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겨울철 골프 요령>

  -에이원CC 정남배 명예 클럽챔피언

                  

  국내 여자 무대에서 1승도 신고하지 못한 배경은 프로가 지난 2005년 겨울 파4 홀(380야드)에서 날린 드라이버 샷이 바로 온그린 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볼이 꽁꽁 언 페어웨이를 맞고 떼굴떼굴 굴러준 덕분. 이 홀에서 그는 투 퍼트를 하고도 버디를 잡았다.

 이처럼 겨울 골프는 프로든 주말 골퍼든 의외성이 많다. 내기 골프를 하더라도 핸디캡을 주지 않을 정도니까. 토핑한 볼이 굴러 온그린이 되는 것은 다반사고, 미스 샷 된 볼이 꽁꽁 언 해저드를 맞고 기사회생하기도 한다. 그뿐인가. 그린을 향해 쏘아 올린 회심의 샷이 딱딱한 그린을 맞고 하늘로 솟아 그린 뒤편으로 날아가 어이없는 OB가 되기도 한다.

언 워저드 맞고 온그린 가능성이 있는 남코스 5번 홀.


 그래서 겨울 골프는 '운칠기삼'이라고. 코스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 보니 스코어를 구성하는 요인이 운 70%에 기술은 3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코어도 평소보다 10개 안팎으로 들쑥날쑥하기 일쑤.

 에이원CC 정남배(50) 명예 챔피언(이하 정 챔프)은 "운칠기삼은 겨울 골프를 잘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라운드 전 겨울 골프 대처 요령만 숙지하면 '운오기오' 정도로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챔프는 2005, 2008, 2009년에 각각 에이원 클럽 챔피언전에서 우승한 경력을 자랑한다. 부산 골프계에게 몇 안 되는 명예 클럽챔피언이다. 덩치는 작지만, 쇼트 게임에 탁월한 실력을 보유한 정 챔프와 함께 겨울 골프를 함께 배워보자.

겨울엔 평소의 4분의 3스윙으로 맞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평소 정남배 챔프의 7번 아이언 스윙 모습.


워밍업 없이 클럽을 잡지 마라

 지난 7일 오전 양산시 매곡동 에이원CC. 이날 부산의 최저 기온은 영하 4도였지만 대운산 천성산에 둘러싸인 에이원은 혹한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 기온은 영하 8도. 취재만 아니라면  집에 오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지난 4일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얼어버려 티잉그라운드와 페어웨이를 제외한 벙커나 러프 등지에는 잔설이 남아 있었다. 골프장 측은 이를 고려해 손님들에게 컬러볼 3개씩을 제공했다. 초보자는 별도 컬러볼을 더 준비해야 한다. 흰 볼은 벙커에 빠진 걸 뻔히 보고도 찾을 수 없으니까.

 정 챔프는 "겨울 골프는 스코어보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칭이 샷 요령이나 코스 공략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추위로 근육이 굳은 상태에서 거리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풀스윙을 하다 언 땅을 내려찍는 소위 '뒤땅'을 때렸다가는 팔꿈치나 갈비뼈 허리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을 위험이 크다. 당장은 큰 부상이 아니더라도 이게 후유증으로 남아 부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정 챔프는 라운드 전 자동차를 예열하듯 스트레칭으로 워밍업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몸에 땀이 날 정도까지 해주는 것이 좋으며, 워밍업이 안 된 상태에서는 절대 클럽을 만지지 말라"고 충고했다.

 "단번에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서둘러 드라이버로 풀스윙을 반복하면 근육이 놀라 순식간에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이럴 땐 차라리 5분 정도 제자리 뛰기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옷은 두꺼운 것보다 얇은 옷을 켜켜이 입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동할 땐 카트를 타기보단 걷는 것도 체온 유지의 좋은 방법이다. 타이거 우즈는 기온이 내려가면 절대 카트를 타지 않고 걷는다고 한다. 추위 앞에는 장사가 없다.

코스 공략은 '쓸어치고 굴려 쳐라'

겨울 필드는 대부분 얼어 있어 찍어치는 샷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정 챔프는 "겨울에는 몸통 회전을 원활하게 하려고 스탠스를 평소보다 약간 크게 한 후 찍어치는 샷보다는 4분의 3 스윙으로 걷어내듯 쓸어치는 기분으로 맞히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겨울 골프는 거리보다는 방향성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속설에 부합되며, 동시에 부상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린 공략 땐 그린 3m 앞을 노려 런으로 온그린되게끔 하는 게 좋다. 얼은 그린을 직접 노리면 볼은 어김없이 튀어 그린 밖으로 나가는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겨울엔 옷을 많이 껴입어 몸통 회전이 원활하지 않아 거리가 생각보다 적어 한 클럽 길게 잡는 것이 무난하다.

그린 주변에서는 상황에 맞춰 클럽을 택해야 하는 창의적인 골프가 필요하다.
 정 챔프는 "그린 근처에서 샷을 할 땐 56도나 60도 등 로프트 각이 큰 웨지는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말고 피칭웨지나 8번 또는 9번 등 쇼트 아이언을 이용해 톡톡 굴려야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그린에선 프로들도 볼을 자유자재로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사나 장애물이 없는 그린 주변에서는 아예 퍼터로 핀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잔설이 남은 서코스 1번 홀. 컬러볼 준비는 필수.

골프화 바닥의 눈은 수시러 털어줘야 한다.


 벙커 탈출도 겨울에는 평소와 달리하면 유리하다. 턱이 높지 않은 벙커가 얼었을 때도 샌드웨지 대신 퍼터로 굴리는 편법을 써도 무방하다. 반면 벙커의 눈 위에 볼이 있으면 샌드웨지로 퍼올리듯 하면 뜻밖에 쉽게 탈출할 수 있다. 눈을 밟은 다음에는 반드시 골프화 바닥을 클럽으로 털어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

 티 높이도 빠뜨릴 수 없는 고려의 대상이다. 얼은 티잉그라운드에서 원하는 만큼 티가 잘 들어가지 않아 기자가 대충 꽂고 치려고 하자 정 챔프는  "주말 골퍼들이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 티 높이"라며 "귀찮더라도 티 높이는 평소와 같게 꽂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하이볼이 나오지 않을까 봐 심적으로 불안하고, 이 불안한 마음이 스윙 폼을 흐트려 곧바로 미스 샷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 챔프는 볼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볼의 반발력이 떨어져 비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홀 아웃 후 이동할 땐 꼭 주머니 속에 넣어 따뜻하게 하면 거리 손실을 줄일 수 있어요."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퍼팅

겨울 그린은 잔디의 생육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기본적으로 짧게 깎을 수가 없다. 잔디 보호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린의 잔디가 길어서 우선 그린 스피드가 늦고 라인도 덜 탄다. 평소보다 과감하게 세게 쳐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그린의 환경도 시시각각으로 변해 흔히 겨울 그린을 카멜레온이라 부른다. 꽁꽁 언 데다 서리까지 낀 오전 그린에선 좀 더 세게 쳐야 하지만 기온이 조금씩 오르면서 서리가 없어지는 오후 그린에서는 오전보다 조금 약하게 퍼팅해야 한다.

 챙겨야할 변수가 또 있다. 앞서 설명한 상황이 정적이라면 골퍼의 스파이크에 달라 붙은 얼음이나 서리 그리고 잡풀 등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것은 동적인 변수. 이 모든 것이 퍼팅할 때 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골퍼들은 그린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 타라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볼이 미세하게 통통 튀면서 구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 해서, 먼저 하는 동반자의 퍼팅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것은 필수 사항이다.

 스키장 덕분에 무주는 겨울 여행지로 각인돼 있지만 알고 보면 여름철 가족동반 여행지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나라땅 최고의 계곡으로 무주33경을 품은 구천동계곡, 스키 이외에도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해 사계절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는 무주리조트가 자림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을 기준으로 서로 반대쪽에 위치한 구천동계곡과 무주리조트는 산꾼들에게 들머리와 날머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차로 이동하면 6, 7분 정도 걸린다.

 무주리조트 곤돌라가 생긴 1997년 이전의 덕유산 등반길은 십중팔구 구천동계곡에서 출발해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르는 코스가 일반적이었다. 산행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삼공매표소에서 백련사까지의 6㎞ 구간은 삼림욕을 겸한 가족 산책로로 제격이다. 녹음이 우거진 계곡 숲속에 들어서면 사바세계에서 찌든 삶이 눈녹듯 사라지며 1분 이상 발을 담그기 힘든 계곡수는 수정같이 맑고 청명하다.
 예부터 9000명의 생불(生佛)이 나올 정도로 깊고 그윽한 계곡이라 해서 명명된 구천동계곡에는 무주33경이 숨어 있다.

 삼공매표소를 통과하면 15경 월하탄부터 시작되며 나머지 1~14경은 구천동계곡 하류인 원당천을 따라 포진해 있다.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던 나제통문(1경) 백련사(32경) 덕유산 정상 향적봉(33경)을 제외한 나머지는 굽이굽이마다 모두 너른 반석과 크고 작은 소 담 폭포가 이어져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는다.

 폭포수가 달빛에 비치면 장관을 이룬다는 월하탄, 옛날 백련사를 오가는 스님들과 불도들이 쉬어가는 곳인 안심대, 2단폭포인 구천폭포 등을 거쳐 속세와의 인연을 끊는다는 이속대를 벗어나면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천년고찰 백련사에 이른다.

여기서 놓쳐선 안 될,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쉬운 볼거리가 하나 있다. 백련사 일주문 옆 부도밭 맨 우측에는 최근 조성한 듯한 회백색 부도탑 두 기가 바로 그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www.dailymail.co.uk) 회장을 지낸 러더미어 3세와 그의 한국인 장모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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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연이 이랬다.
러더미어 3세의 두 번째 부인은 한국인이었고, 그의 장모 전주 최씨(최낙순)의 고향이 무주 구천동이었다. 생전에 구천동계곡을 찾은 러더미어 3세는 계곡의 풍광에 매료돼 사후에도 영원히 이곳에 남을 방법으로 부도를 택했다고 전해온다. 장모는 오래 전부터 백련사의 절실한 신도였고, 이를 계기로 러더미어 3세의 도움으로 백련사에 많은 시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란히 놓인 두 기의 부도는 장모와 사위의 것인 셈이다. 부도 바로 옆 안내석에는 '영국 자작 러더미어 3세'와 그의 부인 및 장모의 이름, 그리고 이 같은 사연이 적혀 있다. 참으로 사람의 인연은 묘하고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정확히 10년 전인 1998년 조성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뒤늦게 그 사연이 밝혀지면서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고 전해온다. 씁쓸한 점은 당시 언론에서 러더미어 3세와 장모의 부도 조성 사연에 촛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미망인의 상속액이 얼마였던가에 관심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다시 무주33경으로 돌아와 나머지 14경을 보려면 무주리조트에서 나와 좌회전, 고가도로를 타지 않고 그 왼쪽 '성주 설천' 방향 37번 국도를 타면 된다. 대부분 계곡 쪽으로 접근이 차단돼 있지만 중간쯤 주차할 공간과 진입로가 한 곳 보인다. 제6경인 일사대 가는 길이다. 구천동계곡 3대 명승지 중의 하나인 이곳은 구한말의 학자 송병선이 서벽정을 짓고 대자연과 더불어 은거한 곳이다. 너른 암반과 소가 형성돼 있어 멋과 운치가 빼어나 한번 들러볼 직하다.

 37번 국도를 따라 계속 달리면 1경인 나제통문에 닿는다. 안내원이 옛 병졸 복장을 한 채 관광객을 맞고 있다. 나제통문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최근 무주시가 조성한 반디랜드를 거쳐 무주읍으로 이어지며, 우측 나제통문을 통과하면 경북 김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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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33경 중 2경인 백련사 대웅전(왼쪽)과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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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33경 중 27경인 구천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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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33경 중 1경인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던 나제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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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리조트와 설천봉을 잇는 관광곤돌라.




길따라 맛따라
        
- 해운대구 송정동 광어골 안나수



꽃 풍선 양초 등으로 로맨틱한 분위기 연출
파스타 피자 송아지 안심스테이크 맛 일품

 
해산물 대신 쇠고기가 들어가는 '쇠고기와 고로곤졸라가 들어간 크림 파스타'. 안나수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처음엔 쌉쌀하지만 끝 맛이 땅콩 맛처럼 고소한 이탈리아 야채 루꼴라가 들어간 '새우 루꼴라 파스타'.
   사과 슬라이스와 계피 맛이 나는 시나몬을 토핑한 후 꿀을 바른 스위트 피자.
   부드러운 한우 송아지 안심에 버섯소스를 곁들인 '버섯소스 송아지 안심 스테이크'.

테이블 사이의 벽 역할을 하는 센스있는 옷걸이.

물잔도 바다처럼 파랗다.


   '안나수'의 셰프 정운현 씨.

프러포즈 명소임을 알리는 안내글.

프러포즈를 위해 예약한 방.


 '안나수'.
 우선 이름이 특이하다. 외국인 이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안나'에 주인장 자신의 이름 끝 자 '수'를 조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이름 못지않게 건물도 이국적이다. 한 번쯤 뒤돌아 보게 하는 하얀색 7층 건물이다. 느림보 기차가 지나가는 송정의 푸드로드 광어골 끝자락에 위치해 바닷가가 한눈에 펼쳐진다. 양식장의 부이가 바둑판처럼 정렬돼 있고 이따금 고깃배가 작은 물거품을 일으키며 지나간다. 한적함과 고풍스러움이 묻어나는 이곳은 얼핏 지중해 연안의 작은 항구나 홍콩 남부의 스탠리와 분위기가 흡사하다.
 

 어라, 근데 바로 옆 건물이 거북선 모양이다. 거북선과 지중해풍 하얀색 건물. 그러고 보니 동·서양의 만남이다. 부조화 속의 조화란 이럴 때 쓰는 걸까. 

 2, 3층 실내로 들어서면 은은한 조명과 함께 바닥과 계단 곳곳에 작은 촛불이 놓여 있다. 좀 더 돌아보면 유럽의 고성(古城)을 방불케 하듯 미로처럼 설계돼 있다. 고풍스러운 와인 진열장과 장미꽃이 놓인 가구들도 눈에 띈다. 아늑하고 은은한 여성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야외 테라스가 보이는 곳에 자리 잡았다. 겨울이지만 유리로 바람을 막아서인지 꽃들이 만개해 있다. 

 2003년 문을 열었다. 정운현 셰프와 얘기하다 재미있는 점을 하나 발견했다. 이곳은 원래 '씨푸드' 위주로 메뉴를 다양화하려고 했지만 생선 등 해산물을 쉽게 접하는 지역 고객들의 반응이 이랬단다. "양식당까지 와서 꼭 해산물을 먹어야 하나." 

 해서 안나수에서 잘 나가는 파스타는 해산물 대신 쇠고기가 들어가는 '쇠고기와 고로곤졸라가 들어간 크림 파스타'(2만 원)다. 크림 소스를 베이스로 독특한 치즈 향의 고로곤졸라와 쇠고기의 절묘한 조화가 일품이다.
 
 새우 루꼴라 파스타(2만1000원)도 잘 나간다. 이탈리아 야채인 루꼴라는 처음엔 쌉쌀하지만 끝 맛이 고소한 땅콩 맛이다. 이 또한 별미로 인기가 높다.

 사과 슬라이스와 계피 맛이 나는 시나몬을 토핑한 후 꿀을 바른 스위트 피자(2만 원)는 달콤함과 얇은 도우의 아삭함이 묻어나 디저트의 느낌이 난다. 부드러운 한우 송아지 안심에 버섯소스를 곁들인 버섯소스 송아지 안심 스테이크(3만8000원)도 '강력추천' 메뉴이다.
 

 안나수는 최근 프러포즈 전문 레스토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지수 대표는 "예약할 때 가격대별 다양한 코스 요리를 택할 수 있으며, 꽃과 양초 풍선 등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고 말했다. 특히 레드카펫처럼 꽃잎으로 꽃길도 만들어주고, 테이블도 꽃으로 장식해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요즘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프러포즈 이벤트가 이뤄지며 주말이면 하루에 2~3팀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동행한 여성에게 장미꽃 선물을 원한다면 화장실을 가보시라. 거울 앞에 항상 장미꽃이 준비돼 있다. 

화장실에 준비된 장미꽃.

손님들을 위해 화장실 내 준비된 장미꽃.


안나수의 변기엔 항상 꽃잎이 보인다. 직원들이 수시로 신경을 쓴단다.

화장실 문도 지중해 풍으로 만들어 놓았따.


고백을 자극하는 문구.

오후 3시쯤의 안나수 풍경.


와인과 각종 치즈를 보관중인 진열장.

곳곳에는 꽃을 이용한 작품들이 보인다.


 궁금해서 살짝 물어봤다. 한 달에 드는 꽃값은. 돌아온 대답은 80만~100만 원. 과연 프러포즈 전문 레스토랑답다. 덕분에 결혼으로 이어져 결혼기념일에 다시 찾는 단골 부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단체 모임도 가능해 1인당 4~5만 원대의 식사를 할 경우 한 층을 모두 빌릴 수 있다. 

이 건물 4층에는 안나수가 직영하는 노래방이 있다. 연인을 위해 세레나데 한 소절만 불러도 사랑이 이뤄질 것 같다. 이곳에서 식사 주문도 가능하다. 안나수는 진정 프러포즈를 앞둔 청춘 남녀에게 안성맞춤인 듯싶다. (051)702-5830~1

노래방 시설도 아주 깔끔하다.

바다가 보이는 노래방.


 

 



신설 골프장 탐방
  - 거제도 드비치(DeBeach) 골프클럽

내년부터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를 이용하는 주말 골퍼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도 최북단 장목면의 송진포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3베이 링크스 코스인 드비치 골프클럽(이하 드비치)이 내년 1월 중순께 개장하기 때문이다.

  드비치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 홀(챔피언티 196m, 블루티 174m, 화이트티 146m)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주변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넋을 잃을 정도다.

 지난 19일까지 실시한 시범라운드에서 쏟아진 호평이 바다 건너까지 들릴 정도였다. 18홀 회원제 골프 클럽인 드비치는 10개 홀이 바다와 맞닿아 있고 모든 홀에서 거제 앞바다가 펼쳐져 라운드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국내에는 현재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와 제주 중문골프클럽, 그리고 지난 9월 개장한 전남 해남 파인비치 정도가 괜찮은 링크스 코스다. 골든베이와 파인비치는 썰물 때 갯벌로 변하고, 중문골프클럽은 해발이 높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드비치는 세 클럽이 가진 단점을 모두 보완해 최고의 링크스 코스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18홀서 모두 바다 보여…이 중 10개 홀은 바다와 맞닿아
바람 거의 없어… 30년 평균치 제주의 절반도 안 돼
내년 1월 중순 개장… 거가대교 관포나들목에서 6분 거리

하늘이 내린 천혜의 기후 조건

 거제도는 섬이다. 섬은 먼바다에서 부는 바람과 가장 먼저 몸을 부대껴야 하는 존재여서 섬과 바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떠나기 전 섬 남쪽 도장포의 새 명소 '바람의 언덕'을 떠올리며 얇은 옷을 입고 또 껴입었지만 드비치에선 제주의 억센 바람처럼 사납지 않다. 갯가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머금은 12월의 산들바람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드비치의 최병호 대표에게 "오늘은 바람이 별로 불지 않네요"라고 했더니 그는 "섬 남쪽과 달리 이곳은 원래 바람이 적다. 공사 기간 3년 동안 실제로 그랬다"라고 말했다. 

사실이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71~2000년 30년 동안 거제도의 평균 풍속은 1.8m/s. 같은 기간 제주도(3.8)나 부산(4.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물론 관측소의 위치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이곳의 바람은 뜻밖에 잠잠하다. 

"태풍 때 남해안을 지나는 어선이나 화물선 대부분이 골프장과 칠천도 사이의 바다로 몰려들지요. 이곳은 1597년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왜군에 의해 수몰된 칠천량 해전의 전장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지요." 참고로 드비치가 위치한 송진포는 장목면의 동쪽인 가덕도 쪽이 아니라 서쪽인 칠천도와 마주 보고 있다. 

바람과 함께 골프장에서 중요한 안개 또한 드비치에선 드물다. 역시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년 평균값이 제주는 15일, 부산은 19일인 데 반해 거제도는 5.3일에 불과하다. 최 대표는 "최근 3년간 공사를 하면서 골프를 못 칠 정도로 안개가 낀 날이 단 하루뿐이었을 정도로 이곳은 천혜의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18홀 매 홀마다 공략법 달리해야

드비치는 이름 그대로 해안가와 맞닿아 있다. 해발이 겨우 50~60m 정도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에다 뱃고동 소리까지 들리는 가운데 거제 앞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도록 설계된 자연이 준 예술품이다. 

전장은 6694m(7321야드). 통도 남코스(6735m)보다 약간 짧을 뿐 해운대(6629m) 아시아드(6518m) 에이원(6424m) 등 부·울·경 지역의 웬만한 골프장보다 길다. Out 코스는 3388m, In 코스는 3306m. 굳이 비교하자면 전자는 상대적으로 어렵고, 후자는 전자보다 쉽지만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드비치는 '잘 못 치면 응징을, 잘 친 볼은 보상을'이라는 골프장 설계의 기본 개념을 가장 충실히 따른 클럽이다. 

 기본적으로 언듈레이션이 심한 데다 페어웨이 일부가 푹 꺼져 있거나, 페어웨이가 한쪽으로 흘러내려 티 샷 때부터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몇몇 홀은 워터해저드의 입구가 티잉그라운드에서 보이질 않아 멋모르고 샷을 날렸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다. 

에이원 명예 챔프이자 드비치 회원인 정남배 씨는 "챔피언티 기준으로 에이원보다 타수가 3개 정도는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그린이 빠르고 까다로워 퍼팅이 약한 골퍼는 이보다 더 나올 수도 있겠다"고 평했다. 대한골프협회의 코스평가 결과 드비치는 18홀 73.7타로 공인됐다. 

하지만 페어웨이의 폭이 평균 76.8m로 비교적 좁지 않지만, 벙커가 꼭 필요한 지점에서 레귤러 티에서도 티 샷을 하기에 부담이 있다. 그래서 기존 골프장과 달리 홀마다 공략법을 달리해야 한다. 

  out코스 1번 홀(파4). 티잉그라운드에서 볼 때와 달리 페어웨이 우측 부분이 푹 꺼져 있다.
  좌 도그레그형 2번 홀(파5) 티잉그라운드에서 본 모습. 가운데 대나무 우측으로 샷을 날려야 한다.
  2번 홀 그린 쪽.
  2번 홀 전경.
   우 도그레그 파4, 3번 홀. 헤저더를 넘기는 것이 급선무지만, 그렇다고 너무 세게 치면 '막창'이 발생할 수도 있다. 
  벙커 두 개가 있는 쪽으로 티 샷을 날리면 2온이 가능하겠지만 약간 짧을 경우 벙커나 OB가 날 수 있다.
   3번 그린. 바다와 접해 있다. 
   티 샷은 나무를 넘겨쳐야 한다.
  파3 6번 홀. 드비치는 파3 홀 4개 중 3개가 이처럼 거제 앞바다를 향해 티 샷을 날릴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파4, 7번 홀.
   파3 8번 홀. 레귤러티 160m쯤 되는 이 홀의 그린 왼쪽과 앞쪽이 아주 큰 벙커이며, 오른쪽은 카트 길이라
   생각보다 티 샷을 치기에 난감하다.
   파4, 9번 홀은 우측 야자수 4그루가 보이는 쪽으로 티 샷을 날려야 한다. 티 샷이 훅이 날 경우 보시다시피
   해저더로 빠지기 십상이다. 티 샷을 어정쩡하게 날리면 세컨 샷이 사진처럼 아주 어려워진다.


1번 홀(파4)의 페어웨이 우측이 티잉그라운드에서 보는 것과 달리 푹 꺼져 있어 깜짝 놀라게 하더니, 우 도그레그 3번 홀(파4)은 눈앞의 워터해저드와 해저드 건너 벙커 3개가 한일(一)자로 나란히 입을 벌리고 있어 티 샷을 망설이게 한다. 세 번째 티인 화이트티에서 벙커를 넘기려면 170, 200, 220m를 각각 날려야 하지만, 두 번째 블루티에선 이보다 각각 20m를 더해야 한다. 장타자일 때 '막창'이 날 우려도 있으며 악성 슬라이스는 OB 아니면 벙커에 빠진다. 그렇다고 벙커를 피해 아예 좌측으로 티 샷을 날리면 세컨 샷 때 투온이 불가능해진다. 그린은 18홀 중 가장 어렵다. 세로로 긴 2단 그린이지만 아래쪽 우측에 또 하나의 작은 2단 그린이 있어 3펏은 기본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워터해저드가 보이지 않는 5번 홀(파4)은 그린 입구가 좁아 세컨 샷이 특히 어렵다. 핸디캡1, 16번 홀(파4·챔피언티 415m)은 언듈레이션이 심하면서 아주 긴 데다 그린 주변 공략이 까다로워 '파' 하기가 어려운 홀이다. 좌 도그레그 18번 홀(파5)은 드비치에서 가장 길어(챔피언티 559m) 악마의 홀로 유명하다.
 

드비치의 자랑은 뭐니뭐니해도 파3홀. 드비치의 파3홀 4개 중 8번 홀을 제외한 3개 홀(6, 13, 17번)은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는 그림 같은 내리막 홀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듯한 그린과 주변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자칫 넋을 잃어 낭패를 보기 쉽다. 이 중 12번 홀과 17번 홀에선 가덕도와 옛 마산과 창원, 이를 연결하는 마창대교와 저 멀리 진주까지 보인다.

드비치 최 대표는 "시그니처홀인 17번 홀에선 간혹 멸치 떼가 몰려올 때 수백 마리의 갈매기가 동시에 날아드는 모습이 장관이며, 18번 홀로 이동할 때 산책로에서 펼쳐지는 낙조는 황홀하다"고 전했다. 이 풍광에 반한 한 여성 골퍼는 무려 3팀이나 먼저 보내는 만행(?)을 보이기도 했다 한다. 

 파3, 4개 홀 모두 챔피언티 기준 180~190m이지만 블루티나 화이트티로 옮기면 거리가 20~40m 줄고 여기에 내리막까지 고려하면 티 샷을 날리기에는 부담이 없다.
 

건설과 동시에 준비된 골프장 

신생 골프장의 페어웨이와 그린은 통상 잔디가 희긋희긋해 개장 초기에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드비치는 골프장 건설과 동시에 지형에 맞는 품종을 2년간 테스트해 이곳에 맞는 품종을 결정, 1년 전에 미국 오리건 주의 전문 업체에 주문했기 때문에 완벽한 잔디 상태를 보유하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에도 시행착오 없이 견뎌냈다. 특히 양잔디의 색깔도 고려한 덕분에 타 골프장과 비교하면 아주 푸르다. 

국내 대회뿐 아니라 PGA 국제대회 개최를 위해 태양의 위치까지 고려해 코스를 설계했다. 중계방송 때 전혀 차질이 없을 정도로까지 공을 들였다. 

드비치의 설계자는 국내 골프코스의 컨셉츄얼리스트로 불리는 토종 골프디자이너의 대표 주자 송호 대표. 그는 제주 세인트포골프장을 비롯 남촌 엘리시안 등 국내외 30여 개 골프장을 설계했다.

 드비치 완공 후 최 대표는 송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며 드비치의 위상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금까지 나의 대표작은 세인트포였지만 앞으로는 대표작을 드비치로 바꿀 겁니다."

드비치는 거가대교를 건넌 후 장목면 관포나들목에서 6분 걸린다.

  파4, 10번 홀. 아마도 유일하게 서비스홀인 듯싶다.
  약간 우 도그레그홀인 파4, 11번 홀.
  우 도그레그 파5, 12번 홀. 

   파3, 13번 홀.
   그린에서 본 파3, 13번 홀.
   파3, 13번 홀.
   파4, 14번 홀.
   파4, 15번 홀.
   다른 각도에서 본 15번 홀. 드비치는 18홀 중 10개 홀이 바다와 접해 있다.
   파4, 16번 홀.
  16번 홀 그린.
   핸디캡1, 16번 홀(파4·챔피언티 415m)은 언듈레이션이 심하면서 아주 긴 데다 그린 주변 공략이 까다로워 '파'
   하기가 어려운 홀이다.
   드비치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 홀. 너무나 아름답다. 멸치 떼를 따라 갈매기들이 몰려들 땐 황홀할 정도란다.
   17번 홀은 생각보다 아주 긴 홀이다.
  17번 홀 그린. 전체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데다 2단 그린이다.
   17번 홀. 날씨가 좋았더라면. 드비치 측은 조만간 군의 허가를 받아 바다를 가리는 나무를 베어낼 예정이다. 이럴
   경우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그린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될 거라고 한다.
   17번 홀에서 18번 홀 가는 산책로. 카트 길은 별도로 나 있어 18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만난다. 
   좌 도그레그 18번 홀(파5)은 드비치에서 가장 길어(챔피언티 559m)로 악마의 홀로 유명하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때 한국 여자골프 대표는 유소연 정재은 그리고 김현수의 예문여고 선배인 최혜용. 당시 여자팀 성적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와 똑같다. 2관왕 김현수는 유소연에 이어 2관왕 2연패를 달성했고, 김지희는 최혜용과 같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2008년부터 프로 시합에 참가한 유소연과 최혜용은 데뷔 첫해 각각 1승씩을 올렸다. 최혜용은 그 해 신인왕을 먹었다. 이듬해엔 유소연이 4승을 거둬 1승에 거친 최혜용을 눌렀다. 중요한 건 두 선수 모두 데뷔 2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바로 국내 프로 무대의 연착륙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 4학년때 첫 출전한 대회, 7명중 6위 꼴찌 면하며 시작
- 팔 길고 손 커 골퍼로 하늘이 내려준 천부적인 몸
- 성격 침착하고 임팩트 뛰어나
- 추영제 코치 만난 건 나에겐 운명이자 행운
- 동메달 따서 울었던 건 저 아니라 캐디 언니예요 ^^

-현재 다니는 육민관고는 강원도 원주에 있다. 많은 사람이 의아해 한다. 연고가 거기 있나.

"옛 마산 출신이다. 용마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마산의 모 중학교에 진학했지만, 골프를 할 여건이 못 됐다. 시합 중인데 '왜 학교를 오지 않느냐'고 전화연락이 올 정도였다. 이후 시합 출전도 못 하게 했다.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골프 명문학교인 원주의 육민관중으로 전학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 동메달에 머물렀다.

 "현수 언니가 처음부터 워낙 잘 쳤기 때문에 금메달 욕심은 버렸다. 홈팀 중국의 옌진과 동률 2위를 기록해 순위 결정전을 벌였다. 파4 두 홀에서 연속 비겨 파3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내가 못 친 게 아니라 상대방이 핀 가까이에 바로 붙여 어쩔 수 없었다. 상대방이 잘 쳤을 땐 수긍할 수밖에 없다. 단체전에서 이미 금메달을 따 섭섭하지는 않았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시상식 후 내가 슬프게 울었다는데 사실무근이다. 중국인 캐디 언니가 너무 크게 울어 달래느라 혼이 났다.(웃음)"

  -언제 골프를 시작했나.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가 재미있어 시작했다. 이후 실내연습장에서 선수였던 고교생 오빠에게 3개월쯤 배웠다. 첫 라운드는 진주CC에서 아빠와 함께했고, 이후 창원CC에서 오전에 9홀씩 연습했다. 이듬해 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100(50/ 50)개를 쳐 7명 중 6위를 했다. 꼴찌는 면했다." 

-코치인 추영제 프로는 어떻게 만났나.

 "꼴찌를 면한 그해 가을 연이어 시합에 나갔다. 그땐 정식 선수 등록을 하고 나갔다. 88-88개, 75-75개를 각각 쳐 나아졌지만 기대치보다 못해 엄청 크게 울었다. 그때 추영제 선생님께서 엄마에게 다가와 경력을 물어보더니 나를 가르쳐보겠다고 제의를 했다. 운명이었고 행운이었다." 

추영제 프로와 함께.

 
 추영제 프로에게 물었다. 그 많은 어린 선수 중 김지희를 낙점한 이유를.
 올해 60세인 추 프로는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똘똘하게 생긴 아이가 침착한 데다 무엇보다 임팩트가 아주 뛰어났다. 잘 가르치면 대성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지희가 제 눈에 발견된 건 나에게도 행운이었다."
 

그렇다면 추영제 프로가 평가하는 골퍼 김지희는. "나이에 비해 멘탈이 무척 좋고 거리도 아주 멀리 나간다. 퍼팅이 조금 약해 보완이 필요하다. 멀리 보면 스윙 궤도 또한 조금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어리지 않는가."

 김지희는 골프 선수로는 하늘이 내려준 몸을 갖고 있다. 우선 비슷한 체격의 또래보다 팔이 아주 길고 손이 크다. 팔이 길다는 것은 스윙의 아크가 커 장타에 유리하며, 손이 큰 것은 그립 잡기에 안성맞춤이다. 손바닥엔 그 흔한 굳은살 하나 없이 아주 부드럽다. 

 여기에 근육의 질이 타 선수보다 탁월해 골프 선수로는 완벽한 몸을 갖췄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동행한 변성학 재활 코치는 "근육이 야물다 보니 덜 지치고 부상 확률이 낮아 천부적인 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기술적인 면만 좀 더 갖추면 장래성이 아주 크다는 것. 

-존경하는 골프 선수는.

 "미국의 폴라 크리머요. 초등학교 때 경주로 LPGA 시합을 보러 갔다 스윙자세가 멋있어 4R 내내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러다 보니 폴라 크리머가 제 얼굴을 알아보고 바나나도 주고, 시합 후엔 클럽하우스로 데려가 손가방과 사인볼도 주었다. 3년 뒤인 지난해 미국으로 아마 시합을 갔다가 폴라 크리머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 빨리 실력을 키워 시합 때 한번 붙자고 격려를 해주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고 1이라 프로 시합은 2012년부터 나갈 거다.(김지희도 올해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 우승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한국 일본 미국에서 모두 뛰어보고 싶다. 23세 안에 US오픈을 제패하고 싶다. 23세면 2016년 브라질올림픽이 열린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

             김지희와 함께한 김규동 코치. 김 코치는 김지희의 재활코치인 변성학 씨와 함께 일하고 있다.
             스윙연습 전 몸만들기를 하고 있는 김지희(왼쪽)와 김현수.

 김지희 프로필 

▶출생 1994년 2월 20일

▶학력 육민관고등학교

▶수상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단체전 금메달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개인전 동메달

2010년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 단체전 1위, 개인전 2위

▶경력 2010 제16회 광저우 아시안 게임 여자골프 국가대표


  - 광저우 金 김현수 김지희 관련 글

(1)편 광저우 金 김현수 김지희 "크리스마스 때도 연습해야죠" http://hung.kookje.co.kr/521
(2)편  김현수 "KLPGA JLPGA LPGA 상금왕 모두 먹을래요" http://hung.kookje.co.kr/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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