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409> 김천 삼도봉~대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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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덕산 정상에서 본 삼도봉. 아직도 능선길에 끝물 억새
                                      가 바람에 휘날린다.  
   
 
삼도봉(三道峯). 이름 그대로 3개 도에 걸쳐 있는 봉우리다.
그렇다면 남한에 삼도봉이란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몇 개나 될까. 정답은 3개다. 모두 백두대간 줄기다.

부산경남의 산꾼들에게 우선 떠오르는 봉우리는 지리산 삼도봉일 터. 지리산의 서부능선에 위치한 삼도봉(1550m)은 경남(하동)과 전남(구례) 전북(남원)의 경계지점에 우뚝 솟아 있다.

반야봉(1732m) 바로 아래 위치한 삼도봉의 원래 이름은 낫의 날을 닮아 낫날봉. 발음이 쉽지 않아 '날라리봉' '늴리리봉'으로 불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의해 삼도봉으로 새 이름을 부여받았다.

충북(영동) 경북(김천) 전북(무주)의 경계점에 위치한 삼도봉(1177m)도 있다. 경계를 가르는 도(道)가 완전히 달라 봉우리 앞에 '오리지널' 혹은 '혼또'라는 수식어가 흔히 붙는다. 정상엔 3개 도 주민들이 세운 대화합기념탑이 있다. 국립공원 소백산과 속리산을 거쳐 추풍령에서 잠시 숨을 고른 백두대간이 덕유산을 향해 서서히 고도를 높이다가 3개 도의 경계지점에 이르러 우뚝 솟구쳐 오른 봉우리다.

또 다른 삼도봉(1249m)은 경북(김천) 전북(무주) 경남(거창)을 구분짓는 봉우리. 대화합기념탑이 위치한 삼도봉의 남쪽에 바로 이웃한 대덕산을 지나면 곧바로 만난다.

삼도봉 아랫마을인 김천시 대덕면 덕산마을 촌로에게 대덕산과 이웃한 삼도봉을 아느냐고 물어보니 대덕산에 속하는 하나의 봉우리라고 말할 뿐 금시초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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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백두대간길인 삼도봉~대덕산 코스는 억새와 산죽이 일품이지만 삼도봉 초입에 만나는 노란 낙엽송도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리해보면 백두대간의 산줄기는 남으로 흘러 흘러 대화합기념탑이 있는 '오리지널' 삼도봉에서 대덕산~삼도봉을 거쳐 덕유산 백운산 지리산으로 이어진다.

이번 주 산행팀은 초점산이라고도 불리는 삼도봉에서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헌걸찬 능선길을 내달렸다. 1000m가 넘는 고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가슴이 탁 트일 만큼 시원하고 사각사각 즈려 밟히는 낙엽은 초겨울 산행의 진면모를 체험케 해준다.

산행은 덕산마을~낙엽송길~숯가마터~긴 너덜길~능선~작은 암봉(전망대)~포갠바위~삼도봉~안부~헬기장~대덕산~얼음골 약수터~덕산재 갈림길~덕산마을 순. 5시간 정도 걸린다.

들머리 덕산마을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과 경북 김천시 대덕면의 경계인 덕산재에서 김천쪽으로 가장 가까운 마을. 덕산재에서 차로 2분 정도 걸리고 1㎞ 거리.



마을 앞 길가에 '미끄럼주의 빙판길 전방 300m'라고 적힌 조그만 팻말이 세워져 있다. 길 건너 밭 사이 시멘트길로 간다. 정면에 두 개의 큰 봉우리가 보인다. 왼쪽이 삼도봉, 오른쪽이 대덕산.

곧 사거리. 직진한다. 우측길은 대덕산을 거쳐 하산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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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색이 바랜 낙엽송 군락지를 따라 걷는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낙엽송은 힘이 넘친다. 푹신푹신한 길과 계곡의 물소리, 여기에 산죽과 억새가 곁들여져 적어도 이 순간만은 안성맞춤 길이다.

하지만 올라갈수록 묵은 길이 이어진다. 나무 넝쿨이 길을 막고 있는데다 돌마다 이끼가 덮고 있다. 이렇게 35분 정도 오르면 계곡(큰골)과 만난다. 과거 폭우로 쓰러진 듯한 나무 밑을 통과, 계곡을 건너 올라선다. 뱀 사냥용으로 추정되는 파란그물을 지나면 길은 더더욱 희미해진다. 일단 능선쪽으로 치고 오르기 위해 길이 보일 듯한 10시 방향으로 무작정 오른다. 옛 길 흔적이 보였다가 이내 사라지기가 수 차례. 과거 숯가마터로 추정되는 곳을 지나면 이번엔 너덜길. 주변엔 길이 없어 선택의 여지없이 무작정 오른다. 여기서 능선까지 40여분 동안은 정답이 없다. 때문에 리본도 달지 않았다. 참고하길. 마침내 능선. 능선에 올라도 아직 뾰족한 길이 없다. 우측 나무숲을 헤치고 전진한다. 그야말로 악전고투.

10분 뒤 작은 암봉을 지나 2분 정도 다시 고생하면 상당히 묵은 좁은 오솔길을 만난다. 15분 뒤 포갠바위를 지나면서 비로소 길다운 길을 만난다. 이제 고생 끝. 다시 한 굽이를 넘으면 눈앞에 억새군락지가 펼쳐진다. 끝물이지만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기서 삼도봉까지는 10분 거리.

조그만 정상석엔 삼도봉, 그 옆 작은 글씨로 초점산이라 적혀있다. 정상석을 기준으로 서쪽 무주땅, 남쪽 거창땅, 동쪽은 김천땅이다. 서쪽으로 덕유산 삼봉산 향적봉 중봉 백암봉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이, 남쪽 거창쪽으론 뾰족봉인 금귀봉 보해산 흰대미산 양각산 수도산 월매산 단지봉 가야산 독용산 등이 산의 물결을 이룬다.

산행팀이 넘어야 할 또 다른 봉우리인 대덕산은 코 앞에 있다. 김천시 대덕면에 위치한 대덕산(大德山)은    
   
예부터 이곳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모두 많은 재산을 모아 은혜를 입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

삼도봉에선 백두대간 능선길이라 35분 정도 그냥 내달리면 된다. 산길도 선명한데다 능선길 주변이 온통 끝물 억새군락지다. 신불평원이나 화엄벌이 전혀 부럽지 않다.

정상은 헬기장. 북으로 민주지산 석기봉과 백두대간 산줄기인 삼도봉 막기항산이 잇따라 펼쳐진다.

하산은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제법 급경사 길이지만 낙엽과 산죽길이 아주 인상적이다. 25분 정도 뒤 얼음골 약수터. 잠시 목을 축이자. 이후부터 완연한 낙엽길. 지그재그 산길인데다 발목까지 덮여 여간 즐겁지 않다. 약수터에서 25분쯤 뒤 덕산재 갈림길. 좌측은 덕산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이어서 산행팀은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으로 간다. 대간길을 버리니 갑자기      
길이 사라진다. 할 수 없이 계곡으로 내려서니 우측에 산길이 보인다. 10분 뒤 산행 초입 만나는 첫 사거리에 닿고, 다시 10분 뒤 덕산마을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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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기전에
- 파커 등 겨울장비 챙겨야
- 오를때 너덜길 만만찮아  
 
백두대간 산줄기인 대덕산~삼도봉(초점산) 코스는 경북 김천시 대덕면과 전북 무주군 무풍면의 경계인 덕산재에서 출발, 두 봉우리를 넘은 다음 거창의 소사재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덕산재 정상에는 폐업을 한 주유소가 지금은 '대덕산 산삼 감정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고 길 건너편에는 대형 대덕산 등산로 안내판과 그 뒤로 등산로가 열려 있다.

산행팀은 이 길을 이용하지 않았다. 우선 대중교통인 버스가 덕산재까지 오지 않는데다, 덕산재에서            대덕산 하산길에 만나는 얼음골 약수터.
출발하면 원점회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행팀은 덕산마을에서 출발, 원점회귀 산행을 위해 5만분의 1 지형도에 답사할 코스의 선을 그어 산행코스를 정했다. 큰골에 닿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산행이 순조롭다. 하지만 이후 산행은 능선을 차고 오르는 그야말로 개척산행이다. 특히 너들겅에선 바위들이 제멋대로 얹혀 있어 넘어지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커 세심한 주의를 당부한다. 지금부턴 파카 등 겨울장비가 필요할 때다.


# 교통편
- 성주댐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 일품

부산서 열차를 이용, 김천역에서 내린 다음 김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덕면으로 이동해야 한다. 시외버스터미널은 김천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부산역에서 경부선 김천행 새마을호(1만5700원) 열차는 오전 6시5분, 8시35분에, 무궁화호(1만500원)는 오전 5시30분, 6시30분, 6시50분, 7시35분, 8시5분, 9시5분에 출발한다. 각각 2시간, 2시간20분 걸린다.

김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무주행 직행버스를 이용, 대덕면 덕산마을에서 하차한다. 오전 10시에 있다. 3700원.

무주에서 출발, 덕산마을을 거쳐 김천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오후 4시, 6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김천역에서 부산행 새마을호는 오후 6시1분, 7시54분, 밤 10시1분에, 무궁화호는 오후 5시16분, 6시25분, 7시23분, 8시21분, 밤 10시29분에 있다.

승용차는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 화원IC~성서IC~성주 방면 30번 국도 좌회전~계명대 지나~성주 선남~무주 성주~무주 고령~무주 성주 방면 33번 국도 우회전~무주 김천 왜관 좌회전~무주 대덕 30번 좌회전~무주 거창 방면 좌회전~관기삼거리서 무주 방면 우회전~덕산마을 순으로 가면 된다. 들머리인 덕산마을로 갈 땐 성주댐을 끼고 달리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기다리지만, 귀가땐 밤이라 김천시내로 이동해 경부고속도로 김천IC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4.11.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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