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땅, 겨울철 특히 눈이 잦아
전국 산꾼들의 동계 산행지 각광

유마사~정상~뱀골 100% 원점회귀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4시간20분

산이름도 곰곰이 살펴보면 재미가 쏠쏠하다. 이름 속에 때론 고개를 끄덕일 만한 사연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생긴 모양이 이름 속에 담겨 있는 경우. 바위들이 또아리를 튼 것처럼 얹혀 있어 명명된 광양 백운산 또아리봉, 주능선이 덕성스럽고 너그러운 무주 덕유산, 두 개의 암봉이 나란히 솟은 청도 쌍두봉 등이 대표적 사례. 산세가 너무나 가팔라 곰이 떨어져 죽었다고 해서 일명 곰바우산으로 불리는 웅석봉이나 산이름 앞 숫자만큼 기암괴봉이 병풍처럼 우뚝 솟아 있는 고흥 팔영산, 영덕 팔각산, 진안 구봉산 등도 광의의 이 부류에 속한다고 봐도 무난할 듯하다.

모후산 정상에 서면 주암호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주암호 뒤론 순천 조계산.
   
  산이름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경우도 간혹 있다. 광주 무등산(無等山)은 높이를 헤아릴 수 없고 견줄 만한 상대가 없다는 의미이고, '쇠 금(金)' 자에 '돈 전(錢)' 자를 쓰는 순천 금전산은 실제로 풍수지리학자들에 의해 돈을 부르는 기운이 있다고 입증됐다.

 전설이나 설화가 숨은 산이름도 있다. 붉은 단풍이 아름다워 명명된 적악산이 꿩의 보은설화가 알려지면서 '붉은 적(赤)' 자 대신 '꿩 치(雉)' 자로 대체된 치악산이 그렇고, 17세의 김유신이 삼국통일의 염원을 담고 수련하던 중 단칼에 쪼갰다는 전설 속의 큰 바위가 정상 한 가운데 실제로 존재하는 경주 단석산(斷石山)도 여기에 속한다.

이번 주 소개하는 화순군과 순천시의 경계를 가르는 모후산(母后山)도 굳이 분류하자면 이 범주에 속할 듯싶다. 과연 어떤 산이기에 '임금의 어머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알고 보니 고려 공민왕이 전설 속에 숨어 있었다. 원래 이름은 나복산(羅山)이었지만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왕비와 태후를 모시고 내려와 가궁을 짓고 환궁할 때까지 1년 남짓 머물렀기 때문에 모후산으로 명명됐다. 그만큼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본 모후산은 이웃한 조계산이나 무등산마냥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전형적인 육산이다. 여기에 산 정상에서 펼쳐지는 푸르디 푸른 주암호의 풍광은 그림같이 아름답다.

산행은 화순군 남면 유마리 유마사 주차장~산막골~용문재(헬기장)~모후산(919m)~중봉~뱀골~철철바위~유마사~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이번 산행은 무릎까지 푸욱 빠지는 눈꽃산행.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20분이며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어 길찾기는 전혀 어렵지 않다.

   
모후산은 광양 백운산, 광주 무등산에 이어 전남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구례 쪽 지리산 제외). 덕분에 눈이 많이 내려 산꾼들이 특히 겨울철에 많이 찾는다.

모후산(유마사) 관광안내소가 위치한 주차장에서 출발, 포장로를 따라 가면 유마사 경내로 진입하는 길이 잇따라 좌측에 둘 열려 있다. 하나는 일주문을 통해 걸어가는 길, 또하나는 차로 진입하는 길이다. 절 구경은 하산 뒤로 미루고 등산안내도가 보이는 포장로를 계속 따라 간다.

나목 사이로 유마사가 보인다.

산행은 왼쪽으로 올라가 우측 철철바위를 거쳐 내려온다.

대숲과 나목 사이로 보이는 유마사를 지나면 물소리가 들리면서 첫 번째 갈림길. 이정표 옆에 안내 리본이 많이 걸려 있다. 오른쪽은 집게봉 방향, 산행팀은 '용문재·정상'을 향해 직진한다. 주변은 방금까지 눈이 내린 것처럼 온통 순백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계곡(산막골)을 건너 본격 산으로 들어선다. 도중 농짝만한 바위엔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도 들린다.

폭설을 대비, 밧줄을 나무 사이로 묶어 놓았다.

용문재. 대개 여기서 한번 쉰다.


용문재에서 이제 본격 정상을 향해 오른다.

한 굽이 올라서면 마침내 정상이 보인다.
모후산 정상. 가슴이 후련할 정도로 그야말로 통쾌하다.


첫 갈림길서 10분 뒤 두 번째 갈림길을 만난다. 계곡 합수점이다. 우측은 철철바위 중봉 방향, 산행팀은 물길을 건너 정상(3.3㎞)을 향해 좌측으로 향한다. 등로 우측 나목 사이로 세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보인다. 1시 방향 최고봉이 모후산 상봉이고 그 우측으로 중봉 집게봉이다.

철철바위로 가는 또 한 번의 갈림길은 무시하고 용문재(0.6㎞)를 향해 본격 오른다. 이 구간은 응달인 데다 심한 경우 눈이 허벅지까지 쌓여 있어 발걸음이 점차 더뎌진다. 다행인 점은 폭설을 대비해 등로를 따라 연두빛 노끈을 이어놓아 길찾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주변 숲이 생기처인듯 유난히 새 울음소리가 맑게 다가온다.

 마지막 갈림길에서 30분 정도 눈밭을 헤치면 마침내 용문재. 산불초소와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헬기장이라지만 눈에 덮여 확인할 길이 없다. 왼쪽은 남계리로 이어지는 종주길, 직진하면 동복면 유천리,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향한다. 이제 능선 방향이 동서로 바뀌어 북서풍이 콧잔등을 바로 때리지만 아무도 밟지 않은 순백의 눈길을 뽀드득 소리내며 걷는 이 기분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쾌하다. 아! 온 산을 불태우는 진달래가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눈이 힘겨워 고개를 푹 숙인 산죽도, 구름 한 점 없는 유난히 푸른 하늘도, 수증기의 결정들이 얼어버린 눈꽃의 일종인 상고대도 온통 웃고 있는 듯하다.

 북서풍이 휭하니 몰아치거나 눈꽃터널 속에서 혹 발을 잘못 내딛어 소나무 가지라도 건드리면 일순간 눈가루가 얼굴이며 목덜미를 감싸 안는다. 소위 말하는 눈꽃비다.

정신없이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부드럽게 한 굽이 올라서면 시야가 트인다. 이제 둥그스름한 정상이 손에 잡히고, 우측 발아래로 유마사 쪽 들머리도 확인된다.

어른 키보다 큰 정상석이 서 있는 상봉에는 용문재에서 1시간이면 올라선다. 거침없는 조망이 또한번 산꾼들을 감탄케 한다. 이정표를 정면으로 보고 11시 방향 지리산, 1시 광양 백운산, 9시 백아산, 7시 무등산 등 호남의 명산들이 뚜렷하게 확인되고, 산에 갇힌 듯한 유난히 푸른 주암호 뒤 3시 방향으로 이웃한 조계산이 보인다.

모후산 하산길.

모후산 하산길. 주암호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산은 우측 집게봉 방향으로 내려선다. 급경사 내리막길이어서 주의를 요한다. 밀가루를 뒤집어 쓴 듯한 새하얀 봉우리 둘 중 앞엣 것은 중봉, 뒤쪽은 집게봉이다.

'좌 주암호, 우 모후산'을 감상하며 화려한 눈길을 35분쯤 가면 중봉 삼거리에 닿는다. 직진하면 집게봉(1㎞), 산행팀은 유마사로 이어지는 우측 급경사길로 내려선다. 집게봉에서도 원점회귀가 가능하지만 출발지가 먼 부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봉이 적당할 듯 싶다. 체력 좋은 장정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모후산 중봉.

17분이면 계곡(뱀골)에 닿는다. 여름철 특히 뱀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물을 건너 좌측으로 계곡과 나란히 발걸음을 옮긴다. 눈 덮인 돌길이라 한 발 한 발 내딛기가 조심스럽다. 10여분 뒤 눈이 덕지덕지 남아 있는 커다란 둥근 바위 위로 와류가 흐른다. 철철바위로, 발밑에 조그만 팻말이 서 있다. 과거 물이 '철철' 흘렀지만 요즘엔 '찔찔' 흘러 이름을 바꿔야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린다. 바위 위 소나무도 무척 운치있다. 철철바위에서 계속 계곡을 따라 20분 정도 내려서면 앞서 지나왔던 계곡 합수점 갈림길에 닿고, 여기서 12분이면 유마사로 이어지는 갈림길로 접어든다. 물론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한다. 5분이면 경내에 들어선다. 절에서 주차장까지도 역시 5분 걸린다. (산행대장=이창우)

유마사 경내.


◆ 떠나기 전에
- 한국전쟁 땐 인민공화국 남로당 전남도당 위원회 있던 곳
   
모후산은 한때 모호산(母護山)으로 불렸다. 임진왜란 때 이곳 화순땅 동복현감을 지낸 서하당 김성원이 정유재란 때 68세의 나이로 90세 노모를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싸우다 전사한 산이었기 때문이다.

유마사 대웅전.

유마사 일주문.

유마사 해련부도.

유마사 보안교.



 모후산 유마사는 한국전쟁 당시 인민공화국 남로당 전남도당 위원회가 있었던 분단의 아픈 현실을 간직한 현대사 비운의 현장이다. 모후산 남릉의 집게봉 9부 능선에는 지금도 빨치산이 파놓은 참호가 남아 있으며, 올해부터 군은 이를 복원할 계획이다. 참고로 이보다 북쪽에 위치한 백아산은 조밀한 암벽이 천연 요새 역할을 해 빨치산 남부군 전남도 사령부가 있었다. 두 산 모두 한국전쟁 당시에는 피비린내나는 살육전이 잇따랐다. 결국 화순땅은 무등산과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인민군과 빨치산의 중심지였던 셈이다.

 해서, 남로당 전남도당 위원회가 있던 백제 천년고찰 유마사는 한국전쟁 때 모두 전소됐으나 근래에 들어 복원된 것이다. 고려시대 땐 호남에서 제일 큰 사찰이었던 유마사는 지난해 호남 최초로 비구니 승가대학을 설립해 승가교육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유마사에선 보물 1116호인 해련부도와 일주문 인근의 보안교를 빠뜨리지 말자. 당에서 건너온 요동태수 유마운의 딸 보안이 치마폭에 싸 놓았다는 전설 속의 돌다리이다. 들머리 산막골에는 오래 전 15가구가 모여 약초를 재배하며 살았다고 전해온다. 등로 주변의 숯가마터와 복원 계획 중인 산약초 재배움집이 그 흔적이다.

 모후산은 고려(개성)인삼의 시배지로 유명하다. 정확한 위치는 모후산 정상에서 산행팀 경로와 반대방향인 북릉 쪽에 위치해 있다. 이는 사도세자의 장인인 홍봉한이 쓴 '증보문헌비고'와 개성부 유수를 지낸 김이재의 '중경지(中京志)'에 표기돼 있다. 3년 전 이곳에선 120년 된 2억5000만 원 상당의 천종산삼 8뿌리가 발견됐다고 한다.

멀리서 본 눈덮인 모후산.

또 한 가지. 모후산 하면 '동복 삼복(三福)'을 빼놓을 수 없다. 고려 공민왕 때부터 조선 후기까지 궁중에 진상돼 당시 동복현감의 골칫거리였다고 전해온다. 복청(福淸·모후산 토종꿀) 복삼(福蔘·천종산삼) 복천어(福川魚·동복천의 민물고기)가 바로 그것이다.

◆ 교통편 - 호남고속도 주암IC로 나와 광주 주암 방면 우회전

대중교통편을 이용할 경우 연계 버스 시간이 맞질 않아 당일 산행은 불가능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 주암(송광사)IC~광주 주암 우회전~광주 동복~운알터널~화순군 동복면~광주 동복~동복터널~벌교 보성 좌회전~동복 벌교~벌교~화순 동복중 입구~보성 벌교 좌회전(굴다리 지나자마자)~15번 국도~유마사 좌회전~모후산 주차장(유마사 관광안내소).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 400회 발자취

山河누빈 8년 … 국내 개척산행 새지평 열어
호남·충청권까지 독자, 신문 시리즈론 최장수
등산인 저변확대 공헌, 無名산·계곡 명칭부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제도 대금산 철쭉.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구 비슬산 진달래.



지난 7월 청도 용당산에서의 한 에피소드.

매주 목요일마다 취재산행을 떠나는 산행팀은 이날도 어김없이 아침 일찍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힘겹게 된비알을 오른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 일단의 여성팀을 만났다.

60대 중반 한명과 40대 후반 세명이 한팀인 그들은 사제지간이다. "지금은 같이 늙어간다"며 웃음꽃을 피운 이들은 갖고온 과일을 나눠줬다.

대구서 왔다는 그들은 대화 도중 다짜고짜 산행팀을 보고 "혹시 국제신문 산행팀 아니냐"고 묻는게 아닌가.

처음엔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지만 그들이 떠나는 산행지는 모두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를 보고 정한다는 한마디에 그만 실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주 산행을 떠나는 그들은 이따금씩 "우리도 한번쯤은 산에서 국제신문 산행팀을 만나지 않겠느냐"고 농담삼아 얘기했는데 이렇게 만나 정말 반갑다며 악수를 청했다. 그들은 "현재 국내 여러 신문사에서 산 소개를 하고 있지만 그 기사들은 이미 등산로가 잘 나 있는 명산 위주의 '보기 좋은 떡'일 뿐 실제 산행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신문 근교산 기사는 산행 초보자라도 그 기사만 보면 완주가 가능한 '먹기 좋은 떡'"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해 용지봉 장유폭포.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함양 기백산 용추계곡.

그동안 인사치레로 근교산 시리즈의 고마움을 여러 차례 들은 적이 있지만 이렇게 취재현장인 산에서 몸으로 실감한 것은 처음이었다. 동시에 밀려오는 책임감으로 다시 한번 등산화 끈을 조여 매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인기리에 연재중인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가 10일자(2004년 9월)로 400회를 맞았다.


지난 1996년 1월4일 '기장 달음~철마산 종주산행(상)'편을 시작으로 첫발을 내딛은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햇수로 8년이라는 오래 기간을 달린 끝에 지금은 부산경남을 넘어 경북과 호남 충청권까지 고정 독자를 확보할 만큼 산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사실 근교산 시리즈는 이보다 3년 앞선 지난 1993년 1월7일 처음 시작됐다. '가볼만한 근교산'이라는 제목으로 '금정산'편을 소개한 후 이듬해 11월 87회 밀양 '정각산'편을 마지막으로 1년10개월간 연재됐다. 만일 '가볼만한 근교산' 87회를 포함한다면 근교산 시리즈는 500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 된다.

이런 곡절 때문에 3년 뒤 재출발한 시리즈의 제목은 '다시 찾는 근교산'으로 변했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전국의 모든 산을 산행 대상지로 한다는 취지에서 '근교산&그 너머'로 새롭게 변신했다.

내용을 차치하고서라도 시리즈 횟수만으로 볼 때 이 시리즈는 전국의 모든 신문에서 연재되고 있는 시리즈 중 최장수이며, 따라서 근교산 기사가 매주 게재될 때마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갱신하게 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산 승학산 억새.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례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 단풍.

근교산 시리즈가 독자들에게 크게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철저한 현장답사와 현지취재를 통해 숨겨진 능선과 계곡이 새로운 등산로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산행에 나서고 싶어도 산길을 몰라 감히 산을 찾지 못했던 초보 산꾼들은 물론 베테랑 산꾼들에게도 '이런 코스도 있었나'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해 산행인구의 저변을 넓히는데 적지않은 공헌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간 전담기자만 배병주 박명도 조해훈 조봉권 박병률 김용호 등 무려 6명이 거쳐갔다. 산행대장 역시 부산 산악계의 원로인 성산 씨, 건건산악회 회장이자 베테랑 산악인인 최남준 씨가 기반을 다진 후 지금은 대학산악부 출신으로 독도법에선 부산 최고를 자랑하는 젊은 산악인 이창우 씨가 7년째 맡고 있다.

전담기자들은 한결같이 "만일 이창우 산행대장의 노력과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과 같은 방대한 시리즈가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재미있는 점은 전담기자들이 근교산 시리즈를 맡기 전에는 하나같이 산에 대해 문외한이었다는 점. 기자들이 독자들의 입장에 서서 편견없이 쉽게 산행기를 전달하다보니 호응을 받았다는 것이 자체 분석이다.

신문 기사와 안내 리본을 보며 산행하는 독특한 등산문화를 선도한 근교산 산행팀은 부산 경남북의 이름없는 산과 능선 계곡들에게 옛이름을 찾아주고 새이름을 붙여준 작은 업적을 세우기도 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발간하는 지형도에도 없어 자칫 영구히 묻혀버릴 수도 있는 산 이름을 현지 마을의 어르신이나 산속 암자의 스님, 그리고 문헌 등을 통해 발굴한 것.

양산 다방동에서 출발하는 금정산 종주의 처음과 마지막 봉우리인 다방봉과 금정봉을 비롯해 양산 채바우골만당 축전산 천마산 용굴산 비석봉 중리동산 매봉, 밀양 구천산 정승봉 명필봉 북암산, 청도 개물방산 쌍두봉 도롱굴산 방음산 서지산 효양산 복점산 시루봉, 언양 배내봉, 합천 절갓 등이 대표적인 본보기.

능선으론 간월공룡, 가지산 북릉, 천성산 중앙능선, 옹강산 가운데능선 등이 있으며, 신불산 홍류계곡 등도 국제신문 산행팀의 빼놓을 수 없는 역작으로 지금은 그 명칭이 지역 산꾼들에게 널리 통용되고 있다.

덕분에 국내 주요 산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이들 이름이 하나씩 등재돼 전국의 산꾼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밀양 가지산 빙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주 소백산 눈꽃.

근교산 시리즈는 특히 청도와 밀양의 모든 면 단위에 위치한 산을 빠짐없이 소개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1000m가 넘는 20여개의 고봉들이 즐비한 거창 지역 산 소개도 거의 막바지에 와있다.

지난해 '아름다운 한국의 산1'을 펴낸 모아산악회 명예회장인 한영동(금성중 교사)씨는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가 없었다면 아마도 책 저술기간이 훨씬 길었을 것"이라며 "답사땐 반드시 근교산 시리즈 스크랩을 들고 다니면서 일일이 확인했지만 하나도 틀린 부분이 없을 만큼 정확해 혀를 내둘렀다"고 고백했다.

아마추어 산꾼인 진준근씨는 근교산 시리즈 덕택에 많은 산꾼을 알게 됐다고 전화로 고마움을 전해왔다.

50대 중반인 그는 "기사가 나온 주말이면 신문을 오려 영남알프스 등지로 산행을 하다보니 70대 어르신과 동년배의 50대 산꾼들을 자주 만나 알게돼 지금은 팀을 이뤄 같이 근교산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근교산 시리즈를 보며 3년째 산행을 하고 있는 서면의 권헌영 비뇨기과 원장은 "산행을 하다 보니 등산만큼 좋은 운동이 없으며 특히 남성의 성기능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지금까지 등산과 성기능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객관화된 자료가 없었다"며 "근교산 시리즈를 보며 함께 하는 산꾼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등산과 성기능의 상관관계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백 한가지.

사실 근교산 산행팀은 본의 아니게 항의성 전화도 많이 받았다. 지리산 시루봉과 기장 용천산, 그리고 최근 소개한 밀양의 백마산 산행을 한 후였다. 산행로가 모두 송이버섯이나 두릅 대추 사과나무 주변을 질러갔기 때문이다. 분별없는 몇몇 산꾼들이 지나가다 농민들의 피땀이 맺힌, 자식같은 작물들을 하나 둘씩 슬쩍하다 보니 이에 화가 난 농민들이 신문사로 연락한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농민들에게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하며, 동시에 산꾼들에게는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제를 부탁하는 바이다.

이번엔 당부 한가지.

'산꾼들이여, 리본을 만지지 말아달라'. 이같은 행위는 초보 산행자들에게는 어쩌면 반살인행위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잊지 말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당황한 초행자들은 리본에 의존해 하산로를 찾는다. 재미삼아 반대 방향으로 달아놓은 리본은 결국 조난으로 이어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 산행팀이 뽑은 숨겨진 근교산 베스트7

목차

산이름

특 징

355

곡성 동악산

빼어난 산세·도림사계곡

338

합천 누룩덤~부암산

조망·암릉산행 만끽

314

가덕도 응봉산~웅주봉

환상적 조망

302

함양 삼정산

7개 절 암자 품은 불국토

283

경산 백자산~삼성산

가족 및 부부산행 '강추'

178

양산 천마산~매봉산

양산의 숨은 보석

148

창녕 석대산~화왕산

억새평원·진달래·조망 탁월


글 ·사진=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운문산 자연휴양림엔 운문산이 없다

그것이 궁금했다. 휴양림을 품고 있는 산이 산줄기로 봐선 분명 가지산인데 왜 이름이 운문산 자연휴양림인지.

알고 보니 이 휴양림은 2000년 8월 문을 열 때부터 지금까지 이름과 관련해 적잖은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지금도 휴양림을 찾은 방문객들이 가까운 상운산이나 가지산을 제쳐두고 '운문산까지는 몇 시간 걸리느냐'고 물을 땐 빨리 이름을 바꿔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에 따르면 운문산 자연휴양림으로 결정된 배경은 이랬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이 휴양림의 주소지는 청도군 운문면이고 휴양림을 품고 있는 뒷산은 가지산 줄기. 문제는 가지산 정상이 밀양 산내면과 울산 울주군의 경계라 청도와는 별개였던 것. 하지만 아랫재를 기준으로 가지산과 이웃한 운문산 정상은 청도 운문면과 밀양 산내면의 경계여서 청도의 산이라 해도 사실 무방하다.

결국 청도땅에 있는 이 휴양림 이름에 청도의 대표 산인 운문산 이름을 앞에 갖다붙이는 다소 어설픈 조합을 완성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개장 당시부터 이름과 관련, 방문자들로부터 이름이 부적합하지 않느냐 하는 질문을 수시로 받으면서 지난해에는 한때 내부적으로 이름을 바꿔볼까 하고 검토도 해봤지만 이미 8년간 뿌리내린 데다 홍보물까지 전국적으로 배포돼 있어 유야무야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계속 이름과 관련한 문의가 잇따르자 새롭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운문령 자연휴양림'이라고 말했다. 운문령은 청도 운문면과 울산 울주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으니 무리가 없다는 것.

휴양림 앞에 산 이름을 붙이는 것이 관례이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산림청이 운영하는 34개 휴양림 중 강원도에 '대관령 자연휴양림'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곤 '운문령 자연휴양림' 건도 내부의 한 의견일 뿐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섣부른 보도를 경계했다.

기자가 생각해도 운문산 자연휴양림 뒷산은 분명히 상운산인데 운문산을 갖다 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인 듯하다.
운문령 자연휴양림으로 바꾸는 것이 차선인 듯싶다.

휴양림에는 다양한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무료 숲 해설. 숲 해설전문가가 휴양림을 찾아온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숲과 자연화나경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올바른 숲 탐방 및 숲 체험방법을 알려준다. 토, 일요일 오전 10시.  입장료 1000원, 주차비 3000원. (054)371-132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제신문 산행팀은 운문산 자연휴양림에서 출발, 상운산을 오른 후 다시 휴양림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다녀왔다.


근교산&그너머 <583> 청도 상운산

폭포수 아래 쉬었다 가세 그려

운문산 자연휴양림서 원점회귀, 걷는 시간만 3시간20분
운문령서 쌀바위 입구까지 임도 때문 의외로 사람 적어
엄연히 가지산 줄기여서 '가지산 상운봉'으로 불러야
울산귀바위 부처바위 용미폭포 등 산행 중 볼거리 많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휴양림에서의 산행 들머리(좌)와 운치있는 산길.


국토의 7할이 산지인 우리땅. 한라 지리 설악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산에서부터 시골마을 구릉지의 무명봉에 이르기까지 수백 수천 개의 봉우리가 산그리메를 드리우며 산꾼들을 유혹한다.

그 많은 산들 중에서 그나마 이름을 부여받은 봉우리는 채 1할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악계의 추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영남알프스의 상운산(上雲山)은 무척 운이 좋은 듯하다. 경북 청도와 울산 울주의 경계에 위치한 상운산은 산세로 봐선 분명 가지산 줄기이나 어엿한 독립봉으로 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형도나 일반 등산지도를 한번이라도 보기만 하면 대번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상운산이란 이름을 부여받은 건 적어도 1980년대 초반 이후이다. 학번이 80년대 초반인 이창우 대장이 이를 입증한다.

이 대장에 따르면 당시만 하더라도 길도 제대로 나 있지 않은 이곳을 대학 신입생 때 올라와보니 정상석은 물론이고 이름조차 없던 철저한 무명봉이었다는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울산 귀바위(좌)와 부처바위. 이 부처바위는 관리사무소 앞에서 보면  마치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불로 잘 알려진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제218호)을 빼닮아 명명됐다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운문산 자연휴양림 내 용미폭포. 폭포 규모나 거무튀튀한 암벽 색 등 첫인상이 마치 지룡산 배넘이골 인근 나선폭포를 쏙 빼닮았다.


 
이 대장은 "기억이 정확히 나진 않지만 이후 다시 찾으니 '상운산악회'에서 정상목을 세워 거기에 '상운산'이라는 이름을 부여해 모산(母山)으로 삼고 있었다"고 말했다. 터가 좋은지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004년에는 모 기업이 역시 모산으로 삼기 위해 까만 대리석으로 깔끔한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가지산 북동쪽에 위치한 상운산은 정확히 말해 가지산 전위봉이자 위성봉이다. 가지산 남동쪽에 터잡은 가지산중봉과 같은 레벨인 것이다. 해서, 가지산 상운봉이라 불러야 맞지 않을까 싶다. 지리산 천왕봉, 설악산 대청봉, 금정산 고당봉 하듯이 말이다.

한 술 더 떠 최근에는 '1000m 이상의 영남지역의 산군'이라는 영남알프스의 정의에 부합된다며 이 상운산(1114m)을 가지산 운문산 등과 함께 영남알프스 산군에 새롭게 추가해야 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산행팀은 상운산의 경우 영남알프스의 맏형 가지산에서 펼쳐지는 북동릉상의 한 봉우리로 여기서 한 가닥은 쌍두봉 지룡산 운문사로, 또 한 가닥은 운문령을 거쳐 문복산 또는 고헌산으로 갈라지는 정거장봉으로 보면 될 듯싶다.

   
  하지만 상운산을 찾는 이는 예상 외로 적다. 운문령에서 출발하는 산꾼들의 십중팔구는 상운산을 오르지 않고 임도를 따라 쌀바위 입구까지 간 후 가지산을 타기 때문이다. 이는 낙동정맥 또는 영남알프스 종주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쌍두봉~상운산, 지룡산~상운산 종주자들 그리고 여름철 학심이계곡을 타는 산꾼들 정도가 정상을 밟을 뿐 대부분의 산꾼들은 오르지 않는다.

이에 산행팀은 '외로운' 상운산을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소개한다. 시종점은 청도군 운문면에 위치한 운문산 자연휴양림이다.

산행은 운문산 자연휴양림~대피소·용미폭포 갈림길~삼각점봉~무명봉(TV안테나)~주능선(낙동정맥)~울산귀바위~상운산 정상~상운산 삼거리(이정표)~헬기장~휴양림 갈림길~휴양림·생금비리쉼터 갈림길~부처바위~용미폭포 갈림길~용미폭포~팔각정(대피소)~관리사무소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20분. 쉬이 멀리 떠나지 못하는 장마철 잠시 다녀오는 산행으로 제격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휴양림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이내 만나는 사거리에서 좌측 '숲속수련장' 방향으로 30m쯤 오르면 우측으로 침목계단으로 숲으로 인도한다. 들머리다. 산죽길을 한 굽이 오르면 너른 터. 가로질러 똑같은 침목계단으로 오르면 휴양림 내 임도. 역시 가로질러 이번엔 돌계단을 밟고 숲으로 진입한다. 오랜 기간 사람이 안 다녀서인지 잡풀이 산길을 덮고 있다. 길섶엔 노란 망태버섯이 발길을 붙잡는다.

18분 뒤 첫 이정표. 우측 '대피소 탐방로 용미폭포' 방향 대신 직진한다. 6분 뒤 잠시 숲을 벗어나 시야가 트이는 삼각점봉에 선다. GPS단말기상으론 해발 635m.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3분 뒤 두 번째 이정표 앞에 선다. 길찾기에 유의해야 할 지점이다. '등산로'라고 적힌 조그만 이정표가 있지만 이는 휴양림에서 만든 순환 탐방로를 알리는 표시. 무시하고 이정표 뒤로 직진한다.

TV수신용 안테나가 서 있는 무명봉을 지나면 키작은 산죽길. 곳곳엔 멧돼지가 목욕한 흔적과 배설물이 눈에 띈다. 고도를 높일수록 이와 비례해 산죽의 키도 더 커져 이제 어른 키에 육박한다.

숲은 여전히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하고 산길은 점차 기울기를 더 세워 된비알 정도로 치닫고 있다. 동시에 확실한 산길은 사라진다.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전부가 산길로 오해받을 정도로 종잡을 수 없다는 것.

   
 
이후 경사는 더 심해진다. 전체적으로 17, 18분쯤 힘겹게 오르면 된비알은 끝이 나고 산길은 우로 휘어진다. 좌측 뒤 열린 길은 운문령 아래 쉼터인 매점 방향이다.

여기서 6분이면 시야가 트이며 묘지 한 기가 들어설 터에 닿는다. 주능선으로 낙동정맥길에 올라선 것이다. 좌측 운문령 방향 대신 우측 귀바위 상운산 가지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2분 뒤 반듯한 등로와 만나면 우로 발길을 옮긴다. 이 길은 원래 등산로, 방금 온 길은 능선 등산로이다.

산길 좌우로 전망대가 보이지만 아쉽게도 이날은 뿌연 운무 때문에 거의 시계 제로. 4분 뒤 연립주택 크기의 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불과 10m 떨어진 지점에 와서야 그 흔적이 확인될 정도이다. 울산 귀바위(1081m)다. 부처의 귀를 닮았다는 이 바위는 청도귀바위에 비하면 규모가 적은 대신 조망이 워낙 빼어나다고 명성이 자자하지만 이날만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귀바위에 올라서면 곧바로 산길이 이어진다. 이 길 좌측 아래가 운문령에서 쌀바위로 가는 임도이다. 참고하길. 상운산 정상은 귀바위에서 9분이면 올라선다. 상운산악회에서 세운 오래된 하얀 정상목과 삼성정밀의 검은색 정상석이 나란히 서 있다. 여전히 운무 탓에 주변 산세가 보이진 않는다. 허나, 이창우 대장은 지형도와 과거 오른 경험을 토대로 정상석 우측으로 문복산과 그 우측으로 백운 고헌산 등 낙동정맥, 그리고 발아래 생금비리계곡과 방금 산행팀이 올라온 능선이 보일 것이라고 한다.

하산은 직진. 20m쯤 가면 삼거리 이정표. 좌측은 운문령에서 이어지는 임도로 해서 쌀바위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 산행팀은 지룡산 운문사로 연결되는 직진형 우로 향한다. 3분 뒤 임도로 내려서는 또 다른 갈림길을 만나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이 구간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청정산길이다.

삼거리 이정표에서 10분이면 헬기장을 지나고 여기서 12분쯤 푹신푹신한 산길로 내려서면 갈림길. 좌측 쌍두봉 지룡산 배넘이재 운문사 삼계리 방향 대신 우측 휴양림 또는 생금비리쉼터 방향으로 내려선다. 입구에 '운문산 자연휴양림'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밧줄을 잡고 오르면(좌) 상운산 정상.
 
 
13분 뒤 아름드리 홍송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좌측 생금비리쉼터 대신 우측 휴양림쪽으로 간다. 7분 뒤 집채만한 바위를 만난다. 일명 부처바위다. 산속에선 코끼리 다리 만지기지만 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보면 마치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불로 잘 알려진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제218호)을 빼닮아 명명됐다 한다. 실제로 갓 얼굴 몸통 부분 등 세 부분으로 나눠지는 미륵불 둘이 등을 지고 있는 형국이다. 부처바위 옆에서 고개를 내밀면 발아래 휴양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처바위에서 20m쯤 더 내려가면 갈림길. 이정표엔 '좌 휴양림, 우 용미폭포'라 적혀 있다. 산행팀은 잠시 폭포를 보고 되돌아와 하산하려고 했는데 폭포에서 별도의 하산길이 있었다. 폭포까진 6분 걸린다. 천년 묵은 백룡이 힘에 겨운 나머지 꼬리를 바위에 걸쳐 놓은 채 몸통만 승천, 남은 용꼬리가 폭포로 변했다는 전설의 이 용미폭포는 높이나 거무튀튀한 암벽 색 등 첫 인상이 지룡산 배넘이골 인근에 위치한 나선폭포를 쏙 빼닮았다.

하산은 밧줄을 따라 열린 너덜길로 계곡과 나란히 걷는다. 숲 사이 보이는 우측 능선이 우리가 올라온 능선이다. 팔각정을 지나며 산을 벗어나며 여기서 관리사무소까지는 14분 걸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교통편-지난 6월 20일부터 언양~대구행 시외버스 증차돼 편리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있다. 1시간 걸리고 2900원. 언양터미널에선 대구행 시외버스를 타고 운문산 자연휴양림에서 내린다. 오전 9시, 10시30분. 40분쯤 걸리고 1800원. 날머리 운문산 자연휴양림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후 2시50분, 5시40분에 출발한다. 언양~대구남부터미널을 오가는 시외버스 출발 시각은 지난 20일부터 변경됐다. 언양에서 노포동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가지산 석남사)~경주 봉계 35번 직진~밀양 상북 24번~밀양 석남사 24번 우회전(언양교차로)~밀양 상북 24번~창녕 밀양 24번~청도 배내골 석남사 69번~청도 경주 69번 우회전~가지산온천 지나~운문령 지나~운문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은 관리사무소 지나 첫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보인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