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지리산 조망공원에 서면 지리산 주능선이 일렬 횡대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왼쪽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에서 오른쪽 반야봉까지 확인된다.


C 형!
얼마 전 '세상사가 왜 이리 무미건조하고 재미가 없을까'라는 저의 신세타령에 형은 예의 사람 좋은 미소를 머금은 채 이렇게 말씀하셨죠. "지리산엘 한 번 다녀와 봐. 달포 전 잠시 다녀왔는데 한결 나아졌어. 옛말 틀린 게 없더라고. 좋은 약, 좋은 음식 다 필요없어." 그러면서 형은 이렇게 덧붙였죠. "웬만하면 단풍철은 피해. 만산홍엽의 열병을 앓고 있는 지리의 풍광은 천하일색이지만 단풍철 행락객들의 분별없는 행동이 더 스트레스를 받게 하지."

지난 9월 말부터 설악을 한껏 물들이고 하루 25㎞의 속도로 숨 가쁘게 남하한 단풍이 이제 지리에서 종말을 고하고 남쪽 바다를 향해 치닫고 있더군요. 단풍이 끝난 지리는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참 잘 왔다는 생각이, 아니 형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잘 따랐다는 생각이 뼈에 사무치도록 느껴지더군요. 아마도 눈꽃 산행이 본격 시작되는 내달 초순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 같습니다.

 지리산은 과연 크고 깊고 넓고 길었습니다. 장중하며 초연하기까지 했습니다. '하늘이 울어도 천왕봉은 울지 않는다'라는 남명 선생의 시구가 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시인 정호승은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조계산) 선암사로 가라'고 했지만 저는 지리산으로 가보라고 감히 권하고 싶습니다.

C 형! 
저는 이번에 함양 땅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시다시피 백두대간의 남쪽 관문인 지리산은 경남 함양 산청 하동, 전북 남원, 전남 구례 등 3도 5개 시·군에 걸쳐 있습니다. 5개 지자체 중 굳이 함양을 택한 이유는 지리산을 가장 잘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이어지는 25.5㎞의 유장한 흐름의 주능선이 '한 일(一)' 자로 한눈에 펼쳐지는 곳이 바로 이곳뿐이기 때문입니다. 곁들여 함양(咸陽)은 글자 그대로 볕을 머금은 듯 포근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초겨울이라 시기적으로 딱 맞지 않습니까.

우선 금대산 금대암과 삼정산 상무주암을 찾았습니다. 서쪽으론 백두대간 마루금이 긴 병풍을 치고 있고, 남북으로 각각 지리와 덕유가 첩첩이 벽을 두르고 있는 함양 땅에서 사실 금대산과 삼정산은 명함 내놓기가 좀 쑥스럽지요. 하지만 지리산 조망과 관련해선 최고의 '지리산 전망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흔히 하늘이 열리는 전망대로 불리지요. 1시간 채 안 되는 산행으로 암자를 찾아 사색에 잠기면서 지리를 품 안에 넣을 수 있는 이 기분, 안 가본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희열이지요. 이동 중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역시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벽송사와 서암정사도 들렀습니다. 두 암자만큼은 못 하지만 역시 지리의 넓은 품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최치원의 애민사상이 담긴 함양의 대표적 숲인 상림과 함양군청에서도 뜻밖에 지리 주능선이 보였습니다. 결국 함양은 발길 닿는 곳이 대부분 지리산 전망대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리산보다 함양 땅에 대해 엉뚱한 이야기만 지껄였네요.
때마침 얼마 전 겨울을 재촉하는 단비가 내려 이번 주말이면 낙엽융단길을 밟고 지리산 언저리를 걸으며 지리를 맘껏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앙상한 가지는 너무 을씨년스럽지 않을까요. 약간의 낙엽비는 한 번 맞아봐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C 형!
내년에는 부디 이 길을 함께 걸으며 예전의 그 기분을 다시 느끼도록 해봅시다. 그땐 흑돼지와 소주도 꼭 함께 합시다.

지리산 굽어보던 수도승의 깨달음 "산이 곧 부처로다"

예부터 지리산 천왕봉은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이라 불렸다.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25.5㎞의 주능선에는 해발 1500m 이상의 고봉만 10개나 되고 1000m 이상급은 20여 개 그리고 85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어깨를 견주며 하늘금을 가르고 있다. 그 모습은 과히 상상을 초월한다.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히말라야 칼라파트라에서 바라보는 에베레스트나 카라코람 히말라야 콩코르디아에서 조망되는 K2의 그것과 감흥은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손에 잡힐 듯 일렬횡대로 펼쳐지는 지리의 모습이 훨씬 더 인간적이고 따사롭다.

지리산이 앞마당, 삼정산 상무주암



  상무주암까지는 차가 들어가지 못한다. 넉넉잡아 40, 50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이다.

들머리는 영원사 인근. 함양 땅 최남단 마천면에서 백무동 방향으로 가다 보면 지리산 자연휴양림 또는 영원사로 가는 길이 도중에 열려 있다. 삼정산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됐다는 산 아래 양정, 음정, 하정마을 사이로 울퉁불퉁한 급경사 포장로를 힘겹게 오르면 곡각 지점에 샘터가 눈에 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 보이는 자리다.

영원사는 여기서 1.5㎞ 정도 더 가야 된다. 방법은 두 가지. 영원사까지 가서 해우소 뒤로 능선을 타고 상무주로 가는 방법이 하나요, 샘터 우측 전봇대 옆으로 열린 지름길로 치고 오르는 방법이 다른 하나다. 후자는 약간 경사가 심해 땀깨나 흘려야 된다. 그렇다고 악명 높은 된비알은 결코 아니다.

초겨울 암자를 향해 나홀로 걷는 산길은 사바세계에서 느껴보지 못한 묘한 매력이 있다. 타인을 배려할 필요도 없고, 기댈 언덕도 없기 때문에 가식이 끼어들 틈이 없다. 그저 벅찬 호흡과 흘리는 땀 그리고 물 한 모금이면 족하다. 무엇보다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이 무한대로 열려 있어 자유롭다.

물 마른 샘터도 지나고 지그재그 흙길도 요리조리 오른다. 간혹 나무에 걸려 있는 앙증맞은 '상무주길' 안내판은 무작정 오르는 나그네를 안심시켜 준다.   
 
해발 1100m쯤에 위치한 상무주는 고려 중기 보조국사 지눌이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창건해 애오라지 공부에만 매진해 대오한 곳이다. 경치가 그윽하고 조용하기가 천하제일이라 참선하기 좋은 곳이다

전각 하나 딸랑 있는 상무주는 저 멀리 지리산 주능선을 품고 있다. 지리산을 앞마당으로 가진 몇 안 되는 암자일 듯싶다. 독특한 이름의 상무주(上無住). 상(上)은 부처님도 발을 붙이지 못하는 경계이고, 무주(無住)는 머무름이 없다는 뜻이란다.

하지만 지금 산속의 상무주는 산문을 닫고 있다. 입구에는 '사진 촬영금지' 안내판도 보인다. 우연히 만난 노보살은 "등산객들이 너무 많은 민폐를 끼쳐 이럴 수밖에 없었다"며 이해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씁쓸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래도 지리산 조망은 놓칠 수 없는 화두가 아닌가. 영원사 방향으로 약간 가다 보면 소나무 한 그루가 쓰러져 있는 전망대가 기다린다. 하늘이 열리며 지리산 주능이 끝 간데 없이 뻗어 있다. 아뿔싸! 주봉인 천왕봉만 잿빛 구름을 두르고 있다. 기다리다 지쳐 삼정산으로 오른다. 더 넓게 보기 위해서다. 삼정산은 여기서 300m. 10여 분이면 올라선다. 정상 옆 전망대에서도 하봉 중봉에서 반야봉 노고단까지 시원하게 펼쳐지지만 유독 천왕봉만 구름에 가려 끝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천왕봉은 이후 하산하면서 결국 봤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상무주암의 들머리가 되는 샘터에서 바라본 지리산. 왼쪽부터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 그리고 푹 꺼진 장터목이 확인된다.

샘터. 곡각지점에 위치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상무주암 가는 들머리.


상무주암을 알리는 조그만 이정표가 걸려 있다.

산죽과 낙엽이 깔린 오르막길도 오르고.


상무주암 인근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상무주암 돌담길.

상무주암.


삼정산 상무주암 인근 소나무 고사목 한 그루가 쓰러져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삼정산 정상. 정상석 뒤로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상무주암에서 15분이면 올라선다. 
상무주암. 수행도량으로 최고인 듯싶다.
상무주암에서 하산 도중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 금대산 금대암  

금대암 입구 주차장 한 켠에는 지리산 조망 안내판이 서 있다. 실제 모습과 안내판의 산을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부처님에게도 지리산을 보여드리기 위해 법당문을 살짝 열어보았다. 실제로 부처님도 보고 계실까.
법당 앞에서 본 지리산 주능선. 키 큰 전나무는 500년 된 천년기념물이 아니다. 
금대산 정상에서 본 지리산 주능선. 너무 가까워 산사태 흔적까지 보인다. 금대암에서 30~40분이면 올라선다.
   
마천면에서 남원 실상사 방면으로 60번 지방도를 타고 2㎞ 남짓 가다 보면 우측으로 금대암을 알리는 커다란 표지석이 서 있다. '지리방장 제일금대(智異方丈 第一金臺)'. 천하제일의 명당임을 알리는 표시이다. 이곳에서 금대암까지는 2.5㎞. 가파르지만 포장로라 차로 이동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구도자들에겐 최고의 수행처지만 산꾼들에게 금대산 금대암은 오도재 '지리산 제일문' 옆 산신각에서 출발, 삼봉산 백운산을 거쳐 도달하는 등산코스의 날머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금대암으로 가는 도중 놓쳐선 안 될 볼거리가 하나 있다. 안국사 못 미쳐 산모롱이를 돌면 좌측으로 보이는 일명 다랭이논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천면 일대는 가파른 지형으로 인해 다랭이논이 곳곳에 펼쳐져 있지만 이곳에서 보는 군자리 도마마을의 다랭이논이 가장 아름답다. 매년 가을 황금들녘으로 변할 때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대표적 출사지이기도 하다. 다랭이논 뒤로 보이는 세 개의 봉우리가 보이는 산은 상무주암을 품은 삼정산이다. 

군자리 다랭이논과 그 뒤로 상무주암을 품은 삼정산이 보인다.
 
흔히 다랭이논 하면 혹자들은 남해 가천마을을 떠올리지만 도마마을의 다랭이논 또한 이에 버금간다. 몇 해 전 이곳 군자리 도마마을 다랭이논도 가천마을의 그것과 함께 국가지정 명승지 후보로 올랐지만, 만일 지정되면 건축행위 등이 제한된다며 주민들이 극구 반대해 제외됐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다.

신라 태종무열왕 3년인 656년 행우조사가 창건한 금대암은 이후 고려 때는 보조국사 지눌, 조선시대에는 서산대사가 정진했다고 전해온다. 지금은 해인사의 말사이며 금대선원이 있다. 조선 성종 20년(1489년)에는 선비 정여창과 김일손도 지리산으로 유람을 떠나기 전 이곳 금대암에 들렀다고 전해온다.

금대암의 백미는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라는 점. 이를 입증해 보이기라도 하듯 주차장 입구 지리산이 가장 잘 보이는 지점에는 사진과 함께 '금대암 조망안내판'이 서 있다. 좌측 하봉에서 우측으로 중봉 천왕봉 제석봉 연하봉 촛대봉 영신봉 칠선봉 덕평봉 형제봉까지 확인된다. 너무나 가깝다 보니 큰 소리를 지르면 곧장 메아리로 되돌아올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내친 김에 금대산까지 갈 수도 있다. 0.6㎞로 30~40분이면 충분하다. 감동이 두 배로 다가온다.

흔히 금대암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경남기념물로 지정된 금대암 전나무다. 안내판도 있어 장삼이사들은 법당 앞 키 큰 전나무를 그 나무로 알고 있다. 안내판에는 500년 된 전나무로 현존하는 전나무 중 가장 크고 오래된 것으로 적혀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 나무는 없다. 10년 전 낙뢰를 맞아 쓰러져 지금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키 큰 전나무 아래 그대로 방치돼 있다.

그 밖의 지리산 전망대-벽송사와 서암정사

벽송사 미인송(키 큰 소나무)과 도인송(미인송 뒤) 그리고 삼층석탑.
미인송과 도인송 사이 저 멀리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으로 바로 이어지는 칠선계곡 초입의 산 중턱에는 벽송사와 서암정사가 마주 보고 있다. 두 사찰은 상무주암이나 금대암처럼 지리 주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지는 않지만 지리산 천왕봉을 조망할 수 있다.

한때는 '선방 문고리만 잡아도 성불한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내 선불교의 최고 종가의 지위를 누렸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사찰이 불타 사세가 기울었지만 최근 월암스님을 주지 겸 선원장으로 맞이해 전통을 되살리고 있다.

천왕봉과 중봉이 보이는 법당인 보광전 뒤편에는 도인송과 미인송이 천 년의 세월 동안 묵묵히 서 있다. 도인송에 빌면 소원이 이뤄지고, 미인송에 기도하면 미인이 된다는 전설이 내려와 변강쇠와 옹녀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목장승과 함께 방문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한국전쟁 때 지리산에서 죽어간 원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난 1989년 원응스님이 창건한 서암정사는 기존의 절에 대한 생각을 일시에 바꿔버릴 만큼 소공원처럼 아름답다. 한국 현대 불교의 결정판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석굴법당이 눈길을 끈다. 법당 맞은편 너른 터인 망월대에선 천왕봉을 정점으로 중봉 하봉 두류봉 제석봉이 좌우로 펼쳐진다.

서암정사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서암정사는 마치 소공원에 온 듯 아름답기 그지없다.

지리산 조망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지리산 전망대. 하봉에서 여자의 엉덩이를 닮았다는 반야봉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팔각정자인 지득정(智得亭)에는 망원경까지 설치돼 산사면의 사태 등 봉우리의 면면을 죄다 확인 가능하다.

지리산 조망공원의 정자 지득정(智得亭)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지리산 조망공원에 최근 설치된 천왕봉 마고할미상. 그 뒤로 지리산 주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지리산 제일문이 서 있는 오도재(오도령).

함양읍과 휴천면 월평리를 잇는 지안재. 흔히 오도재와 혼용되지만 엄연히 지안재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또 한 가지. 함양 상림에서도 천왕봉이 보인다. 흔히 단풍과 낙엽으로만 기억되는 상림에선 연꽃밭 쪽으로 나오면 천왕봉과 중봉 및 하봉이 겹쳐져 시야에 들어온다. 이 같은 모습은 함양군청 옥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발견이다.

상림에서 본 지리산. 가운데 맨 뒤 두 개의 봉우리 중 우측이 천왕봉이고, 좌측은 하봉과 중봉이 겹쳐져 있기 때문에 하나로 보일 뿐이다.
위 사진을 줌으로 당겨 본 모습.
함양군청 옥상에서 본 지리산. 역시 상림에서 본 모습과 동일하다.
위 사진을 줌으로 당겨 본 모습.



 


수년전 한국타이어의 CF로 유명세를 탄 꼬불꼬불한 길을 기억하십니까.

 당시 모델이었던 영화배우 전도연은 쏟아지는 비로 인해 미끄러질 것 같은 이 S라인 길을 부드럽게 내달리면서 한국타이어의 우수함을 알립니다.

 최치원의 애민사상이 배여 있는, 그 유명한 상림이 위치한 함양읍에서 남원으로 가는 24번 국도를 타고 달리면 만나는 이 길은 바로 '지안재길'입니다.
 이 CF는 한국타이어에게는 상당한 매출을 안겨주었고, 전도연에게도 톱스타로 발돋음하게 되는 계기가 됐었죠.

지안재길.

 하지만 이 CF의 최고 수혜자는 아마도 함양군일 듯 합니다. 아름답고 한편으로 신기한 이 길을 달리고 싶은 전국의 장삼이사들이 함양땅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유람을 왔으니까.

 속리산 말티고개를 연상시키는 이 지안재길 입구에는 '지리산 칠선 백무 오도령'이라고 적힌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지안재길을 지나면 그 정점에는 성곽 길이 38.7m, 높이 8m, 폭 7.7m, 문루 81㎡의 웅장한 '지리산 제1문'이 나그네를 맞이합니다. 흔히 이곳을 오도재 또는 오도령이라 하지요.

 최근에는 필부들이 지안재와 오도재를 구분하지 않고 그냥 오도재라고 하지만 함양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지안재와 오도재는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지리산 제1문 인근의 산신각은 신재효의 가루지기전에 따르면 변강쇠와 옹녀가 세상을 떠돌다 정착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산꾼들도 이곳을 많이 찾지요. 오도재에서 출발, 삼봉산~금대산~금대암을 거쳐 마천면으로 하산하는 길이 반듯하게 열려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안재길은 한국타이어 CF가 나오기 전에 이미 세상에 데뷔를 했습니다.

 지난 2000년 제7회 국제신문 사진공모전에 '길Ⅱ'라는 제목으로 박순복 씨가 가작으로 입선을 했습니다.(아래 사진 참조)

 그러니까 이 지안재길은 한국타이어 CF에 나오기 전에 국제신문 사진공모전을 통해 먼저 전국에 알려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난 2000년 제7회 국제신문 사진공모전에서 박순복 씨가 가작으로 입선한 '길Ⅱ'.

지난 2000년 제7회 국제신문 사진공모전 입상 입선 작품집의 표지.



 
 오도재에 왔다면 마천면을 안 가볼 수 없겠죠. 볼거리가 제법 많답니다.

 첫 귀착지는 아마도 지리산 전망대가 될 듯 싶습니다. '지득정(智得亭)'이라는 정자에 올라서면 총 길이 25.5㎞의 지리산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마천면 소재지를 지나 남원 방향 1023번 지방도를 가다 보면 지리산 전망대가 한 곳 더 있습니다. 천년고찰 금대암이죠. 지리산 조망공원과 마찬가지로 주능선에 일일이 봉우리 이름을 표기한 조망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칠선계곡 입구의 서암정사도 빠뜨리면 후회할 곳이지요. 한국 현대불교미술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석굴법당 때문입니다. 석굴법당인 극락전에는 바닥을 제외한 벽과 천장에 아미타여래불과 지장보살이 조각돼 있습니다. 11년간 불국토를 꿈구며 일군 주지 원응스님과 한 장인의 불력이 이룬 결과물입니다.

 자! 이쯤 되면 이번 주말 함양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산을 오르내리다 보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장면들을 간혹 봅니다.
 독특한 형상의 나무나 날짐승 들이 대부분이죠. 흐뭇할 때도 있지만 속된 말로 가소롭기 짝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지리산 산행 때 만난 다람쥐와 한라산에서 본 까마귀가 바로 좋은 예인듯 합니다. 백무동과 장터목을 잇는 소위 하동바위 코스 중간쯤에는 참샘(1197m)이 있습니다. 하산을 기준으로 할 경우 소지봉(1312m) 바로 아래 위치해 있습니다.










 참고로 함양사람들은 조선시대 시인묵객들이 지리산으로 가기 위해선 오도재를 넘어 이곳 백무동에서 지리산 천왕봉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지리산은 영남 사림의 정신적 고향으로 숭앙돼 사림파의 시조이자 정신적 지주인 점필재 김종직은 두류산 기행기인 '유두류록(遊頭流錄)'을, 그의 제자 김일손은 '속두류록(續頭流錄)'을 썼다고 합니다. 두류산(頭流山)은 지리산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후세에 함양사람들은 점필재와 김일손이 나귀를 타고 머슴과 함께 오른 곳이 백무동, 다시 말해 하동바위 코스로 추정합니다.
 하여튼 함양사람들은 조선시대 때 양반들은 함양땅에서 오도재를 넘어 백무동으로 올랐고, 아랫것들은 함양을 제외한 나머지땅에서 지리산에 올랐다고 농담삼아 자랑합니다.

 다람쥐 소개하는데 무슨 사림이 어떻고 점필재가 어떻고 등등 서두가 길었네요.
 다시 참샘으로 돌아와서, 예부터 물맛이 특히 좋기로 소문난 참샘은 산꾼들의 휴식처였죠. 그러다보니 간식으로 과자와 빵 등을 먹었죠. 이때 부스러기가 조금씩 떨어지자 근처의 다람쥐들이 와서 먹었죠. 그동안 자연식을 하다가 단맛이 적당히 부무려진 과자류에 푹 빠진 다람쥐들은 산꾼들이 오기만을 기다렸고, 이 과정이 차츰 반복되다 보니 다람쥐들은 아예 대놓고 사람들 앞에 와서 과자를 달라고 쳐다보고 있습니다. 심지어 들쥐까지 한몫 거들기도 합니다.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론 이 놈들이 야성을 잃고 순치되지는 않나 하고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저 놈들이 정상적으로 생활을 해야 생태계도 제궤도로 돌아가는 데 말입니다.

 선배 산꾼들이 다람쥐의 버릇을 잘못 들여놓았지만 지금이라도 조금씩 다람쥐가 야성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후배 산꾼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문산 자연휴양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의 다람쥐들은 사람들이 지나가면 갑자기 숲속에서 나와 에스코트하듯 주변을 멤돕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치 자기 구역이 있는 듯 여기저기서 튀어 나옵니다. 모두 인간이 던져주는 과자 때문이겠죠.


그래서 그런지 입구에는 아예 다람쥐를 본 떠 만든 토피어리 다람쥐가 상징물처럼 있습니다. 휴양림 내 다람쥐가 많다는 것을 자랑이나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째 뭐가 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리산 참샘 인근 다람쥐는 그대로 귀엽기라도 하지, 한라산 윗세오름대피소 인근의 까마귀는 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습니다. 덩치가 제법 큰 이 놈들은 지네들이 무슨 매나 독수리라고 생각하는지 속된 말로 무게를 잡고 근엄하게 앉아 있습니다. 실제로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음식물을 기다리는 주제에.

       윗세오름대피소에서 본 한라산 서북능. 자세히 보면 사태가 발생해 능선이 허물어진 모습이 그대로
      목격된다.





 이 역시 인간들이 자꾸 음식물을 던져 주면서 생긴 버릇인 듯 합니다. 스스로 먹이활동을 하지 않고 인간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독수리들을 볼 때 행여나 야성을 잃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수리들을 위해서라도 그들에게 음식물을 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자연의 동식물 심지어 미생물들은 원래 있는 그대로 두어야 생태계가 유지되지 않습니까.

'裸身의 산'과 사랑에 빠진다


반듯이 누운 여인 형상
가조IC 부근 '실루엣' 또렷
능선산행 '묘한 기분' 자아내
하산길 계곡 '오아시스' 만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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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고속도로 대구 방향 가조IC 진입 직후 갓길에서 본 미녀봉. 오른쪽 머리카락을 길게 널어뜰린 채 단아한 이마, 새까만 눈썹, 오똑한 콧날, 헤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젓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의 모습은 영락없는 미녀의 누운 자태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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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 본 사진(왼쪽)과 여인의 나체를 연상케 하는 미녀봉의 전경(①얼굴 ②가슴 ③배 ④다리).  


 
우선 그 이름부터가 흥미롭다. 거창 미녀봉(935m).

흔히 봉우리의 이름이 독특하면 사연이 있게 마련. 하지만 미녀봉은 겉모습이 그 사연도 잊게 만들 정도로 특이하다.

한마디로 아기를 밴 듯 배가 부른 여성이 누워있는 형상이다. 서쪽인 머리에서 동쪽 하체까지 상세히 묘사하면 이렇다. 황강의 지류인 가천을 향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단아한 이마, 새까만 눈썹, 오뚝한 콧날, 헤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의 모습은 여러 개의 산봉들이 빚어낸 대자연의 걸작으로 손색이 없다.

미녀봉의 형상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는 지점은 88고속도로 대구방향 가조IC 부근. 거창휴게소~가조IC~가조면 석장리 마을어귀까지 어느 곳에서나 적나라한 여체를 관찰할 수 있다. 그중 백미는 가조IC 진입 직후 만나는 갓길. 마을어귀는 비닐하우스와 전봇대가 함께 보여 그 맛을 반감시키지만 초록 들녘과 나라꽃 무궁화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고속도로 갓길에선 대자연 속의 누드화를 보는 듯하다.

흔히 이런 모습은 보는 각도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인식할 수 없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미녀봉은 신기하리만치 한 눈에 들어온다.   
 
미녀봉과 주변 봉우리가 앉은 터도 재미있다. 미녀봉의 미모가 워낙 출중하다 보니 미녀봉이 뻗은 발을 무뚝뚝하게 내려다보는 두무산(1038m), 미녀의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1134m), 미녀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비계산(1126m), 전설 속에서 미녀봉과 사랑을 나눈 장군봉(935m), 그리고 의상봉 보해산 금귀산 숙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싸 연심을 보내고 있다. 조물주의 짓궂은 장난인지 아니면 호사가들이 꾸며낸 스토리인지 하여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산임엔 틀림없다.

미녀봉 산행길은 크게 두 가지. 가조면 석강리 음기마을에서 출발, 유방샘 등을 거치는 거창 코스와 반대편인 합천쪽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이번 산행은 일반적인 거창 코스 대신 합천 코스를 택했다. 무더운 여름인지라 하산때 계곡산행을 맛보기 위함이다.

산행은 오도산 자연휴양림~미녀봉 주능선(이마→코→입→턱)~유방봉~헬기장~미녀봉 정상(배 부분)~오도재(오도치)~계곡(지실골)~오도산 자연휴양림 순. 3시간30분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는 오도산보다 미녀봉이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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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사무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포장로를 10분 정도 걸으면 왼쪽에 등산로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들머리다. 주변엔 연보라 벌개미취가 한창이다. 7~8분쯤 뒤 풍화된 암석길이 나올 무렵 우측 저 멀리 미녀봉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길은 약간 오르막이지만 비교적 잘 나 있다. 20여분 뒤 정면에 큰 소나무가 서있는 주능선에 닿는다. 미녀봉을 중심으로 남서쪽의 숙성산과 동쪽의 오도산이 연결된다. 숲 사이로 거창 가조벌판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정면 금귀봉을 중심으로 왼쪽 박유산과 오른쪽 보해산이 포진해 있다. 5분 뒤 산모롱이를 돌면 첫 전망대. 날씨가 좋을 땐 뾰족한 박유산 뒤로 금원 기백 황석 거망산도 보인다.

이제는 오르막길. 쉽게 등정을 허용치 않으려는 미녀와 미녀 정복을 위해선 이쯤 고생은 감내해야지 하는 산꾼들의 기싸움이 시작된다. 미녀봉 능선까지는 들머리에서 대략 1시간. 지도상으론 미녀봉의 이마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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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봉은 멀리서 보면 누운 여인의 형태지만 막상 산속에 들어서면 어디가 어딘가 잘 모른다. 한 전망대에서 선 이창우 산행대장(왼쪽). 우측은 미녀봉 정상.


지금부터는 여체를 밟고 지나가는 능선산행. 말이 능선산행이지 실제론 눈썹 코 입 턱 부분이 모두 굴곡이 심한 암릉코스로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집채만한 바위가 길을 막고 있는가 하면 깎아지른 암벽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뭇남성들의 접근을 막으려는 미녀봉의 심술인가 보다.

다행히 밧줄이 매어져 있기도 하고 바위를 넘지 않고 에돌아 가는 길도 있으니 선택은 당사자들의 몫.

이렇게 바위 오르내리기를 수차례하면 오아시스같은 이정표가 하나 나온다. '미녀봉 0.7㎞, 왼쪽방향 유방샘 0.8㎞'. 유방봉이 이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오르막길. 패랭이와 도라지가 활짝 핀 무덤을 지나면 유방봉. 이어지는 숲길. 갈림길과 헬기장을 잇따라 지나면 미녀봉 정상. 사방 모두 숲으로 가려 전망은 없다. 헬기장에서 20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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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내려다본 거창 가조벌판(왼쪽). 우측은 산행 중 뒤돌아본 모습. 우측 뒤 안테나가 서 있는 봉우리가 오도산이다.
   
 
고백 한가지. 사실 산행팀도 멀리서 본 여인의 실루엣과 달리 막상 산속에 들어서니 어디가 눈썹바위인지 턱바위인지 유방봉인지 구별이 힘들었다. 배 부분인 정상에 도착한 후 복기를 하면서 단지 유추할 뿐이었다. 해당 지자체가 이 좋은 관광상품을 그냥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계속되는 능선길. 30분쯤 뒤 미녀봉의 끄트머리에 해당되는 봉우리에 닿는다. 거창과 합천의 내로라하는 봉우리가 한 눈에 펼쳐진다. 우측 통신탑이 보이는 오도산, 정면에 두무산, 그 앞 비계산, 비계산 왼쪽으로 바위산인 장군봉과 보해산 금귀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인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미녀봉에서 오도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20분 뒤 오도재. 직진하면 오도산. 산행팀은 오른쪽 (휴양림)수련장 방향으로 간다. 앞서 왔던 길과 달리 숲길이 그늘지고 평온하다. 8분 뒤 '오도재 오도산'을 알리는 첫 팻말이 보일 무렵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이후 계곡류를 만난다. 이 지점이 오도산 자연휴양림 계곡의 시점이다. 계곡류가 맑고 얼음처럼 차다. 계곡에는 휴양림을 찾은 사람들이 옛 선비마냥 수박을 물에 담근 채 탁족을 즐기고 있다. 계곡에서 시멘트길로 올라선 후 15분 후면 들머리인 등산로 입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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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산 자연휴양림의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는 한 중년 여성(왼쪽)과 아이들.


# 교통편-거창행 버스타고 합천 묘산터미널 하차

부산서 미녀봉 산행들머리인 오도산 자연휴양림에 가기 위해선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거창행 완행버스를 타고 합천군 묘산터미널에서 내린다.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1만900원. 묘산에서는 거창행 군내버스를 타고 오도산 자연휴양림 입구인 권빈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오전 8시20분, 9시40분, 10시20분, 11시20분. 750원.

권빈정류장에서 오도산 자연휴양림까지 3.7㎞. 걸어서 40~50분 걸리는 제법 먼 거리다. 권빈정류장 옆 천일상회에서 택시를 부를 수도 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부산가는 방법은 두 가지. 휴양림 입구 권빈정류장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오후 1시, 2시50분, 6시15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현풍IC~5번 국도 이용(이정표는 광주 방향 또는 성산IC 방향)~88고속도로 성산IC서 진입~해인사IC~좌회전 합천 방향~고령 18㎞, 묘산 8㎞~분기삼거리서 거창 26번 국도~오도산 자연휴양림 순.


※대중교통편은 현지 사정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떠나기 전에-이름만큼 아름다운 전설 가득

미녀봉과 관련된 전설.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장군이 탄 나룻배가 표류하고 있었다. 이를 본 옥황상제가 장군을 구하기 위해 도력이 뛰어난 자기 딸을 지상으로 내려보냈다. 하지만 옥황상제의 딸과 장군은 첫 눈에 반해 둘은 사랑에 빠졌다. 장군을 구해주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린 옥황상제는 이를 보고 노해 "너희 둘은 영원히 산으로 변해 누워 있으라"는 형벌을 내렸다. 그래서 미녀봉이 지금의 이 자리에 생겨나고 그 북쪽에 장군봉이 솟아나게 되었다.

두 봉우리는 가조 들녘을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다. 장군봉은 바위봉으로 한눈에 남성적임을 알 수 있고 미녀봉은 말그대로 여성적이다. 두 봉우리의 해발고도가 935m로 같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미녀봉 다음으로 소개할 산은 거창 장군봉입니다. 기대하시라. 산세는 장군봉이 한 수 위 입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055-930-3733)을 추천한다. 거창군과 인접하고 합천댐과 해인사의 중간 지점에 있다. 가족과 함께 등산, 야외 물놀이, 삼림욕을 하며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참고 하나. 오도산 자연휴양림쪽에서는 미녀봉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다. 미녀봉의 전체 윤곽을 보기 위해선 휴양림에서 나와 우회전, 거창 가조 방향~가조온천 방향 우회전~석강리~가조IC 순으로 가면 된다. 석강리에서 미녀봉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며, 가조IC 진입 직후 고속도로 갓길에서 가장 또렷하게 볼 수 있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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