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442> 진해 장복산~창원 웅산

일품암릉 즐기니 청정계곡이 반겨


미답의 원시림 … 산행초입엔 야생녹차 지천
덕주봉 지나 안민고개, 창원 · 진해가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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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산 시민조각공원과 우스꽝스런 모습의 장승들.


이번주는 그리 멀지 않으면서 떠나는 기분이 드는 숨은 산길을 진해에서 찾아봤다. 그간 김해 양산의 산들은 적잖게 소개된 데 반해 이곳의 산이 의외로 소외받은 탓이기도 했다. 정치권의 속보이는 인위적 지역안배와는 차원이 다른 지역 안배인 셈이다.

사실 취재팀은 각 지자체나 지역 산꾼들로부터 "우리 지역의 ○○산(봉)이 괜찮은데 한 번 방문해달라"는 e메일을 자주 받는다. 이미 소개된 코스라면 어쩔 수 없지만 미개척 산길이면 가급적 독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한다. 이번 산행도 이런 차원임을 일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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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산 시민조각공원(왼쪽)과 산애천 샘터.


시민공원화돼 진해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장복산에서 출발해 웅산을 거쳐 불모산 턱밑에서 계곡으로 미끄러져 창원서 가장 큰 규모인 천년고찰 성주사로 내려왔다.

부산서 그리 멀지 않은 전형적인 근교산 산행 코스이지만 산행 거리가 제법 만만찮다. 대부분의 능선길은 어디서나 전후 좌우의 막힘이 없어 진해 앞바다의 조망이 가능한데다 진해시와 창원시 전경 또한 한 눈에 들어온다.


산행의 재미를 더해주는 암릉길도 일품인데다 무엇보다 하산길에 만나는 계곡이 이번 산행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원시림의 미답의 산길인데다 시원하면서도 우렁찬 폭포수와 소는 곳곳에서 발길을 붙잡는다.

산행은 진해 장복터널 앞 검문소~장복산 시민조각공원~진흥사 앞 장복산공원안내도~진흥사~산애천 샘터~삼거리 안부~삼각점 봉우리~장복산 정상(591m)~정자~헬기장~덕주봉~초소 및 삼각점~안민고개(생태교)~철탑~거북바위~나무계단(데크)~웅산(불모산 시루봉 갈림길)~119 조난표지(안민고개 갈림길)~계곡길~성주사~버스정류장 순. 걷는시간만 7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이 때문에 능선길과 암릉길이 대부분인 이번 코스는 땡볕이 내리쬐는 날은 가급적 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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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와 창원을 연결하는 장복터널 입구 해군헌병단 검문소 앞에서 하차, 우측 마진터널쪽으로 향한다. 도로 양편에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아름드리 왕벚꽃나무가 숲터널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로 조각작품이 전시돼 있다. 꽃비가 흩날리는 봄에도 좋지만 신록이 울창한 지금도 아름답다.  
 
10분이면 장복산 등산안내도. 여기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등산화를 고쳐매자. 들머리는 진흥사와 삼밀사 두 갈래. 삼밀사 길은 험한데다 장마철이어서 진흥사쪽으로 올랐다. 우스꽝스런 표정의 목장승 5기와 아기자기한 야외무대, 그리고 진흥사를 잇따라 지난다. 숲속엔 온통 쉼터인 벤치. 정겹다. 산행하지 않더라도 가족쉼터로 이만한 데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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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산과 덕주봉을 잇따라 지나 만나는 암릉과 암릉을 연결한 다리(왼쪽)와 웅산 가는 길에 만나는 기암괴석에 걸린 소나무는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길은 외길. 편백숲 아래 야생녹차가 지천이다. 찻잎을 따는 한 할머니는 시에서 조성했기에 아무나 따가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오르막의 연속. 주변 풍광이 좋아 힘든 줄 모른다. 침목계단이 끝날 무렵 샘터. 산애천(山愛泉)이다. 들머리에서 1시간. 무명 산꾼의 산사랑의 실천 산물이다.

산애천에서 18분이면 능선 안부 삼거리. 왼쪽 장복산 정상, 오른쪽은 안민고개 방향. 마진터널 입구나 삼밀사로 오르면 장복산을 거쳐 오지만, 여기선 장복산 상봉을 다녀와야 한다. 왕복 50분. 길 주변엔 솔나물 흰까치수영 엉겅퀴 패랭이 노루오줌 털중나리 산수국 찔레꽃 원추리 개옻나무 등이 만개해 있다. 상봉은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암봉. 진해만과 대통령 별장이 있는 저도, 그리고 진해시와 창원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다시 원점. 쉼터인 정자를 지나면서 진해바다를 보며 능선길을 걷는다. 길은 외길이며 또렷하다. 도중 진해나 창원 방면으로 하산길이 있지만 무시하자.  
 
이제 암릉지대가 기다린다. 암봉인 덕주봉(602m)은 빠뜨리지 말자. 덕주봉산악회가 만든 삼거리 샘터이정표를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암릉을 타도 되고, 우측으로 에돌아도 결국 10분쯤 뒤 만난다. 워낙 험해 데크와 난간이 설치돼 있다. 바다 조망이 가능한 이 암릉길은 창원 비음산~대암산 능선길과 흡사하다.

창원과 진해의 경계에 위치한 고갯마루인 안민고개는 덕주봉에서 대략 50분. 안민생태교를 지나 불모산 자락인 웅산으로 향한다. 30분 정도 산길과 임도가 예닐곱 차례 반복된다. 유의하길.

철탑을 지나 밧줄을 잡고 거북바위를 오르면서 다시 암릉길이 시작된다. 기암괴석 끄트머리에 걸린 운치있는 소나무가 뿌연 안개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계속되는 암봉. 넘어도 되고 에돌아도 상관없다. '좌 창원, 우 진해'를 내려다보며 걸으면 제법 긴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곧 불모산 시루봉 갈림길. 2만5000분의 1 지형도 상의 웅산(熊山·709m)이다. 우로 가면 진해 방향으로, 처녀 젖가슴 모양의 시루바위가 얹혀있는 시루봉과 천자봉으로 이어진다. 참고사항 하나. 흔히 웅산과 시루봉을 동일시하고 있는데 엄연히 다른 봉우리임을 밝혀둔다.

산행팀은 창원 방면 불모산쪽으로 간다. 잡풀을 헤치고 10여분 내려가면 갈림길. 119조난표시판이 서 있다. 왼쪽 안민고개 방향으로 향한다. 참고로 15분 정도만 직진해서 오르면 불모산 정상이다.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아주 묵은 길이다. 4분 뒤 갈림길. 왼쪽 안민고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산수국 군락지가 장관이다. 멀리서 들리던 계곡물소리, 20분 뒤 비로소 만난다. 불모산에서 바로 내려와 수정같이 맑다.

지류가 만나는 주계곡은 가히 압권이다. 와폭 소 담, 그리고 이를 감싸고 있는 신록, 하나같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주계곡을 건너 성주사까지는 25분 걸린다. 안민고개 갈림길에선 1시간30분 걸린다. 곳곳에 산길이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수 차례 반복하니 노란 리본을 꼼꼼히 확인하자. 성주사에서 주도로로 내려와 왼쪽으로 200m쯤 가면 만나는 버스종점(차고지)까지는 30분 소요된다.

# 떠나기전에- 진흥사쪽 들머리 무난…불모산 능선 장관
산행팀이 떠난 날은 폭우는 아니었지만 아침부터 오후 1시까지 비가 내렸다. 여기에다 산행 내내 10m 전방도 구분 안될 정도로 안개가 자욱했다. 고백컨대 사실 산행기에 적힌 조망 안내는 간혹 내비치는 모습과 2만5000분의 1 지형도 등을 참조했음을 일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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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복산 정상에 선 필자(왼쪽)와  하산길에 만나는 원시림 계곡은 산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장복산의 들머리는 대개 세 군데. 장복터널 입구 해군헌병단 검문소 앞에서 하차한 산행팀은 지나가는 산꾼들에게 확인한 결과 마진터널 입구에서 시작하는 산길은 현재 막혀 있으며, 삼밀사 방향은 길 자체가 험한데다 비가 온 터라 위험하다고 진흥사쪽으로 오를 것을 권했다. 덕주봉의 덕주바위와 덕주샘은 100여 년 전 김덕주라고 불렸던 사람이 바위 밑에 오랫동안 거주했다고 전해와 명명된 이름이다.

'부처의 어머니 산'이라 불리는 불모산(佛母山)은 사방으로 뻗은 능선이 장관이다. 김해 창원 진해를 가르는 불모산은 김수로왕과 허왕후가 일곱왕자를 출가시켰다는 전설의 산이다. 그 언저리에 위치한 성주사(聖住寺)는 '성인이 상주한다'는 의미. 신라 무렴국사가 창건한 이 절은 호국사찰로 임진왜란때 소실됐으나 이후 불사가 한창일때 곰이 밤새 목재를 옮겨 놓았다고 전해와 웅신사 또는 곰절로도 불린다.

하산길인 성주사 계곡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그야말로 청정계곡이다. 창원시민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어 계곡수를 오염시키는 행동은 삼가자.

# 교통편-서부터미널 진해행 시외버스 15~20분 간격

부산 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진해행 시외버스를 타고 (인위동)종점에서 내린다. 오전 6시를 시작으로 15~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린다. 3800원. 종점에서 다시 150 160 161 162번 버스를 타고 장복터널 입구 해군헌병단 검문소 앞에서 내린다. 900원.

날머리 성주동 버스차고지(종점)에서 111 213번 버스를 타고 남산버스정류소(055-287-2127)에서 내린다. 111 213번 버스는 20~25분 간격으로 있다. 900원. 남산버스정류소에서는 부산행 시외버스는 두 가지.

사상 서부버스터미널행 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45분. 30분 걸린다. 3100원. 동래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55분에 있다. 3800원. 정차 장소는 지하철 1호선 동래역, 동래고등학교이며 종점은 해운대역이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입력: 2005.07.21 20:24 / 수정: 2007.02.27 오후 7:54:10
 

근교산&그너머 <582> 양산 금정산

왜 이리 사람이 없어, 여기 금정산 맞아


양산 동면 가산리서 출발, 범어사로 하산
산행중 양산 쪽에선 산꾼 거의 없어 한산
걷는 시간만 4시간20분, 근교산행지로 제격
금샘 원효암 의상대 거치는 '엑기스'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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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에서 오르는 금정산은 의외로 산꾼들이 없어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 도중 만난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과 지류인 양산천 그리고 무척 오봉 토곡 선암 금동 석룡 동신어 신어 백두 까치 돛대산 등 김해 양산 쪽의 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우리 땅 도심에 금정산만큼 접근성이 뛰어나고 수려한 경관을 가진 산이 또 있을까. 지역 산꾼들은 이 점에 있어선 축복받았다고 생각하며 아끼고 사랑하고 그래서 오르고 또 오른다. 해서, 주말 금정산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는 등산로를 따라 인산인해를 이룬다. 만일 하늘에서 봤다면 여왕 개미를 향한 일개미 군단의 행렬에 비유될 듯싶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지나친 사랑도 좋지만 그와 비례해 폐해도 적지 않다. 호젓해야 할 산길이 시골장터마냥 떠들썩하다. 무념무상의 경지로 임해야 될 산행이 되레 스트레스만 듬뿍 안겨준다.

그렇다면 이제 금정산은 산행지로서의 기능을 잃었단 말인가. 시경계를 넘어 인접한 양산에서 오르면 다행히도 아직 호젓한 산길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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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팀이 발굴한 양산 쪽의 흔들바위(왼쪽)와 산행 도중 올려다 본 양산 쪽 산사면. 최고점이 주능선인 729봉.

   
  양산에서 오르는 금정산은 의외로 산꾼들이 없어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 도중 만난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과 지류인 양산천 그리고 무척 오봉 토곡 선암 금동 석룡 동신어 신어 백두 까치 돛대산 등 김해 양산 쪽의 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양산에서 출발하는 금정산은 부산의 금정산과는 딴 산이다. 시골 풍취도 남아 있고 호젓하며 제법 운치도 있다. 무엇보다 지도상에는 등산로가 뚜렷하다고 표기돼 있지만 막상 가보면 의외로 오랜 기간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개척하는 재미도 있다.

여기에 수석전시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둥그스름한 기암괴석까지 산사면에 쏙쏙 박혀 있어 눈까지 호사시켜 준다. 거기에다 최근 고유가로 인해 너무 먼 산의 소개를 자제해 달라는 독자들의 요청까지 만족시켜 줄 수 있어 금상첨화의 코스라 아니할 수 없다.

금정산 등산은 출발지가 부산이든 양산이든 정상인 고당봉에 올라선다. 여기서 산행팀은 금정산 내 의미있는 볼거리를 가급적 많이 소개하기 위해 금샘 원효암 의상대 범어사를 차례로 들렀다.

산행은 양산시 동면 가산리 중리마을 정류장~금정암~잇단 철탑~잇단 임도~(410봉)~전망대~흔들바위~산죽길~석문~729봉(주능선)~가산리 마애여래입상~철탑~금샘~금정산 고당봉~금정산장~북문~원효암~의상대~범어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 20분. 도중 볼거리가 많아 식사시간 등을 포함하면 넉넉잡아 6시간 정도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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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중리)정류장에서 내려 바로 우측 포장로를 따라가며 산행을 시작한다. 100m 뒤 첫 갈림길에서 우로 간 후 '금정암' 팻말을 보고 좌측으로 향한다. 이후 또 갈림길. '중리교'라 적힌 이정석이 보이는 좌측으로 100m쯤 가면 또 다른 갈림길. 역시 '금정암' 팻말을 따라 가면 막다른 골목에 금정암이 보이고, 산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정면 담쟁이덩쿨이 보이면    
   
좌측으로 가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야 본격 산으로 진입한다. 잠시 잡풀을 헤치고 나아가면 반듯한 길과 함께 정면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여기까지 오면 초입 부분 어려운 길찾기는 끝.

경주 김씨묘를 지나 소나무숲을 따라 두 번째 묘지를 지나면 갈림길. 능선으로 향하는 왼쪽으로 올라선다. 첫 번째 철탑을 통과하면 이내 오름길. 너무 한적해 강원도 오지라 해도 속을 듯하다. 8분 뒤 또 갈림길. 왼쪽 가산마을로 내려가는 하산길 대신 우측으로 간다. 소나무 재선충 훈증처리 지점을 지나면 집채만한 바위 앞에서 또 갈림길을 만난다. 얼핏 선명한 좌측 길로 가기 쉬우나 직진형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바위 우회로인 셈이다. 9분 뒤 오르막 정점은 두 번째 철탑. 여기서 그냥 반듯한 직진길 대신 좌측 철탑을 통과해 산길로 오른다. 한눈에 봐도 길은 묵어 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올라갈 수 있다. 잠시 후 임도와 만난다. 우로 20m쯤 가서 좌측 침목을 덧댄 산길로 들어서면 3분 뒤 한 굽이 돌아오는 임도와 다시 만난다. 좌측 금정산 종주의 시점인 양산 다방동 방향 대신 우측 호포 방향으로 250m쯤 간 뒤 두 번째 곡각지점을 돌자마자 임도 좌측 열린 길로 올라선다. 오르기 전 그간 안 보이던 금정산줄기가 저멀리 보인다. 찾기가 어렵지 일단 올라서기만 하면 반듯한 산길로 이어진다. 15분 뒤 다시 임도. 이번엔 왼쪽으로 간다. 지도상의 410봉은 임도 좌측에 위치해 있다. 150m쯤 진행한 뒤 뒤 묘지를 지나 숲으로 진입한다. 임도는 여기서 끝.

지금부턴 금정산 특유의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로 불리는 기암괴석을 감상하며 주능선을 향한다. 밧줄을 잡고 올라 농짝만한 바위 맞은편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과 지류인 양산천, 양산신도시가 보이고, 정면 무척산에서 우측으로 오봉 토곡 선암산이, 낙동강 건너 좌측으론 금동 석룡 동신어 신어 백두 까치 돛대산이 확인된다.

이제 간혹 만나는 바위를 우회해 올라 주변 조망을 감상하고 다시 숲길로 올라서는 운행이 반복된다. 20분 뒤 길 우측으로 일명 흔들바위를 만난다. 실제 혼신의 힘을 다해 밀면 약간 움직인다.

7분 뒤 다시 전망대에 선다. 뒤돌아보면 기암괴석이 보석처럼 산사면에 쏙쏙 박혀 있고 정면으론 저멀리 낙동강을 배경으로 호포지하철기지창에서 발아래 계곡을 거쳐 마애불과 토굴로 올라오는 산길도 훤히 보인다. 또 한 가지. 정면 초록색의 지붕이 보이는 기암이 보인다. 가산리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지점이다.

   
  이번엔 산죽 오름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18분쯤 뒤 어느새 마애불 눈높이까지 올라선 듯하다. 우측에 보이는 기암 반대편 직벽에 마애불이 있다. 5분 뒤 갈림길. 좌측 대신 직진하면 곧 갈림길. 이번엔 마애불 가는 직진 방향 대신 좌측으로 올라선다. 고무판이 깔린 조그만 석문을 통과하면 금정산 주능선이며 낙동정맥이자 지도상의 729봉에 닿는다. 좌측 장군봉 계명봉 방향 대신 우측 고당봉으로 향한다. 5분 뒤 마애불 갈림길. 주능선에서 80m 지점에 1000년의 오랜 성상 동안 비바람에 씻기면서 말없이 방문객을 내려다보고 있다. 마애불 아래 두릅나무가 자라고 있는 지점이 과거 움막이 있던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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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인 가산리 마애여래입상. 일명 마애불. 경남도 유형문화재이다.

이어지는 반듯한 낙동정맥길. 잣나무 조림지와 철탑을 지나면 이내 사거리. 좌측 '정상 0.3㎞' 방향으로 간다. 곧 갈림길. 직진해 바로 오르면 정상이지만 산행팀은 금샘을 보기 위해 좌측으로 향한다. 2분 뒤 '금샘 가는 길과 금샘과 범어사 설화'가 적힌 안내판 앞에 선다. 안내판 우측 뒤로 간다. 금샘까진 0.2㎞. 5분 걸린다. 금샘은 한 마리의 금빛 물고기가 오색 구름을 타고 범천(梵天)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곳. 금샘 안내판으로 되돌아와 이번엔 '북문 가는 길'이라 적힌 이정표 방향 대신 이 방향으로 2m쯤 간 뒤 우측 열린 길로 올라선다. 고당봉으로 가기 위해서다. '북문 가는 길'은 고당봉을 가지 않고 바로 북문으로 내려선다.

6분이면 나무계단 앞. 앞서 정상 직전 갈림길에서 곧바로 직진하면 이곳으로 올라선다. 금샘을 보기 위해 한참을 돌아 이곳으로 온 것이다. 나무계단과 나선형 계단을 돌아 오르면 이내 고당봉 정상. 장군봉 천성산 계명봉 원효봉 의상봉 신어산 동신어산 오봉산 등과 낙동강이 모두 확인되는 거칠 것 없는 조망이 펼쳐져야 하지만 아쉽게도 짙은 운무에 의해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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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암 입구와 원효암 경내.
 
하산은 북문 방향으로 향한다. 20분이면 고모당과 고당샘을 거쳐 북문산장에 도착한다. 잠시 숨을 돌린 후 북문을 통과해 범어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10분 뒤 '북문 0.6㎞', '더 푸르게 더 맑게'라 적힌 안내판을 지나면서 메인 등산로를 버리고 우측으로 간다. 원효암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9분이면 '원효암'이라 적힌 조그만 현판이 걸린 문을 통과, 12분을 더 가야 암자에 다다른다. 도중 부도와 삼층석탑 그리고 편백과 향나무숲길이 무척 아름답다. 참선수도 도량인 이곳에는 범어사 조실 지유 스님이 주석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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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대에서 바라본 조망. 남산봉 뒤로 회동수원지가 보인다.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 원효암 안내판이 보이는 사거리에서 앞서 올라온 길 바로 우측으로 향한다. 20~30m쯤 갔을까, 우측 바윗길로 오르면 드넓은 바위가 소나무를 끼고 있다. 범어사를 창건한 의상 대사가 기거했다는 성스러운 자리로, 예부터 금정산에서 전해오는 '금정8경'의 하나로 의상망해(義湘望海)라 불린다. 바위 좌측에는 용이 승천하는 듯한 글씨체로 '의상대(義湘臺)'라 새겨져 있다. 조망도 기가 막혀 정면 남산봉과 회동수원지를 감싸는 아홉산 황령산 광안대교 그리고 발아래 상마 하마마을이 보인다.

드디어 본격 하산길. 4분 뒤 갈림길에서 좌로 100m쯤 내려서면 갈림길. 직진하면 상마마을, 좌측으로 크게 꺾으면 범어사로 이어진다. 좌측으로 8분이면 범어사에서 북문으로 가는 메인 등산로와 만나고, 여기서 10분이면 범어사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북한음식점' 산꾼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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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샘과 하산 중 내려다 본 범어사.


'동국여지승람'과 '범어사 창건 사적'에도 나오는 금샘. 금정산(金井山)의 금정(金井)은 금샘을 의미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의 견해이다. 즉 금샘이 있기에 금정산이란 이름이 생겨났고, 그 금샘으로 인하여 범어사가 이 산에서 탄생됐다.

하지만 초행자의 경우 이 금샘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 단적인 사례 하나. 부산 남구 용당동에 산다는 한 50대 산꾼은 금샘 안내판 앞에서 산행팀을 보자 무척 반가워했다. 어디로 가야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미 안내판 좌측 뒤로 가서 허탕을 쳤다는 그는 자신이 없어 고민 중에 있었다. 안내판 우측 뒤로 가야 된다고 설명하자 그는 발걸음을 금샘 방향으로 옮겼다. 뒤따라 나선 산행팀은 5분 뒤 금샘에 도착했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산행팀이 그 아저씨를 부르자 아, 글쎄 금샘 좌측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답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그는 "도중 '금샘 가는 길'이라 적힌 이정표는 보였지만 정작 밧줄을 붙잡고 올라선 후 '금샘'이란 안내판만 보였어도 이처럼 고생을 하지 않았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듣고 보니 그랬다. 초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그렇겠다는 수긍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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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입구 음식거리 한 가운데 위치한 북한음식점(051-508-3035). 함경도 원산이 고향인 시어머니 밑에서 15년간 배운 솜씨를 안주인 김미정(52) 씨가 그맛 그대로 전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 후 3~4인일 경우 수육모듬(순대 수육 족발·2만 원·사진)을 권하고 싶다. 모두 북한식이다. 특히 족발의 경우 2시간30분 정도 삶은 후 프라이팬에 튀겨 담백하다. 북한에서 잔치할 때 주로 해먹는 요리란다. 가자미식해가 밑반찬으로 제공된다. 북한식 만두와 녹두빈대떡도 일품이다. 금정산을 다니는 산꾼들 사이에선 이 집 모르면 간첩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범어사 순환버스를 타고 '어린이놀이터 정류장'에서 내려 200m쯤 걸으면 도로 우측에 위치해 있다.


◆ 교통편-지하철 2호선 호포역 내려 빨간색 버스 타야

지하철 2호선 호포역에서 내려 1번 출구 앞 호포역 버스정류장에서 23, 24, 87, 88, 93, 107, 113번을 타고 양산시 동면 가산리 중리마을 정류장(표기는 가산(중리)마을로 돼 있음)에서 내린다. 기사 아저씨는 번호와 관계없이 빨간색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8.06.19 19:38 / 수정: 2008.06.19 오후 10:52:05
 

근교산&그너머 <437> 포항 만리성산~묘봉산


낙동정맥 동쪽에 위치한 형남기맥 기점
오솔길따라 지능선 오르면 임도급 산길
울창하고 푹신한 숲 삼림욕장인지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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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남기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저멀리 포항 앞바다가 장쾌하게 조망되는 묘봉산 정상에 선 이창우 산행대장.

 
군대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추억이다. 최근 군대 회피 목적으로 국적 포기를 한 사람들이 더러 있었지만 대다수 멀쩡한 남자들은 그래도 가슴 한 켠에 군시절을 소중한 추억으로 아련히 남겨두고 있다. 만일 한 번 더 가라고 하면 결단코 거부하겠지만 남자들에게서 군대 이야기는 동질감의 확인과 같은 의미를 담는다.

포항의 만리성산(427m). 잘 정비된 능선길이 산행 내내 이어지는 보석같은 코스이다.

취재팀은 이번 산행에서 군생활을 떠올리는 '행군로'라고 적힌 팻말을 우연히 발견했다. 귀신잡는 해병대 모 사단의 체력단련 코스였다.

육군 보병 100(소총수)으로 제대한 기자와 산행대장은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군생활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힘든 훈련을 어떻게 감내하고, 그토록 불합리한 명령 아닌 명령에 어떻게 복종했을까."

"한밤중에 야간사격 한답시고 '자동'에 걸어놓고 연발사격을 할 땐 그래도 통쾌했지."

하여튼 지금도 피끓는 젊은 청춘들이 시도때도 없이 이를 악물고 이 길로 극기훈련을 하고 있을 장면을 떠올리면 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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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 계곡. 하얀 찔레꽃이 만발해 있다. 만리성산 정상석. 만리성재 또는 만리성이라고도 불린다.


포항의 만리성산은 이른바 형남기맥의 한 기점이다. 형남기맥은 낙동정맥의 동쪽으로 흐르는 물줄기 중 가장 큰 형산강 남쪽에 위치한 산줄기. 영남알프스 고헌산 북쪽의 백운산에서 출발, 치술령~토함산~추령~함월산~성황재~만리성산~금오산~고금산을 거쳐 호미곶에서 그 맥을 다한다. 치술령 토함산을 통과하기 때문에 토함기맥이라 칭하는 산꾼들도 있지만 강을 중심으로 맥의 이름을 만들어 부른 산경표의 개념으로 볼 때 형남기맥이 타당하다는 것이 일반적이 견해이다.

무엇보다 능선길이 잘 정비돼 있어 평소 원없이 내달려보고 싶은 산꾼들이 있으면 적극 권하고 싶다.

산행은 포항 오천읍 갈평마을 갈평2교 입구~계곡~재실(齋室)~천주교 진주강씨묘~임도급 산길~묘봉산 갈림길~석남사 갈림길~묘봉산 정상~묘봉산 갈림길~사격장 삼거리~만리성산~산사태 절개지~철탑~음지마을 갈림길(하산길)~낙엽 및 계곡길~음지마을 순.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이지만 길찾기가 만만찮으니 리본을 꼭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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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평정수장에서 내려 버스 진행방향과 반대로 걸으면 갈평2교와 만난다. 다리를 지나 우측 계곡쪽으로 내려선다. 들머리 주변에는 '정자숯불가든' '갈평사슴농장'이라 적힌 큰 간판이 서 있으니 참고하자.

유량은 많지 않지만 계곡물이 아주 깨끗하며 주변에는 하얀 찔레꽃이 만발해 있다. 한여름에는 이곳에 텐트족들이 많아서인지 '야영금지'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계곡길을 버리고 이따금 좌측 산길로 향하지만 결국 만난다. 15분쯤 지났을까. 대숲을 배경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재실을 만난다. 재실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산길로 향한다. 6분쯤 뒤 다시 갈림길. 빨간 사각 플라스틱판이 걸린 왼쪽방향은 철탑가는 길. 오른쪽길로 간다. 물마른 계곡을 건너 산으로 향한다.

숲이 울창해 삼림욕장에 온 기분이다. 실개울을 건너 꼬불꼬불 산길을 오른다. 천주교인 진주강씨묘를 지나면서 송림. 솔가리가 널부러져 푹신푹신하다.

계속되는 오르막. 오솔길이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을 즈음 지능선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45분 정도. 갈림길에서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135도쯤 크게 튼다. 완경사 내리막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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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를 지나 좁다란 소로를 따라가면 뜻밖에 임도급 산길을 만난다. 황당한 순간! 몇 차례 주변을 살핀 끝에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해병대 모 사단'이라 코팅된 조그만 팻말이 곳곳에 걸려 있어 군부대 안이라고 짐작했지만 알고보니 체력단련코스였다. 왼쪽길은 북쪽 호미곶 방향, 참조하길.

내리막 커브길에는 나무를 덧대 계단을 만들어 놓았고 무엇보다 산길이 귀빈을 맞는 듯 깨끗하게 정비돼 있다. 군인들의 피땀어린 '작업'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임도급 산길에서 15분, 묘봉산 갈림길을 만난다. 지형도에도 없는 묘봉산은 형남기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동해바다가 장쾌하게 조망돼 한번 들러보기를 권한다. 왼쪽으로 20m쯤 가면 이정표가 있다. '왼쪽 묘봉산, 직진 석남사'. 묘봉산은 이정표에서 150m 거리에 있다. 1.5m 높이의 바위 옆에 361.5m라고 적힌 조그만 정상석이 서 있다. 정면엔 동해바다, 반대쪽엔 운제산, 보이지 않지만 우측이 호미곶 방향.

다시 묘봉산 갈림길로 돌아가 침목을 댄 우측 내리막길로 향한다. 14분쯤 뒤 해병대에서 세운 빨간색 이정표. 왼쪽 산서사격장, 오른쪽 대본리 방향으로 간다. 산길 왼쪽 저멀리 사격장이 보인다.

벼랑 추락방지를 위해 말뚝을 세워 밧줄로 묶은 길을 지난다. 낙엽길도 만나고 새들도 끊임없이 지저귄다. 때론 길 우측에 포항앞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숲도 울창하고 산길도 편안해 콧노래를 불러도 될 만큼 부담없다.

사격장 갈림길에서 1시간 뒤, 능선길 우측에 산길이 열려 있다. 누군가가 나무 두 그루를 노끈으로 묶어놓았다. 얼핏 무덤 2기만 보이지만 무덤 뒤에 '만리성 427m'라고 적힌 정상석이 숨어있다. 사실 산행팀도 그냥 지나쳤다가 기분이 찜찜해서 되돌아가 결국 확인했다.

이어지는 갈림길. 그 사이에 '행군로'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산행팀의 날머리는 음지마을. 우측길로 가도 가능하지만 능선길이 좋아 조금 더 내달리기로 한다. 도중 우측 묵은 길을 한번 만나지만 결국 주 능선길과 만난다. 참고하길.

또 한번의 갈림길. 만리성산에서 23분 거리다. 좌측 행군로는 버리고 우측 성황재 방향으로 내려간다. 리본이 많아 찾기 쉽다. 묵은 길이다. 잡풀도 헤치고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길도 기다린다.

과거 산사태로 추정되는 함몰지역 가장자리를 돌아 철탑을 지난다. 길이 더 험해진다.

철탑에서 20여분. 음지마을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기다린다. 갈림길이다. 직진하면 성황재로 가는 형남기맥 종주길, 우측으로 내려선다. 갈림길 사이에 나무지팡이가 쌓여 있으니 참고하자.

물없는 마른 계곡이지만 예상치 못한 낙엽길이다. 무릎까지 빠질 정도다. 25분이면 계곡을 벗어나고 거기서 10분이면 음지마을 진전휴게소에 닿는다.

#떠나기전에
호미곶서 백두대간 연결
산행후 볼거리 무궁무진

포항에서 예기치 못한 대어같은 산길을 낚았다.

오랫동안 산행팀은 5만분의 1 지형도를 보면서 항상 만리성산을 눈여겨 보며 오를 기회만 잡고 있었다. 호미곶에서 시작되는 형남기맥의 존재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능선이 해병대의 행군로와 겹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해병대 덕택에 능선길은 주위의 낮은 산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깨끗하고 멋진 산길로 탈바꿈돼 있었다.

근교산꾼들이여! 낮다고 얕보지 마시길. 묘봉산~만리성산 산길은 동호인 여러분을 사로잡을 것이다.

만리성산을 지나면 능선의 맥은 크게 두 개로 갈라진다. 왼쪽 행군로는 감포의 문무대왕릉으로 이어지는 문무대왕로이며, 오른쪽 거친 산길은 형남기맥으로 토함산으로 연결된다.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길은 아주 먼 오지의 산길을 걷는 기분이다.

특히 이 길은 호랑이 꼬리모양의 호미곶에서 낙동정맥을 거쳐 백두대간 종점인 백두산으로 이어지는 의미있는 등산로이다.

산행후 주변에는 많은 볼거리가 있다. 오천읍의 오어지와 오어사, 경주의 기림사 골굴사 감포 문무대왕릉 등이 산재해 있어 시간이 나면 꼭 들르자.

호국보훈의 달 6월 군시절을 회상하며 떠나보자.


#교통편-포항서 오천읍 내려 다시 갈평행 버스타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천읍으로 와 다시 들머리인 갈평으로 가야 한다.

노포동종합터미널(051-508-9400)에서 포항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7200원. 1시간40분 걸린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054-274-2313)에서 오천행 300번 좌석버스를 타고 오천읍 닛시마트 앞에서 내린다. 15분마다 있으며 1300원. 오천읍 세계리복개천 정류장에서 갈평행 버스를 타고 갈평정수장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10, 오전 11시10분. 900원.

날머리 음지마을 진전휴게소에서 오천읍행 버스는 오후 3시50분, 7시20분에 출발한다. 오천읍에서 포항행 버스는 역시 15분 간격으로 300번 좌석버스가 있다. 포항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7~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오후 8시3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경주IC~보문단지~문화엑스포공원 지나~감포가는 4번 국도~덕동호~추령터널~포항 기림사 14번 국도 좌회전~골굴사 입구 지나~기림사 입구 지나 포항 오천 방향 우회전~포항시 오천읍~갈평마을(정자숯불가든, 갈평사슴농장 간판) 순으로 가면 된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5.06.09 15:48 / 수정: 2007.02.27 오후 7:57:47
 

근교산&그너머 <438> 부산 천마산~암남공원

3시간 30분 소요, 가족 산행 적격
보석같은 산길은 삼림욕장 방불
천마산 조각공원·기암절벽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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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파도와 조화를 이루는 암남공원의 그림같은 기암절벽은 태종대나 이기대의 그것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


낚시터로 더 잘 알려진 송도 암남공원을 산행한 산꾼들의 반응.
“낚시꾼들의 천국 또는 동네 뒷산 산책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걸어보니 그림같은 해안절벽과 도심의 산에서 보기 드문 원시림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가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암남공원으로 가는 해안도로도 의외로 괜찮은 데다 때묻지 않은 보석같은 청정 산길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습니다."

그랬다. 아기자기한 산책로겠지 하고 떠난 암남공원 산길은 한마디로 의외였다. 시종일관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울창한 신록 그리고 환상적인 조망은 곳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산행로가 짧다는 것. 물좋고 정자좋은 곳이 없듯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고사성어를 떠올리며 위안을 삼을 수밖에. 그래서 산행팀은 고민끝에 암남공원과 산줄기가 이어지는 천마산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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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 중턱 체육공원과 조각공원(왼쪽). 천마산에서 본 부산남항과 북항. 남항과 북항을 보통 영도대교를 기준으로 나뉘어진다. 저멀리 신선대 컨테이너터미널도 보인다.



대표적 도심의 산인 천마산은 부산의 명소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북항 신선대터미널 감천항 영도 태종대 용두산공원 민주공원 남포동 자갈치시장 공동어시장 송도해수욕장 몰운대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내로라하는 명소의 대부분을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천마산엔 또 40여 점의 조각품이 숲 속에 전시된 조각공원과 웬만한 초등학교 운동장 크기의 체육공원이 있다. 산 속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다.
하여, 이번 산행의 테마는 ‘공원같은 산길'. 그 만큼 부담이 없어 가족산행지로 제격이다.
산행은 감천고개~감정초등학교 정문 지나~산불초소~천마산 산행안내도~석성봉수대(천마산 정상·324m)~체육공원~천마산 조각공원(운동장)~해광사 입구~마리아수녀회 유치원~구호병원 앞 신호등 건너~용정탕~중·서구 예비군훈련장·장군산 진정산 일주 등산로 이정표~감천배수지~산불초소~헬기장(장군산 정상)~예비군 대대 입구 주차장(장군산 체육공원)~서구청 양궁훈련장~모지포마을 갈림길~송도순환도로~암남공원 입구~동섬앞~구름다리~샘터입구 갈림길~산불초소~두도체육공원~암남공원 후문 갈림길~산책로 삼거리~다목적 광장~동섬앞~암남공원 입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30분 안팎. 길찾기는 아주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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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고개에서 하차, 신호등을 건너 감정초등학교 쪽 왼쪽길로 간다. 학교정문과 아미배수지 차단기, 산불초소를 잇따라 지나면 천마산 등산로 안내판. 들머리다.
5분만 오르면 바로 시야가 트인다. 정면 엄광산을 기준으로 좌측 시약산 승학산, 우측 민주공원과 구봉산이 보인다. 철탑을 지나면서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조금 더 가면 우측 감천항까지 보인다.
수차례 갈림길을 만나지만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다. 가급적 안내 리본이 걸린 산길로 오르자. 천마산 정상인 석성봉수대는 들머리에서 30분. 최고의 전망대다. 황령산, 간비오산 봉수대와 함께 이미 조선 세종 때부터 있었으며 날씨가 좋을 땐 대마도까지 보인단다. 하나, 봉수대는 오간 데 없고 대신 천마산악회에서 세운 대형 돌탑이 서 있다.
봉수대에서 내려와 산죽길을 잠시 걸으면 체육공원. 직진한다. 제법 긴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천마산 조각공원과 운동장. 초행자들은 산 속에 이런 멋진 곳이 있냐고 한마디씩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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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남공원의 명물인 구름다리(왼쪽). 중심을 잃을 정도로 흔들린다. 암남공원 입구의 동섬.


산불초소를 지나 시멘트길 끝 지점에 열린 우측 돌계단으로 내려선다. 곧 조그만 암자인 해광사를 지나 내려오면 천마럭키슈퍼. 우측 큰 길을 따라 간다. 마리아수녀회 유치원을 지나 구호병원 앞 신호등을 건너 우측으로 간다. ‘6339부대'라고 적힌 팻말을 따라 왼쪽 다리를 건너 올라가면 ‘예비군 훈련장' ‘장군산 진정산 일주 등산로' 이정표가 서 있다.
감천배수지를 끼고 우측으로 오르면 산불초소. 5분 뒤 능선 안부. ‘암남공원 2.25㎞'라 적힌 팻말이 보인다. 여기서 왼쪽으로 50m쯤 더 가면 헬기장. 장군산(114m) 정상이다. 이 산은 임진왜란 때 부산포해전에서 전사한 녹도만호 정운을 기려 붙여진 이름이다. 헬기장에서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면 예비군 주차장. 우측 서구청 양궁훈련장 옆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이제부터 진정산. 정상(156m)은 군부대에서 산허리를 돌아간다. 의외로 숲이 울창하다. 20분 뒤 모지포마을 갈림길. 이 길로 토박이들은 송도와 감천을 오갔다고 한다. 40분이면 송도순환도로와 만난다. 암남공원 입구로, 수의과학검역원서 불과 150m 거리이다.
이제 암남공원. 동편 해안 쪽 산길을 따라 남쪽 끄트머리 두도체육공원까지 갔다가, 나올 땐 서쪽으로 돌아온다. 5분 뒤 동섬 앞 갈림길. 왼쪽 해안길로 간다. 우측 산책로는 하산길. 동섬은 육지와 불과 10m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다.
이후 등로는 보석같은 산길. 바다와 함께 걷는 이 기분. 다도해를 벗삼아 걷는 백도의 등산로가 전혀 부럽지 않다. 10분 뒤 출렁이는 구름다리를 건너 왼쪽 철계단으로 내려서면 낚시터. 이기대나 태종대를 연상케 하는 기암절벽 아래 갯바위에선 낚시꾼들이 대물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다시 올라와 우측 계단으로 간다. 산불초소를 지나 왼쪽 통나무길로 이어진다. 구름다리에서 15분 뒤 샘터입구 사거리. 원시림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사거리에서 15분이면 암남공원 남단 두도전망대에 선다. 발밑엔 두도와 감천동·서방파제. 가히 낚시꾼들의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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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남공원 맨 남단 쉼터에서 본 감천동긿서방파제(왼쪽)와 암남공원 낚시터.


막으로 간다. 곧 갈림길. 방금 지나왔던 초소를 지나 100m 뒤 갈림길. 방금 온 우측길 대신 좌측으로 간다. 10여 분 뒤 임도 수준의 갈래길. 왼쪽으로 가면 암남공원 후문이라 우측 오르막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5분 뒤 산책로 삼거리. 이때부터 스피커에서 클래식음악이 들린다. 잠시 우측 전망대 정자를 다녀오자. 이후 조각품이 전시된 다목적 광장을 지나면 동섬 앞. 여기서 5분이면 암남공원 버스정류장에 닿는다.(05. 6)

 #교통편

지하철 1호선 토성동역에서 내려 6번 출구로 나와 부산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주차장 인근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2번을 타고 감천고개에서 하차한다. 암남공원 버스정류장에선 7, 9, 71번 버스가 남포동에 정차한다.

#떠나기전에

송도는 작은 바위의 거북섬을 말한다. 1913년 일제강점기 때 많은 일본인들이 송도 부근에 거주했다. 소나무가 무성한 작은 섬 송도에 '수정'이란 휴게소를 설치한 후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암남공원은 모지포(毛知浦) 또는 혈청소로도 불린다. 모지포는 '몰치포'라 불리며 '모짓개'의 개(浦)에서 마을 이름이 생겼다 한다. 혈청소는 일제 강점기 때 가축 혈청을 검사한 곳으로 지금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공원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옛 이름인 모지포로 불러야 하는 것이 마땅할 듯 싶다.
 암남공원은 온·난대수림이 주종을 이룬다. 곰솔 오리나무 굴피나무와 난대식물인 후박나무 천선과나무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건의사항 하나. 올 봄 암남공원에서 복수초와 노루귀 반디지치 등 많은 야생화를 발견하고 놀랐다. 부산 도심에 이처럼 자연생태계가 살아 있는 곳이 있어 내심 기뻤다. 그리고 이번에 또 다녀왔다. 이들 야생화 자생지 일부가 훼손돼 있었다. 최근 서구청에서 해안로를 정비한답시고 무분별하게 훼손한 것이었다. 세심한 배려와 복원이 시급하다. (2005.6)

#맛집-애경이네집

 암남공원 입구 다시말해 수의과학검역원 부산지원(옛 혈청소) 주변에는 닭백숙집이 30여개나 있다. '애경이네 집'(051-253-4464)이 가장 유명하다.
 우선 가장 오래된 원조집이다. 주인 최평자(64)씨가 시어머니의 가업을 이었다.
 "암남공원 입구에 왜 이렇게 많은 닭백숙집이 있느냐"고 궁금한 점부터 물었다.
 "옛날에도 데이트족들이 이곳엔 많았지. 그들이 한적에 이곳에 와서 촌닭 한마리를 잡아 달라고 부탁을 했지. 그게 소문이 나면서 이렇게 한 집 한 집 는거지"
 '애경이네 집'은 직접 키운 닭을 잡아 준다. 그래서 고기가 쫀득쫀득하다. 화학조미료나 수입양념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밑반찬도 매일 아침 직접 장을 보고 만들어 신선하다. 닯백숙을 거의 다 먹을 무렵 찹쌀을 넣고 푹 끓인 닭죽도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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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맛집이 늘 그렇듯 그래서 관내 경찰이나 공무원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최근 '애경이네 집'은 도로 확장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위치를 옮겼다. 송도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모지포 마을 쪽으로 옮겼다. 단골들은 이를 아쉽게 생각한다.
 '애경이네 집'은 또 아들이 부산서 알아주는 프로낚시꾼 여영웅 씨라 전국의 내로라하는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다. 또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들도 부산을 찾아 낚시를 하거나 닭백숙을 먹을 땐 반드시 이 집에만 온다.
 닭백숙 3만200원, 오리백숙 및 불고기 3만5000원. 추어탕도 별미다. 6000원.

흔히 토함산 하면 불국사 석굴암을 품은 산으로 각인된다.
하지만 산행팀은 관점을 달리했다. 알고 보니, 솔직히 말해 지형도만 보고 간 이번 토함산의 등로에는 온갖 산나물과 약초 야생화가 지천인 자연 그대로의 보고였다.
 그렇다. 사람들이 유명산이라도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는 산길로 가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가 동반할 때가 왕왕있다. 일종의 횡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토함산이 그랬다..




근교산&그너머 <436> 경주 토함산

신라인 숨결 오간데 없고 발밑엔 산나물 야생화가 지천이네


황룡휴게소서 출발 상범마을 하산
발아래 그림같은 동해바다·보문호
3시간여 소요 가족산행지로 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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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 정상 입구에서 바라본 경주시가지. 저멀리 남산 마석산 오봉산 단석산 등이 보인다. 발아래는 불국사 집단시설지구.



나이드신 어르신 세 분이 들머리 입구 조그만 가게에서 소주 한 병을 사들고 나왔다.
"젊은이도 토함산 왔나. 길은 알고 있째. 요기 다리 밑으로 내려가 개울건너 논두렁을 따라 가면 곧바로 산길이 나오지. 찾기 쉽지. 그럼 우린 먼저 간다네."

묻지도 않았는데 애써 친절하게 설명한 그들은 급한 약속이라도 있는 듯 종종걸음으로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30분쯤 뒤 어르신들과 다시 조우했다. 딴사람이었다. 흰 목장갑을 낀 손에는, 그들 표현대로 '등산용 곡괭이'가, 또 다른 손에는 방금 채취한 산나물이 한 움큼씩 쥐어져 있었다.


관심을 갖고 따라 붙는 기자에게 그들은 "요건 미역취, 이건 비비추, 요건 참나물…"하며 활짝 웃는 것이   
더덕과 산나물을 한움큼 쥐고 활짝 웃는 한 산꾼.  
 
아닌가. 더덕 잎도 처음 봤다. 사실 산행팀은 웬만한 야생화는 대충 알지만 더덕이나 산삼 잎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 작은 성과였다. 한 어르신이 파낸 더덕을 기자에게 건네며 잎의 향을 맡아보라고 했다. 그 어떤 값비싼 향수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상큼했다. 알고보니 더덕은 지천에 널려 있었다. 덜 자란 더덕은 원상복구해두는 마음 씀씀이도 보기 좋았다.

그들의 발걸음은 전진 한 걸음에, 좌우 두 세 보. 산행은 아예 뒷전이었다.
"여긴 산나물이 생각보다 많아. 특히 이 길은 더욱 그래. 참,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까. 작년 요맘땐 여기서 멧돼지 새끼도 봤어.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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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을 한움큼 쥐고 활짝 웃는 한 산꾼과 더덕.

 
그랬다. 그 유명한 불국사와 석굴암을 품고 있고 신라땐 하늘에 제를 지낸 5대 영산 중 하나였던 토함산(745m). 해맞이의 명소이자 단석산 남산과 함께 경주의 3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바로 그 산이 산나물이 지천으로 자라고 있는 오랜 친구와도 같은 산이었다.

야생화의 보고이기도 했다. 노루귀 칼퀴나물 쥐오줌풀 천남성 왕제비꽃 쪽도리풀 미나리아제비 은방울꽃 선씀바귀 작약 민백미꽃 솜방망이 흰민들레 쥐오줌풀 등의 해맑은 미소는 발걸음을 계속 멈추게 한다. 양지 바른 무덤에는 온통 야생화 천국이다.

지금까지 부산·경남의 대표적 산나물 산행지로는 거창 양각산과 생식마을로 유명한 경주와 영천의 경계에 위치한 사룡산 정도. 토함산도 오늘부로 그 반열에 감히 올린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상큼한 산나물을 캐는 기분, 한 잎 한 잎 정성껏 딴 산나물을 비닐봉지에 하나 가득 담아오는 기분, 생각만 해도 가슴 뿌듯하다.

   
산행은 황룡휴게소(황용으로 표기돼 있음)~경주이씨묘~묘지 앞 등산안내도~우물식수 등산안내도~토함산 정상~추령재 갈림길~상범마을 갈림길~상범마을 순. 걷는 시간만 3시간 정도 걸려 가족산행지로 적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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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황룡휴게소로 가는 길은 우선 눈이 즐겁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극찬한 경주시민의 식수원인 덕동호를 따라 굽이굽이 돌고 돌아 고갯길을 오르내린다. 이 길은 감포를 거쳐 구룡포로 이어지는 멋진 드라이브길로 유명하니 참조하자.

황룡휴게소 앞에서 하차한 후 휴게소 우측 포장로를 따라 계곡으로 내려간다. 두 개의 다리 아래를 통과한 뒤 개울을 건너면 막 모내기를 끝낸 논.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한 왼쪽 논두렁을 따라 산길로 접근한다. 월성손씨묘를 지나 안동권씨묘 직전 왼쪽 산길로 오른다. 이 길만 찾으면 사실상 길찾기는 끝. 초록빛이 물씬 묻어나는 활엽교목 일색이다.

제법 만만찮은 오르막길. 땀깨나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대신 발밑에는 산나물과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있어 힘든 줄 모른다.

독자들은 온라인 상이나 관련 서적을 통해 앞서 기술한 산나물과 야생화를 한 번 찾아보고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시간 뒤 묘지 앞 첫 등산안내도. 정상까지 1.2㎞ 정도 남았다. 6분 뒤 시야가 트이면서 왼쪽으로 동해바다가 모습을 살짝 드러낸다. 주변은 억새밭. 여기서 50m 채 못가면 갈림길. 오른쪽 그림같은 잣나무 숲길은 문화엑스포공원 근처에서 올라오는 길. 늦가을 이 길로 오르면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산행을 경험할 수 있다.

직진한다. 10분 뒤 또 갈림길. 등산안내도에는 우물식수라고 표기돼 있지만 찾을 길이 없다. 우로 가면 코오롱호텔 주차장. 역시 직진한다. 정상은 여기서 10분이면 닿는다. 주의할 점 하나. 정상 입구 '추령재'와 '코오롱호텔 뒷길'이라 적힌 두 개의 이정표가 서 있지만 방향이 잘못됐음을 일러둔다.

  
  토함산 정상 입구에서 바라본 경주시가지. 저멀리 남산 마석산 오봉산 단석산 등이 보인다. 발아래는 불국사 집단시설지구.
 
잠시 조망을 살펴보자. 왼쪽 제일 뒤 능선이 영축 신불 간월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정면 제일 뒤 오봉산 단석산, 그 오른쪽 앞으로 벽도산 선도산 형제봉 구미산, 제일 앞 능선이 남산 고위봉 마석산 치술령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히 산의 물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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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 정상에 서면 동해바다도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상에는 오랫동안 터줏대감이던 큰 돌탑 대신 높이 3m쯤 되는 정상석이 새로 자리를 잡고 있다. 북쪽 정면으로 기림사를 품고 있는 함월산과 그 왼쪽 동대봉산, 그리고 그 사이에 작은 봉우리가 몇 개가 보이는 산이 포항 운제산이다. 저 멀리 동해바다도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상석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 추령재 대신 오른쪽 석굴암 방향으로 간다. 헬기장을 지나면 곧 이정표. 왼쪽 '포수우물, 추령재' 방향으로 내려선다. 참고로 직진하면 석굴암 입구. 20분 걸린다.

5분 뒤 포수우물 갈림길. 180m 거리에 있어 잠시 들렀다 가자. 10분 뒤 다시 갈림길. 직진하면 추령재. 산행팀은 우측 상범마을로 내려선다. 참고로 이때부터 묵은 길이 시작되니 유의하자.

10분 뒤 가파른 절개지로 내려서면 계곡. 유량은 적지만 수정같이 맑고 깨끗하다. 이후 계곡따라 내려가다 우측 길로 올라서 주황색 굵은 호스를 따라 간다. 260년 된 보호수인 느티나무를 지나 3분 뒤 범곡리 상범마을회관에 닿는다. 이어지는 포장로를 따라 30분(1.6㎞) 정도 가면 추령재에서 넘어오는 감포가는 옛길을 만난다. 길을 가로질러 오르막길로 가면 추령터널에서 오는 4번 국도와 만난다. 여기서 왼쪽으로 100m 정도 가면 장항리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 야생화 자생지 무분별한 채취 삼가

토함산은 이미 두 차례 소개됐다. 코오롱호텔 뒤 탑골~토함산~추령재를 거쳐 기림사를 품고 있는 함월산 코스가 하나요, 또 하나는 보문단지를 지나 문화엑스포공원 근처에서 올라 석굴암 입구로 하산하는 코스다. 동해바다의 장쾌함과 그림같은 덕동호, 보문호를 감상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산행이 가능해 만추나 초겨울에 제격이다.

이번 산행은 산나물과 야생화가 가득한 황룡휴게소 입구에서 출발했다. 세 코스 공히 정상 입구에서 만나며 하산길은 모두 달리했다. 이번에는 정상에서 내려서자마자 바로 왼쪽 상범마을로 하산했다. 초행이라면 석굴암 입구로 하산해 석굴암과 불국사를 둘러보면 좋을 듯하다.

이번 산행의 날머리인 상범마을에는 '석굴암 가는 길'이라고 표기돼 있다. 마을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석굴암으로 바로(?) 가는 길이 있다고 한다. 참고하길.

당부 한가지. 야생화 마니아들에게 덕동호 주변의 토함산 동대봉산은 중부 이북에서나 볼 수 있는 야생화의 자생지가 여럿 발견돼 청정지역으로 여겨진다. 이번 산길도 여기에 포함돼 사실 산행팀은 소개를 망설였다. 무분별한 채취 때문이다.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 교통편-경주서 감포행 버스 황룡휴게소 하차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051-508-9400)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000원.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감포행 버스를 타고 황룡휴게소 앞에서 내린다. 오전 6시20분 첫 차, 이후 20분 간격 출발. 1400원. 날머리 장항리 버스정류장에서 경주터미널행 버스는 100번. 1800원.

경주시외버스터미널(054-743-5599)에서 부산행 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50분에 있다.

만일 석굴암 입구로 하산했을 경우 석굴암 주차장에서 불국사 가는 12번 버스는 매 시간마다 있으며 막차만 오후 6시20분에 출발한다. 1300원. 불국사 주차장에서 경주시외버스터미널행 시내버스(10, 11번)의 막차시간은 밤 10시5분. 1300원. 참고로 석굴암 입구에서 불국사까지 걸으면 약 50분 걸린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경주 산내면에는 예부터 불고기단지가 아주 유명하다. 두 곳이다.

 부산에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 국도~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 24번~밀양 석남사~밀양 상북~창녕 밀양 24번~경주 청도 궁근정리~경주 청도~궁근정 삼거리서 경주 청도~경주~경북 경주시 산내면 안내판~경주 산내 921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잇따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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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복산가든 내 야외수영장.

첫 번째 만나는 곳이 산내면 대현리 불고기단지. 대현고개라 불리며 시골치고는 상대적으로 꽤 번화가(?)다. 이곳은 문복산 고헌산 불송골봉의 시종점으로 주로 산꾼들이 많이 알고 찾는 곳이다.
 문복산가든(054-751-7043~5)이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다. 대현리 불고기 단지에서 산내면소재지인 의곡, 다시말해 북쪽으로 1㎞쯤 떨어져 있다. 간판이 크게 서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이 집은 가족 외식은 기본이고 산꾼들을 위한 집이기도 하다. 단체 10명 이상일 경우 부산 양산 울산 대구 경주 포항까지 차량을 보내 손님을 태워 들머리에 내려준 후 날머리까지 가서 직접 식당까지 태워준다. 즉 식사만 하면 차량 편의를 해주는 집이다.
 이곳은 고기맛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암소를 마리째 구입하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고기는 얼리지 않고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 시설도 아주 넓어 야외 수영장과 계곡 수영장이 있어 여름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또 10월 중순부터 12월까지는 모든 손님들에게 직접 재배한 배추 5포기와 무를 선물로 증정한다. 뼈나 국거리도 판매한다. 소금구이 양념구이 1만6000원.

또 다른 불고기단지는 산내면소재지인 의곡리 주변. '원조 일광식육식당(054-751-5757)'이 가장 유명한 원조집이다. 산내버스터미널에서 두어 집 떨어져 있다. 35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 집은 겉은 허름하지만 맛으로 승부한다. 10여 곳의 이곳 식당 중 유일하게 소를 직접 키워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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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인 황숙자(62)씨는 "맛의 비결은 거름 등을 섞은 먹이"라고 밝힌 뒤 "한 번 온 사람은 반드시 단골이 된
다"고 말했다. 양도 많다. 1인분에 200g 정도를 내놔 장정 2사람이 와서 3인분을 시키면 배가 부를 정도. 파절임도 돌복숭을 삭힌 액과 포도주 액, 감식초를 양념장에 섞어 맛은 물론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 직접 키운 곰달피와 상추 파 마늘이 곁들여지고 된장 또한 직접 담궈 일품이다. 200g 1인분 1만7000원. 워낙 맛이 있어 부산 대구 등지의 단골들도 아주 많다. 지금은 아들인 박병환 씨가 2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어머니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손주도 보고 밭일도 하며 뒤에서 돕고 있다고 한다.

<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팁>
직접 소를 키워 잡거나 마리째 들여오는 집은 미리 전화로 금일의 고기 상태를 물어보고 가면 보다 신선한 고기맛을 볼 수 있다. 대개 소를 잡아 대략 4~5일 숙성한 때가 최고의 맛을 내기 때문이다.



근교산&그너머 <428> 경주 정족산

푹신한 낙엽 능선따라 진달래 터널 미답의 산행
장육·사룡산과 마주보며 우뚝 선 봉우리 요충지
무명봉으로 남을 산, 산행대장이 이름찾고 개척
송림속 운문호 한눈에…국제신문 리본 '꼭' 참조
 


 독자들로부터 국제신문 산행팀 이창우(45) 대장의 고향을 묻는 전화를 왕왕 받는다. 그러면서 혹 밀양이 아니냐고 덧붙인다.
다소 생뚱맞은 듯한 질문 같지만 한편으로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짐작은 간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근교산 시리즈는 밀양의 거의 모든 산을 손금보듯 샅샅이 훑어왔기 때문이다.
가지 운문 신불 영축 등 내로라하는 영남알프스의 명산은 물론이고 밀양과 이웃한 청도 양산 창녕 울주 김해 등 행정구역 경계선을 넘나들며 듣도 보도 못한 산까지 우직스럽게 소개했다.
오죽했으면 일면식도 없는 경기도의 한 산꾼이 밀양의 한 골짜기에서 길을 잃었다가 국제신문 리본을 우연히 발견하곤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며 고마움의 전화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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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뒤로 보이는 산내면 내칠1리 교동마을(왼쪽)과 정족산 정상. 정상석 대신 작은 돌탑이 서 있다.


이 대장의 고향은 경주다. 그간 근교산 기사를 꼼꼼히 탐독한 독자라면 경주의 산도 밀양의 그것에 못잖게 많이 소개된 사실을 알 것이다. 문화재가 우선인 경주의 산들이 속속들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순전히 고향이 경주인 이 대장의 노고라도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남산과 토함산을 비롯 사룡 소금강 옹강 구미 용림 마석 단석 오봉 인내 금곡 입암 장육 조래 봉서 동대봉 만봉 석두 도덕 자옥 어래산 등이 품고 있는 보석같은 산길은 산꾼들에게 적잖은 즐거움을 안겨줬다.
경주 정족산을 이참에 추가한다. 역시 이 대장이 발굴하고 개척했다. 그가 없었다면 정족산이란 이름은 영원히 무명봉으로 남아 있을 뻔했다. 그야말로 `수렁에서 건진 정족산'이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 평소 석두 장육 사룡 만봉산 산행을 위해 오가다 우뚝 선 하나의 봉우리를 보고 2만5000분의 1지형도를 찾아보니 높이만 표시돼 있었다는 것.
언젠가 이곳을 지나다 우연히 이 산이름이 `절뒷산'이란 말을 들었다. 화엄정사 뒷산이라는 뜻이었다. 산행 당일 도착 즉시 한번 더 이름 확인을 위해 조그만 암자인 `원적암'의 이경순(69) 할머니를 만나 물었다. 뜻밖에 정족산(鼎足山)이란 `대어'를 낚았다. 양산 정족산처럼 마주보는 장육산에서 보면 가마솥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어서 마을사람들은 예부터 ‘솥발산’ 또는 ‘정족산’이라 불렀다고 했다. 흥미로운 점은 양산과 경주의 정족산 모두 한자이름에 해발고도(700m)까지 같다.
정족산은 장육산과 사룡 구룡산, 낙동정맥길인 석두봉, 만봉 단석산 등 경주의 내로라하는 봉우리와 능선으로 연결돼 산행운용의 폭이 아주 넓다.
산행은 경주 산내면 내칠1리 교동(다리꼴)~볼록거울~청도 백씨묘~사거리 안부~정상 밑 삼거리~정족산 정상~정상 밑 삼거리~갈림길 안부~장육·사룡산 능선~평지말 갈림길~조래봉 정상~잇단 사거리~530봉~임도~장육산 정상 밑 오거리~계곡따라 하산~하산저(내칠2리)~내칠1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안팎. 번잡한 산길을 싫어하는 산꾼들에겐 보석같은 곳이다. 눈에 띄는 지형지물과 이정표가 전혀 없으니 국제신문 리본을 꼭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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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까지는 그야말로 미답의 산길. 지난 가을 낙엽이 고스란히 쌓여 있어 길마저 푹신푹신해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진달래 군락은 터널을 만들어 놓았고 산사면에는 숫제 지천으로 널렸다.
내칠1리 산저교를 건너 왼쪽 표고버섯 재배지로 난 포장로로 오른다. 곡각지점의 볼록거울을 지나 이내 만나는 오른쪽 돌계단으로 오른다. 심한 오르막길이다.
청도 백씨묘를 지나 또 다른 묘 앞에서 능선으로 곧바로 치고 오르기 위해 오른쪽으로 향한다. 미답의 길이라 가시나무 등 장애물을 만나면 크게 보아 왼쪽으로 길을 찾으며 오른다. 뚜렷한 길이 없어 개척해 올라간다.
이렇게 15분. 숨은 길이 차츰 그 모습을 드러낸다. 동시에 여유도 생긴다. 노란 생강나무꽃과 발밑의 제비꽃도 눈에 띈다. 나무 밑둥지엔 흰구름버섯과 두릅나무도 이따금씩 보인다. 다시 15분 뒤 큰 바위가 보일 무렵 왼쪽 장육산, 오른쪽 암봉인 만봉산과 단석산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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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세계는 4월, 이미 봄이 왔건만 산속에는 아직 겨울이다.


무명봉을 하나 넘으면 예상치 못한 진달래 천지다. 산비탈에도 길섶에도 온통 진달래다. 10분쯤 뒤 길찾기 유의할 곳 하나. 낙엽길 사이 조그만 바위가 여럿 산재한 지점으로, 주변보다 약간 높아 봉우리인 듯하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발목까지 낙엽이 빠지고 진달래가 아예 터널을 만들어 놓았다. 이쯤되면 진달래산으로 새로이 등록해도 괜찮을 듯하다.
대형풍선이 터져 나무에 걸린 지점을 지나 25분쯤 가면 고개마루 안부. 나무가 여럿 쓰러져 있다. 여기서 25분 뒤 정상 아래 삼거리로 주능선이다. 상봉은 오른쪽. 10분 거리다. 정상석은 없고 작은 바위 위에 돌탑이 서 있다. 돌탑을 마주 보고 정면엔 숙재고개, 그 왼쪽에 사룡산 구룡산이, 오른쪽엔 만봉산 석두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다시 주능선으로 되돌아가 계속 직진한다. 신라 장수들의 훈련장소였다는 장육산과 사룡산 가는 길이다. 정면 발백산과 왼쪽의 반룡산이 보인다. 급경사 내리막 낙엽길이 이어진다. 20분 뒤 안부.
여기서 잠시 산세를 살펴보자. 저 멀리 정면 한 일 자로 내달리는 능선이 둘 있다. 크게 보면 앞의 낮은 능선을 타고 약간 오른쪽으로 이동, 그 뒤 능선을 탄다. 장육산과 사룡산이 이어지는 능선이다.
송림을 지나 낙엽길을 가볍게 내달리면 오른쪽으로 열린 산길을 만난다. 청도 운문면 평지말 가는 길이다. 계속 직진한다. 7분 뒤 조래봉(570m) 정상. 직진한다. 이 길 왼쪽은 경주 산내면, 오른쪽은 청도 운문면이다.
이제 장육산 방향으로 간다. 잇단 사거리와 530봉을 지나면 오른쪽 저 멀리 운문댐의 금빛물결이 반짝인다. 왼쪽에는 산행팀이 지금까지 올라온 능선이 뚜렷하다. 결국 산행팀은 산저골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돈 셈이다.
25분쯤 가면 임도. 직진하면 또 다시 임도와 만난다. 왼쪽으로 5분쯤 가면 장육산 정상 밑 오거리. 여기서 방법은 두 가지. 정상에 올라 내려가도 되고, 바로 하산해도 된다. 정상까지는 멀지 않아 건각들은 40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정상에서 바로 하산하려면 오른쪽 20번 지방도(장육산 상회)로 내려선다(근교산 장육산~조래봉 기사 참조). 바로 하산하려면 왼쪽으로 내려선다. 표고버섯 재배단지를 지나 웅덩이 둘을 우로 끼고 계곡을 따라 내려선다. 수목들이 계곡쪽으로 쓰러져 있다. 이내 빨간 노끈이 매어져 있는 오른쪽 계곡길로 내려가 하산한다. 이제서야 산길이 뚜렷하다. 10분 뒤 계곡을 건너 포장로로 5분 정도 걸으면 내칠2리 하산저마을. 여기서 들머리까지는 15분 걸린다. (2005. 4)

#교통편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000원.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산내면 산내터미널 가는 버스는 금아교통 350번이 있다. 오전 6시, 6시27분, 7시18분, 7시42분에 있으며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출발한다. 2050원. 산내터미널에서 내칠1리로 가는 351번 버스는 오전 8시20분에 한 번 있다. 1300원. 날머리 내칠1리에서 산내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50분, 7시5분(막차)에 있다. 산내면 개인택시(054-751-4140)를 이용하면 9500원. 산내터미널에서 경주행 버스는 오후 4시15분, 5시5분, 5시30분, 6시15분, 6시45분, 7시35분, 8시30분에 있다. 경주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5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천IC~청도 운문 20번 국도 우회전~땅고개(휴게소)~산내면 이정석~청도 운문 20번 국도 우회전(산내면소재지)~제2의곡교 건너~서면 우라 방면 우회전(구지사 장육산 해송암 방향)~제2내칠교 건너~오옥사 이정표에서 왼쪽~산저교 건너~내칠1리 동회관에 주차한다.

#맛집-원조 일광식육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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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산내면은 예부터 불고기단지로 유명한 곳. '원조 일광식육식당(054-751-5757)'이 가장 유명한 원조집이다. 산내면소재지인 의곡리에 위치한 산내터미널에서 두어 집 떨어져 있다. 35년 전통을 자랑한다. 집은 허름하지만 맛으로 승부한다. 10여 곳의 이곳 식당 중 유일하게 소를 직접 키워 판매한다.
 안주인 황숙자(62)씨는 "맛의 비결은 거름 등을 섞은 먹이"라고 밝힌 뒤 "한 번 온 사람은 반드시 단골이 된다"고 말했다. 양도 많다. 1인분에 200g 정도를 내놔 장정 2사람이 와서 3인분을 시키면 배가 부를 정도. 파절임도 돌복숭을 삭힌 액과 포도주 액, 감식초를 양념장에 섞어 맛은 물론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 직접 키운 곰달피와 상추 파 마늘이 곁들여지고 된장 또한 직접 담궈 일품이다. 200g 1인분 1만7000원. 워낙 맛이 있어 부산 대구 등지의 단골들도 아주 많다. 지금은 아들인 박병환 씨가 2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어머니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손주도 보고 밭일도 하며 뒤에서 돕고 있다고 한다.



고향의 맛 간직한 화포 메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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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사람들이 예부터 즐겨 먹던 메기국 전문점인 '화포 메기국'(055-342-6266).
봉하마을이 속한 진영읍과 이웃한 한림면 안하리 화포천변에 위치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고향 봉하마을에 온 이후 네 번이나 다녀갔을 정도로 고향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김해사람들이 이 집을 모르면 간첩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메기를 삶아 뼈와 살을 분리시킨 후 뼈로 끓인 육수에 살코기를 넣어 2~3시간 고아 숙주 부추 마늘 파 그리고 갖은 양념을 곁들인 김해 고유의 맛이다. 노 전 대통령은 "메거지(메기의 김해 사투리) 맛이 옛날 그대로"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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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포메기국 식당의 안주인인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주방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3대째 내려오는 80년 전통의 '화포 메기국'집은 봉하마을에서 차로 정확히 8㎞ 떨어져 있다. 한림면 소재지를 지나 굴다리를 통과한 후 '부산 명동' 방면으로 우회전한 후 두 번째 좌회전 하면 간판이 바로 보인다.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허럼한 집이다. 마늘을 듬뿍 넣어 간장 구이 방식으로 구운 장어구이도 일품이다. 메기국 5000원, 장어구이 1만3000원.
 차로 이동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구체적인 경로를 설명하자면 봉하마을에서 본산리(진영 진례IC) 방향으로 가다 첫 삼거리에서 한림 대현 봉화산 방향 우회전~진말 정류장 지나~갈림길에서 우회전((주)청운 지나)~갈림길(좌측 4차선 도로 대신 2차선(구 도로) 방향 직진하면 성심카센터 지나)~명진빌라 앞에서(한림초등) 좌회전~삼거리서 우회전~한림면소재지 지나~굴다리 통과~부산 명동 방향 우회전 후 두 번째 좌회전하면 화포 메기국 간판이 바로 보인다.

근교산&그너머 <435> 영덕 팔각산

한발짝 한발짝 仙界를 향해…변화무쌍한 기암괴봉들

동해 바다·금빛 호수의 장관

파노라마 펼쳐진 산의 미학
산행 만족도 100% 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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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산 여덟 봉우리에는 안전시설물이 설치돼 위험하지 않다.


경북 영덕 팔각산(八角山·628m)과 전남 고흥 팔영산(八角山·628m), 전북 진안 구봉산(九峯山·1002m)의 공통점은.
산 이름 앞의 숫자만큼 기암괴봉이 한 줄기 능선 위에 병풍처럼 우뚝 솟아 비경을 선사한다. 하나같이 험준하고 변화무쌍한 암봉이 연출하는 풍광이 기가 막히다. 해서 산깨나 탄다는 부산을 비롯한 전국 산꾼들의 산행 목록에 반드시 들어있다.
조망의 시원함도 갖췄다. 험난한 날등 위를 걷노라면 파도치는 바다를 원없이 볼 수 있다. 팔영산이 다도해 국립공원, 구봉산이 바다에 버금가는 용담호의 금빛 물결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팔각산은 망망대해 동해바다의 출렁이는 파도를 바라본다.
산행 만족도 면에선 거의 100%. 거친 암봉을 오르내리다 보면 무척 고되지만 힘든 만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입소문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영덕 팔각산은 여기에 숨은 보석이 두 어개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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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산 들머리인 108계단(왼쪽)과 안전시설물.

바위산이 대개 다리품을 팔며 암릉을 오르내리다 그냥 하산하는 반면 팔각산은 산행 도중 계곡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침수정을 비롯, 옥계37경을 보듬고 있는 옥계계곡은 들머리로 가는 도중이나 산행 중에 볼 수 있고, 하산길의 산성골은 엷은 그린색의 특이한 반석 사이로 수정같이 맑은 계류가 흘러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또 있다. 숲이 일품이고 길섶엔 야생화 천국이다. 여덟 개의 암봉을 넘으면 삼림욕장을 방불케 하는 길이 2.9㎞ 구간의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 소중한 수목으로 대접받는 운치있는 홍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때론 발목까지 덮는 카키색 낙엽길도 덤으로 남아 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발에 차이는 게 야생화라 할 만큼 가지 수와 수량이 풍부한 데다 오동나무꽃과 쪽동백꽃 등 평소 보기 힘든 꽃들도 감상할 수 있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결국 팔각산은 암봉과 조망 계곡 숲 그리고 야생화로 이어지는 흔치 않은 산행지로 이맘 때 꼭 한번 등반하길 강력 추천한다.
산행은 영덕 달산면 도전리 옥계유원지 팔각산장 주차장~108계단~1봉-8봉(팔각산 정상·628m)~팔각산장 갈림길~독가촌~산성골 시작~개선문(독립문)~제2목교~제1목교~팔각산 출렁다리~옥계유원지 관리사무소 순.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6시간 걸리며 길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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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계팔봉’이라고도 불리는 팔각산은 원래 옥계계곡의 유명세를 타고 세간에 알려졌다. 그러나 오지였던 산성골이 최근 하산로로 반듯하게 정비되면서 이제는 자신의 이름으로 명산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행은 첫 걸음부터 숨가쁘다. 주차장에서 오른쪽 물길을 따라 50m쯤 가다 개울을 살짝 건너면 암벽에 설치된 108개의 철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헉'하고 숨이 턱 막히지만 동시에 한 폭의 동양화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묘한 느낌도 든다.
철계단을 올라서자 설상가상. 가파른 된비알이 15분 정도 이어진다. 무덤을 지나면서 왼쪽 산허리를 도는 오솔길을 만난다. 5분 뒤 사거리이자 ‘팔각산 1.9㎞'라 적힌 첫 이정표. 우측길은 도전리에서 올라오는 길.
이제 팔각산의 험난한 8봉으로 향한다. 거친 암봉이지만 애기 손목 굵기의 밧줄과 안전시설물이 적절하게 설치돼 못오를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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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만나는 독가촌(왼쪽). 최근에는 슬레이트 지붕으로 개량했다. 하산길인 산성골의 비경.


1봉에는 뜻밖에 이를 알려주는 이정석이 서 있다. 2, 3, 4, 5봉은 왼쪽 반시계 방향으로 위용을 자랑하고 있고 우측 저 멀리 바데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후 산행은 줄곧 밧줄에 의지하지 않으면 곤란할 정도로 사실상 암벽등반이다. 심한 경우엔 70도 정도의 암벽을 오르내려야 한다. 그렇다고 전문 산악인들만의 그런 코스는 결코 아니다.
안테나가 옆에 있는 2봉까지는 그런대로 올랐지만 3봉은 월악산 정상인 영봉이 생각날 정도로 한참 내려섰다 다시 밧줄에 의지해 올라선다. 이건 2년전 이야기. 하지만 지금은 위험구간으로 출입을 통제해 우회해야 한다.
귀띔 한 가지. 산행팀은 8봉인 정상까지 오르면서 4봉과 6봉을 알려주는 이정석을 보지 못했다. 가로 20, 세로 15, 높이 5㎝ 정도의 잇단 이정석은 출처가 불분명한 데다 박힌 위치마저 어정쩡해 사실 100% 믿을 수 없었음을 밝혀둔다.
7봉에선 동해바다가 출렁이는 가운데 내연산 삼지봉 향로봉 괘령산 동대산과 그 우측 낙동정맥의 능선이 확인된다. 정상인 8봉은 암봉이 아니라 밋밋한 둔덕을 이룬 육산의 형태로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하산은 정상석을 보고 왼쪽으로 열린 길로 내려선다. 10분 뒤 갈림길. 왼쪽은 들머리인 팔각산장 주차장으로 가는 길. 팔각산의 새로운 진면모 산성골로 가려면 직진한다. 이때부턴 울창한 숲과 야생화 천국.
산성골이 시작되는 독가촌까지 1시간10분 소요되는 이 구간에는 홍송과 신갈 굴참 등 낙엽교목 그리고 둥굴레꽃 은방울꽃 천남성 족도리풀 갯완두 미나리냉이 쥐오줌풀 각시붓꽃 등 각종 야생화가 시종일관 눈길을 끈다.
민가인 독가촌은 짚으로 엮은 전형적인 초가집. 과거 한창 땐 10여 호가 살았다지만 지금은 50대 부부 한 가구만 홀로 산다. 농사도 지었을 만큼 평탄한 분지 주변에는 광대수염 벌깨덩굴 풀솜대 등 야생초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이어 산죽군락이 펼쳐지고 그 옆으로 오동나무꽃 쪽동백꽃 당조팝나무 연잎 꿩의다리 등이 만개해 있다. 평화롭지만 한편으론 어딘지 모르게 을씨년스럽다.
독가촌을 지나면서 산성골의 비경이 시작된다. 넓게 펼쳐지던 계류가 갑자기 좁다란 협곡으로 변하는가 하면 와폭에 이은 조그만 소(沼)가 탄성을 자아낸다.
계곡 좌우엔 부처손이 가득한 바위들이 병풍처럼 도열한 가운데 엷은 그린색 암반 위로 흐르는 수정같이 맑은 계류에선 한결같이 입을 다물지 못한다.
무주 구천동계곡의 나제통문을 연상케 하는 개선문 바위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긴 팔각산 출렁다리(길이 70m, 너비 1m, 높이 20m)를 건너면 사실상 산행은 끝. 독가촌에서 1시간40분. 도로변의 옥계유원지 관리사무소에서 팔각산장 주차장까지는 3.4㎞로 35분 정도 걸린다.(05. 5)

#떠나기전

팔각산의 들머리격인 옥계계곡은 팔각산과 동대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합류하는 지점으로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다. 조선시대 선비 손성을이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계곡미에 반해 침수정(枕漱亭)이란 정자를 세우고 일생을 보냈다. 그는 경관이 뛰어난 37곳을 찾아 각각 진주암 병풍암 촛대암 강선대 등으로 명명해 후세에 '옥계37경'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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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손성을이 세웠다는 침수정(왼쪽)과 하산길에 만나는 국내에서 가장 긴 70미터의 출렁다리.

침수정은 가히 절경이다. 손성을이란 선비가 그럴 만도 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정면 2칸, 측면 2칸의 팔작기와집인 침수정은 아쉽게도 지자체에서 관리를 하지 않고 방치해 거의 흉가와 진배없이 허물어져 가고 있다.

산행팀은 이날 침수정에서 너구리 한마리를 발견했다. 침수정을 맴돌다 산행팀이 다가가자 곧바로 계곡을 건너 도망갔지만 야생동물에서 볼 수 있는 기민성은 무뎌져 있었다.

사실 산행팀이 침수정에 갔을 때 마을사람 몇몇이 너구리 사냥을 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물론 그들은 산행팀이 다가가자 곧 뒷걸음질 치고 사라졌다.

기자는 산행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기도했다. 위장에 좋다는 너구리이지만 침수정을 놀이터 삼아 계속 삶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교통편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영덕행 버스는 오전 7시5분, 7시52분에 출발한다. 3시간10분 걸리고 요금은 1만1600원. 이 버스는 포항 영덕 진보를 거쳐 안동이 종점이다.

들머리인 팔각산장 주차장은 영덕에서 옥계행 버스를 타고 간다. 오전 8시10, 9시50분. 3110원. 30분 걸린다. 영덕으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 4시30, 6시30, 7시40분(막차)에 있다. 영덕터미널(054-732-7374)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30, 5시30, 6시, 7시5, 7시20분(막차)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경주IC~울진 포항 7번 국도~울진 영덕 28번 국도~울진 영덕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삼사해상공원을 지나 만나는 첫 삼거리에서 달산 방면 좌회전~옥계 주왕산 얼음골 부남 방향 좌회전~팔각산장 주차장 순. 침수정은 팔각산장 못가 커브길인 옥계 덕성식당 맞은 편에 있다.

#맛집-영덕대게협동조합

영덕에선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대게를 잡을 수 있고 나머지 기간은 금어기다. 이 기간 동안에는 수입산이 유통된다. 하지만 드넓은 동해바다에서 일본배나 러시아배 또는 북한배가 잡으면 수입산이고, 우리 배가 잡으면 국산이다. 어찌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이 때문에 미식가가 아니고는 크게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최근에는 영덕 강구항의 경우 영덕 배가 잡은 대게에는 국산임을 입증하는 초록색 라벨을 붙여주지만 인근 구룡포 등 외지배들이 잡은 대게에는 라벨이 없어 간혹 수입산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 만큼 유통 및 판매 체계가 엉성하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100%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싸고 믿을 만한 대게집을 한 곳 추천한다. 영덕대게협동조합직매장(054-734-0691)이다. 경보화석박물관을 지나 삼사해상공원에서 300m 정도 못미친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맞은편엔 오션뷰CC여서 찾기도 쉽다. 전국을 대상으로 대게 택배를 전문으로 하며 유통단계를 줄여 생산자로부터 곧바로 들여오기 때문에 강구항 내 대게집보다 가격이 최고 30%쯤 싸다. 주인 노부부의 후덕한 마음 씀씀이에 반해 한번 이곳을 찾으면 단골이 돼 반드시 다시 찾게 된다. 번잡하지 않아 주인 노부부는 손님들을 위해 직접 가위로 대게을 먹기 좋게 잘라주며 먹는 방법도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게장살 비빔밥도 직접 만들어주며 다른 식당과 달리 젓갈 등 대여섯 가지의 밑반찬과 함께 나온다. 밑반찬은 모두 직접 농사를 지은 유기농이며 봄이면 산에서 직접 캔 냉이나 달래 등도 맛볼 수 있다.
 무엇보다 주문할 때 호주머니 사정에 맞게 국내산과 수입산을 적절히 배분하라고 알려주며 서비스 음식도 부담스럽게 많이 나온다. 적극 추천한다.









근교산&그너머 <434> 부산 달음산~아홉산

지척에 名山이 숨어있었구나!

울창한 숲…살아있는 생태계
보석같은 산길…탁트인 조망
초보 · 전문 산꾼 누구나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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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1경으로 손꼽히는 달음산의 근육질의 암릉(왼쪽)과 달음산 정상.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올초 설연휴 가족산행지로 회동수원지를 끼고 있는 아홉산을 소개한 후 예상치 못한 독자들의 호응에 적잖이 놀랐다. 문의전화는 기본이고 최근까지 국제신문 근교산 홈페이지에 이에 대한 의견개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의 숨은 보석과도 같은 산이다", “금정산 등 도심의 산 대신에 이참에 기장 지역의 산을 집중적으로 소개했으면 좋겠다", “웅천 아홉산과 회동 아홉산의 이름이 같아 헷갈리니 둘 중 하나를 이참에 구봉산으로 불렀으면 한다" 등등. 한 애독자는 아예 “치마산(함박산) 천마산 아홉산을 잇는 종주코스를 한 번 다뤄 줬으면 좋겠다"고 대놓고 취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그도 그럴 것이 우선 멀지 않으면서 인적이 드물어 한적하고, 무엇보다 능선을 내달리며 바라보는 동해바다는 웬만한 산에선 보기 힘든 명장면이라 어쩌면 당연한 요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산행팀은 일전에 소개한 거문산~철마산 코스에서 약간 더 바닷가 쪽으로 옮겨봤다. 바로 ‘기장 1경'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새벽빛을 받는다는 달음산에서 출발, 천마 치마산을 거쳐 ‘회동 아홉산’과 이름이 같은 ‘웅천 아홉산’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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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에서 보면 솔개 축 자를 서 축봉산 원효대라고 적힌 암자(왼쪽)와 아홉산 아래 위치한 연합목장.


부산에도 숲이 울창하면서 보석 같은 호젓한 산길이 아직 남아 있을까 하는 의문을 불식시켜줄 정도로 깔끔한 데다 조망마저 환상적이다. 산행 내내 들리는 새소리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고 숲이 좀 깊다 싶으면 으레 꿩이 푸드덕 날갯짓을 한다.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면 무당개구리가 길섶으로 나와 춤을 춘다.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고 그렇다고 험하지도 않다. 누구나 만족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확신한다.

산행은 일광면 용천리 상곡마을~원효대~원효사~도선사 입구~소각장~달음산 이정표~달음산 정상 이정표~달음산·천마산 갈림길~달음산(587m)~달음산·천마산 갈림길~체육공원~삼각점봉(383m)~천마산(417m)~전망대~치마산(삼각점·458m)~임도~차단기~임도 갈림길~아홉산 등산로 입구~아홉산(360m)~차단기~테마임도(웅천 방향)~철마 이곡 방향~황이농장~철마면 이곡리 이곡회관 버스정류장 순. 걷는 시간만 5시간이고 길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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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곡마을 영천이씨 땅 소유 알림판이 서 있는 공터에서 버스를 내린 뒤 시멘트길을 따라 오른다. 마을은 전체적으로 농가라기 보다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어 깔끔한 인상이다. 정면에 달음산이 보이며, 지도 상으론 천마 치마 아홉산이 왼쪽으로 이어진다. 결국 마을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하는 셈이다.
마을 뒤 산 기슭엔 이곳이 명당인지 온통 사찰이다. ‘대도사'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간다. 7분 뒤 축봉산 원효대 입구. 다리를 건너지 말고 우측 원효사 방면으로 향한다. 축봉산은 달음산의 또 다른 이름. 이곳에서 만난 한 스님은 “달음산 정상부 암봉을 산 아래에서 보면 솔개를 빼닮아 ‘솔개 축(鷲)'자를 썼다"고 말했다.
도선사와 대도사 갈림길에서 비로소 ‘달음산 정상 1.1㎞'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도선사 입구와 조그만 소각장을 잇따라 지나면 이내 달음산 등산로가 열려 있다. 마을 입구에서 30분.

10분 뒤 실계곡을 지나면서 된비알이 시작된다. 밧줄에 의지해 힘겹게 오르면 주능선 갈림길. 들머리에서 25분. 이정표 말뚝만 있을 뿐 정작 필요한 팻말은 없다. 왼쪽은 천마산 치마산, 오른쪽은 달음산 방향이다. 산행팀은 달음산에 오른 뒤 이곳으로 돌아와 천마산 방향으로 향한다. 운치있는 송림과 체육공원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 철탑 가는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간다. 정상은 밧줄을 잡고 조심스레 오른다. 주능선 갈림길에서 15분.
취봉 또는 무제바위라 불리는 거대한 암봉인 이곳은 예상과 달리 아주 넓다. 일광 임랑 송정 등 탁 트인 동해바다가 펼쳐지고 주변 봉우리가 생생하게 확인된다. 북으로 석은덤 대운산 시명산, 남서쪽으로 장산, 북서쪽으로 천성산과 영남알프스 산군, 서쪽엔 천마산 치마산 문래봉 철마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주능선 갈림길로 돌아와 이번엔 천마산으로 향한다. 외길이라 길 찾기는 문제없다. 10분 뒤 우측에 전망대. 공사중인 정관면 뒤로 백운산 망월산 철마산 용천산 석은덤이 확인된다. 침목 내리막길로 15분쯤 걸으면 숲을 벗어나며 안부에 닿는다. 오른쪽은 청소년수련원 가는 길, 산행팀은 돌길로 직진한다. 달음산 줄기가 종지부를 찢고 천마산자락으로 진입한다. 삼각점 봉우리를 지나 20분 뒤 너른터를 만난다. 천마산(417m)으로 추정되며 정상석은 없다. 참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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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음산은 시원한 조망 이외에도 숲 또한 울창해 전국의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 명산이다.


얼마 안가 우측 전망대를 지나면 고개. 우측은 정관읍 달산리, 좌측은 일광면 대리이다. 여기서부터 치마산 줄기가 이어진다. 길섶엔 둥굴레 옥녀꽃대 큰으아리꽃 족도리풀이 눈에 띈다.
두 번의 갈림길에선 모두 우측으로 간다. 제법 고된 된비알을 오르면 또 갈림길. 우측 삼각점 봉우리가 치마산 정상(458m)이다. 이 길로 직진하면 곰내재를 거쳐 문래봉 철마산 거문산 종주가 가능하다. 산행팀은 왼쪽 급경사 내리막길로 아홉산으로 향한다. 발 아랜 하얀 은방울꽃이 웃고 있다. 치마산 갈림길에서 10분이면 또 갈림길. 쭉쭉 뻗은 소나무가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직진하면 곰내재, 산행팀은 왼쪽 아홉산 가는 내리막길로 향한다. 10분 뒤 임도. 왼쪽으로 20분 정도 가면 또 갈림길. 오른쪽으로 8분쯤 가면 마침내 아홉산 등산로 입구 이정표. 나무계단으로 오른다. 압도당할 정도로 송림이 아름답다. 하지만 이것도 잠깐. 안타까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소나무재선충에 의해 시나브로 숲이 망가지고 있다. 정상(360m)까지는 27분. 북쪽을 제외하곤 조망권이 확보됐으나 불행히도 안개가 짙어 도무지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하산은 테마임도 방향. 7, 8분이면 내려온다. 이곳은 재선충 피해가 극심해 숲이 온통 죽은 소나무 일색이다. 곳곳에는 나무를 베어내 훈증처리 중이다.
우측 차단기 쪽 테마임도로 가서 다시 우측 웅천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5분 뒤 왼쪽의 철마 이곡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황이농장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12분 뒤 이곡마을회관 앞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아홉산 숲 '소나무 에이즈'로 신음

달음산은 흔히 동해남부선을 타고 좌천역에서 내려 광산마을과 옥정사를 거쳐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코스의 들머리는 달음산을 기준으로 옥천사 반대편이어서 산행팀은 달음산 외에 천마 치마 아홉산을 연결하는 또 다른 원점회귀 코스를 계획했다.

하지만 하산길에 예기치 못한 많은 비가 내린데다, 목장으로 인한 개설된 인위적 임도 때문에 초행길이라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야 하는 처지여서 어쩔 수 없이 테마임도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산길에 만난 아홉산 숲을 보면서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의 폐해가 얼마나 큰지 새삼 느꼈다. 더이상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서 산꾼들은 현재 훈증처리중인 것을 절대 손대지 말자.

일광산에서 이어지는 아홉산 능선은 테마임도와 목장 조성 때문에 산행의 운치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있는 그대로의 산길을 갈망하는 근교산 동호인에게는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달음산~아홉산 종주코스는 아직은 자연 그대로의 산길이어서 독자들에겐 흡족한 산행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교통편-버스 이용 가장 권장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기장읍 기장시장 아람마트 앞에서 일광면 용천리 상곡마을 가는 '기장1'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린다. 오전 7시10, 8시20, 10시30분, 낮 12시50분에 출발한다. 700원. 20분 정도 걸린다.

기장시장 가는 방법은 두 가지. 해운대 송정을 거쳐 가는 길과 석대 반송을 경유하는 길이다.

좌석버스 142번(서면~양정~시청~수영~해운대역~송정) 239번(부산역~진시장~수영~〃), 183번(부산대~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동래역~안락로터리~석대~반송) 좌석버스가 있다. 1400원.

날머리 이곡에선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 입구 팔송(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 앞)행 버스가 낮 12시30분, 오후 4시50, 5시35, 6시20분(막차)에 있다. 노포동지하철역에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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