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인근 명화 많은 레스토랑으로 유명
얇은 도우 심플한 토핑 기존 피자와 달라
매달 와인스터디 열어 와인 저변화 기여

썬즈갤러리 이성희(맨 왼쪽) 대표와 직원들. 명화 갤러리답게 벽에는 온통 그림이 걸려 있다.
  
명화와 클래식 선율, 와인과 근사한 이탈리안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부산대 인근에 숨어 있었다. '썬즈갤러리'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포근하고 아늑하다. 테이블은 8개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가 은은히 들리는 가운데 양쪽 벽에는 10여 점의 명화가 전시돼 있다. 파스텔풍의 샤걀과 강렬한 색감의 마티스 그림이 눈길을 끈다. 거꾸로 매달려 조명에 반짝이는 와인 잔의 모습도 이색적이다. 싸고 양 많은 부산대 인근의 식당 콘셉트에 맞지 않다.

'썬즈갤러리'는 몇 차례 진화를 거듭했다.

이성희(39) 대표는 오래전부터 유럽 배낭여행을 다니며 모은 명화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2004년 문을 열었다. 그땐 차와 케이크로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와인에 흠뻑 빠졌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유명 와이너리를 부지런히 발로 뛴 결과 와인 전문가가 됐다. 이후 와인을 널리 그리고 제대로 알리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와인스터디를 열고 있다. 초급·중급·고급자 과정으로, 식사를 함께 하며 와인과 관련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배운다. 그런데 이 집의 와인은 무척 싸다. 통상 와인레스토랑은 와인숍 가격의 2~3배지만 이곳은 와인숍 가격에 1만 원만 더 받는다.

와인을 본격 취급하면서 와인과 어울리는 요리뿐 아니라 파스타 피자 그리고 코스 요리에도 신경을 썼다. 실력 있는 셰프를 스카우트하고 유럽 여행 때 경험한 현지 맛을 떠올리며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지난해부터 제 궤도에 올랐다고 이 대표는 자부했다. 덕분에 단골들도 꽤 늘었다. 단골들이 "이제 다른 집에서는 못 먹겠다"고 말할 땐 보람도 느낀다고 했다.   
  
메뉴판을 열었다. 피자는 네 가지가 전부였다. 모두 손수 반죽해 만든 얇은 도우를 이용한 토핑이 심플한 이탈리안 피자다. 기존 피자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다.

이탈리안 야채를 토핑한 루꼴라, 고르곤졸라치즈를 9시간 졸여 피자 조각을 돌돌 말아 꿀을 찍어 먹는 고르곤졸라(아래 사진), 네 가지 치즈를 토핑한 꽈뜨로 뽀르마지오(이상 각각 1만5000원), 생모차렐라 치즈와 생토마토를 토핑한 마르게리타(2만 원)가 그것. 마르게리타의 경우 토핑되는 치즈가격만 1만 원일 정도로 재료값을 아끼지 않는다.

고르곤졸라피자는 꿀을 찍어 먹는다. 아래와 같이 돌돌 말아서.



파스타는 종류가 10가지. 잘 나가는 '빅3'를 꼽아 달랬다. 시푸드 느낌이 나는 비앙코 파스타(1만5000원), 해물과 야채를 굴소스에 곁들여 자체 개발한 퓨전 스타일인 상하이 파스타(1만4000원), 해산물의 신선함과 생크림의 고소함이 절묘한 화이트크림 파스타(1만3000원)가 인기 메뉴라고 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이 대표는 코스 요리를 권했다. 썬즈 코스 4만 원, 문즈 코스 5만 원(아래 사진)이다. 각각 기장군 철마에서 순수 구입한 최고급 한우로 만든 안심스테이크를 포함한 4~6가지 요리가 나온다. 가지에 싼 구운 관자살, 블랙트러플(송로버섯)을 얹은 감자스프, 샐러드,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알리오올리오(마늘파스타), 미디엄레어로 육즙의 진수를 보여주는 안심스테이크는 격조 있는 식사의 진수를 보여준다. 와인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 디저트로 뜨거운 초콜렛을 품은 폰당에 이은 에스프레소까지 음미하면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식사가 완성된다.

그릴에 구운 가지에 싼 관자살.
블랙트러플(송로버섯)을 얹은 감자스프.
버섯을 곁들여 발사믹소스를 얹인 샐러드.
알리오올리오(마늘파스타). 씹히는 맛이 있고 아주 고소하다.
안심스테이크.
다른 각도에서 본 안심스테이크.
디저트. 뜨거운 초콜렛을 품은 폰당.
에스프레소. 폰당의 단맛을 중화시켜준다.

파스타와 음료(1만3000원), 피자 파스타 디저트 음료(3만 원)의 점심세트와 피자 파스타 디저트 와인(4만3000원) 파스타 디저트 와인(4만2000원) 세트도 준비돼 있다. (051)515-6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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