 순. 동문까지 걷는 시간만 5시간50분, 동문에서 어린이대공원 학생문화회관까지는 5시간 정도 걸린다.


양산 동면우체국 정류장에서 내려 영천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좌측으로 간다. 동면우체국과 길모퉁이 '10번지 식당' 그리고 하천을 잇따라 지나 우측으로 가면 간이화장실. 좌측 너른터를 가로지른다. 알고 보니 '감만조경' 마당이다. 산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갈림길. 우측 능선 끝으로 가면 입구에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7, 8m쯤 올라가면 '부산 5산 종주 들머리, 이하봉 0.4㎞'라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8분쯤 급경사길을 오르면 전망대. 정면 철마산을 기점으로 좌측 백운산, 우측으로 거문산이 손에 잡힌다. KTX 철로공사가 한창인 7번 국도 건너편이 기장 철마면, 산행팀이 오르는 이곳이 양산시 동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들머리에서 18분이면 이하봉(222m)에 올라선다. 작은 팻말이 걸려 있다. 조망은 없지만 숲 사이로 뾰족봉인 계명봉이 얼핏 보인다. 내려서면 밤나무밭을 지나 임도. 잡풀이 우거져 삭막하지는 않다. 5분 뒤 너른터. '전망대'란 팻말이 걸려 있을 만큼 시야가 트인다. 우측 저 멀리 운봉산에서 뻗어 내려오는 낙동정맥과 그 뒤 천성산이 확인된다. 여기서 친절하게 걸린 '등산로' 안내 팻말을 따라 좌측으로 올라선다. 키 큰 억새길을 거쳐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갈림길. 흔히 반듯한 좌측길로 가기 쉽지만 산행팀은 우측으로 올라선다. 이후부터 산길 좌측은 부산CC와 연결된다.
    
야산이지만 아름드리 나무가 간혹 눈에 띄는 등 숲이 생각보다 울창하다. 5분 뒤 사거리. 리본이 많이 걸려 있다. 낙동정맥과 만나는 지점이다. 직진한다. 이제부턴 낙동정맥 종주길이다. 지그재그 된비알로 8분 정도 힘겹게 올라서면 암봉인 284봉. 비로소 계명봉과 그 우측으로 고당봉 장군봉이 한눈에 시야에 들어온다. 3분 뒤 길 우측에 벼랑끝 너른 전망대가 기다린다. 정면으로 경부고속도로와 방금 본 계명 고당 장군봉이, 그 우측으로 낙동정맥이 실핏줄처럼 이어지는 낮은 능선, 그리고 저 멀리 선암산 토곡산 등 양산의 산과 염수봉 시살등 영축산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도 희미하나마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12분이면 도로(지경고개)에 내려선다. 바닥에 '5산 종주'라고 적혀 있다. 좌측은 부산CC, 산행팀은 우측 녹동육교를 건너 부산~양산 지방도를 건너 우측으로 간다. 부산-양산 시경계 안내판을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올라선다. 입구에 '자두농원'이라 적힌 간판이 서 있다. 포장로를 따라 7분쯤 오르면 갈림길. 방법은 두 가지. 직진형 왼쪽으로 가면 독립가옥을 가로질러 곧바로 산으로 오르는 너른 길이 열려 있다. 오른쪽으로 가도 역시 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왼쪽에 보인다. 두 길 모두 잡풀이 무성한 개활지 좌우 끄트머리로 올라 숲으로 진입한 후 밀양 박씨묘를 지나 만나는 갈림길 앞에서 만난다. 두 곳 모두 리본을 걸어 놓았다.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오른다. 코가 땅에 닿일 만큼 급경사다. 6분 뒤 밧줄을 잡고 오르면 전망대. 정면으로 천성산과 그 우측으로 대운산 석은덤 철마산 거문산 등이 보이고 발 아래론 방금 지나온 능선길과 부산CC가 한눈에 펼쳐진다.

  
계명봉은 전망대에서 5분이면 올라선다. 계명봉은 오래전엔 독립봉으로 보고 계명산으로 불렀지만 지맥이 금정산과 이어져 있어 계명봉으로 불린다. 돌무더기로 쌓은 제단 위에 검은색 키작은 정상석이 서 있다. 숲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금정산 주능선 쪽으로는 시야가 트여 있다. 고당봉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 부채바위 나비암이 확인된다. 좌측은 계명암 범어사 봉화터 방향,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15분쯤 뒤 안부 갈림길. 왼쪽은 범어사 고당봉으로 이어지는 임도, 산행팀은 장군봉을 향해 직진한다. 산악마라토너들은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가 임도로 고당봉 아래로 달린다.

이어지는 산길. 도중 작은 계곡을 두고 길이 갈린다. 둘은 만나지만 계곡 건너편 길이 주 산길이자 능선길이다. 9분 뒤 임도 같은 갈림길. 오래전 철탑을 세우기 위해 만든 길로 왼쪽은 고당봉,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간다. 한 굽이 올라서면 우측으로 샛길이 열려 있다. 지름길이자 원래 산길이다. 그늘진 오르막 숲길이다. 15분쯤 오르면 시야가 트이며 전망대에 선다. 정면으로 5산 종주의 출발점인 바다를 낀 장산을 시작으로 기장과 양산을 거쳐 지금까지 내달려온 능선길과 봉우리가 한눈에 가늠된다. 우측으론 고당봉이, 발아랜 내원암과 범어사도 확인된다.

6분 뒤 길찾기에 유의해야 하는 갈림길. 왼쪽은 고당봉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 산행팀은 낙동정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장군봉을 찍고 고당봉으로 향한다. 여기서부터 소위 억새군락지인 장군평전이 시작된다. 낙동강을 배경삼아 펼쳐지는 키작은 억새의 몸부림이 살갑게 다가온다.

 9분이면 장군봉에 올라선다. 멀리서 보면 장군의 늠름함이 느껴져 구덕산악회 고 장두석 회장이 이렇게 명명한 후 일반화됐다고 전해온다. 가덕도 연대봉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봉화산 보배산 굴암산 불모산 신어산 무척산 오봉산 토곡산 선암산 천마산 오룡산 영축산 천성산 대운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왔던 길로 내려간다. 갈림길서 좌측 낙동정맥 갈림길 방향 대신 우로 내려선다. 15분 뒤 장군샘. 물 한 잔을 들이켜고 내달리면 조그만 바위 앞에 눈길이 꽂힌다. '梵魚寺基(범어사기)'라고 음각된 화강암이다. 범어사의 토지 경계를 알리는 이른바 석표(石標)다.

이어 잣나무길을 지나 산죽길을 벗어나면 마애불 갈림길. 마애불은 80m쯤 내려가면 만난다. 1000년의 오랜 성상 동안 비바람에 씻기면서 말없이 방문객을 맞아 준다. 다시 잣나무 숲길. 정면에 고당봉의 암벽이 웅장하다. 곧 임도와 만난다. 산악마라토너들은 계명봉에서 내려와 이 임도로 올라온다.

이제 산행은 반듯한 길의 연속. 고당봉은 불과 600m. 금정산 특유의 보석 같은 바위들이 산사면에 속속 박혀 있다. 기암괴석들은 괜히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과 만 마리의 자라)'이라 불렀겠는가.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풀과 한 화면에 넣으면 멋진 풍광으로 다가온다.

이내 정상 직전 갈림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하지만 산악마라토너들은 좌측길로 돌아 고당샘으로 내려온다. 고당봉을 우회하는 셈이다. 바위길을 올라 나무계단과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이내 고당봉. 8분쯤 걸린다. 거칠 것 없는 조망이다. 북으로 장군봉 천성산, 동으로 계명봉, 남으로 원효봉 의상봉, 서쪽으로 신어산 동신어산 오봉산 등이 보이고 1300리를 흘러온 영남의 젖줄 낙동강은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졸고 있다.

북문을 향해 내려선다. 수백년간 비바람을 맞고 자리해오고 있는 당집인 고모당과 고당샘을 지나면 금정산정과 북문. 샘터인 세심정도 있다. 20분 걸린다. 왼쪽 북문을 통과해 내려가면 범어사, 오른쪽 임도 방향은 옛 천주교 목장을 지나 산성마을, 산행팀은 동문(4㎞) 방향으로 직진하며 오른다. 백양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구간인 이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 트레킹 코스라 해야 더 어울린다. 잘 정비된 너른 돌계단과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녀 단단해진 흙길은 실망스럽지만 국내 최장 금정산성의 매끈한 곡선미는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

15분이면 삼각점이 위치한 원효봉에 올라서고 이어 의상봉도 지난다. 의상봉은 멀리서 볼 경우 사자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빼닮아 사자봉으로도 불린다. 그 옆(동쪽)으로 금정산 최대 암장인 무명암이 뻗어 있다.

중성과 연결되는 제4망루를 지나면 북문과 동문의 중간지점인 무명안부. 오래전 암벽등반을 하던 산꾼들은 여기서 텐트를 치고 무명암과 부채바위를 오갔다. 나비 안부는 여기서 13분 뒤. 20, 30년 전 할머니 파전으로 유명했던 이곳에는 '구서동 2.9㎞'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산행은 막바지. 나비안부에서 동문은 20분 걸리고, 여기서 산성로 버스정류장까지는 5분 소요된다.

산행팀은 여기서 산행을 접었다. 동문에서 백양산을 거쳐 어린이대공원까지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데다 거의 외길이어서 길찾기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후 여정은 산성고개~대륙봉~제2망루~케이블카 정상~만덕고개~자연학습장~금정봉 갈림길~만남의 숲~돌탑봉(산불초소)~불태령(주지봉 갈림길, 돌탑봉)~백양산 직전 낮은 돌탑봉~백양산~어린이대공원 내 학생문화회관 순이다. 동문에서 대략 5시간 정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장군샘, 지역 산악인 최남준씨팀 조성, 공로상감


장군봉에서 고당봉 가는 길에 위치한 일명 장군샘은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 씨가 후배 산악인인 조병주 김무길 그리고 최근 타계한 김희조 씨와 함께 사비를 들여 만든 샘터이다. 최 대장은 금정산의 장군샘 이외에도 남문 인근 수박샘, 동문 인근 북바위샘도 역시 사비로 후배들과 함께 조성했다.

최 씨를 잘 아는 한 지인은 "약수터 조성을 위해선 돈은 물론이고 장마철 평상시 갈수기 가뭄 때 등 적어도 네다섯 번 정도를 가야 하는 성의가 있어야 된다"며 "산을 사랑하지 않으면 엄두도 못낼,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 악계에서 단연 공로상감이지만 아직까지 이를 아는 산꾼들은 드물다.

장군봉의 정상석에는 해발고도가 734.5m라고 표기돼 있지만 국토정보지리원의 최신판 지형도에는 737m로 정정돼 있다. 산행팀은 최신판의 해발고도를 따랐다. 계명봉에도 601.7m로 적혀 있지만 새 지형도에는 599m로 표기돼 있어 역시 최신 버전을 따랐음을 밝혀둔다.


◆ 교통편 - 울산행 버스 타고 양산시 '동면우체국' 정류장서 하차

지하철 1호선 노포동종합터미널 앞 버스정류장에서 울산 가는 아무 버스나 타고 '동면우체국' 정류장에서 내린다. 환승을 하기 위해선 부산 버스를 타야 하지 않을까. 날머리 동문에서 오가는 산성 버스의 배차 간격은 20분이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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