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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평원의 가을 파도 억새 품에 한번 안겨볼까
-국제신문 산행팀 추천, 추석 연휴 가볼 만한 억새 산행지

 
 여름 한철 잠시 지팡이를 접은 평범한 산꾼들은 통상 이달 10일을 전후하여 본격적으로 등산화끈을 질끈 매고 산을 찾기 시작한다.

올해는 이 시기가 공교롭게도 추석 연휴 기간이다. 최근에는 명절 때 차례를 간편하게 모시는 추세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남는 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멀지 않은 근교산으로 떠나는 경우가 보편화됐다. 때마침 가을의 전령 억새가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이름에서 연상되는 투박함과 달리 억새는 한줌 실바람이라도 스치면 파르르 몸살을 앓듯 가녀린 여인네의 자태마냥 아름답다. 역광에 반사되면 찬란한 금빛 억새로 뽐내고 석양에 비치면 수줍은 듯 홍조를 띠다 달빛에 젖으면 푸근한 솜털로 옷을 갈아 입는 변신의 귀재 억새.

국제신문 산행팀은 추석 연휴를 맞아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억새의 물결을 볼 수 있는 산행지를 추천한다.
   
 
#부산 최고의 억새군락지 승학산(乘鶴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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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학산 억새평원은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 가을 전령인 억새의 화려한 장관의 물결을 원없이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억새 산이다. 사하구와 사상구에 걸쳐 있는 승학산은 해발 496m로 높지 않아 가족 등반 코스로 제격이다. 흔히 '동네 뒷산'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주변 봉우리와 능선을 이어 산행하면 평범하지 않은 산임을 느낄 수 있다.

고려말 무학대사가 산천을 두루 살피며 전국을 유랑할 때 산세가 준엄하고 기세가 높아 학이 하늘을 나는 듯하다 하여 명명한 승학산에 서면 부산의 도심과 산세를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영남알프스인 영축산 가지산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승학산은 산행 기점을 어디서나 쉽게 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사하구에선 동아대 하단캠퍼스나 하단오거리 사파이어 호텔 뒤, 엄궁 등지에서 쉽게 오를 수 있고 서구에선 꽃마을이나 대티고개 정상부에서 올라 시약산~구덕산~억새평원~승학산 정상을 거쳐 동아대 하단캠퍼스로 하산이 가능하다.

장시간 산행을 하려면 중구 대청공원에서 출발해 구봉산~엄광산~꽃마을~구덕산~억새평원~승학산으로 이을 수 있고 동구에선 안창마을, 부산진구에선 통일교 범내골 성지에서 올라 각각 수정산~엄광산~구덕산~억새평원~승학산으로 종주산행을 할 수도 있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 장군봉 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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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에도 억새군락지가 있다. 부산 쪽이 아니라 고당봉 넘어 양산 쪽 금정산 최북단에 위치한 장군봉에 억새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고당봉에서 북쪽으로 2㎞ 정도 떨어져 있어 평소엔 뜸하지만 억새들의 군무가 한창인 가을이면 많은 산꾼들이 즐겨찾는 부산 근교의 억새 명소로 가을 한철 억새 탐승지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산행은 양산시 동면 금산사에서 출발, 움막~습지~주능선~범어사기 석표~철탑~샘터~718봉~장군봉~철사다리~은동굴 갈림길~금산사로 원점회귀 가능하다. 또는 동면 중리마을에서 출발~금정암~임도~석문~729봉~장군봉 순으로 산행을 이어도 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경우 장군봉을 보고 와서 고당봉을 거쳐 범어사로 하산할 수 있다.
   
 
#해운대 장산에도 억새군락지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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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고당봉, 백양산에 이어 부산서 세 번째로 높은 해운대 장산은 바닷가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고 정상에는 군부대가 주둔해 있는 해운대 뒷산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억새군락지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 여타 억새 명산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반나절 억새 산행에 안성맞춤이다. 장산 정상을 지나 구곡산 가는 길에 위치한 억새군락지는 가을 한창 땐 억새산행이란 이름을 붙여도 좋을 만큼 아름답기 그지없다. 특히 구곡산은 바다와 아주 가까운 데다 대천공원에서 걸어서 1시간 거리여서 멋진 해맞이 산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도심에 위치해 있어 근접하기도 아주 편리하다. 해운대 신시가지의 대천공원을 비롯해 재송동 반송동 반여동 우동 기장 등지에서 쉽게 오를 수 있다. 크게 한 바퀴 산행을 하려면 해운대기계공고 인근 운촌경로정에서 철길을 건너 출발, 옥녀봉~중봉~정상 밑 갈림길~억새군락지~구곡산~대천공원 순으로 걸으면 된다. 5시간 정도 걸린다. 또 거문산에서 철마산 가는 도중에도 드넓은 억새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이곳은 마을 아래 사람이나 전문 산꾼이 아니고서는 잘 모르는 숨은 명소이다.
   
 
#화왕산성 한가운데 십리억새밭 창녕 화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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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에서 연상되는 투박함과 달리 억새는 역광에 반사되면 찬란한 금빛 억새로 뽐내고 석양에 비치면 수줍은 듯 홍조를 띠다 달빛에 젖으면 푸근한 솜털로 옷을 갈아 입는 변신의 귀재다. 사진은 화왕산성 내에 펼쳐진 십리 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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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차로 불과 1시간10분이면 들머리에 도달할 수 있는 데다 억새밭으로 오르는 산행시간이 1시간이면 충분해 억새 산행지로 남녀노소에게 각광받고 있다.

창녕은 예부터 낙동강과 우포늪의 범람으로 홍수가 잦아 주민들이 물기운을 다스리기 위해 창녕의 진산 이름을 '불기운이 왕성하다'는 의미의 화왕산(火旺山)으로 명명했다. 이 때문에 유난히 산불이 많이 발생해 키 큰 나무들은 오간데 없고 억새가 산 정상부를 뒤덮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등산로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창녕IC에서 5분 거리인 화왕산 군립공원 내 자하곡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코스. 도중 깔딱고개를 넘어야 하지만 넉넉잡아도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화왕산 정상부에 위치한 화왕산성은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큰 공을 세운 곳. 남동쪽의 경우 돌로 성을 쌓았지만 서북쪽은 절벽능선이라 자연성벽이다. 그 가운데가 십리억새밭으로 그 면적은 18만4800㎢(5만6000평). 직접 억새밭으로 들어가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성곽일주를 하며 억새를 감상한다. 정상석에서 기념 촬영을 한 뒤 난전이 펼쳐진 서문에서 성곽의 흔적이 잘 보존된 동문을 지나 남쪽의 배바위를 넘은 뒤 다시 원점인 서문으로 돌아오면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제대로 된 산행을 하면서 화왕산 억새를 감상하려면 중부내륙고속도로 영산IC를 나와 관룡사 쪽에서 출발, 화왕산~동문~허준 세트장~관룡산~용선대를 거쳐 원점회귀할 수 있다. 걷는 시간만 4시간10분 걸린다. 관룡산 주변은 송이버섯 산지. 관룡사 아래 옥천저수지 주변에는 송이밥 등 송이요리 전문점이 모여 있다.
   
 
#원효 대사 숨결 남아 있는 양산 천성산 화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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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千聖山)은 신라 원효 대사가 당에서 건너온 1000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하여 모두 성인이 되게 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화엄경을 설법한 장소가 바로 지금의 억새물결이 장관인 화엄벌이고, 한때 89개나 존재했던 암자와 사찰이 당에서 온 제자들의 숙소였다.

화엄벌은 원래 습지였지만 오랫동안 방치돼 오다 지난 1999년 고산습지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고 그로부터 3년 뒤인 2002년 환경부로부터 '화엄늪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따라서 아쉽게도 펜스로 둘러쳐져 있다.

화엄벌 억새는 유난히 키가 작아 친근감이 간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펜스를 따라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을 한가하게 걷노라면 참 잘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전망도 빼어나 낙동강을 기준으로 왼쪽엔 금정산 고당봉과 계명봉이, 오른쪽엔 김해 백두산과 동신어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대표적 코스는 상북면 석계~임도~원적산 봉수대~차단기~화엄벌~원효암~홍룡폭포~홍룡사. 덕계 쪽으로 하산하려면 화엄벌에서 무지개폭포~장흥저수지~덕계 또는 화엄벌에서 월평리 장흥부락으로 내려서면 된다. 초보자라면 오경농장 쪽에서 용주사를 거쳐 올라오면 힘들이지 않고 화엄벌 억새밭을 만날 수 있다.
   
 
#영남알프스 산군의 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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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평(330만 ㎡)로 국내 최대 규모의 억새군락지인 재약산 사자평원.


부울경 산꾼들의 영원한 '베아트리체' 영남알프스에도 억새군락지가 있다. 국내 최대의 억새평원인 재약산 사자평과 신불산 신불평원이 바로 그것.

사자평은 그 모습이 너무나 장관이라 옛 문헌에선 광평추파(廣平秋波·광활한 평원의 가을 파도)라 하여 '재약8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해서 사자평 코스는 가을 억새 탐승길의 고전으로 꼽혀 영남알프스 전지역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이 몰린다.

산행은 밀양 단장면에 위치한 호국대찰 표충사를 기점으로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표충사~진불암~재약산, 표충사~고사리분교터, 표충사~층층폭포~고사리분교터 순이 일반적이다. 좀 더 길게 잡으면 표충사~한계암~천황산~천황재~재약산, 필봉~천황산~천황재~재약산 순으로 걸을 수 있다. 천황산과 재약산 사이의 천황재 억새 또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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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평원 억새.

신불산 신불평원도 억새밭으로 유명하다. 재약산 사자평 억새밭이 광활함을 자랑한다면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신불평원은 능선을 따라 좌우로 펼쳐져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곳은 천성산 화엄벌의 억새처럼 키가 작아 바람에 일렁이는 군무는 보기 어렵지만 억새 사이의 잡목이나 잡풀이 거의 없어 억새군락지의 진수를 보여준다. 신불산에서 북쪽의 간월산까지 2.3㎞ 구간에서도 억새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억새 감상을 위한 덱이 조성돼 있는 간월재에서 바라보는 억새의 군무도 볼 만하다.

등산로는 등억온천~간월산장~임도~간월재~신불산~신불평원~영축산~통도사 순이지만 원점회귀를 원할 경우 신불산에서 공룡능선을 탄 후 홍류폭포를 거쳐 간월산장으로 하산하면 된다. 신불산 서릉을 타고 원점회귀할 경우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하단)에서 출발, 신불평원~신불산~공비지휘소 전망대~파래소폭포~휴양림 순으로 내려올 수 있다.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Posted by 곤이

용맹정진 고승대덕 금강폭포 보며 머리 식혔을까
-밀양 필봉~천황산

금강폭포 바로 아래 한계암, 선승들 수행정진하던 곳
고 혜각, 석정, 수안스님 등도 이 암자에서 그림공부
폭포 아래 또다른 멋진 폭포 알고보니 일광폭포
매바위마을서 본 필봉, 표충사서 본 필봉과 모습 달라
필봉에선 재약 천황 향로산과 표충사 산내암자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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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끼 낀 거무틱틱한 기암괴석 사이로 두 갈래의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는 금강폭포. 바로 아래
      한계암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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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암 아래 금강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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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암(왼쪽). 평일에는 문이 잠겨 있다. 우측은 한계암 바로 옆 흔들다리.



석남사 운문령 남명리 통도사 등억온천 표충사 삼계리의 공통점은.

절 온천 고갯마루 그리고 낯익은 마을 이름도 보여 알 것 같기도 한 데 뚜렷하게 손에 잡히는 건 없다. 산깨나 탄다는 산꾼들도 한번씩은 들어봤지만 막상 공통점을 찾으라고 하니 사실 막막하다고 한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지역 산꾼들의 영원한 휴식처 영남알프스 산군의 권역별 베이스캠프이다. 석남사 운문령은 가지산권, 남명리는 운문산권, 통도사는 영축산권, 등억온천은 간월 신불산권, 표충사는 천황 재약산권, 삼계리는 문복산권 베이스캠프에 해당된다.

그럼 또 하나의 질문. 이 중 연중 가장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 곳은 어딜까.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산꾼들 사이에선 천황 재약산권의 표충사가 지배적이다.

천년고찰 표충사를 기점으로 이어지는 천황산~재약산 코스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억새군락지인 사자평의 광평추파(廣平秋波)가 황홀하고, 금강폭포 층층폭포 흑룡폭포를 품은 금강동천과 옥류동천도 비경이다. 내달릴 수 있는 1000m급 주능선도 힘차게 뻗어 있고 여기서 바라보는 산그리메도 일품이다. 억새에 가려 알려지지 않았지만 봄철의 철쭉과 한겨울의 설경 또한 꽃산행과 눈꽃산행을 앞세우는 웬만한 산과 견줘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기존의 표충사 산행로는 표충사~한계암~천황산, 표충사~진불암~재약산, 표충사~옛 고사리분교터, 표충사~층층폭포~옛 고사리분교터 등 크게 네 가닥.

  
 이번 주 산행지는 필봉~천황산. 기존 등산로 대신 표충사 매표소 바깥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토박이 산꾼들이 즐겨찾는 한갓진 산길이다. 표충사에서 보이는 다섯 봉우리 즉 '재약 5봉'중 막내격인 필봉은 붓끝을 연상시키는 뾰족한 암봉. 재밌는 점은 표충사에선 일필휘지로 휘두를 것 같은 위엄있는 암봉이지만 이웃한 향로산이나 절 입구 매바위마을에서 보면 그저 스쳐가는 암봉으로 보일 뿐이라는 것.

구체적 경로는 단장면 구천리 표충사 집단시설지구 주차장~매바위마을~너덜~전망대~필봉(665m)~필봉 삼거리~헬기장~도래재 삼거리~남명리 삼거리~천황산(1189m)~금강폭포(한계암)~금강동천~표충사 순. 걷는 시간만 4시간50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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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 집단시설지구 무료 주차장의 맨끝에서 우측으로 가서 서왕교 건너기 직전 '약수슈퍼'를 끼고 좌측으로 간다. 다리 위에는 '매바위 마을 600m'라고 적힌 안내판이 눈에 띈다.

도로 우측에는 금강동천과 옥류동천 물이 만나 내를 이뤄 피서객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으며 정면으론 병풍을 연상시키는 매바위와 여자 젖꼭지 모양을 한 필봉 그리고 그 우측으로 재약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14분 뒤 매바위마을 앞 첫 갈림길. 여기서부터 요리조리 미로를 통과해 산으로 접어 든다. 첫 갈림길에서 우측, 두 번째 갈림길에서 역시 우측으로 가면 '그림같은 집'이라 적힌 펜션이 보인다. 그 펜션 좌측 샛길로 오르면 좌측으로 '상수원 보호구역 입산금지'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이지만 이는 그야말로 안내판이 보이는 좌측 계곡 쪽으로 가지말라는 경고판. 산행팀은 우측 아름드리 벚나무가 서 있는 샛길로 올라선다. 입구에는 산꾼들을 위해 누군가가 '뫼두막산장' 담벼락에 '필봉 가는 길'이라고 적어 놓았다. 이것만 찾으면 들머리 찾기는 사실상 끝.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80m쯤 돌길을 따라가면 본격 들머리에 닿는다. 5분 뒤 갈림길. 좌측 돌길 대신 우측으로 오른다. 이때부터 숲길로 접어들지만 대신 된비알이다. 7분쯤 오르면 갈림길. 좌측은 산아래서 본 대규모 너덜겅 지대. 길은 없지만 과연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보라는 의미일 게다.


너덜겅에서 6분쯤 힘겹게 오르면 경사는 사그라지고 돌탑이 서 있다. 이 돌탑 좌측 숲 사이로 보면 돌담으로 둘러싸인 터가 보인다. 일각에선 워낙 명당이라 표충사에서 묏자리로 못 쓰도록 막아 놓았다고 한다. 잠시 후 너덜겅과 만난다. 앞서 본 너덜겅과 이어지는 것이다. 입구에 보이는 웅덩이는 옛날 표충사에 자주 출몰해 사람들을 괴롭히던 지네를 잡은 곳이라 한다.

이제 너덜을 가로질러 숲으로 향한다. 집채만 한 바위 사이로 지그재그길이 열려 있다. 한 굽이 올라서면 첫 전망대. 정면으로 영남알프스의 최고 전망대로 불리는 향로산이 우뚝 서 있다. 여기서 9분쯤 힘겹게 오르면 필봉 갈림길. 좌측 필봉을 본 후 다시 이곳으로 와서 천황산으로 향한다.

  
3분이면 필봉에 올라선다. 조그만 팻말이 걸려 있다. '준·희' 오렌지색 리본으로 유명한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인 최남준 씨가 걸어 놓은 것이다. 듣던 대로 필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역시 웅장미가 빼어나고 조망이 기가 막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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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에서 내려다본 표충사 전경(왼쪽)과 필봉 정상을 알리는 팻말.


정면 발아래로 집단시설지구와 향로산, 그 우측으로 만어 뇌암 취경 명필 종남 덕대 등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산그리메를 펼쳐 보이고 있고, 다시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병풍 모양의 장엄하고 엄숙한 매바위가 보인다. 산아래에서 보면 생긴 모양이 매와 흡사해 마을 이름까지 '매바위'로 명명된 이곳에는 실제로 매가 많이 살았다고 전해온다. 이게 조망의 전부가 아니다. 팻말 좌측으로 4, 5m만 내려서면 표충사와 산내 암자 그리고 이를 품고 있는 봉우리들이 한눈에 펼쳐져 하산까지의 등로를 가늠해볼 수 있다.

표충사를 기점으로 좌우측에 각각 금강동천과 옥류동천이, 산중턱 좌측으로 서상암과 한계암 그 아래 내원암이, 이를 감싸고 있는 봉우리가 좌측 천황산에서 우측으로 재약산 재약봉 향로산 등 이른바 '재약 5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제 천황산을 향해 나아간다. 사실 들머리에서 필봉까지의 구간이 된비알로 힘들 뿐 이후 산길은 완만한 경사로 그리 힘들지 않다. 산길 또한 외길이며 갈림길은 세 곳 정도 만난다.


필봉에서40분이면 삼거리(911m)에 닿는다. 왼쪽은 감밭산을 거쳐 삼거마을 방향. 삼거는 표충사 진입 전 삼거리로, 단장면과 산내면을 잇는 교통의 요지이다. 우측 천황산 방향으로 50m쯤 내려서면 전망대. 천황산과 재약산이 한눈에 보인다. 이후 천황산과 재약산이 등로 우측 시야가 트이는 지점이면 각도를 달리해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 안부에서 바닥을 친 뒤 12분쯤 오르면 헬기장. 3분 뒤 비교적 너른 터에 닿는다. 도래재 삼거리(940m)다. 진행 방향에서 보이지 않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조그만 안내판이 나무에 붙어 있다. 왼쪽 도래재 정승봉 실혜산, 산행팀은 오른쪽 상투봉 천황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때부터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소로로 변한다. 발밑에는 유난히 버섯이 자주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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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바라본 천황산 정상.


16분 뒤 마지막 갈림길. 왼쪽길은 얼음골 사과의 본산인 산내면 남명리로 이어지지만 현실은 벤 나무를 깔아 산길이 아닌 것처럼 해놓았다. 이 대장은 수 년 전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때 이 길로 하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산행팀은 우측 천황산 방향으로 간다. 이때부터 햇빛 비치는 돌길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숲길이 반복된다. 갈림길에서 7분 뒤 이번엔 천황산의 반대쪽인 왼쪽 산내면 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맨 왼쪽 9시 방향으로 정각산, 그 우측으로 구천산 정승봉이, 발아래 산내천 뒤로 남명초등학교가 보이고, 그 뒤로 억산 운문산 아랫재 가지산 백운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또 한 가지. 지도상의 상투봉은 아랫마을인 남명리에서 보면 그 모습이 상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능선상에서 그냥 모른 채 스쳐가는 봉우리이다.

이제 숲길과 시야가 트이는 구간이 반복된다. 정글숲을 헤치듯 잡풀을 헤치고 올라서면 푸른 억새길. 백조를 꿈꾸는 미운 오리새끼마냥 아직은 키도 작고 억새로서의 품새도 갖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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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산 가는 길(왼쪽)과 천황산 정상석.


천황산 정상은 5분 뒤. 예의 커다란 돌탑이 우뚝 서 있다. 직진하면 재약산 방향. 아직도 내리쬐는 햇볕이 부담스러워 서둘러 이정표가 가리키는 '한계암(3㎞) 표충사(4.8㎞)' 방향으로 내려선다.

답답한 돌길의 연속이다. 17분쯤 뒤 처음으로 시야가 트이며 재약산이 보이고, 여기서 13분 뒤 좌측으로 재약산, 우측으로 산행팀이 올라온 필봉 능선이, 정면으로 향로산이 동시에 보이는 지점도 지난다.

5분 뒤 너덜길을 따라 내려가면 13분 뒤 한계암에 다다른다. 암자 문은 잠겨 있고, 한 굽이 위의 그 유명한 금강폭포는 거무틱틱한 기암괴석 사이로 두 갈래의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비경이다.

암자 앞 흔들다리를 건너 산길로 내려서면 이내 금강동천의 본류를 만난다. 10여 분간 계곡미를 감상하며 계곡을 내려온다. 범람을 대비해 계곡 우측 바위에 밧줄을 고정했고, 위험한 지점에는 난간과 발판을 조성해 놓아 전혀 위험하지 않다. 폭이나 규모 면에서 국내 여느 계곡과 견줘도 경관 면에서 하등 뒤질 게 없다.

   
계곡을 뒤로한 채 산길로 3분이면 곧바로 도로로 내려선다. 여기서 표충사 경내까지는 12분, 이어 절에서 주차장까지는 20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마을서 본 필봉과 표충사서 본 필봉 모습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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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충사 경내에서 본 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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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충사에서 본 재약산.

표충사는 사명대사가 임진왜란 때 3000여 명의 승병을 이끌고 조국을 구한 구국성지. 해서, 경내 유물전시관과 표충서원에는 사명대사와 관련된 많은 유품이 보관돼 있다. 임란 때 친히 입은 금란가사와 장삼, 임란 후 대사가 강화사절(講和使節)로 일본에 가 조선 포로의 송환문제를 다룬 문서 등 16건 79점이 소장돼 있다.

조계종 통합종단의 초대 종정을 역임한 현대의 마지막 고승 효봉 스님이 말년을 보내고 열반한 곳도 이곳 표충사다. 스님의 커다란 사리탑이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또 일연 선사가 삼국유사를 탈고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당시 충렬왕은 표충사를 찾아 동방제일의 선찰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온다.

금강폭포 옆의 표충사 산내암자인 한계암은 원래 비비정(飛飛亭)이란 정자 자리로 예부터 고승대덕들이 자연과 벗하며 수행정진했던 터다. 임란 이후 못 쓰게 된 것을 돌아가신 혜각 스님(단청 중요무형문화재 1호)이 40여 년 전에 건물을 지었고, 이후 석정 스님이 지금의 요사채를, 선화(禪畵)에 일가견이 있는 통도사 축서암 한주 수안 스님이 대웅전을 조성, 그림 공부를 하며 수행정진했다고 전해온다.

특히 대웅전은 국내에서 가장 작은 전각이라고 한다. 성인 세 사람이 겨우 앉을 수 있을 정도란다. 현재 한계암은 통도사 소속 동하 스님과 보살 한 분이 맡고 있다. 하지만 평일에는 거의 없고 주말에 이따금씩 찾는다고 한다. 대웅전의 부처님은 혜각 스님이 한국전쟁 때 금강산 유점사에서 갖고 내려온 철불이었으나 7년 전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개금불사했다고 한다.

한계암 위쪽 쌍폭은 금강폭포로 알려져 있지만 아래쪽 폭포는 이름이 일광(日光)폭포라고 한다. 금강폭포 금강동천과 함께 모두 혜각 스님이 명명했다고 한다.

화려한 배롱나무꽃이 한창인 표충사 경내에선 '재약 5봉'을 꼭 챙겨보자. 경내로 들어서면 좌측에서부터 뾰족한 암봉인 필봉 천황산(정상은 안 보임) 재약산 재약봉 향로산이 180도에 걸쳐 확인된다.


# 교통편-표충사 집단시설지구 무료 주차장 앞에서 하차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단장 표충사 1077번~단장면~표충 국민관광휴양지(집단시설지구) 주차장 순. 또는 경부고속도로 양산IC~배내골 어곡터널~어곡양산산업단지 좌회전~어곡터널~배내골 용선~밀양댐 배내골~에덴벨리 리조트~밀양 단장 직진~밀양댐 지나~표충사 우회전.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0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표충사행 버스를 타고 표충사 집단시설지구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 11시. 2600원. 날머리 표충사에선 정류장이 두 곳이다. 화장실과 대형 입간판이 서 있는 '절입구' 정류장에선 오후 2시10분, 4시10분, 6시20분, 7시10분, 8시에 출발하며 집단시설지구인 '표충상가' 정류장에선 오후 3시10분, 4시50분, 5시30분에 있다. 2600원.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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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산행팀 추천 국내 유명 얼음골

  절기 상으로 봐서 더위가 한 풀 꺾여야 하는데 아직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쉴 새 없이 흐르는 땀방울. 찬물로 샤워를 해도 잠시 뿐. 바깥 나들이 하기가 두려울 정도다. 이쯤되면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그리워질 만하다. 에어컨 바람 말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이 어디 없을까.
 한여름속 겨울, 이한치열(以寒治熱)로 제격인 곳이 있다. 경북 의성 빙계계곡, 경남 밀양 얼음골, 경북 청송 얼음골, 충북 제천 금수산 능강계곡, 전북 진안 대두산 풍혈냉천 등이 바로 그곳.
 찬 공기로 인해 온몸이 금새 얼어붙는 곳, 발 담그기 무섭게 한기가 온몸에 퍼지는 차가운 계곡수들. 여름 휴가지로 이만한 데가 또 있을까. '여름과 겨울이 뒤바뀐 세상'에서 더위를 한번 식혀보자.

 #경북8승 중 하나-의성 빙계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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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계계곡 입구에 서 있는 빙계계곡 안내판(왼쪽)과 빙혈 및 풍혈. 빙혈을 보고 계단을 오르면 풍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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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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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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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계계곡을 따라 빙혈과 풍혈을 보러 가는 길 주변에도 찬바람이 나온다.


 의성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석탑 박물관'. 지명 중 '탑리'가 있을 정도로 수려한 풍광 속에 우뚝 선 탑들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무더위가 찾아오면 어김없이 각광받는 곳이 한 곳 있다. 이름에서부터 시원하게 느껴지는 빙계계곡이다.
 예부터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계곡이라 하여 붙여진 빙계계곡에는 유난히 '얼음 빙(氷)' 자가 들어가는 이름이 많다. 빙계계곡을 둘러싼 산이 빙산, 계곡이 있는 마을이 빙계리, 계곡 내 위치한 절터는 빙산사터.
 의성문화원 이종우 원장은 "이곳 빙계리가 속한 의성군 춘산면도 과거에는 빙산면이었는데 조선 철종 때 마을에 '빙' 자가 너무 많으면 인재가 나오지 않는다 해 봄 춘(春)로 바꿨다"고 말했다.
 군립공원인 빙계계곡은 빙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기암절벽을 돌아 굽이쳐 한 폭의 동양화처럼 멋스런 풍광을 이뤄내 예부터 경북8승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계곡 입구는 현재 빙계서원. 도산서원보다 17년 앞선 이 서원에는 이언적 유성룡 김안국 등 5현이 모셔져 있다.
 빙계서원을 지나 다리 건너 계곡과 나란히 내달리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우측에 시원한 계류와 함께 거무죽죽한 운치있는 바위들이 펼쳐진다. 방랑시인 김삿갓은 "굽이치는 개울물에 물고기가 헤엄치고 떨어질 듯 매달린 바위 틈에 꽃이 피어 드리워졌구나"며 이곳을 노래했다.
 도로 좌측의 바위 틈에는 소문대로 찬 기운이 느껴지고 관광객들은 신기한듯 다가가 바위 주변을 둘러본다.
 빙계계곡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빙혈(氷穴)과 풍혈(風穴). 입구의 빙계상회 안주인 김향숙 씨는 "초복 때쯤부터 하루종일 찬 기운이 바위 틈새로 뿜어져 나와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장관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빙혈과 풍혈까지는 3분도 채 안되는 거리. 아름다운 숲과 조화를 이루는 빙산사지 오층석탑을 지나면 갑자기 냉기와 함께 뿌연 김이 앞을 가린다. 이구동성으로 '와~아'.
 원래 빙혈은 빙산 기슭 바위에 뚫린 굴이지만 입구에 작은 건물로 단장해 안으로 들어가 구경하도록 설계돼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벽돌과 유리문으로 막아 놓은 곳에서 서늘한 기운이 나와 온몸에서 오싹 한기가 돋는다. 입에선 하얀 입김도 나온다.
 빙혈에서 나와 계단을 오르면 풍혈이 있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작은 굴이다. 어른 두 사람이 겨우 들어갈 공간이다. 빙혈에 비하면 좀 떨어지지만 차고 뿌연 냉기를 발산한다.
 빙계계곡 입구에서 1㎞쯤 떨어진 곳에는 더운 물이 나오는 빙계온천이 있다. 찬바람이 불고 얼음이 어는 계곡 근처에 온천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흥미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곳은 또 원효 대사와 요석 공주의 사랑이야기가 전설로 내려온다. 요석 공주가 젖먹이 아들 설총을 데리고 원효 대사를 찾아왔는데, 원효대사가 수도 중이었던 곳이 바로 빙산사 빙혈 속이었다는 것이다.

 #원조 얼음골-밀양 얼음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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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천황산 기슭 해발 700m에 위치한 골짜기. 정식 이름은 시례빙곡(詩禮氷谷)으로 천연기념물 제224호이다.
 삼복 더위에 얼음이 얼고 겨울에는 얼음이 녹아 더운 김이 올라 오래 전부터 영남지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피서지로 자리매김해왔다. 접근성이 뛰어난 의성 빙계계곡에 비해 밀양 얼음골은 주차장에서 넉넉잡아 25분 정도는 올라야 한다. 경사가 다소 급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동네 약수터 가는 정도이니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너무 오랫동안 너무 많은 인파가 다녀갔고, 그에 따른 개발이 진행돼 최근에는 얼음을 보기가 무척 힘들어졌지만 바위 틈 사이로 불어 나오는 시원한 냉기와 차가운 계곡물은 예전과 별 차이가 없어 피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게 얼음골 관리인의 설명이다. 관리인에 따르면 현재 결빙이 외관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바위 밑에는 얼어 있으며 평균 기온은 0~1도를 오르내린다고 덧붙였다.
 얼음골에서 좌측으로 200m 정도 산길을 따라 꺾어지면 협곡 내 수십m 높이의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마불 폭포다. 바위와 바위가 맞붙어 있고 그 틈새로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비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앗아간다.

 #청송 얼음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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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얼음골 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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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에 바라본 얼음골 인공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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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본 인공폭포와 겨울철 빙벽대회 모습.


 밀양 얼음골에 비해 지명도는 한참 떨어지지만 경북 내륙지방에선 꽤나 유명한 여름철 관광지이다. 밀양 얼음골이 천연기념물인 데 반해 청송 얼음골은 그 흔한 지방기념물로도 지정돼 있지 않다.
 울타리를 쳐서 접근을 막고 있는 밀양 얼음골과 달리 이곳은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얼음물이 나오는 지점에 굴을 조성해 찬바람이 쌩쌩 부는 가운데 물을 뜰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량도 많아 여름철이면 항상 물을 뜨려는 사람들로 북적된다. 이 굴 윗쪽에도 찬바람이 나와 많은 사람들이 한여름 피서지로 애용하고 있다.
 청송 얼음골에는 명물이 하나 있다. 바로 청송군이 지난 1999년 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1억3000여 만원을 들여 천연 암벽에 계곡수를 끌어올려 만든 인공폭포. 처음보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귀띔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높이 62m로 국내 최대 규모인 이곳에서는 매년 1월이면 폭 100m의 얼음벽을 조성해 청송 주왕산 빙벽대회가 열린다.

 #진안 풍혈냉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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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4도를 유지하는, 물 좋기로 소문난 진안 냉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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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서늘한 바람이 불어대는 풍혈.

 전북 진안 성수면 대두산(일명 말궁굴이산) 기슭에는 풍혈냉천이 있다. 청송 얼음골과 마찬가지로 찬바람과 함께 얼음처럼 찬 샘물도 함께 솟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시대 명의 허준이 이곳 냉천의 물로 약재를 달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항상 4도를 유지하는 냉천의 물은 맛도 일품일 뿐더러 이 물에 목욕을 하면 피부병과 무좀이 치료되고 장복할 경우에는 위장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자연보호중앙협의회에 의해 한국의 명수로 지정됐다.
 얼기설기 얽힌 바위 사이로 검게 뚫린 구멍에서는 냉장고의 냉동실을 열었을 때와 흡사한 느낌의 서늘한 바람이 나온다. 여름이면 사람들은 이 구멍들을 찾아 마치 혹한에 모닥불 쬐듯 옹송그리고 앉아 감탄사를 연발한다. 대두산 풍혈냉천 바로 인근에는 마이산이 있어 관광객들은 이 두 곳을 연계해 둘러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천 금수산 능강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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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그 위력을 발하는 금수천 능강계곡 얼음골.

 충주호와 마주보고 있는 제천 금수산 자락의 능강계곡 얼음골의 옛 이름은 '한양지(寒陽地)'. 그 이름만큼이나 삼복염천에 얼음이 얼어 이곳의 고드름을 먹으면 기침이 멎는다고 해서 멀리서 일부러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금수산 중턱에 자리한 얼음골에는 연중 차가운 기운이 흐른다. 이곳 역시 얼기설기 쌓인 돌무더기에서 삼복 무렵이면 가장 많은 얼음이 발견된다.

 ◆얼음골 그 원리는.
 여름에 얼음이 얼고 겨울에 온기가 발하는 얼음골은 대자연의 우연한 산물일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 그 속에는 바로 과학의 원리가 숨어있다.
 지형적 지질학적 요건이 우선 필요조건이다.
 밀양 얼음골, 청송 얼음골, 의성의 빙계계곡 등지의 유명 얼음골은 예외없이 근처 산에서 무너져 내린 수십㎝에서 수m 크기의 돌들이 비교적 겹겹이 쌓여 있으며, 암석은 대부분이 화산폭발로 한번 불에 구워져 단열효과가 높은 화산암 계열의 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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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구리봉 2부 능선쯤의 너덜(왼쪽)과 밀양 천황산 6분 능선쯤의 너덜. 이 너덜 속에 얼음골의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이런 구조가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얼음골의 신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본적 원리는 간단하다. 겨우내 찬바람이 돌틈으로 들어가 돌들을 차갑게 식혀 놓는다. 봄이 되면 얼음골에는 온기가 들어가면서 돌틈에 있던 무거운 찬공기를 아래쪽으로 내몬다. 차가워진 바위는 쉽사리 데워지지 않고 여름에도 영하의 온도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골짜기의 제일 아래쪽 얼음골에서는 영하의 찬바람이 불어나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것이다.
 최근에는 얼음골에 신비가 한꺼풀씩 벗져지고 있다.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변희룡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부터 거의 매주 밀양 얼음골을 찾아 얼음골의 비밀을 밝히는 연구를 한 결과, 최근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한 구멍에서 계절을 달리해 냉혈과 온혈이 나온다고 믿었는데 연구결과 지금의 냉혈보다 약 400m 위인 해발 800m 지점에서 온혈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변 교수팀이 밝힌 밀양 얼음골의 비밀은 지하에 유입된 찬 공기와 지하수 때문. 돌 틈새로 들어온 차가운 공기는 지하수를 얼리고 이때 열은 방출된다. 이 열이 공기를 데워 위로 올라가게 해 습도가 높은 따뜻한 공기를 온혈로 뿜어져 나오게 한다. 이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열과 수증기는 고지대로, 물과 냉기는 저지대로 이동한다. 따라서 냉혈은 저지대에, 온혈은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곤이

청송 얼음골, 밀양 얼음골 못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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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봉에서 하산 도중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송 얼음골 전경. 해발 62m의 거대한 인공폭포와 태극방향을 이루는 얼음골계곡 물길이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왼쪽 뒤 저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영덕 팔각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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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얼음골 약수터. 청송 얼음골 약수터. 여름철엔 온종일 물을 뜨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마시면 입안이 얼 정도로 아주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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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얼음골 약수터의 비밀이 숨겨진 너덜겅. 얼음골 약수터의 상류에 위치해 있다. 밀양 얼음골 위쪽에도 이같이 대규모의 너덜겅이 있다.


※다음은 시간대별로 편집한 시간임. 기사는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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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계유원지 주차장에서 길을 건너 포장로 쪽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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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절벽 쪽으로 내려선다. 도중 만나는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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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바라본 풍경. 들머리 팔각산장 주차장과 산행팀이 걸어온 길, 그리고 저 멀리 팔각산이 한 화면에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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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또 오르고. 땀이 비오듯, 등산복이 비에 젖은 것처럼 축축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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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에서 거의 탈진. 한참동안 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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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봉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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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가 있는 해월봉 정상(왼쪽). 우측은 하산 도중 전망대에서 본 얼음골 인공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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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암릉길을 지나면(왼쪽) 얼음골계곡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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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봉 등산로 팻말을 지나(왼쪽) 만나는 얼음골 약수터에는 사시사철 유량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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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얼음골 인공폭포. 겨울철 빙벽대회가 열리는 인공폭포. 같은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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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얼음골 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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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얼음골 약수터의 비밀이 숨겨진 너덜겅. 얼음골 약수터의 상류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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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에서 군경계를 지나 영덕에 접어들면 옥계계곡(왼쪽)과 침수정(오른쪽)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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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계계곡.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룬다.



 열대야가 본격 시작된 여름. 가만히 앉아 있어도 쉴 새 없이 흐르는 땀방울. 찬물로 샤워를 해도 잠시뿐.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무기력증의 연속이다. 이쯤 되면 머릿속엔 찬바람이 쌩쌩 불어대는 한겨울이 그리워진다. 에어컨 바람 말고 대자연속의 시원한 찬바람이 부는 곳이 어디 없을까. 한여름속 겨울, 이한치열(以寒治熱)이 실제로 존재하는 그런 곳 말이다.

부울경 장삼이사들이야 대번 밀양 얼음골을 떠올릴 것이다. 산내면 남명리 천황산 기슭 해발 700m쯤에 위치한 신비의 골짜기 밀양 얼음골은 복더위에 얼음이 얼고 겨울에는 더운 김이 솟는다. 얼음골 입구에서 불과 1.2㎞ 지점에는 뭣이라도 삼킬 듯한 호박소와 오천평반석까지 위치해 있어 얼음골은 이래저래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경남 밀양에 얼음골이 있다면 경북 청송에도 얼음골이 있다. 주당들이야 '청송 얼음골 막걸리'를 본거지라며 익히 알고 있겠지만 일반인들에겐 사실 새로운 사실일 게다. 밀양 얼음골이 시례빙곡(詩禮氷谷)이라는 정식 이름을 갖고 천연기념물 제224호로 지정돼 있지만 청송 얼음골은 그 흔한 지방기념물로도 지정돼 있지 않아 어쩌면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청송군 부동면 내룡리에 위치한 청송 얼음골은 해월봉 2부 능선 돌무더기 사이에서 찬바람과 함께 얼음이 맺히는 곳이다.

밀양 얼음골이 주차장에서 도보로 25분 정도 걸리고 정작 얼음이 어는 지점은 햇볕이 내리쬐는 데다 울타리를 쳐서 접근을 막고 있는 반면 청송 얼음골은 주차장에서 폭 20m의 계곡을 징검다리로 건너면 곧바로 만난다. 이곳에는 약수터 조성을 위해 굴을 만들어 찬바람이 쌩쌩 부는 가운데 약수를 뜰 수 있어 한여름이면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이 굴 위쪽에도 찬바람이 나와 많은 사람들이 한여름 피서지로 애용하고 있다.

청송 얼음골에서 930번 지방도를 타고 영덕과의 경계를 지나 5㎞쯤 떨어진 지점에는 옥계계곡이 있다. 영덕군 달산면 옥계리에 위치한 옥계계곡은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괴석 아래로 이름 그대로 옥같이 맑고 투명한 계류가 흐르는 절승지. 청송 얼음골 물과 포항 죽장면 하옥리계곡수가 합류하는 이곳은 특히 주변 경관이 빼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조선 광해군 때 선비 손성을이 이처럼 빼어난 절경에 반해 옥계계곡에서 경관이 으뜸인 자리에 침수정이란 정자를 세워 '옥계37경'을 명명하며 여생을 보냈다고 전해온다.

이번 주 산행지는 청송 구리봉(595m)~해월봉(610m). 앞서 뜬금없이 옥계계곡과 청송 얼음골을 장황하게 늘어 놓은 이유는 들머리가 옥계계곡 인근이고 날머리가 청송 얼음골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두 봉우리는 인근에 우뚝 솟은 국립공원 주왕산과 팔각산 동대산 바데산의 명성에 가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이 점이 되레 때묻지 않은 청정 산길임을 뒷받침하는 보증수표이지 않을까.

산행은 영덕군 달산면 도전리 옥계유원지 팔각산장 주차장~옥계유원지 매표소(선경옥계 표지석)~송이채취 안내판~전망대~송이채취 움막~안부 사거리~김녕 김씨묘~541봉~잣나무숲~임도~경주 이씨묘~원구리 갈림길~구리봉~해월봉~돌탑봉~얼음골 전망대~목책~돌다리~얼음골 약수터. 걷는 시간만 3시간20분 정도 걸린다. 들머리와 날머리는 계곡이지만 산길은 샘터 하나 없는 전형적 육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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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산장 주차장에서 나와 도로를 바로 건너 포장로를 따라 간다. 입구 좌측엔 옥계유원지 매표소, 우측은 '선경옥계(仙境玉溪)'라 적힌 대형 표지석이 서 있다. 잠시 뒤돌아보자. 상어이빨처럼 솟은 봉우리가 팔각산이다.

120m쯤 뒤 좌측 계곡 쪽으로 내려선다. 계곡과 나란히 50m 정도 걷다 물을 건너 잡풀숲을 뚫으려고 했지만 불가능해 좌측 병풍바위 쪽으로 붙어 나아간다. 살짝 오르면 비닐하우스를 지나고 곧 이어 좌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본격 들머리다.

비록 묵었지만 의외로 길이 있다. 8분 뒤 갈림길. 얇은 판자가 걸려 있는 우측으로 향한다. 간벌 후 뒷정리를 하지 않아 나뭇가지가 길을 막고 있다. 뚫고 오르면 무덤과 만난다. 무덤 좌측으로 오른다. 역시 나뭇가지들이 널브러져 있지만 60m쯤 올라서면 나아진다. 숲사이로 우측 바데산, 좌측으로 팔각산 능선이 보인다.

차츰 경사가 심해진다. 무덤에서 8분 뒤 부처손이 널려 있는 전망대에 서면 들머리 팔각산장 주차장과 팔각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20m쯤 올라서면 이곳이 송이가 나는 산임을 알리는 얇은 판자가 걸려 있다. 이후부터 10분 정도는 살인적 경사의 된비알. 낙엽까지 수북해 체력 소모가 심하다. 우측 전망대가 하나 보이지만 앞서 본 풍경과 큰 차이는 없다.

이어지는 된비알. 가마솥 더위에 거의 쓰러질 정도로 힘들다. 6분 뒤 송이 채취 움막을 지나면서 경사는 누그러지고 솔가리길이 기다린다. 영덕에서 청송으로 가는 길이다.

잠시 후 안부 사거리. 좌측은 영덕군 달산면 도전리 옥녀암 방향, 우측은 옥계유원지 쪽, 산행팀은 직진한다. 역시 오름길의 연속이다. 20분 뒤 김녕 김씨묘를 지나면서 잠시 오르막은 주춤한다.


좌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햇볕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청정 산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잠시 내려갔다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로 올라서면 541봉에 닿는다. 김녕 김씨묘에서 19분. 이때부터 그간 안 보이던 안내 리본이 보이기 시작한다. 541봉은 청송 영덕 포항의 경계 지점이다.

직진하며 내려선다. 이 길은 '좌 포항, 우 청송'으로 이어지는 시군 경계길. 그러니까 이 길 좌측으로 포항 하옥리계곡, 우측으로 청송 얼음골계곡이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즉, 산은 스스로 물을 가르는 고개가 된다는 산경표의 주 이론이 딱 들어맞는 셈이다.

곧 좌측으로 잣나무숲이 펼쳐진다. 이후 산길이 우로 휘더니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안부를 지나면 이내 임도에 내려선다. 우측 청송군 부동면 진흥사, 좌측은 포항시 죽장면 하옥리 방향. 잠시 땀을 식히며 아름드리 소나무들을 감상한 후 임도를 건너 바로 산으로 올라선다. 경주 이씨묘를 지나며 오름길이 이어지고 이후 우측으로 잠시 평편한 길이 지속되다 3분쯤 오르면 무명봉. 돌과 나뭇가지가 널려 있는 거친 길로 내려서다 급경사길로 치고오르면 갈림길. 우측은 원구리로 가는 탈출로. 체력이 부치면 이 길로 하산해도 된다.

이어지는 완경사 오르막. 도중 1시 방향으로 저 멀리 해월봉이 보인다. 이후 산길은 능선으로 올라가지 않고 8부 능선쯤에서 우측으로 돈다. 운동장 트랙으로 비유하자면 안쪽으로 도는 셈이다. 길은 반듯하지만 잡풀이 웃자라 헤치고 나아가야 한다. 도중 길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주변 산의 조망이 가능하다. 맨 왼쪽부터 숲사이로 일부만 보이지만 팔각산과 그 우측으로 바데산 동대산 내연산 삼지봉이 확인되고, 동대산 좌우로 경방골과 마실골의 위치가 가늠된다.

다시 직진한다. 완만한 오름길이다. 좌측으로 잣나무가 또 보인다.서서히 경사가 가팔라져 지그재그 오름길로 변한다. 5분이면 구리봉 에 올라선다. 숲에 가려 조망은 없다. 정상석도 없고 '구리봉'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한가운데에는 밀양 박씨묘가 자리잡고 있다.

날머리인 얼음골까지는 2㎞. 이제 해월봉을 향한다. 두 번의 내리락오르락을 반복하면 해월봉. 6분쯤 걸린다. 역시 조망은 없다. 이정표 옆에는 나무를 베어 만든 조그만 벤치가 여러 개 있어 쉬어갈 수 있다. 벤치 좌측에 보이는 '등산로 아님'이라 적힌 팻말이 보인다. 사실은 등산로다. 이 길로 가면 낙동정맥 통점령과 만난다. 이 능선 우측 계곡 건너 보이는 산줄기인 팔각산도 양설령을 거쳐 주산재로 이어져 결국 낙동정맥과 합치므로 결국 두 능선이 일정 거리를 두고 낙동정맥과 만나는 셈이다.

본격 하산은 벤치 우측으로 내려선다. 6분 뒤 만나는 돌탑봉에선 왼쪽으로 내려선다. 방향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지만 능선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돌아나간다. 돌탑봉에서 8분 뒤 만나는 전망대에선 발아래 거대한 폭포와 태극 방향을 이루는 얼음골계곡 물길이 눈길을 끈다. 비록 인공폭포지만 보기만 해도 더위가 가신다.

산행은 막바지. 수차례 밧줄에 의지해 내려서면 숲사이로 얼음골 유원지가 보인다. 돌길이 끝나면 목책을 따라 동선이 안내된다. 도중 얼음골의 원리가 숨어 있는 대형 너덜을 본 후 돌다리를 건너면 '해월봉 등산로 입구 1.5㎞'라 적힌 안내판을 지난다. 얼음골 약수터는 주차장을 가로질러 또 다른 돌다리를 건너면 바로 만난다.


# 떠나기 전에- 1억3000만 원 들인 높이 62m 얼음골 인공폭포 장관

청송 얼음골은 밀양 얼음골에 비해 지명도는 한참 떨어지지만 경북 내륙지방에선 꽤 유명한 여름철 관광지이다. 청송은 울타리를 쳐서 접근을 막고 있는 밀양 얼음골과 달리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얼음물이 나오는 지점에 굴을 조성해 찬바람을 돌 틈 사이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약수터의 유량도 많아 여름철이면 항상 물을 뜨려는 사람들로 북적된다.

얼음골의 명물 폭포는 청송군이 지난 1999년 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1억3000여만 원을 들여 천연 암벽에 계곡수를 끌어올려 만든 인공폭포. 처음보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귀띔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높이 62m로 국내 최대 규모인 이곳에서는 매년 1월이면 폭 100m의 얼음벽을 조성해 청송 주왕산 빙벽대회를 개최한다.

폭포에서 약 150m쯤 영덕방향으로 가면 곡각지점에 인공폭포만큼은 못 돼도 제법 큰 규모의 절벽이 하나 보인다. 원구리다. 이번 산행 중 탈출로의 날머리이기도 한 이곳은 옛날 원님이 말을 타고 순시차 절벽을 넘다가 말과 함께 절벽 밑으로 떨어져 명명됐다고 전해온다. 즉 원님이 떨어진 굴이라는 의미란다.

구리봉과 해월봉은 왜 이렇게 불리게 됐을까. 이곳 사람들은 이렇게 풀이했다. 구리봉은 산아래 굴이 있는 봉우리라, 해월봉은 정상에 오르면 달(月)과 등불을 밝힌 고깃배가 떠다니는 동해바다를 잘 볼 수 있다고 해서 명명됐다고 한다.


# 교통편- 갈 땐 영덕에서 들어가고, 올 땐 청송에서 부산와야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경주IC~울산 포항 경주 7번~포항 위덕대학교~포항 안강 7번~포항 울진 7번~울진 영덕 7번~위덕대학교 지나~울진 영덕~삼사해상공원 지나~팔각산 청송 달산 914번 지방도 좌회전(대금기사식당)~달산면 안내판~부남(팔각산 옥계유원지 주왕산) 좌회전~옥계2교 지나자마자 팔각산 등산로 입구 주차장(팔각산장 간판) 순.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영덕행 시외버스(포항 경유)는 오전 7시5분, 7시52분, 9시41분에 있다. 3시간 걸리며 1만1600원. 영덕터미널에서 옥계유원지행 버스는 오전 9시50분, 11시40분에 있다. 30여 분 걸리며 3260원. 날머리 청송 얼음골 휴게소 앞에선 청송터미널행 버스를 탄다. 오후 3시30분, 6시30분. 청송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2시30분, 6시에 출발한다. 3시간 걸리며 1만6100원. 또 얼음골 휴게소에서 오후 3시20분 영덕과 청송의 경계까지 가는 버스가 한 차례 있다. 여기서 영덕터미널행 버스가 연계된다. 영덕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3시5분, 5시32분, 7시5분(막차)에 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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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진 비경…암릉·억새·폭포 '진수성찬'
보전지역 통제 … 뒤늦게 소개
신불산폭포 휴양림에서 출발
광활한 평원 초록색 억새천국
능선따라 거침없는 조망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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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면 푸른대로 매력있고, 늦가을 찬란한 황금물결로 변하면 정신을 못차릴 만큼 황홀해지는 신불평원.


결론은 역시 영남알프스.

주말이면 언제나 산과 더불어 산다는 부산 설송산악회 김병권 회장은 "오랫동안 전국의 많은 산을 다녀봤지만 영남알프스처럼 지척에 있으면서 입맛대로 각양각색의 길을 택할 수 있는 산은 아주 드물다"며 영남알프스 예찬론을 펼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땐 얼음같은 계곡물로 반겨주고 늦가을엔 나라 안 최고의 광활한 억새평원으로 변신하며 한겨울엔 일본 북알프스 못잖은 설경을 선사하며 겨울산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무작정 내달리고 싶을 땐 장쾌한 능선길을 내주고 암릉의 짜릿한 스릴도 안겨준다. 사방팔방 확 트인 조망은 감탄사마저 잊게 한다. 그야말로 산꾼들에게 축복의 땅이자 해방구다.

김 회장은 "50대의 많은 장년층이 골프나 테니스를 즐겨하다 결국 등산으로 되돌아 오듯 대다수의 산꾼들이 전국의 여러 산을 섭렵하다 결국 영남알프스로 회귀하는 것은 그만큼 영남알프스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근한 매력을 숨기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 영남알프스의 미래는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울산 밀양 양산 경주 청도 등 영남지역 5개 시·군에 걸쳐있는 영남알프스는 각 지자체의 무분별한 개발 경쟁으로 지금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산허리를 무자비하게 잘라먹은 뱀모양의 임도와 국도 확포장, 골프장 건설, 펜션 건립 등이 대표적인 사례.

여기에 영남알프스의 맏형격인 가지산은 도립공원, 신불산은 군립공원으로 지정돼 각 지자체의 개별관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통합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 실정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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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버섯(왼쪽)과 신불산 정상.

이번주 소개하는 산은 영남알프스의 숨은 보석 울산 신불산 서릉. 그간 아껴놓은 코스이다.

사실 산행팀은 지난 10년간 영남알프스 태극종주를 비롯 영남알프스와 주변 언저리의 이름깨나 알려진 능선과 계곡은 모두 훑었다.

이 길이 이처럼 뒤늦게 소개되는 사연은 이랬다.

10여년 전에는 파래소폭포 방향 입구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자연생태 보전지역'이라는 자율통제형 대형 팻말이 서 있었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이 코스를 멀리 내다보고 지정 지역이 해제될 때까지 산행수첩에서 아예 제외해오다 최근 대형 팻말 대신 '파래소폭포'라는 이정표가 있는 것을 우연히 확인하곤 최근 취재산행지로 결정했다.

헌걸찬 산세에 수려한 능선, 울창한 숲, 광활한 억새초원, 그 유명한 파래소폭포를 감상하느라 시종일관 발걸음이 가볍다. 신불산은 또 한국전쟁때 파르티잔이 버글거리던 최대 근거지. 하산길 995봉에는 공비지휘소 전망대도 뜻밖에 만난다.

산행은 신불산 폭포자연휴양림(하단)~임도~신불재~신불산 정상~간월재·파래소폭포 갈림길~전망대(암릉)~995봉(공비지휘소 전망대)~소나무 고사목~임도~파래소폭포~인공동굴(아연광산)~휴양림 주차장 원점회귀.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에 불과한데다 길찾기도 어렵지 않아 가족산행지로 떠나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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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 주차장에서 차단기가 설치된 파래소폭포 방향으로 간다. 이정표가 서 있어 바로 눈에 띈다.

5분 뒤 엄청난 크기의 바위 계곡을 보며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들머리. '신불산 정상 4.7㎞, 파래소폭포 0.8㎞' 이정표가 서 있다.

초반부터 지그재그 급경사길. 신불재에 닿을 때까지 지루하게 계속되니 땀깨나 흘릴 각오를 하자. 계류와 나란히 달리지만 거리는 제법 된다. 맨발산악회 리본과 노란 망태버섯도 보이고,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도 들린다. 점차 길이 좁아지고 산죽길도 만난다. 바닥에 설익은 돌배가 많이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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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 정상을 지나 공비지휘소 전망대로 가는 도중 만나는 암릉.

1시간쯤 뒤 갈림길. 우측은 계곡으로 이어지고, 산행팀은 왼쪽 신불재 방향으로 간다. 곧 임도. 우측 산길로 곧바로 오른다.

주능선인 신불재까지는 임도에서 30분, 들머리에서 대략 1시간30분 걸린다. 왼쪽 신불산, 오른쪽 영축산, 직진 삼남 가천리 방향. 직진한다. 100m만 내려가면 움막과 바로 아래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샘터가 있어 점심먹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윽고 다시 광활한 초원능선으로 올라 신불산 정상으로 향한다. 키 작은 관목들과 부드러운 억새들이 뒤섞인 초록의 평원이 눈부시다. 이곳이 늦가을이면 억새의 찬란한 황금물결로 변하는 바로 그 신불평원.

정상까지는 30분. 제법 경사가 심하지만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와 산오이풀 쥐오줌풀 마타리 원추리 등을 보노라면 그리 힘들지 않다. 비록 무인산불감시탑이 남쪽 조망을 흐려놓고 있지만 사방팔방 산의 물결은 상상을 초월한다. 동으로 공룡능선, 북으론 고헌산을 비롯 좌측(반시계 방향)으로 문복산 상운산 쌀바위 가지산 능동산 운문산 천황산(사자봉) 재약산(수미봉) 향로산 투구봉 영축산 천성산 문수산 남암산이 가히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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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비지휘소가 있던 곳'이라 적힌 비석이 서 있는 995봉. 이곳에 서면 주변 능선과 계곡의 지형이 한눈에 파악된다.

하산은 이정표 기준 간월산 방향. 15분 뒤 갈림길. 하얀 벤치가 있다. 오른쪽은 간월재, 왼쪽 파래소폭포 방향으로 간다. 3분 뒤 갈림길. 우로 간다. 길은 좁아지며 암릉과 산죽길을 잇따라 지난다. 시시각각 돌변하는 환상적인 주변 조망은 일품인 반면 길 좌우 바로 보이는 신불산 및 간월재의 흉물스런 임도는 영남알프스의 암울한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일순간 우울해진다.

억새길도 지난다. 이곳의 억새는 신불평원의 그것보다 빨리 펴 조만간 화려한 군무를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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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에 만나는 높이 15m의 파래소 폭포. 휴양림(하단)에서 불과 800m 거리에 있다.

한 번의 오르막을 힘겹게 넘으면 995봉. '공비지휘소가 있던 곳'이라 적힌 비석이 서 있다. 비석 뒷면에는 한국전쟁 중 남부군 제5지대장이 이곳에 머물면서 신불산 일대의 부하들을 총지휘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비석 내용 그대로 주변 능선 계곡의 지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때부터 사실상 본격 하산. 995봉 아래 열린 길로 내려선다. 벼락 맞은 소나무 고사목을 지나면 임도. 오른쪽으로 100m쯤 내려가면 왼쪽에 급경사길이 열려있다. 여기서 파래소폭포까지 15분, 폭포에서 다시 외나무 다리를 건너 주차장까지는 17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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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의 수정같이 맑은 계곡(왼쪽)과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하단)의 통나무집.

#떠나기전에- '휴양림서 하룻밤' 추억거리
 
신불산 정상석에는 오래전부터 1209m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무인산불감시탑 앞 국토지리정보원이 세운 조그만 안내문에는 2002년 10월 정밀측정 결과 높이가 1159m라고 밝히고 있다. 알려진 것과 달라 바로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영남알프스 9개의 산군 중 가지산에 이어 두번째를 자랑하던 신불산이 운문산 천황산(사자봉)에 이어 네번째로 밀리게 되는 셈이다.

신불평원은 분명 장관이다. 얼핏 역광에 반사돼 찬란한 금빛 억새만을 연상하겠지만 초록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는 모습 또한 일품이다. 파래소폭포로 내려서는 억새군락지는 신불평원보다 가을로 빨리 접어들고 있다. 약간 과장을 한다면 벌써 꽃이 펴 하얀 솜털을 날릴 태세다. 파란 물감을 쏟아부은 듯한 높은 가을하늘과 억새평원, 여기에다 장쾌한 조망. 적어도 이 시기만큼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일등 산행지다.

높이 15m 파래소폭포의 원래 이름은 '바래소폭포'. 가뭄이 심할 때 기우제를 지내면 단비가 내려 바라던 대로 이뤄진다고 해 '바래소'라 불리다가 이후 파래소로 이름이 변했다 한다. 지금도 소망을 비는 사연많은 사람들이 특별히 많이 찾는다고 한다.

양산국유림관리소가 운영하는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하단)은 조그만 통나무집을 연상시킬 만큼 주변 환경이 일품이다. 여름철이 아니더라도 억새나 단풍이 한창일 때 하룻밤 묵어가면 오랫동안 추억에 남을 듯하다. 7평 4만4000, 10평 5만5000원. 산행만 할 경우 입장료 1000, 주차비 3000원(경차 1500원). (052)254-2123

#교통편-언양서 배내행버스 종점까지

노포동종합터미널(051-508-9966)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 첫차를 시작으로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2900원. 언양시외버스터미널(052-262-1007) 뒷문 시내버스정류장에서 배내행 대우여객 328번 버스를 타고 휴양림 입구 종점상회 앞에서 내린다. 오전 6시20분, 10시. 900원. 이곳에서 휴양림까지 1.7㎞ 구간은 걸어야 한다.

종점상회 앞에서 언양터미널행 시내버스는 오후 5시30분에 있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양산IC~통도사·양산어곡지방공단 방향 직진~신불산 공원묘지 직진~양산교 건너 우회전~대리 어곡 좌회전~배내골 용선 직진~신불산 공원묘지 통과~신흥사 표지판~석남사 배내골 69번 지방도 우회전~비포장로(공사중)~'폭포가든' 대형 간판 지나 바로 우회전~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파래소폭포) 하단지구 이정표~파래소 유스호스텔 지나~휴양림(하단) 순.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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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 조망·깊은 계곡… 역시 영남알프스 맏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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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대 명소 중 하나인 그 유명한 호박소와 구연폭포. 시퍼런 물빛은 무엇이라도 삼킬 듯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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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박소 바로 아래 계류. 등산객들이 산행 후 대개 이곳 그늘에서 쉬었다 하산한다.

 

여름 더위가 가시기 시작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건만 여전히 가마솥 불볕더위는 수그러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 흩어지는 물보라가 여전히 구미를 당기지만 한 달 남짓 계곡산행을 하다 보니 한편으론 시원한 능선길을 내달리며 바라보는 환상적인 조망이 그립기도 하다.

해서 한 주 더 계곡산행을 연장키로 결정한 산행팀은 계곡 위주의 이전 산행과는 달리 조망을 만끽하기 위해 마루금 구간을 연장했다. 계곡과 조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이른바 양수겸장의 산행을 시도한 것이다.

산행지는 가지산(1240m). 그리 멀지도 않고 계곡도 시원한데다 환상적인 조망을 갖췄다. 무엇보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맏형이라는 상징성도 빼놓을 수 없다. 낙동정맥의 영남권 봉우리 중에서 최고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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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점골의 명소 오천평반석. 비스듬한 화강암반이 워낙 넓어 명명됐다고 전해오지만 땡볕이 그대로 내비쳐 약간은 실망스럽다.
 


경남 밀양, 울산 울주, 경북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가지산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계곡을 무려 네 개나 끼고 있다.

영남알프스 최고의 계곡으로 손꼽히는 학심이골을 비롯해 아랫재에서 학심이골로 연결되는 심심이골, 호박소에서 석남재로 이어지는 쇠점골, 가지산과 중봉 사이의 밀양재에서 24번 국도변의 제일관광농원으로 떨어지는 용수골이 바로 그것.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정설대로 하나같이 전국의 내로라하는 계곡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학소대폭포와 쌍폭 등 시원한 물줄기와 너른 소로 대변되는 청정 골짜기 학심이골은 현재 운문사 암자인 사리암 입구에선 출입이 제한돼 문복산의 들머리인 삼계리쪽 천문사에서 배넘이골을 거쳐 가야 한다. 아니면 운문산과 가지산 사이의 아랫재에서 심심이골을 거쳐 학심이골로 갈아탄 다음 쌀바위쪽으로 올라 가지산 또는 상운산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산행팀은 최근 원점회귀를 선호하는 독자들의 뜻에 따라 호박소 입구 백연사에서 쇠점골을 거쳐 가지산에 오른 후 용수골로 내려왔다.

  
  전국 100대 명소 중 하나인 그 유명한 호박소와 구연폭포. 시퍼런 물빛은 무엇이라도 삼킬 듯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산행은 호박소 주차장~백연사~호박소·오천평반석 갈림길~다리 건너~쇠점골(오천평반석~형제폭포)~24번 국도 이모집 앞~석남터널 입구 이정표~삼거리~중봉~밀양재~가지산~밀양재~너덜길~용수골~제일관광농원~24번 국도~이동통신 중계탑~백연식당~호박소 주차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안팎. 여름산행으로 약간 벅찬 편이다. 갈림길도 별로 없고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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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소 주차장 우측에는 현재 능동터널 공사가 한창이다. 언양에서 석남사를 거쳐 밀양 가는 24번 국도의 물류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밀양 산외~울주 상북 구간을 직선형으로 확장하는 공사다. 24번 국도를 만들면서 가지산 허리를 잘라 먹더니 이번에는 능동산마저 경제논리의 미명 아래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주차장에서 백연사를 거쳐 조금만 가면 금문교 앞 갈림길. '직진 호박소 100m' '오른쪽 오천평반석 1.2㎞'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잠시 호박소를 다녀온 후 다리를 건너 쇠점골 오천평반석으로 향한다.

국내 100대 명소 중 하나인 호박소는 높이 10m의 와폭인 구연폭포 아래 둘레 30m쯤 돼 보이는 절구통 모양을 한 너른 소(沼). 규모에 놀라고 물소리에 감탄한다. 시퍼런 물빛은 무엇이라도 삼킬 듯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이제 다리를 건너 계류를 우측에 끼고 숲으로 향한다. 10분 뒤 길섶에 '석남터널'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그 오른쪽 계곡 지점이 오천평반석이다. 계류가 흐르는 비스듬한 화강암반이 워낙 넓어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수년 전 태풍의 영향으로 북사면에 사태가 발생해 수목이 훼손됐는지 땡볕이 그대로 내비쳐 약간은 실망스럽다.

호박소를 지나면서 잡풀이 우거진 숲으로 접어든다. 노란 달맞이꽃이 반긴다. 계류 우측엔 능동터널 공사 때문인지 '위험 접근금지'라며 밧줄이 쳐져 있다.

오천평반석에서 20여 분, 계곡 따라 난 길이 끊겨 있다. 왼쪽 옆으로 에돌아 오르든지, 계류를 따라 가든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두 곳 모두 리본을 달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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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폭포(왼쪽)와 호박소의 축소판이라 할 만한 애기 호박소.

 
산행팀은 계류를 따라 올랐다. 형제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5분 정도 오르면 만난다. 높이(7m)에 비해 폭(5m)이 의외로 넓다. 폭포 왼쪽 가장자리에 밧줄이 묶여 있지만 다소 위험할 것 같아 폭포 입구쪽 산죽길로 올라가 오른쪽으로 에돌아간다. 이렇게 다시 계류와 만나고 대각선 방향으로 20m쯤 건너 올라오면 계류와 나란히 달리는 본래의 등로를 만난다.

이후 두 차례 정도 계류를 왔다갔다 하다 보면 호박소의 축소판쯤으로 보이는 일명 애기호박소에 닿고 여기서 다시 계류를 건너 된비알로 치고 오르면 24번 국도 상의 포장마차 이모집 옆으로 나온다. 도로를 따라 석남터널쪽으로 간다. 울산과 밀양의 경계 표지판을 지나 터널까지 150m쯤 남기고 왼쪽으로 열린 산길로 오른다. 산길 옆에는 '표충사 영남루 얼음골'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된비알의 연속이다. 중봉을 거쳐 가지산 정상까지는 대략 1시간30분. 땀깨나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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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점골은 이름없는 폭포의 연속이다.
 
45분 뒤 삼거리. 오른쪽은 석남터널 울산 방향으로, 능동산 배내봉으로 이어진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이때부터 낙동정맥길이다. 13분 뒤 가지산의 전위봉인 중봉(1160m). 주변에 며느리밥풀꽃 원추리 동자꽃이 보인다. 7분 뒤 안부 삼거리인 밀양재를 지나 15분 정도 바짝 오르면 마침내 가지산 정상. 영남알프스 최고봉답게 전망이 빼어나다. 북서쪽 지룡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옹강산 문복산 고헌산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죽바우등 재약산 천황산 구천산 정승봉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가까이로는 북동쪽 쌀바위와 그 뒤 상운산, 그 우측 작은 마을이 고헌산 아래 신기마을, 그 우측 번화가(?)가 언양읍내다. 헬기장 뒤로 백운산, 서쪽 저 멀리 아랫재와 운문산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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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정상(맨 우측 높은 봉)과 정상에 선 필자. 정상석 뒤로 펼쳐진 산그리메가 무척 아름답다.

하산은 왔던 길로 내려와 밀양재에서 제일관광농원(3.2㎞)쪽으로 하산한다. 용수골이다. 산죽길에 이어 뜻밖의 복병 너덜길을 만난다. 천황산에서 얼음골로 내려오는 너덜보다는 덜 험하지만 하여튼 여간 곤혹스러운 길이 아니다. 40분쯤 뒤 너덜이 끝이 나면서 저 멀리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계류와는 9분 뒤 만난다.

용수골은 쇠점골과 달리 주로 계류 우측으로 난 길로 내려선다. 발길 옮길 때마다 비스듬히 누운 폭포와 너른 소가 자태를 달리해 등장, 산꾼들의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한다. 제일관광농원은 계류와 접한 뒤 45분이면 만난다. 농원을 나오면 24번 국도. 왼쪽 석남터널쪽 대신 오른쪽 밀양 방향으로 300m쯤 국도를 따라 걸으면 피뢰침이 달린 이동통신중계탑이 서 있는 지점에 닿는다. 이 길로 내려서면 호박소 주차장과 백연사 사이에 위치한 백연식당 뒤 대나무숲으로 나온다. 주차장은 바로 코앞이다.


# 떠나기전에- '쇠점골' 말발굽쇠 갈던 주막 이름서 유래

 가지산 중봉 코스는 근교산 시리즈 337회때 한 번 소개했다. 쇠점골로 올라 중봉 가지산을 잇따라 오른 뒤 용수골로 하산한 이번 코스와 달리 당시엔 24번 국도 울산 상북면 천주교 살티성지 인근에서 능선을 타고 중봉 가지산을 잇따라 오른 뒤 쇠점골과 용수골 사이의 능선으로 하산했다. 하산 지점은 중봉 인근 '119 긴급연락처' 표시 앞에 열린 산길이었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당시 산행때 이 코스를 두고 "울산쪽에서 가지산으로 오르는 코스 중 주변 조망이나 암릉의 적절한 기복 등 산행의 묘미를 배가시켜주는 모든 조건을 구비한 완벽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결국 가지산 중봉 코스는 능선이면 능선, 계곡이면 계곡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계절 전천후 코스로 영남알프스의 보석같은 산길로 많은 산꾼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쇠점골과 용수골은 모두 옛날 밀양 산내면쪽 사람들이 지금의 석남터널이 뚫리기 전 언양장을 보러 다니던 옛 길이다. 쇠점골이란 이름은 석남재를 오르내리던 말들의 말발굽쇠를 갈아주고 술도 팔던 주막 '쇠점'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온다.

# 교통편- KTX 등 기차편 많아 버스보다 편리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 내려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얼음골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밀양행 KTX는 오전 7시20분, 8시30분, 9시45분, 새마을호는 오전 10시30분, 무궁화호는 오전 7시30분, 8시3분, 9시5분, 9시35분에 있다. 요금은 각각 7000, 6700, 3400원. 밀양역 앞에서 정차하는 거의 모든 버스는 터미널을 경유한다. 20분 소요. 터미널에서 얼음골행 버스는 오전 8시30분, 9시5분, 9시35분, 10시10분, 11시30분에 있다. 3200원. 얼음골에서 밀양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 4시35분, 5시, 6시, 7시, 7시35분(막차)에 있다.

밀양역에서 부산행 KTX는 오후 5시23분, 6시26분, 8시53분, 새마을호는 오후 5시29분, 무궁화호는 오후 5시10분, 5시59분, 6시59분, 8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방향 24번 국도 우회전(표충사 얼음골 방향)~산내면~언양 얼음골 시례호박소~울산 언양 얼음골~검문소(얼음골)~구연마을 이정석~호박소 주차장 순.

※대중교통편은 현지 여건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Posted by 곤이

근교산&그너머 <439> 양산 염수봉


명경지수 유혹 마다하고
산죽길 헤쳐 오르고 또 올랐더니
헉!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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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바라본 배내골 전경. 배내골 끄트머리에 능동산이 보인다.(왼쪽) 염수봉 정상.

   
 
영남알프스와 관련 최근 한 산꾼으로부터 귀가 솔깃해지는 아주 그럴 듯한 얘기를 들었다.
액면 그대로 옮기자면 지도상에서 영남알프스의 주요 봉우리를 연결해보니 마치 사람이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는 형상이라는 것이다.

청도와 경주에 맞닿은 맨 북쪽의 문복산을 사람의 머리로 간주하면, 문복산과 능선으로 이어진 남쪽의 운문령과 상운산 가지산을 목부위, 여기서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서쪽 산줄기를 오른팔, 운문령에서 동쪽인 울산방향에 위치한 고헌산을 왼팔, 가지산에서 석남고개를 거쳐 능동산에 이르는 남북능선을 몸통, 능동산에서 천황산(사자봉) 재약산(수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오른쪽 다리, 능동산에서 배내고개를 거쳐 간월산~신불산~영축산에 이르는 제법 긴 능선을 왼쪽 다리로 볼 수 있다는 것.

약간은 억지같지만 산꾼이 묘사한 그 사람은 흥에 겨워 왼팔과 오른쪽 다리를 오무리고, 오른팔과 왼쪽 다리를 쭉 편 채 한바탕 춤사위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이번 산행지가 양산 염수봉(816m)이기 때문이다.

울산 양산 밀양 청도 경주 등 5개 시군에 걸쳐 뻗은 영남알프스의 북쪽 끝단이 문복산이라는 사실에는 별 이견이 없지만 맨 남쪽은 사실 의견이 분분하다.

'1000m가 넘는 영남지역 9개의 산군'이라는 고전적 정의에 의하면 영축산이 적확하지만 영축산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함박등 시살등 오룡산 염수봉까지도 영축산의 줄기여서 염수봉을 영남알프스의 맨끝 남쪽 산으로 봐야 된다는 것도 설득력이 있다.

국제신문 이창우 산행대장은 "염수봉 앞에 흔히 붙는 '영남알프스의 막내'라는 수식어가 보편화된 것만 봐  
 
도 염수봉을 영남알프스의 언저리가 아닌 영남알프스의 줄기로 봐야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장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영남알프스 주능선이 염수봉 아래 내석고개에서 맥을 다한 후 다시 채바우골만당~천마산~축천산으로 새로이 능선이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염수봉을 춤사위를 펼치고 있는 사람의 신체부위로 굳이 따져보면 왼발 엄지발가락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육산인 염수봉은 산행 내내 울창한 숲이 햇빛을 막아줘 우선 여름산행에 알맞다. 또 영남알프스 종주 산꾼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지 않아 아직도 청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영남알프스의 전망대'라 불러도 좋을 만큼 장쾌한 조망을 자랑한다.

산행은 양산시 원정면 배내골 고점교~배내천 건너 배전반~산죽길~잇단 숯가마터~바위군(群)~주능선~염수3봉(726봉)~잇단 전망대~염수2봉~전망대~컨테이너박스(임도)~염수봉 정상~임도·산길 세번 반복~돌탑~유씨묘~정씨묘~오세암 주말농장~구불사 입구 지나~양산시 상북면 내석리 내석구판장(버스종점) 순. 걷는 시간은 4시간 내외. 들머리에서 주능선까지의 1시간50분 정도는 개척산행으로 약간은 버겁겠지만 이후 산길은 무난하다. 참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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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골 고점마을 못미쳐 고점교에서 하차한다. 고점교에서 배내천을 바라보면 전봇대 3개가 배내천과 수직으로 달린다. 배내천 건너 배전반이 붙어있는 전봇대 지점이 들머리다. 유량이 적으면 다리지나 쉬운 길로 내려가 배내천을 건너고, 많으면 고점교 건너기전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들머리는 정확히 말해 전봇대 옆 험한 바윗길. 잠시 고개돌려 바로 앞 배내골의 풍광을 감상하자. 우유빛 기암괴석이 물결치듯 내달리고, 뛰어들고 싶을 만큼 맑은 물이 유혹한다.

150m쯤 힘겹게 오르면 왼쪽 숲으로 가는 소로가 열려 있다. 급경사라 조심하자. 산죽길이다. 조금 더 가면 아예 산죽이 길을 막고 있다. 지독히 묵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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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분 뒤 나란히 달리던 계곡을 버리고 왼쪽으로 오른다. 움푹 파인 숯가마터를 지나면서 길이 헷갈린다. 고민끝에 능선으로 바로 치고 오르기 위해 큰 바위쪽으로 향한다.

거친 오르막길이다. 정확히 말해 뚜렷한 길이 없어 만들어 올라간다. 25분쯤 뒤 온전한 횡단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갔지만 5분 뒤 길이 사라졌다. 허탈했지만 도중 희귀한 노란 망태버섯을 발견한 성과도 있었다.

원점에서 다시 능선을 향해 20분쯤 오르면 정상 어깨쯤 되는 지점에 닿는다. 우로 간다. 쓰러진 큰 소나무를 통과하면 멋진 거대한 소나무 네 그루가 눈길을 붙잡는다.

5분 뒤 소나무 밑 전망대. 정면 향로봉, 그 뒤 향로산이 보이고, 저멀리 배내재와 그 왼쪽 능동산이 시야에 잡힌다. 그 앞으로 재약8봉 중 하나인 코끼리봉과 약무덤(재약봉)이, 그 왼쪽 뒤로 재약산이 보인다.

잇단 숯가마터와 크고 작은 바위군을 지나 된비알급 산길을 한참 오르면 마침내 주능선. 소나무 밑 전망대서 35분 거리. 숲을 뚫고 전망대에 서면 정면 배내골이, 우측 방금 올라온 고점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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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버섯과 등산안내도.


곧 염수3봉인 726봉. 이제야 영남알프스 종주 산악회 리본이 보인다. 잇단 전망대를 지나면 염수2봉. 염수2, 3봉은 정상석이 없어 어영부영 지나칠 수도 있으며, 2봉 다음에 곧바로 확 트인 전망대가 나오니 참조하길.

이제부턴 숲길. 10분 뒤 임도 갈림길. 입구에 컨테이너박스가 있다. 왼쪽은 도태정골을 거쳐 장선으로 가고, 오른쪽은 내석고개 방향.

산행팀은 임도 갈림길 사이 산길로 오른다. 상봉은 6분 뒤. 삼각점과 정성스레 만든 정상목(木)이 서 있다. 하산은 북쪽으로. 억새길이며 왼쪽에 밀양댐과 염수3봉이 보인다.

곧 임도와 만난다. 임도 직전 저멀리 오룡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커브길에서 다시 숲으로 가지만 이내 임도. 이렇게 임도와 숲길을 세번 반복한다. 세번째 임도에서 50m쯤 직진하면 우측에 산길. 입구에 돌무더기가 서 있다. 본격 하산길이다.

호젓한 산길이다. 지그재그길이라 재미도 있다. 오세암 주말농장까지는 40분. 금방 간다. 여기서 내석구판장 버스정류장까지는 20분 걸린다.

#떠나기전에-희귀 야생화·약초 서식…인간의 손때 덜 묻어

옛날 염수봉에는 화재가 빈번했다 한다. 때문에 초가집이 대부분인 마을 주민들은 늘 불안에 떨었다. 마침 마을을 지나가던 선지자가 마을 뒷산 봉우리에 염수(鹽水)를 묻어두면 화재를 면한다고 하자 주민들이 염수를 독에 넣어 땅밑에 묻어 둔 뒤로는 불이 나지 않았다 한다.

소문에 의하면 한국전쟁 이전까지 매년 한 차례씩 염수를 독에 충당했다 하며 이 독은 지금도 묻혀 있다고 전해온다. 이렇게 해서 붙여진 이름이 염수봉(鹽水峰)이다.

염수봉은 널리 알려진 영남알프스 주요 봉우리에 비해 아직 때묻지 않았다. 노루발풀 인동풀 석잠풀 민백미꽃 두루미천남성 등 희귀 야생화 및 약초도 눈에 띈다.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간다. 산행 중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 보는 배내골은 가히 환상적이다. 골골마다 청정수를 솟아 내는 숨은 계곡과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산줄기가 근교산을 찾는 동호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하산할 때 배내골을 넘나들던 민초들의 숨결을 엿볼 수 있는 산길 또한 정감이 간다.


#교통편-원동서 배내골행 버스 갈아타야

부산역(051-440-2516)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원동에서 내린 후 연계버스를 이용, 배내골 고점으로 간다.

원동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30, 9시33분에 출발한다. 2800원. 원동역 앞 양산경찰서 원동치안센터 맞은 편에서 원동교통 2번 버스를 타고 고점교에서 내린다. 오전 8시15, 10시15분에 있다. 1700원.

날머리 내석구판장 버스종점에서 양산시외버스터미널(055-384-6612)행 107번 버스는 오후 4시40, 5시30, 7시55, 9시35분(막차)에 있다. 900원. 양산서 부산행 버스는 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11시. 1500원. 롯데백화점 동래점 육교 아래 하차한다.

※대중교통편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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