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과 삼랑진에 걸쳐 있는 천태산(630.9m)은 지역 산악동호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근교산 중의 하나이다. 부산서 그리 멀지 않는데다 계절에 관계없이 주위 경관이 수려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천태산 정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타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영남의 젖줄’ 낙동강의 흘러내리는 모습은 차라리 장중한 교향곡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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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굽이치는 물줄기와 함께 내려다보이는 천태호 안태호의 푸르름은 산행의 재미를 넘어 온몸의 피로를 한번에 말끔히 씻어준다.

산행 초기 만나는 계곡은 수량이 풍부한데다 그 시원한 물소리는 성큼 다가온 봄소식을 재촉하고 있다.

산행코스는 원동 내포리 내포마을~현불암~전망대~철탑 2기~천태산~무덤 2기~천태공원~전망대~무명봉~철탑 2기~삼랑진양수발전소 준공기념탑~안태마을. 4시간 정도 걸린다.

내포마을회관 오른쪽길로 들어서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눈앞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등산로 입간판이 서 있다. 천태산까지 3㎞를 가리킨다. 2시 방향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축천산 정상이다.

다리 건너 마을 입구에서 네 갈래 길이 나오면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길 오른쪽으로 작은 개울이 흐르고 건너편에 아담한 황토집이 눈길을 끈다.

양지농장을 지나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천태산 이정표가 친절하게 다시 나타나면서 갑자기 산이 성큼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다시 계곡과 만난다. 겨울임에도 수량이 풍부하다. 계속 걷다보면 암자인 현불암이 나타난다. 석불앞 약수터를 지나면서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의 연속이다. 합수점에서 계곡을 건너면 다시 산길이다.

 


















작은 무덤을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100m 정도 오르면 임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50m 정도 진행한다. 이번에는 임도를 버리고 왼쪽으로 올라선다.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약간 무료하다. 너덜로 이어지는 산길은 사람의 흔적이 희미하여 매우 거칠다. 큰 참나무가 서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직진하면 고로쇠약수 채취 봉지가 보인다. 급한 산길을 지그재그로 정신없이 오르면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다.

나무로 가려져 지나치기 쉽다.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산길을 새로 만들어 놓았다. 놓치지 말고 보자. 발아래엔 내포마을이 보이고 멀리 오른쪽부터 토곡산 어곡산 축천산 채바우골만당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오르락 내리락하며 걷다보면 산길은 골 안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작은 습지가 나타난다. 흙탕물의 입자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보아 멧돼지가 한바탕 뒹굴고 간지 얼마 안돼 보인다.

작은 계곡을 지나 오르면 갈림길에 닿는다. 왼쪽으로 가면 천태사에서 천태산 정상으로 오르는 기존 등산로다. 이번에는 오른쪽 능선길로 길을 잡는다. 산허리를 돌면 갈림길의 능선과 만난다. 왼쪽으로 올라선다. 2기의 철탑을 차례로 지나면 사거리 길이다. 오른쪽 방향은 숭촌으로 내려서는 길. 능선을 계속 탄다.

산길은 일순간 사라지지만 곧 희미하게 나타난다.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급한 산길을 차고 오르면 천태호가 눈앞에 훤히 나타난다. 정상이다. 이곳까지 대략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천태호를 바라보고 오른쪽에서부터 불모산 무척산 신어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토곡산, 고개 돌려 북쪽엔 금오산 재약산 사자봉 신불산 염수봉 등이 서로의 자태를 뽐내며 봄을 기다리며 외롭게 서 있다. 남서쪽 저 멀리에는 낙동강이 보인다.

서쪽으로 내려서는 능선을 타면서 하산은 시작된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빠져 산허리를 타고 돌아나간다. 능선 따라 직진하면 금오산 방향이다.

봉분에 풀 한포기 없는 조씨 묘를 지난다. 오르막과 평지를 반복하면 철탑이 나온다. 까마귀 울음소리가 을씨년스럽게 들릴 즈음 큰 소나무가 바위틈에 뿌리를 못내린 채 쓰러져 있다.

계속 가다보면 왼쪽에 테두리까지 깔끔하게 두른 무덤 2기를 보며 내려온다. 천태호로 가는 2차선 도로와 만난다. 왼쪽엔 천태공원이 보인다. 2차선 도로를 따라 가면 양수발전소가 나온다.

길을 곧바로 건너지 말고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비스듬히 지른다. 안내문 표지판이 서있는 쪽으로 들어간다. 산길은 서서히 올라선다. 능선에서 갈림길을 만나면 오른쪽으로 꺾는다. 왼쪽으로 가면 신불암 고개 혹은 천태사 방향이니 유의할 것.

소나무길을 걷다보면 낙동강 물줄기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기기묘묘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천태산 정상에서 전망대까지는 대략 40분.

발밑엔 부은암이 둥지를 틀고 있다. 예전에는 지금의 절터보다 더 위쪽에 자리를 잡았다 한다. 오른편엔 안태호 및 양수발전소가 보인다. 멀리로는 낙동강 건너 창녕의 화왕산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 중 이보다 환상적인 경관을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으랴.

돌탑이 서있고 삼각점이 있는 이름없는 봉우리에 오르면 직진한다. 내리막길의 연속이어서 중심잡기가 어려울 정도.

 
  천태산은 지역 산악동호인들이 가장 즐겨찾는 근교산 중의 하나이다. 사진은 천태산 정상으로 오르는 모습.
철탑 2기를 내리 지나면 능선에 바위가 막고 있다. 하산길은 왼쪽이다. 또 철탑이 나오면서 갈림길이 보이면 직진하다 다른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꺾는다. 직진 길은 철탑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길인듯. 착각하기 쉽다. 거친 산길을 계속 내려간다. 낙엽밟는 소리가 경쾌하지만 한편으론 발목을 삘 염려가 있으니 조심하자. 오랫동안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산행 막판에 길 찾기가 까다롭다.

산길은 지난해 장마에 푹 패어 도랑길로 변해있다. 시멘트가 부서져 있는 집터를 지나면 전봇대가 나온다. 길의 흔적은 뚜렷하다. 하산 중 왼쪽에 벌목지대가 보인다. 직진한다.

전망좋은 벌목지대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더라도 만난다. 이후 두 번의 갈림길이 나오지만 모두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나무 사이로 양수발전소가 보인다. 오른쪽 방향에 계단이 보여 올라가보면 삼랑진양수발전소 준공기념탑과 함께 소공원이 꾸며져 있다.

산을 벗어나면 양수발전소 정문과 주차장이 보인다. 도로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면 안태슈퍼가 나타나고 건너편 안태마을회관 앞이 버스정류장이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떠나기 전에]
근교산 취재팀은 천태산을 여러번 답사하여 소개를 하였다. 여러번 정상을 밟아 보았지만 새로운 산길을 찾아 근교산에 목말라 있는 마니아에게 새 길을 안내한다. 천성산 영축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으로 불리는 천태산은 큰 바위를 태산같이 쌓아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천태암산으로도 불렸다. 천태라는 지명은 부은암의 주산 이름에서 파생되었다는 설이 있다.

용당리의 기존 등산로에서 출발하면 용연폭포와 천태사 천태계곡 천태슬랩 등 볼거리가 많다. 북쪽의 숭촌은 밀양시 10대 오지중에 속하는 마을로 금오산과 연결되는 고개 위에 있다. 지금은 숭촌과 해암 두마을이 합해져 행곡의 안쪽인 안촌이 되었다 한다. 편안한 마을이 되라는 뜻의 한자 표기음인 안촌은 밀양과 양산을 넘어 다니는 고개라 해서 사잇길목 샛길목이라하며 사이목 샛목으로도 불렸다. 날머리의 안태는 밀양에서 가장 살기좋은 마을로 꼽힐 정도였다 한다. 안쪽의 태평한 마을이라하여 안태라 부르고 있다. 지금은 한국서부발전주식회사 삼랑진양수발전처로 봄이면 상하부 댐간 벚꽃길이 장관을 이루고 천태산 정상에서 보는 낙동강의 낙조는 자연의 신비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시간이 허락할 경우 김수로왕의 전설이 살아 있는 부은암을 둘러보면 좋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역에서 원동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30분, 8시10분, 8시35분에 출발한다. 화~목 4천4백원,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 6시 이전까지는 4천9백원, 금요일 오후 6시부터 일요일까지는 주말요금(5천2백원) 적용. 원동역에서 내려 바로 보이는 원동파출소 앞에서 내포마을로 가는 버스(원동역~어영동)를 탄다. 출발시간은 오전 9시30분, 10시5분. 900원. 또는 지하철 2호선 종점인 호포역에서 오전 8시40분 137번 버스를 이용하여 원동초등학교 앞에서 하차한다. 100m 내려서면 원동역이다. 700원.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안태마을에서 삼랑진역까지 가는 버스는 오후 3시, 5시40분에 출발한다. 900원.

삼랑진에서 부산역에 닿는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3시6분, 3시46분, 4시6분, 4시50분, 5시35분, 6시1분 등 자주 있다. 삼랑진에서 부산까지는 부산~원동 구간 요금과 같다.


hung@kookje.co.kr  입력: 2003.02.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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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가끔 저에게 이렇게 문의합니다. 천태산이 밀양시 삼랑진읍에 있는 산이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천태산은 밀양시 삼랑진읍과 양산시 원동면의 경계에 있습니다.
근데 제가 양산 원동 천태산이라고 밝힌 이유는 제가 펴낸 <원점회귀 근교산> 중 편의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산행 들머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즉 산행 시작 지점이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일 삼랑진에서 출발한다면 밀양 삼랑진 천태산이라 표기될 것입니다. 실제로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제572회에는 밀양 삼랑진 천태산~금오산으로 소개했습니다. 참고하시길.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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