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우1동 레스토랑 '메이트리'

파스타 스테이크 대부분 1만원 초반대
크로와상 등 빵과 미니샐러드바 무한 리필
값비싼 디저트 테이크아웃도…가족 외식 제격

카르보나라 스파게티.

메이트리의 자랑 미니 샐러드바.

작아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토스터도 갖춰져 있다.

등샤오핑이 파리 유학시절 즐겨 먹었다는 크로와상.


미니샐러드바에서 갖고 온 식사 전 애피타이저. 맨 앞이 춘권이다.

크로와상이 먹음직스럽다.


향수를 자극하는, 계란 후라이가 곁들여진 올드 클래식 햄버거 스테이크.
주방의 한쪽 벽은 유리로 틔워놓아 손님이 바깥에서 훤히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칠리새우 스파게티.
불고기 햄버거 스테이크.
칠리 햄버거 스테이크.
뽀모도로 치즈햄버거 스테이크.
해산물 리조또 그라탕.

디저트로 나오는 카페 모카.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어디서 듣고 왔는지 빕스 아웃백 등 소위 잘나가는 패밀리 레스토랑엘 한번 가보자고 조른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의 요구를 모른 채 할 수 없어 큰 마음 먹고 간다지만 마음은 그리 편치 않다. 그래도 모처럼 맛있게 먹는 녀석의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 잘 왔다는 생각도 들긴 하다.

문제는 나올 때. 요즘 음식값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그 돈으로 찬거리를 샀으면 한동안 푸짐하게 먹었을텐데, 하여튼 너무 비싸"라며 푸념하는 아내를 보면서 거품을 싸악 걷어낸 '착한' 가격의 레스토랑은 어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그러면서 이 모습이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스쳐간다.


 '궁하면 통한다'고 맛집 기자의 안테나에 평소 꿈꾸던 레스토랑이 하나 잡혔다. 해운대 선플라자 바로 옆 홈플러스 해운대점 1층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겸 카페 '메이트리'가 바로 그곳이다. 지난 2월 문을 연 메이트리는 가격 거품은 빼고, 음식은 수준급을 유지하고 있는, 한마디로 깔끔하고 세련된 레스토랑이다.

 인테리어가 이름에 걸맞게 화사하고 예쁘다. 주방의 한쪽 벽은 유리로 틔워놓아 손님이 바깥에서 훤히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우리는 이처럼 청결하고 깔끔하게 요리하고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으로 비춰져 믿음이 간다.

 주방보다 더 눈길 가는 곳이 있다. 주방 바로 옆의 미니 샐러드바이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작지만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우선 작은 밥통 두 개가 나란히 있다. 열어 보니 애피타이저인 브로콜리 스프와 밥이다. 바로 옆엔 적채 새싹 양상치 라다치오 등 각종 야채를 담은 그릇이 얼음 위에 놓여 있다. 드레싱으론 아일랜드, 키위, 발사믹오일이 준비돼 있다. 이밖에 메추리알 감자샐러드 춘권 금귤 딸기와 플레인 요거트와 초코시럽 설탕시럽 계핏가루 초코가루 아몬드 등이 놓여 있다. 반찬으론 김치 오이피클과 남미고추인 할라피뇨 등이 있다. 샐러드바 옆에는 토스터 2대와 크로와상과 식빵 비스킷이 보인다. 토스터에는 '3분으로 세팅돼 있다'는 문구도 보인다. 통상 빵을 넣고 어느 정도 구워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인 듯하다. 등샤오핑이 파리 유학 시절 즐겨 먹었다는 크로와상이 아주 부드럽고 맛있다고 야단이다.

 주 메뉴는 파스타와 햄버그스테이크. 요리를 시키면 샐러드바와 정식 메뉴로 올라와 있는 차와 음료가 무료로 제공된다. 4500원 하는 아이스 카페모카 등을 디저트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것.

 파스타는 크게 토마토 소스, 크림소스, 올리브 오일, 오븐 등 네 가지가 마련돼 있다. 카르보나라, 알프레도 등 다소 독특한 스파게티 이름 앞에는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설명까지 붙여 놓았다. 예를 들어 카르보나라 스파게티의 경우 '베이컨 양파 양송이 파마산치즈와 달걀이 들어간 고소한 스파게티'라고. 한눈에 봐도 군침이 돌고 입에 넣으면 잠자던 미각까지 깨울 정도로 깔끔하다. 매운맛의 경우에는 어김없이 'HOT'이란 표시를 달아 놓았다. 대부분의 가격은 9000~1만3000원.

 손으로 직접 고기를 다져 직화석쇠구이로 요리한 스테이크에는 2만2000~2만3000원대의 안심 스테이크도 있지만 햄버거스테이크가 주류를 이룬다. 가격 또한 1만2000~1만5000원대. 양식을 싫어하는 남자들을 위해 불고기 햄버그스테이크와 아이들을 위한 생등심 돈가스(9000원)도 준비돼 있다. 온 가족을 위한 배려가 메뉴에서 다시 한번 느껴진다.

 30대 중반 이후 세대를 위한 올드클래식 햄버거스테이크도 메뉴에 들어 있다. 계란프라이를 곁들인 옛날 방식의 추억의 '함박스텍'이었다. 예전의 그 맛이 그대로 살아나는 듯했다.

 사실상 요리 하나를 시키기에 부담스러운 6세 이상의 아이는 3000원만 내면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있고, 후식으로 나오는 커피는 테이크아웃도 된다. 커피는 커피전문점에서도 원가가 부담스러워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고급 재료를 사용한 것들이다. 고객들의 속마음까지 읽은 듯하다. 영업방침이 레스토랑의 블루오션이라 감히 적는다. 주차는 홈플러스 주차장에 하면 된다. 입구는 건물 뒤쪽에 있다. (051)746-8783

#주인장과의 뒷애기
식사 후 주인장과 마주 앉았다. 뜻밖에도 두 사람이 나타났다. 40대 초반의 남자와 50대로 보이는 여자분이었다.
 늘 그렇듯 처음엔 약간의 어색함이 흐르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러다 보면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개인사도 약간씩 나오기 마련이다.
 알고 보니 최경임 씨는 지난 1984년 광복동에서 '알타미라'라는 유명 레스토랑을 운영한 부산 레스토랑업계의 1세대였다. 알타미라는 당시 부산서는 처음으로 피자를 메뉴로 선보여 꽤나 유명세를 탔다. 또 스파게티와 계란프라이를 덮은 추억의 '함박스텍'도 함께 내놓아 젊은층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광복동의 알타미라는 지금은 사라졌고, 대신 1998년부터 서면에 문을 연 알타미라는 지금도 영업 중이다.
 동석한 김대성 씨는 광복동 시절 알타미라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다 이후 주방장을 거쳐 지금은 메이트리의 사장으로 변신했다. 레스토랑 경력 25년의 최경임 씨는 메이트리의 컨설팅을 맡았다.
 눈높이를 맞춰 고객에게 다가가는 메뉴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다소 파격적인 영업방침이 그저 하늘에서 떨어졌거나 땅에서 솟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 문을 연 지 두 달밖에 안 됐지만 25년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레스토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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