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산행팀 추천 가볼 만한 여름 계곡산행지

산길따라 물길따라 시름잊고 쉬어가세
  

절기상으로 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가 지났건만 실감이 나질 않는다. 왜 이리 더울까.
여전히 시원하고 한적한 곳이 그립다. 튜브에 몸을 실어 거친 파도를 타고도 싶고 그늘진 원두막에 누워 시원한 과일도 먹고 싶지만 산꾼이라면 계곡이 있는 산으로 가야하지 않겠는가.

'인자요산 지자요수(仁者樂山 知者樂水)'라 했던가. 계곡 산행이야말로 이 고사성어의 현대판 버전이 아니겠는가. 하루가 다르게 신 문물이 옛 것을 몰아내는 요즘 여름휴가만은 옛 선비의 그것이 영원한 스테디셀러인 듯하다. 여기에 보석같은 산길이 열려 있으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국제신문 산행팀은 휴가철을 맞아 그동안 소개했던 산행지 중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가볼 만한 알짜배기 계곡산행지만을 엄선, 간략하게 소개한다.


#칠곡 금오산 금오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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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폭포 바로 아래 위치한 칠곡 금오산 금오동천 제2폭포와 구유소. 구유소는 선녀를 태우고 온
      용마가 물을 마신 곳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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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폭포와 선녀탕.


국내 도립공원의 효시인 금오산 하면 흔히 구미에서 올라 도선 국사가 득도했다는 도선굴과 물소리가 산을 울릴 정도로 우렁차다는 명금폭포를 감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산행팀은 칠곡의 금오동천을 품은 남릉으로 올랐다. 칠곡까지 가는 것이 약간 부담스럽지만 걷는 시간만 3시간40분. 그리 힘들지는 않다.

금오동천은 들머리에서 7분이면 계곡에 다다른다. 이때부터 제4, 3, 2, 1폭포와 벅시소 용시소 구유소 선녀탕이 연이어 나타난다.

특히 제1폭포는 목욕 중 용마가 사라져 천상으로 오르지 못한 선녀가 옥황상제께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해달라고 눈물로 기원했다 해서 눈물폭포라 불린다. 또 선녀탕은 선녀가 목욕하던 곳, 구유소는 용마가 물을 마신 곳, 용시소는 용마가 몸을 씻은 곳이다. 
 
8부 능선쯤 오르면 산속에 축구장 면적의 절반쯤 되는 평지가 있다. 습지로 조선시대 땐 외적의 침입에 대비, 3500명의 군사가 주둔했다 전해온다. 금오정이란 샘도 있다.

정상 바로 아래 절벽 사이에는 약사암이 있다. 낙동강과 구미시가 한눈에 펼쳐지며 구름다리로 연결해놓은 범종각은 여느 암자에서 만날 수 없는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하산길에도 부처바위 석굴법당 등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계곡에서 더위를 씻고 시간을 보내려면 산행팀이 오른 코스의 역순으로 올라도 상관없다. 〈근교산 & 그너머 585회〉


#함양 영취산 부전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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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계곡에서 가장 경관이 빼어난 용소와 너른 암반 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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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이면 아이들이 암반 미끄럼틀을 타는 이곳이 가장 인기를 끈다.


함양이 자랑하는 용추계곡 및 화림동계곡과 달리 함양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계곡이다. 함양군도 이 계곡만은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포장도 하지 않은 채 알리지도 않고 있다. 실제로 함양 관광안내지도에도 표기돼 있지 않다.
   
 
올 여름 산행팀이 발굴한 최대의 성과이다. 부전계곡을 품은 산은 영취산. 백두대간이 정맥 하나를 풀어 놓는 지점으로 금남호남정맥 분기점이기도 하다.

2년 전 환경부가 지정하는 자연생태계 우수마을로 선정된 부전마을을 지나면 만나는 부전계곡은 조선 후기 부계 전병순이 은거하고 강학하던 곳. 그의 흔적은 계곡 입구 '부계정사'라는 퇴락한 고가로 남아 있다.

민가 두 채를 지나면 너른 화강암반 아래 짙푸른 용소를 만난다. 암반 사이로 옥류 같은 계류가 포말을 일으키며 용소에 이르는 모습은 마치 놀이공원의 구불구불한 슬라이드를 떠오르게 한다. 실제로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백두대간에 올라서면 조망도 빼어나다. 이웃한 백운산을 비롯 장안 괘관 황석 거망 금원 기백 월봉 덕유산 등 1000m급 고봉준령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행 중엔 또 함양 서상면과 장수 장계면을 잇는 고사리재도 지난다. 지금까지 육십령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산행에서 산행팀이 발굴했다. 〈근교산 & 그너머 578회〉   
 
#포항 천령산 청하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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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하골 최고의 폭포로 알려진 연산폭포. 30m 높이에서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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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길에 만나는 은폭.


보경사계곡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여름이면 많은 산꾼들이 즐겨찾는 유명 계곡산행지 중 하나. '경북의 금강'이라 불리는 청하골은 내연산(삼지봉) 향로봉 매봉 삿갓봉 천령산(우척봉) 문수봉 등 6개의 봉우리에 의해 말발굽 모양으로 에워싸여 있다. 4㎞여에 걸쳐 무려 12개의 폭포가 있어 일명 '12폭포골'로 불리기도 한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넓은 소와 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괴석, 그리고 그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소나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보경사를 거쳐 산길은 계곡과 나란히 내달린다. 두 가닥의 물줄기가 떨어져 일명 쌍폭이라 불리는 상생폭포를 시작으로 보현폭 삼보폭 잠룡폭 무풍폭 관음폭을 거쳐 청하골 최고의 폭포로 불리는 연산폭포까지는 대략 2.7㎞. 높이 30m인 연산폭포에서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이후부턴 능선길을 올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돈다. 정상에 서면 내연산 동대산 향로봉 무수봉 및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산길에선 시명폭 실폭 복호2폭 복호1폭 은폭을 본 후 산으로 오르기 시작한 바로 그 지점으로 내려와 앞서 본 상생폭에서 연산폭포에 이르는 7개의 폭포를 다시 보며 원점회귀한다.

참고 사항 하나. 폭포 이름을 알리는 안내판이 일부 없어 상생폭 보현폭 무풍폭 관음폭 연산폭 은폭 등 6개 폭포만 정확하게 확인 가능하다. 〈근교산 & 그너머 540회〉


#밀양 구만산 통수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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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만폭포.


 계곡산행지의 고전으로 불리는 구만산은 평소에는 잘 찾지 않다가도 여름철만 되면 성지순례 떠나듯 전국에서 모여드는 전형적인 여름산이다. 해발 785m로 영남알프스 산군 중 낮은 축에 속하고 전망 또한 수목에 가려 온전치 못하지만 빼어난 계곡 덕택에 여름이면 이런 기현상이 발생한다.

밀양 산내면과 청도 매전면의 도계(道界)를 이루는 구만산 산행은 대개 구만폭포가 위치한 통수골로 올라 가인리 가인계곡으로 하산한다. 이럴 경우 걷는 시간만 4시간30분 정도 되는 구간에서 아마도 70%쯤이 계곡인 그야말로 맞춤형 계곡산행이 완성된다.

구만산 최고의 절경은 뭐니뭐니해도 구만폭포. 40m쯤 돼 보이는 기암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구만폭포는 여름이면 남녀 구분없이 어른들의 물놀이 장으로 변모한다. 시퍼런 물빛의 너른 소에는 10여 명이 물장구를 치며 나이를 잊은 채 동심으로 돌아간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지점의 최고 수심은 어른 키보다 더 깊다.

하산길의 가인계곡은 통수골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픈된 통수골과 달리 가인계곡은 숲에 가려 물소리만 들릴 뿐 산길에선 거의 보이지 않아 접근하기 위해선 작은 소로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이 때문에 여타 계곡에 비해 아직 원시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봉의저수지를 거쳐 내려오면 입구엔 인골산장(055-353-6531)이 있다. 산꾼들에겐 아주 유명한 집이다. 후덕한 주인 부부의 마음씨와 별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오리구이 닭백숙 흑염소 등이 주메뉴이다. 〈근교산 & 그너머 493회〉
   
 
#거창 덕유산 삿갓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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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삿갓봉도 구만산처럼 들머리와 날머리가 모두 계곡과 함께 하는 전형적인 여름산행지.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작은 폭포와 어른들도 수영이 가능한 너른 소, 선녀들이 목욕을 했을 법한 타원형 욕조모양의 웅덩이 그리고 이를 둘러싼 주변의 병풍바위와 울창한 숲이 산행 내내 이어져 산행을 왔는지 유람을 왔는지 착각할 정도.

산세도 빼어나다. 밧줄을 타고 올라야만 하는 암벽과 정상에서의 장쾌한 조망, 곳곳에서 만나는 야생화는 한순간도 무료함을 느끼지 못 할 정도로 오감을 즐겁게 해준다.

들머리는 덕유산의 거창 쪽 베이스캠프 격인 황점. 황점에서 삿갓봉~월성재~월성계곡~황점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하산길 월성계곡은 거창의 계곡 중 으뜸으로 칠 정도로 경관이나 유량면에서 빼어나다. 월성재에서 장수군 토옥동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현재 비법정 탐방로로 지정돼 있다. 참고하길. 〈다시 찾는 근교산 350〉
   
 
#밀양 가지산 쇠점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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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점골 상류의 조그만 폭포와 너른 소. 이 소는 어른 키보다 깊다.

영남알프스의 맏형 가지산은 산이 깊으면 골이 깊다는 정설대로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계곡을 무려 다섯 개나 품고 있다. 심심이골 용수골 석남사계곡 학심이계곡 그리고 쇠점골.

오천평반석이 위치한 쇠점골은 접근이 빼어난 데다 주변에 국내 100대 명소 중 하나로 손꼽히는 호박소와 천연기념물인 얼음골이 위치해 있어 부지런히 발품만 판다면 일거삼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쇠점골과 하산길인 용수골은 오래 전 밀양 산내 사람들이 지금의 석남터널이 뚫리기 전 언양장을 보러 다니던 옛길. 쇠점골이란 이름은 석남고개를 오르내리던 말들의 말발굽쇠를 갈아주고 술도 팔던 주막 '쇠점'에서 유래됐다 전해온다. 초창기 산꾼들이 많이 애용했지만 석남터널이 생기면서 도로를 한번 건너야 하는 단점이 있어 최근에는 뜸한 편이다. 이 때문에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쇠점골에는 알려지지 않은 넓고 깊은 소가 여럿 있어 어른들이 수영을 할 수도 있다. 〈근교산 & 그너머 495회〉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함양군 서상면 부전계곡은 함양이 자랑하는 용추계곡, 화림동계곡과 달리 함양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계곡이다.

함양군 기획감사실 조성제 홍보담당은 "군에서 이 계곡만은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포장도 하지 않은 채 알리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함양 관광안내지도에도 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

이 계곡 아래 부전마을은 2년 전 환경부가 지정하는 자연생태계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부전계곡에 고라니 다람쥐 물오리 등 많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데다 산과 계곡이 잘 어우러져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원시적 체취가 묻어나는 부전계곡은 조선 후기 학자 부계 전병순(1816~1890)이 은거하고 강학하던 곳으로 그의 흔적은 계곡 아래 '부계정사'라는 퇴락한 고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재해시 대피안내도에는 부계정사를 대피소로 표기해 놓아 아쉬움을 남게 한다.

부전계곡을 품은 산이 바로 백두대간 영취산이다. 어서 떠나보자.


근교산&그너머 <578> 함양 영취산~덕운봉~제산봉

고사리재 밟으며 옛 민초들 삶 떠올리다

걷는 시간만 5시간40분 걸리는 100% 원점회귀 코스
산행팀 육십령보다 더 짧은 영호남 옛길 고사리재 발견
영취산 정상서 북으로 15분, 고갯마루 양측 길 흔적 없어
들머리 부전계곡도 외지엔 알려지지 않은 원시 그대로
산행 중 남덕유 할미봉 백운산 등 백두대간길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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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계곡의 최고 인기 지점인 미끄럼틀 암반. 여름이면 이곳에서 많은 아이들이 신나게 미끄럼틀을 타며 물놀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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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이 가장 빼어난 미끄럼틀 암반 아래 용소. 물빛이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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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 암반 아래 소(왼쪽)와 뒤에서 본 미끄럼틀 암반.


경남 함양군 서상면과 전북 장수군 장계면을 잇는 육십령.

해발 730m의 이 육십령은 산꾼들에게는 백두대간 남덕유에서 뻗어내려온 할미봉과 남쪽의 깃대봉 영취산을 잇는 경유지이며 민초들에겐 선비의 고장 함양땅과 호남의 오지 장수를 이어주는 고갯마루였다.

삼국시대 땐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였던 이 육십령은 이후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26번 국도로 오랜 기간 적지 않은 차량 행렬이 줄을 이었지만 수년 전 개통된 대전~진주 고속도로에 의해 백두대간 깃대봉 아래로 육십령터널이 뚫리면서 이 길도 옛길 아닌 옛길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여기까진 널리 알려진 사실.

함양에는 함양 서상면과 장수 장계면을 잇는 또 하나의 고갯마루가 있다. 일명 고사리재이다. 이 고사리재의 들머리는 서상면 부전계곡. 함양의 내로라하는 용추계곡이나 화림동계곡에 비해 지명도는 낮지만 아직 원시적 체취가 묻어나는 때묻지 않은 숨은 계곡이다.


이 계곡을 품은 산이 바로 이번에 산행팀이 오른 백두대간 영취산(1076m)이다. 육십령에서 잠시 멈춰 숨을 몰아쉰 백두대간이 백운산으로 뜀박질하기 직전 솟구친 봉우리다.

이 고사리재는 영취산과 육십령 사이에 위치해 있다. 영취산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동행한 함양군 기획감사실 조성제 홍보담당은 "이 고사리재는 부전계곡을 품고 있는 함양 최북단 서상면의 촌로들이나 산깨나 좀 탄다는 산꾼들만 알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 애독자이기도 한 조 씨는 "고사리재는 일제 강점기 이후 인적이 끊겨 산길이 사실상 묵어 있지만 옛길 복원 차원에서 열리기만 한다면 상당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행은 서상면 옥산리 부계정사~부전계곡~백운산·고사리재 갈림길~절터골~백두대간 주능선~쉼터(벤치)~무령고개(선바위 고개)갈림길~영취산 정상~고사리재~논개생가 갈림길~민령 갈림길(이정표)~덕운봉~옛 헬기장~헬기장~제산봉~헬기장~부전계곡으로 돌아오는 100% 원점회귀 코스. 걷는 시간만 5시간4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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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는 부전계곡 하류. 음용수대와 화장실, 재해시 대피안내도 및 등산로 대략도가 보인다.

계곡과 나란히 달리는 산판로를 걸으며 산행은 시작된다. 100m쯤 가면 우측으로 보이는 무덤 뒤가 하산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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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기점인 들머리(왼쪽)와 부전계곡 지계곡인 절터골에서 만난 쌍폭.


목가적인 민가 두 채를 잇따라 지나면 일순간 감탄사가 절로 인다. 너른 화강암반 아래 짙푸른 용소가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암반 사이로 옥류 같은 계류가 포말을 일으키며 용소에 다다르는 모습은 마치 놀이공원의 구불구불한 미끄럼틀을 떠오르게 한다. 동행한 조 씨는 "여름이면 이곳은 어린이 물놀이장 중 으뜸"이라고 귀띔했다.

물길을 건너면 갈림길. 우측으로 가서 또다시 계곡을 건널 즈음 주변의 풍광도 일품이다. 그야말로 계곡미의 진수를 보는 듯하다.

   
 
15분 뒤 갈림길. 우측은 부전계곡을 따라 고사리재로 가는 길. 동행한 조 씨는 최근 몇 차례 길을 찾으려고 시도해 봤지만 허사였다고 했다. 산행팀은 좌측으로 물을 건너 올라선다. 영취산의 남쪽에 위치한 백두대간 백운산 가는 길이다.

역시 물길과 나란히 걷는다. 부전계곡 지계곡인 절터골이다. 6분 뒤 두 줄기의 물길이 쏟아지는 쌍폭을 지나면 또다시 계류가 기다린다. 쌍폭 상류 물길이다. 낙엽이 밟히는 산죽길을 지나 두 차례 물길을 건너 세 번째 물길을 지나면 갈림길 앞에 선다. 산행팀은 두 길 모두 답사, 노란 리본을 꼼꼼히 달아 놓았다. 선택은 독자들의 몫.

우측 지계곡길로 들어서면 일순간 산길은 사라지지만 그럭저럭 산행을 이어갈 만하다. 하지만 막바지 300~400m 구간은 벌목한 나무와 산죽으로 인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지능선에 겨우 닿는다. 갈림길에서 60분 소요되고 여기서 좌측으로 20분쯤 오르면 쉼터(벤치)가 놓인 백두대간 주능선에 올라선다. (지도상의 ①번)

갈림길에서 직진할 경우 절터골을 끼고 계곡 끝까지 올라간다. 길은 뚜렷하다가 사라지고, 계곡을 건너기도 하고 물길을 따라 오르기를 반복하면 초록 이끼가 낀 너덜길을 만난다. 이후 물길도 사라지고 좌우로 능선이 막고 있으면 사실상 절터골 최상류에 올라선 것이다. 갈림길에서 60분. 널브러진 크고 작은 바위를 밟을 때 중심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제 계곡을 벗어나 좌측으로 90m쯤 치고 오르면 지능선에 닿고, 여기서 우측으로 반듯한 산길을 따라 15분 정도 치고 오르면 백두대간 주능선에 올라선다. 좌측으론 백운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며 우측은 영취산 방향이다. 여기서 백운산이 잘 보이는 전망봉을 거쳐 '생태계 복원 중'이라 적힌 안내판을 지나면 쉼터(벤치)에 닿는다. 주능선에 올라선 후 20분 소요. (지도상의 ②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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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금남호남정맥 분기봉인 영취산 정상을 지나 만나는 민령 갈림길에서 본 백두대간 주능선. 정면으로 보이는 가장 높은 봉이 백운산이며 사진상으로 보이진 않지만 우측으로 영취산과 그 우측 뒤로 장안산도 확인된다(왼쪽). 하산길에서 본 백두대간. 백운산이 손에 잡힌다.
 
주변 조망을 살펴보면 남쪽으로 백운산과 그 좌측으로 서래봉 괘관산이, 동쪽으로 저 멀리 황석산 피바위와 그 왼쪽으로 거망 금원 기백 월봉 덕유산이 보인다. 산행팀은 북으로 가다 시계 방향으로 눈앞에 보이는 능선으로 갈아탄 후 발아래 보이는 상부전 쪽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대간길을 따라 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6분 뒤 무령고개 갈림길. 이정표엔 선바위고개라 표기돼 있다. 선바위는 좌측으로 보인다.

여기서 침목계단을 잠시 오르면 영취산 정상. 백두대간이 정맥 하나를 풀어 놓는 지점이다. 금남호남정맥 분기점인 이곳에서 좌측(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발밑의 무령고개를 거쳐 건너편 팔각정을 지나 장안산으로 이어진다. 이 정맥은 주화산에서 북으로 운장 대둔 계룡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과 남으로 내장 추월 무등산을 거쳐 백운산에서 끝나는 호남정맥으로 갈라진다. 육십령은 여기서 11.8㎞.

이제 직진하며 내려선다. 좌측으로 나무에 기생하며 그 수액을 빨아먹고 사는 겨우살이가 눈에 띈다.

15분 뒤 안 보이던 마른 억새에 이어 송림이 기다린다. 고사리재이다. 함양과 장수를 잇는 최단 코스의 고갯마루이다. 좌우를 둘러봐도 길 흔적이라곤 전혀 없다. 하긴 50년 정도 인적이 끊겼으니까 그럴만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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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 정상(왼쪽)과 고사리재 직전. 숲속이 고사리재이다.

두 번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눈길 끄는 이정표와 맞닥뜨린다. 논개 생가(4.6㎞) 갈림길이다. 대간의 서쪽 장수땅에 태어나 동쪽 함양땅에 묻힌 충절의 여인 논개를 잠시 떠올리며 발길을 재촉한다.

12분 뒤 민령(5.3㎞) 갈림길. 바위에 앉아 백운산과 방금 지나온 영취산, 그 우측 뒤 장안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대간길인 좌측 민령 방향을 버리고 산행팀은 원점회귀를 위해 이정표 뒤 급경사길로 내려선다. 8분이면 덕운봉. 정상석도 삼각점도 없이 그냥 스쳐가기 쉬워 리본 뒤에 '덕운봉'이라 적어 놓았다.

10분 뒤 능선 갈림길. 이때부터 주변 지형을 잘 살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우측으로 갔다간 계곡으로 떨어지기 십상이니 좌측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선다. 주변에 간벌을 해놓고 치우질 않아 얼핏 길이 없는 듯하지만 찬찬히 한 걸음씩 옮기면 전혀 못 찾을 정도는 아니다.

38분쯤 뒤 미끄러운 송림길을 내려서면 안부이자 오래 전 좌측 옥산리와 우측 부전계곡을 넘나들던 고갯마루에 닿는다. 우측 부전계곡 쪽은 길 흔적이 없지만 옥산 쪽은 보인다.

동행한 조 씨는 여기서부턴 산 아래 주민들이 송이채취를 위해 다녀 길이 상대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한다.

다시 올라선다. 14분 뒤 옛 헬기장과 은방울꽃 군락지를 지나면 헬기장. 좌측으로 월봉산 금원산 칼날봉(수리덤) 바위 남덕유, 정면으로 괘관산, 우측으로 백운산 영취산과 지금까지 걸었던 산줄기가 한눈에 펼쳐진다.

이어지는 산길. 정면으로 우뚝 솟은 제산봉을 보며 암봉을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제산봉. 헬기장에서 16분. 좌측 옥산리 대신 우측으로 내려선다. 5분 뒤 또 다른 헬기장. 이제 우측에 위치해 있던 백운산도 우측 뒤로 보인다. 그만큼 많이 왔다는 방증이다.

이젠 우측 부전계곡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찾아야 될 시점이다. 4분 뒤 우측으로 하얀 마사토가 보이는 반듯한 능선길 대신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5~6분쯤 더 가면 송림 사이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열려 있다. 이 길만 찾으면 하산길은 일사천리. 차츰 급경사길로 변하지만 내려가기엔 큰 문제가 없다. 30분쯤 뒤 부전계곡 무덤 뒤로 떨어지며, 여기서 100m쯤 가면 출발점에 닿는다.


◆ 교통편- 대중교통 아주 불편, 승용차 이용하는 게 편리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서상IC~함양 안의(부전계곡) 우회전~부전마을 우회전~옥당교 건너 좌회전~상부전~부계정사(대피소)~음용수대(화장실, 재해시 대피안내도 및 등산로 대략도).

대중교통편의 경우 버스는 부전계곡과 바로 아랫마을인 상부전까지 들어오지 않아 불편하다. 부전마을 입구 봉정정류장에서 들머리까지의 4㎞는 걸어야 한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오전 5시40분부터 8~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시간 걸리며 1만2400원. 산청을 경유하는 이 버스는 완행. 직통버스는 오전 7시, 9시에 있다. 2시간 걸리며 1만2100원. 함양터미널 인근 시내버스터미널에서 서상행 버스를 타고 봉정정류장에서 내린다. 30분 간격으로 있다. 3400원. 45분 소요. 봉정정류장에서 함양행 버스도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막차는 오후 7시30분. 함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 6시30분(막차)에 있다. 만일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진주로 가서 부산행 버스를 타면 된다. 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10분.

봉정정류장에서 들머리까지의 4㎞가 부담스러우면 서상면 소재지까지 가서 택시(055-963-0054)를 이용하면 된다. 들머리 부전계곡까지 5000원.


◆ 떠나기 전에-- 함양군, 부전계곡 보존 위해 포장 않고 알리지도 않아


함양군 서상면 부전계곡은 함양이 자랑하는 용추계곡, 화림동계곡과 달리 함양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계곡이다.

함양군 기획감사실 조성제 홍보담당은 "군에서 이 계곡만은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포장도 하지 않은 채 알리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함양 관광안내지도에도 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

이 계곡 아래 부전마을은 2년 전 환경부가 지정하는 자연생태계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부전계곡에 고라니 다람쥐 물오리 등 많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데다 산과 계곡이 잘 어우러져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원시적 체취가 묻어나는 부전계곡은 조선 후기 학자 부계 전병순(1816~1890)이 은거하고 강학하던 곳으로 그의 흔적은 계곡 아래 '부계정사'라는 퇴락한 고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재해시 대피안내도에는 부계정사를 대피소로 표기해 놓아 아쉬움을 남게 한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늘봄가든'(055-962-6996). 찹쌀 조 수수 흑미 등 오곡밥에 더덕 등 20여 가지의 반찬, 그리고 된장찌개 꼬리곰탕 등이 한 상 가득 나온다(사진). 사태수육은 특히 별미다. 한약재와 된장 등을 첨가해 독특한 맛을 낸다. 8000원. 상림 주차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함양IC에서 7분쯤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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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입력: 2008.05.22 19:47 / 수정: 2008.05.2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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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443> 문경 주흘산

길따라 계곡따라 원시림 속으로
백두대간 베개 삼아 누워있는 산세
주봉 오르면 월악산·소백산 '한눈에'
굽이 굽이 반기는 폭포·소 장관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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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길 입구를 들어서는 산행팀. 제1관문인 주흘관을 중심으로 우측이 주흘산, 좌측이 백두대간의 조령산.



지극히 개인적인 기자만의 생각이다.
경북 문경의 진산 주흘산(1075m) 정도면 산세로 봐서 국립공원의 반열에 오르고도 남을 법하다. 설악이나 지리산의 산세에 비해 웅장함이나 화려함 측면에서 속된 말로 꿀릴 게 전혀 없다는 것이다.
기자의 어설픈 복받침에 동행한 전문 산꾼들이 한결같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지긋이 짓누른다.
그들은 한결같이 산세의 비범함에는 전적으로 동의했지만 덩치가 웬만한 국립공원에 비해 턱없이 왜소한데다 지척에 제천 월악산이나 보은 속리산, 영주 소백산이 보란듯이 이미 `국립공원'이란 명패를 달고 있어 비집고 들어갈데가 없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였다.
그러면서도 아무데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하고 많은 봉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사실에는 공감했다.
도읍을 자기 산자락에 두기 위해 서울의 북한산(삼각산)과 다툼을 할 정도로 산세가 빼어난 주흘산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짝이 바로 문경새재와 조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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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 높이의 3단폭인 조곡폭포(좌)와 여자 엉덩이를 닮았다 해서 명명된 높이 20m의 여궁폭포.


주흘산은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문경새재(조령·鳥嶺)를 가운데 두고 백두대간 산줄기인 조령산(1025m)과 마주보고 있다. 흔히 주흘산을 두고 백두대간을 베개 삼아 누워있는 산세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다.
문경새재는 바로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의 깊고 깊은 계곡길이다. 얼마나 험하고 깊었으면 1, 2, 3관문으로 나뉘어져 있을 정도. 예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였던 문경새재는 옛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가던 길이었다.
당시 영남에서 한양에 이르는 길은 문경새재 이외에 죽령과 추풍령이 있었다. 죽령길은 너무 멀었고, 추풍령길은 가깝기는 했지만 과거시험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설이 있어 대부분의 선비들은 이 문경새재길을 선호했다.
문경의 옛 지명은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문희(聞喜). 결국 과거 급제의 꿈을 안고 걸었던 문경새재는 바로 고향에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희망의 길이었던 셈이다.
산행은 문경새재 주차장~매표소~제1관문(주흘관)~여궁폭포~혜국사~대궐터(대궐샘)~주능선~주흘산 주봉~주흘산 영봉~꽃밭서덜~제2관문(조곡관)~문경새재길~제1관문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 안팎. 이정표는 잘 정비돼 있고 길 또한 또렷해 길찾기 문제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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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를 지나 제1관문인 주흘관을 통과하자마자 우측 소로로 간다. 곡충골이다. `주흘산 3.8㎞'라고 적힌 이정표도 서 있다. 왼쪽 저멀리 조령산, 오른쪽엔 주흘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계곡수와 그늘진 숲길은 찜통더위에도 서늘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이 맛에 산꾼들이 계곡산행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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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민왕이 행궁을 설치, 머물렀다는 대궐터 인근의 대궐샘(좌)와 해발 1075m의 주흘산 정상.


곧 여궁폭포 갈림길. 폭포는 우측 가파른 길로 250m 오르면 만난다. 바위절벽 사이로 굵은 물줄기가 흰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진다. 높이가 20m인 이 여궁(女宮)폭포는 여자 엉덩이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하늘에서 내려온 일곱선녀가 목욕을 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폭포수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숲으로 향한다. 주변의 기암절벽과 바위에 낀 이끼, 치렁치렁 얽히고 설킨 덩굴은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계곡 또한 한 굽이 오르면 연이어 소와 폭포가 나타나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35분 뒤 혜국사(惠國寺) 앞 갈림길.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파천했던 계기로 나라의 은혜를 입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잠시 들렀다 되돌아와 우측 주흘산 방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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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흘산의 명물 꽃발서덜(좌)과 삼지구엽초.


가풀막의 연속. 땀이 비오듯 흐른다. 지계곡을 건너면 산죽군락. 이 길을 지나면 너른 터에 닿는다. 공민왕이 행궁을 설치, 머물렀다는 대궐터다. 해발 850m인 대궐터 한쪽에선 샘터가 있다. 뒤돌아보면 조령산이 손에 잡힌다.
이제 정상을 향한다. 급경사길이 기다린다. 밧줄을 붙잡고 오르면 25분 뒤 주능선. 이제 500m 남았다. 평탄한 삼지구엽초 군락지를 지나 15분 뒤 벼랑끝 삼거리. 건너편 벼랑에 노란 원추리 군락이 시선을 붙잡는다. 여기서 10분이면 주흘산 주봉(1075m). 절벽 끄트머리에서 바라보는 발 아래 지능선들의 행렬, `과연!'이란 외마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일순간 운무가 자욱해져 우측 뾰족봉인 꼬깔봉과 조령산 끄트머리만 보일 뿐이다. 맑은 날이면 월악산 운달산 백화산 소백산도 시야에 들어온다고 한다.
가장 높은 주흘산 영봉(1106m)까지는 여기서 북으로 35분. 좁다랗고 아기자기한 숲길이다. 첨언 하나. 조망이 없는 영봉은 주흘산의 최고봉이지만 주흘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는 주봉이다. 주흘산 산세를 논할 때 이 주봉이 으뜸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하산은 영봉 직전 갈림길에서 왼쪽 제2관문 방향으로 내려선다. 산죽길이다. 30분 뒤 계곡수와 만난다. 얼마나 더웠으면 계곡 바로 위에서 아예 벗고 몸을 담그는 산꾼들도 보인다.
주흘산의 명물 꽃밭서덜(서덜은 너덜의 사투리)은 여기서 7분 거리. 너덜지대의 돌로 세운 공덕탑이 수 백개쯤 서 있다. 봄이면 진홍색 진달래가 공덕탑 주변에 만개해 이같이 명명됐다고 하지만 어쩌면 공덕탑이 마치 꽃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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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관문인 조령관과 제2관문인 조곡관.


이제부턴 편안한 계곡산행. 계곡과 나란히 내달리기도 하고 수 차례 건너기도 한다. 40분 뒤 제2관문인 조곡관 안내소. 조곡문과 조곡폭포를 감상하고 웰빙산책로인 새재길을 따라 걷는다. 매표소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여기서 주차장까지는 5분 소요된다. (2005. 7)


#떠나기전에
 문경새재길 주변에는 볼거리가 무척 많다. 주흘관 왼쪽 용소골에는 하늘나리꽃이 만발한 가운데 드라마 '태조 왕건' 세트장이 있고, 이어 조곡관까지 길손들의 객사였던 조령원터, 신구 관찰사가 관인을 주고 받았던 교귀정, 조선시대때 한글로 씌어진 산림보호비인 '산불됴심비', 높이 45m의 3단폭인 조곡폭포 등이 있다. 최근에는 퇴계 다산 율곡 매월당 등이 이곳을 넘나들며 남긴 주옥같은 한시를 자연석에 새겨 놓아 운치를 더해준다. 매표소 옆 새재박물관과 주차장 인근의 도자기전시관과 유교문화관도 놓쳐선 안될 볼거리다.
 피로는 새재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문경온천에서 풀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두 종류의 온천수를 경험할 수 있다. 황토빛의 칼슘 중탄산천과 맑고 투명한 알칼리 온천수가 그것이다. 첫 경험자들은 아주 신기해 한다.

#교통편
 대중교통편은 부산에서 당일치기로 불가능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김천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IC~문경새재 문경읍 방향 3번 국도 좌회전~문경새재도립공원 주차장 순.

#맛집
 경상도 음식이 맛이 없다는 정설을 무색케 하는 곳이 바로 문경이다.
 문경 전통 건강식인 묵조밥을 전문으로 하는 '소문난식당'(054-572-2255). 묵을 채 썰어 발효시킨 야채와 조로 지은 밥을 곁들여 먹는다. 도토리묵조밥(6000원) 청포(녹두)묵조밥(8000원)이 대표 메뉴. 식사전에 나오는 녹두죽과 더덕구이, 멸치향이 은은한 된장국, 취나물 깻잎부각 등 밑반찬이 깔끔하다.

 문경농업기술센터가 게르마늄 성분이 들어있는 거정석을 사료첨가제로 먹여 키워 특유의 누린내가 없고 육질이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문경약돌돼지. 구이로 맛보려면 새재 관리사무소 앞 '새재 초곡관 문경약돌돼지'(054-571-2020)를 찾으면 되고 요리로 맛보려면 문경시내 문경여중 뒷편에 위치한 '문경약돌샤브샤브'(054-556-7192)를 찾아가자. 새재에서 차로 25분. 약돌 건강 한방찜과 약돌 생샤브샤브가 주 메뉴. 2만~4만원. 샤브샤브를 먹은 후엔 솔잎 뽕잎 밤 메밀 쑥 콩 등으로 만든 국수와 야채를 듬뿍 넣은 영양죽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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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식당의 청포묵조밥(맨왼쪽) 문경약돌샤브샤브 식당의 약돌 건강한방찜(가운데), 새재 초곡관 문경약돌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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