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난코스 공략하기-레이크힐스 경남CC

물결치는 페어웨이·그린… 라운드 내내 고민
페어웨이, 업다운 심하고 좌우 경사 심해
티샷 잘 맞아도 비슷한 스탠스 거의 없어
주변 송림 수십년 된 것처럼 아주 울창
"업힐·다운슬로프 샷, 벙커샷 숙지해야"

영남권에서 해운대CC와 함께 주말골퍼로부터 가장 까다로운 골프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레이크힐스 경남 CC의 파4 제이드 2번홀. 약간 좌 도그레그홀인 이 홀은 페어웨이에서 그린 뒤까지 3개의 해저드가 펼쳐져 있어 특히 아름답다.
   
 영남권에서 해운대CC와 함께 주말골퍼로부터 가장 까다로운 골프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레이크힐스 경남 CC의 파4 제이드 2번홀. 약간 좌 도그레그홀인 이 홀은 페어웨이에서 그린 뒤까지 3개의 해저드가 펼쳐져 있어 특히 아름답다.
 
골프깨나 친다는 싱글 핸디캐퍼들은 사실 골프장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다. 웬만한 라이에서도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샷을 하기 전 고민을 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들은 평이한 골프장에서 라운드 하는 것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

부산의 한 클럽 챔피언급 골퍼는 "파, 파, 버디, 파에 이어 상대방을 고려한 접대성 '보기' 내지 '더블 보기' 하나 정도를 이따금씩 해야 하는 일상의 라운드에선 사실 무료함마저 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들에겐 잊었던 도전 정신을 생각나게 해주는 그런 자극적인 골프장이 필요한 것이다.

영남권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경남 함안의 레이크힐스 경남CC는 이처럼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진 로우 핸디캐퍼들이 한 번쯤 찾아 '칼이 얼마나 무뎌져 있는가'를 점검해볼 수 있는 골프장이다. 덧붙여 한 두 골프장만 다니는 소위 골목대장형 주말골퍼들에겐 주기적으로 찾아 배움의 장으로 적극 활용해야 될 골프장으로 추천하고 싶다.

레이크힐스 경남CC는 한마디로 티샷부터 페에웨이샷, 어프로치샷, 벙커샷에 이어 퍼팅에 이르기까지 무진장 고민을 하지 않으면 지갑이 얇아지는 골프장이다. 이는 비단 프로선수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한순간 긴장의 끈을 놓으면 곧바로 보따리를 싸야 할 정도로 까다롭다.

어느 정도일까. 우선 골프장의 베일부터 살짝 벗겨보자.

회원제 18홀로 지난 2006년 7월 레이크힐스 함안CC로 개장한 후 2008년 10월 지금의 레이크힐스 경남CC로 개명했다. 4년가량 지났지만 골프장을 쏘옥 안고 있는 송림은 수십 년이나 된 그것처럼 울창하다. 필드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산줄기는 함안 칠원면과 창원 북면의 경계에 위치한 작대산이다.

잔디는 한지(寒地)형 양잔디인 켄터키블루그래스와 라이그래스를 적절하게 배합해 사계절 내내 융단 같은 페어웨이를 만날 수 있다.

코스 이름은 보석 이름을 본떠 페리돗과 제이드. 두 코스의 전체 길이는 6507m(7116야드). 흔히 약간 짧다고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게 짧은 편도 아니다. 에이원CC(6424m)보다는 길고 에덴밸리CC(6552m) 보라CC(6590m)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해 정산CC 벙커는 '세발의 피'
   
우선 티샷부터 부담감이 팍팍 온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좁은 페어웨이가 주눅 들게 하는 데다 그 좁은 페어웨이에 벙커가 적재적소에 입을 쩍 벌리고 있다. 여기에 대부분이 턱이 높은 소위 항아리 벙커여서 한 클럽 길게 잡고 치는 페어웨이 벙커샷은 언감생심. 반드시 레이업을 해야 한다. 결국 벙커에 빠지면 1타는 손해 보고 들어가야 하는 셈. 티샷의 정확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흔히 벙커 하면 주말골퍼들은 김해 정산CC를 떠올리지만 레이크힐스 경남CC에 비하면 '세발의 피'. 27홀인 정산CC의 벙커 수는 122개에 불과하지만 18홀인 이곳의 벙커 수는 무려 170여 개나 된다.

페어웨이의 언듈레이션도 아주 심하다.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파도가 요동치는 듯한 느낌이다. 심한 홀은 어른 키보다 훨씬 높은 업다운이 기다린다. 일부 홀은 페어웨이마저 좌측 내지 우측으로 기울어져 있다.

KPGA 프로인 송영발 지배인은 "18홀 중 티샷이 잘 맞더라도 페어웨이의 업다운과 경사가 심해 비슷한 스탠스가 나오지 않을 정도여서 14개의 클럽을 골고루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린을 향한 어프로치샷도 만만찮아 대부분 파온 시키기가 힘겹다. 일부는 혓바닥 그린이어서 앞핀일 경우 어프로치샷이 조금만 짧거나 내리막 퍼팅의 힘조절이 안 됐을 땐 여지없이 그린을 벗어난다. 심지어 벙커에 빠지기도 한다.

그린도 까다롭게 조성돼 퍼팅 또한 만만찮다. 2, 3단은 기본이고 일부는 종이를 구겨서 편 것처럼 한 눈에 봐도 현란하다. 타 골프장은 서너 개의 그린이 핸디캡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이곳은 서너 개의 그린만 빼고 모두 까다롭다.

업다운 심한 페어웨이, 스탠스 잡기 힘들어
   
라운드 전 송 지배인에게 특히 유의해야 될 홀을 꼽아 달라고 부탁했다. 돌아온 대답은 페리돗 3, 8번과 제이드 5, 7번홀.

우선 파4, 핸디캡 3인 페리돗 3번홀. 챔피언티 377m, 레귤러티 358m. 페어웨이가 좁고 백티 기준 230m 지점부터 보이지 않는 해저드가 숨어 있기 때문에 레귤러티에서도 대개 우드를 잡는다. 페어웨이의 우측이 낮고 OB가 있어 티샷은 대개 좌측으로 공략하지만 그곳엔 항아리 벙커가 5개나 입을 벌리고 있다. 그린까지 세컨샷의 거리는 125~150m. 카트길이 있는 그린 우측은 공간이 좁은 데다 우측으로 경사가 있어 OB 위험이 있기 때문에 세컨샷은 그린 좌측으로 공략해야 무난하다. 이 홀은 페리돗 4번홀과 함께 그린 앞 넓은 해저드를 넘겨야 하기 때문에 샷 거리가 짧은 여성골퍼들이 특히 부담스러워 한다.

파4, 핸디캡 5의 페리돗 8번홀은 극과 극의 반응이 묻어난다. 챔피언티 328m, 레귤러티 308m로 짧지만 좌우 OB가 있고 오르막이면서 벙커가 15개에 달해 사실 티샷을 하기가 막막하다. 페어웨이 좌우, 그린 앞뒤 좌우에 벙커가 포진해 있는 데다 까다로운 3단 그린의 길이가 50m에 달해 앞핀과 뒷핀일 경우 두 클럽 차이가 난다. 페어웨이는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어 세컨샷의 스탠스 잡기도 쉽지 않다. 티샷 세컨샷만 정확히 떨어지면 거리가 짧아 버디도 가능하지만 수많은 벙커 속에 허우적대다 보면 트리플 보기는 보통이다.

파4, 핸디캡 2의 제이드 5번홀은 오르막인 데다 거리가 길고 그린이 매우 까다로운 홀. 좌우 OB가 있고 페어웨이는 우측으로 흐른다. 페어웨이가 그나마 넓어 다행이다. 그린은 포대그린이라 세컨샷은 반드시 두 클럽 길게 쳐야 한다. 그린 앞 약간 우측의 두 개의 벙커는 아주 깊어 무리하게 투온을 시키려고 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끊어 치는 것도 전략상 좋은 방법이다. 그린도 만만치 않아 당일 핀 위치를 반드시 확인해야 퍼팅도 유리하다.

핸디캡 12의 파3 오르막 제이드 7번홀. 챔피언티 202m, 레귤러티 187m로 거리도 있는 데다 좌우 OB가 있어 프로선수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홀. 우측으로 경사가 심하고 그린 우측은 공간이 적다. 더욱이 이 홀은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 입구만 보여 그린 좌측 언덕을 보고 길게 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린 앞과 우측에 벙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홀 저런 홀, 이런 재미 저런 재미

파5, 핸디캡 1 페리돗 4번홀. 아쉽게도 라운드한 이 날은 안개 때문에 사진상으론 보이지 않는다.

파5, 핸디캡 1 페리돗 4번홀은 안 보이는 해저드가 페어웨이에 하나, 그린 앞에 두 개나 있어 냉정하게 끊어 쳐야 한다. 그래서 장타자도 2온은 절대 불가능하다. 챔피언티 538m, 레귤러티 518m. 그린 또한 굴곡이 심해 퍼팅에 신중해야 한다. 파4, 핸디캡 9의 페리돗 9번홀은 백티 기준 페어웨이 210m 지점에 어른 키보다 큰 급내리막 사면이 있어 티샷으로 우드를 사용해야 한다. 지금은 겨울이라 좀 낫지만 한여름엔 깊은 러프지역으로 변하기 때문에 거리 안배에 유의해야 한다.

파4, 핸디캡 8 제이드 2번홀은 3단 그린의 최고점과 최저점이 무려 150㎝ 정도 되는 데다 그린 뒤에 해저드와 두 개의 깊은 벙커가 있어 어프로치샷 때부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경사가 아주 심한 그린에선 '냉온탕'이 흔히 목격된다.

파5, 핸디캡 4 제이드 4번홀은 페어웨이가 좁아 티샷의 절반이 좌우 OB지역에 빠져 주말골퍼들에게 사실상 핸디캡 1로 불리는 홀이다. 파4, 핸디캡 10의 제이드 8번홀은 백티 기준 IP 지점인 230m 즈음의 페어웨이 폭이 15~20m에 불과해 실제로 OB가 가장 많이 나 '공포의 8번홀'이라는 애칭을 가진 홀이다. 주말골퍼라면 드라이버를 잡아도 되지만 장타자의 경우 티샷은 우드를 잡는 것이 유리하다.

그린은 전체적으로 어렵지만 페리돗 8번, 제이드 2, 5, 6번홀이 특히 까다롭다.

파4, 제이드 1번홀.
파3, 제이드 3번홀.
정면으로 해저드와 벙커가 보이는 파4 페리돗 1번홀.
좌 해저드, 우 OB, 뒤로 벙커가 포진한 파3 페리돗 2번홀.
항아리 벙커와 페어웨이 경사가 심한 파4 페리돗 3번홀.


전문가가 경험한 레이크힐스 경남CC

페어웨이의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좌우 경사까지 있어 업힐이나 다운슬로프 등 다양한 스탠스에서의 샷 요령과 항아리 벙커샷 탈출 요령을 숙지하고 찾아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송영발 지배인), 지형지물을 잘 이용해야 스코어가 잘 나온다. 개인적으로 제이드 5번이 부담스러웠다(신용진 프로),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이 무척 어려웠다(김보경 프로), 로우핸디캐퍼에게도 크게 유리한 점이 별로 없다(박용주 회원), 부산 인근의 다른 골프장보다 난이도 면에서 한 수 위다. 머리를 써 가며 공략하지 않으면 안 된다(최강팔 전 부산MBC 아마골프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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