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10> 부산 해운대CC

전장 길고 페어웨이 좁고 그린 까다로워
주말골퍼들, 10개까지 스코어 더 나와
싱글핸디캡퍼들도 최소 4, 5개 더 봐야
영남권 넘어 국내 골프장서 가장 어려워
포대그린은 기본…2, 3단 그린 다반사

해운대CC는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샷을 날릴 수 있는 골프장이다. 로얄 4번홀.

'주말골퍼들이여, 와신상담 평소 갈고 닦은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받고 싶다면 해운대CC에서 샷을 날려보시라'.

영남권을 넘어 국내 내로라하는 골프장 중 자타가 공인할 만큼 가장 어려우니까. 비슷한 난이도의 타 골프장에 비해 적게는 5개, 많게는 10개까지 스코어가 더 나온다는 게 정설이다.

최근 열린 클럽 챔피언전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른 김홍기(51) 씨는 "싱글핸디캡퍼의 경우에도 4, 5개는 족히 더 봐야할 정도로 까다롭다"고 귀띔했다. 한 골프장만 다녀 매너리즘에 빠진 일부 '골목대장형' 골퍼들에게 정신이 바짝 들게 하는 골프장이다.

   
우선 코스가 길다. 로얄, 골든, 실크 등 3개 코스 27홀 중 대표 코스인 로얄, 골든 코스의 전체 길이는 6629m(7284야드)로, 전장에 관한 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통도 남코스(6735m·7401야드)에 비해도 거의 손색이 없다.

지형의 언듈레이션을 원형 그대로 살린 페어웨이는 무척 좁다. 방향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OB를 각오해야 할 정도로 정확한 티샷을 요한다. 프로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잠시 방심하면 보따리를 싸야 한다. 그렇다고 국제 규격 이하는 결코 아니다.

까다로움은 그린에서 절정에 이른다. 포대그린은 기본이고 타 골프장에선 간혹 있는 2단, 3단 그린도 잊을라 하면 만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운대CC에선 한 타라도 줄이기 위해 14개의 클럽을 모두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클럽 선택에 적지 않은 고민이 뒤따른다. 비싼 돈 들여가며 유명 코스디자이너에게 설계를 맡겼을 땐 독특한 난이도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빼어난 바다 조망과 주변 풍광은 덤이다. 라운드 도중(로얄 4번홀) 바라보는 탁 트인 동해바다의 물결과 골프장을 감싸고 있는 석은덤과 투구봉 용천산 시명산 불광산 그리고 저 멀리 문래봉 함박산 달음산의 산그리메는 잠시 샷을 멈추고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유난히 길고 페어웨이 좁은 까다로운 파4홀
   
해운대CC는 파4홀이 유난히 어렵다. 길고 페어웨이가 좁기 때문이다. 오르막 홀일 경우 레귤러티가 거의 400m에 육박한다.

해운대CC는 파4홀이 유난히 어렵다. 대표적인 홀이 골든 3번홀이다.

먼저 핸디캡2의 골든 3번홀. 챔피언티 410, 레귤러티 378~394, 레이디스티 318m. 그린까지 오르막인 데다 페어웨이 우측이 거의 해저드라 대부분 페어웨이 좌측 벙커(레귤러티 기준 210m 전후 지점) 오른쪽으로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훅성 OB가 자주 발생한다. 김홍기 클럽 챔피언은 "티샷이 좌측으로 떨어져야 그린 앞 좌우에 각각 포진한 벙커 사이로 틈이 제법 보여 세컨샷 때 다소 여유가 생긴다"고 충고했다.

로얄 7번홀에 이어 파4홀로선 두 번째로 길지만 로얄 7번이 내리막 홀이라 사실상 가장 긴 셈인 이 홀에선 거리에 자신이 없으면 3온을 목표로 끊어치는 작전도 필요하다. 그린 또한 2단이라 핀 위치를 잘 파악해야 한다.

부산 해운대CC 핸디캡2의 로얄코스 1번홀. 3년 전 KPGA 선수권 대회가 열린 이 홀에서 '부산갈매기' 신용진 프로는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다 마지막 날 슬라이스로 인한 OB를 내면서 분루를 삼켰다.

핸디캡2의 로얄1번홀도 까다로운 홀이다. 챔피언티 406, 레귤러티 366~389, 레이디스티 299m. 얼핏 서비스홀로 보이지만 슬라이스로 인한 OB가 자주 발생한다. 3년 전 KPGA 선수권대회에서 '부산갈매기' 신용진 프로는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다 마지막 날 이 홀에서 슬라이스성 OB를 내면서 분루를 삼킨 홀이다. 세컨샷 공략은 그린 좌측 앞 긴 벙커를 피해 다소 길게 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그린 우측 낮은 둔덕을 넘기면 카트길 OB 위험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보기플레이어일 경우 이 홀 역시 3온 작전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골든 6번홀.


좁고 거리가 제법 되는 핸디캡1의 골든 6번홀은 티잉그라운드가 우측을 보고 있는 전형적인 슬라이스홀. 챔피언티 405, 레귤러티 378~393, 레이디스티 305m. 돌출된 나무 옆인 좌측 벙커를 보고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너무 좌측으로 쏠리면 그린이 잘 보이지 않아 세컨샷이 힘들어진다. 긴 포대그린인 데다 그린 중앙 좌측에 마운드가 있어 퍼팅 또한 만만찮다.

골든 9번홀.

핸디캡3, 골든 9번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챔피언티 405, 레귤러티 378, 레이디스티 310m. 오르막이라 레귤러티 길이도 사실상 400m로 봐야 되는 긴 홀이다. 좌우 모두 OB 발생 빈도가 높지만 특히 슬라이스 OB가 더 많다. 주말골퍼의 IP쯤 되는 210~220m 지점에 위치한 분화구형 그라스벙커를 피하기 위해 대개 약간 우측으로 티샷을 날리다 범하는 실수 때문이다.

네 홀 모두 2온에 파세이브면 잘 치는 골퍼이고 보기도 선방에 속할 정도로 난이도가 있는 홀이다.


무조건 핀 가까이, 대책 없는 2, 3단 그린
   
해운대CC는 그린 또한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대부분은 포대그린인 데다 2단, 3단 그린도 자주 접한다. 그린이 아주 크고 길다. 앞핀과 뒤핀의 간격이 심할 경우 40m나 돼 핀의 위치에 따라 한두 클럽 정도 차이를 둬야 할 만큼 공략법도 달리해야 할 정도다.

골든 5, 8번이 대표적 3단 그린. 다행히 챔피언티 거리가 각각 360m에 레귤러티가 각각 331, 333m로 거리는 평범한 편이다. 세컨샷 내지 어프로치샷이 정확하지 못할 경우 3퍼팅은 필수, 4퍼팅이 선택 사항이 될 정도다.

골든 3, 4, 9번, 로얄 2, 3, 6, 8번홀은 2단 그린으로 악명 높다. 여기에 로얄 9번홀은 그린 뒤쪽의 극심한 언듈레이션 때문에 지난해 열린 KLPGA 대회에서 신예 유소연 프로가 퍼팅에서 실수로 보기를 범해 홍란 프로에게 우승컵을 넘겨준 홀이다. 곁들여 골든 코스의 대부분은 포대그린이라는 점도 잊지 말자. 하여튼 까다로운 그린을 만날 땐 홀인 대신 가까이 붙이는 것이 당면 과제임을 명심하자.

골든 5번홀.
골든 8번홀.
골든 4번홀.
로얄 2번홀.


이런 홀 저런 홀, 이런 재미 저런 재미

로얄 6번홀.

파5 핸디캡1인 로얄 6번홀은 가장 긴 홀이다. '좌 OB, 우 해저드'로 티샷이 부담스럽지만 세컨샷은 우측 지점을 보고 있어 벙커나 러프 또는 언덕을 넘기기가 다반사다. 3온이 힘든 데다 2단 그린이어서 앞핀 뒤핀 모두 어려운 3, 4퍼팅은 기본이다.

로얄 3번홀.

암봉인 투구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3 핸디캡8인 로얄 3번홀은 클럽은 가장 높은 지점(450m). 날이 맑을 땐 울산시도 보인다. 해서, 변화무쌍한 바람을 각오해야 한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로얄 4번홀.

로얄 4번, 8번홀은 레귤러티 기준 220~230m 지점에 각각 커다란 해저드와 벙커가 버티고 있어 드라이버보다 우드나 롱아이언으로 티샷할 것을 권한다. 다행히 짧은 파4홀이라 남은 거리 역시 숏 아이언이나 어프로치샷만으로 온그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로얄 8번홀.

파5 핸디캡5의 골든 4번은 그린에서 110m 떨어진 지점의 병목구간을 유의해야 한다. 폭이 10여 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티잉그라운드나 세컨샷 지점에서도 이 구간이 보이지 않아 흔히 '나이스샷'인 줄 알고 가보면 볼은 해저드에 빠지고 없다. 문제의 이 병목지점은 바로 전 홀인 골든 3번에서 쉽게 확인 가능하다. 이 홀은 또 티샷한 볼이 좌측 카트길에 떨어질 경우 운이 좋으면 그린 앞 150~160m 지점까지 굴러갈 수도 있다. 하지만 포대그린에 2단 그린, 그리고 그린 앞의 항아리벙커 때문에 만만히 봐선 결코 안 된다.

골든 4번홀.

훨씬 더 가까워진 해운대CC

해운대CC는 최근 접근이 아주 용이해졌다. 정관신도시와 바로 이웃해 있는 해운대CC는 금정구와 해운대구 방면에서 정관신도시로 진입하는 주도로인 회정로의 마지막 공사 구간(4.2㎞)인 곰내터널 구간이 지난달 21일 완전 개통됐기 때문이다.

해운대CC 조성태 총괄 상무이사는 "지난 2005년 문을 연 우리 골프장은 소리 소문 없이 주말골퍼들 사이에서 가장 재미있는 명품 골프장으로 소문이 나 있다"며 "부·울·경 골퍼들께서 많이 방문해 골프의 참맛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051)726-8000

월악 설악과 함께 '3대 악산', 겁먹지 마소
숨가쁜 사다리병창 코스 이 악물고 올라
비로봉 대형 돌탑 3기돌며 사방 눈요기
하산길 칠석폭포 물줄기 피로 씻어주네


 산행 초입 만나는 단풍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정상 가는 도중 바라본 치악산. 

강원도 원주시의 동쪽에 남북으로 병풍처럼 길게 뻗은 치악산(1288m).
지난 198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산의 원래 이름은 적악산(赤岳山).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무성한 활엽수림 붉은 단풍의 자태가 워낙 아름다워 옛 선인들이 붙인 이름이다.

지금의 치악산이란 이름은 뱀에게 먹힐 뻔한 까투리를 구해준 선비가 나중에 그 꿩의 보은으로 생명을 건졌다는 꿩의 보은설화가 널리 알려지면서 ‘붉을 적(赤)' 자가 ‘꿩 치(雉)' 자로 대체된 것이다.

치악산은 흔히 설악 월악과 함께 험하기로 악명높아 ‘3악(岳)'으로 불린다. 한번쯤 경험해본 산꾼들이 오죽했으면 ‘치가 떨리고 악에 받치는 산'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까.

치악산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나다는 사다리병창의 출발점. '치악8경' 중 하나인 이곳은 좌우가 모두 낭떠러지인 데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절묘한 조화를 이뤄 발길을 멈추게 한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주봉인 비로봉이다.

이 우스갯말이 나온 진원지는 바로 비로봉 북사면 등산로인 사다리병창 코스. ‘병창'이란 ‘절벽'의 강원도 사투리. 사다리병창은 사다리처럼 경사가 급한 절벽같은 길이란 의미이다.

국립공원 치악산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치악산의 연간 탐승객은 약 50만 명. 이 중 절반인 25만 명이 이 지옥같은 사다리병창 코스를 오른다. 고행길을 이겨냈다는 뿌듯함과 자부심 그리고 땀흘린 대가로 주어지는 환상적인 조망이 그 이유이리라.

산행팀도 별 고민없이 사다리병창 코스를 택했다. 소문만큼 힘겨웠지만 월악산 월출산 정도를 다녀온 산꾼이라면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더욱이 단풍이 한창일 때 찾으면 그 아름다움에 완전히 매료돼 어떻게 올랐는지 모르고 정상에 닿게 된다.

산행은 구룡주차장~구룡매표소~황장금표~구룡사 원통문~구룡사~구룡폭포(용소)~대곡야영장~생태학습원~세렴통제소~세렴폭포~사다리병창·계곡 갈림길~사다리병창~상봉(비로봉)~산불초소~칠석폭포~사다리병창·계곡 갈림길~구룡주차장 순. 순수 걷는 시간은 5시간 안팎. 산행로 입구에선 5~6시간 걸린다고 적혀 있다.



황장금표(黃腸禁標).

매표소에서 5m쯤 가면 왼쪽 둔덕에 눈길끄는 팻말이 보인다. 황장금표(黃腸禁標)다. 이 일대는 조선시대 당시 궁중용 재목으로만 쓰던 황장목이란 소나무 산지여서, 이 나무를 함부로 베어 가지 말라는 경고의 표시이다. 자세히 보면 바위에 음각해 놓았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아름드리 황장목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다.

구룡사 원통문과 구룡사 그리고 매점을 잇따라 지나면 구룡폭포가 힘찬 물소리를 쏟아내고 있고, 바로 밑에는 맑다 못해 시퍼렇기까지 한 용소가 발길을 붙잡는다. 단풍이 절정일 때 한 화면에 담으면 영락없는 한 폭의 수채화다. 적갈색의 단풍과 흰 포말 그리고 시퍼런 용소. 생각만 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울창한 숲과 시원한 계곡은 계속 이어진다. 대곡야영장과 자연해설센터를 지나면 세렴통제소. 코스가 험난하다보니 오후 2시(동절기 오후 1시) 이후에는 사다리병창 코스의 산행을 통제하는 곳이다. 물론 산행 이외의 목적은 가능하다. 여기까지 대략 50분.

세렴통제소를 지나면 갈림길. 직진하면 세렴폭포, 오른쪽 다리를 건너면 본격 산행길. 산행팀은 100m쯤 떨어진 세렴폭포를 잠시 구경한다. 세렴폭포는 폭포라 부를 만큼 그리 위압적이지 못하다.

치악산 단풍은 웬만한 단풍 명소와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갈림길. 우측은 나중에 내려오는 하산길, 산행팀은 왼쪽 급경사 나무계단길로 오른다. 그 유명한 사다리병창길이다. 각각 주봉인 비로봉까지 2.8㎞, 2.7㎞.

3㎞ 거리인 세렴폭포까지 50분 걸렸으니, 2.7㎞에 버거운 코스라 하니 1시간30분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3시간 정도 잡아야 함을 미리 밝혀둔다.
처음부터 숨이 가쁘다. 나무계단으로 기를 죽여 놓더니 곧바로 쇠난간을 쳐둔 돌계단길로 확인 사살한다. 잠시 숨 고를 틈을 주더니 이내 돌계단으로 몰아 넣는다. 20분 뒤 너른 터. 이정표를 보니 500m밖에 못왔다. 한숨만 나온다. 힘을 내라는 건지, 약을 올리는 건지 다람쥐가 기다렸다가 코 앞에서 달아난다. 이런 풍경은 산행 내내 계속된다.

10분 뒤 사다리병창. 해발 700m. 지금까지 몸풀기 과정이고, 여기서부터 본격 산행이라는 말에 다리가 풀렸지만 표정은 밝아진다. 붉게 물든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 때문이다.

이곳은 특히 좌우 모두 낭떠러지인 벼랑길인 데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절묘한 조화를 이뤄 ‘치악 8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저 멀리 비로봉까지 보여 포토 존으로 손색이 없다.

계속되는 나무계단과 돌계단. 곳곳에 이를 연결하는 쇠로 된 발받침대와 밧줄이 약방의 감초처럼 기다린다. 과연 사다리병창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발을 딛고 있는 지점이 만산홍엽을 연출하는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에워싸져 한층 발걸음이 가볍다.

‘비로봉 0.3㎞'를 알리는 마지막 이정표에서 숨을 돌린다. 해발 1170m. 잠시 위를 쳐다보니 침목계단에 이어 가파른 철계단이 기다린다. 이후에도 알고 보니 나무계단으로 연결돼 결국 정상까지 계단이다. 아! 무시무시한 계단이여.
정상에는 치악산 명물 중 하나인 대형 돌탑 3기가 있다. 순서대로 칠성탑 신선탑 용왕탑. 상봉의 장중함을 더해준다.
치악산 정상 비로봉에는 치악산 명물 중 하나인 대형 돌탑 3기가 서 있다. 
빼어난 산세와 화려한 단풍으로 치장한 만추의 치악산은 전국의 많은 산꾼들을 불러 모은다.

 비로봉에 서면 치악산의 봉우리는 죄다 확인된다. 칠성탑 피뢰침 뒤로 매화산과 천지봉이, 여기서 반시계 방향으로 헬기장이 있는 무영봉, 그 뒤로 삼봉 투구봉 토끼봉이 확인된다. 다시 반시계 방향으로 원주시가지를 지나면 향로봉과 남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신선탑과 용왕탑 사이 계단으로 내려선다. 4분 뒤 산불초소 앞 갈림길. 직진하면 입석사 상원사 방향. 다시말해 향로봉 남대봉으로 이어지는 종주능선길이다. 산행팀은 오른쪽 세렴폭포 방향으로 향한다. 커다란 돌들이 깔린 급경사 너덜 같은 길이다. 아래로 쏟아진다는 표현이 어쩌면 적확할 듯하다. 발을 헛디디면 다칠 염려가 있으니 유의하자.

비로봉에서 산불초소를 거쳐 내려서는 나무계단 주변의 단풍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래도 울긋불긋 단풍이 숲을 덮고 있어 위안이 된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초록 이끼가 무성한 아름다운 계곡의 경관이 일품이다. 산행 시점에 거의 다다랐을 때 왼쪽 계곡에 시선을 붙잡는 폭포가 하나 보인다. 둥근 바위 사이로 흰 포말을 일으키는 물줄기가 수직으로 떨어진다. 칠석폭포다.

사다리병창 갈림길까지는 대략 1시간20분이면 닿는다. 이후부턴 왔던 길로 되돌아 간다. 구룡주차장까지는 50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서둘면 당일치기도 가능…원조 안흥찐빵 맛 보길

연례행사인 강원도 단풍산행. 설악산은 무박2일 산행이 보편적이지만 오대산 치악산의 경우 무리하면 당일치기도 가능하다. 늦어도 오전 6시에는 떠나야 하며 최대한도로 시간을 아껴써야 함을 미리 일러둔다.

만일 여유있게 1박을 할 경우 국립공원관리공단(www.npa.or.kr) 홈페이지에서 치악산/교통과 숙박/음식점(숙박 겸용) 순으로 클릭하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점심 도시락은 민박집이나 치악산 입구 식당에 부탁하면 된다.

비로봉 정상의 돌탑 3기는 20여년 전에 작고한 고 용창중 할아버지가 신의 계시를 받아 지난 1964에 시작해 1974년에 완성했다. 지지난해 태풍 매미때 무너졌지만 이후 헬기로 돌을 나르고, 시민들이 배낭에 돌을 담아 오르는 등 시와 시민들 그리고 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일심단결해 수개월 만에 원상복구했다.

정상에서 만난 원주의 한 여성산꾼은 "고 용창중 할아버지가 탑을 쌓게 된 사연은 구룡사 인근 여자 화장실 문에 자세히 적혀있다"고 귀띔했다. 여성 산꾼들이여 확인하고 연락주시길.

또 한가지. 영동고속도로 새말IC로 나오면 횡성군 안흥면을 거쳐 치악산으로 연결된다. 거리에는 안흥찐빵 간판이 자주 보인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안흥찐빵의 원조가 바로 이곳이다. 꼭 맛을 보자.


# 교통편 - 원주터미널서 41번 버스타고 구룡주차장 하차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칠곡 춘천 방향)~영동고속도로(강릉 방향) 새말IC~안흥 치악산 구룡사 방면 우회전~원주 치악산 구룡사 방면 우회전~치악산 구룡주차장 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원주행 시외버스를 탄다. 오전 7시20분 첫 차를 시작으로 50분 간격으로 하루 14회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6시20분. 4시간20분 걸리며 요금은 1만9800원.

치악산 구룡주차장에 가기 위해선 원주터미널에서 나와 길건너 시내버스 41번을 탄다. 30분 간격으로 있으며 40분 걸린다. 950원. 원주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50분 간격으로 하루 14회 있다. 막차는 오후 7시50분.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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