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고봉준령 한눈에 조망, 표충사 원점회귀 5시간30분 코스
가파른 험로 헤쳐 오르면 일사천리, 정상석은 없지만 풍광 만큼은 최고
 

             빙벽 마니아들이 즐겨찾는 학암폭포. 아쉽게도 녹고 있었다.
폭포가 얼면 마니아들은 이곳에서 비박을 하며 훈련을 한다. 볼트에 달린 붉은 슬링이나 모닥불 흔적 등이 이를 입증한다. 제대로 얼면 우측 이끼 부분까지 얼음으로 덮인다.

 지역 산꾼들의 영원한 `베아트리체' 영남알프스.

이 영남알프스는 장쾌한 능선과 짜릿한 암릉, 확 트인 조망을 기본으로 각종 야생화와 신록 폭포 단풍 백설 등 계절별로 다양한 선물을 안겨줘 이제 전국의 산꾼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이 산군(山群)은 마루금으로 연결돼 종주산행도 가능하지만 울산 밀양 양산 경주 청도 등 5개 시군에 걸쳐있어 권역별로 이른바 베이스캠프가 존재한다. 이를테면 영남알프스의 맏형격인 가지산권은 석남사나 운문령, 운문산권은 얼음골 인근 남명리, 재약산권은 표충사, 영축산권은 통도사, 간월·신불산권은 등억온천 등등.

그럼 산꾼들이 가장 몰리는 베이스캠프는 어디일까. 각 지자체가 따로 관리하다 보니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체로 재약산권으로 무게추가 기운다.

원효 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표충사가 우선 볼거리인데다 영남알프스의 맹주 천황산(사자봉)과 재약산(수미봉)이 불과 50분 거리에 이웃해 있다. 이는 영남알프스 봉우리 중 비교적 지척에 있다는 간월~신불, 신불~영축산의 그것보다 가깝다.

무엇보다 표충사에서 출발하는 등로가 타 베이스캠프의 그것보다 다양하다. 흑룡폭포~층층폭포~고사리분교 터~사자평~재약산~천황산을 거치는 원점회귀 코스를 기본으로 한계암~금강폭포 코스, 내원암~진불암 코스, 표충사 뒤 재약산 중간길~고사리분교 터 코스 등 체력에 맞게 3~5시간 정도로 맞춤산행을 할 수 있다.

천황산 재약산 등으로 대표되는 재약산권은 이웃한 몇몇 봉우리를 추가할 경우 이른바 `재약5봉' `재약8봉'으로 그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이 명칭은 표충사에서 조망 가능한 봉우리를 총칭하는 것으로 ‘재약5봉’의 경우 경내에서 볼 때 맨 왼쪽 필봉에서 천황산 재약산 재약봉 향로산이 해당되고, ‘재약8봉’은 재약5봉에 문수봉 관음봉 고암봉이 포함된다.

산행팀은 ‘재약5봉’ 중 비교적 덜 알려진 재약봉(954m)을 표충사에서 원점회귀했다. 산행은 표충사~옥류동천~간이 매점~계곡 갈림길~작전도로~학암폭포~전봇대 갈림길~험로~지능선~잇단 바위전망대~옛 헬기장~재약봉 정상~사거리~표충사·향로산 갈림길(917봉)~너덜길~작전도로~간이 매점~표충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안팎. 길찾기는 어렵지 않지만 일부 구간에서 만나는 험로는 다소 부담스럽다. 하지만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영남알프스 산군을 바라보는 조망은 감동적이다.


산행의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표충사에서 바라본 '재약8봉'. 왼쪽부터 천황산 천황재 재약산 문수봉 관음봉이다.

표충사 일주문 앞에서 우측 옥류동천을 따라 간다. 150m쯤 뒤 `재약산 5.2㎞'라 적힌 지점에서 계곡을 건넌다. 간이 매점을 지나 15분 뒤 계곡 갈림길. 왼쪽은 계곡건너 층층폭포와 고사리분교 터를 거쳐 재약산 가는 길, 오른쪽으로 간다. 바로 옆 지계곡을 살짝 건너 S자 된비알로 오른다. 만만찮다. 갈림길을 한 번 만나지만 곧 만나니 개의치 말자. 13분 뒤 작전도로. 이 길은 사자평을 거쳐 배내고개까지 이어진다. 우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학암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3분 뒤 다리를 지나 왼쪽 지계곡으로 오른다. 마땅한 길이 없어 그저 암반 따라 물을 피해 오른다. 15분쯤 힘겹게 오르면 높이 30m, 폭 40m쯤 되는 엄청난 규모의 기암절벽 아래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진다. 학암바위와 학암폭포다. 빙벽 마니아들이 한겨울이면 비박을 하며 훈련하는 곳이다. 볼트에 달린 붉은 슬링이나 모닥불 흔적, 그리고 널브러진 비닐이 이를 입증한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겨울이면 폭포 우측 이끼 부분까지 얼음이 얼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다시 자동우량경보시설이 위치한 작전도로 원점으로 되돌아가 이번엔 왼쪽으로 간다. 한 굽이 돌 무렵 갈림길. 오른쪽 기울어진 전봇대 아래 열린 길로 간다. 칡밭, 재약봉, 향로산 가는 낙엽길이다. 2, 3분 뒤 다시 전봇대. 또렷한 메인 길 대신 전봇대를 끼고 왼쪽으로 오른다. 길이 애매모호한데다 험하다. 집채만한 바위벽 아래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꺾는다. 10여분 뒤 지능선에 닿는다. 여전히 급경사길로 별로 달라진 게 없다. 50m 정도 힘겹게 오르면 그제서야 숨을 돌린다.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의 뒤가 재약봉이고 그 우측이 하산 직전의 917봉이다.
산행 초입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재약산과 우측 누린 빛의 사자평. 자세히 보년 우측 중앙에 폭폭가 보인다. 그 유명한 층층폭포이다. 
사자평 뒤로 천황봉도 보인다.
당겨 본 층층폭포.
산행 중 보이는 표충사.

이제부터 험한 길은 거의 없다. 30분쯤 뒤 산죽 사이를 뚫고 집채만한 바위에 오른다. 멋진 전망대다. 그간 나뭇가지 사이로 희끗희끗 보이던 층층폭포와 사자평이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정면 코 앞의 재약산에는 두 개의 등로가 선명하게 보인다. 윗길은 표충사 수충루 왼쪽 부도탑을 지나 고사리분교 터로 가는 길이고 아랫길은 산행팀이 앞서 계곡 갈림길에서 버린 왼쪽길이다. 이 길은 층층폭포 상하단 사이로 이어진다.

사자평 오른쪽 끄트머리는 능선 자체가 코끼리 코처럼 길게 늘어진 코끼리봉, 발 아래 표충사 오른쪽 위로는 매바위와 필봉. 표충사 뒤론 저 멀리 둥그스름한 봉인 정각산과 그 왼쪽 뒤로 승학산 중산 석이바위봉 낙화산이 펼쳐진다. 이후 산길은 일사천리. 15분 뒤 다시 전망대. 재약산 뒤 가려져 있던 천황산도 보이고, 사자평 뒤 능동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삼각점이 위치한 재약봉 정상. 영남알스프 산군의 물결이 출렁일 정도로 전망이 빼어나다.

본격 재약봉으로 향한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옛 헬기장을 지나, 삼각점봉을 지나면 마침내 상봉. 두 번째 전망대에서 30분 소요. 정상석은 없다. 영남알프스 전망대라 불러도 좋을 만큼 조망이 빼어나다. 정북으로 재약산 천황산, 그 우측 뒤 가지산 가지산중봉 상운산, 그 앞 능동산과 배내고개 배내봉 오두산, 그 뒤 고헌산, 그 우측으로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함박등 죽밭등 시살등 오룡산 염수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동쪽 발 아래는 배내골로 신불산 자연휴양림 입구가, 남쪽으론 향로산이 보인다.

정상에서 직진하면 코끼리봉을 거쳐 재약산으로 이어진다. 해서, 산행팀은 오른쪽길로 하산한다. 향로산 방향이지만 향로산 못가 917봉에서 표충사로 내려선다. 내달릴 수 있는 길이다. 등로 좌우에 몇 차례 길이 열려있지만 왼쪽은 원동역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종점인 장선 방향이고 오른쪽은 칡밭 가는 길이어서 계속 직진만 한다.
 
45분쯤 뒤 선리 갈림길이다. 선리는 울산 쪽 향로산의 들머리다. 계속 직진한다. 10분 뒤 다시 갈림길. 지도상의 917봉이다. 왼쪽은 향로산 방향,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5분쯤 뒤 바위 내리막길. 다소 험하지만 의지해 내려설 나무가 적절한 위치에 있어 가능하다. 하지만 초보자가 내려오기에는 약간 부담스럽다. 이때부터 너덜. 10분 정도 내려오면 학암폭포 입구였던 작전도로. 이번엔 왼쪽으로 간다. 25분 뒤 우측에 표충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 길로 15분이면 표충사 주차장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 재약8봉 중 고암봉 위치 확인안돼

'재약5봉' '재약8봉'과 관련, 이에 대한 이견과 풀리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표충사 한주 무이 스님은 익히 알려진 문필봉 천황산 재약산까지는 같지만 재약봉 향로산 대신 관음봉 노적봉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관음봉의 경우 수년 전 등산객으로부터 들었고, 노적봉은 오래 전부터 절에서 내려오는 이름이라고 전했다. 스님은 또 흔히 알려진 필봉을 문필봉이라고 했다. 필봉은 특히 표충사 경내에서 보면 붓을 연상시키듯 뾰족한 모양이지만 해발고도가 꽤 되는 곳에서 보면 그저 평범한 암봉 중 하나여서 약간은 실망스럽다.

재약8봉 중 하나인 고암봉은 어느 누구도 위치를 알지 못했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재약5봉 재약8봉의 유무를 떠나 표충사 경내에서 조망 가능한 봉우리를 이렇게 결론지었다. 제일 왼쪽 뾰족봉인 (문)필봉에서 오른쪽으로 천황산 재약산 문수봉 관음봉 재약봉 917봉 향로산 순이라고. 이럴 경우 8개다.

그는 무이 스님이 지적한 노적봉과 관련, 생긴 모양이 노적가리를 닮은 학암폭포가 위치한 학암바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학암바위도 역시 경내에서 보인다.

참고 하나. 표충사 입구 '표충사 관광안내도'에 보면 수미봉 옆에 문수봉이라고 적혀 있다.

 #교통편 - 어디서나 대중교통·승용차 이용 편리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서 내려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 표충사행 버스를 타면 된다. 밀양행 KTX는 오전 7시20분, 8시30분, 9시45분, 새마을호는 오전 10시30분, 무궁화호는 오전 7시30분, 8시3분, 9시5분, 9시35분에 있다. KTX는 36분, 새마을 무궁화호는 45분 걸린다. 밀양역에서 터미널까지는 버스로 20분 걸린다. 역 앞에서 정차하는 거의 모든 버스가 터미널을 경유한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행 버스는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 11시에 출발한다. 35분 걸리고 2400원.

표충사에서 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 4시30분, 5시30분, 6시, 6시30분, 7시10분, 8시(막차)에 있다. 밀양역에서 부산행 KTX는 오후 5시23분, 6시26분, 8시53분, 새마을호는 오후 5시29분, 무궁화호는 오후 5시10분, 5시59분, 6시59분, 8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방향 24번 국도 우회전~단장 표충사 1077번 지방도 우회전~금곡교 지나~아불교 지나~집단시설지구 공용주차장(또는 표충사 경내 주차장) 순.



 

 

교통 불편했지만 고속도로 덕택에 접근 쉬워져
명산에 가려 빛바랬지만
탁 트인 풍광은 일품
능선 전체가 전망대, 발아랜 '미리벌' 속살이 한눈에
보두산 전망대에서 본 전경. 발아래 크고 작은 봉우리가 비학산이고 그 뒤로 종남산 우령산이 확인된다. 새로 개통된 대구·부산 고속도로도 보인다.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상에서 본, 보두산~낙화산~중산(왼쪽부터).

밀양 청도쪽 영남알프스와 그 언저리를 다녀본 산꾼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지도상으로 사실 얼마 되지 않는 거리지만 왜 이렇게 빙 둘러둘러 들머리를 찾아가야 하는지를.

국토의 대동맥 경부고속도로가 지름길인 밀양 대신 천년고도 경주를 경유해 대구로 진입하다보니 오랫동안 밀양 청도쪽은 소외지역으로 남았다. 그렇다 보니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24번 국도~석남사~얼음골 입구 ▲경부고속도로 양산IC~신불산공원묘지~밀양댐~표충사 입구 ▲남해고속도로 동창원IC~25번 국도~수산대교 ▲경부고속도로 남양산IC~물금~원동~삼랑진~밀양 등, 하여튼 목적지에 따라 하나를 택해야만 했다. 기름값은 물론 오가는 시간, 여기에 초행자의 경우 길을 못찾아 헤매야만 했던 고통 등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같은 기간 타 지역 우리 산하는 대전통영 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포항대구 고속도로 등이 잇따라 개통돼 밀양 청도가 본의 아니게 `오지 속의 오지'로 전락해 버렸다.

다행히 수년 전 밀양 청도를 경유하는 신대구부산 고속도로가 개통됐다.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앞서 개통된 텅 빈 고속도로보다 통행량 물류비 등 국가적 차원에서 과연 고속도로의 우선 순위가 제대로 됐는지 한 번쯤 되새겨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밀양의 보두산~낙화산~중산. 밀양시에서 차로 10분 남짓한 거리지만 의외로 숨은 산이다. 들머리인 산외면 금천리 엄광사 인근은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에서 차로 5분 거리여서 이번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개통의 최대 수혜지다. 통상 이 코스의 산행은 긴늪유원지 인근 송림휴게소에서 출발, 비학산 보두산 낙화산 중산을 거쳐 꾀꼬리봉으로 하산한다. 이럴 경우 원점회귀가 불가능한데다 산행시간이 최소 8시간 이상 걸려 이번 산행에선 전망이 좋은 몸통 부분만 발췌했다.

산행은 엄광사~산신각~너럭바위 전망대~보두산(562m)~낙화산(597m)~안당골 갈림길~중산(643m)~삼각점 봉우리(석이바위봉)~벌목지대~안당골마을 입구 지나~엄광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10분 안팎이며 들머리만 잘 찾으면 이후 산행은 어렵지 않다.


 엄광사에서 50m쯤 오르면 갈림길. 포장로 왼쪽, 산으로 연결되는 작은 계단을 오르면 곧장 산행이 시작된다. 입구에 가건물이 하나 있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호랑이 위에 앉아있는 산신령이 보인다. 마을제당 또는 산신각으로 추정된다.

처음부터 된비알의 연속. 10분 뒤 너럭바위 전망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향후 오를 보두산 낙화산 중산이, 오른쪽으론 크고 작은 봉우리의 연속인 비학산과 신대구부산 고속도로가 한눈에 펼쳐진다. 비학산 뒤로는 종암산과 옥교산 화악산도 확인된다. 잇딴 오름길이지만 확 트인 조망에 힘든 줄 모른다.

20분 뒤 정면에 큰 바위가 떡 버티고 있다. 왼쪽으로 에돌아 가면 갈림길.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은 비학산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얼마 되지 않는 구간이지만 카키색 낙엽길이다. 한 굽이 올라서자 엄청 더 큰 바위가 기다린다. 이번엔 바위 사이 틈새길로 타고 오른다.

비스듬한 전망대바위를 지나 우측 절벽을 따라 등로가 이어진다. 건너편 봉우리가 중산이고 그 오른쪽이 꾀꼬리봉이다. 또 한 굽이 오르면 양지바른 무덤 둘. 여기서부터 능선길 전체가 전망대다. 가만히 보니 비학산으로 터널이 지나간다. 아! 정기 빠지는 소리.
                 보두산의 험로를 힘겹게 오르고 있는 산행팀.
낙화산 정상.

 이어지는 암릉길. 잠시 좁다란 전망대바위. 남쪽으로 산외면 들판의 비닐하우스가 햇빛에 반짝이고 그 뒤로 울퉁불퉁한 금오산과 안테나가 서 있는 만어산이 또렷하다. 숨을 한 번 고르고 난 후 급경사 오름길을 치고 오르면 보두산 정상. 옛 헬기장이었던 이곳은 잡풀만 무성하고 정상석은 없다.

낙화산까지는 불과 20분. 크게 내려섰다 한 번 치고 오르면 된다. 낙화산에도 정상석은 없다. 대신 어른 무릎 높이의 돌탑이 서 있으며, 누군가가 검은색 매직으로 `597m'라고 친절하게 적어놨다. 정면엔 이후 도달할 능선이 보이며 그 왼쪽으로 백암봉, 그 뒤 천황산(사자봉) 재약산(수미봉), 그 오른쪽으로 영축산 함박등 죽바우등 향로산 등 영남알프스와 그 언저리 봉우리가 펼쳐져 있다.

임진왜란 때 한 여인이 정절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 낙화산이란 이름은 이 낙화암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온다. 낙화암 아래 우측 일자능선은 중산 석이바위(봉)이 이어진다. 

하산길은 반듯하다. 15분 뒤 안당골로 빠지는 갈림길. 이 길로 하산해도 원점회귀가 가능하나 직진한다. 낙엽길이다. 왼쪽으로 소천봉과 오례산성, 그 아래 동창천이 보인다.

10여 분 뒤 시야가 확 트인다. 아뿔사, 이후 가야할 항로는 크고 작은 봉우리가 이어지는 만만찮은 여정이다. 고개를 돌리면 방금 지나온 보두산과 낙화산이 선명하다.

밧줄에 의지하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바위를 오르내리기도 한다. 부드러운 솔가리와 낙엽길도 잠시 이어진다. 아직 붉은 빛이 선명하게 남은 낙엽길도 지난다. 이때부터 10여 분 숨이 턱에 찰 만큼 된비알을 오르면 한 순간 리본이 지천인 지점에 닿는다.

중산 정상이다. 역시 정상석은 없다. 여기서 20분쯤 내달리면 발 아래 삼각점. 이번 산행에서 가장 고지인 일명 석이바위봉(685m)이다. 과거 석이버섯이 지천이라 명명됐다지만 현재로선 확인할 길이 없다.

삼각점에선 곧바로 갈림길. 오른쪽 능선길로 본격 하산한다. 직진하면 꾀꼬리봉이다. 애초에는 산길을 내기 위해 나무를 벤 흔적이라 생각했지만 중간쯤 길이 사라진다. 길 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국제신문 노란 리본을 보며 크게 우측 안당골 방향으로 향한다고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기자.
해질녘 하산 때 바라본 영남알프스 연봉들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50분쯤 뒤 옛 무덤을 지나면서 오른쪽 저 멀리 마을이 보인다. 10분 뒤 다리를 건너 마을로 향한다.

안당골마을 입구를 지나 20분쯤 포장로를 따라 걸으면 들머리 엄광사에 닿는다. 삼각점 갈림길에서 1시간20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임란때 몸을 던진 여인의 전설 간직한 낙화산

산행 전 신대구부산 고속도에서먼저 이번 이번에 오를 봉우리들을 확인할 수 있다. 남밀양IC를 지나 가곡터널을 통과하면 이정표 뒤로 왼쪽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비학산 보두산 낙화산 중산 꾀꼬리봉이 한눈에 펼쳐진다. 참고하길.

낙화산과 보두산의 이름이 명명된 사연이 재밌어 소개한다. 임진왜란때 왜군을 피해 산으로 피신한 한 여인이 결국 발각되자 절벽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그 바위가 낙화암이고 이후 산이름도 낙화산으로 불렸다. 보두산은 옛날 중국의 고관 보담이 나라에 죄를 짓고 귀양살이를 한 곳이 이곳이란다. 보담산이라고도 한다.

# 교통편 - 밀양터미널서 오전 9시 엄광리행 버스타야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첫 차를 시작으로 4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30분 걸리고 5400원. 밀양터미널에서 산외면 엄광리 다촌(동)행(일명 중촌) 버스를 타고 엄광사 앞에서 내린다. 오전 9시 단 한차례. 1100원. 엄광사에서 밀양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15분, 7시30분(막차)에 있다. 밀양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20분, 6시, 6시40분, 7시30분, 8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서 내려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도 된다. KTX는 36분, 새마을 무궁화 열차는 45분 걸리며 밀양역에서 터미널까지는 버스로 20분 소요된다. 역 앞에서 정차하는 거의 모든 버스가 터미널을 경유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 국도 우회전~금천리~굴다리 통과~T자 갈림길에서 금천리 방향~2급 지방하천 엄광천 이정표 보고 우회전~엄광사 순. 참고로 새 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가 연결되는 중간지점인 대동분기점(JCT)에서 진입한 후 상동 삼랑진 남밀양 밀양 청도 수성 동대구IC 순으로 열린다. 대동분기점에서 밀양IC까지는 35.5㎞, 25분 안팎 걸린다.

남해고속도로 동창원IC~밀양 진영 14번 국도~부산 밀양~밀양 수산 25번 국도~수산대교~대구 밀양 시청 공설운동장 25번 우회전~얼음골 표충사 우회전~밀산교 건너 산외방면 우회전~울산 언양 금천리~굴다리~금천리 남기리 좌회전~엄광천 이정표 보고 우회전~엄광사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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