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 동부산CC

-힐 3번, 레이크 2번홀 등 파3홀 아주 어려워

-밸리 4번 부자(父子)가 홀인원 진기록 보유
-사계절 꽃이 지지 않는 아름다운 꽃대궐
-대부분 홀 2단 내지 3단 그린, 퍼팅 유의해야

동부산CC에서 가장 긴(챔피언티 563m, 레귤러티 542m) 파5홀인 레이크 8번홀. 장타자들은 정면 해저드를 티샷으로 넘겨 치지만 평범한 주말골퍼라면 우측 페어웨이를 보고 티샷을 날려야 한다. 이 홀은 서드샷까지 모두 잘 맞아야 3온이 가능하다.
  
우선 아름답다.
골프장은 오너의 취향에 따라간다 했던가.

경남 양산시 매곡동에 위치한 동부산CC에 처음 들어서면 골프장이 단순히 볼만 치는 공간이 아니라 대자연과 조화를 이뤄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가를 한 번쯤 되짚어볼 수 있다.

어디에 내놓아도 눈길을 끌 만큼 잘 생긴 소나무와 장미과의 상록 관목인 월계화 덩굴로 뒤덮인 고색창연한 절집의 격자무늬문을 빼닮은 문을 홀과 홀을 구분 짓는 울타리로 사용한 운치는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하기에 충분하다.

애당초 골프장 측에선 봄 여름 가을을 두고 하필이면 겨울에 취재를 온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분홍빛의 꽃잔디가 초록의 페어웨이와 묘한 색대비를 보여주는 레이크 1번홀. 너무 아름답다.
클럽하우스에서 본 골프장 전경.
코스에서 바라본 클럽하우스와 인공폭포.


비록 지금은 진홍빛 동백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른 봄부터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철쭉 목련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 벚꽃 영산홍 모란 할미꽃 붓꽃 섬기린초 용담 구철초 도라지 조팝나무꽃 해당화 꽃잔디 벌개미취 쑥부쟁이 등 우리 땅 산야에서 단아하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이란 꽃은 죄다 볼 수 있다. 한마디로 꽃대궐이라는 것.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왔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취재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서 아쉬웠다.

유홍준은 365일 꽃이 지지 않은 선암사를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이라고 했다. 기자는 사시사철 꽃이 지지 않고, 부산시민들의 대표적 근교산인 천성산과 대운산에 둘러싸인 금계포란형의 명당에 위치한 동부산CC를 우리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이라 부르고 싶다.

동부산CC의 회장이 한국 꽃예술의 선구자인 황수로 박사라는 사실은 이제 주말골퍼들에겐 공공연한 비밀이다. 클럽하우스 안팎에는 그의 꽃꽂이 설치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고 주차장 인근에는 그가 손수 담근 된장 간장 장독대도 마련돼 있다. 그의 절제된 미학의 예술혼이 골프장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파3홀은 프로도 울고 간다

동부산CC는 힐(3213m) 레이크(3259m) 밸리(3147m) 등 3개 코스 27홀로 구성돼 있다. 난이도는 레이크, 힐, 밸리 순. 간판 코스는 힐과 레이크 코스. 전장이 6472m(7078야드)로 골프장 치고는 약간 짧은 편이지만 국제 대회를 치르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또 한 가지. 동부산CC는 모든 티를 개방해놓고 있어 주말골퍼가 원할 경우 챔피언티에서 티샷을 할 수 있다.

윤정환 골프장 경기위원장은 "전장은 그리 길지 않지만 대부분의 홀에 OB와 해저드가 있는 데다 그린은 대부분 2단이라 까다로워 자신의 평균 스코어보다 4, 5개 더 나온다"며 "특히 파3홀이 길고 어려워 프로들도 울고 간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까다로운 파3홀은 힐3번, 레이크 2번, 4번홀.

핸디캡 1, 힐 3번홀은 챔피언티 186m, 레귤러티 165m, 레이디스티 127m. 우선 긴 데다 좌우 OB가 있고 북동풍이 자주 분다. 여기에 그린 좌우에 벙커까지 있어 티샷을 하기가 두려울 정도다. 또 티잉그라운드가 좌측을 보고 있어 주말골퍼의 절반 정도는 훅으로 인한 OB를 낸다.

파3, 핸디캡 1, 힐 3번홀,

핸디캡 1, 레이크 4번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챔피언티 191m, 레귤러티 169m, 레이디스티 128m. 겨울에 워낙 바람이 심해 일명 '폭풍의 언덕홀'로 불리는 이 홀도 좌우 OB가 있고 그린 주변에 여유 공간이 거의 없어 온 그린이 되지 않으면 십중팔구 OB구역에 빠뜨리기 십상이다.

파3, 핸디캡 1, 레이크 4번홀. 겨울에 워낙 바람이 심해 일명 '폭풍의 언덕홀'로 불린다.

재밌는 점은 힐 3번과 레이크 4번홀은 마주보고 있어 땅콩 모양의 길이 80m쯤 되는 동양 최대의 초대형 그린을 공유한다는 점. 동시에 두 홀은 골프장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해 있어 그린에서 아름다운 골프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핸디캡 2, 레이크 2번홀. 챔피언티 201m, 레귤러티 146m, 레이디스티 107m로 핸디캡 7. 레귤러티에선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이 홀에선 진행상 크게 문제 없으면 챔피언티를 권하고 싶다. 내리막이고 앞핀일 경우에도 최소 170m는 봐야 한다. 정확한 샷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우측이 해저드여서 좌측으로 티 샷을 날려야 하지만 그린 좌측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고, 벙커 뒤로는 둔덕이라 내리막 라인에 걸리면 해저드에 빠진 것보다 결과적으로 어렵다. 또 그린 앞 페어웨이가 해저드 쪽으로 경사져 막상 가보면 볼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홀 주변에 동백꽃이 만발해 일명 '동백홀'로 불린다. 윤 위원장은 "프로도 대부분 벙커에 빠뜨리며, 아마추어 시합 땐 더블파도 곧잘 나온다"고 말했다.

파3 핸디캡 2, 레이크 2번홀 챔피언티(201m). 사실 그린이 너무 좁게 보여 티샷하기가 막막하다.

이런 홀 저런 홀, 이런 재미 저런 재미
  
핸디캡 3, 파4, 좌 도그레그형인 힐 9번홀은 클럽을 대표하는 '시그니처홀'. 챔피언티 403m, 레귤러티 378m, 레이디스티 331m. 우선 긴 데다 그린 뒤로 웅장한 인공 폭포가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약간 내리막홀인 데다 그린 앞에 해저드가 있어 장타자일 경우 2온을 노려볼 만하지만 주말골퍼라면 끊어쳐야 한다. 페어웨이 우측 레귤러티 기준 230m 지점에 벙커도 유의해야 한다.
클럽을 대표하는 시그니처홀인 핸디캡 3, 파4, 좌 도그레그형인 힐 9번홀.
힐 9번홀 세컨샷.

핸디캡 2, 파4 힐 6번홀은 챔피언티 377m, 레귤러티 353m로 거리나 코스는 무난하지만 클럽에서 그린이 가장 어려운 홀이다. 핀이 우측 뒤에 꽂혀 있으면 2퍼팅은 기본, 3퍼팅도 각오해야 되기 때문에 세컨 샷 또는 어프로치 샷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3단 그린인 밸리 1번홀과 레이크 8번홀도 그린이 아주 어렵다.
핸디캡 2, 파4 힐 6번홀.

핸디캡 4, 파4 레이크 9번홀도 쉽지 않은 홀이다. 챔피언티 382m, 레귤러티 351m로 좌 도그레그형인 이 홀은 그린 앞 벙커의 턱이 높아 세컨 샷의 경우 클럽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클럽 챔피언대회에서 특히 실수가 많이 나오는 홀이다.

핸디캡 1, 파4 밸리 9번홀은 챔피언티 386m, 레귤러티 360m에 오르막이어서 세컨샷은 롱아이언이나 우드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2온이 힘들어 주말골퍼들이 부담스러워하는 홀. 그린 앞에 3개의 벙커가 종대로 위치해 있어 만일 벙커에 빠질 경우 탈출에 애를 먹는 홀이다.

핸디캡 1, 파4 밸리 9번홀.

동부산CC는 홀인원과 관련한 재밌는 파3홀이 둘 있다.

밸리 4번홀은 부자가 홀인원을 한 홀이다. 2003년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아들이 7번 아이언으로 레귤러티(130m)이 클럽 최연소 홀인원 기록을 세운 후 6년 뒤 아버지가 홀인원을 함으로써 국내 최초 부자 홀인원 기록을 세웠다. 천성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힐 8번홀(레귤러티 163m)은 한 팀에서 2명이 홀인원을 한 케이스. 이 두 홀은 워낙 홀인원이 많이 나와 나무 심을 데가 없을 정도다.

파3, 밸리 7번홀은 클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일랜드홀. 챔피언티 174m, 레귤러티 149m. 온그린 됐을 때 팡파르와 함께 시원한 분수가 뿜어져 나와 피로를 잊게 해준다.

밸리 7번홀.
밸리 7번홀은 온그린이 되면 분수 폭포가 올라온다.
밸리 7번에서 8번으로 이동할 때 본 워터해저드. 우리나라 지도를 닮았다.

또 한 가지. 레이크 1, 5, 7번홀과 밸리 5번홀은 티잉그라운드와 페어웨이를 바로 보고 있지 않아 티샷 때 이에 유의해야 한다.

욕심을 버려라, 스코어가 잘 나온다

욕심을 버려야 하는 홀도 있다.

핸디캡 6, 파5 힐 5번홀. 챔피언티 531m, 레귤러티 506m로 길지만 내리막이라 티샷은 무난해 보이지만 페어웨이의 언듈레이션이 특히 심해 세컨 샷의 라이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 그린 앞 90m 지점에 해저드가 있어 세컨 샷은 해저드 앞에 떨어뜨리거나 해저드 우측 공간을 보고 정확하게 쳐야 한다. 티샷 때 좌측 숲을 넘기는 것은 웬만한 장타자가 아니고선 시도해선 안 된다.

핸디캡 6, 파5 힐 5번홀.

핸디캡 3, 파5 레이크 8번홀은 클럽에서 가장 긴 홀. 챔피언티 563m, 레귤러티 542m. 여기에 오르막인 데다 페어웨이가 둘이다. 정면 해저드를 넘기려면 레귤러티 230m 이상을 날려야 한다.

주말골퍼라면 해저드 우측 벙커(레귤러티 기준 210m) 좌측 멋진 등 굽은 소나무를 보고 쳐야 거리를 줄일 수 있다. 괜한 욕심을 부렸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세컨 공략 땐 페어웨이 좌측으로 공략해야 한다. 우측에 보이지 않는 해저드가 있기 때문이다. 이 홀은 서드 샷까지 모두 잘 맞아야 3온이 가능하다. 그린도 무지 어렵다.

핸디캡 6, 파4 밸리 8번홀은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이 비스듬하게 위치해 있고, 그 사이에 해저드가 버티고 있는 형국. 챔피언티 341m, 레귤러티 315m. 훅이 나면 막창이 날 수 있고, 거리 욕심을 부리다 슬라이스가 나면 해저드에 빠지거나 벙커(레귤러티 기준 200m)에 빠질 수 있다. 자신의 거리에 맞게 티샷을 날려야 한다

핸디캡 6, 파4 밸리 8번홀.

동부산CC 황수로 회장은 "우리 골프장은 코스 관리뿐 아니라 골프장의 조경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전국의 여타 골프장에서 시찰을 올 정도로 아름답다"며 "앞으로도 자연과의 조화에 더욱더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클럽에는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 밤 경기를 위한 나이트 시설이 없다. 

레이크 1번홀.
레이크 3번홀.
레이크 5번홀.
레이크 7번홀.
레이크 9번홀.
힐 1번홀.
힐 4번홀.
힐 7번홀.
천성산 정상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3, 힐 8번홀.
힐 8번홀의 퍼팅.
동부산CC 진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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