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부·울·경 골프장 이색 기록

3형제가 2년 주기 홀인원
2011년 4일 앞두고 달성

하루에 홀인원 두 번
같은 홀에서 생애 네 번 홀인원

18홀서 홀인원· 이글도 기록
알바트로스도 세 번 나와

 

 KPGA 중앙경기위원이자 연산골프연습장 최재철(64) 대표는 제주CC 대표 시절 홀인원을 해보기 위해 증인이 될 만한 직원 한 명과 평소 만만하게 여기던 파3 홀에서 3시간여에 걸쳐 수백 개의 볼을 날렸다. 결과는 헛수고. 그는 "홀인원은 운이 99.9%라더니 맞구먼"이라고 쓸쓸하게 되뇌며 돌아섰다 한다. 그는 지난 1994년 통도 남코스 11번 홀(180m)에서 결국 홀인원을 했다. 40년 골프 인생에서 유일한 기록이었다. 최 대표는 "홀인원은 노려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워야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신기루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하늘이 점지해야 가능하다는 홀인원. 미국골프협회에 따르면 아마 골퍼들의 홀인원 확률은 1대 3만 3000, 프로골퍼는 1대 3500이라고 한다. 18홀 중 파3 홀이 4개인 점을 감안하면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할 확률은 1대 8250. 이럴 경우 1년 내내 골프장을 찾으면 산술적으로 22.6년이 지나야 홀인원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홀인원과 관련, 사연도 많고 뒷얘기도 적지 않다. 평생 한 번도 못해본 골퍼가 수두룩하지만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홀인원을 기록해 동행한 사부들을 불편하고 당황하게 만든 행운아도 우리 주변에는 더러 있다.

지난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골프장에서 달성된 홀인원을 비롯한 이색기록을 모아봤다. 이름하여 '2010년 부·울·경 골프장 이색 기록 모음'이다.

3형제가 2년 주기 홀인원, 2011년 4일 앞두고 달성

      해운대CC 골든 2번 홀에서 2년 주기 3형제 홀인원을 기록한 후 오흥자 캐디와 맞절을 하는 김충현 씨.
       맞절 후 오흥가 캐디가 볼을 복주머니에 넣어 김충현 씨에게 전달하고 있다.

부산에서 사업하는 김충현(53) 씨는 월급쟁이 시절 업무상 클럽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20년 한결같은 '백돌이'. 평소 연습장을 전혀 찾지 않는다는 그는 지난해 12월 27일 해운대CC 골든코스 2번 홀(165m)에서 평생 잊지 못할 기적 같은 일을 경험했다. 15년 된 야마하 4번 우드를 잡고 날린 볼이 그린 에이프런에 맞고 데굴데굴 굴러 홀 속으로 들어간 것. 이 홀은 해운대CC에서 홀인원이 잘 나오지 않기로 유명하다. 김 씨의 이날 스코어는 평소와 비슷한 104타.

 재밌는 점은 김 씨의 홀인원으로 3형제가 2년 주기로 홀인원의 위업을 기록했다는 사실. 큰형은 2006년 울산CC에서, 작은형은 2008년 동부산CC에서 홀인원을 기록, 지난해 설날 가족모임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2010년에는 막내가 홀인원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온 끝에 2011년을 4일 남기고 결국 가족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김 씨는 "골프장도 울산CC, 동부산CC, 해운대CC로 북에서 남으로 내려왔다며 2012년에는 장조카가 해운대CC보다 남쪽인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할 차례"라며 활짝 웃었다.

 여기에 김 씨는 홀인원 후 보험사 소장을 하는 친구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운전자보험을 가입하면서 친구가 김 씨에게 귀띔을 하지 않고 홀인원 보험을 들었다는 것. 이래저래 김 씨는 기억에 남는 한 해를 보냈다.

 홀인원을 하루에 두 번이나 기록하는 기적 같은 일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12일 직장인 허원구(49) 씨는 에이원CC 남코스 4번 홀(152m)과 서코스 3번 홀(153m)에서 각각 홀인원을 기록했다. 각각 캘러웨이 7번, 8번 아이언을 잡았다. 구력 7년에 평소 80대 중반을 치는 허 씨는 남코스와 동코스를 돈 후 동료와 추가 라운드를 하다 두 번째 홀인원을 기록했다.

 허 씨는 "두 번 모두 탑볼성으로 맞았지만 방향이 좋아 운 좋게 들어갔으며 스코어는 평소보다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정산CC 별우코스 8번 홀(185m)에서 4번 아이언을 잡고 홀인원을 기록했다.

  같은 골프장, 같은 코스, 같은 홀, 같은(좌) 그린에서 홀인원을 무려 4번이나 한 골퍼도 나왔다. 이용호(가명·65) 씨는 울산CC 서코스 5번 홀(100m) 좌 그린에서 다이와 9번 아이언을 쥐고 볼을 홀컵 속에 넣어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는 2000년 두 번, 2007년에도 이곳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특히 2000년 7월에는 한 달 전 기록한 홀인원을 기념하기 위한 라운드에서 또다시 홀인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 울산CC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구력 23년의 이 씨는 젊은 시절 한때 80대 초반까지 쳤지만 지금은 보기플레이어 수준이라고 한다.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과 이글을 잡은 골퍼도 있었다. 합천 아델스코트CC 김수정 회원은 지난해 6월 4일 마운틴 4번 홀(123m)의 홀인원에 이어 후반 힐코스 6번 홀(파5)에서 어프로치 샷으로 '독수리'(이글)를 잡아 저격수란 별명을 얻었다.

        합천 아델스코트CC에서 홀인원과 이글을 함께 달성한 김수정 씨.

 참고로 부·울·경 골프장 중 홀인원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골프장은 어디일까. 진주CC로 한해 평균 55~60개 정도 나온다. 한해 평균 18홀 기준 일반 골프장이 25개 안팎인 점에 비하면 배 이상이다. 인색한 곳은 해운대CC로 평균 10여 개에 불과하다. 홀인원이 가장 잘되는 홀은 동부산 힐코스 8번 홀(레귤러티 163m)로 지난해만 20개가 나왔다. 그린 한쪽이 움푹 패여 있어 근처에만 맞아도 굴러 들어갈 확률이 높다.

홀인원은 운, 알바트로스는 실력+운

 홀인원보다 어렵다는 알바트로스도 세 번이나 나왔다. 알바트로스는 파5 홀을 두 번 만에 넣었을 경우와 파4홀에서 홀인원을 했을 때를 말하는 것으로 홀인원이 전적으로 운이라면 알바트로스는 장타와 정확성에 운이 따라야 하므로 확률적으로 홀인원보다 훨씬 어렵다.

 롯데스카이힐 김해CC 이병락(52) 회원은 지난해 1월 21일 스카이 4번 홀(파5·459m)의 핀 190m 지점에서 테일러메이드 5번 우드를 잡고 메타세쿼이어 숲을 넘겨 꿈의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이 홀은 2년 전 열린 KPGA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에서 백전노장 박남신이 11타를 쳐 보따리를 싼 악명 높은 홀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구력 16년에 핸디캡 3인 이 씨는 2009년 클럽챔피언전 3위를 기록했으며 2002년 용원 무학 5번 홀과 2003년 동부산 레이크 8번 홀에선 홀인원을 기록한, 실력과 운을 겸비한 아마 골퍼의 고수이다.

 가야CC 강동중(49) 회원은 지난해 7월 24일 신어코스 3번 홀(509m)에서 3번 우드로 생애 첫, 가야CC 23년 역사에서 두 번째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구력 10년에 핸디캡 6인 그는 "스위트 스폿에 잘 맞아 감이 아주 좋았지만 바로 들어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회상했다.



 울산CC 김성훈(44, 사진 오른쪽) 회원은 지난해 6월 28일 서코스 2번 홀(485m) 우 그린에서 캘러웨이 4번 아이언으로 생애 첫 알바트로스를 달성했다. 구력 12년에 핸디캡 7인 그는 "티잉그라운드에선 내리막이고, 그린까지는 오르막인데다 포대그린이어서 들어가는 것은 못 봤지만 앞 팀의 환호성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2005년 통도 남코스에서도 홀인원을 기록한 운과 실력을 겸비한 주말 골퍼다.





 참고로 부·울·경 골프장 중 파4 홀 홀인원(알바트로스)이 나올 확률이 높은 곳은 통도 북코스 4번 홀(레귤러티 254m)과 용원 백로 좌 도그레그 8번 홀(레귤러티 311m). 장타자라면 한 번 노려볼만하다.

행운을 몰고 다니는 캐디

 한해 동안 내장객들에게 홀인원을 네 번이나 안겨준 캐디도 있었다. 롯데스카이힐 김해CC 박민정(29, 아래 사진) 캐디는 지난해 함께한 골퍼 중 네 명이 홀인원을 해 동료로부터 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겠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들었다. 비결을 묻자 경력 5년 차인 박 씨는 "특별한 것은 없다.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이 소식을 입수한 한 회원이 경기과에 박 씨를 꼭 찍어 함께 라운드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 보았지만 정중하게 거절당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앞서 김해 정산CC에선 5년간 12번의 홀인원을 손님들에게 안겨준 전설의 캐디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는 2009년 골프장을 떠나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맛따라 길따라
-부산 연제구 연산8동 '연산숯불갈비'

 특정 음식이 이슈화돼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초 일본 산케이신문 구로다 서울 지국장의 비빔밥 발언이 대표적 사례. 그는 "한국인의 식생활습관 중 하나가 뭐든 비벼 먹는 것"이라며 "예쁘게 차려진 비빔밥의 광고사진을 보고 먹으러 온 외국인이 이 양두구육(羊頭狗肉)에 놀라지 않으면 좋으련만 하는 염려가 든다"고 적었다가 혼쭐이 났다.

 양두구육이란 표현은 비빔밥에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한 표현이라 이에 대한 비난은 그가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가 29년간 한국 특파원 생활을 통해 내로라하는 한국 전통 음식과 한국인의 식습관에 정통하다는 사실을 안다면 보수 언론의 전유물인, 거두절미하는 맹목적 비난은 삼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는 '한국을 먹는다'(2001) '맛있는 수다:보글보글 한일 음식 이야기'(2009) 등 한국 음식 관련 책을 두 권이나 낸 미식가이자 음식칼럼니스트이다. 차라리 한식 세계화를 한답시고 국민 혈세로 뉴욕에 한국음식점을 차린다는 방안을 내놓은 인사들을 비난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청국장이 스포츠면에 등장했다. 요즘 펄펄 나는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미국인 용병 에반 페이텍이 그 비결을 청국장으로 답했기 때문이다.

  먹음직스러운 청국장. 실제로도 아주 맛있다.

 시큼시큼하면서도 고릿한 냄새로 대표되는 청국장. 소리소문없이 연산동을 넘어 연제구에서 이 집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문이 난 청국장의 명가 '연산숯불갈비'(051-866-5258)를 찾았다.

 우선 식당 이름에 의문을 제기했다. 안주인 문정애(63, 사진 아래) 씨의 답변. "저녁때는 돼지갈비와 삼겹살을 팔지만 점심땐 청국장(5000원) 손님이 대부분이어서 고기는 팔지 않습니다."


 가게에 들어서자 천장에 메주가 볏짚에 묶여 반듯하게 매달려 있다. 메뉴판을 보니 청국장 앞에 '수제'라고 적혀 있다. 경남 거창 출신인 문 씨는 20년 전부터 콩을 고향에서 갖고 와 청국장을 직접 만든다. "매년 10월 문중 시사 때 거창을 찾아 당숙모와 친구가 농사지은 콩과 고추 그리고 짚단을 받아옵니다."

 간장 된장 청국장은 영업 후 밤늦도록 홀로 만들고 낮에는 주방에서 요리까지 한다. 볏짚으로 가지런하게 묶은 메주만 봐도 단번에 그의 솜씨를 짐작하고도 남겠다. 청국장 제조법도 전통적 방법을 고수한다. "삶은 콩을 짚단을 깐 대소쿠리에 넣고 따뜻한 방에서 이불을 덮어 콩이 검은색이 비칠 정도까지 띄우지요. 4~5일 걸리죠. 이후 소금을 적당히 넣고선 포대에 넣어 밟지요. 시골에선 절구로 찧지만."

 문 씨의 청국장은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아 우선 저항감이 없다. "이불 속에서 발효된 후 콩에서 진이 날 때 나무주걱으로 저어주며 김을 빼기 때문이지요"
 
한 숟가락만 떠먹어봐도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담백하고 깔끔하기 때문이다. 중독성도 있어 보인다. 풋배추나물이나 생미역무침, 물김치, 호박나물 등 밑반찬도 한결같이 입에 맞다. 손맛이 있긴 있나 보다. 해물된장뚝배기(5000원)도 맛있다. 오리 요리도 한다. 대신 생오리만 쓰기 때문에 전날 주문해야 한다.

  국장 못지않게 해물된장뚝배기(오른쪽)도 인기다. 


 연제구 연산8동 연천초등 입구, 또는 부산은행 연천지점과 동래농협 연천지점 맞은편에 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연산동역에 내려 86, 87번 버스를 타고 경상대 후문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점심시간 땐 미리 주문하지 않으면 줄을 서야 한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하 '박찾사') 장순복(56) 답사대장은 "'박찾사'의 300회 답사는 연간 20회 이상 참가하는 소위 골수 회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그들에게 먼저 고마움을 표했다. 그들은 단지 문화유적을 사랑한다는 공통분모 하나만으로 일요일 온종일을 함께하며 '박찾사'의 오늘을 있게 한 장본인들이다. 골수 회원 중 한 명은 일요일이라도 사업상 꼭 만나야할 파트너가 있으면 '박찾사' 답사에 오게끔 유도해 만날 정도로 문화유적 답사는 그들 삶의 소중한 일부분이 돼 버렸다.

"일요일이면 배낭 메고 문화유적 답사
  문화유적 겉만 봐도 해설 '술술'
  전문가 뺨치는 지식 사랑

  탑 전문가...문양 전문가...지형 전문가...약초 전문가
  회원마다 전문 분야 다 달라

  잘못된 안내문 등 바로 잡고
  과소 평가된 유적 찾아내기도"

       경북 영양의 국보 모전석탑.
         경북 경주의 국보 장항리사지석탑.       
         경북 경주의 보물 원원사지 동서 삼층석탑.
     

전남 담양의 연동사 삼층석탑.

태백 구와우 마을의 아트전시회장.


거문도 등대 앞의 가족답사팀.

덕유산 향적봉 정상석.


 

거문도 등대 앞의 다정한 부부.

동기회를 '박찾사'와 함께. 거문도 등대 앞.


       경북 안동 병산서원.
       경남 함양 일두 정여창 고택.
      

아침고요수목원.

영월 선암마을, 우리나라 지형마을.


전문가 뺨치는 아마추어 대가들

'박찾사'를 좀 아는 문화유적 전문가들은 '박찾사'와 동행하기를 꺼린다. 대충 설명했다간 큰코다치기 때문이다. 코스가 예고되면 전문가급 수준의 회원들이 공부까지 해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회원이 민학기(50) 씨. 그는 평소 '박찾사'에서 가이드 역할을 담당하는 골드 회원이다. '박찾사'의 다음 카페(http://cafe.daum.net/museummystery)에서 그의 닉네임은 '달넘새'. 현재 화학제조업을 운영하는 그는 1년 50회의 답사 중 45번은 참가한다.
 
 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때 과내 고적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지금까지 거의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조국 산하에 흩어진 문화유적을 찾아 배회하고 있다. 특히 경주만 1000번을 넘게 다녀 '서라벌의 진인'이란 또 다른 닉네임을 갖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운전이 너무 힘들어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박찾사'를 알게 됐어요. 저와 궁합이 딱 맞는 사람들이 우글우글거려 정착하게 됐지요. 취미만 맞는다면 이처럼 좋은 답사단체는 없어요."

 문화유적 다방면에 고수이지만 민 씨의 전문 분야는 탑. 탑에 새겨진 석조문양이나 생김새를 보면 시대 구분이나 국보급인지 보물급인지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 장 대장은 "학위라는 타이틀만 없을 뿐 웬만한 전문가 뺨 칠 수준"이라 귀띔했다.

 염문선(56) 안의경(60) 부부도 빠뜨릴 수 없는 골수 회원. 염 씨는 이름을 가차해 '달해'라는 닉네임으로 전직 국어교사답게 '박찾사' 카페 정기답사 후기 코너에서 글솜씨를 뽐내는 글쟁이. 차분히 읽어보면 웬만한 여행작가보다 낫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1년 전부터는 카메라를 구입, 깔끔한 편집과 함께 맛깔스러운 후기를 올려 다른 회원들이 글 쓰는 것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소매물도를 다녀오다 친정엄마의 부음을 접한 후 자책감과 그리움으로 쓴 후기 '소매물도에는 하얀 그리움이 있다'는 모교인 부산여고 동백문예대상을 탈 정도로 읽은 이로 하여금 심금을 올리게 한다.

 부인이 글쟁이라면 남편 안의경 씨는 '박찾사'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부산약사디지털포토클럽 초대회장을 역임한 안 씨는 답사 후 카페 회원작품 앨범 코너에 빼어난 작품을 올리는 동시에 회원들의 사진 선생님으로 통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들 부부는 답사 때 추구하는 지향점이 달라 따로따로 다녀 '따로 또 같이' 부부라는 말을 듣는다고.

 또 부산시 문화유산해설사 김인남(55) 씨는 석조유물의 귀부나 이수의 거북 및 용 문양에 정통하고, '국토와 환경연구소' 우주호 소장은 전국의 산과 강 등 지형에 특히 밝으며, 암 환자여서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는 변복만 씨는 약초 전문가여서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거짓말 조금 보태 삼라만상의 궁금한 점 모두가 해결된다고 한다.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독특한 선의의 안티 회원도 있다. 거제도에 사는 의사 김영화(55) 씨다. 그는 집안 일로 참석하지 못할 경우 전날 홀로 코스를 답사한 후 참고할 사항이 있으면 장 대장에게 귀띔을 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또 먼 길에도 불구하고 참석할 경우 짜인 일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즉석에서 잔소리를 하는 등 군기반장으로서의 악역을 맡는다. 이와 함께 정곡을 찌르는 질문도 자주해 가이드들을 난처하게 할 때도 있다.

경북 예천 일연선사 모탑과 불상.

증도 본토박이 가이드 아저씨.


무주 나제통문.

김천 직지사 성보박물관.


문화유적 오류 우리가 바로잡는다 

 '박찾사는 단순히 문화유적 답사에만 그치지 않고 답사지역의 안내문이 잘못됐거나 불편사항이 있으면 답사 후 각 지자체에 건의서를 보내거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바로잡기도 한다. 경북 구미 황상동에 위치한 마애여래입상의 안내판에 보물 490호라 적힌 것을 보물 1122호로 바로 잡았고, 충남 당진군 안국사지의 석불입상 또한 보물 71호가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신라에 불교를 전한 묵호자가 단양 향산사에서 입적했다는 안내문 또한 근거없는 내용이어서 이를 정정하게끔 했다.

 또 관광지나 문화유적 측면에서 의미가 크지만 과소평가돼 있을 경우 탄원서를 아끼지 않았다. 진흥왕의 어머니 지소부인과 왕비 사도부인, 지증왕의 왕비 연재부인 등 삼국유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경북 경주 건천읍의 모량마을과 이 마을에 헛간으로 방치된 박목월 생가가 경주의 주요 관광권에서 벗어나 있음을 확인하고 경주시에 상기시켜 주기도 했다. 여기에 모량마을과 차로 5분 거리의 여근곡과 금척리 고분군을 묶으면 새로운 관광지가 될 것으로 제안했다.

 전남 화순의 임대정은 주변에 산책로를 만들고 원림의 기본이 되는 수종을 심으면 영양 서석지, 담양 소쇄원, 보길도의 세연정과 함께 한국의 4대 정원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군에 건의하기도 했다.

 장 대장은 "춘향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북 남원군이 가묘까지 만든 것처럼 전국 지자체가 명소를 만들어내지 못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마당에 지역의 잠재력 있는 숨은 명소를 내버려둔다는 것은 지자체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전남 담양 전통찻집 명가혜.

춘천 닭갈비집.


'박찾사'가 추천하는 코스 베스트 3 

 300회를 이어져오는 동안 다시 한 번 소개하고픈 문화유적 답사 코스를 장 대표에게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경북 군위 석굴암 삼존불상(국보 109호)~대율리 석불입상~인각사~병산서원~삼수정~삼강주막~의성 대곡사 코스는 산수유가 피는 이른 봄에 좋고, 문경 봉암사~선유동계곡~낙영산 공림사~상주 성불사~상오리 7층석탑과 장각폭포는 부처님 오신 날의 필수 코스.
 호남 지역의 나주 죽림사~다보사~나주향교~동문석당간~서문석등~북문 3층석탑~반남고분군~나주 칠천리 7불석상 석불입상~화순 운주사는 요즘처럼 겨울에 아름다움의 진면목을 드러낸다고 했다. 문의 (051)463-9009

'박찾사' 장순복 답사대장 인터뷰

"숨어 있는 한국석탑 1인치의 미학
 전 세계 어느 유적보다 아름다워"

 '박찾사' 장순복(56·대륙항공여행사 대표, 아래 사진) 답사대장은 30여 년 동안 여행업에 종사한 지역 여행업계의 마당발이다.


지역 방송국에서 여행 길라잡이로 활동하고 있고 신문이나 잡지 등에 여행기와 칼럼을 쓰고 있다. 부산 관광의 미래 등과 같은 토론회가 열리면 업계 대표로 현장의 목소리로 훈수를 아끼지 않는다.

 그는 세계 7대 불가사의와 세
계문화유산 등을 비롯하여 국내에서 관광객이 공식적으로 갈 수 있는 국가는 전부 가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세계를 섭렵했다. 그런 그가 우리 땅 구석구석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적에 천착하는 이유가 뭘까.
  "1970년대 후반 우연히 부산시립박물관의 후원회 격인 부산박물관회에 가입한 후 박물관에서 각종 강좌를 들으면서 우리 고국산천 문화유적의 진면목을 뒤늦게 깨닫게 됐지요."

 그는 "한국인들이 이를테면 절도 아닌 폐사지의 허물어질 듯 한 조그만 석탑에서 숨어있는 1인치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이를 널리 알리게 됐다"고 했다. 일종의 사명감이었다.

  300회쯤 발품을 팔았는데 더 갈 곳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300회 아니 500회쯤 더 갈 곳이 남았다.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너무 문화유적지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항간의 지적에는 그는 이렇게 답했다.
 "사실 그게 고민입니다. 문화유적 중심으로 치우치면 대중성이 떨어져 일반인들이 잘 찾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동진도 아침고요수목원도 가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늘 적자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돈 문제도 간과할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후원자나 후원기업도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관광지와 문화유적지를 섞어 코스를 짜고 있습니다. 현실과의 접점 찾기가 사실 어렵습니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 관련 글

300회 답사 위업 앞둔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박찾사)(1) http://hung.kookje.co.kr/527


"매주
발길 닿는 곳마다
'박물관'이 된다"


2002년 결성 후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

음지의 전통문화 명장들도 널리 알리고
싸고 맛있는 향토식당 발굴은 보너스

 
 4, 5년 전쯤으로 기억됩니다. 삽상한 가을바람이 그리워 일요일 이른 아침 나 홀로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낯선 사람들과의 동행이라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이 교차했지만 대자연으로의 일탈이 안겨다줄 기대감은 이를 충분히 벌충하고도 남았습니다. 그랬습니다.

 행선지는 물 좋은 고장 경북 예천(禮泉).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은 '육지 속의 섬마을' 회룡포와 세금 내는 부자나무 석송령 그리고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은 천년고찰 용문사의 보물 윤장대를 보는 데까지는 차분하게 여정이 이어졌습니다.

 황금들녘 한가운데 우뚝 선 개심사지 오층석탑에서 예상치 못한 낯선 장면이 목격됐습니다. 탑의 비례감이나 상승감을 두고 미추(美醜)를 잠시 논하는 것이 아니라 상하 기단부와 몸돌에 새겨져 있는 문양 등을 놓고 거의 전문가급 수준의 난상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주최 측의 만류로 끝이 났지만 좀체 볼 수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이후 버스 한 대가 겨우 다닐 만한 꼬불꼬불 비포장 길을 20여분 올라 다시 10분쯤 걸어 다다른 곳은 거의 허물어져 가는 조그만 절집이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볼거리가 숨어있기에 이 고생을 하는지 호기심과 한편으로 오기를 품고 조촐한 법당으로 따라가보니 조그만 녹슨 철불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참가자들은 경상도에선 보기 드문 철불이라며 신주단지 모시듯 요리조리 살펴보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더군요. 겉으로 표현은 안 했지만 내심 '이상한 화성인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9년 2월 202차 서도답사 때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 장순복 답사대장이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 앞에서 본존불과 협시불에 비치는 햇살의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서산마애삼존불은 1년 중 동짓날 단 하루만 본존불과 협시불의 얼굴에 햇살이
                정면으로 비치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돼 있다고 한다.
사진제공=안의경·박찾사 회원

 부산 지역 대표적 답사단체인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하 '박찾사')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문화유적답사는 오랫동안 특정인들의 전유물이었지 않습니까. 부산에서 문화유적답사가 대중화된 것은 부산시립박물관의 후원회 격인 부산박물관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지난 1978년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 부산에는 몇몇 문화유적 답사단체가 만들어졌습니다만 2002년 결성된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만이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원은 1800명.

 '박찾사'의 답사대장은 대륙항공여행사의 대표인 장순복(56) 씨. 그는 '박찾사'의 모토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 주더군요.
 "전 국토가 노천박물관이라는 사실과 아직도 음지에서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무명의 명장들을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곰팡내 나는 문헌이나 관행적으로 내려오는 자료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더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싸고 맛있는 향토식당 발굴도 저희들의 몫이지요."

 '박찾사'의 답사에 동행하면 이동 장소마다 지역 문화원의 향토사학자, 고택의 종손, 문화유산해설사 등 비록 감투는 없지만 전문가 수준의 아마추어 사학자들을 곧잘 만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요.

 사실 주말이면 모객을 통해 유명 관광지로 떠나는 단체는 아주 많습니다.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 작업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봄 진달래, 여름 계곡, 가을 단풍, 겨울 눈꽃, 이 정도가 주요 레퍼토리 아니겠습니까.

 '박찾사'와 같은 전문 답사단체가 매주 떠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렵습니다. 동선으로 연결해야 되는 문화유적의 코스 짜기도 힘겨운 데다 A4 용지 10장 안팎의 자료집까지 만들어야 하는 노력이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향토 맛집까지 발굴해야 하니까요. 문화유적을 찾아, 그것도 매주 발품을 파는 답사단체는 전국에서 '박찾사'가 유일하답니다. 통상 문화유적답사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떠나는 것이 보통이지요.

 장 대장에게 매주 답사를 떠나는 이유를 물어보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될 일이기에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임합니다."

 이런 '박찾사'가 오는 23일로 답사 300회를 맞습니다. 때론 적자를 감수해가며 이뤄낸 성과이기에 주변에선 의미있는 기록이라고들 합니다. 300회 특집 땐 충남 보령의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과 국보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를 보유한 성주사지, 부여 무량사, 국립공주박물관 등을 둘러봅니다. 당분간 깨지기 힘든 300회 기록을 이뤄낸 '박찾사'의 저력을 속속들이 해부해 보았습니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 관련 글

 "숨어 있는 1인치의 미학 발견하는 기쁨 느껴 보셨나요"-박찾사(2) http://hung.kookje.co.kr/528


서구 충무동 청궁식당



 싸고 맛있는 수산물을 맛보려면 공동어시장 주변을 찾으라고 한다. 국내 수산업이 위축됐다 하더라도 공동어시장은 여전히 국내 최대 연근해 수산물 위판장이 아닌가. 자갈치시장이나 광안리 회타운이 있지 않은가 하고 반문할지 모르겠으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다.

 자갈치나 광안리는 주로 가족이나 관광객들이 애용하지만, 공동어시장 주변의 식당은 수산 관련 종사자나 어선원 등이 주로 찾는다. 이 때문에 전자는 가게가 제법 번듯하고 깔끔하나, 후자는 허름하면서 테이블이 많아 봐야 3~4개뿐인 이른바 '함바집'을 떠오르게 한다.

생태탕 아구탕 아구찜 등이 주메뉴지만
대구 물메기 등 미리 주문하면 탕과 회로 준비

 공동어시장 주변의 가게는 단골 위주로 영업해 정이 듬뿍 묻어난다. 손이 커서 양도 푸짐하다. 서구 충무동 골목시장 내에 위치한 청궁식당(051-248-7333)은 정이 넘치는 공동어시장 주변을 대표하는 식당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입구가 곧 주방이다. 갖은 양념과 손질이 된 장어와 생태가 보인다. 테이블은 홀에 두 개, 방에 두 개. 이 층 다락방에 세 개.

생태탕 상차림


 주 메뉴는 생태탕 아구탕 아구찜. 한쪽 벽엔 '오늘의 메인 해물탕 장어탕, 아침 특선 된장찌개 꽃게탕'이라고 적혀 있다. 안주인 박소영(56, 아래 사진) 씨는 "조업을 나갔다가 아침에 들어오는 단골 선원들이 된장찌개나 꽃게탕을 먹고 싶다고 연락이 오면 준비하면서 적어 놓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우리 집은 하루 전 먹고 싶은 메뉴를 미리 전화로 주문만 하면 대부분 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도 되나요." 돌아온 대답이 구미를 당긴다. "활어는 아니지만, 주문만 하면 돔이나 한치 병어 호르레기 아카모스 등을 장만할 수 있지요." 일종의 선어회가 준비된다는 뜻이었다.


 더 물어봤다. "대구도 먹을 수 있나요." "그럼요, 주문만 하면 5만 원 정도로 대구회와 대구탕을 저렴하지만 아주 맛있게 드실 수 있지요. 물메기회와 탕도 마찬가지예요."

 옆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던 수산 종사자 이인규 씨가 귀띔했다. "주인 아저씨가 통발배를 탑니다. 아저씨가 집에 오시는 날에는 항상 문어 몇 마리씩을 들고오지요. 운이 좋으면 그 싱싱한 문어를 데쳐 먹기도 하고, 두루치기도 해먹지요. 문어 두루치기 들어보셨나요. 가격요? 일반 가게의 50~60% 선에 불과하지요. 회무침을 먹을 땐 아주머니가 알아서 국수까지 삶아 서비스로 갖다 줍니다. 어딜 가서 이런 대접받으며 먹어보겠어요."

 생태탕(7000원)을 주문했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 땐 생태탕만큼 얼큰한 국물이 없기 때문이다.

 띠뽀리와 무 파 다시마, 여기까지는 일반 식당과 다를 바 없지만 이곳은 새우 가루와 멸치 간 것을 더 넣는다. 테이블에서 고개만 쑥 내밀면 요리 장면이 보여 주의 깊게 살펴봤다. 손질한 생태를 넣고 다진 마늘과 파 등으로 양념하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며 거품은 수시로 걷어냈다. 박 씨는 "우리 집은 맑은국이나 매운탕의 선택이 가능하며 땡초면 땡초, 콩나물이면 콩나물 등 손님의 취향대로 탕을 끓여준다"고 말했다.

 코고동으로 불리는 자숙골뱅이, 미역, 간장게장, 겉절이, 가자미, 해초의 한 종류인 몰 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시내의 내로라하는 2만 원짜리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

 문어숙회와 피데기도 약간 있다고 갖다준다. 서비스라고. 이런 게 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자갈치역 1번 출구로 나와 서구청 후문 쪽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Qook Show' 건물 옆 골목으로 400m쯤 걸으면 찾을 수 있다.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겨울철 골프 요령>

  -에이원CC 정남배 명예 클럽챔피언

                  

  국내 여자 무대에서 1승도 신고하지 못한 배경은 프로가 지난 2005년 겨울 파4 홀(380야드)에서 날린 드라이버 샷이 바로 온그린 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볼이 꽁꽁 언 페어웨이를 맞고 떼굴떼굴 굴러준 덕분. 이 홀에서 그는 투 퍼트를 하고도 버디를 잡았다.

 이처럼 겨울 골프는 프로든 주말 골퍼든 의외성이 많다. 내기 골프를 하더라도 핸디캡을 주지 않을 정도니까. 토핑한 볼이 굴러 온그린이 되는 것은 다반사고, 미스 샷 된 볼이 꽁꽁 언 해저드를 맞고 기사회생하기도 한다. 그뿐인가. 그린을 향해 쏘아 올린 회심의 샷이 딱딱한 그린을 맞고 하늘로 솟아 그린 뒤편으로 날아가 어이없는 OB가 되기도 한다.

언 워저드 맞고 온그린 가능성이 있는 남코스 5번 홀.


 그래서 겨울 골프는 '운칠기삼'이라고. 코스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 보니 스코어를 구성하는 요인이 운 70%에 기술은 3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코어도 평소보다 10개 안팎으로 들쑥날쑥하기 일쑤.

 에이원CC 정남배(50) 명예 챔피언(이하 정 챔프)은 "운칠기삼은 겨울 골프를 잘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라운드 전 겨울 골프 대처 요령만 숙지하면 '운오기오' 정도로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챔프는 2005, 2008, 2009년에 각각 에이원 클럽 챔피언전에서 우승한 경력을 자랑한다. 부산 골프계에게 몇 안 되는 명예 클럽챔피언이다. 덩치는 작지만, 쇼트 게임에 탁월한 실력을 보유한 정 챔프와 함께 겨울 골프를 함께 배워보자.

겨울엔 평소의 4분의 3스윙으로 맞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평소 정남배 챔프의 7번 아이언 스윙 모습.


워밍업 없이 클럽을 잡지 마라

 지난 7일 오전 양산시 매곡동 에이원CC. 이날 부산의 최저 기온은 영하 4도였지만 대운산 천성산에 둘러싸인 에이원은 혹한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 기온은 영하 8도. 취재만 아니라면  집에 오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지난 4일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얼어버려 티잉그라운드와 페어웨이를 제외한 벙커나 러프 등지에는 잔설이 남아 있었다. 골프장 측은 이를 고려해 손님들에게 컬러볼 3개씩을 제공했다. 초보자는 별도 컬러볼을 더 준비해야 한다. 흰 볼은 벙커에 빠진 걸 뻔히 보고도 찾을 수 없으니까.

 정 챔프는 "겨울 골프는 스코어보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칭이 샷 요령이나 코스 공략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추위로 근육이 굳은 상태에서 거리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풀스윙을 하다 언 땅을 내려찍는 소위 '뒤땅'을 때렸다가는 팔꿈치나 갈비뼈 허리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을 위험이 크다. 당장은 큰 부상이 아니더라도 이게 후유증으로 남아 부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정 챔프는 라운드 전 자동차를 예열하듯 스트레칭으로 워밍업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몸에 땀이 날 정도까지 해주는 것이 좋으며, 워밍업이 안 된 상태에서는 절대 클럽을 만지지 말라"고 충고했다.

 "단번에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서둘러 드라이버로 풀스윙을 반복하면 근육이 놀라 순식간에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이럴 땐 차라리 5분 정도 제자리 뛰기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옷은 두꺼운 것보다 얇은 옷을 켜켜이 입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동할 땐 카트를 타기보단 걷는 것도 체온 유지의 좋은 방법이다. 타이거 우즈는 기온이 내려가면 절대 카트를 타지 않고 걷는다고 한다. 추위 앞에는 장사가 없다.

코스 공략은 '쓸어치고 굴려 쳐라'

겨울 필드는 대부분 얼어 있어 찍어치는 샷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정 챔프는 "겨울에는 몸통 회전을 원활하게 하려고 스탠스를 평소보다 약간 크게 한 후 찍어치는 샷보다는 4분의 3 스윙으로 걷어내듯 쓸어치는 기분으로 맞히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겨울 골프는 거리보다는 방향성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속설에 부합되며, 동시에 부상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린 공략 땐 그린 3m 앞을 노려 런으로 온그린되게끔 하는 게 좋다. 얼은 그린을 직접 노리면 볼은 어김없이 튀어 그린 밖으로 나가는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겨울엔 옷을 많이 껴입어 몸통 회전이 원활하지 않아 거리가 생각보다 적어 한 클럽 길게 잡는 것이 무난하다.

그린 주변에서는 상황에 맞춰 클럽을 택해야 하는 창의적인 골프가 필요하다.
 정 챔프는 "그린 근처에서 샷을 할 땐 56도나 60도 등 로프트 각이 큰 웨지는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말고 피칭웨지나 8번 또는 9번 등 쇼트 아이언을 이용해 톡톡 굴려야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그린에선 프로들도 볼을 자유자재로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사나 장애물이 없는 그린 주변에서는 아예 퍼터로 핀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잔설이 남은 서코스 1번 홀. 컬러볼 준비는 필수.

골프화 바닥의 눈은 수시러 털어줘야 한다.


 벙커 탈출도 겨울에는 평소와 달리하면 유리하다. 턱이 높지 않은 벙커가 얼었을 때도 샌드웨지 대신 퍼터로 굴리는 편법을 써도 무방하다. 반면 벙커의 눈 위에 볼이 있으면 샌드웨지로 퍼올리듯 하면 뜻밖에 쉽게 탈출할 수 있다. 눈을 밟은 다음에는 반드시 골프화 바닥을 클럽으로 털어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

 티 높이도 빠뜨릴 수 없는 고려의 대상이다. 얼은 티잉그라운드에서 원하는 만큼 티가 잘 들어가지 않아 기자가 대충 꽂고 치려고 하자 정 챔프는  "주말 골퍼들이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 티 높이"라며 "귀찮더라도 티 높이는 평소와 같게 꽂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하이볼이 나오지 않을까 봐 심적으로 불안하고, 이 불안한 마음이 스윙 폼을 흐트려 곧바로 미스 샷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 챔프는 볼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볼의 반발력이 떨어져 비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홀 아웃 후 이동할 땐 꼭 주머니 속에 넣어 따뜻하게 하면 거리 손실을 줄일 수 있어요."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퍼팅

겨울 그린은 잔디의 생육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기본적으로 짧게 깎을 수가 없다. 잔디 보호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린의 잔디가 길어서 우선 그린 스피드가 늦고 라인도 덜 탄다. 평소보다 과감하게 세게 쳐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그린의 환경도 시시각각으로 변해 흔히 겨울 그린을 카멜레온이라 부른다. 꽁꽁 언 데다 서리까지 낀 오전 그린에선 좀 더 세게 쳐야 하지만 기온이 조금씩 오르면서 서리가 없어지는 오후 그린에서는 오전보다 조금 약하게 퍼팅해야 한다.

 챙겨야할 변수가 또 있다. 앞서 설명한 상황이 정적이라면 골퍼의 스파이크에 달라 붙은 얼음이나 서리 그리고 잡풀 등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것은 동적인 변수. 이 모든 것이 퍼팅할 때 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골퍼들은 그린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 타라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볼이 미세하게 통통 튀면서 구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 해서, 먼저 하는 동반자의 퍼팅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것은 필수 사항이다.

 스키장 덕분에 무주는 겨울 여행지로 각인돼 있지만 알고 보면 여름철 가족동반 여행지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나라땅 최고의 계곡으로 무주33경을 품은 구천동계곡, 스키 이외에도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해 사계절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는 무주리조트가 자림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을 기준으로 서로 반대쪽에 위치한 구천동계곡과 무주리조트는 산꾼들에게 들머리와 날머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차로 이동하면 6, 7분 정도 걸린다.

 무주리조트 곤돌라가 생긴 1997년 이전의 덕유산 등반길은 십중팔구 구천동계곡에서 출발해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르는 코스가 일반적이었다. 산행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삼공매표소에서 백련사까지의 6㎞ 구간은 삼림욕을 겸한 가족 산책로로 제격이다. 녹음이 우거진 계곡 숲속에 들어서면 사바세계에서 찌든 삶이 눈녹듯 사라지며 1분 이상 발을 담그기 힘든 계곡수는 수정같이 맑고 청명하다.
 예부터 9000명의 생불(生佛)이 나올 정도로 깊고 그윽한 계곡이라 해서 명명된 구천동계곡에는 무주33경이 숨어 있다.

 삼공매표소를 통과하면 15경 월하탄부터 시작되며 나머지 1~14경은 구천동계곡 하류인 원당천을 따라 포진해 있다.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던 나제통문(1경) 백련사(32경) 덕유산 정상 향적봉(33경)을 제외한 나머지는 굽이굽이마다 모두 너른 반석과 크고 작은 소 담 폭포가 이어져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는다.

 폭포수가 달빛에 비치면 장관을 이룬다는 월하탄, 옛날 백련사를 오가는 스님들과 불도들이 쉬어가는 곳인 안심대, 2단폭포인 구천폭포 등을 거쳐 속세와의 인연을 끊는다는 이속대를 벗어나면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천년고찰 백련사에 이른다.

여기서 놓쳐선 안 될,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쉬운 볼거리가 하나 있다. 백련사 일주문 옆 부도밭 맨 우측에는 최근 조성한 듯한 회백색 부도탑 두 기가 바로 그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www.dailymail.co.uk) 회장을 지낸 러더미어 3세와 그의 한국인 장모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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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연이 이랬다.
러더미어 3세의 두 번째 부인은 한국인이었고, 그의 장모 전주 최씨(최낙순)의 고향이 무주 구천동이었다. 생전에 구천동계곡을 찾은 러더미어 3세는 계곡의 풍광에 매료돼 사후에도 영원히 이곳에 남을 방법으로 부도를 택했다고 전해온다. 장모는 오래 전부터 백련사의 절실한 신도였고, 이를 계기로 러더미어 3세의 도움으로 백련사에 많은 시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란히 놓인 두 기의 부도는 장모와 사위의 것인 셈이다. 부도 바로 옆 안내석에는 '영국 자작 러더미어 3세'와 그의 부인 및 장모의 이름, 그리고 이 같은 사연이 적혀 있다. 참으로 사람의 인연은 묘하고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정확히 10년 전인 1998년 조성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뒤늦게 그 사연이 밝혀지면서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고 전해온다. 씁쓸한 점은 당시 언론에서 러더미어 3세와 장모의 부도 조성 사연에 촛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미망인의 상속액이 얼마였던가에 관심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다시 무주33경으로 돌아와 나머지 14경을 보려면 무주리조트에서 나와 좌회전, 고가도로를 타지 않고 그 왼쪽 '성주 설천' 방향 37번 국도를 타면 된다. 대부분 계곡 쪽으로 접근이 차단돼 있지만 중간쯤 주차할 공간과 진입로가 한 곳 보인다. 제6경인 일사대 가는 길이다. 구천동계곡 3대 명승지 중의 하나인 이곳은 구한말의 학자 송병선이 서벽정을 짓고 대자연과 더불어 은거한 곳이다. 너른 암반과 소가 형성돼 있어 멋과 운치가 빼어나 한번 들러볼 직하다.

 37번 국도를 따라 계속 달리면 1경인 나제통문에 닿는다. 안내원이 옛 병졸 복장을 한 채 관광객을 맞고 있다. 나제통문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최근 무주시가 조성한 반디랜드를 거쳐 무주읍으로 이어지며, 우측 나제통문을 통과하면 경북 김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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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33경 중 2경인 백련사 대웅전(왼쪽)과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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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33경 중 27경인 구천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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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33경 중 1경인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던 나제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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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리조트와 설천봉을 잇는 관광곤돌라.




길따라 맛따라
        
- 해운대구 송정동 광어골 안나수



꽃 풍선 양초 등으로 로맨틱한 분위기 연출
파스타 피자 송아지 안심스테이크 맛 일품

 
해산물 대신 쇠고기가 들어가는 '쇠고기와 고로곤졸라가 들어간 크림 파스타'. 안나수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처음엔 쌉쌀하지만 끝 맛이 땅콩 맛처럼 고소한 이탈리아 야채 루꼴라가 들어간 '새우 루꼴라 파스타'.
   사과 슬라이스와 계피 맛이 나는 시나몬을 토핑한 후 꿀을 바른 스위트 피자.
   부드러운 한우 송아지 안심에 버섯소스를 곁들인 '버섯소스 송아지 안심 스테이크'.

테이블 사이의 벽 역할을 하는 센스있는 옷걸이.

물잔도 바다처럼 파랗다.


   '안나수'의 셰프 정운현 씨.

프러포즈 명소임을 알리는 안내글.

프러포즈를 위해 예약한 방.


 '안나수'.
 우선 이름이 특이하다. 외국인 이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안나'에 주인장 자신의 이름 끝 자 '수'를 조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이름 못지않게 건물도 이국적이다. 한 번쯤 뒤돌아 보게 하는 하얀색 7층 건물이다. 느림보 기차가 지나가는 송정의 푸드로드 광어골 끝자락에 위치해 바닷가가 한눈에 펼쳐진다. 양식장의 부이가 바둑판처럼 정렬돼 있고 이따금 고깃배가 작은 물거품을 일으키며 지나간다. 한적함과 고풍스러움이 묻어나는 이곳은 얼핏 지중해 연안의 작은 항구나 홍콩 남부의 스탠리와 분위기가 흡사하다.
 

 어라, 근데 바로 옆 건물이 거북선 모양이다. 거북선과 지중해풍 하얀색 건물. 그러고 보니 동·서양의 만남이다. 부조화 속의 조화란 이럴 때 쓰는 걸까. 

 2, 3층 실내로 들어서면 은은한 조명과 함께 바닥과 계단 곳곳에 작은 촛불이 놓여 있다. 좀 더 돌아보면 유럽의 고성(古城)을 방불케 하듯 미로처럼 설계돼 있다. 고풍스러운 와인 진열장과 장미꽃이 놓인 가구들도 눈에 띈다. 아늑하고 은은한 여성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야외 테라스가 보이는 곳에 자리 잡았다. 겨울이지만 유리로 바람을 막아서인지 꽃들이 만개해 있다. 

 2003년 문을 열었다. 정운현 셰프와 얘기하다 재미있는 점을 하나 발견했다. 이곳은 원래 '씨푸드' 위주로 메뉴를 다양화하려고 했지만 생선 등 해산물을 쉽게 접하는 지역 고객들의 반응이 이랬단다. "양식당까지 와서 꼭 해산물을 먹어야 하나." 

 해서 안나수에서 잘 나가는 파스타는 해산물 대신 쇠고기가 들어가는 '쇠고기와 고로곤졸라가 들어간 크림 파스타'(2만 원)다. 크림 소스를 베이스로 독특한 치즈 향의 고로곤졸라와 쇠고기의 절묘한 조화가 일품이다.
 
 새우 루꼴라 파스타(2만1000원)도 잘 나간다. 이탈리아 야채인 루꼴라는 처음엔 쌉쌀하지만 끝 맛이 고소한 땅콩 맛이다. 이 또한 별미로 인기가 높다.

 사과 슬라이스와 계피 맛이 나는 시나몬을 토핑한 후 꿀을 바른 스위트 피자(2만 원)는 달콤함과 얇은 도우의 아삭함이 묻어나 디저트의 느낌이 난다. 부드러운 한우 송아지 안심에 버섯소스를 곁들인 버섯소스 송아지 안심 스테이크(3만8000원)도 '강력추천' 메뉴이다.
 

 안나수는 최근 프러포즈 전문 레스토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지수 대표는 "예약할 때 가격대별 다양한 코스 요리를 택할 수 있으며, 꽃과 양초 풍선 등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고 말했다. 특히 레드카펫처럼 꽃잎으로 꽃길도 만들어주고, 테이블도 꽃으로 장식해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요즘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프러포즈 이벤트가 이뤄지며 주말이면 하루에 2~3팀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동행한 여성에게 장미꽃 선물을 원한다면 화장실을 가보시라. 거울 앞에 항상 장미꽃이 준비돼 있다. 

화장실에 준비된 장미꽃.

손님들을 위해 화장실 내 준비된 장미꽃.


안나수의 변기엔 항상 꽃잎이 보인다. 직원들이 수시로 신경을 쓴단다.

화장실 문도 지중해 풍으로 만들어 놓았따.


고백을 자극하는 문구.

오후 3시쯤의 안나수 풍경.


와인과 각종 치즈를 보관중인 진열장.

곳곳에는 꽃을 이용한 작품들이 보인다.


 궁금해서 살짝 물어봤다. 한 달에 드는 꽃값은. 돌아온 대답은 80만~100만 원. 과연 프러포즈 전문 레스토랑답다. 덕분에 결혼으로 이어져 결혼기념일에 다시 찾는 단골 부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단체 모임도 가능해 1인당 4~5만 원대의 식사를 할 경우 한 층을 모두 빌릴 수 있다. 

이 건물 4층에는 안나수가 직영하는 노래방이 있다. 연인을 위해 세레나데 한 소절만 불러도 사랑이 이뤄질 것 같다. 이곳에서 식사 주문도 가능하다. 안나수는 진정 프러포즈를 앞둔 청춘 남녀에게 안성맞춤인 듯싶다. (051)702-5830~1

노래방 시설도 아주 깔끔하다.

바다가 보이는 노래방.


 

 



신설 골프장 탐방
  - 거제도 드비치(DeBeach) 골프클럽

내년부터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를 이용하는 주말 골퍼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도 최북단 장목면의 송진포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3베이 링크스 코스인 드비치 골프클럽(이하 드비치)이 내년 1월 중순께 개장하기 때문이다.

  드비치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 홀(챔피언티 196m, 블루티 174m, 화이트티 146m)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주변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넋을 잃을 정도다.

 지난 19일까지 실시한 시범라운드에서 쏟아진 호평이 바다 건너까지 들릴 정도였다. 18홀 회원제 골프 클럽인 드비치는 10개 홀이 바다와 맞닿아 있고 모든 홀에서 거제 앞바다가 펼쳐져 라운드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국내에는 현재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와 제주 중문골프클럽, 그리고 지난 9월 개장한 전남 해남 파인비치 정도가 괜찮은 링크스 코스다. 골든베이와 파인비치는 썰물 때 갯벌로 변하고, 중문골프클럽은 해발이 높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드비치는 세 클럽이 가진 단점을 모두 보완해 최고의 링크스 코스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18홀서 모두 바다 보여…이 중 10개 홀은 바다와 맞닿아
바람 거의 없어… 30년 평균치 제주의 절반도 안 돼
내년 1월 중순 개장… 거가대교 관포나들목에서 6분 거리

하늘이 내린 천혜의 기후 조건

 거제도는 섬이다. 섬은 먼바다에서 부는 바람과 가장 먼저 몸을 부대껴야 하는 존재여서 섬과 바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떠나기 전 섬 남쪽 도장포의 새 명소 '바람의 언덕'을 떠올리며 얇은 옷을 입고 또 껴입었지만 드비치에선 제주의 억센 바람처럼 사납지 않다. 갯가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머금은 12월의 산들바람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드비치의 최병호 대표에게 "오늘은 바람이 별로 불지 않네요"라고 했더니 그는 "섬 남쪽과 달리 이곳은 원래 바람이 적다. 공사 기간 3년 동안 실제로 그랬다"라고 말했다. 

사실이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71~2000년 30년 동안 거제도의 평균 풍속은 1.8m/s. 같은 기간 제주도(3.8)나 부산(4.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물론 관측소의 위치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이곳의 바람은 뜻밖에 잠잠하다. 

"태풍 때 남해안을 지나는 어선이나 화물선 대부분이 골프장과 칠천도 사이의 바다로 몰려들지요. 이곳은 1597년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왜군에 의해 수몰된 칠천량 해전의 전장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지요." 참고로 드비치가 위치한 송진포는 장목면의 동쪽인 가덕도 쪽이 아니라 서쪽인 칠천도와 마주 보고 있다. 

바람과 함께 골프장에서 중요한 안개 또한 드비치에선 드물다. 역시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년 평균값이 제주는 15일, 부산은 19일인 데 반해 거제도는 5.3일에 불과하다. 최 대표는 "최근 3년간 공사를 하면서 골프를 못 칠 정도로 안개가 낀 날이 단 하루뿐이었을 정도로 이곳은 천혜의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18홀 매 홀마다 공략법 달리해야

드비치는 이름 그대로 해안가와 맞닿아 있다. 해발이 겨우 50~60m 정도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에다 뱃고동 소리까지 들리는 가운데 거제 앞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도록 설계된 자연이 준 예술품이다. 

전장은 6694m(7321야드). 통도 남코스(6735m)보다 약간 짧을 뿐 해운대(6629m) 아시아드(6518m) 에이원(6424m) 등 부·울·경 지역의 웬만한 골프장보다 길다. Out 코스는 3388m, In 코스는 3306m. 굳이 비교하자면 전자는 상대적으로 어렵고, 후자는 전자보다 쉽지만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드비치는 '잘 못 치면 응징을, 잘 친 볼은 보상을'이라는 골프장 설계의 기본 개념을 가장 충실히 따른 클럽이다. 

 기본적으로 언듈레이션이 심한 데다 페어웨이 일부가 푹 꺼져 있거나, 페어웨이가 한쪽으로 흘러내려 티 샷 때부터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몇몇 홀은 워터해저드의 입구가 티잉그라운드에서 보이질 않아 멋모르고 샷을 날렸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다. 

에이원 명예 챔프이자 드비치 회원인 정남배 씨는 "챔피언티 기준으로 에이원보다 타수가 3개 정도는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그린이 빠르고 까다로워 퍼팅이 약한 골퍼는 이보다 더 나올 수도 있겠다"고 평했다. 대한골프협회의 코스평가 결과 드비치는 18홀 73.7타로 공인됐다. 

하지만 페어웨이의 폭이 평균 76.8m로 비교적 좁지 않지만, 벙커가 꼭 필요한 지점에서 레귤러 티에서도 티 샷을 하기에 부담이 있다. 그래서 기존 골프장과 달리 홀마다 공략법을 달리해야 한다. 

  out코스 1번 홀(파4). 티잉그라운드에서 볼 때와 달리 페어웨이 우측 부분이 푹 꺼져 있다.
  좌 도그레그형 2번 홀(파5) 티잉그라운드에서 본 모습. 가운데 대나무 우측으로 샷을 날려야 한다.
  2번 홀 그린 쪽.
  2번 홀 전경.
   우 도그레그 파4, 3번 홀. 헤저더를 넘기는 것이 급선무지만, 그렇다고 너무 세게 치면 '막창'이 발생할 수도 있다. 
  벙커 두 개가 있는 쪽으로 티 샷을 날리면 2온이 가능하겠지만 약간 짧을 경우 벙커나 OB가 날 수 있다.
   3번 그린. 바다와 접해 있다. 
   티 샷은 나무를 넘겨쳐야 한다.
  파3 6번 홀. 드비치는 파3 홀 4개 중 3개가 이처럼 거제 앞바다를 향해 티 샷을 날릴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파4, 7번 홀.
   파3 8번 홀. 레귤러티 160m쯤 되는 이 홀의 그린 왼쪽과 앞쪽이 아주 큰 벙커이며, 오른쪽은 카트 길이라
   생각보다 티 샷을 치기에 난감하다.
   파4, 9번 홀은 우측 야자수 4그루가 보이는 쪽으로 티 샷을 날려야 한다. 티 샷이 훅이 날 경우 보시다시피
   해저더로 빠지기 십상이다. 티 샷을 어정쩡하게 날리면 세컨 샷이 사진처럼 아주 어려워진다.


1번 홀(파4)의 페어웨이 우측이 티잉그라운드에서 보는 것과 달리 푹 꺼져 있어 깜짝 놀라게 하더니, 우 도그레그 3번 홀(파4)은 눈앞의 워터해저드와 해저드 건너 벙커 3개가 한일(一)자로 나란히 입을 벌리고 있어 티 샷을 망설이게 한다. 세 번째 티인 화이트티에서 벙커를 넘기려면 170, 200, 220m를 각각 날려야 하지만, 두 번째 블루티에선 이보다 각각 20m를 더해야 한다. 장타자일 때 '막창'이 날 우려도 있으며 악성 슬라이스는 OB 아니면 벙커에 빠진다. 그렇다고 벙커를 피해 아예 좌측으로 티 샷을 날리면 세컨 샷 때 투온이 불가능해진다. 그린은 18홀 중 가장 어렵다. 세로로 긴 2단 그린이지만 아래쪽 우측에 또 하나의 작은 2단 그린이 있어 3펏은 기본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워터해저드가 보이지 않는 5번 홀(파4)은 그린 입구가 좁아 세컨 샷이 특히 어렵다. 핸디캡1, 16번 홀(파4·챔피언티 415m)은 언듈레이션이 심하면서 아주 긴 데다 그린 주변 공략이 까다로워 '파' 하기가 어려운 홀이다. 좌 도그레그 18번 홀(파5)은 드비치에서 가장 길어(챔피언티 559m) 악마의 홀로 유명하다.
 

드비치의 자랑은 뭐니뭐니해도 파3홀. 드비치의 파3홀 4개 중 8번 홀을 제외한 3개 홀(6, 13, 17번)은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는 그림 같은 내리막 홀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듯한 그린과 주변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자칫 넋을 잃어 낭패를 보기 쉽다. 이 중 12번 홀과 17번 홀에선 가덕도와 옛 마산과 창원, 이를 연결하는 마창대교와 저 멀리 진주까지 보인다.

드비치 최 대표는 "시그니처홀인 17번 홀에선 간혹 멸치 떼가 몰려올 때 수백 마리의 갈매기가 동시에 날아드는 모습이 장관이며, 18번 홀로 이동할 때 산책로에서 펼쳐지는 낙조는 황홀하다"고 전했다. 이 풍광에 반한 한 여성 골퍼는 무려 3팀이나 먼저 보내는 만행(?)을 보이기도 했다 한다. 

 파3, 4개 홀 모두 챔피언티 기준 180~190m이지만 블루티나 화이트티로 옮기면 거리가 20~40m 줄고 여기에 내리막까지 고려하면 티 샷을 날리기에는 부담이 없다.
 

건설과 동시에 준비된 골프장 

신생 골프장의 페어웨이와 그린은 통상 잔디가 희긋희긋해 개장 초기에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드비치는 골프장 건설과 동시에 지형에 맞는 품종을 2년간 테스트해 이곳에 맞는 품종을 결정, 1년 전에 미국 오리건 주의 전문 업체에 주문했기 때문에 완벽한 잔디 상태를 보유하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에도 시행착오 없이 견뎌냈다. 특히 양잔디의 색깔도 고려한 덕분에 타 골프장과 비교하면 아주 푸르다. 

국내 대회뿐 아니라 PGA 국제대회 개최를 위해 태양의 위치까지 고려해 코스를 설계했다. 중계방송 때 전혀 차질이 없을 정도로까지 공을 들였다. 

드비치의 설계자는 국내 골프코스의 컨셉츄얼리스트로 불리는 토종 골프디자이너의 대표 주자 송호 대표. 그는 제주 세인트포골프장을 비롯 남촌 엘리시안 등 국내외 30여 개 골프장을 설계했다.

 드비치 완공 후 최 대표는 송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며 드비치의 위상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금까지 나의 대표작은 세인트포였지만 앞으로는 대표작을 드비치로 바꿀 겁니다."

드비치는 거가대교를 건넌 후 장목면 관포나들목에서 6분 걸린다.

  파4, 10번 홀. 아마도 유일하게 서비스홀인 듯싶다.
  약간 우 도그레그홀인 파4, 11번 홀.
  우 도그레그 파5, 12번 홀. 

   파3, 13번 홀.
   그린에서 본 파3, 13번 홀.
   파3, 13번 홀.
   파4, 14번 홀.
   파4, 15번 홀.
   다른 각도에서 본 15번 홀. 드비치는 18홀 중 10개 홀이 바다와 접해 있다.
   파4, 16번 홀.
  16번 홀 그린.
   핸디캡1, 16번 홀(파4·챔피언티 415m)은 언듈레이션이 심하면서 아주 긴 데다 그린 주변 공략이 까다로워 '파'
   하기가 어려운 홀이다.
   드비치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 홀. 너무나 아름답다. 멸치 떼를 따라 갈매기들이 몰려들 땐 황홀할 정도란다.
   17번 홀은 생각보다 아주 긴 홀이다.
  17번 홀 그린. 전체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데다 2단 그린이다.
   17번 홀. 날씨가 좋았더라면. 드비치 측은 조만간 군의 허가를 받아 바다를 가리는 나무를 베어낼 예정이다. 이럴
   경우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그린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될 거라고 한다.
   17번 홀에서 18번 홀 가는 산책로. 카트 길은 별도로 나 있어 18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만난다. 
   좌 도그레그 18번 홀(파5)은 드비치에서 가장 길어(챔피언티 559m)로 악마의 홀로 유명하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때 한국 여자골프 대표는 유소연 정재은 그리고 김현수의 예문여고 선배인 최혜용. 당시 여자팀 성적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와 똑같다. 2관왕 김현수는 유소연에 이어 2관왕 2연패를 달성했고, 김지희는 최혜용과 같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2008년부터 프로 시합에 참가한 유소연과 최혜용은 데뷔 첫해 각각 1승씩을 올렸다. 최혜용은 그 해 신인왕을 먹었다. 이듬해엔 유소연이 4승을 거둬 1승에 거친 최혜용을 눌렀다. 중요한 건 두 선수 모두 데뷔 2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바로 국내 프로 무대의 연착륙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 4학년때 첫 출전한 대회, 7명중 6위 꼴찌 면하며 시작
- 팔 길고 손 커 골퍼로 하늘이 내려준 천부적인 몸
- 성격 침착하고 임팩트 뛰어나
- 추영제 코치 만난 건 나에겐 운명이자 행운
- 동메달 따서 울었던 건 저 아니라 캐디 언니예요 ^^

-현재 다니는 육민관고는 강원도 원주에 있다. 많은 사람이 의아해 한다. 연고가 거기 있나.

"옛 마산 출신이다. 용마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마산의 모 중학교에 진학했지만, 골프를 할 여건이 못 됐다. 시합 중인데 '왜 학교를 오지 않느냐'고 전화연락이 올 정도였다. 이후 시합 출전도 못 하게 했다.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골프 명문학교인 원주의 육민관중으로 전학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 동메달에 머물렀다.

 "현수 언니가 처음부터 워낙 잘 쳤기 때문에 금메달 욕심은 버렸다. 홈팀 중국의 옌진과 동률 2위를 기록해 순위 결정전을 벌였다. 파4 두 홀에서 연속 비겨 파3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내가 못 친 게 아니라 상대방이 핀 가까이에 바로 붙여 어쩔 수 없었다. 상대방이 잘 쳤을 땐 수긍할 수밖에 없다. 단체전에서 이미 금메달을 따 섭섭하지는 않았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시상식 후 내가 슬프게 울었다는데 사실무근이다. 중국인 캐디 언니가 너무 크게 울어 달래느라 혼이 났다.(웃음)"

  -언제 골프를 시작했나.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가 재미있어 시작했다. 이후 실내연습장에서 선수였던 고교생 오빠에게 3개월쯤 배웠다. 첫 라운드는 진주CC에서 아빠와 함께했고, 이후 창원CC에서 오전에 9홀씩 연습했다. 이듬해 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100(50/ 50)개를 쳐 7명 중 6위를 했다. 꼴찌는 면했다." 

-코치인 추영제 프로는 어떻게 만났나.

 "꼴찌를 면한 그해 가을 연이어 시합에 나갔다. 그땐 정식 선수 등록을 하고 나갔다. 88-88개, 75-75개를 각각 쳐 나아졌지만 기대치보다 못해 엄청 크게 울었다. 그때 추영제 선생님께서 엄마에게 다가와 경력을 물어보더니 나를 가르쳐보겠다고 제의를 했다. 운명이었고 행운이었다." 

추영제 프로와 함께.

 
 추영제 프로에게 물었다. 그 많은 어린 선수 중 김지희를 낙점한 이유를.
 올해 60세인 추 프로는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똘똘하게 생긴 아이가 침착한 데다 무엇보다 임팩트가 아주 뛰어났다. 잘 가르치면 대성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지희가 제 눈에 발견된 건 나에게도 행운이었다."
 

그렇다면 추영제 프로가 평가하는 골퍼 김지희는. "나이에 비해 멘탈이 무척 좋고 거리도 아주 멀리 나간다. 퍼팅이 조금 약해 보완이 필요하다. 멀리 보면 스윙 궤도 또한 조금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어리지 않는가."

 김지희는 골프 선수로는 하늘이 내려준 몸을 갖고 있다. 우선 비슷한 체격의 또래보다 팔이 아주 길고 손이 크다. 팔이 길다는 것은 스윙의 아크가 커 장타에 유리하며, 손이 큰 것은 그립 잡기에 안성맞춤이다. 손바닥엔 그 흔한 굳은살 하나 없이 아주 부드럽다. 

 여기에 근육의 질이 타 선수보다 탁월해 골프 선수로는 완벽한 몸을 갖췄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동행한 변성학 재활 코치는 "근육이 야물다 보니 덜 지치고 부상 확률이 낮아 천부적인 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기술적인 면만 좀 더 갖추면 장래성이 아주 크다는 것. 

-존경하는 골프 선수는.

 "미국의 폴라 크리머요. 초등학교 때 경주로 LPGA 시합을 보러 갔다 스윙자세가 멋있어 4R 내내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러다 보니 폴라 크리머가 제 얼굴을 알아보고 바나나도 주고, 시합 후엔 클럽하우스로 데려가 손가방과 사인볼도 주었다. 3년 뒤인 지난해 미국으로 아마 시합을 갔다가 폴라 크리머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 빨리 실력을 키워 시합 때 한번 붙자고 격려를 해주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고 1이라 프로 시합은 2012년부터 나갈 거다.(김지희도 올해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 우승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한국 일본 미국에서 모두 뛰어보고 싶다. 23세 안에 US오픈을 제패하고 싶다. 23세면 2016년 브라질올림픽이 열린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

             김지희와 함께한 김규동 코치. 김 코치는 김지희의 재활코치인 변성학 씨와 함께 일하고 있다.
             스윙연습 전 몸만들기를 하고 있는 김지희(왼쪽)와 김현수.

 김지희 프로필 

▶출생 1994년 2월 20일

▶학력 육민관고등학교

▶수상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단체전 금메달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개인전 동메달

2010년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 단체전 1위, 개인전 2위

▶경력 2010 제16회 광저우 아시안 게임 여자골프 국가대표


  - 광저우 金 김현수 김지희 관련 글

(1)편 광저우 金 김현수 김지희 "크리스마스 때도 연습해야죠" http://hung.kookje.co.kr/521
(2)편  김현수 "KLPGA JLPGA LPGA 상금왕 모두 먹을래요" http://hung.kookje.co.kr/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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