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해 용원 한정식 '두레' 조현수 대표 개발

시골된장과 매실청 등이 주 재료
발냄새 비슷한 약간의 쿰쿰한 냄새 
상큼하면서도 깊은 맛 배어나 


 진해 용원에 위치한 한정식 '두레' 조현수 대표가 개발한 된장 드레싱 샐러드.

껍데기 벗겨 계란 고명을 한 새우찜.

두레의 간판 메뉴 '두레상 상차림'.


구절판, 아니 칠절판.
수조기회와 숭어회. 단풍잎과 영산홍꽃은 건물 입구 자투리땅 정원에서 즉석에서 딴 것이다.
수육냉채.
삼합. 곁들여 나오는 김치는 갓김치와 간장으로 담은 김치. 흔히 물에 씻은 김치가 나오는데 양념도 아낄 겸 처음부터 간장으로 담았단다.
한정식 '두레' 조현수 대표. 한지를 바른 미닫이문이 인상적이다.
대추를 얹은 수수전. 그릇도 놋그릇이다.
서비스로 나온 녹차전. 지인으로 선물받은 햇녹차잎으로 만들었단다.
된장찌개와 함께 나온 식사. 나물 하나 젓갈 하나 모두 깔끔하고 정갈하다.
디저트로 나온 식혜. 직접 만든 것이다.

제대로 된 한정식집의 반열에 오르려면 적어도 두어 가지 조건은 갖춰야 하지 않나 싶다. 음식의 맛과 안주인의 심덕, 안목이 그것이다.

경남 진해시 용원동에 위치한 한정식집 '두레'가 비교적 이 조건에 근접한 듯하다. 우리나라 궁중음식과 전통 사찰음식의 분위기를 만날 수 있는 데다 조현수 대표의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후덕한 씀씀이가 찾는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평소 우리 음식과 식재에 유달리 관심이 많던 조 대표는 이미 10여 년 전 사찰음식은 서울에서, 궁중음식은 부산에서 발품을 팔아가며 배웠다. 식당을 열기 위해 요리를 배운 게 아니라 음식만들기에 관심이 많았음을 보여준다.

식당은 8년 전 열었다. 독특한 3층 건물. 입구 자투리땅은 어여쁜 정원으로 조성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한정식집이 아니라 미술관 내지 무슨 전시장에 온 듯한 느낌이다. 단아한 화분에 그림과 삼층장 반다지 등 고가구와 운치 있는 블라인드 그리고 한지를 바른 미닫이문. 실내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음식 보다는 우선 실내를 둘러보려 할 듯싶다.

'두레상 상차림'(2만8000원)을 주문했다. '두레'는 이곳에서 가까운 녹산공단과 부산신항만 그리고 용원CC에서 접대차 찾는 손님이 많다. 해서, 외국인을 고려해 식탁과 의자로 배치한 방도 갖추고 있다.   
 
 죽 샐러드 새우찜 구절판 생선초밥 잡채 탕평채 생선회 불고기 수육냉채 수수전 들깨탕 등 14가지 요리가 하나같이 정갈하고 깔끔하다. 4가지 정도는 철따라 바뀐단다. 화학조미료와 맛소금은 일절 쓰지 않고 대신 볶은 천일염과 조선간장으로 간을 봐 연로하신 어르신들에겐 옛맛을 찾아주고 외국인들에겐 한국의 맛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할 듯하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곡물죽은 보리 찹쌀 잣 등을 섞은 건강식이고, 샐러드는 약간 쿰쿰한 냄새가 났지만 의문은 이내 풀렸다. 시골된장과 매실청 등을 넣은 된장 드레싱 샐러드(사진 우측)라는 것. 상큼하면서 깊은 맛이 배어난다. 우리 고유의 드레싱으로 내놔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드레싱의 블루오션이다.

먹기가 까다로워 선뜻 손이 잘 가지 않는 새우찜은 껍데기를 벗겨 삶은 계란을 채로 내려 고명을 얹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궁중요리의 하나인 구절판과 탕평채는 눈맛과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 잡채는 우리의 전통 잡채인 월과채를 모방, 최대한 야채를 뜸뿍 넣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 잡채는 식용유를 쓰지 않고 만들었다. 야채는 재빨리 데치고 당면은 다시마 육수에 익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생선회는 계절에 따라 달리 나온다. 예약하거나 운이 좋으면 귀한 수조기회도 맛볼 수 있다. 삼합에 곁들여 나오는 김치는 갓김치와 간장으로 담은 김치였다. 흔히 물에 씻은 김치가 나오는데 양념도 아낄 겸 처음부터 간장으로 담았단다. 들깨탕은 먹다 보면 국물이 필요할 것 같아 마련했다. 불가에서 삿된 음행을 유발시킨다며 스님들이 멀리하는 오신채(五辛菜)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들깨탕에는 대신 머윗대와 토란대 버섯 등이 들어가 일종의 사찰음식으로 보면 된다. 조 대표는 접대 자리거나 남자들이 약주를 많이 할 경우 예약만 하면 안주용 위주로 마련할 수도 있으며, 외국인의 경우 채식주의자이거나 특정 고기를 먹지 않은 종교인의 경우에도 그들을 위한 음식으로 준비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전문가 수준의 다인이다. 건물 3층 그의 호를 딴 다실 '여여당'에는 은은한 다향이 피어난다. 단골이나 지인의 경우 개방한다. 용원선착장에서 차로 2분, 용원CC에서 10분 걸린다. (055)552-2462~3

조현수 대표의 다실 '여여당'. 이날 동방미인차 말차 등을
우리의 전통 발효차인 떡차.

다실 '여여당' 입구.
다실 내부.
외국인 손님을 배려한 식탁과 의자가 갖춰진 방.


-사하구 당리동 '명성횟집'

왼쪽 위 붉은돔에서 시계방향으로 참우럭 참가자미 도다리. 맨 가운데 부분이 도다리 '세코시'.
  
 넘치는 게 횟집이건만 사실 자연산인지 양식고기인지 알 길이 만무하다. 회를 아주 즐기는 미식가들이라면 몰라도.

혹자는 좀 더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게 자연산이라고 하지만 이따금씩 맛보는 필부들이야 회의 맛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단 말인가. 아마도 양식산과 자연산 회를 완전히 구분하는 것은 취기 오른 주당이 가짜 양주와 진짜 양주를 식별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고들 한다.

 자연산 회를 즐기는 식도락가들에게 희소식을 전한다. 부산 사하구 하단오거리 옛 사파이어호텔(현재 본병원) 인근에 위치한 자연산회 전문인 '명성횟집'이다.

겉으로 보기엔 출입문 양측에 작은 수족관이 있는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범한 횟집이다. 하지만 찾는 손님의 60~70% 정도가 자연산 회만을 고집하며 '회생회사'를 부르짖는 단골들이다. 산꾼들이 자신들만 알고 있는 보석 같은 산길이 널리 알려지기를 원치 않듯 이들 단골 또한 지금처럼 조용히 와서 미각의 향연을 즐기려는, 맛에 관한 한 고집불통들이다.


   

        참가자미회는 물에 씻은 묵은지에 싸먹어야 제격이다.

밑반찬은 평범하다. 오징어회무침 샐러드 연어 단호박 마 칠면조훈제와 굴전 대나무잎밥 새우 완두콩 고둥이 담긴 접시, 광어 미역국, 계란찜이 연이어 한 상 가득 나온다.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복분자액과 막장이다. 복분자와 설탕을 같은 비율로 섞은 복분자액은 소주에 타 마셔도 되며, 막장은 볶은 누룽지를 갈아 넣는 등 적지 않은 품이 든 이곳만의 자랑이다. 간장에 곁들이는 생고추냉이는 향이 가득하며, 상추 깻잎 마늘 고추도 빠질 수 없는 약방의 감초이다.

다음은 메인 디시인 자연산 모듬회 큰 것. 3~4인용으로 10만 원이다. 접시에는 애오라지 먹음직스러운 회만 가득 놓여 있다. 우윳빛 색상과 질감이 우선 침이 돌게 한다. 길게 썬 참가자미, 붉은빛이 살짝 묻어나는 참돔은 알겠으나 나머지 두 가지는 두툼하게 포를 떠 구별이 안 된다. 물어보니 참우럭과 도다리였다. 모두 자연산이란다. 접시 한가운데에는 뼈째 썬 도다리 '세꼬시'가 맛보기로 약간 나왔다. 비싼 일식집에서 봐왔던 듬성듬성 깔린 회 몇 점이 그야말로 조족지혈로 스쳐갔다.

고흥군 녹동에서 잡은 세발낙지.
해물 모듬.
별미인 도미구이. 단골이거나 운이 좋아야 맛볼 수 있다.
명태전.
열기.
생선지리탕.

참돔 한 점을 집어 생고추냉이를 섞은 간장에 살짝 묻혀 입으로 가져갔다. 혀와 이 사이로 느껴지는 육질의 쫄깃쫄깃함이 뇌를 통해 입 안 가득 넘쳐난다. "맛있다" "뭐가 달라도 다르네." 이구동성으로 반응이 나타난다.

그러면서 한결같이 지금까지 '회'라고 먹어온 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먹는 즐거움 아니 행복감이 이런 것이란 말인가 라고 덧붙인다.

포를 뜬 도다리와 참우럭도 마찬가지였다. 쫀득쫀득 씹히는 자연산 회의 맛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맛의 기준을 제시하는 듯했다.

동행한 조성화 부산맛집기행 회장은 "회 자체가 워낙 맛있다 보니 초장이나 막장 생고추냉이 그리고 마늘 고추 상추 깻잎의 역할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참가자미는 물에 씻은 묵은지와 궁합이 맞다고 박광석(47) 사장이 권한다.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박 사장은 "회 하나만큼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자연산 회가 끝이 아니었다. 고흥 녹동에서 온 세발낙지에 이어 멍게 해삼 개불 전복(내장 포함)이 대바구니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 도미 구이도 잇따랐다.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도미 구이는 운이 좋아야 만난다. 두툼한 명태전이 나올 땐 "어휴!" 하는 즐거운 비명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식사는 매운탕 지리로 나왔다. 세 개는 공기밥, 하나는 알밥이 서비스로 나온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후추를 미리 뿌려 나왔다는 점. 손님들이 취향에 맞게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뺏은 셈이다.

박 사장은 "하루 전 예약을 하면 회의 숙성이 가능해 더 맛있게 회를 즐길 수 있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배웅하러 나온 박 사장은 수족관 내 낚싯줄을 문 우럭을 가리키며 자연산인 증거라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 당리역 1번 출구로 나와 걸어서 5분. 차는 인근 한국주차장에 대면 된다. 2시간 무료. (051)208-6316

◆ 주인장 한마디
 - 자연산 회맛의 비결은 알고보니 발품

 명성횟집 자연산 회의 맛의 비결은 박광석(47) 사장의 발품이었다. 칼질 경력 18년인 박 사장의 회 뜨는 솜씨 또한 빼놓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박 사장은 6년 째 일주일에 한 번 물때를 맞춰 직접 삼천포로 가서 자연산 회를 운송해 온다. 1t짜리 활어차를 갖고 있는 다른 횟집 사장과 함께 동행한다. 두 집 모두 1t 짜리 활어차에 가득 실을 수 있을 만큼 물량이 필요치 않아 반반씩 사용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그들은 밤 10시15분께 부산을 출발, 자정 무렵 도착한다. 약간 이른 편이다. "그래야 어판장 가까이 차를 댈 수 있어요. 낙찰받은 활어를 '고무다라이'에 담아 직접 옮기는 것은 최대한 이동거리를 줄여 스트레스를 적게 받게 하기 위해서랍니다."   
 
"고기가 맛있다고 저희 집만 고집하는 단골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발품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박 사장의 표정에는 장인 정신이 묻어난다.

굳이 삼천포를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박 사장은 "삼천포 근해의 경우 물살이 거세 부산 진해 쪽 고기보다 육질이 더 좋다"고 답했다. 자신이 또한 직접 맛을 봐도 그렇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 대마도투어 공진식 대표

수험생 아들 딸 위해 손수 장만, 웬만한 일식집 일류 요리사 수준   
 

 
대마도투어 공진식(45) 대표는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서는 지독한 낚시광이다. 그는 업무차 대마도를 찾을 경우 반드시 낚시 채비를 빠뜨리지 않는다. 공식 일정이 끝나면 그는 개인적으로 하루 정도 더 머물며 대마도 최고의 낚시 포인트인 아소만에서 감성돔 벵에돔 등 대물들과 한 판 승부를 벌인다. 대마도에서 잡은 고기는 피를 빼고, 내장을 제거하고, 비닐로 포장해서 아이스박스에 담아 부산으로 갖고 온다. 지인들과 약속을 했을 경우 광안리 단골 횟집에서 회식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집으로 갖고와 가족들과 생선회 파티를 벌인다. 생선회를 위한 칼질과 매운탕까지 모두 그의 몫이다.

그런데 수년째 이처럼 가족들에게 회와 매운탕을 대접하자 중·고등학생인 1남1녀의 아이들이 약간 입에 물리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게 아닌가. '착한 아빠' 공 대표는 고민 끝에 최근 생선회 대신 생선초밥을, 매운탕 대신 맑은 국인 지리탕을 새롭게 선보였다. 결과는 대만족.
동래구 사직동 공 대표의 집을 찾아 생선초밥과 생선 지리탕 만드는 법을 배워봤다.

<재료〉
쌀 청주 찹쌀 식초 설탕 소금 다시마 초밥용생선 무 대파 미나리 스시간장 고추냉이

밥하기

밥물과 쌀의 양을 똑같이 하고 여기에 청주 1큰술을 붓고 밥을 한다. 약간 되게 하지만 찰기는 남아 있어야 한다. 다시마도 넣는다. 청주는 생선의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생선에 청주를 뿌릴 수는 없지 않은가. 다시마는 밥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서란다.

배합초를 부으면서 주걱으로 젓는다.
젖은 행주를 양은그룻 위에 덮어 손으로 부드럽게 눌러준다.

밥이 다 됐으면 양은그릇에 옮겨 담고 배합초를 조금씩 부으면서 주걱으로 골고루 젓는다. 생선초밥의 맛은 여기서 결정난다. 배합초는 식초 설탕 소금을 4:2:1 정도로 섞은 후 약한 불에서 설탕이나 소금이 녹을 정도로 은근히 가열한다. 불이 너무 세면 식초의 성분이 날아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젖은 행주를 양은그릇 위에 5분 정도 덮어 손으로 부드럽게 눌러준다. 배합초의 향이 밥에 골고루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다. 5분 뒤 행주를 벗겨낸 후 양은그릇을 찬물에 담가 골고루 비벼주면서 밥을 식힌다.

생선회 준비

참치.

연어.

숭어.

광어.


 생선은 남천동 시장이나 광안리 등지의 활어판매장에서 주인에게 미리 생선초밥용이라고 설명하면 알아서 약간 길게 썰어준다. 붉은살 생선인 연어나 참치는 대형 마트에 가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생선초밥 만들기

생선초밥용 틀. 밥이 약간 많이 들어간다.


손바닥에 배합초를 조금 묻혀가며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밥을 뭉친다. 생선초밥을 만드는 틀을 이용해도 되지만 밥이 약간 더 많이 들어간다. 생선초밥용 틀은 마트나 '1000냥 숍'에서 구입 가능하다. 뭉친 밥 위엔 고추냉이를 물에 푼 것을 식성에 맞게 적당히 바른다. 그 위에 준비한 생선을 올려 지그시 눌러주면 생선초밥이 완성된다.

생선 지리탕 만들기


생선뼈는 생선회를 주문할 때 얻어오면 된다. 우럭종류가 들어가야 국물이 맛있다. 생선뼈가 충분히 잠길 수 있을 정도의 양을 넣고 끓인 뒤 국물은 버린다. 고기의 잡내와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얇게 썬 무와 통마늘을 넣은 다음 다시 물을 넣고 끓인다. 끓은 다음에도 약한 불로 생선뼈의 노란 기름기가 국물에 우러나올 정도로 계속 끓인다. 대략 30분 정도. 그릇에 담기 직전 소금으로 간을 하고 대파와 미나리를 넣고 1분 뒤 담아낸다. 두부를 넣을 경우 국물이 약간 텁텁해진다. 참고하길. 생선초밥의 반찬 격인 락교와 생강초절임 역시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 가능하다.

락교와 생강초절임, 간장 초장.

# 나만의 레시피 - 소아 전문 나비한의원 손정호 원장 


"평소 밥 잘 먹고 아픈 데 없이 잘 자라던 딸 아이 혜원(5)이가 유치원을 다니게 되면서 피로해 하는 것 같았어요. 짜증도 늘고 밥도 잘 안먹으려고 하는 거예요."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나비한의원을 운영하는 손정호(35) 한의사.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소아 전문 한의사인 손 원장도 딸 아이만큼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가 보다. SOS를 요청한 곳은 어릴 때부터 혜원이를 자주 돌봐 누구 못지 않게 손녀를 잘 알고 있는 장모님이었다.

 답은 간단했다. 혜원이가 잘 먹는 요리를 해주고 칭찬을 자주 해주라는 것. 평소 혜원이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브로콜리와 새우를 잘 먹었다. 시간이 날 때 아내와 혜원이를 위해 요리를 즐겨 하는 손 원장은 평소 기본 실력에다 인터넷 요리 사이트의 레시피를 응용해 새로운 요리를 개발했다. 이름하여 '새우 브로콜리 마요네즈 소스 무침'.

 새우에 대한 오해 한 가지. 한방의 고전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새우는 남성의 양기를 북돋워주고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일종의 강장식품.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새우의 콜레스테롤 함량 때문에 먹기를 꺼려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새우 100g당 콜레스테롤 함량은 112㎎으로 계란(630㎎)보다 훨씬 적다. 브로콜리 또한 성인과 아이 모두에게 영양 만점인 식품이어서 가족 건강식으로 적당할 듯싶다.

〈재료〉 새우 브로콜리 마요네즈 중국스프 생크림 계란 흰후추 소금 맛소금 설탕 레몬즙 코엔도르(오렌지술)

재료 손질

 먼저 새우의 머리와 꼬리를 제거한다. 발은 돌려 떼면서 동시에 몸통의 껍데기를 벗겨낸다. 다음은 내장 차례. 새우는 내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익힌 후 맛도 떨어지고 모래가 간혹 씹힌다. 검은 색 줄이 남아 보기에도 좋지 않다. 내장 제거는 칼집을 넣거나 이쑤시개로 등쪽을 쑤셔 잡아 빼낸다.
 새우의 경우 고급스러운 차새우를 사용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일반 새우를 사용해도 된다. 4인용의 경우 30마리 정도면 충분하다.
 브로콜리는 중간 크기 2개(600g)면 적당하다. 브로콜리는 깨끗한 물에 씻은 다음 한 입 크기로 자른 후 물에 소금과 식용유를 한 방울씩 넣고 살짝 데쳐낸다.

마요네즈 소스 만들기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중국스프 2분의 1큰술과 생크림 3큰술을 섞은 후 미지근하게 데워 마요네즈 2분의 1 컵을 넣고 거품기로 젖는다. 중국스프는 일반 마트에는 없는 경우가 많아 초량 차이나타운 중국요리 재료상에서 구입하면 편리하다. 양념은 맛소금 8분의 1 작은술, 설탕 1큰술, 레몬즙 1큰술이 필요하다. 향이 좋은 오렌지술인 코엔도르 1큰술은 선택사항. 참조하길.

튀김

튀김은 녹말가루를 사용한다. 튀김가루를 반죽해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맛이 쫀득쫀득하다. 내장을 제거한 새우는 깨끗이 씻어 포를 뜬 후 이등분, 계란 1과 2분의 1개, 약간의 (흰)후추와 소금으로 밑간을 해 체에 받쳤다가 녹말가루를 앞뒤로 촘촘히 묻힌 후 30분 정도 둔다. 전분이 새우에 완전히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이다. 170도의 온도에 두 번 튀겨낸다. 두 번 연속 튀겨도 되고 먹기 전 튀겨도 상관없다.

요리 완성

새우를 가운데 놓고 한 입 크기로 썬 브로콜리는 보기 좋게 동그랗게 주변을 감싸듯이 배열한 후 소스를 위에 뿌리면 새우 브로콜리 마요네즈 소스 무침은 완성된다.


부산 맛집 - 금정구 부곡동 '킹크랩대게할인마트'

싱싱한 대게.

"쫄깃하고 담백하면서도 감칠 맛"
러시아산, 국내산과 맛 거의 구별못해
㎏당 1만5000원, 영덕대게 60% 수준
부산서 대게·킹크랩 가장 저렴할 듯


긴 다리의 모양이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서 명명된 '대게'. 흔히 대게하면 열에 아홉은 영덕을 떠올린다. 생산량은 동해안 최대 어업전진기지인 구룡포가 으뜸이고, 역사적으론 울진 대게가 원조라는 설이 우세한데.

 
그럼 왜 영덕대게일까. 한마디로 브랜드의 승리일 듯싶다. 시장이 크다 보니 구룡포배가 잡아도, 울진배가 건져올려도 죄다 영덕으로 팔려나간다. 영덕에 가야 제값을 받을 수 있어 영덕은 그야말로 '대게 1번지'로 나라땅에서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영덕대게는 흔히 오십천변에 복사꽃이 피는 음력 춘삼월(양력 4월 초)이 돼야 속살이 꽉 차고 맛 또한 절정에 달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대게는 산란에 들어간다. 해서, 국가에선 매년 6월부터 12월 초까지 대게 금어기로 정해 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 금어기 기간에는 대게를 맛볼 수 없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 광활한 청정해역 오호츠크해에서 잡히는 러시아산이 있기 때문이다. 영덕대게가 음력 춘삼월에 가장 맛있다면 러시아 수입산 대게는 5~7월 그 맛이 절정이다. 특히 이 시기에 어획되는 물량은 연중 최고치여서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에 의해 가격 또한 연중 가장 저렴해 물오른 대게맛을 부담없이 맛볼 수 있다. 

 부산 금정구 부곡동 쌍용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킹크랩대게할인마트'에서는 부산에서 가장 저렴하게 대게 및 대게요리를 만날 수 있다.

식당 입구에 붙은 금일시세.

파란색 대게, 붉은색 킹크랩, 검은색 랍스타. 러시아산 수입대게는 5월이 가장 저렴함을 보여준다.


 대형 어항에는 대게와 왕게라 불리는 가시가 있는 킹크랩이 가득 들어 있고 어항 위 벽에는 대게와 킹크랩 랍스터의 '금일시세'와 '연중 시세변동표'가 붙어 있다. 5~7월 가격이 가장 저렴함을 알 수 있다. 살아 있는 생물이라 약간의 시세변동은 있지만 현재 ㎏당 대게의 경우 1만5000원, 킹크랩은 2만 원 정도. 영덕대게의 60~70% 수준이다. 이정동 대표는 "지난 3월 대게 시세는 ㎏당 3만 원대였다"고 귀띔했다.

 주문은 성인의 경우 1㎏ 정도의 대게 1마리와 게장 볶음밥(2000원)이면 충분하다. 이 정도 가격이면 싸고 맛있다는 기장이나 울산 정자항으로 갈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일반 대게집에 가면 밑반찬이 거의 없지만 이곳에는 대게가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콩국이 나와 먼저 미각을 자극한다. 대게찜이 나오기 전 키토산 두부(1모 2500원)를 시키길 권한다. 국산콩에 게살과 날치알을 넣어 게맛과 함께 톡톡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이집만의 자랑 키토산 두부.

키토산 두부의 설명이 벽에 붙어 있다.


게살냉채. 
킹크랩.

드디어 대게와 킹크랩이 나왔다. 이 대표는 "요즘처럼 대게와 킹크랩의 가격차가 많지 않을 경우 반반씩 시키면 맛도 비교하며 즐길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약간의 단맛이 나는 듯하면서도 쫄깃쫄깃하고 담백해 절대 물리지 않는 그 맛. 굳이 비교를 하자면 대게가 감칠 맛이 약간 더 난다. 딱지에 붙은 장은 대게가 고소한 반면 킹크랩은 버터맛이 살짝 난다. 

 고백컨대 영덕 울진 구룡포 정자 등에서 대게를 맛본 적이 있는 기자도 러시아 수입산과의 차이를 못 느꼈다. 이 대표 또한 "예민한 미식가가 아니고선 수입산과 국산의 차이를 거의 알 수 없다"고 거들었다.
게장 볶음밥.
게장해물순두부.
대게라면.
키토산 두부김치.

디저트용 무료 아이스크림.



 게장 볶음밥은 대게요리의 화룡점정. 껍데기 가득 소복히 담겨 나온다. 약속이나 한 듯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진다. 별미다.

 식사용 메뉴도 다양하다. 대게와 해물 국산콩으로 만든 게장해물순두부(5000원)와 대게라면(〃) 辛게살죽(6000원)이 별미다. 대게라면은 오가피 감초 대추 등 10가지 재료로 국물을 내 담백하고 깔끔하다. 애주가들의 안주용으론 두부김치(1만 원)와 게살냉채(3만 원)가 있다. 이 집의 배추는 전북 무주의 무농약 고랭지 배추다. 밑반찬 민들레김치도 깔끔하다. 후식용으로 무료 아이스크림도 비치돼 있다.

지하철 1호선 장전동역 4번 출구로 나와 좌측으로 가면 만나는 파디글스 골프연습장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장전동역 앞에는 공용주차장이 있다. (051)512-2239

# 주인장 한마디

킹크랩대게할인마트 이경동(45) 대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어떻게 이런 파격적인 가격에 킹크랩과 대게를 소비자에게 권할 수 있느냐고.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식당 이외에도 그는 (주)로하스 씨푸드라는 유통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대게와 킹크랩을 직접 수입, 중간 마진을 없앴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게 조업지는 독도 인근으로 한정돼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금어기가 설정돼 있지만 광활한 오호츠크해역은 사시사철 대게가 잡혀 국내산에 비해 저렴하게 수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내 연안에서 잡히는 대게는 양이 아주 적어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게의 95%는 러시아산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게 또한 국내로 공급되는 물량이 차이가 나고, 이에 따라 가격의 시세변동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 중 지금이 러시아 수입산 대게가 가장 싸고 맛있다"며 몣그동안 주머니 사정 때문에 넘보지 못한 대게의 참맛을 느껴보기 바란다몤며 활짝 웃었다.
 또 한 가지.
 동행한 조성화 부산맛집기행 회장은 "이집 대표인 이 씨 부부는 인근 '초원의 집'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을 매달 초청해 정성스럽게 식사를 대접하는 마음씨 착한 효자"라고 살짝 귀띔했다.

 -남구 문현동 유앤아이치과 김창주 원장

아들 재민 훈제연어 특히 좋아해
갖은 야채 이용, 한 끼 식사 가능
영양 많고 요리 시간 길지 않아

 

부산 남구 문현동에서 유앤아이치과를 운영하는 김창주(35) 원장은 최근 들어 훈제연어를 이용한 월남쌈을 즐겨 만들어 먹는다. 평소 음식을 가려 먹는 네 살배기 첫째 재민이가 뷔페에서 뜻밖에도 훈제연어를 잘 먹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냉장고에는 훈제연어가 떨어질 날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재민이처럼 훈제연어를 그냥 먹을 순 없는 법. 인터넷을 뒤져 가며 고민 끝에 개발한 것이 바로 훈제연어를 이용한 월남쌈이다.

 군의관 시절 1년 정도 밥을 직접 해 먹다 보니 웬만한 요리는 손쉽게 '뚝딱' 할 수 있다는 김 원장은 "두 살배기 공주 정연이까지 키우느라 정신이 없는 부인을 위해 이 정도 요리 하나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갖은 야채가 들어가는 훈제연어 월남쌈은 영양분이 많아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데다 무엇보다 요리 시간이 길지 않아 부담없이 해먹을 수 있는 요리라고 강조했다.

〈재료〉 훈제연어 스시롤페이퍼 깻잎 오이 게맛살 당근 무순 파프리카 숙주 레몬즙 바질 피시소스 칠리소스 땅콩소스

# 훈제연어 해동시키기



냉동실에 보관 중인 연어는 냉장실에 3~4시간 정도 해동시켜야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수분증발이 적어진다. 여기에 가끔씩 뒤집어줘야 연어가 골고루 해동된다. 급히 해동시킬 때는 흐르는 물에 봉지째 담가 자연해동시켜야 살이 부서지지 않는다.
 해동 후 비린내가 심할 경우 레몬즙을 조금씩 골고루 뿌리거나 청주 와인 등을 한 큰술 뿌려줘도 도움이 된다. 허브의 일종인 바질 가루를 뿌려줘도 냄새가 제거된다. 조그만 병에 든 바질은 마트에서 구입 가능하다.

# 야채 썰기


야채는 깨끗이 씻어 손질한 후 10㎝ 정도 길이로 채 썰어 준비한다. 재료에 꼭 포함되어 있지 않아도 냉장고에 있는 웬만한 야채를 사용해도 상관없다. 숙주는 데쳐야 한다.

# 소스 만들기
소스는 세 가지를 만든다. 먼저 피시소스. 파인애플 통조림의 파인즙(150㎖)과 파인즙의 3분의 1만큼 피시소스(50㎖)를 섞는다. 여기에 마늘 세 쪽, 식초 1큰술, 사과 반쪽, 파인애플 슬라이스 2개, 양파 반쪽, 월남고추 5개, 청량고추 2개를 썬 후 믹서에 간다. 피시소스는 멸치 오징어 등을 주 원료로 한 태국젓갈로 우리나라로 치자면 일종의 멸치액젓이다. 멸치액젓과 비교하면 덜 짜면서 액이 맑고 담백하다. 월남고추는 톡 쏘는 맛은 같지만 뒷맛은 덜 맵다.

믹서에 갈기 전 피시소스.

믹서에 갈고난 후의 피시소스.


 칠리소스를 이용한 소스가 두 번째. 시판 중인 중화 해선장과의 비율을 3대 1로 섞는다. 해선장은 맛이 달짝지근하다. 칠리소스가 없을 경우 핫소스를 사용해도 상관없다. 땅콩소스도 월남쌈과 어울린다. 땅콩버터와 중화 해선장, 사이다(또는 파인애플즙)를 각각 2대 1대 3의 비율로 섞으면 된다. 김 원장은 "소스는 기본적인 배합이 있지만 먹는 사람의 입맛에 따라 재료를 가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월남쌈 만들기


먼저 따뜻한 물에 스시롤페이퍼를 살짝 적셔 부드럽게 한 후 접시에 펼쳐 놓는다. 돌돌 마는 방법은 색깔을 고려해 두 가지로 한다. 깻잎을 먼저 깔고 연어와 각종 야채 순으로 올리거나, 연어를 먼저 깔고 깻잎과 각종 야채를 포개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럴 경우 투명한 스시롤페이퍼 사이로 훈제연어의 오렌지빛과 깻잎의 초록빛이 묻어나 눈으로 먼저 미각을 느낄 수 있다. 먹기 좋게 대각선 방향으로 이등분해 소스와 함께 접시에 담아낸다.


-해운대 우1동 레스토랑 '메이트리'

파스타 스테이크 대부분 1만원 초반대
크로와상 등 빵과 미니샐러드바 무한 리필
값비싼 디저트 테이크아웃도…가족 외식 제격

카르보나라 스파게티.

메이트리의 자랑 미니 샐러드바.

작아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토스터도 갖춰져 있다.

등샤오핑이 파리 유학시절 즐겨 먹었다는 크로와상.


미니샐러드바에서 갖고 온 식사 전 애피타이저. 맨 앞이 춘권이다.

크로와상이 먹음직스럽다.


향수를 자극하는, 계란 후라이가 곁들여진 올드 클래식 햄버거 스테이크.
주방의 한쪽 벽은 유리로 틔워놓아 손님이 바깥에서 훤히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칠리새우 스파게티.
불고기 햄버거 스테이크.
칠리 햄버거 스테이크.
뽀모도로 치즈햄버거 스테이크.
해산물 리조또 그라탕.

디저트로 나오는 카페 모카.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어디서 듣고 왔는지 빕스 아웃백 등 소위 잘나가는 패밀리 레스토랑엘 한번 가보자고 조른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의 요구를 모른 채 할 수 없어 큰 마음 먹고 간다지만 마음은 그리 편치 않다. 그래도 모처럼 맛있게 먹는 녀석의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 잘 왔다는 생각도 들긴 하다.

문제는 나올 때. 요즘 음식값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그 돈으로 찬거리를 샀으면 한동안 푸짐하게 먹었을텐데, 하여튼 너무 비싸"라며 푸념하는 아내를 보면서 거품을 싸악 걷어낸 '착한' 가격의 레스토랑은 어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그러면서 이 모습이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스쳐간다.


 '궁하면 통한다'고 맛집 기자의 안테나에 평소 꿈꾸던 레스토랑이 하나 잡혔다. 해운대 선플라자 바로 옆 홈플러스 해운대점 1층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겸 카페 '메이트리'가 바로 그곳이다. 지난 2월 문을 연 메이트리는 가격 거품은 빼고, 음식은 수준급을 유지하고 있는, 한마디로 깔끔하고 세련된 레스토랑이다.

 인테리어가 이름에 걸맞게 화사하고 예쁘다. 주방의 한쪽 벽은 유리로 틔워놓아 손님이 바깥에서 훤히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우리는 이처럼 청결하고 깔끔하게 요리하고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으로 비춰져 믿음이 간다.

 주방보다 더 눈길 가는 곳이 있다. 주방 바로 옆의 미니 샐러드바이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작지만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우선 작은 밥통 두 개가 나란히 있다. 열어 보니 애피타이저인 브로콜리 스프와 밥이다. 바로 옆엔 적채 새싹 양상치 라다치오 등 각종 야채를 담은 그릇이 얼음 위에 놓여 있다. 드레싱으론 아일랜드, 키위, 발사믹오일이 준비돼 있다. 이밖에 메추리알 감자샐러드 춘권 금귤 딸기와 플레인 요거트와 초코시럽 설탕시럽 계핏가루 초코가루 아몬드 등이 놓여 있다. 반찬으론 김치 오이피클과 남미고추인 할라피뇨 등이 있다. 샐러드바 옆에는 토스터 2대와 크로와상과 식빵 비스킷이 보인다. 토스터에는 '3분으로 세팅돼 있다'는 문구도 보인다. 통상 빵을 넣고 어느 정도 구워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인 듯하다. 등샤오핑이 파리 유학 시절 즐겨 먹었다는 크로와상이 아주 부드럽고 맛있다고 야단이다.

 주 메뉴는 파스타와 햄버그스테이크. 요리를 시키면 샐러드바와 정식 메뉴로 올라와 있는 차와 음료가 무료로 제공된다. 4500원 하는 아이스 카페모카 등을 디저트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것.

 파스타는 크게 토마토 소스, 크림소스, 올리브 오일, 오븐 등 네 가지가 마련돼 있다. 카르보나라, 알프레도 등 다소 독특한 스파게티 이름 앞에는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설명까지 붙여 놓았다. 예를 들어 카르보나라 스파게티의 경우 '베이컨 양파 양송이 파마산치즈와 달걀이 들어간 고소한 스파게티'라고. 한눈에 봐도 군침이 돌고 입에 넣으면 잠자던 미각까지 깨울 정도로 깔끔하다. 매운맛의 경우에는 어김없이 'HOT'이란 표시를 달아 놓았다. 대부분의 가격은 9000~1만3000원.

 손으로 직접 고기를 다져 직화석쇠구이로 요리한 스테이크에는 2만2000~2만3000원대의 안심 스테이크도 있지만 햄버거스테이크가 주류를 이룬다. 가격 또한 1만2000~1만5000원대. 양식을 싫어하는 남자들을 위해 불고기 햄버그스테이크와 아이들을 위한 생등심 돈가스(9000원)도 준비돼 있다. 온 가족을 위한 배려가 메뉴에서 다시 한번 느껴진다.

 30대 중반 이후 세대를 위한 올드클래식 햄버거스테이크도 메뉴에 들어 있다. 계란프라이를 곁들인 옛날 방식의 추억의 '함박스텍'이었다. 예전의 그 맛이 그대로 살아나는 듯했다.

 사실상 요리 하나를 시키기에 부담스러운 6세 이상의 아이는 3000원만 내면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있고, 후식으로 나오는 커피는 테이크아웃도 된다. 커피는 커피전문점에서도 원가가 부담스러워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고급 재료를 사용한 것들이다. 고객들의 속마음까지 읽은 듯하다. 영업방침이 레스토랑의 블루오션이라 감히 적는다. 주차는 홈플러스 주차장에 하면 된다. 입구는 건물 뒤쪽에 있다. (051)746-8783

#주인장과의 뒷애기
식사 후 주인장과 마주 앉았다. 뜻밖에도 두 사람이 나타났다. 40대 초반의 남자와 50대로 보이는 여자분이었다.
 늘 그렇듯 처음엔 약간의 어색함이 흐르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러다 보면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개인사도 약간씩 나오기 마련이다.
 알고 보니 최경임 씨는 지난 1984년 광복동에서 '알타미라'라는 유명 레스토랑을 운영한 부산 레스토랑업계의 1세대였다. 알타미라는 당시 부산서는 처음으로 피자를 메뉴로 선보여 꽤나 유명세를 탔다. 또 스파게티와 계란프라이를 덮은 추억의 '함박스텍'도 함께 내놓아 젊은층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광복동의 알타미라는 지금은 사라졌고, 대신 1998년부터 서면에 문을 연 알타미라는 지금도 영업 중이다.
 동석한 김대성 씨는 광복동 시절 알타미라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다 이후 주방장을 거쳐 지금은 메이트리의 사장으로 변신했다. 레스토랑 경력 25년의 최경임 씨는 메이트리의 컨설팅을 맡았다.
 눈높이를 맞춰 고객에게 다가가는 메뉴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다소 파격적인 영업방침이 그저 하늘에서 떨어졌거나 땅에서 솟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 문을 연 지 두 달밖에 안 됐지만 25년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레스토랑인 셈이다.


-디자이너 최원영 씨의 나만의 레시피

야채 듬뿍 들어가 영양가 만점
주말 간단한 브런치로도 가능
의무감에 먹던 남편도 점차 좋아해져

       파스타 샐러드와 이탈리안 레모네이드. 장식품인 꽃은 레시피의 주인공인 디자이너 최원영 씨가
        설탕으로 만든 것이다. 

디자이너이자 대학에서 강의하는 최원영(33) 씨. 결혼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보 주부인 그는 입맛이 없을 땐 이따금 미국 유학시절 대학 카페테리아에서 즐겨먹던 파스타 샐러드와 이탈리안 레모네이드를 직접 해먹는다.

 공부하랴 아르바이트하랴 밥 먹을 시간조차 없던 유학시절 파스타 샐러드는 갖은 야채가 듬뿍 들어가 영양분 공급 측면에서 효과적인 데다 정크 푸드로 망가진 몸매를 가꾸는데 일등공신이었다고 회상했다. 파스타와 함께 곁들였던 이탈리안 레모네이드는 상큼하고 달콤한 맛과 향이 입맛을 깔끔하게 해주었다고 덧붙였다. "남편도 처음엔 파스타 샐러드를 의무감에 먹는 듯 하더니 몇 번 경험해보더니 이젠 제법 즐기는 듯해 입맛이 없을 땐 손쉽게  만들어 먹어요."

 이 둘은 요리시간도 짧고 만드는 과정도 간단해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하는 포트락 파티나 생일 파티 메뉴에도 적당하다. 특히 파스타 샐러드는 집에 남은 야채를 단번에 처리할 수 있고 삶은 달걀이나 새우, 닭가슴살 등 원하는 재료를 넣고 바케트나 호밀빵을 곁들이면 주말 브런치나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 가능하다.
 초보 주부 최원영 씨와 함께 추억의 파스타 샐러드와 이탈리안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보자.

파스타 샐러드
<재료> 푸실리 파스타, 브로콜리, 콜리리플라워, 당근, 체리토마토, 오이, 양파, 파프리카, 검정색 올리브,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 소금, 후추, 타임(백리향), 오레가노

각종 재료.

푸실리 파스타.



적당한 크기로 썬 각종 야채.

양념을 넣고 저어 줍니다.



뜨거운 물에 돌돌 꼬인 모양의 푸실리 파스타를 삶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찰기를 유지하기 위해 위해 찬물로 헹군다. 삶는 시간은 겉표지에 적혀 있다. 보통 10분 안팎이다. 준비한 갖은 야채를 깨끗하게 씻은 뒤 먹기 좋은 적당한 크기로 썬다. 체리토마토는 붉은색과 주황색 등 두 가지로 준비하면 색깔이 아주 예쁘다.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는 살짝 데친 후 얇게 썬다.

 재료가 준비됐으면 큰 볼에 삶은 푸실리 파스타를 맨 아래 담은 뒤 썰어 놓은 야채를 넣는다. 재료가 뭉개지지 않게 가볍게 섞어준 후 랩이나 용기의 뚜껑을 닫고 2시간 정도 냉장고에 보관한다. 아침에 먹으려면 저녁 때 준비한 후 밤새 냉장고에 넣어둬도 상관없다. 각각의 재료에서 나오는 고유의 야채즙이 한데 잘 어우러지게 하기 위해서다. 이제 양념만들 차례. 4인분 기준일 경우 계량컵으로 올리브오일(1/4컵) 발사믹 식초(1/16컵)를 섞은 후 허브의 일종인 타임과 오레가노를 넣은 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이탈리아 전통식초인 발사믹 식초는 청포도 즙을 졸인 다음 나무통 속에서 발효시켜 만든다. '발사믹'은 이탈리아어로 향기가 좋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드레싱을 하면 파스타 샐러드가 완성된다.
            완성된 파스타 샐러드.

이탈리안 레모네이드
<재료> 레몬주스, 레몬, 탄산수, 얼음, 설탕

설탕을 넣고 끓입니다. 다 녹으면 투명하게 됩니다.

스퀴저에 레몬을 갑니다.


스퀴저로 간 레몬즙.

여기에 시판되는 레몬주스를 섞습니다.



팬을 달궈 설탕(1컵)과 물(1/2컵)을 넣고 설탕이 물에 잘 녹게 저어준다. 계량은 4인분 기준이며 설탕이 다 녹으면 투명해진다. 5분 정도 식힌 뒤 냉장고에 넣어둔다. 스퀴저로 즙을 낸 레몬(6개)액과 시판 중인 레몬주스(200㎖) 2개를 섞는다. 레몬 6개를 스퀴저로 갈면 250㎖ 정도 나온다. 레몬액을 모두 생과일로 하면 좋겠지만 가격이 비싸 시판되는 레몬주스를 사용한 것이다. 여기에 톡 쏘는, 역시 시판 중인 탄산수(1컵)를 피처에 넣고 잘 섞어주면 레모네이드가 완성된다.

레모네이드가 무카페인 음료여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손님에겐 그저 그만이어서 손님접대용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최 씨는 유리잔이나 와인잔에 레몬조각으로 데코레이팅해주면 화려한 분위기도 연출된다고 말했다.
                   완성된 이탈리안 레모네이드.

식당, 정육점 겸해 귀한 특수부위 언제나 준비돼
경주 산내, 언양 봉계 등에 비해 7000~8000원 저렴
다대기 푼 된장라면, 보릿가루 첨가한 누룽지 별미

        특소금구이.맨 우측 하단 가운데 심줄이 있어 나뭇잎을 빼닮아 명명된 낙엽살. 맨 좌측 하단
          부위가 치맛살, 좌측 상단 돌돌 말려 있는 것이 갈비갈, 그 옆 넓적한 덩이가 등심, 등심 위의
          고기는 제비초리이다.


 해운대 신시가지에 모처럼 제대로 된 고깃집이 하나 생겼다. 떠들썩하지도 않고 화려함과는 더욱 거리가 먼, 애오라지 맛으로만 승부하는 집이다. 해서, 주말 평일 가릴 것 없이 북적댄다.


사실 넘치는 게 고깃집 아닌가. 하지만 모처럼 큰 마음 먹고 외식 한번 하려고 해도 어딜 가야할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하나같이 특상품 한우 암소를 취급한다 하고, 최상의 식재를 사용한다고 내세우니까. 가서 맛보지 않고는 옥석을 구분할 방법이 별로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이럴 경우 지인들의 입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혹자는 인터넷 맛집 사이트를 참고하라고 하지만 '알바'들에 의한 장난이 심해 그것도 절반은 믿지 못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고깃집을 소개받으면 반가울 수밖에.

'영남식육식당'. 식당을 하면서 정육점을 겸한다. 신시가지 좌동 재래시장 인근이다. 원래 일식집이었던 곳을 인수, 고깃집으로 개조해 작은 방들이 많다.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에 방해받지 않아 우선 마음에 든다.

먼저 선짓국과 밑반찬, 간 천엽 등골(척수) 한 접시가 동시에 나온다. 칼슘이 우유의 40배나 된다는 하얀색의 등골은 소를 마리째 구입하기 때문에 맛볼 수 있는 거란다. 안주인 김수정(38) 씨는 설탕없는 아이스크림에 비유했다. 실제로 그랬다.

간 천엽 그리고 하얀 색이 등골(척수)이다.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명이나물.

아삭아삭 씹히는 오이지.


소피로만 만든 맛이 기가 막힌 선지국.

태백숯가마에서 공수된 참숯.


낙엽살.

육사시미.


밑반찬 중에는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산마늘의 일종인 명이나물과 옛날 방식으로 담근 오이지 그리고 묵은지가 눈길을 끈다. 명이는 새 순이 올라오는 지금이 가장 맛있단다. 평소 못 보는 반찬이라 대부분의 손님들이 남은 것을 싸간다고 한다. 선짓국 또한 소피로만 직접 만들어 그저그만이다. 사이드음식이었다가 손님들의 요구로 최근 선짓국 정식이 식사의 메인 메뉴로 등장했다.

잠시 후 이글거리는 숯불과 주문한 특소금구이(120g 2만2000원)가 나무 도마 위에 올려진 채 들어왔다. 등심 낙엽살 치맛살 갈비 제비초리 등 이름 또한 흥미롭고 화려하다. 한눈에 봐도 고기 속의 마블링(지방의 무늬)이 예사롭지 않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고기의 원산지나 등급에는 관심을 두지만 정작 숯불에는 무심하다. 물어보니 참숯이었다. 강원도 태백숯가마에서 구워낸 것이란다. 안주인 김 씨는 "참숯을 좀 아는 사람은 결을 보면 바로 안다"며 석쇠를 걷어내고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곤 아무리 좋은 등급의 고기라도 숯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마도 맛의 절반은 달아난다고 숯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숯의 향이 고기에 스며들어야 비로소 진정한 고기맛이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고기맛은 어떨까. 유난히 붉으면서 마블링이 없는 제비초리를 먼저 올렸다. 목 뒤 두 덩어리가 나오는 제비초리는 다른 고깃집에선 고가의 특수부위로 판매된다고 했다. 기름기가 적은 제비초리는 입에서 녹는다. 이름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낙엽살은 앞다리살이다. 긴 혀 모양의 고기를 절반으로 나누는 심이 있어 영판 나뭇잎 그 자체다. 육즙이 묻어나 고소하면서도 부드럽다.

기름이 적고 맛이 고소한 치맛살은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 개인적으론 육즙과 함께 고소하면서도 약간의 씹는 맛이 있는 등심과 갈비살이 가장 맘에 들었다.

안주인 김 씨는 특수부위(120g 2만7000원)인 안창 안거미(토시) 살치 꽃살도 한 두 점씩 구워 권했다. 이른바 서비스였다. 적출할 수 있는 양이 적어 귀하고 그래서 더 맛있는 부위가 특수부위이다. 갈비살과 유사하지만 더 맛있는 안창과 기름기가 없고 등심과 맛이 비슷한 안거미는 한결같이 입에서 증발해버린다. 안거미는 기름이 적고 고소해 어르신들이 특히 선호한다. 마블링이 가장 화려한 꽃살은 입에서 눈녹듯 사라진다. 가히 맛의 향연 그 자체다.

           특수부위. 적출할 수 있는 양이 적어 귀하고 그래서 더 맛있는 부위가 특수부위이다.

보릿가루를 첨가한 누룽지.

된장라면.


 식사는 된장라면, 누룽지, 된장찌개 중 택일. 누룽지에는 보릿가루를 넣어 국물맛이 고소했고, 다대기를 곁들인 된장에 국수처럼 삶은 라면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였다. 마무리 식사까지 깔끔하다. 한마디로 부산의 맛집으로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
고기는 식육점 가격으로 판매하며 생고기를 진공 포장해 선물용으로도 마련해준다. (051)702-0110


<주인장 한마디>
"좋은 고기 찾으러 팔도강산으로 발품을 팔아요"
안주인 김수정 씨.

안주인 김수정 씨는 흔히 고기의 명가로 불리는 언양 봉계 산내 지역의 비슷한 등급의 고기보다 영남식육식당이 7000~8000원 정도 싸다고 했다. 도로에 뿌리는 기름값을 뺐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 중간 유통상 없이 산지와 직접 거래하는 데다 뼈를 발라내는 작업을 손수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

한우 암소를 어디서 구입하느냐고 물었더니 딱히 고정적으로 가져오는 곳은 없다고 했다. 남편인 이승무(42) 씨가 좋은 고기를 구하러 발품을 판다고 답했다. 경북 봉화나 경주 산내가 주요 거래처라고 했다. 얼핏 들으면 약간 신뢰감이 없는 듯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면 신빙성이 가는 대답이었다.

김 씨는 손님들에게 고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겠다고 했다. 고기는 직원이 굽다가 개인접시에 한 점 놓을 때 바로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때가 맛의 절정이기 때문이란다. 가급적 소금을 찍어 먹어야 제대로 된 고기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또 고기는 되도록 기름기가 적은 순으로 먹어야 하며 양념갈비를 제일 마지막에 먹어라고 권했다. 한마디 더 덧붙였다. 요즘은 식당 벽에 축산물 소 등급 판정확인서를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붙여 놓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좋은 일도 하고 있더군요.

영남식육식당.

전문가 눈으로 꼽은 16가지 셀렉션 메뉴 눈길
시너스 오투(옛 오투 시네마) 옆, 부산대 인근
가격 낮추고 양은 세트메뉴 보다 푸짐
탕수육 유린기 등 특히 맛 빼어나 인기

온천장을 지나 부산대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업도로를 달리다 보면 시너스 오투(옛 오투 시네마) 건물 옆에 '락앤웍'이란 이름의 간판이 눈에 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아메리칸 스타일의 차이니스 레스토랑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중국음식이란 오래 전 화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함께 향신료를 철저하게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선택, 조절함으로써 서구인들의 입맛을 매료시킨 요리의 블루오션으로 당시로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 국내에서 성업 중인 이런 유의 레스토랑은 대개 미국을 거쳐 역수입된 것으로 보면 된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 쪽엔 이런 레스토랑이 있지만 동래 금정 지역에선 이곳이 유일하다. 다소 독특한 이름인 '락앤웍'. '락(樂)'이야 대충 알 것 같지만 '웍'은 온갖 상상력을 다 동원해도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웍은 중국요리에 사용되는 검은색의 둥근 팬 이름이다.

첫인상은 깔끔하고 세련되고 중후하다. 아주 넓은 홀의 벽면에는 마치 미술관을 찾은 듯 다양한 그림이 걸려 있고 한쪽 편에는 아름드리 나무가 조명을 받아 눈길을 끈다.

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원색의 그림과 독특한 수석이 보여 마치 무슨 전시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깔끔하게 세팅돼 있는 테이블.


깔끔하고 세련되고 중후하다. 문닫기 직전이라 손님이 거의 없다.

우측의 아름드리 나무는 진짜 나무다.



메뉴판은 뜻밖에도 두 가지다. 주 메뉴판과 셀렉션 메뉴판. 사연은 이랬다.
150가지나 되는 요리가 적혀 있는 주 메뉴판을 보고는 대개 열에 아홉은 뭘 주문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닌가. 이러다 보니 주문시간도 길어지고 손님들의 입맛을 모르는 상태에서 멋모르고 추천했다가 낭패를 보고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해서, 중국요리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고안해낸 것이 바로 셀렉션 메뉴이다.

셀렉션 메뉴는 전문가의 눈으로 궁합이 맞는 중국요리 3~4개를 한 묶음으로 한 일종의 모듬 주문이다. 단품만 주문하기에는 약간 섭섭하고 기존의 세트메뉴는 가격 면에서 약간 부담스러운 손님들에게 제격이다. 가격은 2만 원에서 3만 원 안팎으로 낮췄고 양은 일반 세트메뉴보다 푸짐하다. '락앤웍'은 모두 16가지의 셀렉션이 마련돼 있다.

3~4인용인 셀렉션N을 주문했다. 가격은 11만 원. 셀렉션 중에서 약간 고가에 속하지만 어딜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며 직원들이 추천해서이다.

자스민차.

중국오이인 짜사이와 오이피클. 맛도 있고 깔끔하다.

인삼비취스프.

매운맛 새우관자.
자연송이비프.
탕수육.
해물이 많이 들어간 자장면.
양파 청경재 양배추를 많은 넣어 매운맛이 덜해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짬뽕.
볶음밥.

자스민차에 이어 에피타이저로 인삼비취스프가 나온다. 조갯살의 일종인 관자로 만든 스프에 시금치를 갈아 비췻빛을 내고 인삼으로 향을 더했다. 그릇도 운치있고 맛도 깔끔하다. 이어지는 매운맛새우관자. 겉으론 아주 매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맵지 않다. 부드러운 관자살과 새우의 씹는 맛이 조화를 이뤄 속된 말로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다음은 자연송이비프. 요리가 바뀔 때마다 친절하게 앞접시도 갈아준다. 송이의 향이 살아 있는 가운데 쇠고기도 아주 부드러워 먹기에 부담이 없다. 반찬으로 나오는 중국오이인 짜사이와 오이피클이 기름진 요리를 깔끔하게 해준다.

 탕수육이 이어진다. 한 직원이 '락앤웍'의 탕수육은 특히 맛있다고 귀띔한다. 그랬다. 기존의 것이 푸석푸석한 데 반해 '락앤웍'의 탕수육은 구름을 씹는 듯 부드러운 면서도 폭신폭신하다. 튀길 때 계란의 노른자 대신 흰자를 많이 써 색깔도 밝다. 화교 출신의 서복성 조리장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요리라서 특히 심혈을 많이 기울인 덕택"이라고 맛의 비결을 밝혔다.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는 열대과일 리쯔.

고구마맛탕.



식사는 자장 짬뽕 볶음밥 중 하나를 택일한다. 종류별로 시켰다. 자장은 삼선자장이라 불러도 될 만큼 해물이 많고 짬뽕은 양파와 양배추 청경채를 많이 넣어 매운맛이 덜해 여성들이 더 좋아한다. 볶음밥은 야채를 많이 넣어 깔끔하다. 후식은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는 열대과일 리쯔와 고구마맛탕. 동행한 부산맛집기행 조성화 회장은 "식사 전 가격이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식사 후엔 가격 대비 만족도가 기대치를 훨씬 넘었다"고 평했다.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 2번 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보인다. (051)554-8000

아메리칸 차이니스 레스토랑답게 메뉴에 영어로 먼저 적혀 있다.




<'락앤웍' Q&A>

"가족 손님은 북경오리 포함된 '셀렉션O' 시키세요"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다. 자장면 짬뽕 볶음밥 등 단품만 주문해도 되는가. 그럴 경우 후식은.
▶가능하다. 자장면 5000원, 짬뽕 7000원, 볶음밥 9000~1만5000원. 후식도 요리를 주문했을 때와 똑같이 나온다.

-셀렉션 종류가 16가지로 너무 많다. 처음 찾는 사람들은 주문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추천하고 싶은 셀렉션은.
▶셀렉션I와 O다. 전자는 락앤웍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희귀요리인 올리브생선이 나온다. 이어 나오는 볶음밥에 올리스생선 소스를 비벼먹으면 그저 그만이다. 3~4인 8만 원. 후자는 가족단위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 해산물누룽지탕, 새우난자완스, 북경오리 등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북경오리는 밀가루로 얇게 만든 야빙쌈과 볶음양상추쌈도 나와 먹는 재미 또한 있다. 3~4인 12만 원.

-현재 가장 인기가 높은 셀렉션은.
▶셀렉션 B, H, C 순이다. 셀렉션B는 락앤웍의 간판인 탕수육이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인기가 높다. 2인용 4만 원. 셀렉션H는 치킨과 양상추가 따로 나와 싸서 먹는 재미가 있다. 3~4인 8만 원. 셀렉션C는 별미인 유린기와 와인이 제공돼 연인들이 애용한다. 2인 4만5000원.

-상당히 넓다. 한번에 몇 명이나 수용할 수 있나. 연회석도 있는 것 같던데.
▶350석이며 130석의 대연회장이 있어 결혼식 피로연 돌잔치도 할 수 있다. 빔프로젝트도 있어 세미나도 가능하다.

방에도 그림이 걸려 있다.
화장실. 거품비누가 찔끔 떨어지는 것을 모으기 위해 예븐 자기 그릇을 두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130여 석의 대연회장. 빔프로잭트도 있어 세미나도 가능하다. 결혼식도 피로연도 동시에 할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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