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끝장 레슨'의 주인공 임진한 프로



 나이를 불문하고 국내 남녀 프로 골퍼 중 동호인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신지애 최경주 양용은…. 천만에. '끝장 레슨'의 주인공 임진한(54·부산외대 초빙교수) 프로다. 매주 금요일 밤 SBS 골프채널에서 그가 진행하는 '레슨투어 빅토리'는 이제 골프 동호인들의 필수 프로그램이 돼 버렸다. 그의 인기 코너 '끝장 레슨'은 이미 장안의 화제를 넘어 주말 골퍼라면 한 번쯤 참가하고픈 동경의 대상이다. 비싼 돈 주고 생중계하는 미PGA 메이저대회 시청률을 앞선 것도 이젠 뉴스거리가 못 된다.

지난 1977년 약관 20세의 나이로 KPGA 무대에 데뷔한 임 프로는 1983, 1984년 최고 권위의 한국프로골프선수권을 연속 제패한 후 2000년 SBS 최강전 우승을 마지막으로 국내외에서 8승을 올린 후 은퇴했다. 1992년엔 국내 프로 선수 최초로 당시로선 큰 벽이었던 일본 프로테스트를 통과, 1996년까지 활동하며 3승을 기록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의 속설을 깨고 은퇴 후 그는 허석호 양용은 최광수 이미나 등을 길러내 지도자로서의 능력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트롱 그립이 최근 대세, 힘 약한 여성골퍼는 필수
임팩트 때 클럽 페이스 스퀘어로 돼 볼 똑바로 맞아
그립 잡을 땐 최대한 힘 빼야 비거리 늘릴 수 있어"

부산 출신인 그는 이후 선수 및 지도자 시절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신문에 골프 칼럼을 쓰고 골프 책도 내고, TV에도 나와 레슨을 하는 것도 모두 이 같은 연유에서다.

'끝장 레슨'을 한 번이라도 본 주말 골퍼들은 한결같이 "임 프로처럼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그리고 편안하게 설명해주는 코치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족집게 과외가 따로 없단다. 그래서 그의 레슨은 국내외 그 어떤 프로보다 믿음이 간다고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이름 앞에 항상 '한국의 레드베터'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진한 프로의 다양한 표정.

그 표정이 재밌어 여러 컷 잡아봤다.


■ "기본에 우선 충실하라"

수년 전 국제신문에 6개월간 골프 칼럼을 쓴 적이 있는 임 프로는 "촬영을 위해 전국을 돌면서 만난 각 지역 주말 골퍼들의 공통점은 기본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투어 프로들 가운데에도 오버스윙을 하거나 팔자스윙을 하는 등 독특한 습관을 지닌 프로들도 적지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그들은 골프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스윙 메커니즘은 지키고 있다는 것.

임 프로는 "골프의 기술은 하늘의 별만큼 다양하지만 이 자리에선 아마추어 골퍼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 몇 가지만 간략하게 소개한다"고 말했다.

우선 그립. 스윙의 첫 단계인 어드레스를 제대로 하려면 그립, 클럽의 정렬, 몸의 자세, 공의 위치, 발의 자세가 모두 잘 정돈돼야 한다. 임 프로는 이 중에서 그립이 스윙궤도를 결정짓고 힘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게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립은 몸의 파워를 클럽에 전달하는 매개로, 그립이 제대로 돼야 파워가 전달되고 방향의 일관성이 유지된다.

임 프로는 샤프트를 오른쪽으로 약간 틀어 잡는, 쉽게 말해 왼손 손바닥이 거의 바닥을 보고 그립을 잡는 스트롱 그립(아래 사진)을 권했다. 왼손의 엄지와 검지가 만드는 V자 홈은 오른쪽 어깨를 향하고, 왼 손등의 뼈는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두 번째까지 보여야 제대로 잡은 것이다.



이럴 경우 임팩트 순간 자연스럽게 클럽 페이스가 스퀘어로 세워져 볼이 똑바로 맞는다는 것이다. 반면 위크 그립일 경우 임팩트 순간 손목을 빨리 돌리지 않으면 클럽 페이스가 열려 대부분 슬라이스가 난다는 것이 임 프로의 설명이다.

특히 힘이 없는 여성 골퍼에겐 스트롱 그립이 필수적이며, 이래야만 공에 힘도 받고 볼이 잘 뜬다고 했다. 임 프로는 힘있는 투어 프로들도 위크 그립을 잡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덧붙였다.

임 프로는 또 그립을 잡을 땐 최대한 힘을 빼라고 주문했다. 있는 힘을 다해 물건을 잡을 때 힘의 세기가 10이라면 그립은 3~4 정도만 주라고 했다. 실제 스윙할 때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란다. 스윙 전 왜글을 할 때 헤드 무게가 느껴지면 힘을 제대로 뺀 것이며, 왜글 전에 손목에 힘을 빼고 흔들어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임 프로는 "결국 손목을 부드럽게 해서 힘을 빼야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있고, 그래야만 헤드스피드를 최대한 내 볼을 멀리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드럽지 않으면 절대 강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드라이버 샷.

보기에도 좋고 거리도 아주 멀리 날아갔다.



체중 이동도 강조했다. 이론은 쉽지만 가장 잘 되지 않는 것이 체중 이동이라고 강조한 그는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내려올 때 먼저 왼 발바닥으로 지면을 꾹 눌러주면서 체중 이동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운스윙 땐 지면에서 가까운 순서인 발바닥-무릎-히프-손 순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말 골퍼들이 거리가 나지 않는 것은 피니시 이후에 체중 이동이 되지 않고 오른쪽에 체중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 프로는 혼자서도 체중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했다. 백스윙 때 왼발을 들고, 다운스윙 때 투수가 공을 던지기 위해 발을 착지하듯 그 왼발을 땅에 디딘다는 것이다. 이후 팔로스루와 피니시는 일반 스윙과 똑같이 하면 된다. 이 연습이 제대로 이뤄지면 클럽 헤드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난다고 했다.

임 프로는 "이 연습은 체중 이동과 함께 스윙 템포를 일정하게 해주고 동시에 임팩트 때 힘을 주는 요령까지 터득하게 해줘 생겨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KLPGA에서 활동하는 김혜윤 프로는 평소 볼이 잘 맞지 않자 아예 이 스윙폼으로 대회에 나가 올해 생애 첫 우승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임 프로는 임팩트 순간 머리 위치는 반드시 공 뒤쪽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레슨 동영상이나 프로들의 스윙을 유심히 볼 때 머리 위치가 볼 앞에 있는 경우는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혹 백스윙이 다소 불안전하게 됐다 해도 머리 위치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임팩트 순간 바른 자세로 교정이 되기 때문에 슬라이스가 방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샷을 할 땐 숨을 내뱉은 상태에서 잠시 멈추고 스윙을 하라고 덧붙였다. 숨을 들이마시면 어깨가 불쑥 올라가면서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반드시 호흡조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임 프로는 퍼터를 바꿨다.

고리원전이 보이는 베이사이드CC.


임진한, 그것이 알고 싶다

국내 골퍼 중 가장 바쁘다고 소문이 자자한 임진한 프로.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일~월요일 '레슨투어 빅토리' 촬영, 화요일 임진한 아카데미 레슨, 수요일 학교 강의, 목요일 '레슨투어 빅토리' 기획 회의, 금요일 선배 연습장 레슨, 토요일 개인 사업 업무'.

가장으로선 거의 '빵점'에 가깝지만 농구 국가대표 출신인 부인 황영숙 씨가 잘 이해해줘 지금까지 그럭저럭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연습은 전혀 하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라운드를 한다는 임 프로는 몣1500명이 예선을 거쳐 30명이 본선에 오르는 일본 시니어 대회가 유일하게 출전하는 시합몤이라고 말했다.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얘기다. 참고로 베이사이드CC에서 취재를 위한 라운드에서 그는 72개를 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년부터 부산외대에서 골프 CEO과정을 연다"며 "많은 관심과 홍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3> 부산 사상구 타가골프연습장 이준식 프로

'out-in' 스윙 땐 우측 볼 2개 동시에 맞아 점검 가능
왼쪽 축 잡지 못해 허리가 먼저 돌아 슬라이스 생겨
좌측볼 2개 함께 맞을 땐 왼팔꿈치 안쪽으로 돌려 발생


골프연습장은 필드에 나가지 못하는 주말골퍼들의 안식처다.  
골프 실력은 흔히 필드에서의 라운드 수와 비례한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말마다 필드에 나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프로 골퍼들은 "필드에 나가 내기골프에 맛을 들이면 라운드 수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며 "차라리 연습장에서 스윙 폼을 점검해보는 것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주말골퍼들은 골프연습장의 순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습장에서 골퍼들을 보면 대개 천편일률적이다. 볼이 어디로 가든 개의치 않고 연방 샷을 날리는가 하면 치는 족족 슬라이스가 나도 스윙 폼을 점검하지 않고 인상을 쓰며 담배만 태워댄다. 해서, 연습장에선 이런 말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 '연습장을 찾는 횟수와 치는 볼 개수는 결코 실력과 비례하지 않는다'.
 부산 사상구 타가골프연습장의 이준식(31·KPGA)프로와 함께 연습장에서 효율적으로 스윙을 체크하는 법을 배워본다. 이 프로는 2008~2009년 미국 올랜도 칼 라비토 골프아카데미 지도자 과정을 마치고 올해 초 귀국,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선수들과 주말골퍼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프로는 스윙 폼 설명에 앞서 어드레스 때 볼 위치를 어디 두느냐고 대뜸 물었다. 업힐이나 다운힐이 아닌 평편한 라이인 경우 7번 아이언일 때 몸의 중앙, 숏아이언일 때는 이보다 더 오른쪽, 롱아이언일 때는 왼쪽이라고 답했다. 그는 "왜"냐고 되물었다. 순간 스스로 만족할 만한 시원한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모든 볼은 스윙할 때 몸의 중심에서 맞아야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져 탄도·거리·방향이 모두 좋아진다"며 "골프에서 스윙 궤도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앞서 체크해야 할 게 흔히들 쉽게 간과하는 어드레스 때의 볼 위치"라고 지적했다.

 이 프로가 설명하는 요지는 이랬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임팩트는 다운스윙 때 체중 이동으로 인해 몸의 왼쪽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볼을 몸의 왼쪽에 두어야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만일 볼을 몸의 중앙에 두면 볼이 맞을 때의 위치보다 약간 오른쪽에서 임팩트가 이뤄져 정확도나 방향성이 훨씬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7번 아이언일 경우 볼 위치는 몸의 중심으로 약간 좌측으로 두는 것이 좋다.

 어드레스 때 볼 위치는 왼발과 몸의 중심 사이에 두고, 로프트가 작아질수록 볼 반 개씩 왼쪽으로, 숏아이언일수록 볼 반 개씩 오른쪽으로 둬야 한다. 이 프로는 "골프 중계 때 어떤 아이언일 때 볼 위치가 어디 놓여 있는지 유심히 보면 아마도 앞서 설명한 대로 놓여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을 이용, 슬라이스를 잡는 법도 설명했다. 볼이 우측으로 크게 휘는 슬라이스는 볼과 클럽 헤드가 정면으로 맞지 않고 비껴 맞기 때문에 발생하는 주말골퍼의 적이다.
 슬라이스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흔한 것이 바로 다운스윙 때 체중이 실리는 왼쪽 축을 잡아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허리가 먼저 돌아 결국 클럽이 '아웃인(out-in)' 스윙 궤도로 나와 클럽페이스가 열려 슬라이스가 발생한다는 것. 이를 흔히 '업어친다'고 말한다.

 이 프로는 제대로 된 스윙은 "어깨-허리-무릎 순으로 백스윙을 하고, 다운스윙 땐 체중 이동이 돼 왼쪽 축이 고정되면서 무릎-허리-어깨 순으로 돌면서 볼이 스퀘어로 맞는다"며 "이 같은 스윙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연습장에서 볼 세 개로 점검해볼 것"을 제안했다.

    골프연습장서 무작정 볼만 치지 말고 볼 3개로 스윙의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이준식 프로. / 김성효 기자


아이언을 들고 앞서 설명한 대로 볼을 몸의 약간 왼쪽에 놓고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다. 여기에 다른 볼 하나를 먼저 놓은 볼의 우측 상단에, 또 다른 볼은 좌측 하단에 놓는다. 볼과 볼 사이의 거리는 각각 테이크어웨이 때 클럽에 볼이 닿지 않을 정도, 팔로스루 때 클럽 끝 부분이 닿지 않을 정도 지점에 놓는다. 대략 10~15㎝쯤 된다.

 이렇게 볼을 세 개 놓고(사진) 스윙을 할 경우 군더더기 없이 제대로 된 스윙이 이뤄지면 가운데 볼만 맞아 스트레이트 샷이 나오지만, 왼쪽 축이 무너져 허리가 먼저 돌아 이른바 '업어치게' 될 경우('out-in' 스윙이 될 경우) 우측 볼 2개가 동시에 맞게 돼 전형적인 슬라이스볼이 나온다.

심한 'out-in' 스윙.

덜 심한 'out-in' 스윙.


또 클럽이 다운스윙 땐 제대로 들어왔지만 임팩트 후 클럽을 목표 방향으로 던지는 느낌으로 뻗어치지 못하고 왼쪽 팔꿈치를 안쪽(왼쪽)으로 돌릴 경우 좌측 볼 2개가 동시에 맞는다. 이럴 경우 비껴 맞는 각도에 따라 훅 또는 슬라이스가 모두 생길 수 있다. 이 프로는 "스윙 때 세 개의 볼이 동시에 맞으면 최악의 경우"라며 "그때는 우측 볼 두 개를 놓고 업어치는 스윙 폼을 고친 다음 좌측 볼 두 개를 별도로 연습한 후 어느 정도 스윙 궤도가 잡혔다고 생각될 경우 세 개의 볼을 놓고 반복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연습이지만 목표 의식 없이 나 홀로 무작정 샷을 날리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 이 프로의 설명이다. 그는 "흔히 주말골퍼들은 연습장에서 공만 바로 날아가면 스윙이 잘된 것으로 착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공이 똑바로 가지 않았지만 스윙이 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는 또 "연습장에서도 필드에서처럼 샷 하나하나에 목표를 정해 볼을 쳐야 효과적인 연습이 된다"며 "볼을 많이 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공을 들여 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말골퍼들이 스윙 때 체중이동을 가장 어려워한다"며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스윙에서 체중 이동이란 체중을 이동시키기 위해 몸 전체를 움직여 오른발에서 왼발로 옮기는 것이 아니고 상체가 올바른 백스윙과 다운스윙이 진행되면 그냥 자연스럽게 체중 이동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기자 또한 체중 이동이 잘 되지 않자 이 프로는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정상적으로 하면 하체는 자연스럽게 따라 오니 이런 식으로 스윙을 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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