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출정식을 가진 히말라야 원정대. 왼쪽부터 서성호, 오영훈, 김창호 대장, 전푸르나, 안치영.>


김창호(44)는 세계 산악계가 인정하는 현역 최고의 산악인이다. 그의 등반 기록 중 압권은 후배인 고 이현조와 함께한 세계 최난도 거벽인 낭가바르파트(8125m) 루팔벽 등정이다. 루팔벽은 벽 구간만 세계 최장인 4500m에 평균 경사도 60도에 이르는 난공불락의 거대 벽. 엄청난 경사 때문에 눈이 쌓이지 않아 흔히 '벌거벗은 산'으로 불린다.

루팔벽 초등은 1970년 이탈리아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69)에 의해 이뤄졌다. 당시 메스너는 함께 등정한 동생 귄터를 하산길에 잃었지만 김창호는 후배 이현조와 무사히 하산했다. 1986년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현존하는 등반가의 전설로 불리는 메스너는 2004년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에서의 삶과 죽음의 장대한 오디세이를 담은 'The Naked Mountain'을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그때보다 좋은 기술과 장비가 줄기차게 나왔지만 아직도 루팔벽은 재등되지 않고 있다. (중략) 앞으로도 전 세계 유능한 산악인 1000명 중 선택 받은 이는 아마 한 두 명일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 책이 나온 이듬해 김창호 팀은 메스너의 예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35년 만에 루팔벽을 가뿐히 올랐다. 머슥해진 메스너는 2006년 친인척 40여 명과 낭가파르바트 루팔벽 베이스캠프로 떠나는 트레킹 팀에 특별히 김창호를 초청, 서로가 서로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김창호와 라인홀트 메스너.>

 김창호는 부산과의 인연도 소중히 여기고 있다.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파키스탄의 카라코람 히말라야의 5000~7000m대의 미답봉을 주로 오르내리던 그에게 '다이내믹 부산 희망원정대'가 2006년 에베레스트를 오른 후 두 번째 대상 산인 K2 등반을 앞두고 카라코람 히말라야 전문가였던 그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그게 인연이 돼 김창호는 2007년 K2부터 2011년 초오유 등정까지 부산원정대의 히말라야 8000m급 13좌를 함께했다.

<2010년 7월 낭가바르파트 정상에 선 김창호(왼쪽)와 서성호. 산소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2011년 파키스탄 카라코람 히말라야의 발토리빙하에서 부산다이내믹 원정대의 일원으로 참가한 김창호(왼쪽 세 번째). 왼쪽 첫 번째 홍보성 대장, 두 번째가 서성호.>

<2011년 초오유 등반 때. 왼쪽부터 김창호, 홍보성 원정대장, 서성호.>


 현재 김창호는 히말라야 14좌 중 에베레스트 등정만 남겨놓고 있다. 사실 김창호는 2007년 에베레스트 등정 기회가 한 번 있었다. '도로공사 장애인 등반대'대원으로 참여해 마지막 캠프에서 김홍빈과 함께 등정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에베레스트 남서벽 신루트 개척에 나섰던, 루팔벽에서 동고동락했던 후배 이현조와 오희준이 추락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등정 도전을 포기하고 시신 수습에 나서 결과적으로 기회를 놓쳤다.

 그가 6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함께하는 대원은 그와 지금까지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1개를 함께 오른 서성호(34/부경대OB), 안치영, 오영훈, 전푸르나.


 김창호의 이번 등반은 히말라야 14좌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라 다소 독특하면서도 의미있게 계획을 세웠다.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대원들 힘으로 해발 제로에서 출발한다. 인도 바카할리마을에서 갠지즈강의 지류인 후글리강에서 카약을 타고 강을 거슬러고(5일/50㎞), 갠지즈강을 따라 사이클을 타고 국경을 넘어 네팔로 집인한 후 (15일/1000㎞), 도보로 베이스캠프(15일/150㎞)에 도착해 정상에 오른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통상 등반기간보다 40일 정도 더 걸리고 비용도 배나 든다. 카약과 사이클은 이번 원정의 후원사인 몽벨과 LS네트웍스가 후원했다. 

 이번 등반에서 김창호는 무산소로 도전한다. 만일 등정에 성공한다면 김창호는 아시아 최초로 무산소 히말라야 14좌 등정 기록을 세우게 된다. 세계 최초 무산소 기록은 메스너이며, 김창호는 14번째가 된다. 또 5월 중순에 정상에 오를 경우 1987년 예지 쿠쿠즈카가 세운 기록(7년 11개월 14일)도 경신, 최단 기간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자가 된다.


 한편 부산원정대 대원으로 김창호와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1개를 함께 오른 서성호는 현재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2개, 무산소로는 10개 올랐다. 

김 대장은 "에베레스트 정상은 기압과 산소가 평지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무산소·무동력은 정말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원정대의 등반 루트는 에베레스트 남동쪽 능선과 로체 서벽이다.
 원정대는 오는 11일 출국한다. 정상 등극은 5월 중순으로 보고 있으며, 그럴 경우 같은 달 30일 귀국할 예정이다.

'다이내믹 부산 2009 희망원정대'의 김창호(왼쪽) 서성호 대원이 28일 오전 11시15분(한국시각) 네팔 소재 세계 8위봉인 마나슬루(8163m) 등정에 성공했다. 부산원정대 인공위성 전송사진

부산의 산사나이들이 히말라야 8위봉인 마나슬루(8163m) 등정에 성공했다. 올 봄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에 도전한 세계의 산사나이들 중 초등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그것도 무산소로.

 '다이내믹 부산 2009 희망원정대'(원정대장 홍보성)의 김창호 서성호 대원은 28일 오전 11시15분께(한국시각) 셰르파 1명과 함께 북동릉 루트를 통해 마나슬루(8163m) 정상에 올라 50분 정도 머물다 현재 하산 중에 있다고 전화로 알려왔다.

 지난 3월 16일 마나슬루 다울라기리1봉(8167m) 안나푸르나1봉(8091m)을 목표로 출국한 희망원정대는 1차 목표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29일 베이스캠프에서 철수, 다음 목표인 다울라기리1봉 베이스캠프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로써 다이내믹 부산 희망원정대는 지난 2006년 국제신문의 특별 후원 아래 에베레스트, 2007년 카라코람 히말라야의 K2와 브로드피크, 2008년 마칼루와 로체에 이어 여섯 번째 8000m급 히말라야 봉우리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홍보성 대장에 따르면 원정대는 지난 3월 22일 네팔 카트만두를 출발, 9일간의 캐러밴으로 마나슬루 베이스캠프(4800m)에 도착, 지난 2일부터 본격 등반을 시작했다.

 하지만 올들어 유난히 기승을 부리는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두 차례나 정상 도전에 실패했다. 첫 번째인 지난 14일엔 갑작스런 제트기류로 인해 7500m 지점에서 발길을 돌렸으며, 두 번째인 시도인 지난 22일에도 캠프2(6900m)까지 진출했으나 이후 7500m~정상부에 역시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강한 돌풍이 예상된다는 기상예보로 또 다시 베이스캠프로 하산했다. 올 봄 시즌 히말라야 전역에는 예년과 달리 제트기류가 정체되면서 강풍과 대설로 등반 활동이 상당히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

 원정대는 다행히 지난 27일 오후부터 제트기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바람이 차츰 약해질 것이라는 국내에서 보내온 기상예보에 따라 26일 오전 10시께 김창호 서성호와 셰르파 1명 등 등정조 3명은 베이스캠프를 출발, 5시간만에 캠프1(5800m)을 거쳐 캠프2(6400m)에 진출했다. 다음날인 27일 오전 11시께 캠프2를 출발한 원정대는 3시간만인 오후 2시께 캠프3(6900m)에 도착, 6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밤 10시께 캠프3을 출발했다. 원정대는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 속에서 고도차 약 1200m를 10시간 15분 만에 극복하고 정상에 도달, 올 봄시즌 마나슬루 정상에 처음 오른 등정자로 기록됐다.

 김창호(39/부경대OB)는 4년 전 고 이현조와 함께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을 히말라야 14좌를 세계 최초로 이룩한 라인홀트 메스너 형제의 초등 이후 35년 만에 재등정, 세계 산악계의 찬사를 받은 현역 국내 최고의 산악인이다. 김 대원은 부산원정대의 일원으로 지난 2007년 K2와 브로드피크, 2008년 마칼루와 로체에 이어 마나슬루까지 5연속 무산소 등정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2006년 에베레스트에 오른 서성호(30/부경대OB)는 지난해 김창호 대원과 함게 마칼루 로체에 이어 세 번째 무산소 등정을 기록했다.

 특히 서성호 대원은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 산악계를 대표하는 드림팀을 구성해도 김창호 대원과 함께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상의 기량을 산악계로 인정받고 있다.

 홍보성 대장(53/부경대OB/(주)조은)은 "올 봄 마나슬루에 도전한 10개국 원정대 중 가장 먼저 등정을 달성해 기쁘다"며 "나머지 다울라기리1봉과 안나푸르나1봉 모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2008
마칼루-로체 부산원정대'가 등정에 성공한 후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맨 왼쪽이 김창호 대원, 두 번째가 홍보성 원정대장, 왼쪽에서 네 번째가 서성호 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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