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하고 졸리는 봄 약선요리로 힘내볼까
국내 최고 약선요리 전문가 최만순 박사 영입
'약선요리=한약재 특유 향과 맛' 선입견은 금물

장삼이사들에게 '약선(藥膳)요리'라 하면 열에 아홉은 몸에는 좋겠지만 왠지 약냄새를 떠올리며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 한약재 특유의 향과 쓴맛이 날거라는 선입견 때문이다. 사실 기자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약선요리는 어떤 요리일까. 요약하면 동양약학과 음식이론이 서로 융합, 약재와 식품을 적절히 배합 또는 조리하여 모양뿐 아니라 맛 향 색이 잘 어우러진 건강음식이다.

 그럼 이 약선요리를 부산에서 하는 곳이 어디일까. 동래구 온천동에 위치한 호텔농심 한식당 '내당'이다. 호텔농심은 국내 최고의 약선요리 전문가인 최만순 박사를 고문으로 영입, 지난해 8월부터 약선요리를 계절별로 출시하고 있다.

호텔농심 전경입니다. 주차장에서 사진 아래 다리를 건너면 한식당 '내당'이 있습니다.
한식당 '내당' 입구입니다.
입구 옆 가로등에 약선요리를 알리는 광고 문구가 보입니다.
한식당 '내당'  정문입니다.
한식당 '내당'과 호텔농심 전경입니다. 서울 부산을 비롯한 국내 특급호텔은 한식당의 경우 이윤이 적어 없애는 추세이지만 호텔농심의 경우 이 한옥 덕분에 한식당 '내당'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양가 상견례나 중요한 비즈니스 등 손님 모시에 적당할 듯 싶다.
농심호텔 바로 옆에는 허심청과 함께 물 좋기로 소문난, 동래온천을 대표하는 녹천탕이 위치해 있다.


 특히 호텔농심에서 약선요리를 담당하는 강도균 조리장과 박재석 조리사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약재 도시로 가장 유명한 강서성 장수시에서 열린 국제 약선요리 경연대회에 참가해 단체 및 개인부문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각각 수상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호텔농심 한식당 '내당'은 웬만한 특급호텔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옥 건물이다. 약선요리와 한옥의 궁합은 식사 전 우선 심리적으로 아득하게 다가온다. 여느 절집의 일주문을 연상시키는 '내당문'을 들어서면 조선시대 명문가 못지 않은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기다린다. 마당의 조경 또한 한옥과 한데 어우러져 운치가 그만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약선요리에 사용된 약재가 유리 부스에 전시돼 있고 벽에는 국제 약선요리 경연대회에서 탄 상장과 메달이 액자에 담겨 걸려 있다. 정원이 유리창으로 훤히 보이는 방으로 안내된다. 비즈니스 접대나 상견례 등 귀한 분을 모시는 자리에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입구에 들어서면 약선요리에 사용된 약재가 유리 부스에 전시돼 있습니다. 
벽에는 국제 약선요리 경연대회에서 탄 상장과 메달이 액자에 담겨 걸려 있습니다. 

 개량한복을 입은 직원이 주문을 받으며 '내당'에서 만든 '계절별 약선요리'라 적힌 브로셔를 나눠준다. 약선요리에 관한 정의와 코스별로 나오는 순서와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 및 일어판 브로셔도 준비돼 있다고 한다.

 먼저 칡차, 소라 및 냉이죽, 게살 샐러드가 나온다. 칡차는 봄철 황사에, 소라 및 냉이죽은 눈의 충혈 예방에, 게살 샐러드는 기를 살리고 오장을 안정시켜준다고 직원이 서빙을 하며 친절한 설명을 해준다.

먼저 칡차(왼쪽)와 소라 및 냉이죽.
게살 샐러드.
맛깔스러운 보쌈김치를 곁들인 구기자소스 돼지고기수육.
양의 기운을 돋워주는 육종용소스를 가미한 전복초 .

 본격 요리 차례. 새우 해삼 닭가슴살 죽순 등을 다져 만든 사해일춘, 맛깔스러운 보쌈김치를 곁들인 구기자소스 돼지고기수육, 양의 기운을 돋워주는 육종용소스를 가미한 전복초 등 산해진미가 잇따라 들어올 땐 혀가 춤을 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때쯤이면 내당에서 직접 담갔다는 호박동동주가 서비스로 나와 입맛을 북돋워준다.

새우 해삼 닭가슴살 죽순 등을 다져 만든 사해일춘.
당근 붉은무잎 새싹 어린부추 산딸기 돌나물 등 봄 향기 나는 야채들과 붉은선인장 국수와 비벼먹는 홍안이 되는 봄채요리.
당 현종이 먹고서 기력을 찾았다는 바다장어와 더덕구이.
미나리와 양파를 곁들인 하수오 오리불고기.

 
맛의 향연은 계속된다. 당근 붉은무잎 새싹 어린부추 산딸기 돌나물 등 봄 향기 나는 야채들과 붉은선인장 국수와 비벼먹는 홍안이 되는 봄채요리, 당 현종이 먹고서 기력을 찾았다는 바다장어와 더덕구이, 미나리와 양파를 곁들인 하수오 오리불고기 또한 맛의 기쁨을 새삼 일깨워준다.

도미 매생이탕.
다이어트에 특히 도움이 된다는 율무밥. 
더덕을 넣은 사삼 된장찌개.

 국물이 시원한 도미 매생이탕에 이어 다이어트에 특히 도움이 된다는 율무밥과 더덕을 넣은 사삼 된장찌개로 깔끔하게 식사를 마무리한다. 하나같이 담백하고도 깔끔한 별미에 다름 아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일식이나 중식보다도 훨씬 품격있게 식사를 한 듯하다.

 예부터 행운과 복을 안겨준다는 길상호박과 몸안의 수액이 잘 흐르게 하는 뽕나무 식혜로 마무리한 '내당' 봄 약선요리는 이 봄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후식입니다. 예부터 행운과 복을 안겨준다는 길상호박.
몸안의 수액이 잘 흐르게 하는 뽕나무 식혜.

 5만 원과 3만 원(세금 봉사료 별도) 등 두 가지 코스가 있다. 전자는 앞서 소개한 14가지, 후자는 그 중 홍안이 되는 봄채요리, 육종용소스 전복초, 하수오 오리불고기가 빠지지만 그래도 진수성찬이다. 4월까지 선보인다. (051)550-2335~6

# 조리장 한마디- 강도균 조리장

"약재를 음식으로 바꿀 때의 이론적 뒷받침 필수"

호텔농심 한식당 '내당'의 강도균 조리장은 "'내당'의 약선요리는 우선 맛이 담백하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인들이 약선요리를 자꾸 한약재와 결부시키는 이유에 대해 약재를 약으로 쓸 때와 음식으로 사용할 때 그 사용 방법을 잘 몰라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는 칡차를 예로 들었다.
 약선요리에서의 칡은 음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데쳐서 술과 설탕을 넣은 후 볶아서 차를 끓인다. 그는 "이 과정을 원재료가 갖는 성질을 '평음식'으로 바꾼다"라고 표현했다.

 중요한 점은 누구든지 약재의 효능은 알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음식으로 바꾸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뒷받침이 바로 약선요리의 노하우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호텔농심 전복선 홍보 담당은 "'내당'처럼 재료 하나하나의 이론과 궁합을 따져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는 약선요리전문점은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 조리장은 "약선요리는 앞으로 봄뿐만 아니라 절기에 따라 코스가 개발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 약선요리를 먹고 몸이 건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약선요리 강좌도 연다

한편 호텔농심 한식당 '내당'은  
국내 최고의 약선요리 전문가이자 세계 중화 미식 약선연구회 최만순 회장을 초빙, 오는 4월 7일, 21일, 5월 4일, 19일 약선 강좌를 네 차례 연다. 

 오는 4월 7일에는 청명 절기에 자주 오는 피로를 예방하는 '약선 죽과 차 만들기'를 마련한다. 봄철 황사로 인한 각종 질병을 예방해주는 칡차를 맛있게 만드는 요령과 소라냉이죽을 끓이는 법을 알려준다. 소라냉이죽은 간기운 상승으로 인한 충혈이나 눈병을 예방한다.

 4월 21일에는 곡우 절기에 인체의 기와 혈을 보강해주는 보양 약선 요리를 배워본다. 사방에서 봄이 오는 소리라는 뜻의 사해일춘 요리, 관절·식욕감퇴에 좋은 도미매생이탕을 만들어본다.

 5월 4일에는 입하 절기에 감기를 예방하는 닭 죽과 식혜를 만들고, 같은 달 19일에는 약선요리와 와인에 대해 배워보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시간은 오후 3시 30분. 무료.

최만순 회장은 "겨우내 허약해진 몸을 음식으로 보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약선요리를 소개할 예정"이라며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약선요리법은 물론 효능도 자세히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호텔농심은 오는 4월 17일 14가지 약선코스와 와인을 맛보며 이야기하는 '봄 약선 코스 체험강좌'를 연다. 1인당 5만 원. 문의 (051)550-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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