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AG 골프 금메달리스트
한국여자 골프의 미래
김현수 김지희 인터뷰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현수(예문여고 3)와 김지희(육민관고 1)를 인터뷰하기로 마음먹은 건 지난 9월 말.

 '금메달을 노리는 부산·경남의 딸들', 뭐 이런 류의 제목으로 아시안게임 출전에 앞서 출사표를 들어보기 위해서다.
 

 당시 아시안게임이 50일 이상 남아 있는 데다 두 사람의 스윙 및 재활 코치가 각각 부산에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골프는 종목의 특성상 국가대표 감독과 코치가 있지만, 스윙 등 아주 세밀하고 민감한 문제에 직면하면 어릴 때부터 함께한 개인 코치를 찾기 마련. 그만큼 골프는 기술 못지않게 심리적 안정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두 선수와의 인터뷰는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 빡빡한 일정에 그만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대전 유성CC에서의 혹독한 합숙훈련은 일상화됐고, 이후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인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 출전에 이은 제주도 마무리 전지훈련, 그리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국. 정말 '바쁘고 귀하신 몸'이었다.

 개인 코치들조차도 선수들을 만나기 어려워 전화 통화만 겨우 할 수 있을 정도. 김현수는 스윙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감지되면 아이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부산의 코치에게 보내 처방을 받았고 두 살 어린 김지희도 매일 밤 코치와 통화를 하며 스윙을 점검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성적은 아시다시피 김현수는 2관왕, 김지희는 금메달 하나 동메달 하나. 그들은 이제 한국 여자골프의 미래. 귀국 후 그들은 예상대로 더 바빴다. 

 결국 인터뷰는 귀국 후 23일 만인 지난 14일에야 이뤄졌다. 롯데스카이힐 김해CC에서.
첫인상은 두 선수 모두 앳되고 여렸다. 보고 싶은 영화도 보고 잠도 실컷 자고 친구들과 떡볶이도 사 먹었다고 웃으며 얘기할 땐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 간혹 학교 친구들이 부럽지 않으냐는 질문엔 "가야 할 길이 달라 전혀 그런 점은 없다"고 말했다. 이럴 땐 한결 어른스러웠다.

    사슴뿔 머리띠에 풍선을 들고 활짝 웃으며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는 김현수(왼쪽)와 김지희. 곽재훈 기자
                                                                                    장소 협찬= 롯데스카이힐 김해CC

 김현수와 김지희는 여러모로 닮았다. 우선 목표를 한 번 정하면 이룰 때까지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전형적인 노력형이었다.
 

"볼을 하루에 많이 칠 때는 2500개까지 쳐 300개 정도로 줄이라고 했더니 몰래 연습을 하더군요. 한 번은 타이밍 잡는 요령을 가르치기 위해 농구공 던지는 (전환)연습을 시켰어요. 이후 저는 그 사실을 잊었는데 현수는 지금도 시합을 위해 방에서 나올 때까지 농구공 대신 베개를 이용해 연습한다고 하더군요." 김현수의 스윙 코치인 김규동(45) 부산외대 사회체육학부 겸임교수의 전언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가 되겠다며 차 안의 자기 자리 앞에 태극문양 스티커를 붙여놓고 매일 자기 암시를 하면서 스스로 연습량을 늘리더군요." 김지희의 어머니 이외숙(51) 씨의 말이다. "시합 때 퍼팅이 잘 안 됐을 때 지희는 집에 가지 않고 3~4시간 동안 퍼팅만 연습하는 독종"이라고 스윙 코치 추영제(60) 프로는 전했다.

 좋은 스승을 만난 것도 두 선수의 공통점이다. 두 선수는 "만일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오늘과 같은 날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저희는 행운아"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김규동 코치를 "골프가 잘 안 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멘토"라고 정의했다. 김지희는 추영제 프로를 "없으면 안 되는, 항상 힘이 되는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골프의 미래' 김현수(위)와 김지희가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롯데스카이힐 김해CC에서 만나 포즈를 취했다.

 두 살 위 언니인 김현수가 갑자기 한마디 던졌다. "누굴 좋아하는지, 이런 질문 안 하세요?" 그래서 물어봤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오빠요. 잘 생겼잖아요. 용대 오빠가 제 기사를 보고 만나자고 했으면 좋겠어요." 그의 다음카페 '골프짱현수'에는 실제로 이용대 선수의 윙크하는 사진을 볼 수 있다. 

 옆에 있던 김지희도 나선다. "중3 때 동방신기를 무척 좋아하니까 엄마가 국가대표가 되면 동방신기 콘서트에 보내준다고 해서 그때부터 정말 피나는 연습을 했지요. 그 해 저는 대학생 언니도 참가하는, 국가대표 포인트가 가장 큰 4대 메이저 시합 중 두 개를 우승하며 국가대표가 됐어요." 그러면서 동방신기 오빠들 한 번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합 때 같은 조에서 라운드를 할 경우 한편으로 적인데 말은 하느냐고 물었다. 김현수의 대답. "예, 근데 주로 옷이나 신발 얘기를 주로 해요." 옆에 있던 김지희가 거든다. "연예인 오빠 얘기도 하잖아." 

 골프 이야기를 할 때보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얘기할 때 표정이 더욱더 밝아지는 김현수와 김지희. 크리스마스 때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 물어봤다. 두 선수의 대답은 같았다.

  "아시안게임 후 너무 많이 쉬었어요. 이제 운동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인터뷰도 이번이 마지막이고, 당분간 하지 않을 겁니다. 일단 운동을 시작하면 크리스마스든 새해든 관계없이 하루빨리 몸을 제 궤도로 올려놓아야죠." 골프 얘기가 나오자 다시 눈빛이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한국 여자골프의 차세대 주자인 김현수와 김지희. 내년 시즌 거침없는 행보가 기대된다.

        김현수(왼쪽)와 김지희가 부산 해운대의 '하모니 더 골프연습장'에서 함께 연습을 하고 있다. 

  - 광저우 金 김현수 김지희 관련 글

 (2)편 김현수 "KLPGA JLPGA LPGA 상금왕 모두 먹을래요" http://hung.kookje.co.kr/522
 (3)편 김지희 "태극마크 달고 2016 브라질올림픽 가고파" http://hung.kookje.co.kr/523






한국 기업 운영 日미야자키 골프장들


일본 남규슈 미야자키는 겨울 원정 라운드의 메카다. 칼바람에 맞설 자신이 없는 국내 주말 골퍼들은 겨울이면 따뜻한 남쪽 나라 미야자키로 날아간다. 미야자키의 겨울 평균 기온은 12~13도. 아무리 추워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거의 없다.

 미야자키에는 현재 30여 개의 골프장이 있다. 절반은 미야자키공항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다. 부산·울산·경남의 골퍼들에게 미야자키 골프장은 그림의 떡이었다. 직항 노선이 없어 가깝지만 먼 곳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달부터 내년 2월 초까지 김해~미야자키 직항이 뜬다고 하니 주말골퍼들은 이번 겨울이 반갑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이 미야자키의 명문 골프장을 인수, 한국인 스태프를 상주시켜 라운드 이외에 관광이나 트레킹 등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고객 밀착형 서비스를 도입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제이스니치난CC와 고바야시CC 그리고 미야자키와 가고시마와의 경계에 위치한 가노야CC 등이 대표적이다.

제이스니치난CC-언듈레이션 심하지만 페어웨이 넓어
고바야시CC-삼나무 숲에서 라운드 착각, 펜션도 갖춰
가노야CC-전장 짧지만 가장 어려워 정확한 샷 요구돼

라운드 후 온천, 피로여 물럿거라

삼림이 울창한 기타고초 지역 하나다테 중턱 해발 280m 지점에 위치한 제이스니치난CC는 리조트와 온천을 두루 갖춘 원스톱 골프장이다. 삼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일부 홀에서는 바다까지 보여 풍광이 아름답다. 봄이면 클럽하우스에서 훤히 보이는 산사면 전체가 벚꽃으로 불타올라 절경을 연출한다.


 지난 4월 한국기업 (주)동광이 인수, 한국인 스태프를 상주시켜 한국 같은 분위기가 난다. 이 업체는 국내에서 선산CC, 구미 제이스CC, 경주 감포 제이스시사이드CC를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 전문 기업이다.

  제이스니치난CC를 품은 하나다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골프장 전경. 저 멀리 바다도 보인다.
  
   리조트에서 찍은 골프장 모습.

 18홀 전장이 7012야드(6412m)로 에이원이나 동부산CC와 비슷하며, 페어웨이는 원래의 구릉을 그대로 살려 언듈레이션이 심한 편이지만 페어웨이 폭이 넓어 샷을 하기에는 부담이 없다. 하지만 5개의 워터해저드와 크고 작은 벙커가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에 배치돼 초보자에겐 다소 힘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니치난CC는 몇 안 되는 워터해저드가 샷을 망설이게 한다. 페어웨이 한가운데 큰 나무가 서 있는 파4, 17번 홀의 경우 티 샷은 무난하지만 그린을 워터해저드가 감싸고 있어 세컨 샷이 무척 망설여진다. 워터해저드는 그린 우측 앞까지 뻗어 있어 세컨 샷은 무조건 좌측으로 보내 3온 1퍼트 작전으로 나가야 한다. 언듈레이션이 심한 파5, 18번 홀은 그린을 워터해저드가 완전히 감싸고 있지만 서더 샷 땐 페어웨이에서 완전히 보이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 파4, 11번 홀은 아시아드 레이크 8번처럼 페어웨이 가운데 서 있는 나무 우측으로 페어웨이가 푹 꺼져 있는데다 워터해저드까지 도사리고 있어 티 샷을 하기에 부담스럽다.

 이곳의 자랑은 누가 뭐래도 피로회복에 좋다는 탄산온천. 이곳에서 온천을 하면 미인이 된다는 설이 내려와 일명 '미인탕'이라 불린다. 노천탕에선 삼나무 숲과 바다, 골프장이 한눈에 펼쳐져 피로 회복에 그만이다. 찜질방과 노래방, 한국식당을 갖춰 한국인이 쉬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한국식당에선 일본과 달리 김치 나물 등 밑반찬이 무료로 리필된다.

 골프장에서 10분 거리의 이노하에 계곡 입구엔 일본 정부가 지정한 삼림 테라피 공원이 있다. 니치난 해안도로도 가까워 아오시마섬, 선 멧세 니치난, 우도신궁도 반나절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한국과 달리 퍼팅 연습장 옆에 어프로치 연습장이 있어 초보자를 위한 배려도 보인다. 양잔디여서 겨울에도 푸르다. 미야자키공항에선 40분 정도 걸린다.

                 사진 뒤 사람이 있는 곳이 퍼팅연습장이며, 그 앞이 어프로치 연습장이다.

 미야자키 서쪽 이코마고원 내 해발 400m 지점에는 고바야시CC가 있다. 덕유산 품의 무주CC와 입지 여건이 유사하다. 원래 이곳은 지금은 몰락한 세이부 프린스호텔 계열의 사장단들의 휴양지 골프장이었지만 2년 전 한국기업이 인수해 한국인 스태프가 상주하고 있다. 삼나무와 노송이 워낙 울창해 나무를 베어내면서 골프장을 조성했다 한다.

    삼나무로 둘러싸인 고바야시CC의 파4, 14번 홀. 그린 쪽에서 페어웨이를 바라본 모습. 

고바야시 14번 티잉그라운드에서 본 모습.

14번 홀. 동그란 팻말은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표시다.


 18홀 전장은 6633야드(6065m)로 무주CC와 비슷하며 부산CC 보다는 길다. 이곳의 모든 홀은 제주도에서 간혹 삼나무 숲이 페어웨이를 따라 숲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며 자랑하는 시그니처홀과 유사할 정도로 경관이 황홀하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페어웨이와 그린을 모두 삼나무 숲이 감싸고 있으며 몇몇 홀은 아예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삼나무가 도열해 있다.

       고바야시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파3 내리막 3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스기나무가 도열해 있는 12번 홀. 장관이다.        
        고바야시 4번 홀. 사방이 온통 스기나무 숲이다.        
        고바야시 13번 홀.        
        고바야시 17번 홀.        
        고바야시CC를 감싸고 있는 히나모리다케(1344 m)가 워터해저드에 투영돼 한 폭의 그림을 방불케 하는
        17번 홀.
         고바야시 18번 그린. 숲 사이로 펜션이 보인다. 아래 사진은 멀리서 본 모습.
         

 하지만 14번 홀부터 워터해저드가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4번 홀은 장타자들의 경우 우드를 잡아야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17번 홀에서는 골프장을 감싸고 있는 히나모리다케(1344m)가 워터해저드에 투영돼 한 폭의 그림을 방불케 한다. 샷보다 풍광에 매료된다. 파3, 내리막 3번 홀에서는 고바야시 시내를 비추며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이다.


 이곳은 또 통나무로 지은 4인용 펜션 18동이 숲 속에 위치해 운치가 좋다. 클럽하우스에는 돼지국밥과 순두부 찌개도 준비해놓고 있다. 230야드 야외 연습장도 갖추고 있다.
골프장에서 15분 거리엔 가라쿠니다케(韓國岳) 트레킹 코스의 들머리인 에비노고원이 있으며, 역시 10분 거리에 일본에서는 아주 드물게 음용이 가능한 철분 성분의 유명한 간노코온천이 있다. 입에서 살살 녹는 미야자키 쇠고기 전문점도 근처에 있다. 미야자키공항과 니치난CC에서 각각 50분 거리에 있다.

 미야자키와 가고시마의 경계에는 가노야CC가 있다. 18홀에 전장이 6460야드(5907m)로 가장 짧지만 가장 어려운 골프클럽이다. 싱글이나 80대 초반의 고수급 이외에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정확한 샷을 요하는 골프장이다. 역시 한국인 스태프가 상주하고 있다.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의 표고 차(33m)가 아주 큰 파3, 6번 홀(챔피언티 156야드)과 홀 모양이 W자로 일명 우나기(장어)홀인 파5, 7번 홀은 까다롭지만 인기가 있는 홀이다. 특히 7번 홀은 모든 샷이 잘 맞아도 파온이 힘들며 싱글들도 파를 하기가 어렵다.

 6, 7번 홀 주변에는 평소 원숭이가 자주 나타나 많을 땐 100마리 정도 보이기도 한다. 공격을 하거나 볼을 갖고 도망가는 수준은 아니니 걱정은 없다. 고바야시CC에서 1시간30분쯤 걸린다.

30% 정도만 캐디와 함께 라운드

18홀 기준 국내 골프장에선 하루에 70팀 안팎이 라운드를 하지만 일본은 40~50팀이 라운드를 한다. 그만큼 여유가 있다. 대개 오전 9시 전후 티 오프해 9홀을 돌고 점심을 먹은 후 나머지 9홀을 돈다. 점심 메뉴 또한 비싸지 않으며 간단하다. 우동 정식(1000엔)에 생맥주 한 잔이 보통이다. 그늘집은 있지만 직원은 없고 자판기만 있다. 담배는 관대해 티잉그라운드 옆에 재털이(아래 사진)가 비치돼 있다.



 모든 티잉그라운드가 개방돼 있어 실력에 맞게 입맛대로 이용 가능하다. 일부 홀을 제외하고는 OB티가 없어 대부분 티샷을 다시 한다. 또 캐디와 함께 라운드를 하지 않고 카트를 직접 몰며, 일부 홀은 카트로 페어웨이 진입이 가능하다. 통상 30% 정도만 캐디와 함께 라운드를 한다. 남은 거리는 50야드 단위로 친절하게 팻말이 서 있다. 페어웨이 잔디는 아주 짧고, 러프는 국내 골프장의 페어웨이 잔디보다 약간 긴 편이다.

골프 투어 팁

부산~미야자키 직항 전세기는 2일부터 내년 2월3일까지 주 2회 아시아나 전세기가 운항한다. 상품은 두 가지. 월~목 3박 4일 일정은 99만 원. 월요일 부산 출발 오전 11시30분, 목요일 현지 출발 오후 7시35분. 주말을 낀 목~일 4박 5일 일정은 106만 원. 목요일 부산 출발 오후 5시35분, 월요일 현지 출발 오후 2시50분. 각각 63홀 라운드. 미야자키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

일정은 골프 투어 중심으로 짜여져 있지만 라운드 후 미야자키 관광이나 가라쿠니다케 트레킹 등을 원하면 직원 동행 가능. 반나절 4000엔, 하루 종일 8000엔.

투어 요금 중 불포함 사항은 캐디피(18홀 기준 1만2600엔) 카트료(개인당 18홀 기준 1575엔) 그리고 중식. 맞춤형 일정도 상의 가능하다. 문의 제이스투어 1600-3399


- 미야자키현 관련 글

미야자키 (1)편 인간에게 무관심한 남쪽나라 미야자키 고지마섬 원숭이들 http://hung.kookje.co.kr/518
미야자키 (2)편 일본 속의 한국 가라쿠니다케(韓國岳) http://hung.kookje.co.kr/515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끝장 레슨'의 주인공 임진한 프로



 나이를 불문하고 국내 남녀 프로 골퍼 중 동호인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신지애 최경주 양용은…. 천만에. '끝장 레슨'의 주인공 임진한(54·부산외대 초빙교수) 프로다. 매주 금요일 밤 SBS 골프채널에서 그가 진행하는 '레슨투어 빅토리'는 이제 골프 동호인들의 필수 프로그램이 돼 버렸다. 그의 인기 코너 '끝장 레슨'은 이미 장안의 화제를 넘어 주말 골퍼라면 한 번쯤 참가하고픈 동경의 대상이다. 비싼 돈 주고 생중계하는 미PGA 메이저대회 시청률을 앞선 것도 이젠 뉴스거리가 못 된다.

지난 1977년 약관 20세의 나이로 KPGA 무대에 데뷔한 임 프로는 1983, 1984년 최고 권위의 한국프로골프선수권을 연속 제패한 후 2000년 SBS 최강전 우승을 마지막으로 국내외에서 8승을 올린 후 은퇴했다. 1992년엔 국내 프로 선수 최초로 당시로선 큰 벽이었던 일본 프로테스트를 통과, 1996년까지 활동하며 3승을 기록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의 속설을 깨고 은퇴 후 그는 허석호 양용은 최광수 이미나 등을 길러내 지도자로서의 능력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트롱 그립이 최근 대세, 힘 약한 여성골퍼는 필수
임팩트 때 클럽 페이스 스퀘어로 돼 볼 똑바로 맞아
그립 잡을 땐 최대한 힘 빼야 비거리 늘릴 수 있어"

부산 출신인 그는 이후 선수 및 지도자 시절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신문에 골프 칼럼을 쓰고 골프 책도 내고, TV에도 나와 레슨을 하는 것도 모두 이 같은 연유에서다.

'끝장 레슨'을 한 번이라도 본 주말 골퍼들은 한결같이 "임 프로처럼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그리고 편안하게 설명해주는 코치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족집게 과외가 따로 없단다. 그래서 그의 레슨은 국내외 그 어떤 프로보다 믿음이 간다고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이름 앞에 항상 '한국의 레드베터'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진한 프로의 다양한 표정.

그 표정이 재밌어 여러 컷 잡아봤다.


■ "기본에 우선 충실하라"

수년 전 국제신문에 6개월간 골프 칼럼을 쓴 적이 있는 임 프로는 "촬영을 위해 전국을 돌면서 만난 각 지역 주말 골퍼들의 공통점은 기본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투어 프로들 가운데에도 오버스윙을 하거나 팔자스윙을 하는 등 독특한 습관을 지닌 프로들도 적지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그들은 골프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스윙 메커니즘은 지키고 있다는 것.

임 프로는 "골프의 기술은 하늘의 별만큼 다양하지만 이 자리에선 아마추어 골퍼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 몇 가지만 간략하게 소개한다"고 말했다.

우선 그립. 스윙의 첫 단계인 어드레스를 제대로 하려면 그립, 클럽의 정렬, 몸의 자세, 공의 위치, 발의 자세가 모두 잘 정돈돼야 한다. 임 프로는 이 중에서 그립이 스윙궤도를 결정짓고 힘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게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립은 몸의 파워를 클럽에 전달하는 매개로, 그립이 제대로 돼야 파워가 전달되고 방향의 일관성이 유지된다.

임 프로는 샤프트를 오른쪽으로 약간 틀어 잡는, 쉽게 말해 왼손 손바닥이 거의 바닥을 보고 그립을 잡는 스트롱 그립(아래 사진)을 권했다. 왼손의 엄지와 검지가 만드는 V자 홈은 오른쪽 어깨를 향하고, 왼 손등의 뼈는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두 번째까지 보여야 제대로 잡은 것이다.



이럴 경우 임팩트 순간 자연스럽게 클럽 페이스가 스퀘어로 세워져 볼이 똑바로 맞는다는 것이다. 반면 위크 그립일 경우 임팩트 순간 손목을 빨리 돌리지 않으면 클럽 페이스가 열려 대부분 슬라이스가 난다는 것이 임 프로의 설명이다.

특히 힘이 없는 여성 골퍼에겐 스트롱 그립이 필수적이며, 이래야만 공에 힘도 받고 볼이 잘 뜬다고 했다. 임 프로는 힘있는 투어 프로들도 위크 그립을 잡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덧붙였다.

임 프로는 또 그립을 잡을 땐 최대한 힘을 빼라고 주문했다. 있는 힘을 다해 물건을 잡을 때 힘의 세기가 10이라면 그립은 3~4 정도만 주라고 했다. 실제 스윙할 때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란다. 스윙 전 왜글을 할 때 헤드 무게가 느껴지면 힘을 제대로 뺀 것이며, 왜글 전에 손목에 힘을 빼고 흔들어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임 프로는 "결국 손목을 부드럽게 해서 힘을 빼야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있고, 그래야만 헤드스피드를 최대한 내 볼을 멀리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드럽지 않으면 절대 강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드라이버 샷.

보기에도 좋고 거리도 아주 멀리 날아갔다.



체중 이동도 강조했다. 이론은 쉽지만 가장 잘 되지 않는 것이 체중 이동이라고 강조한 그는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내려올 때 먼저 왼 발바닥으로 지면을 꾹 눌러주면서 체중 이동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운스윙 땐 지면에서 가까운 순서인 발바닥-무릎-히프-손 순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말 골퍼들이 거리가 나지 않는 것은 피니시 이후에 체중 이동이 되지 않고 오른쪽에 체중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 프로는 혼자서도 체중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했다. 백스윙 때 왼발을 들고, 다운스윙 때 투수가 공을 던지기 위해 발을 착지하듯 그 왼발을 땅에 디딘다는 것이다. 이후 팔로스루와 피니시는 일반 스윙과 똑같이 하면 된다. 이 연습이 제대로 이뤄지면 클럽 헤드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난다고 했다.

임 프로는 "이 연습은 체중 이동과 함께 스윙 템포를 일정하게 해주고 동시에 임팩트 때 힘을 주는 요령까지 터득하게 해줘 생겨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KLPGA에서 활동하는 김혜윤 프로는 평소 볼이 잘 맞지 않자 아예 이 스윙폼으로 대회에 나가 올해 생애 첫 우승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임 프로는 임팩트 순간 머리 위치는 반드시 공 뒤쪽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레슨 동영상이나 프로들의 스윙을 유심히 볼 때 머리 위치가 볼 앞에 있는 경우는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혹 백스윙이 다소 불안전하게 됐다 해도 머리 위치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임팩트 순간 바른 자세로 교정이 되기 때문에 슬라이스가 방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샷을 할 땐 숨을 내뱉은 상태에서 잠시 멈추고 스윙을 하라고 덧붙였다. 숨을 들이마시면 어깨가 불쑥 올라가면서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반드시 호흡조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임 프로는 퍼터를 바꿨다.

고리원전이 보이는 베이사이드CC.


임진한, 그것이 알고 싶다

국내 골퍼 중 가장 바쁘다고 소문이 자자한 임진한 프로.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일~월요일 '레슨투어 빅토리' 촬영, 화요일 임진한 아카데미 레슨, 수요일 학교 강의, 목요일 '레슨투어 빅토리' 기획 회의, 금요일 선배 연습장 레슨, 토요일 개인 사업 업무'.

가장으로선 거의 '빵점'에 가깝지만 농구 국가대표 출신인 부인 황영숙 씨가 잘 이해해줘 지금까지 그럭저럭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연습은 전혀 하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라운드를 한다는 임 프로는 몣1500명이 예선을 거쳐 30명이 본선에 오르는 일본 시니어 대회가 유일하게 출전하는 시합몤이라고 말했다.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얘기다. 참고로 베이사이드CC에서 취재를 위한 라운드에서 그는 72개를 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년부터 부산외대에서 골프 CEO과정을 연다"며 "많은 관심과 홍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용원CC 싱글회 회장 문현소


클럽챔피언 참가하는 전국 아마대회 우승 3회
싱글 위해선 '골프 우선'원칙 지키고 매일연습
단기간에 스코어 줄이려면 쇼트게임 매진해야

 
세미 프로보다 잘 치는 아마 골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 '양신(梁神)'이 있다면 지역 골프계에는 '문신(文神)'이 있다. 문현소(59·삼양개발 대표이사) 챔피언을 두고 회자되는 말이다. 그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아마 골퍼들의 표상이자 희망이다. 호쾌한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정교한 어프로치와 퍼팅. 그와 라운드를 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고, 동시에 손에 땀이 난다.

그가 이뤄낸 굵직한 기록부터 살펴보자. 동래베네스트 및 통도파인이스트CC 클럽 챔피언 각 3회, 용원CC 클럽 챔피언 2회, 경남신문배 우승 3회, KNN 골프대회 우승 2회 등등. 지역 대회 우승 경력은 이렇고 전국의 내로라하는 클럽 챔피언들이 대거 참가해 자웅을 겨루는 전국대회 우승도 적지 않다. 스카치블루배 2연패, 부산MBC 대회 우승 1회가 그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은 후배 아마 골퍼들을 위해 클럽 챔피언 대회에는 일체 참가하지 않는다. 대신 현역 클럽 챔피언이 5명이나 속한 지역 클럽 싱글회의 모범인 용원CC 싱글회 회장을 맡아 '조용히' 활동하고 있다.

지역 골프계는 사업체를 경영하다 보니 많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그렇지 더 많은 대회에 나갔더라면 이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그의 실력을 KPGA 투어프로와 세미프로와의 중간쯤이 될 거라고 평한다.

기록 또한 화려하다. 용원 백로 6번(파5·531m) 홀 알바트로스, 한수 이남에서 가장 길다는 통도파인이스트 남코스 68타, 같은 골프장 북코스 65타는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의 호쾌한 드라이브 샷 모습.

■ 골프는 잘 치는 사람과 라운드해야 빨리 늘어  
 
문 챔피언은 최근 골프 부킹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아무튼 골프는 잘 치고 봐야 한다. 그는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가장 빨리 느는 방법 중 하나가 잘 치는 사람과 라운드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세한 기술부터 긴장의 끈을 놓치 않는 집중력 등은 연습장에선 절대 배울 수 없는 노하우라고 귀띔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싱글로 가는 지름길은 도대체 어디 숨어 있느냐고. 챔피언도 잘라 말했다. "체계적인 연구와 효율적 연습."

"열심히 연습하고, 필드에 자주 나가면 1~2년 안에 웬만하면 80대 초반까지는 가능하지요." 여기서 골프와 당구를 비교했다. "당구도 골프처럼 목숨 걸고 치면 300점까지는 어느 정도 도달하죠. 내 생각엔 당구 300점과 골프 80대 초반이 비슷한 단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여기서 400점 또는 70대 스코어로 각각 한 단계 뛰어넘기 위해선 체계적인 연구와 효율적 연습이 필수적이죠."

"이때부턴 시간 날 때 치면 안 돼요. '골프 우선'이란 원칙이 지켜져야 하지요. 훈련 계획을 세워 거의 매일 잘 안 맞는 클럽을 중심으로 집중력과 효율성을 갖고 연습해야 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물음에 그는 그렇게 설명했다. 연구를 하며 한 샷, 한 샷을 날려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프로에게 배우면 좋겠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으면 스윙 폼이라도 한 번 봐 달라는 부탁을 해서라도 자신의 스윙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단기간에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선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게임을 집중 연습할 것을 충고했다. "요령만 알면 4~5타는 순식간에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드라이버 샷, 페어웨이 우드 샷, 아이언 샷은 '핸디캡 그대로의 샷'이지만 짧은 어프로치 샷은 '핸디캡을 좌우하는 샷'이라는 사실을 항상 머릿속에 둬야 한다는 것.

이는 통계 수치로도 입증된다 . 비록 미국 데이터이지만 스코어 관리에는 큰 도움이 될 듯싶다. 91타를 치는 보기플레이어의 파온은 18홀 기준 2개, 싱글에 진입하는 81타 골퍼의 파온은 7개에 불과하다. 평균 71타를 치는 프로들의 파온도 12개로 70%를 넘지 못한다. 결국 어프로치 샷으로 핀 가까이 얼마나 붙일 수 있느냐가 스코어 줄이기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챔피언은 스윙 못지않게 라운드 도중 무시할 수 없는 주의사항도 소개했다. 이는 순전히 25년 구력의 경험에서 체득한 것이라고 했다.

통상 막걸리 한 잔을 걸치는 그늘집 다음 홀에선 티샷에 신중을 더 기하고, 버디를 잡았거나 쇼트퍼팅을 놓쳤을 때도 이동 중 빨리 그 사실을 잊으라고 주문했다. OB를 낸 후 잠정구를 칠 때도 기다리는 동료들이나 캐디를 의식해 바로 샷을 하지 말고 한 번쯤 티잉그라운드를 돌면서 여유를 가지라고 덧붙였다.

또 라운드 전날 가볍게 몸을 푼다며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 다른 운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 사용하는 근육이 달라 몸의 밸런스가 깨진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PGA의 한 선수가 라운드 전날 지붕의 기와를 손보다 다음 날 시합을 망친 사실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가볍게 스트레칭 정도만 하고, 그래도 불안하면 연습장에 가서 어프로치 샷만 70~80개 정도 연습하기를 권했다.

정교한 퍼팅 모습.

■ 챔피언의 골프 일기  
  
궁금했다. 평소 어떻게 연습하는지. 분명 참고해볼 만해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라운드는 얼마나 자주 하는가. "지난 6개월을 기준으로 해보니 일주일에 평균 1.2회 정도였다."

-연습은 어떻게. "일주일에 3~4회 집 근처 연습장에 간다. 300~500개 정도를 치면 2시간쯤 걸린다. 아이언과 어프로치 샷 위주로 한다. 드라이버 샷 연습은 마지막에 몇 개 정도 한다. 퍼팅은 사무실이나 집에서 시간 나는 대로 한다. 연습을 하지 않고 싱글 유지는 불가능하다. 골프에도 왕도는 없다."

-어떤 클럽을 사용하나. "60도 웨지를 하나 더 사용한다. 어프로치 때 60도 이것만 쓴다. 굴릴 때는 P와 9번 아이언을 번갈아 사용한다. 우드는 지난해까지 4, 7번 우드를 사용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거리가 줄어 금년 초부터 3, 5번 우드로 바꿨다."

-비거리는 현재 어느 정도. "못 믿겠지만 한창 땐 드라이브 비거리가 280~290m였다. 지금은 230~240m 정도. 3번 우드 210~220m, 5번 우드 200~210m, 4번 아이언 180~190m, 그 다음부터 10m씩 빼면 된다."

-내기골프는 하나. "캐디피 내기 정도. 많이 따면 거의 돌려준다.내기할 때 흔드는 숨은 노하우를 하나 알려줄까. 티샷 때 큰 소리로 '굿샷'이라고 외치면 상대방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지. 하지만 퍼팅 때 '나이스'라고 하면 계속 잘 넣으니 주의할 것. 아이언 샷을 하고 나서 괜히 '앞바람이 생각보다 심하네'라고 하든지, 그린에선 '생각보다 잘 구르네'로 가끔 현혹시키기도 하지. 어디까지나 이건 친한 사람들과의 라운드에서다."

-주말골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공을 칠 땐 약간의 긴장이 필요하다. 장갑을 벗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마음을 비워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곱씹어 보면 진리다."
진해 용원CC에서 한 취재 라운드에서 그는 시종일관 장타를 과시하며 70타를 쳤다.

어프로치 샷 모습. 어프로치의 경우 그는 60도 웨지를 사용했다.


부산 기장군 베이사이드GC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골프경기장이었던 아시아드CC는 이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될 것 같다. 지난달 18일 개장한 기장군 일광면 베이사이드GC(이하 베이사이드)가 기대 이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 주말골퍼들은 아시아드CC와 인접한 베이사이드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태어날지 그동안 관심을 갖고 기다렸다. 베이사이드 레이크 5번 그린과 아시아드 파인 7번 그린이 바로 옆 홀인 듯 착각이 일 정도로 두 골프장은 거의 붙어 있다.
 기장군의 달음산 암봉이 바로 올려다 보이는 두 골프장은 우선 앉은 터가 같다. 흔히 국내의 골프장은 수백 m나 되는 산을 뭉개 조성하지만 이 두 골프장은 국내에서는 드물게 해발이 매우 낮은 목장 부지인 구릉지에 들어섰다. 그래서 저지대 구릉지의 천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홀을 꾸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번에 베일을 벗은 베이사이드는 '쉽지만 어려운' 골프장으로 요약된다. 페어웨이의 폭이 기존 골프장에 비해 10~20m 정도 넓어 첫인상은 부담없이 느껴지지만 티잉그라운드가 뒤로 갈수록 심리적 부담감이 점점 커져 공략법이 천양지차로 돌변한다.
 베이사이드 서영훈 경기팀장은 "타 골프장의 경우 챔피언티와 화이트티에서의 스코어 차이는 2~3개에 불과하지만 베이사이드의 경우 6개 정도 차가 난다"며 "이는 주말골퍼들에게는 쉽고, 싱글급이나 프로들에겐 상당히 어렵게 다가온다"고 평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화이트티와 블루티는 3~4개, 블루티와 블랙티에선 2개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것. 베이사이드의 티잉그라운드는 긴 데서부터 블랙(챔피언티), 블루, 화이트, 레드(레이디스티) 순이다.

베일 벗자 기대 이상 호평…부울경 대표 골프장 자신감
페어웨이 제법 넓지만 챔피언티에선 훨씬 까다로워
파3 홀 무진장 어려워…여섯 개 홀 중 세 홀이 핸딤캡1


전체 27홀 중 가장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베이사이드 캐이언 5번 홀(파4). 기린처럼 목을 쭉 뺀 소나무들이 티샷을 망설이게 한다.

주말골퍼에겐 쉽고, 프로에겐 어려워

베이사이드는 파크·레이크·캐니언 등 3개 코스 27홀로 구성돼 있다. 레이크 코스는 모든 홀이 워터해저드를 끼고 있는 데다 블라인드 홀이 없이 시원하게 펼쳐져 이국적이며, 파크 코스는 송림이 울창한 공원을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캐니언 코스는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에서 이름을 따올 정도로 굴곡 있는 협곡 지형을 그대로 살렸다. 스릴을 맛볼 수 있는 코스다.
 난이도는 캐니언(3268m) 레이크(3364m) 파크(3279m) 순으로 어렵다. 간판 코스는 레이크와 캐니언이다.
 베이사이드는 거리 또한 만만찮다. 간판인 레이크·캐니언 코스의 전장은 6532m로 보라CC(6590m) 아시아드CC(6518m) 등과 비슷하지만 레이크·파크 코스를 조합하면 전장은 6643m로 늘어나 영남권에서 가장 길다는 통도 남코스(6735m)나 해운대CC(6629m)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부산외국어대 김창욱 사회체육학부 골프 담당 교수는 "상상 이상으로 까다로운 캐니언 코스의 경우 거리마저 길다면 아마도 주말골퍼들은 물론 프로들도 라운드하기가 무척 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한 번의 실수는 다음 샷으로 만회할 수 있게 설계돼 있지만 캐니언 코스에서는 때론 실수를 용서치 않는 홀이 몇 개 있어 모험과 도전을 추구하는 골퍼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캐니언 코스의 페어웨이는 업다운이 특히 심해 레이크·파크 코스와 달리 마치 다른 골프장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그린 역시 쉬운 듯 어렵다. 흔히 그린의 난이도의 큰그림을 그리지 못할 경우 필요 이상으로 그린에 언듈레이션을 만들어 난이도를 조절하지만 베이사이드는 심하지 않은 언듈레이션을 가지면서도 잔잔한, 이른바 '동네 라인'을 많이 조성해놓아 표 안 나게 까다롭다. 아시안투어 창설 멤버이자 규칙분과위원장 겸 경기위원장인 이학(76) 씨는 "그린의 경우 프로 시합 때 핀 포지션의 다양성을 꾀할 수 있게 난이도 조정을 아주 잘 해놓았다"고 말했다.

파3홀 블랙티가 216m…드라이버를 잡을까?
베이사이드는 파4, 파5 홀보다 파3 홀이 길어 특히 어렵다. 6개의 파3 홀 중 세 홀이 핸디캡 1이고, 한 홀이 핸디캡 2라는 사실은 이를 입증한다.

베이사이드 레이크 2번(파3) 홀 챔피언티 티잉그라운드(216m). 그린 좌우에 해저드와 비치 벙커가 있다.

 정면으로 클럽하우스가 보이는 레이크 2번 홀은 악명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블랙티 216m, 블루티 185m, 화이트티 157m, 레드티 101m. 이 홀은 그린 좌우에 각각 워터해저드가 있는 데다 그린 우측과 우측 해저드 사이에는 비치 벙커가 길게 입을 벌리고 있어 사실상 칠 곳이 없다. 여기에 항상 맞바람이 불어 설상가상이다.

캐니언 6번 홀(파3)의 챔피언티(205m).

 블랙티 205m, 블루티 184m, 핸디캡 1인 캐니언 6번 홀도 레이크 2번 홀에 버금간다. 그린 좌우 앞쪽에 항아리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어 티샷 때부터 주눅들게 한다.

   레이크 6번 홀 블루티. 좌측 막창만 조금하면 큰 무리가 없다.
   레이크 6번 홀의 블랙티. 60미터 뒤의 블랙티에 서면 사실 티샷 하기가 막막하다.

 핸디캡 2의 파4, 레이크 6번 홀은 블랙티와 블루티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홀이다. 블랙티 396m, 블루티 336m, 화이트 299m, 레드티 274m. 워터해저드를 넘겨야 되는 이 홀은 블루티에서 칠 경우 약간 좌측으로 당겨치면 몟막창몠을 걱정해야 되지만 무려 60m 뒤에 위치한 챔피언티에 서면 그 넓은 페어웨이는 어디 가고 칠 곳이 없을 정도로 막막하다.

 티잉그라운드가 언덕배기에 있는 핸디캡 5의 파4, 캐니언 5번 홀(맨 위 사진)은 기린처럼 목을 쭉 뺀 소나무들이 공공의 적으로 좌우에 서 있는 홀. 블랙티 395m, 블루티 388m, 화이트티 367m, 레드티 262m. 내리막 좌 도그레그형인 이 홀에선 티샷이 조금이라도 좌우로 치우치면 소나무 가지에 맞아 페어웨이 대신 협곡으로 빠져 버린다. 정면으로 보이는 7개의 벙커 또한 심리적 장벽이다.

    캐니언 9번 홀.

  파5 홀로 베이사이드에서 가장 긴  캐니언 9번 홀도 캐니언 5번 홀과 유사한 케이스. 블랙티 615m, 블루티 573m, 화이트티 520m, 레드티 439m. 이 홀은 챔피언티와 레드티의 거리가 무려 176m나 되고, 레드티 좌우로 소나무가 가지를 내밀고 있어 이 또한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파4 핸디캡4, 파크 4번 홀은 선택의 묘미가 있는 홀. 블랙티 380m, 블루티 356m, 화이트티 331m, 레드티 267m. 이 홀은 벙커를 기준으로 IP지점이 좌우 양측 두 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즐겨 사용하는 레이아웃이라 흔히 미션힐스 스타일이라 부른다. 즉 벙커가 페어웨이를 둘로 나누고 있어 티샷 때 왼쪽 또는 오른쪽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 왼쪽보다 오른쪽의 페어웨이 폭이 배로 넓다. 하지만 그린 공략은 그린 앞 벙커로 인해 왼쪽보다 불리하다.

도심 근처에다 동해바다도 볼 수 있다
베이사이드는 접근이 용이하다. 부산울산 고속도로 일광IC에서 내리면 바로 연결돼 해운대에서 10분, 울산에서 20분, 김해공항에서 40분 정도면 도착한다. 일광IC 부근에서 저 멀리 보이는 골프장이 바로 베이사이드이다.
 라운드 도중 바다도 보인다. 사실 해운대나 기장 쪽에 위치해 있다 해도 사실 바다가 보이는 골프장은 해운대CC뿐이다. 베이사이드는 해발이 높은 캐니언 1번 홀 그린에선 일광 앞바다가, 8번 홀에선 고리원전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골프장은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부채꼴로 펼쳐져 이곳에서 바라보는 골프장과 달음산이 일궈내는 풍광은 일품이다. 클럽하우스에서는 노천온천도 있다.

레이크 1번 홀.
레이크 3번 홀. 정면 봉우리는 기장군의 대장산인 달음산 암봉.
레이크 4번 홀.
레이크 5번 홀.
레이크 7번 홀. 정면 IP 지점 근처의 나무 한 그루까지 워터해저드가 숨어 있다.
레이크 8번 홀.
클럽하우스가 보이는 레이크 9번 홀.
레이크 코스에서 캐니언 코스로 이동 중 바라본 베이사이드 골프장의 전경.
우 도그레그형인 캐니언 1번 홀.
캐니언 2번 홀.
캐니언 3번 홀.
캐니언 4번 홀.
캐니언 7번 홀.
캐니언 8번 홀.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동래 베네스트 파3 골프장
                   이재희 프로

 기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 여자 프로골퍼들과 라운드를 한 '영광'을 누린 적이 있다. 제법 장타자로 알려진 그들과의 라운드를 앞두고 겉으론 애써 담담한 척 표정관리를 했지만 심장이 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1980년대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던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강호들과의 경기 전 주눅 들었던 그런 심정이었다면 적당한 비유가 될까.

 '창피는 당하지 말아야지'가 첫 목표였다. 덧붙이자면 '그간 갈고 닦았던 샷을 무심 타법으로 날리다 보면 어떻게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으로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섰다.

 근데 웬걸. 드라이버 샷과 세컨 샷에서 기자의 샷이 오히려 더 멀리 나가지 않는가. 시합 때와 달리 몸도 안 풀고 부담 없이 나와 그렇겠지 생각했지만 이후에도 거리 차가 크게 줄지 않았다. 몇몇 홀에선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나기도 했고, 그린 앞 벙커에도 이따금 볼을 빠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리커버리 샷으로 파 세이브를 하지 않는가.

 스코어는 어땠을까. 프로는 70대 중반, 기자는 90대 초반. 여자 프로 선수와 주말골퍼와의 차이는 숏 게임 즉 어프로치와 퍼팅의 정확성에 있었다. 그 이면에 바로 15타가 숨어 있었던 셈이었다.

 결국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선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대신 어프로치와 퍼팅에 용맹정진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팔로스로 크기와 타법에 따라 백스핀에 의한 런 차이나
퍼팅은 전체 스코어의 43% 차지…그린은 전체를 먼저 봐야
부산 유일 파3 동래베네스트 골프장 숏 게임 연습 천국

스코어 줄이는 데 숏 게임이 지름길

동래 베네스트 파3 골프장 이재희(35) 프로는 "스코어를 단기간에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숏 게임이지만 주말골퍼들은 이를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정규홀에서 자주 라운드하면 실력이 금방 늘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숏 게임만 할 수 있는 파3 골프장을 찾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래 베네스트 파3 골프장의 3번 홀(85m).

 2007년 6월 문을 연 파3 골프장인 동래 베네스트는 웨지와 퍼터만 하프백에 넣고 카트 없이 쉬엄쉬엄 걸으며 숏 게임을 할 수 있다. 가장 긴 홀은 97m, 짧은 홀은 55m이며 오르막, 내리막 홀에 해저드와 벙커를 두루 갖춰 정규홀의 축소판이라 할 만하다. 그린도 제법 까다로우며, 그린 주변에는 어김없이 러프와 함께 오르막, 내리막, 발끝 오르막, 발밑 내리막 어프로치 샷을 연습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한마디로 숏 게임 연습의 천국이다. 무엇보다 이곳은 뒷조가 곧바로 따라오지 않을 경우 반복해 연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프로의 간략한 어프로치 강의가 시작된다. 주말골퍼들이 가장 간과하기 쉬운 것이라고 한다.

 그는 어프로치 샷을 배우기 앞서 대뜸 백스핀의 원리를 물었다. 이걸 먼저 알아야 된다는 것이었다. 속 시원한 대답이 나오지 않자 그의 설명이 이어진다.

 "임팩트 때 클럽 페이스의 그루브와 볼 표면의 딤플이 마찰을 일으키며 볼이 뒤로 도는 소위 백스핀이 생기죠. 하지만 볼이 러프에 있으면 클럽과 볼 사이에 낀 잔디가 백스핀에 방해가 되겠죠. 이럴 경우 백스핀이 덜 먹어 그린에서 런이 많이 생기겠지요. 근데 아마추어들은 러프 때문에 볼이 앞으로 나가지 않을 것을 고려해 평소보다 더 세게 치는 우를 범하지요."

 그의 강의는 계속 이어진다. "러프에서의 어프로치 샷은 왼손 그립을 조금 더 단단히 잡고, 백스윙은 평소보다 약간 가파르게 하고, 다운스윙 땐 평상시보다 코킹을 약간 더 오래 유지하면서 볼을 쳐야 합니다. 물론 런이 더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거리는 자신의 스윙크기에 맞춰야 하겠죠. 참고로 러프에서의 아이언 샷도 유의해야 합니다. 러프에서는 클럽 헤드가 잔디에 감겨 빨리 닫혀 흔히 훅이 나지요. 거리 또한 감소하지요. 이럴 경우 거리 손실을 막기 위해 한 클럽 크게 잡고 페이스는 약간 오픈시켜 4분의 3 스윙을 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어프로치 샷은 백스윙과 팔로스로의 크기가 1대 1(위)이지만 런을 인위적으로 줄이기 위해선 임팩트 때 끊어쳐 백스핀을 늘이면서 동시에 팔로스로 땐 발목과 무릎 사이쯤에서 멈춰야 한다(아래).

 이 프로는 어프로치 샷을 할 때 런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법도 소개했다.
 "정상적인 어프로치 샷의 경우 백스윙과 팔로스로 크기는 1대 1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팔로스로를 발목과 무릎 사이쯤에서 멈춰야 합니다. 원리는 임팩트 때 끊어쳐 인위적으로 마찰력을 증가시켜 백스핀을 늘리는 것입니다. 이때 손목 코킹은 유지하면서 클럽 페이스를 약간 열고 '아웃인(out-in)' 궤도로 쳐야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제법 고난도 기술이어서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실전에서 사용할 수만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는 모든 샷이 그렇듯 원리를 알면 쉽게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왼발 내리막 어프로치 샷의 경우, 흔히 무릎 허리 어깨를 경사면과 나란히 하고, 자세와 클럽 페이스를 열고, 클럽은 한 클럽 짧게 잡고 '아웃인' 궤도로 쳐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이 프로는 기자에게 열린 어드레스 자세를 취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세를 오픈시키면 어깨도 자연스럽게 열리게 되며, 스윙궤도 또한 어깨라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아웃인'으로 된다"며 "스윙궤도를 무작정 암기하려고 하지 말고 몸을 물 흐르듯 천천히 움직이면서 그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발 내리막 어프로치 샷 모습.

 그는 "어프로치 샷만 해도 경우의 수가 무진장 많다"며 "이런 경우를 대비하지 않고 그날그날 대충 치다 보면 구력에 비해 스코어는 결코 줄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퍼팅은 전체 스코어의 43% 차지

이 프로는 퍼팅의 중요성도 빠뜨리지 않았다. "퍼팅이 전체 스코어의 43%나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매일 집에서 연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퍼팅의 중요성도 빠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주말골퍼들은 퍼팅만 연습할 뿐 실전에서 그린 보는 법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흔히 초보 주말골퍼들은 홀과 볼 사이의 라인만 열심히 볼 뿐 그린 전체는 보지 않기 때문에 착시로 인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다는 것. 그린으로 다가가면서 먼저 그린의 전체 경사를 먼저 살펴보는 것을 잊지 말라고 충고했다.

 이와 함께 그린 바로 옆에 벙커가 있으면 그곳은 높고, 해저드가 있으면 낮다고 했다. 비가 온다고 가정할 때 설계자는 빗물이 벙커 쪽 대신 해저드로 흐르게 설계하기 때문이다.

 주변 지형도 살펴야 한다고. 주변이 확 트인, 바람이 잦은 곳에 그린이 있으면 이곳은 특히 잘 구른다. 바람이 그린의 수분을 빼앗아 딱딱해져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변이 꽉 막혀 있고 옆에 해저드가 있다면 그곳은 특히 구르지 않는다.

 이 프로는 이렇게 강의를 끝냈다. "파3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입니다. 왕초보와 80대 초반 이상의 고수들(학생 선수 포함). 왕초보야 그렇다 치고 80대 초반들이 찾는 이유는 더 이상 스코어가 줄지 않는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뒤늦게 숏 게임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꼭 와야 될 사람들은 왕초보와 80대 초반 그 중간의 골퍼들인데…."





- 부산외국어대 사회체육학부 
              김규동 겸임교수(하)


최우석 씨가 볼펜으로 목의 유연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목의 유연성을 늘이기 위해선 손바닥을 반대편 뺨에 댄 채 불편한 쪽으로 약 6초간 당겨주는 스트레칭이 필요하다.<이상 사진4>

어깨 허리 손목 등 아프면 스트레칭으로 회복 가능
매일 10분씩 한 달 정도 지속하면 변한 내모습 발견
"이게 무슨 도움되나" 싶어도 꾸준히 하면 확 달라져

50대 이상 시니어 주말골퍼, 고관절 유연성 점검해야

 몸과 스윙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골프에 있어서 몸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난번 기사가 보도된 후 한 독자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았다. 이 독자는 "이현주 프로처럼 국내 정상급 선수 말고 우리처럼 평범한 아마추어 골퍼들도 스트레칭으로 몸을 만들어 제대로 된 스윙을 할 수 있는지, 또 가능하다면 그 기간은 어느 정도 걸리느냐"고 물었다.

김규동(45) 부산외국어대 사회체육학부 겸임교수는 이에 대해 "우선 몸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매일 10분씩 한 달 정도면 확연히 몸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하모니 더 골프' 연습장(051-703-7274)을 찾아 몸 만들기와 스윙 연습을 병행하고 있는 주말골퍼를 예로 들었다.

만년 '백돌이'가 보기 플레이어로 변신
   
 부산의 한 고교 교사인 최우석(50) 씨. 구력 3년의 최 씨는 한때 병원에서 골프를 치지 말라는 선고를 받았다. 스윙만 하면 어깨 허리 손목 발목 등이 차례로 아파 '움직이는 병동'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클럽을 놓았지만 마음속은 늘 허전했다.

우연히 알게 된 집 근처의 '하모니 더 골프'를 찾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상담한 후 스윙과 몸 상태를 점검받았다. 김 교수는 "최 선생의 스윙은 교단에 오래 있어선지 목과 어깨가 굳어 몸통의 회전을 이용한 스윙이 아니라 팔의 힘만으로 무조건 세게 치는 타입이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특히 목의 유연성이 부족해 백스윙 때 공을 잘 보지 못해 헤드업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답은 나왔다. 목의 유연성 향상이 과제였다. 목 부위와 관련, 독자들의 자가 진단도 가능하다. 입에 펜을 물고 좌우로 목을 돌려 70~90도 정도 돌아가면 정상이다. 하지만 왼쪽으로 돌릴 때 덜 돌아가거나 불편함이 느껴지면 백스윙에서 공을 잘 보지 못할 것이고, 오른쪽으로 돌릴 때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면 헤드업이 자주 발생한다.

김 교수는 "머리의 힘을 빼고 손바닥을 반대편 뺨에 댄 채 불편한 쪽으로 약 6초간 당겨준다.〈사진4〉 이어 번갈아서 양쪽으로 2~3회 실시하되 불편한 쪽을 더 많이 실시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횟수를 늘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상 해보면 아주 간단해 '이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매일 꾸준히 한 달 정도 반복하면 눈에 띄게 달라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사의 몸 만들기 체험담은 아주 재밌다. "골프를 배우러 왔는데 처음엔 매일 스트레칭만 시켜 시간 낭비 같았어요. 어떤 날은 바로 타석에 들어서려고 하자 스트레칭을 하기 전에는 못 들어간다고 막는 거예요. 내 돈 내고 내가 하겠다는데도 말이에요. 결국 제가 두 손을 들었죠. '시키는 대로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따랐지요. 한 달쯤 지나니 스트레칭을 열심히 했을 경우 통증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예전엔 연습을 한 달 정도 하면 어깨나 등이 아파 연습을 할 수 없었거든요. 세 달이 지난 지금 덕분에 만년 '백돌이'가 보기 플레이어 수준까지 근접했어요."

치킨윙 현상은 가슴 유연성 부족 때문   

가슴과 어깨를 연결하고 있는 근육의 유연성은 누운 다음 머리 위로 양손을 깍지 낄 경우 정상이라면 양 팔꿈치가 바닥에 닿아야 한다.

가슴 부위를 늘이기 위해선

문을 이용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구력 2년의 직장인 이철호(42) 씨는 앞서의 최 교사보다 증세가 심한 경우. 골프 채널이나 책을 보며 나홀로 공부하며 볼을 친 그는 백스윙 때 오른쪽 어깨가 심하게 목 쪽으로 들리면서 동시에 가슴 쪽으로 움츠러진다. 연습장에서 흔히 목격되는 스윙의 소유자다. 이 스윙은 지적을 받고도 잘 고쳐지지 않는 폼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이 씨는 늘 주변 사람들에게 통증을 호소했다.

김 교수는 "이는 가슴과 어깨를 연결하고 있는 근육의 유연성이 부족해 생기는 현상"이라며 "백스윙 땐 어깨와 가슴이 제대로 돌려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이에 따른 보상작용으로 오른쪽 엉덩이가 뒤로 빠지고, 팔로스로 땐 왼쪽 엉덩이가 심하게 빠진다"고 설명했다.

집에서의 자가 진단 요령은 바로 누운 다음 머리 뒤로 양손을 깍지 낄 경우 정상적인 어깨라면 팔꿈치가 바닥에 그대로 닿는다.〈사진1〉 하지만 오른쪽이 바닥에 닿지 않거나 눌렀을 때 다시 올라오면 백스윙 때 어깨는 움츠러들어가 올라가고 팔꿈치는 닭날개 모양으로 들리게 되는 소위 치킨윙 현상이 생긴다. 반대의 경우에는 팔로스로 때 왼쪽 어깨가 움츠러들거나 올라가면서 동시에 치킨윙 현상으로 왼쪽 팔꿈치가 들리게 된다.

김 교수는 "이런 경우 가슴 부위를 늘여주는 느낌의 스트레칭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문 가운데 서서 팔을 어깨높이로 올려 팔꿈치를 문틀에 고정시킨 후 몸통을 앞으로 쑥 내밀거나〈사진2〉,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지점에 양팔을 굽혀 고정시킨 후 푸시업을 하는 기분으로 몸통을 역시 앞으로 내밀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두 달쯤 꾸준히 스트레칭을 했더니 스윙이 좋아진 것은 물론 아프던 어깨마저 호전되어 라운드를 하는 동반자들이 깜짝 놀라더라"고 활짝 웃었다.

50대 이상 시니어 골퍼들을 위한 조언 

50대 이상의 시니어 골퍼들은&#13;&#10;

유연성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오른발을 40도 정도 오른쪽으로 돌리면 몸은 왼쪽으로 돌려야 왼쪽 고관절 스트레칭 효과가 있다.<사진3>

 김 교수는 50대 이상의 시니어 골퍼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대개 ▷피니시 때 왼발 앞 끝이 들리거나 돌아가는 경우가 많고 ▷백스윙 때 허리가 심하게 뒤로 빠지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엉덩이와 다리의 연결 부위인 고관절이 유연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진단이다.

혼자서도 점검이 가능하다. 다리를 어깨 넓이만큼 벌린 후 벽에 등을 대고 선다. 이때 등과 엉덩이는 벽에 닿고 허리와 발뒤꿈치는 벽에 닿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발뒤꿈치는 바닥에 대고 앞 끝을 몸의 안쪽으로 돌려본다. 엉덩이는 벽에 붙이고 어깨도 고정시켜야 한다. 양발 모두 약 40도 정도 돌아가면 고관절은 정상인데 반해 만일 왼발이 적게 돌면 팔로스루와 피니시 때 왼발이 들리거나 돌아가며, 오른발이 잘 안되면 백스윙 때 골반이 오른쪽으로 회전이 원활하지 못해 허리가 뒤로 빠지거나 중심을 잘 잡지 못하게 된다.

고관절 유연성의 스트레칭 방법은 골반 정도의 넓이로 서서 허리에 양손을 올려놓고 늘리고자 하는 쪽의 발 앞 끝을 안쪽으로 돌려 고정시킨다. 스트레칭은 안쪽으로 돌린 방향의 반대쪽으로 골반을 돌려주면 된다.〈사진3〉

평소 피니시 때 왼발이 돌아갔던 기자는 김 교수와 함께 테스트를 해본 결과 역시 왼쪽 고관절의 유연성이 확연히 부족했다. 같은 연령대보다 빨리 고관절이 나빠졌던 것이었다. 해서 스트레칭을 매일 하고 있다. '싱글'을 위해서.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 부산외국어대 사회체육학부 
              김규동 겸임교수(상)




지난 5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울산 출신의 이현주 프로가 김규동 교수와 함께 탄력 밴드를 이용 견갑골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짐볼을 이용한 견갑골 강화 훈련.


"몸은 기량 향상의 전제조건이지만 현실은 뒷전"
스윙에서 오는 통증은 거의 유연성 부족에서 비롯
X-ray 사진 찍어 몸 상태 점검하는 것도 한 방법
문제 발견되면 지속적 스트레칭으로 회복 가능



'이제는 몸이다'.

 과학의 발달로 골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진화하고 있다. 첨단 장비와 스윙 기술의 진화로 주말 골퍼들은 예전보다 훨씬 쉽고 빨리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몸이다. 몸은 골프 기량 향상의 전제 조건이지만 여전히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김규동(45) 부산외국어대 사회체육학부 겸임교수는 골프에서 몸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미국 골프지도자연맹(USGTF) 마스터 티칭프로, 부산시 골프협회 훈련강화위원, 한국골프학회 이사, 스포츠 심리상담사, GF1 마스터 트레이너, 대한골프피트니스협회 교육이사, 삼성생명 VIP과정 특별 강사 등을 역임하며 골프와 몸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는 학자다.

 "몸이 온전하지 않으면 스윙 기술은 반드시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아무리 기술을 가르쳐도 몸이 안 따라주면 소용이 없잖아요. 목의 유연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주말 골퍼에게 헤드업을 하지 말고 공을 보라고 하면 그 골퍼는 코치의 설명대로 하려다 유연성의 한계를 넘게 돼 목뿐만 아니라 어깨와 등이 아프게 되고 심하게는 척추나 허리에도 통증이 오게 되지요. 잠시 골프채를 놓고 일정 기간 쉬다가 다시 클럽을 잡아도 몸의 치유 없이는 이 같은 현상이 반복돼 병원을 찾든 산에 가든 둘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지요."

 김 교수는 "이는 스윙 연습을 하기 전 주말 골퍼들의 신체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않은 상태에게 무리하게 스윙 메커니즘만을 강조한 나머지 발생하는 좋지 않은 사례 중의 하나"라며 "이와 유사한 사례는 전국의 아마추어 골퍼에게 비일비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스윙으로 인한 통증이 신체의 유연성 부족에서 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스윙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골프에서 오는 통증은 대부분 유연성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비근한 예로 어깨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제대로 된 스윙을 하기 위해 어깨 근육 대신 골반이나 무릎을 보완해 회전한다. 이렇다 보니 스윙은 스윙대로 무너지고, 통증은 통증대로 발생한다는 것.

 김 교수는 이를 '보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설명했다. 우리 몸은 스윙할 때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항상성의 원리에 의해 특정 부위에서 상실된 유연성을 다른 부위에서 보상적으로 사용해 회전하게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스윙 동작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에는 스윙 메커니즘을 가르치는 골프연습장은 많지만 몸을 정확히 분석해 신체의 가동 범위를 늘려주는 운동을 통해 스윙을 향상시켜주는 골프 피트니스를 병행하는 연습장은 드물다.

 해운대구 좌동 신시가지에 위치한 '하모니 더 골프' 연습장(051-703-7274)은 골프 피트니스를 과학적으로 운영하는 대표적 사례. 김 교수가 운영하는 이곳은 티칭 프로 두 명과 컨디셔닝 트레이너 두 명이 프로는 물론 아마 골퍼들의 스윙과 몸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

 각종 스트레칭 기구와 탄력 밴드 등을 갖춘 트레이닝룸과 어드레스 시 좌우 체중 분배를 한눈에 보여주는 풋 밸런스와 체형 분석 시스템, 3D 스윙 분석기를 갖추고 있는 이곳은 병원에서 찍어온 X-ray 사진을 분석해 몸 상태를 점검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울산 출신의 이현주(부산외대 4) 프로의 예를 들며 몸 상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지난해 KLPGA 힐스테이트 서경오픈에 이어 올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 프로가 지난 3월 뜬금없이 "몸 상태가 이상하다"며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홀로 찾아왔다. 이 프로는 평균 드라이버샷 260야드로 국내에서 알아주는 장타자이다.

 "척추 X-ray 사진을 보니 아주 완벽해 트레이닝룸에서 몸을 점검하다 깜짝 놀랐어요. 등 쪽의 견갑골(wing wing scapular)이라 불리는 일명 날개뼈가 아주 심하게 떠 있었어요. 손가락이 전부 들어갈 정도였으니까. 얇은 옷을 입으면 날개뼈가 너무 튀어나와 보기 흉해 이를 숨기기 위해 어릴 때부터 양쪽 어깨를 앞으로 움츠리다 보니 결국 외적 징후가 나타났던 거예요. 스윙 메커니즘으로 볼 때 어깨 회전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힘을 쓰다 보니 통증이 유발됐던 거지요. 여기에 왼쪽 엄지손가락도 그립을 길게 잡고 힘을 많이 줘 제대로 굽혀지지가 않았어요."

 당장 김 교수와 컨디셔닝 트레이너들은 어깨 견갑골 강화훈련을 시작했다. 상체를 고정시킨 채 팔로만 탄력 밴드를 당겼다 놨다를 반복하는 한편 무릎을 굽혀 짐볼을 잡고 어깨를 밀었다 당겼다를 재차 실시했다. 엄지손가락은 마사지와 함께 테이핑으로 근력을 강화했다. 손가락 테이핑은 이후 직접 배워 스스로 처치할 정도가 됐다.

 이 프로는 이후 시합만 마치면 곧바로 김 교수가 운영하는 연습장을 찾아 몸 상태를 체크하며 스트레칭과 스윙 연습을 병행한 결과 지난달 생애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 교수는 "골프 선수이기 이전에 한 여성으로서 평소 고민하던 날개뼈가 튀어나온 핸디캡을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까지 더해줘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고, 이 프로는 "진작 교수님을 찾아왔어야 했는데"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지난 3월 유러피안 LPGA 투어인 호주 한다오픈에서 아마 1위, 전체 8위를 차지해 국내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국가대표 김현수(예문여고 3) 선수도 이곳에서 몸 만들기를 해 효과를 본 케이스. 이 대회에서 서희경 프로는 10위, 이보미 프로는 16위에 그쳤다.

골프 국가대표 김현수(예원여고 3) 선수와 김규동 교수에게 몸 상태를 점검받고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겨울 전지훈련을 가기 전 스윙 점검을 위해 찾아왔어요. 척추 X-ray 사진상으로 특이한 사항은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연습량이 워낙 많아 어깨 발목 통증이 있었고 최근 심해졌다고 하더군요. 병원을 다니는 것 외에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더군요. 하지만 부모는 '당연히 아프지'라며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어요."

 김 선수 역시 부위에 맞는 스트레칭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양쪽 팔을 쫙 벌려 엄지손가락을 앞뒤위아래 방향으로 향하게 한 후 각각 10회씩 원을 그리게 했고, 양팔을 편 다음 양 손바닥을 붙이고 얼굴 앞에서 S자를 크게 그리는 등 어깨 근육 강화훈련을 했다. 발목은 간단한 기구인 밸런스 보드로 근육을 강화했다.

 김 교수는 "프로든 아마추어든 자신의 현재 몸 상태만 제대로 파악하면 비싼 기구 없이도 특정 부위를 강화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집에서 혼자 쉽게 할 수 있으며 그 방법은 의외로 쉽다"며 "주말 골퍼들도 스윙 발전에 한계가 왔다면 우선 몸 상태를 한 번 점검받아 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국제신문, 롯데스카이힐CC 공동주최
'어린이 골프 캠프' 오는 8월 9~13일
초등 3~중학교 2학년 20명 선착순
레벨 테스트 후 프로와 맞춤형 레슨
올레 기 등 관광 체험 향토음식준비
올 여름방학 '신지애 키즈' 발굴한다




 골프에 문외한이라도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때 검게 탄 박세리 프로가 하얀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 샷을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장면은 절망에 빠져 있던 국민들에게 희망의 빛을 안겨주었다. 당시 아빠 옆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US여자오픈을 보던 아이들이 10년 뒤 '낭자 군단'을 이뤄 세계 골프계를 호령하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박세리 키즈'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신지애 최나연 김송희 김인경 이선화 등이 그들이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골프를 배위 기본기가 탄탄한 그들은 국제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주눅이 들었던 부모 세대와 달리 아무리 많은 갤러리가 몰려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경기를 즐긴다.

 이젠 '신지애 키즈'가 나올 차례다. 당시보다 여건이 훨씬 나아 불가능한 일도 아닌 듯싶다. 골프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졌고 자녀들에게 골프를 시키는 가정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선 학교에서도 이제 야구 축구 대신 골프 종목을 선호한다. 현재 부산에서 '골프부'를 운영하고 있는 중학교는 3개(남 1, 여1, 남녀공학 1), 고등학교는 12개(남 7, 여5)인 점만 봐도 골프는 이제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국제신문과 롯데스카이힐CC는 여름방학을 맞아 몟어린이 골프 캠프몠를 오는 8월 9~13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개최한다. 평소 '우리 애가 과연 골프에 소질이 있을까', '있다면 어디에서 한 번 테스트를 받아보지'라고 생각해 왔던 부모에게 딱 맞는 캠프지만 단순히 골프만 며칠 배우며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캠프에서는 크게 오전에는 관광지 순례 및 체험, 오후에는 골프 강습 및 라운드, 밤에는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팀워크 등을 배운다. 관광지로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만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을 둘러본다. 드라마 '추노'의 촬영지로 유명한 용머리해안과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쇠소깍에서 전통 뗏목인 '테우'를 타보고 올레길도 걸어본다. 잠수함 투어와 승마도 해보고 코끼리 쇼도 관람한다.

 클럽 한 번 잡아보지 않은 초보자도 참가 가능한 골프 강습은 레벨 테스트를 거친 뒤 KLPGA 김현령 손민지 프로와 티칭 프로 두 명이 수준에 맞는 맞춤형 레슨을 실시하면서 참가 어린이의 가능성도 점검한다. 퍼팅 어프로치 벙커플레이 풀스윙을 배워 서귀포 앞바다와 한라산 산방산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아름다운 필드에서 프로들과 함께 9홀 라운드를 네 번 돈다. 동시에 퍼팅 대회와 팀 대항전도 열 계획이다. 하루 일과의 마지막 밤에는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들과 함께 친교의 시간을 가지면서 리더십과 팀워크 등을 배운다. 숙소는 제주롯데호텔이며 식사는 고등어 조림, 제주흑돼지 바베큐, 톳냉국 등 제주 향토음식 위주로 준비된다.

 행사 첫날에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참가해 어린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로이스터 감독은 골프마니아로 유명하다.

 롯데스카이힐CC 이승훈 대표는 "골프는 성장기 자녀의 균형 있는 신체 발달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돼 아이들의 심신발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2학년 학생 대상. 20명 선착순. 참가비는 150만 원. 롯데스카이힐 회원 자녀는 120만 원. 골프 클럽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다. 문의 롯데스카이힐 김해CC(055-340-9106), 국제신문 주말레저팀(051-500-5166~9)

흰 눈을 머리고 이고 있는 한라산이 보인다.


바다와 산방산이 보인다.



-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3> 부산 사상구 타가골프연습장 이준식 프로

'out-in' 스윙 땐 우측 볼 2개 동시에 맞아 점검 가능
왼쪽 축 잡지 못해 허리가 먼저 돌아 슬라이스 생겨
좌측볼 2개 함께 맞을 땐 왼팔꿈치 안쪽으로 돌려 발생


골프연습장은 필드에 나가지 못하는 주말골퍼들의 안식처다.  
골프 실력은 흔히 필드에서의 라운드 수와 비례한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말마다 필드에 나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프로 골퍼들은 "필드에 나가 내기골프에 맛을 들이면 라운드 수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며 "차라리 연습장에서 스윙 폼을 점검해보는 것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주말골퍼들은 골프연습장의 순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습장에서 골퍼들을 보면 대개 천편일률적이다. 볼이 어디로 가든 개의치 않고 연방 샷을 날리는가 하면 치는 족족 슬라이스가 나도 스윙 폼을 점검하지 않고 인상을 쓰며 담배만 태워댄다. 해서, 연습장에선 이런 말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 '연습장을 찾는 횟수와 치는 볼 개수는 결코 실력과 비례하지 않는다'.
 부산 사상구 타가골프연습장의 이준식(31·KPGA)프로와 함께 연습장에서 효율적으로 스윙을 체크하는 법을 배워본다. 이 프로는 2008~2009년 미국 올랜도 칼 라비토 골프아카데미 지도자 과정을 마치고 올해 초 귀국,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선수들과 주말골퍼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프로는 스윙 폼 설명에 앞서 어드레스 때 볼 위치를 어디 두느냐고 대뜸 물었다. 업힐이나 다운힐이 아닌 평편한 라이인 경우 7번 아이언일 때 몸의 중앙, 숏아이언일 때는 이보다 더 오른쪽, 롱아이언일 때는 왼쪽이라고 답했다. 그는 "왜"냐고 되물었다. 순간 스스로 만족할 만한 시원한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모든 볼은 스윙할 때 몸의 중심에서 맞아야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져 탄도·거리·방향이 모두 좋아진다"며 "골프에서 스윙 궤도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앞서 체크해야 할 게 흔히들 쉽게 간과하는 어드레스 때의 볼 위치"라고 지적했다.

 이 프로가 설명하는 요지는 이랬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임팩트는 다운스윙 때 체중 이동으로 인해 몸의 왼쪽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볼을 몸의 왼쪽에 두어야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만일 볼을 몸의 중앙에 두면 볼이 맞을 때의 위치보다 약간 오른쪽에서 임팩트가 이뤄져 정확도나 방향성이 훨씬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7번 아이언일 경우 볼 위치는 몸의 중심으로 약간 좌측으로 두는 것이 좋다.

 어드레스 때 볼 위치는 왼발과 몸의 중심 사이에 두고, 로프트가 작아질수록 볼 반 개씩 왼쪽으로, 숏아이언일수록 볼 반 개씩 오른쪽으로 둬야 한다. 이 프로는 "골프 중계 때 어떤 아이언일 때 볼 위치가 어디 놓여 있는지 유심히 보면 아마도 앞서 설명한 대로 놓여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을 이용, 슬라이스를 잡는 법도 설명했다. 볼이 우측으로 크게 휘는 슬라이스는 볼과 클럽 헤드가 정면으로 맞지 않고 비껴 맞기 때문에 발생하는 주말골퍼의 적이다.
 슬라이스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흔한 것이 바로 다운스윙 때 체중이 실리는 왼쪽 축을 잡아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허리가 먼저 돌아 결국 클럽이 '아웃인(out-in)' 스윙 궤도로 나와 클럽페이스가 열려 슬라이스가 발생한다는 것. 이를 흔히 '업어친다'고 말한다.

 이 프로는 제대로 된 스윙은 "어깨-허리-무릎 순으로 백스윙을 하고, 다운스윙 땐 체중 이동이 돼 왼쪽 축이 고정되면서 무릎-허리-어깨 순으로 돌면서 볼이 스퀘어로 맞는다"며 "이 같은 스윙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연습장에서 볼 세 개로 점검해볼 것"을 제안했다.

    골프연습장서 무작정 볼만 치지 말고 볼 3개로 스윙의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이준식 프로. / 김성효 기자


아이언을 들고 앞서 설명한 대로 볼을 몸의 약간 왼쪽에 놓고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다. 여기에 다른 볼 하나를 먼저 놓은 볼의 우측 상단에, 또 다른 볼은 좌측 하단에 놓는다. 볼과 볼 사이의 거리는 각각 테이크어웨이 때 클럽에 볼이 닿지 않을 정도, 팔로스루 때 클럽 끝 부분이 닿지 않을 정도 지점에 놓는다. 대략 10~15㎝쯤 된다.

 이렇게 볼을 세 개 놓고(사진) 스윙을 할 경우 군더더기 없이 제대로 된 스윙이 이뤄지면 가운데 볼만 맞아 스트레이트 샷이 나오지만, 왼쪽 축이 무너져 허리가 먼저 돌아 이른바 '업어치게' 될 경우('out-in' 스윙이 될 경우) 우측 볼 2개가 동시에 맞게 돼 전형적인 슬라이스볼이 나온다.

심한 'out-in' 스윙.

덜 심한 'out-in' 스윙.


또 클럽이 다운스윙 땐 제대로 들어왔지만 임팩트 후 클럽을 목표 방향으로 던지는 느낌으로 뻗어치지 못하고 왼쪽 팔꿈치를 안쪽(왼쪽)으로 돌릴 경우 좌측 볼 2개가 동시에 맞는다. 이럴 경우 비껴 맞는 각도에 따라 훅 또는 슬라이스가 모두 생길 수 있다. 이 프로는 "스윙 때 세 개의 볼이 동시에 맞으면 최악의 경우"라며 "그때는 우측 볼 두 개를 놓고 업어치는 스윙 폼을 고친 다음 좌측 볼 두 개를 별도로 연습한 후 어느 정도 스윙 궤도가 잡혔다고 생각될 경우 세 개의 볼을 놓고 반복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연습이지만 목표 의식 없이 나 홀로 무작정 샷을 날리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 이 프로의 설명이다. 그는 "흔히 주말골퍼들은 연습장에서 공만 바로 날아가면 스윙이 잘된 것으로 착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공이 똑바로 가지 않았지만 스윙이 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는 또 "연습장에서도 필드에서처럼 샷 하나하나에 목표를 정해 볼을 쳐야 효과적인 연습이 된다"며 "볼을 많이 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공을 들여 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말골퍼들이 스윙 때 체중이동을 가장 어려워한다"며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스윙에서 체중 이동이란 체중을 이동시키기 위해 몸 전체를 움직여 오른발에서 왼발로 옮기는 것이 아니고 상체가 올바른 백스윙과 다운스윙이 진행되면 그냥 자연스럽게 체중 이동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기자 또한 체중 이동이 잘 되지 않자 이 프로는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정상적으로 하면 하체는 자연스럽게 따라 오니 이런 식으로 스윙을 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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