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용원CC 싱글회 회장 문현소


클럽챔피언 참가하는 전국 아마대회 우승 3회
싱글 위해선 '골프 우선'원칙 지키고 매일연습
단기간에 스코어 줄이려면 쇼트게임 매진해야

 
세미 프로보다 잘 치는 아마 골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 '양신(梁神)'이 있다면 지역 골프계에는 '문신(文神)'이 있다. 문현소(59·삼양개발 대표이사) 챔피언을 두고 회자되는 말이다. 그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아마 골퍼들의 표상이자 희망이다. 호쾌한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정교한 어프로치와 퍼팅. 그와 라운드를 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고, 동시에 손에 땀이 난다.

그가 이뤄낸 굵직한 기록부터 살펴보자. 동래베네스트 및 통도파인이스트CC 클럽 챔피언 각 3회, 용원CC 클럽 챔피언 2회, 경남신문배 우승 3회, KNN 골프대회 우승 2회 등등. 지역 대회 우승 경력은 이렇고 전국의 내로라하는 클럽 챔피언들이 대거 참가해 자웅을 겨루는 전국대회 우승도 적지 않다. 스카치블루배 2연패, 부산MBC 대회 우승 1회가 그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은 후배 아마 골퍼들을 위해 클럽 챔피언 대회에는 일체 참가하지 않는다. 대신 현역 클럽 챔피언이 5명이나 속한 지역 클럽 싱글회의 모범인 용원CC 싱글회 회장을 맡아 '조용히' 활동하고 있다.

지역 골프계는 사업체를 경영하다 보니 많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그렇지 더 많은 대회에 나갔더라면 이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그의 실력을 KPGA 투어프로와 세미프로와의 중간쯤이 될 거라고 평한다.

기록 또한 화려하다. 용원 백로 6번(파5·531m) 홀 알바트로스, 한수 이남에서 가장 길다는 통도파인이스트 남코스 68타, 같은 골프장 북코스 65타는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의 호쾌한 드라이브 샷 모습.

■ 골프는 잘 치는 사람과 라운드해야 빨리 늘어  
 
문 챔피언은 최근 골프 부킹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아무튼 골프는 잘 치고 봐야 한다. 그는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가장 빨리 느는 방법 중 하나가 잘 치는 사람과 라운드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세한 기술부터 긴장의 끈을 놓치 않는 집중력 등은 연습장에선 절대 배울 수 없는 노하우라고 귀띔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싱글로 가는 지름길은 도대체 어디 숨어 있느냐고. 챔피언도 잘라 말했다. "체계적인 연구와 효율적 연습."

"열심히 연습하고, 필드에 자주 나가면 1~2년 안에 웬만하면 80대 초반까지는 가능하지요." 여기서 골프와 당구를 비교했다. "당구도 골프처럼 목숨 걸고 치면 300점까지는 어느 정도 도달하죠. 내 생각엔 당구 300점과 골프 80대 초반이 비슷한 단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여기서 400점 또는 70대 스코어로 각각 한 단계 뛰어넘기 위해선 체계적인 연구와 효율적 연습이 필수적이죠."

"이때부턴 시간 날 때 치면 안 돼요. '골프 우선'이란 원칙이 지켜져야 하지요. 훈련 계획을 세워 거의 매일 잘 안 맞는 클럽을 중심으로 집중력과 효율성을 갖고 연습해야 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물음에 그는 그렇게 설명했다. 연구를 하며 한 샷, 한 샷을 날려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프로에게 배우면 좋겠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으면 스윙 폼이라도 한 번 봐 달라는 부탁을 해서라도 자신의 스윙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단기간에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선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게임을 집중 연습할 것을 충고했다. "요령만 알면 4~5타는 순식간에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드라이버 샷, 페어웨이 우드 샷, 아이언 샷은 '핸디캡 그대로의 샷'이지만 짧은 어프로치 샷은 '핸디캡을 좌우하는 샷'이라는 사실을 항상 머릿속에 둬야 한다는 것.

이는 통계 수치로도 입증된다 . 비록 미국 데이터이지만 스코어 관리에는 큰 도움이 될 듯싶다. 91타를 치는 보기플레이어의 파온은 18홀 기준 2개, 싱글에 진입하는 81타 골퍼의 파온은 7개에 불과하다. 평균 71타를 치는 프로들의 파온도 12개로 70%를 넘지 못한다. 결국 어프로치 샷으로 핀 가까이 얼마나 붙일 수 있느냐가 스코어 줄이기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챔피언은 스윙 못지않게 라운드 도중 무시할 수 없는 주의사항도 소개했다. 이는 순전히 25년 구력의 경험에서 체득한 것이라고 했다.

통상 막걸리 한 잔을 걸치는 그늘집 다음 홀에선 티샷에 신중을 더 기하고, 버디를 잡았거나 쇼트퍼팅을 놓쳤을 때도 이동 중 빨리 그 사실을 잊으라고 주문했다. OB를 낸 후 잠정구를 칠 때도 기다리는 동료들이나 캐디를 의식해 바로 샷을 하지 말고 한 번쯤 티잉그라운드를 돌면서 여유를 가지라고 덧붙였다.

또 라운드 전날 가볍게 몸을 푼다며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 다른 운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 사용하는 근육이 달라 몸의 밸런스가 깨진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PGA의 한 선수가 라운드 전날 지붕의 기와를 손보다 다음 날 시합을 망친 사실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가볍게 스트레칭 정도만 하고, 그래도 불안하면 연습장에 가서 어프로치 샷만 70~80개 정도 연습하기를 권했다.

정교한 퍼팅 모습.

■ 챔피언의 골프 일기  
  
궁금했다. 평소 어떻게 연습하는지. 분명 참고해볼 만해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라운드는 얼마나 자주 하는가. "지난 6개월을 기준으로 해보니 일주일에 평균 1.2회 정도였다."

-연습은 어떻게. "일주일에 3~4회 집 근처 연습장에 간다. 300~500개 정도를 치면 2시간쯤 걸린다. 아이언과 어프로치 샷 위주로 한다. 드라이버 샷 연습은 마지막에 몇 개 정도 한다. 퍼팅은 사무실이나 집에서 시간 나는 대로 한다. 연습을 하지 않고 싱글 유지는 불가능하다. 골프에도 왕도는 없다."

-어떤 클럽을 사용하나. "60도 웨지를 하나 더 사용한다. 어프로치 때 60도 이것만 쓴다. 굴릴 때는 P와 9번 아이언을 번갈아 사용한다. 우드는 지난해까지 4, 7번 우드를 사용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거리가 줄어 금년 초부터 3, 5번 우드로 바꿨다."

-비거리는 현재 어느 정도. "못 믿겠지만 한창 땐 드라이브 비거리가 280~290m였다. 지금은 230~240m 정도. 3번 우드 210~220m, 5번 우드 200~210m, 4번 아이언 180~190m, 그 다음부터 10m씩 빼면 된다."

-내기골프는 하나. "캐디피 내기 정도. 많이 따면 거의 돌려준다.내기할 때 흔드는 숨은 노하우를 하나 알려줄까. 티샷 때 큰 소리로 '굿샷'이라고 외치면 상대방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지. 하지만 퍼팅 때 '나이스'라고 하면 계속 잘 넣으니 주의할 것. 아이언 샷을 하고 나서 괜히 '앞바람이 생각보다 심하네'라고 하든지, 그린에선 '생각보다 잘 구르네'로 가끔 현혹시키기도 하지. 어디까지나 이건 친한 사람들과의 라운드에서다."

-주말골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공을 칠 땐 약간의 긴장이 필요하다. 장갑을 벗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마음을 비워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곱씹어 보면 진리다."
진해 용원CC에서 한 취재 라운드에서 그는 시종일관 장타를 과시하며 70타를 쳤다.

어프로치 샷 모습. 어프로치의 경우 그는 60도 웨지를 사용했다.


- 진해 용원 한정식 '두레' 조현수 대표 개발

시골된장과 매실청 등이 주 재료
발냄새 비슷한 약간의 쿰쿰한 냄새 
상큼하면서도 깊은 맛 배어나 


 진해 용원에 위치한 한정식 '두레' 조현수 대표가 개발한 된장 드레싱 샐러드.

껍데기 벗겨 계란 고명을 한 새우찜.

두레의 간판 메뉴 '두레상 상차림'.


구절판, 아니 칠절판.
수조기회와 숭어회. 단풍잎과 영산홍꽃은 건물 입구 자투리땅 정원에서 즉석에서 딴 것이다.
수육냉채.
삼합. 곁들여 나오는 김치는 갓김치와 간장으로 담은 김치. 흔히 물에 씻은 김치가 나오는데 양념도 아낄 겸 처음부터 간장으로 담았단다.
한정식 '두레' 조현수 대표. 한지를 바른 미닫이문이 인상적이다.
대추를 얹은 수수전. 그릇도 놋그릇이다.
서비스로 나온 녹차전. 지인으로 선물받은 햇녹차잎으로 만들었단다.
된장찌개와 함께 나온 식사. 나물 하나 젓갈 하나 모두 깔끔하고 정갈하다.
디저트로 나온 식혜. 직접 만든 것이다.

제대로 된 한정식집의 반열에 오르려면 적어도 두어 가지 조건은 갖춰야 하지 않나 싶다. 음식의 맛과 안주인의 심덕, 안목이 그것이다.

경남 진해시 용원동에 위치한 한정식집 '두레'가 비교적 이 조건에 근접한 듯하다. 우리나라 궁중음식과 전통 사찰음식의 분위기를 만날 수 있는 데다 조현수 대표의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후덕한 씀씀이가 찾는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평소 우리 음식과 식재에 유달리 관심이 많던 조 대표는 이미 10여 년 전 사찰음식은 서울에서, 궁중음식은 부산에서 발품을 팔아가며 배웠다. 식당을 열기 위해 요리를 배운 게 아니라 음식만들기에 관심이 많았음을 보여준다.

식당은 8년 전 열었다. 독특한 3층 건물. 입구 자투리땅은 어여쁜 정원으로 조성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한정식집이 아니라 미술관 내지 무슨 전시장에 온 듯한 느낌이다. 단아한 화분에 그림과 삼층장 반다지 등 고가구와 운치 있는 블라인드 그리고 한지를 바른 미닫이문. 실내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음식 보다는 우선 실내를 둘러보려 할 듯싶다.

'두레상 상차림'(2만8000원)을 주문했다. '두레'는 이곳에서 가까운 녹산공단과 부산신항만 그리고 용원CC에서 접대차 찾는 손님이 많다. 해서, 외국인을 고려해 식탁과 의자로 배치한 방도 갖추고 있다.   
 
 죽 샐러드 새우찜 구절판 생선초밥 잡채 탕평채 생선회 불고기 수육냉채 수수전 들깨탕 등 14가지 요리가 하나같이 정갈하고 깔끔하다. 4가지 정도는 철따라 바뀐단다. 화학조미료와 맛소금은 일절 쓰지 않고 대신 볶은 천일염과 조선간장으로 간을 봐 연로하신 어르신들에겐 옛맛을 찾아주고 외국인들에겐 한국의 맛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할 듯하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곡물죽은 보리 찹쌀 잣 등을 섞은 건강식이고, 샐러드는 약간 쿰쿰한 냄새가 났지만 의문은 이내 풀렸다. 시골된장과 매실청 등을 넣은 된장 드레싱 샐러드(사진 우측)라는 것. 상큼하면서 깊은 맛이 배어난다. 우리 고유의 드레싱으로 내놔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드레싱의 블루오션이다.

먹기가 까다로워 선뜻 손이 잘 가지 않는 새우찜은 껍데기를 벗겨 삶은 계란을 채로 내려 고명을 얹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궁중요리의 하나인 구절판과 탕평채는 눈맛과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 잡채는 우리의 전통 잡채인 월과채를 모방, 최대한 야채를 뜸뿍 넣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 잡채는 식용유를 쓰지 않고 만들었다. 야채는 재빨리 데치고 당면은 다시마 육수에 익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생선회는 계절에 따라 달리 나온다. 예약하거나 운이 좋으면 귀한 수조기회도 맛볼 수 있다. 삼합에 곁들여 나오는 김치는 갓김치와 간장으로 담은 김치였다. 흔히 물에 씻은 김치가 나오는데 양념도 아낄 겸 처음부터 간장으로 담았단다. 들깨탕은 먹다 보면 국물이 필요할 것 같아 마련했다. 불가에서 삿된 음행을 유발시킨다며 스님들이 멀리하는 오신채(五辛菜)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들깨탕에는 대신 머윗대와 토란대 버섯 등이 들어가 일종의 사찰음식으로 보면 된다. 조 대표는 접대 자리거나 남자들이 약주를 많이 할 경우 예약만 하면 안주용 위주로 마련할 수도 있으며, 외국인의 경우 채식주의자이거나 특정 고기를 먹지 않은 종교인의 경우에도 그들을 위한 음식으로 준비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전문가 수준의 다인이다. 건물 3층 그의 호를 딴 다실 '여여당'에는 은은한 다향이 피어난다. 단골이나 지인의 경우 개방한다. 용원선착장에서 차로 2분, 용원CC에서 10분 걸린다. (055)552-2462~3

조현수 대표의 다실 '여여당'. 이날 동방미인차 말차 등을
우리의 전통 발효차인 떡차.

다실 '여여당' 입구.
다실 내부.
외국인 손님을 배려한 식탁과 의자가 갖춰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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