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뚫고 오르면 헉! 화강암 천지

4095.2m 동남아 최고봉…세계자연유산
남중국해 일출…발아래 운무 감탄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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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내려 키나발루봉 쪽으로 가는 도중 바라본 키나발루봉(왼쪽). 우측은 키나발루봉 관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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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890m의 팀폰게이트(왼쪽). 이 문을 통과해야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우측은 산행 중 만나는 무인 대피소. 1시간 간격으로 있으며 물과 화장실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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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길의 연속. 196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체계적인 산림 보호로 훼손이 거의 없다. 지난 200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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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7~8시간의 산행은 끊임없는 오름길의 연속. 때문에 고도를 높일수록 쉬는 횟수가 점차 늘어난다.(왼쪽) 우측은 식충식물 네펜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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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을 하게 될 라반라타 산장(해발 3353m).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결코 잘 수 없다. 침대는 모두 136개. 결국 하루에 최대 136명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셈이m다. 그 만큼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려면 최소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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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반라타 산장에서 다음날 등정을 대비해 휴식을 취하며 망중한을 즐기는 산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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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4095.2m로 동남아 최고봉인 말레이시아 키나발루봉 정상. 첫 등정은 1899년에야 영국인 식물학자
    화이트 헤드에 의해 이뤄졌다. 그는 봉우리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 대신 40여 년 전에 두 번이나 등정을
    시도해 실패한 헉 로우의 이름을 따 로스픽(Low's Peak)이라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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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 본 키나발루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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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꾼들은 새벽 3시에 출발, 어둠 속에서 3시간 정도 모진 추위와 고행의 급경사길을 극복하고 오전 6시께 남중국해에서 떠오르는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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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095.2m의 키나발루 정상 인근에 서면 산 전체가 하나의 화강암 덩어리로 이뤄져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사진은 정상에서 바라 본 사우스픽(남봉·왼쪽)과 우측으로 세인트 존스봉의 일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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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봉으로 불리는 사우스픽(왼쪽). 사우스픽은 등정 가능해 하산할 때 잠시 올라봐도 된다. 우측은 세인트 존스봉. 자세히 보면 오랑우탄의 웃는 얼굴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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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 본 사우스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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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픽 맞은편, 즉 하산길 왼쪽에 위치한, 두 봉우리가 나란히 솟은 못생긴 자매봉(왼쪽). 우측은 화강암 암반 위에 해발 4008m임을 알려주는 팻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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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市의 석양과 키나발루봉에서 본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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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왼쪽)과 하산 후 라반라타 산장에서 아침식사를 하기 전 기자와 기자의 동료가 지친 나머지 산장 식당 앞에서 햇볕을 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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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 다음날 자리를 옮겨 인근 마누깐섬에서 해양스포츠와 시푸드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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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면적은 754㎢로 대략 지리산의 1.5배. 믿기 어렵겠지만 산 전체가 하나의 화강암 덩어리로 이뤄져 있다.

196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체계적인 산림 보호로 훼손이 거의 없다. 해발고도는 4095.2m. 동남아 최고봉이다.

덕분에 열대 아열대 온대 고산지대의 다양한 식물군이 분포, 생태학적 가치가 뛰어나 200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야생난 및 야생화 각각 100여 종, 양서류 70여 확인돼 당시 유네스코 관계자는 "이처럼 좁은 지역에 집결된 완벽한 생태계는 전 세계에 유례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한다.

이쯤 되면 웬만한 산꾼들은 감을 잡았을 게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市)에 우뚝 솟은 키나발루산이다. '코타'는 말레이어로 도시라는 뜻으로 그 만큼 키나발루가 이 도시를 대표하는 산임을 의미한다.

'동토의 제국' 히말라야처럼 인간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오지속의 오지에 위치한 것도 아닌데 키나발루는 오랫동안 미답의 산으로 남아 있었다.

야심찬 등반가들의 도전이 있었을 법도 한데 이처럼 미답봉으로 남았던 이유는 순전히 현지 고산족 원주민인 두순족이나 카다잔족이 키나발루를 '죽은 영혼의 안식처'라 여기며 신성시한 때문이다. 그들은 이승을 마감하면 그 영혼이 키나발루 산꼭대기에 머무르며, 정상 부근의 바위에 자라는 이끼는 영혼들의 식량이라고 믿어 왔다. 지금도 고산족들은 매년 정상 부근에서 조상들의 혼을 달래는 의식을 열고 있다.

첫 등정은 1899년에야 영국인 식물학자 화이트 헤드에 의해 이뤄졌다. 그는 봉우리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 대신 40여 년 전에 두 번이나 등정을 시도해 실패한 헉 로우의 이름을 따 로스픽(Low's Peak)이라 명명했다.

산행 시간은 대략 10~11시간. 4000m가 넘는 거봉치고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음을 놓고 오를 정도로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얼핏 당일 산행도 가능할 것 같지만 현지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고소 등 안전을 고려해 1박 2일 코스로 못을 박고 있다.

첫날은 7시간 내지 8시간 정도 비교적 여유있게 걷고, 해발 3353m에 위치한 산장에서 1박한다. 다음날은 새벽 3시에 출발, 어둠 속에서 3시간 정도 모진 추위와 고행의 급경사길을 극복하고 오전 6시께 남중국해에서 떠오르는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한다. 그리고 왔던 길로 하산한다.

들머리는 해발 1890m의 팀폰게이트. 동화속의 작은 오두막을 연상되는 키나발루의 관문을 통과, 통나무 계단으로 내려선다. 산 정상에 오르기까지 유일한 내리막길이 1분 정도 지속되다 폭포라 부르기에 다소 민망한 카슨폭포를 지나면서 오르막이 시작된다. 정상까지 쭈욱.

   
야생 난과 양치류 이끼류, 그리고 잎이 큼직한 열대림이 우거진 밀림 숲속을 걷는다. 그렇다고 외화 '타잔'에서 본 것처럼 한 치 앞이 안보여 연신 칼로 장애물을 제거하며 나아가는 그런 산행은 결코 아니다. 되레 등로 주변을 벗어날 수 없을 만큼 너무 정비가 잘 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25분 뒤 첫 쉼터. 이런 쉼터는 숙박지인 라반라타 산장까지 7개가 기다린다. 간격은 0.5~1.3㎞, 시간은 각각 20~40분 정도 걸린다. 각 쉼터마다 시원한 계곡물을 파이프로 끌어들인 물탱크가 있고, 청결한 간이 화장실도 있다.

이끼가 가득한 고색창연한 아름드리 고목에 야생난이 자라고 있고, 운이 좋으면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인 네펜시스도 볼 수 있다. 빨간색의 컵 모양을 한 네펜시스는 커다란 입 주변의 숨겨진 꿀에 방심한 곤충이 미끄러지면 안으로 잡아들여 가시로 차단한다.

셋째 쉼터를 지나면서 수목이 장대해지고,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하얀 운무가 순식간에 밀려 올라온다. 넷째 쉼터까지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지만 점심을 먹는 다섯번째 쉼터부터는 여간 고행길이 아니다. 동시에 바람도 차가워 진다. 이쯤 되면 대략 2800m대. 비로소 정상 인근의 회백색 화강암 덩어리의 위용을 볼 수 있다. 등로 또한 화강암반이 지면으로 노출돼 울퉁불퉁하다. 수종 또한 분재를 빼닮은 키작은 나무들과 고사목들이 눈에 띈다.


1박할 산장엔 오후 4시를 전후해 닿는다. 한국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각국의 등산객들로 붐빈다. 2~8인 1실의 이층침대로 잠자리는 그리 불편하지 않다.

다음날 오전 3시께 일출을 보기 위해 급경사 통나무 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춥고 숨이 찬 데다 일부는 고소 증세까지 보인다. 여기에 칠흑같은 어둠속이다. 확률 50%인 비가 내리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반면 보온 장비를 제대로 갖춘, 컨디션이 좋은 사람들은 쏟아질 듯한 별들을 바라보며 게으른 소걸음으로 여유있게 오른다.

1시간쯤 뒤 무인대피소를 지나면 식물이 자라지 않는 완만한 경사의 광대한 화강암 평원이 펼쳐진다. '산 넘어 산'이라고. 급경사가 사라지니 이번엔 차디찬 바람이 휘몰아친다. 광야에서 목놓아 울고 싶을 정도로 처참하다.

참다 못한 무리들은 일순간 오르는 것은 잠시 제쳐두고 바위 틈새를 찾아 삼삼오오 남녀노소 불구하고 서로 부대껴안고 추위를 피한다.

일출은 대략 오전 6시. 서두르면 정상에서 휘몰아치는 찬바람에 오들오들 떨어야 하고, 뒤처지면 일출을 놓친다.

마침내 동쪽 저 멀리 남중국해에서 여명이 밝아온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시나브로 붉은 핏덩이가 주변을 붉게 물들이며 온 누리를 밝혀준다. 이 순간을 위해 얼마나 고통을 감내해 왔는가.

동시에 맞은편 코타키나발루 쪽 발아래는 운무가 융단처럼 깔려 있고 그 사이사이로 봉우리들이 산의 물결을 이룬 실루엣이 그림같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황홀하기까지한 대장관을 볼 수 있는 산, 키나발루. 전 세계의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를 이제야 알 듯 싶다.

날이 밝아오자 정상 주변의 봉우리들 또한 선명하게 확인된다. 정상인 로스픽 뒤로 알렉산드라봉과 빅토리아봉, 우측으로 오랑우탄의 웃는 얼굴을 한 세인트 존스봉과 뾰족한 사우스픽(남봉)이 또렷하다. 특히 사우스픽은 등정 가능해 하산할 때 잠시 올라봐도 된다. 등로 왼쪽으로 두 봉우리가 나란히 솟은 못생긴 자매봉, 당나귀 귀를 닮은 덩키이어봉, 손바닥 모양의 퉁구압둘라만봉도 보인다. 라반라타 산장 등 산 아래에서도 확인되던 봉우리들이 알고 보니 등로 좌측의 봉우리들이다.

어둠속에서 무작정 오를 때와 달리 하산할 땐 비로소 키나발루가 하나의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지점에선 차가 다닐 수 있을 포장로로 착각할 정도로 편평하다.


# 떠나기전에-보르네오섬 최북단 코타키나발루市에 우뚝


보르네오섬 하면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 이상이 아마도 목재가구를 떠올린다. '보르네오 가구' 때문일 게다. 같은 나무에서 절대 잠을 자지 않는다는 오랑우탄의 유일한 서식지가 바로 이곳이다. 말레이어로 '오랑'은 인간, '우탄'은 숲이다. 그 만큼 숲이 울창하다는 의미이다.

키나발루는 이 보르네오섬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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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보르네오섬을 살펴보자. 북쪽은 말레이시아 땅이고 남쪽은 인도네시아 땅이다. 인도네시아는 보르네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칼리만탄'이라 부른다. 잠시 우스갯소리 하나. 보르네오섬의 영어 스펠링은 'Borneo'. 영어권에서는 모두 '보니오'라고 발음한다. 보르네오는 일본인의 발음을 그대로 우리나라가 따라한 것. 해서, 영어권 화자에게 '보르네오'라고 하면 절대 알아듣지 못한다.

말레이시아 땅인 섬 북쪽은 두 개의 주(州)로 구성돼 있다. 칼리만탄과 인접한 아래쪽은 수백만 마리의 박쥐가 서식하는 물루동굴로 유명한 사라왁주와 그 위쪽 사바주가 그것. 부자나라 브루나이는 남중국해와 인접한 사라왁주에 둘러싸여 있다.

키나발루가 위치한 코타키나발루는 사바주의 주도(州都)이자 연중 23~29도의 기온을 유지하는 관광 휴양도시이다. 보트로 10분 거리에는 사피 마누깐 마무띡 등 5개의 섬이 퉁쿠압둘라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스노클링 등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산과 바다가 있는 우리의 속초시가 대비된다. 코타키나발루는 여기에 시파단섬 등 세계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가 있어 스킨스쿠버들의 낙원이며 골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키나발루는 출발 전 라반라타 산장을 예약하지 않으면 결코 산행을 할 수 없다. 침대는 모두 136개. 결국 하루에 최대 136명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그 만큼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려면 최소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키나발루행 상품은 통상 4박5일. 첫날은 공항 도착 후 2시간 버스로 이동, 둘째 셋째날은 산행, 넷째날은 인근 마누깐섬에서 시푸드와 해양스포츠를 즐긴 후 밤 11시에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다섯째날 아침에 도착한다. 부산서 출발하는 말레이 항공 비행기는 없다. 시차는 1시간.

최근에는 새로운 루트가 하나 열렸다. 라반라타 산장에서 1시간 거리의 무인대피소인 사왓사왓까지는 기존 루트와 동일하지만 이후 정상까지의 2시간 정도 걸리는 암벽 루트는 지난해 11월초 개방한 개척루트로 안전벨트와 제반 장비가 별도로 필요하다. 암벽에 안전 발판과 와이어선이 고정돼 있어 전혀 위험하지 않다. 일반인도 이 루트로 등정 가능하다. 어린 아이도 가능하다. 대신 장비 렌탈비 등 경비가 약간 더 든다.

다음은 개척루트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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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트레킹 전문사인 카일라스 투어(02-322-8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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