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어방동 인제대학교 인근 '100% 갈비'
-신안군 증도산 태평염전 천일염 직접 공수
-등심 안심 취급 안하고 오로지 갈빗살만 취급
-보기드문 육사시미, 독특한 양념 육회도 일품
-김해시장도 반한 어탕국수 별미로 인기 듬뿍
 
   

전남 신안군의 조그만 섬 증도 태평염전에서 청정 바닷물과 태양을 흠뻑 머금고 태어나 굽지도 볶지도 않은 자연 그대로의 3년 숙성된 천일염(사진 우측 하단부)이 이 집 갈비맛을 배가시켜 준다.

 
'고깃집에 고기만 맛있으면 됐지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해'라는 말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로 간직해야 될 듯싶다.

이글거리는 참숯불에 핏빛 고기 몇 점을 살짝 올려 놓으면 어느새 육즙이 고이면서 먹음직스럽게 익어간다. 이때가 가장 맛있는 시점이다.

그 다음이 문제다. 그냥 입에 넣기도 하지만 필부들은 습관적으로 참기름장 등 뭘 찍어 먹든지 아니면 상추에 마늘 한 점을 넣어 싸 먹는다. 파 무침을 곁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집에선 그런 작업이 필요 없다. 전남 신안군의 조그만 섬 증도 태평염전에서 청정 바닷물과 태양을 흠뻑 머금고 태어나 굽지도 볶지도 않은 자연 그대로의 3년 숙성된 천일염이 있기 때문이다.

갯벌에서 찾은 신이 내린 천일염에 찍어 먹는 최고급 암소 한우 갈빗살의 맛이란 먹어보지 않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일품이다. 맛의 블루오션에 다름아니다.

김해 어방동에 위치한 '100% 갈비'. 3년밖에 안 된 신참내기이지만 기존의 터줏대감 고깃집과 하나라도 차별성을 갖고자 무진장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상등급 한우 암소는 대개 같은 도축장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사실 어느 집이나 오십보백보예요. 하지만 저희들은 천일염이나 정갈하게 손수 만든 밑반찬으로 승부를 걸었어요." 안주인 김순애(42) 씨의 설명이다.

주 메뉴는 식당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00% 갈비. 등심이나 안심은 취급하지 않는다. 갈비꽃살과 갈빗대살 그리고 안창살이 모듬으로 나오는 생갈빗살(120g·2만3000원)과 양념 갈빗살(160g·2만3000원)이 나온다. 갈비꽃살은 부드럽고, 갈빗대살은 쫄깃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고, 안창살은 아주 연해 입에 녹는다. 양념 갈빗살은 오랫동안 숙성시켜 검은 빛이 나는 기존의 다른 집과 달리 배 등 과일즙을 많이 넣은 이 집만의 독특한 양념으로 즉석에서 버무린 것이 나온다. 해서,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키위는 양념장에 넣지 않는다.

어깻죽지와 앞다리 사이 살로, 아무 양념도 하지 않고 그냥 얇게 썬 채 나오는 신선한 육사시미(중 자·2만5000원)와 과일을 위주로 해 양념을 한 육회(〃)도 별미다. 손님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 돼지 양념대갈비(200g·7000원)도 준비돼 있다. 이 역시 아주 부드럽고 맛있다.

밑반찬인 고추장아찌, 무장아찌, 케일장아찌, 양념게장 등도 하나같이 맛깔스럽다. 호박전과 번갈아 나오는 거제산 자주색 고구마전도 맛있다.

눈에 띄는 메뉴가 하나 있다. 어탕국수다. 촌된장과 간장을 뽑은 묵은 된장을 섞어 약 4개월간 숙성시킨 장에 경남 및 전남 지역 등지에서 잡은 피리 빠가사리 붕어 잉어 등 민물고기를 넣고 푹 곤 어탕국수(6000원)는 그야말로 이 집만의 자랑이다. 육회비빔밥(1만 원)과 함께 점심 특선메뉴로도 판매한다. 김종간 현 김해시장도 이 맛에 반해 점심시간이면 가끔 들른단다.

남해고속도로 동김해IC에서 나와 인제대학교 방향으로 직진하다 도중 만나는 'GS 어방제1주유소'를 보고 비보호 좌회전을 하면 바로 보인다. 동김해IC에서 3분 정도 걸린다. (055)335-0900


- 부산 금정구 구서2동 함안매운탕

함안 법수면이 고향인 조현열 사장의 손맛
매운탕장, 어탕국수 육수 18년째 직접 만들어

   

인상 좋고 사람 좋은 경남 함안 법수면이 고향인 조현열 사장이 메기매운탕을 소개하고 있다.
확대한 메기매운탕. 
어탕국수 또는 이 집의 인기 메뉴이다. 점심시간 손님들이 찾는 메뉴의 절반 이상이 이 어탕국수이다.
인테리어 또한 운치 있다.

 

 소문난 맛집을 찾아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을 맛보다 보면 거의 예외없이 그럴 만한 이유가 숨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흔히 회자되는 신선한 재료와 정성은 이제 기본일 뿐이다.

부산 금정구 구서2동에 위치한 18년 전통의 '함안매운탕'은 조현열(46) 사장의 손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주인도 아니고 요리사 자격증 하나 없는 남자 주인장의 손맛이라니.

사연은 이랬다. 조 사장의 고향은 함안 법수면. 이곳은 서부경남의 젖줄인 남강이 마을을 휘감고 있는 데다 함안천과 석교천이 곁가지를 뻗어 곳곳에 늪과 뻘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오죽했으면 예부터 '함안 뻘놈'이란 말이 생겨났을까. 실제로 함안 지도를 펴보니 법수면 늪지식물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을 정도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어린시절 친구들과 대바구니 하나 들고 나서 메기를 잡아오면 어머니는 그것으로 매운탕을 끓여주셨어요. 당시의 매운탕은 요즘처럼 별식의 개념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먹을거리였죠."

그때부터 어깨 너머로 어머니의 매운탕 요리법을 눈여겨 본 조 사장은 성인이 돼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금의 '함안매운탕'을 열었다.

"남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은, 왜 그런 사람 있잖아요. 제가 좀 그렇습니다."

처음엔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매운탕의 핵심인 매운탕장을 만들어 부산으로 갖고 오셨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 사장은 이럴게 아니라 정식으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꼼꼼하게 메모를 하며 '어머니표' 매운탕의 레시피를 뒤늦게 만들었다.

일급 영업비밀인줄 알면서도 매운탕장의 비결에 대해 묻자 조 사장은 비밀이라면서 약간 뜸을 들이더니 간략하게 대답했다.

"태양초 고춧가루, 메줏가루, 천일염 그리고 밀을 삭힌 장밀가루 등을 4개월 정도 숙성시킨 것이죠. 더 이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이 레시피는 식당의 일하는 아주머니들도 아직 모른다. 그들은 단지 메기를 잡아 손질한 후 감자 무 호박 토란대 방아 시금치 버섯 등을 넣어 끓이고 밑반찬만 만들 뿐이다. 반찬으론 고추장아찌, 피클 같은 오이장아찌, 케일장아찌 등이 눈에 띈다.

맛은 어떨까. 그리 맵지 않으면서 동시에 담백하고 껄쭉하다. 수제비가 없어 물었더니 감자의 전분 성분 때문에 국물이 뻑뻑해져 넣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이 매운탕은 소문난 한식집의 한껏 멋을 부린 세련된 맛이 아니라 우리네 시골 어머니들의 정성이 곁들여져 대를 이어 내려온 정직하면서도 솔직한 맛이다.

"메기매운탕은 적어도 30분 이상은 끓여야 메기의 육즙과 양념이 골고루 섞여 고유의 맛이 창출되죠. 일종의 슬로우 푸드입니다. 해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제법 기다려야 합니다." 2인분 2만 원, 3인분 2만9000원, 4인분 3만8000원.

어탕국수와 장어구이도 인기 메뉴이다. 어탕국수의 육수 또한 조 사장이 직접 만든다. 역시 어머니에게 배웠다. 촌된장과 간장을 뽑은 묵은 된장을 섞어 역시 4개월간 숙성시켰다. 경남 및 전남 지역 등지에서 잡은 피리 빠가사리 붕어 잉어 등을 푹 고와 만든 어탕국수는 점심 때 인기 메뉴이다. 6000원.

초벌로 구워져 나온 장어를 참숯에 구워먹는 장어구이 또한 입에서 살살 녹는다. 1인분 1만8000원. 이슬람성원 맞은편, 지하철 1호선 두실역에서 옛 남산예비군교장 가는 도중에 위치해 있다. (051)514-8216

메기매운탕, 어탕국수와 함께 이 집의 3대 메뉴 중 하나인 민물장어 구이.

먹음직스러운 민물장어.

참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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