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폭포엔 무지개가 없었다

인파 · 땡볕 피하고 名山정취는 그대로
어영골 · 법수원 계곡 비경, 내원사 부럽지않아
상봉 서면 부산·울산·경남의 산군, 파노라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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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폭포는 기암절벽 사이로 물줄기가 휘어져 내려오는 다소 독특한 형상이다. 수목 사이로 투영되는 햇살을 받은 물보라에 무지개가 보는 각도에 따라 자주 어린다고 전해 오지만 기자는 각도를 달리해 여기저기서 봐도 무지개는 보이지 않았다. 들머리인 등산안내도에서 33분 발품을 팔아야 만날 수 있다.


원효대사가 1000명의 당나라 승려에게 화엄경을 설파, 모두 성인에 이르렀다는 설화에서 유래된 양산 천성산(千聖山). 이 산은 공룡능선과 같은 골산의 험난함과 화엄벌로 상징되는 육산의 부드러움을 갖춘 부산의 대표적인 근교산이다.

천성산이 자랑하는 이 두 코스는 아쉽게도 요즘과 같은 염천에는 전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사정없이 내리쬐는 뙤약볕을 도무지 피할 수 없어 되레 기피 코스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해서 천성산 계곡을 찾았다. 내원사 입구 주차장에서 절까지 이르는 4㎞ 구간의 그 유명한 내원사계곡은 부산·울산·경남권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 일명 '소금강'이라 불린다.


하지만 산행팀은 이 계곡을 택하지 않았다. 명성만큼이나 여름에는 인산인해를 이루기 때문이다. 내원사계곡과 그리 멀지 않은 상북면의 홍룡사 쪽도 피했다. 내세울 건 절 바로 뒤쪽의 홍룡폭포뿐이라서. 결국 산행팀은 천성산을 기점으로 내원사계곡과 홍룡폭포의 반대편에 위치한 웅상읍 소재의 무지개폭포 쪽으로 올랐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흔히 천성산 계곡이라고 하면 내원사계곡과 무지개폭포가 있는 어영골을 의미한다"며 "이중 어영골은 지명도 면에서 내원사계곡에 비해 한 수 아래지만 경관 면에선 전혀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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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제2봉은 금정산 장산 등 부산의 산과 울산 온산공단 앞바다, 그리고 내륙의 영남알프스 및 언저리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동남권 최고의 전망대다. 정면 군 시설물이 보이는 봉우리가 천성산 주봉이고 그 오른쪽이 화엄벌, 왼쪽이 낙동정맥 능선이다.


산행은 천성산 등산안내도~무지개산장~무지개폭포 갈림길~무지개폭포·천성산 제2봉 갈림길(첫 이정표)~천성산 제2봉 갈림길~무지개폭포~무지개폭포·천성산 제2봉 갈림길(첫 이정표)~은수고개 갈림길~은수고개~주능선~천성산 제2봉(812m)~임도~법수원계곡~전망대~산신각~원적암 갈림길~원적암~백동 장백아파트 버스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안팎. 계곡이나 폭포에서 머문 시간은 빼고서다. 몇 차례 까다로운 길찾기 지점이 있으므로 국제신문 노란 리본을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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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에서 천성산 주봉(922m)은 빠졌다. 어영골과 법수원계곡을 코스에 넣고 '땡볕 산행'의 한계라 여겨지는 5시간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다.

마을버스 종점인 무지개폭포 입구 건너편에는 지율스님이 단식투쟁 등을 통해 그토록 반대하던 KTX 천성산 터널 공사가 한창이다. 왠지 씁쓸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기자는 스님의 단식, 환경단체의 반대, 정부의 공사강행 등 일련의 사태보다 공사시작의 단초가 된 첫 환경영향평가를 엉터리로 만든 부산의 모 대학 교수가 학자적 양심을 걸고 보고서를 작성했다면 이후 사태는 어떻게 전개됐을까 하는 가정을 해봤다. 물론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지만.

대형 천성산 등산안내도를 지나 비포장로를 따라 걷는다. 무지개산장 입구에서 물을 건너면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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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법수원계곡은 폭이 좁고 좌우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기암절벽으로 마치 계곡에 갇힌 듯한 느낌을 주는 숨은 비경이다.


100m쯤 뒤 갈림길. 왼쪽 무지개폭포 방향으로 간다. 100m쯤 더 가면 어영골 계곡과 만난다. 경관이 빼어나 전국의 유명 계곡에 비해 손색이 없다. 계류를 건너 계곡 왼쪽길로 오른다. 곧 또 한번 계류를 건너면 첫 이정표. 오른쪽은 천성산 제2봉으로 바로 가는 길, 산행팀은 '폭포 원효암'이라 적힌 왼쪽을 택한다. 6분 뒤 또 갈림길. 오른쪽은 독뫼산을 거쳐 제2봉으로 가는 우회길이라 왼쪽으로 향한다. 원효암이나 작전도로 방향이다. 3분 뒤 폭포로 내려서는 갈림길. 무지개폭포는 수십 m쯤 되는 기암절벽 사이로 물줄기가 휘어져 내려오는 다소 독특한 형상이다. 수목 사이로 투영되는 햇살을 받은 물보라에 무지개가 보는 각도에 따라 자주 어린다. 장관이다. 등산안내도에서 33분, 첫 이정표에서 11분 걸린다.

첫 이정표 지점으로 복귀한 후 이번엔 오른쪽 제2봉 방향으로 간다. 처음엔 계곡과 멀어지는 듯하지만 이내 주계곡과 지계곡을 연이어 만나면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한다.

30분쯤 뒤 계곡 앞. 갈림길 아닌 갈림길이다. 직진해 좁다란 산죽길로 올라서면 곧 오리무중. 해서 계곡을 건너 산길로 향한다. 30m 뒤 갈림길. 이정표가 없어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왼쪽으로 향한다. 물론 오른쪽길도 임도를 거쳐 제2봉 또는 미타암으로 이어지지만 산행팀이 원하는 길은 아니다.

잇단 무덤(터)을 지나 실개천을 건너기도 하고 지계곡을 따라 걷기도 한다. 머리 위로 주능선이 희끗희끗 보이며 햇빛의 노출이 점차 심해지면 이내 은수고개에 닿는다. 인근에 오래전 은수암이 있었다고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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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길에서 만난 너른 소에서 수영하는 어린이들.

 
이정표 상의 내원사 방향 능선을 향해 오른다. 12분이면 임도와 맞닿은 능선에 이른다. 임도로 내려와 왼쪽으로 암봉인 제2봉이 보인다. 임도 아래쪽엔 양산시가 밀반늪이라는 안내문을 세워놨다.

발길은 능선 왼쪽으로 향한다. 산야초인 비비추와 산꿩의다리 원추리가 눈에 띈다. 제2봉(아직까지 정상석엔 천성산이라 돼 있다)까지는 불과 15분. 사방팔방으로 환상적인 조망이 열려 있다.

레이더기지가 보이는 천성산 주봉에서 시계 방향으로 화엄벌 매바위(선암산) 토곡산 천마산 채바우골만당 염수봉 오룡산 시살등 죽바우등 영축산 신불산 고헌산 백운산 정족산 문수산 남암산 울산시가지 무룡산 삼태봉 치술령 대운산 시명산 석은덤 달음산 함박산 장산 황령산 금정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발아래엔 내원사가, 그 뒤쪽엔 공룡능선과 중앙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산은 정상석에서 왔던 길로 4, 5m쯤 떨어진 왼쪽 산길로 내려선다. 땡볕이 내리쬐는 돌길이다. 정면 저 멀리 보이는 기암절벽 사이 계곡길이 법수원계곡 하산길이다. 10분 뒤 임도, 바로 길건너 숲으로 들어간다. 7분 뒤 비로소 법수원계곡 상류에 닿는다.

계류를 건너 계곡 옆 산길로 내려선다. 한 50m쯤 갔을까. 석문을 연상케 하는 기암괴석 사이로 작은 폭포를 이루고 그 아래 시퍼런 소가 기다린다.

계곡은 폭이 좁고 좌우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기암절벽으로 마치 계곡에 갇힌 듯한 느낌을 주는 숨은 비경이다. 이렇게 10여 분, 잠시 계곡과 이별한 후 산길로 접어든다. 도중 발아래 소주공단과 웅상읍내도 보인다. 40m쯤 되는 경사진 바윗길을 밧줄에 의지해 내려오면 사거리. 정면 전망대에 올라 천성산의 기암괴석과 발아래 법수원을 바라보고 내려와 왼쪽으로 간다. 대규모 너덜 우측으로 길이 나 있다. 내려서면 산신각. 다시 물소리가 들린다. 잠시 둘러본 후 돌계단으로 내려오면 섭진교. 다리 건너 대숲으로 오르면 법수원. 역시 잠시 둘러본 후 다리 위에 선다. 발아래는 천야만야한 벼랑계곡. 해서 계곡 왼쪽 우회로를 따라 내려선다. 5분 뒤 '하산안내' 이정표 못가 우측으로 좁다란 산길이 열려 있다. 원적암 가는 길이다. 산행은 사실상 막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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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암에서 만난 인근 마을 초등학생들과 절집에서 항상 볼 수 있는 상사화. 원적암에서 기자는 시원한 수박 화채 한 그릇을 대접받았다. 꿀맛이었다.

너른 소와 작은 폭포가 이어지는 계곡을 우측에 두고 걷는다. 10여 분 뒤 또 다른 산신각을 지나면 이내 원적암. 원적암에서 장백아파트 버스정류장까지는 꽤 멀어 30분쯤 걸린다.


#떠나기전에
활짝 핀 상사화 길손 맞아
혈수폭포 출입금지 아쉬워   
 
원적암은 야생화가 만발한 암자였다. 아랫마을 백동의 초등학교 소녀들에겐 책을 읽고 방학숙제를 하는 공부방이기도 했다.

산행 중 늘 보던 참나리와 산수국 등 아름다운 각종 야생화가 경내 곳곳에서 활짝 웃으며 길손들을 맞고 있었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연분홍빛 상사화였다.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우리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중국이 고향인 상사화는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필 때는 꽃이 없어 꽃과 잎이 서로 그리워한다고 전해온다. 해서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매년 9월 선운사 도갑사 등지에서 만개하는 꽃무릇과는 다르다. 상사화가 객을 맞는 이런 평화스러운 원적암 뒤쪽엔 아이러니하게도 앰뷸런스에서 숨가쁘게 들려오는 '미워미워'하는 짜증나는 소음이 들려온다. 알고 보니 진원지는 원적암 뒤쪽의 혈수폭포.

사연은 이랬다. 홍룡폭포 무지개폭포와 함께 천성산의 3대 폭포인 이곳은 지금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미명 아래 현재 출입금지 구역. 원적암 측은 겉으론 매년 인명 피해가 있고 무당들이 많이 찾아 산불의 우려가 있어서라 하지만 속내는 워낙 많은 얌체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 공해 때문이었다.

묵묵히 치우고 또 치우던 원적암이 꺼낸 카드로는 산꾼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극단적인 조치였던 것이다.

사필귀정이요, 복불복이다. 오죽했으면 그럴까 하고 이해하고 싶었지만 모처럼 암자와 폭포를 찾은 장삼이사들에겐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사실 떠나기 전 기자도 혈수폭포에서 편안히 산행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 교통편-노포동서 수시로 일반·좌석버스

지하철 1호선 종점 노포동역 1번 출구로 나와 노포동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50, 147, 247, 301번 일반 및 좌석버스를 타고 양산 웅상읍 덕계리 무지개폭포 정류장에서 내린다. 수시로 있으며 요금은 각각 1300, 1500원. 길을 건너 간판이 큼지막한 무지개약국 앞 정류장에서 16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린다. 오전 8시40분, 9시10분, 9시40분 등 30분마다 출발한다. 700원.

날머리 장백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선 247, 2000, 2200번 일반 및 좌석버스를 타고 타고 노포동 지하철역에서 내린다.

※대중교통편은 현지 사정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근교산&그너머 <428> 경주 정족산

푹신한 낙엽 능선따라 진달래 터널 미답의 산행
장육·사룡산과 마주보며 우뚝 선 봉우리 요충지
무명봉으로 남을 산, 산행대장이 이름찾고 개척
송림속 운문호 한눈에…국제신문 리본 '꼭' 참조
 


 독자들로부터 국제신문 산행팀 이창우(45) 대장의 고향을 묻는 전화를 왕왕 받는다. 그러면서 혹 밀양이 아니냐고 덧붙인다.
다소 생뚱맞은 듯한 질문 같지만 한편으로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짐작은 간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근교산 시리즈는 밀양의 거의 모든 산을 손금보듯 샅샅이 훑어왔기 때문이다.
가지 운문 신불 영축 등 내로라하는 영남알프스의 명산은 물론이고 밀양과 이웃한 청도 양산 창녕 울주 김해 등 행정구역 경계선을 넘나들며 듣도 보도 못한 산까지 우직스럽게 소개했다.
오죽했으면 일면식도 없는 경기도의 한 산꾼이 밀양의 한 골짜기에서 길을 잃었다가 국제신문 리본을 우연히 발견하곤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며 고마움의 전화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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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뒤로 보이는 산내면 내칠1리 교동마을(왼쪽)과 정족산 정상. 정상석 대신 작은 돌탑이 서 있다.


이 대장의 고향은 경주다. 그간 근교산 기사를 꼼꼼히 탐독한 독자라면 경주의 산도 밀양의 그것에 못잖게 많이 소개된 사실을 알 것이다. 문화재가 우선인 경주의 산들이 속속들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순전히 고향이 경주인 이 대장의 노고라도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남산과 토함산을 비롯 사룡 소금강 옹강 구미 용림 마석 단석 오봉 인내 금곡 입암 장육 조래 봉서 동대봉 만봉 석두 도덕 자옥 어래산 등이 품고 있는 보석같은 산길은 산꾼들에게 적잖은 즐거움을 안겨줬다.
경주 정족산을 이참에 추가한다. 역시 이 대장이 발굴하고 개척했다. 그가 없었다면 정족산이란 이름은 영원히 무명봉으로 남아 있을 뻔했다. 그야말로 `수렁에서 건진 정족산'이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 평소 석두 장육 사룡 만봉산 산행을 위해 오가다 우뚝 선 하나의 봉우리를 보고 2만5000분의 1지형도를 찾아보니 높이만 표시돼 있었다는 것.
언젠가 이곳을 지나다 우연히 이 산이름이 `절뒷산'이란 말을 들었다. 화엄정사 뒷산이라는 뜻이었다. 산행 당일 도착 즉시 한번 더 이름 확인을 위해 조그만 암자인 `원적암'의 이경순(69) 할머니를 만나 물었다. 뜻밖에 정족산(鼎足山)이란 `대어'를 낚았다. 양산 정족산처럼 마주보는 장육산에서 보면 가마솥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어서 마을사람들은 예부터 ‘솥발산’ 또는 ‘정족산’이라 불렀다고 했다. 흥미로운 점은 양산과 경주의 정족산 모두 한자이름에 해발고도(700m)까지 같다.
정족산은 장육산과 사룡 구룡산, 낙동정맥길인 석두봉, 만봉 단석산 등 경주의 내로라하는 봉우리와 능선으로 연결돼 산행운용의 폭이 아주 넓다.
산행은 경주 산내면 내칠1리 교동(다리꼴)~볼록거울~청도 백씨묘~사거리 안부~정상 밑 삼거리~정족산 정상~정상 밑 삼거리~갈림길 안부~장육·사룡산 능선~평지말 갈림길~조래봉 정상~잇단 사거리~530봉~임도~장육산 정상 밑 오거리~계곡따라 하산~하산저(내칠2리)~내칠1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안팎. 번잡한 산길을 싫어하는 산꾼들에겐 보석같은 곳이다. 눈에 띄는 지형지물과 이정표가 전혀 없으니 국제신문 리본을 꼭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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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까지는 그야말로 미답의 산길. 지난 가을 낙엽이 고스란히 쌓여 있어 길마저 푹신푹신해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진달래 군락은 터널을 만들어 놓았고 산사면에는 숫제 지천으로 널렸다.
내칠1리 산저교를 건너 왼쪽 표고버섯 재배지로 난 포장로로 오른다. 곡각지점의 볼록거울을 지나 이내 만나는 오른쪽 돌계단으로 오른다. 심한 오르막길이다.
청도 백씨묘를 지나 또 다른 묘 앞에서 능선으로 곧바로 치고 오르기 위해 오른쪽으로 향한다. 미답의 길이라 가시나무 등 장애물을 만나면 크게 보아 왼쪽으로 길을 찾으며 오른다. 뚜렷한 길이 없어 개척해 올라간다.
이렇게 15분. 숨은 길이 차츰 그 모습을 드러낸다. 동시에 여유도 생긴다. 노란 생강나무꽃과 발밑의 제비꽃도 눈에 띈다. 나무 밑둥지엔 흰구름버섯과 두릅나무도 이따금씩 보인다. 다시 15분 뒤 큰 바위가 보일 무렵 왼쪽 장육산, 오른쪽 암봉인 만봉산과 단석산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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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세계는 4월, 이미 봄이 왔건만 산속에는 아직 겨울이다.


무명봉을 하나 넘으면 예상치 못한 진달래 천지다. 산비탈에도 길섶에도 온통 진달래다. 10분쯤 뒤 길찾기 유의할 곳 하나. 낙엽길 사이 조그만 바위가 여럿 산재한 지점으로, 주변보다 약간 높아 봉우리인 듯하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발목까지 낙엽이 빠지고 진달래가 아예 터널을 만들어 놓았다. 이쯤되면 진달래산으로 새로이 등록해도 괜찮을 듯하다.
대형풍선이 터져 나무에 걸린 지점을 지나 25분쯤 가면 고개마루 안부. 나무가 여럿 쓰러져 있다. 여기서 25분 뒤 정상 아래 삼거리로 주능선이다. 상봉은 오른쪽. 10분 거리다. 정상석은 없고 작은 바위 위에 돌탑이 서 있다. 돌탑을 마주 보고 정면엔 숙재고개, 그 왼쪽에 사룡산 구룡산이, 오른쪽엔 만봉산 석두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다시 주능선으로 되돌아가 계속 직진한다. 신라 장수들의 훈련장소였다는 장육산과 사룡산 가는 길이다. 정면 발백산과 왼쪽의 반룡산이 보인다. 급경사 내리막 낙엽길이 이어진다. 20분 뒤 안부.
여기서 잠시 산세를 살펴보자. 저 멀리 정면 한 일 자로 내달리는 능선이 둘 있다. 크게 보면 앞의 낮은 능선을 타고 약간 오른쪽으로 이동, 그 뒤 능선을 탄다. 장육산과 사룡산이 이어지는 능선이다.
송림을 지나 낙엽길을 가볍게 내달리면 오른쪽으로 열린 산길을 만난다. 청도 운문면 평지말 가는 길이다. 계속 직진한다. 7분 뒤 조래봉(570m) 정상. 직진한다. 이 길 왼쪽은 경주 산내면, 오른쪽은 청도 운문면이다.
이제 장육산 방향으로 간다. 잇단 사거리와 530봉을 지나면 오른쪽 저 멀리 운문댐의 금빛물결이 반짝인다. 왼쪽에는 산행팀이 지금까지 올라온 능선이 뚜렷하다. 결국 산행팀은 산저골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돈 셈이다.
25분쯤 가면 임도. 직진하면 또 다시 임도와 만난다. 왼쪽으로 5분쯤 가면 장육산 정상 밑 오거리. 여기서 방법은 두 가지. 정상에 올라 내려가도 되고, 바로 하산해도 된다. 정상까지는 멀지 않아 건각들은 40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정상에서 바로 하산하려면 오른쪽 20번 지방도(장육산 상회)로 내려선다(근교산 장육산~조래봉 기사 참조). 바로 하산하려면 왼쪽으로 내려선다. 표고버섯 재배단지를 지나 웅덩이 둘을 우로 끼고 계곡을 따라 내려선다. 수목들이 계곡쪽으로 쓰러져 있다. 이내 빨간 노끈이 매어져 있는 오른쪽 계곡길로 내려가 하산한다. 이제서야 산길이 뚜렷하다. 10분 뒤 계곡을 건너 포장로로 5분 정도 걸으면 내칠2리 하산저마을. 여기서 들머리까지는 15분 걸린다. (2005. 4)

#교통편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000원.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산내면 산내터미널 가는 버스는 금아교통 350번이 있다. 오전 6시, 6시27분, 7시18분, 7시42분에 있으며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출발한다. 2050원. 산내터미널에서 내칠1리로 가는 351번 버스는 오전 8시20분에 한 번 있다. 1300원. 날머리 내칠1리에서 산내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50분, 7시5분(막차)에 있다. 산내면 개인택시(054-751-4140)를 이용하면 9500원. 산내터미널에서 경주행 버스는 오후 4시15분, 5시5분, 5시30분, 6시15분, 6시45분, 7시35분, 8시30분에 있다. 경주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5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천IC~청도 운문 20번 국도 우회전~땅고개(휴게소)~산내면 이정석~청도 운문 20번 국도 우회전(산내면소재지)~제2의곡교 건너~서면 우라 방면 우회전(구지사 장육산 해송암 방향)~제2내칠교 건너~오옥사 이정표에서 왼쪽~산저교 건너~내칠1리 동회관에 주차한다.

#맛집-원조 일광식육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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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산내면은 예부터 불고기단지로 유명한 곳. '원조 일광식육식당(054-751-5757)'이 가장 유명한 원조집이다. 산내면소재지인 의곡리에 위치한 산내터미널에서 두어 집 떨어져 있다. 35년 전통을 자랑한다. 집은 허름하지만 맛으로 승부한다. 10여 곳의 이곳 식당 중 유일하게 소를 직접 키워 판매한다.
 안주인 황숙자(62)씨는 "맛의 비결은 거름 등을 섞은 먹이"라고 밝힌 뒤 "한 번 온 사람은 반드시 단골이 된다"고 말했다. 양도 많다. 1인분에 200g 정도를 내놔 장정 2사람이 와서 3인분을 시키면 배가 부를 정도. 파절임도 돌복숭을 삭힌 액과 포도주 액, 감식초를 양념장에 섞어 맛은 물론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 직접 키운 곰달피와 상추 파 마늘이 곁들여지고 된장 또한 직접 담궈 일품이다. 200g 1인분 1만7000원. 워낙 맛이 있어 부산 대구 등지의 단골들도 아주 많다. 지금은 아들인 박병환 씨가 2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어머니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손주도 보고 밭일도 하며 뒤에서 돕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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