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눈으로 꼽은 16가지 셀렉션 메뉴 눈길
시너스 오투(옛 오투 시네마) 옆, 부산대 인근
가격 낮추고 양은 세트메뉴 보다 푸짐
탕수육 유린기 등 특히 맛 빼어나 인기

온천장을 지나 부산대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업도로를 달리다 보면 시너스 오투(옛 오투 시네마) 건물 옆에 '락앤웍'이란 이름의 간판이 눈에 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아메리칸 스타일의 차이니스 레스토랑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중국음식이란 오래 전 화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함께 향신료를 철저하게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선택, 조절함으로써 서구인들의 입맛을 매료시킨 요리의 블루오션으로 당시로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 국내에서 성업 중인 이런 유의 레스토랑은 대개 미국을 거쳐 역수입된 것으로 보면 된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 쪽엔 이런 레스토랑이 있지만 동래 금정 지역에선 이곳이 유일하다. 다소 독특한 이름인 '락앤웍'. '락(樂)'이야 대충 알 것 같지만 '웍'은 온갖 상상력을 다 동원해도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웍은 중국요리에 사용되는 검은색의 둥근 팬 이름이다.

첫인상은 깔끔하고 세련되고 중후하다. 아주 넓은 홀의 벽면에는 마치 미술관을 찾은 듯 다양한 그림이 걸려 있고 한쪽 편에는 아름드리 나무가 조명을 받아 눈길을 끈다.

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원색의 그림과 독특한 수석이 보여 마치 무슨 전시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깔끔하게 세팅돼 있는 테이블.


깔끔하고 세련되고 중후하다. 문닫기 직전이라 손님이 거의 없다.

우측의 아름드리 나무는 진짜 나무다.



메뉴판은 뜻밖에도 두 가지다. 주 메뉴판과 셀렉션 메뉴판. 사연은 이랬다.
150가지나 되는 요리가 적혀 있는 주 메뉴판을 보고는 대개 열에 아홉은 뭘 주문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닌가. 이러다 보니 주문시간도 길어지고 손님들의 입맛을 모르는 상태에서 멋모르고 추천했다가 낭패를 보고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해서, 중국요리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고안해낸 것이 바로 셀렉션 메뉴이다.

셀렉션 메뉴는 전문가의 눈으로 궁합이 맞는 중국요리 3~4개를 한 묶음으로 한 일종의 모듬 주문이다. 단품만 주문하기에는 약간 섭섭하고 기존의 세트메뉴는 가격 면에서 약간 부담스러운 손님들에게 제격이다. 가격은 2만 원에서 3만 원 안팎으로 낮췄고 양은 일반 세트메뉴보다 푸짐하다. '락앤웍'은 모두 16가지의 셀렉션이 마련돼 있다.

3~4인용인 셀렉션N을 주문했다. 가격은 11만 원. 셀렉션 중에서 약간 고가에 속하지만 어딜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며 직원들이 추천해서이다.

자스민차.

중국오이인 짜사이와 오이피클. 맛도 있고 깔끔하다.

인삼비취스프.

매운맛 새우관자.
자연송이비프.
탕수육.
해물이 많이 들어간 자장면.
양파 청경재 양배추를 많은 넣어 매운맛이 덜해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짬뽕.
볶음밥.

자스민차에 이어 에피타이저로 인삼비취스프가 나온다. 조갯살의 일종인 관자로 만든 스프에 시금치를 갈아 비췻빛을 내고 인삼으로 향을 더했다. 그릇도 운치있고 맛도 깔끔하다. 이어지는 매운맛새우관자. 겉으론 아주 매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맵지 않다. 부드러운 관자살과 새우의 씹는 맛이 조화를 이뤄 속된 말로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다음은 자연송이비프. 요리가 바뀔 때마다 친절하게 앞접시도 갈아준다. 송이의 향이 살아 있는 가운데 쇠고기도 아주 부드러워 먹기에 부담이 없다. 반찬으로 나오는 중국오이인 짜사이와 오이피클이 기름진 요리를 깔끔하게 해준다.

 탕수육이 이어진다. 한 직원이 '락앤웍'의 탕수육은 특히 맛있다고 귀띔한다. 그랬다. 기존의 것이 푸석푸석한 데 반해 '락앤웍'의 탕수육은 구름을 씹는 듯 부드러운 면서도 폭신폭신하다. 튀길 때 계란의 노른자 대신 흰자를 많이 써 색깔도 밝다. 화교 출신의 서복성 조리장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요리라서 특히 심혈을 많이 기울인 덕택"이라고 맛의 비결을 밝혔다.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는 열대과일 리쯔.

고구마맛탕.



식사는 자장 짬뽕 볶음밥 중 하나를 택일한다. 종류별로 시켰다. 자장은 삼선자장이라 불러도 될 만큼 해물이 많고 짬뽕은 양파와 양배추 청경채를 많이 넣어 매운맛이 덜해 여성들이 더 좋아한다. 볶음밥은 야채를 많이 넣어 깔끔하다. 후식은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는 열대과일 리쯔와 고구마맛탕. 동행한 부산맛집기행 조성화 회장은 "식사 전 가격이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식사 후엔 가격 대비 만족도가 기대치를 훨씬 넘었다"고 평했다.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 2번 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보인다. (051)554-8000

아메리칸 차이니스 레스토랑답게 메뉴에 영어로 먼저 적혀 있다.




<'락앤웍' Q&A>

"가족 손님은 북경오리 포함된 '셀렉션O' 시키세요"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다. 자장면 짬뽕 볶음밥 등 단품만 주문해도 되는가. 그럴 경우 후식은.
▶가능하다. 자장면 5000원, 짬뽕 7000원, 볶음밥 9000~1만5000원. 후식도 요리를 주문했을 때와 똑같이 나온다.

-셀렉션 종류가 16가지로 너무 많다. 처음 찾는 사람들은 주문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추천하고 싶은 셀렉션은.
▶셀렉션I와 O다. 전자는 락앤웍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희귀요리인 올리브생선이 나온다. 이어 나오는 볶음밥에 올리스생선 소스를 비벼먹으면 그저 그만이다. 3~4인 8만 원. 후자는 가족단위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 해산물누룽지탕, 새우난자완스, 북경오리 등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북경오리는 밀가루로 얇게 만든 야빙쌈과 볶음양상추쌈도 나와 먹는 재미 또한 있다. 3~4인 12만 원.

-현재 가장 인기가 높은 셀렉션은.
▶셀렉션 B, H, C 순이다. 셀렉션B는 락앤웍의 간판인 탕수육이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인기가 높다. 2인용 4만 원. 셀렉션H는 치킨과 양상추가 따로 나와 싸서 먹는 재미가 있다. 3~4인 8만 원. 셀렉션C는 별미인 유린기와 와인이 제공돼 연인들이 애용한다. 2인 4만5000원.

-상당히 넓다. 한번에 몇 명이나 수용할 수 있나. 연회석도 있는 것 같던데.
▶350석이며 130석의 대연회장이 있어 결혼식 피로연 돌잔치도 할 수 있다. 빔프로젝트도 있어 세미나도 가능하다.

방에도 그림이 걸려 있다.
화장실. 거품비누가 찔끔 떨어지는 것을 모으기 위해 예븐 자기 그릇을 두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130여 석의 대연회장. 빔프로잭트도 있어 세미나도 가능하다. 결혼식도 피로연도 동시에 할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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