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415> 해남 두륜산

한반도 땅끝 명산올라
새로운 시작을 告하다

가련봉 등 8개봉 천년고찰 대흥사 병풍처럼 감싸
일지암 샘물은 초의선사 다도 비법 그대로 녹아
가파른 암릉길 아래 펼쳐진 다도해는 한폭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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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대흥사 경내에서 본 두륜산 암봉. 오른쪽부터 두륜봉 만일재 가련봉 노승봉(능허대). 전체를 하나의 그림으로 본다면 부처님이 누운듯한 와상(臥像)의 형상을 하고 있다.> 
 
올 마지막 산행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산행지는 평상시와 달리 약간은 의미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된다. 모두 다 조국산천의 산이건만 이처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마도 인간의 마음 씀씀이 탓이리라.

산행팀은 국토의 최남단, 땅끝이 있는 전라도 해남 땅의 두륜산을 택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는 지극히 평범한 경구가 어쩌면 이 시점에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두륜산이란 이름은 백두산(白頭山)의 '두'자와 중국 곤륜(崑崙)산맥의 '륜'자의 조합. 이 속에는 중국 곤륜산맥의 줄기가 동으로 흘러 백두산을 이루고, 그 맥이 백두대간과 호남정맥을 거쳐 이곳까지 이어졌음을 짐작케 해준다.

지난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해발 703m의 두륜산은 제법 만만찮은 암봉이다. 영암의 월출산이 남성적이라면 두륜산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워 여성적이다.

산 밑에서 바라보는 스카이라인도 멋있고 산 위에 올라 걷는 맛도 괜찮다. 암릉길에서 펼쳐지는 다도해의 황홀한 풍경은 한 장면도 놓치기 싫은 한 폭의 그림같다.

뭐니뭐니해도 두륜산의 자랑은 신라 천년고찰 대흥사를 품안에 안고 있다는 점. 대흥사는 영주 부석사, 순천 선암사, 청도 운문사 등과 함께 관광객이 많기로 유명한 아름다운 절. 명산에 명찰, 이 이상의 궁합도 없는 듯하다.

두륜산은 대흥사를 중심으로 주봉인 가련봉을 비롯, 노승봉(능허대) 두륜봉 고계봉 도솔봉 혈망봉 등 8개의 봉우리가 원형을 이루고 있다.

산행은 종주코스보다는 대흥사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 코스가 인기. 대흥사~표충사~동국선원(대광명전)~일지암~만일재(헬기장)~구름다리~두륜봉~만일재~가련봉~노승봉(능허대)~헬기장~오심재(헬기장)~북암~대흥사. 4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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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절까지 들어가지만 매표소를 지나면 만나는 옛 주차장에 차를 세워 산행을 시작하자. 핏빛 동백이 벌써 꽃망울을 터뜨린 아름다운 숲길을 조금이나마 만끽하기 위해서다.

해탈문을 들어서면 대흥사 경내. 정면에 암봉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오른쪽에서부터 두륜봉 가련봉 노승대. 찬찬히 들여다보면 부처님이 누워 있는 형상이다.

경내의 연못인 무염지 앞 등산로 팻말을 따라 간다. 서산대사를 기리기 위한 유교식 사당인 표충사와 동국선원을 지나면 첫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북암, 오른쪽은 일지암 가는 길. 300m 거리인 일지암은 예상외로 급경사길. 이곳은 다성(茶聖) 초의 선사가 40여년간 머물며 다도를 중흥시킨 우리나라 다도의 요람. 일지암 편액이 걸린 초가 뒤편에는 초의 선사 때부터 써 온 샘이 있다. 물맛을 꼭 보자.

일지암을 지나 동백숲을 3분 정도 걸으면 두륜봉 가는 길과 만난다. 이후 30분에 걸쳐 세 번의 갈림길을 만난다. 셋 다 두륜봉 방향으로 간다. 마지막 갈림길에서 만일재까지는 10여분. 헬기장인 만일재에 서면 정면에 해남 벌판과 바다 건너 완도땅이 다가온다. 만일재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두륜봉, 왼쪽은 가련봉 노승봉으로 이어진다. 산행팀은 두륜봉에 다녀온 후 가련봉 노승봉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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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두륜봉으로 오르는 길에 만나는 구름다리. 자연석인 구름다리는 얼핏 코끼리 코를 닮았다.>  
 
두륜봉 가는 길은 만만찮다. 암봉 우측으로 빙돌아 뒤쪽으로 오른다. 가파른 절벽으로 이뤄져 쇠난간 길과 돌계단의 오르내림, 그리고 철계단과 밧줄에 의지해야 한다. 명물인 구름다리도 만난다. 자연석이 이뤄놓은 이 다리는 무지개형이라 일명 홍교(虹橋)라 불리지만 얼핏 보면 코끼리 코를 닮았다. 직접 올라갈 수도 있다.

두륜봉(630m)까지는 대략 20분. 제법 너른 암반인 정상에 서면 남해안의 섬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날이 맑은 경우 완도의 숙승봉 너머 제주의 한라산이 보인다고 한다.

만일재에서 가련봉 노승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암봉들의 등줄기를 밟으며 다도해의 절경과 해남땅의 산줄기를 감상하는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바위와 바위를 연결하는 쇠밧줄과 쇠손잡이 쇠발받침대를 이용하지 않으면 전진이 안되는 꽤 위험한 코스다. 손잡이와 발받침대는 꼭 필요한 곳에 설치돼 산행에 큰 도움이 된다.

첫 암봉을 힘겹게 올랐지만 정상은 바로 옆 암봉이란다. 가련봉까지는 만일재에서 30분 정도. 눈 앞의 노승봉 뒤로 암봉인 주작산과 덕룡산, 그 뒤로 백련사가 있는 강진의 만덕산, 그 우측으로 장흥의 천관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대흥사는 왼쪽 저 멀리 미니어처처럼 보인다.

아슬아슬한 암릉의 연속. 능허대라 불리는 노승봉(685m)까지는 15분. 40명이 너끈히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은 반석이 자리잡고 있다. 정면에 보이는 헬기장이 오심재, 우측 숲 사이 도로 부분이 오소재. 오소재를 기준으로 왼쪽은 해남읍, 오른쪽이 완도 방향. 흔히 오소재를 산행기점으로 삼기도 한다.

하산은 능허대 뒤 절벽을 돌아 내려간다. 바위가 만든 좁은 터널을 지나면 밧줄에 의지하지 않고는 내려갈 수 없는 난코스를 힘겹게 통과한다.

이제부터 오솔길. 너무 힘든 코스를 지나온 탓인지 콧노래가 절로 난다. 헬기장을 지나면 오심재. 역시 헬기장이다. 산행은 거의 막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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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북암의 마애여래좌상.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 땀을 흘린다고 한다.>
 
왼쪽으로 10분 정도 오솔길을 걸으면 북암. 예부터 나라에 변고가 생기면 심하게 땀을 흘린다는 마애여래좌상(보물 제48호)을 빠뜨리지 말자. 계단을 내려와 대웅전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어른 키보다 훨씬 큰 산죽 길과 너덜길을 지나면 일지암과 북암 갈림길. 산행 중 만난 첫 갈림길이다. 여기서 대흥사 경내까지는 10분, 경내에서 옛 주차장까지도 역시 10분 걸린다.


# 교통편
- 목포~해남~대흥사 이동…버스 당일치기 불가능

부산에서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순천IC~여수 벌교 17번 국도~지하도~2번·17번 국도 벌교 여수~2번 국도 벌교 낙안민속마을~순천 청암대학에서 좌회전~벌교~보성~장흥~완도 해남 강진~진도 해남(호산삼거리) 직진~두륜산 대흥사~경찰서 진도 완도~대흥사 827번 좌회전~대흥사 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부산 서부터미널~목포공용터미널~해남터미널~대흥사 순으로 이동해야 한다. 당일치기는 불가능하다.

# 떠나기전에
- 고계봉~오심재 산길 폐쇄, 인근까지 케이블카

애초 산행팀은 대흥사에서 출발, 일지암~북암~오심재~노승봉~가련봉~만일재~두륜봉을 거쳐 진불암 쪽으로 하산하는 5시간 코스를 타려고 했었다. 이 코스는 가장 널리 애용되는 산길. 문제는 시간이었다. 부산에서 아침 일찍 출발, 부지런히 달렸지만 대흥사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30분. 간단한 아침 요기를 포함, 무려 4시간30분 정도 걸렸다.
  
 

산행팀은 첫 갈림길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초의선사의 일지암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이후 북암으로 이어지는 이정표는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참 가서야 북암으로 가는 길이 보였다. 이미 시간은 제법 흐른 상태. 다시 한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해는 짧아 오후 5시쯤이면 어두워지는 점을 고려해야 했다.

산행팀은 두륜봉으로 올라 만일재로 되돌아온 후 가련봉 노승봉 오심재 북암으로 내려오는 역순을 택했다. 결과론이지만 시간은 제법 남았다. 초행자의 기우였던 셈.

두륜산에는 지난 2003년부터 운행되는 케이블카가 있다. 대둔산 집단시설지구인 유스호스텔 입구에서 출발, 1.6㎞를 오른다. 고계봉 인근에 닿는다. 고계봉 정상까지는 10분 거리. 정상엔 전망대 건물이 서 있다. 산행중 능선상에 나란히 보이던 2개의 건물이 바로 전망대와 케이블카 탑승장이었던 셈. 왕복 6800원. 편도요금을 물어보니 왕복뿐이란다. 고계봉에서 오심재로 이어지는 산길은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영원히 폐쇄되었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4.12.3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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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409> 김천 삼도봉~대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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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덕산 정상에서 본 삼도봉. 아직도 능선길에 끝물 억새
                                      가 바람에 휘날린다.  
   
 
삼도봉(三道峯). 이름 그대로 3개 도에 걸쳐 있는 봉우리다.
그렇다면 남한에 삼도봉이란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몇 개나 될까. 정답은 3개다. 모두 백두대간 줄기다.

부산경남의 산꾼들에게 우선 떠오르는 봉우리는 지리산 삼도봉일 터. 지리산의 서부능선에 위치한 삼도봉(1550m)은 경남(하동)과 전남(구례) 전북(남원)의 경계지점에 우뚝 솟아 있다.

반야봉(1732m) 바로 아래 위치한 삼도봉의 원래 이름은 낫의 날을 닮아 낫날봉. 발음이 쉽지 않아 '날라리봉' '늴리리봉'으로 불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의해 삼도봉으로 새 이름을 부여받았다.

충북(영동) 경북(김천) 전북(무주)의 경계점에 위치한 삼도봉(1177m)도 있다. 경계를 가르는 도(道)가 완전히 달라 봉우리 앞에 '오리지널' 혹은 '혼또'라는 수식어가 흔히 붙는다. 정상엔 3개 도 주민들이 세운 대화합기념탑이 있다. 국립공원 소백산과 속리산을 거쳐 추풍령에서 잠시 숨을 고른 백두대간이 덕유산을 향해 서서히 고도를 높이다가 3개 도의 경계지점에 이르러 우뚝 솟구쳐 오른 봉우리다.

또 다른 삼도봉(1249m)은 경북(김천) 전북(무주) 경남(거창)을 구분짓는 봉우리. 대화합기념탑이 위치한 삼도봉의 남쪽에 바로 이웃한 대덕산을 지나면 곧바로 만난다.

삼도봉 아랫마을인 김천시 대덕면 덕산마을 촌로에게 대덕산과 이웃한 삼도봉을 아느냐고 물어보니 대덕산에 속하는 하나의 봉우리라고 말할 뿐 금시초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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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백두대간길인 삼도봉~대덕산 코스는 억새와 산죽이 일품이지만 삼도봉 초입에 만나는 노란 낙엽송도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리해보면 백두대간의 산줄기는 남으로 흘러 흘러 대화합기념탑이 있는 '오리지널' 삼도봉에서 대덕산~삼도봉을 거쳐 덕유산 백운산 지리산으로 이어진다.

이번 주 산행팀은 초점산이라고도 불리는 삼도봉에서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헌걸찬 능선길을 내달렸다. 1000m가 넘는 고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가슴이 탁 트일 만큼 시원하고 사각사각 즈려 밟히는 낙엽은 초겨울 산행의 진면모를 체험케 해준다.

산행은 덕산마을~낙엽송길~숯가마터~긴 너덜길~능선~작은 암봉(전망대)~포갠바위~삼도봉~안부~헬기장~대덕산~얼음골 약수터~덕산재 갈림길~덕산마을 순. 5시간 정도 걸린다.

들머리 덕산마을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과 경북 김천시 대덕면의 경계인 덕산재에서 김천쪽으로 가장 가까운 마을. 덕산재에서 차로 2분 정도 걸리고 1㎞ 거리.



마을 앞 길가에 '미끄럼주의 빙판길 전방 300m'라고 적힌 조그만 팻말이 세워져 있다. 길 건너 밭 사이 시멘트길로 간다. 정면에 두 개의 큰 봉우리가 보인다. 왼쪽이 삼도봉, 오른쪽이 대덕산.

곧 사거리. 직진한다. 우측길은 대덕산을 거쳐 하산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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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색이 바랜 낙엽송 군락지를 따라 걷는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낙엽송은 힘이 넘친다. 푹신푹신한 길과 계곡의 물소리, 여기에 산죽과 억새가 곁들여져 적어도 이 순간만은 안성맞춤 길이다.

하지만 올라갈수록 묵은 길이 이어진다. 나무 넝쿨이 길을 막고 있는데다 돌마다 이끼가 덮고 있다. 이렇게 35분 정도 오르면 계곡(큰골)과 만난다. 과거 폭우로 쓰러진 듯한 나무 밑을 통과, 계곡을 건너 올라선다. 뱀 사냥용으로 추정되는 파란그물을 지나면 길은 더더욱 희미해진다. 일단 능선쪽으로 치고 오르기 위해 길이 보일 듯한 10시 방향으로 무작정 오른다. 옛 길 흔적이 보였다가 이내 사라지기가 수 차례. 과거 숯가마터로 추정되는 곳을 지나면 이번엔 너덜길. 주변엔 길이 없어 선택의 여지없이 무작정 오른다. 여기서 능선까지 40여분 동안은 정답이 없다. 때문에 리본도 달지 않았다. 참고하길. 마침내 능선. 능선에 올라도 아직 뾰족한 길이 없다. 우측 나무숲을 헤치고 전진한다. 그야말로 악전고투.

10분 뒤 작은 암봉을 지나 2분 정도 다시 고생하면 상당히 묵은 좁은 오솔길을 만난다. 15분 뒤 포갠바위를 지나면서 비로소 길다운 길을 만난다. 이제 고생 끝. 다시 한 굽이를 넘으면 눈앞에 억새군락지가 펼쳐진다. 끝물이지만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기서 삼도봉까지는 10분 거리.

조그만 정상석엔 삼도봉, 그 옆 작은 글씨로 초점산이라 적혀있다. 정상석을 기준으로 서쪽 무주땅, 남쪽 거창땅, 동쪽은 김천땅이다. 서쪽으로 덕유산 삼봉산 향적봉 중봉 백암봉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이, 남쪽 거창쪽으론 뾰족봉인 금귀봉 보해산 흰대미산 양각산 수도산 월매산 단지봉 가야산 독용산 등이 산의 물결을 이룬다.

산행팀이 넘어야 할 또 다른 봉우리인 대덕산은 코 앞에 있다. 김천시 대덕면에 위치한 대덕산(大德山)은    
   
예부터 이곳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모두 많은 재산을 모아 은혜를 입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

삼도봉에선 백두대간 능선길이라 35분 정도 그냥 내달리면 된다. 산길도 선명한데다 능선길 주변이 온통 끝물 억새군락지다. 신불평원이나 화엄벌이 전혀 부럽지 않다.

정상은 헬기장. 북으로 민주지산 석기봉과 백두대간 산줄기인 삼도봉 막기항산이 잇따라 펼쳐진다.

하산은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제법 급경사 길이지만 낙엽과 산죽길이 아주 인상적이다. 25분 정도 뒤 얼음골 약수터. 잠시 목을 축이자. 이후부터 완연한 낙엽길. 지그재그 산길인데다 발목까지 덮여 여간 즐겁지 않다. 약수터에서 25분쯤 뒤 덕산재 갈림길. 좌측은 덕산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이어서 산행팀은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으로 간다. 대간길을 버리니 갑자기      
길이 사라진다. 할 수 없이 계곡으로 내려서니 우측에 산길이 보인다. 10분 뒤 산행 초입 만나는 첫 사거리에 닿고, 다시 10분 뒤 덕산마을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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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기전에
- 파커 등 겨울장비 챙겨야
- 오를때 너덜길 만만찮아  
 
백두대간 산줄기인 대덕산~삼도봉(초점산) 코스는 경북 김천시 대덕면과 전북 무주군 무풍면의 경계인 덕산재에서 출발, 두 봉우리를 넘은 다음 거창의 소사재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덕산재 정상에는 폐업을 한 주유소가 지금은 '대덕산 산삼 감정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고 길 건너편에는 대형 대덕산 등산로 안내판과 그 뒤로 등산로가 열려 있다.

산행팀은 이 길을 이용하지 않았다. 우선 대중교통인 버스가 덕산재까지 오지 않는데다, 덕산재에서            대덕산 하산길에 만나는 얼음골 약수터.
출발하면 원점회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행팀은 덕산마을에서 출발, 원점회귀 산행을 위해 5만분의 1 지형도에 답사할 코스의 선을 그어 산행코스를 정했다. 큰골에 닿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산행이 순조롭다. 하지만 이후 산행은 능선을 차고 오르는 그야말로 개척산행이다. 특히 너들겅에선 바위들이 제멋대로 얹혀 있어 넘어지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커 세심한 주의를 당부한다. 지금부턴 파카 등 겨울장비가 필요할 때다.


# 교통편
- 성주댐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 일품

부산서 열차를 이용, 김천역에서 내린 다음 김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덕면으로 이동해야 한다. 시외버스터미널은 김천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부산역에서 경부선 김천행 새마을호(1만5700원) 열차는 오전 6시5분, 8시35분에, 무궁화호(1만500원)는 오전 5시30분, 6시30분, 6시50분, 7시35분, 8시5분, 9시5분에 출발한다. 각각 2시간, 2시간20분 걸린다.

김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무주행 직행버스를 이용, 대덕면 덕산마을에서 하차한다. 오전 10시에 있다. 3700원.

무주에서 출발, 덕산마을을 거쳐 김천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오후 4시, 6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김천역에서 부산행 새마을호는 오후 6시1분, 7시54분, 밤 10시1분에, 무궁화호는 오후 5시16분, 6시25분, 7시23분, 8시21분, 밤 10시29분에 있다.

승용차는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 화원IC~성서IC~성주 방면 30번 국도 좌회전~계명대 지나~성주 선남~무주 성주~무주 고령~무주 성주 방면 33번 국도 우회전~무주 김천 왜관 좌회전~무주 대덕 30번 좌회전~무주 거창 방면 좌회전~관기삼거리서 무주 방면 우회전~덕산마을 순으로 가면 된다. 들머리인 덕산마을로 갈 땐 성주댐을 끼고 달리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기다리지만, 귀가땐 밤이라 김천시내로 이동해 경부고속도로 김천IC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4.11.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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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후난성 장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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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산의 수려한 경관. 고생대에 바다였던 이 곳은 지각운동으로 해저가
                          솟아오른 후 차별침식으로 지금과 같은 기이한 봉우리가 만들어졌다.
 
# 최근 선호도 1위 장가계

중국 옛말에 ‘인생불도장가계(人生不到張家界) 백세기능칭노옹(百歲豈能稱老翁)’이란 말이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張家界·장지아지에)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장가계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잘 표현해 주는 말로, 이 속엔 중국인들조차도 꼭 가보기를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다.

최근 국내외에 알려지기 시작한 장가계는 현재 여행업계에서도 최고 인기 상품으로 급부상했다.

장가계는 중국 후난성 서북부의 관광도시. 인구가 1백50만여명에 불과한 도시이지만 도시 전체가 중국 제일의 국가삼림공원 및 여행특구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원시상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92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국내외에 본격 알려지지 시작했다. 지금도 국가 차원에서 환경친화적인 개발이 조심스럽게 진행중이다.

수려한 봉우리와 기이한 동굴 그리고 청량한 공기와 계곡물은 중국인들조차도 이태백과 도연명 등 옛 선인들이 칭송했던 천하절경 무릉도원이 바로 이 곳이 아닐까 추정할 정도. 실제로 장가계시는 무릉원구 영정구 상직현 지리현 등 크게 4개 행정구역으로 구성돼 있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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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시황 사후 그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실물 크기로 만들어진 6천개의
                         병마토용(흙으로 빚은 인형 )
 

장가계의 관광은 크게 △천자산 자연보호구 △장가계 국가삼림공원 △삭계곡 자연보호구로 나뉜다.

천자산 자연보호구와 장가계 국가삼림공원은 ‘무릉원’이란 관광지정구를 통해 입장하며, 삭계곡 자연보호구는 무릉원 동쪽에 위치해 있다.

무릉원 정문을 통과, 20분 정도 버스를 탄 후 케이블카로 천자산 정상에 오르면서 관광은 시작된다. 평균 해발이 1,264m인 천자산은 장가계시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토가족의 성산(聖山)으로, 수백개의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바위산.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케이블카 아래로 펼쳐지는 천자산의 자태에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이구동성으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깎아낸 듯한 기암괴석들과 그 위에 의연하게 서 있는 몇 그루의 노송, 그리고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깊은 계곡 사이를 빽빽이 채운 수목들의 신령스러운 기운에 마치 신선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이다.

고생대인 3억8천만년 전 이 곳은 바다였다. 이후 지각운동으로 해저가 육지로 솟아오른 후 지층의 차별침식 등으로 지금과 같은 깊은 협곡과 기이한 봉우리가 만들어졌다.

이중 어필봉(御筆峰)은 단연 돋보이는 봉우리. 기암괴석 위에 서 있는 노송 때문에 마치 거꾸로 꽂아놓은 붓과 같다 하여 ‘황제의 붓’으로 이름지어졌다. 반대편엔 ‘선녀산화(散花)’라고 적힌 봉우리가 보인다. 측면으로 눈 코 입이 보이는 선녀가 꽃바구니를 들고 꽃을 뿌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도 이 보다는 못하리라.

걷다보면 곳곳이 전망대다. 서해(西海)는 대표적인 곳. 산과 구름이 어우러져 마치 바다와 섬을 연상케 한다. 관광객들의 단골 촬영장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이 곳에서 30여분 거리의 비경 원가계 풍경구가 개방됐다. 혼을 빼놓는다. 미혼대와 기적중의 기적으로 불리우는 천하제일교가 기다린다. 높이 300m의 커다란 두 개의 바위를 이은 천연석교로, 다리 위를 거닐다보면 구름 위를 걷는 듯하다.

천자산 자연보호구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코스라면 장가계 국가삼림공원은 6㎞ 정도의 금편계곡을 따라 거닐며 머리 위로 솟은 봉우리를 감상하는 산책코스이자 삼림욕장. 2시간 정도 걸린다. 지난 82년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으로 들어서면 서늘한 느낌이 들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그런 첫 느낌을 받는다.

금편암 부부암 문성암 등 3천여개에 달하는 기봉과 2천여종의 식물과 28종의 희귀 야생동물이 서식, 거대한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물은 2인1조의 가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가마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삭계곡 자연보호구는 기봉이 빽빽이 들어선 비경과는 달리 인공호와 석회암 동굴 등 물이 흘러 비교적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다. 산 속에 댐을 쌓고 물을 막아 만든 인공호인 보봉호는 유람선을 타고 3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오갈 때 호수 한쪽의 자그마한 꽃배에서 토가족 전통의상을 입은 젊은 남녀가 관광객을 위해 전통노래를 들려주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광경이다. 입구의 웅장한 인공폭포 또한 볼거리.

무릉원구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황룡동굴은 세계 최고의 석회암 동굴. 굴 안에서 배를 타고 이동하는 재미가 그만이다. 높이가 160m로 4층까지 계단으로 연결돼 있다. 7㎞ 정도 개방돼 있으며 앞으로 개발이 더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종유석 석순의 길이를 합한 것이 14㎞이며, 가장 높은 석순은 19.2m. 직경이 10m인 석순 등 발길 닿는 곳마다 독특한 형상의 석순, 종유석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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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산 정상을 향해 케이블카로 오른다. 빼어난 경관에
                                      탄성이 터져 나온다.
 

# 역사박물관 시안      
                                     
시안을 빼고는 3천년의 중국 역사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대표적 고도이자 실크로드의 시발점. 명나라 전까지 장안으로 불린 시안은 주 진 전한 수 당 등 수많은 왕조의 수도로서 1천1백여년간 한족문화의 중심지였다. 전성기인 당 현종 때는 로마와 함께 세계문화의 본산이었다. 지금은 산시성의 성도이자 서북지방 최대의 상공업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시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적은 진시황제 관련 유적 및 유물. 38년간 74만명이 동원돼 만든 진시황릉은 무덤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야산. 둘레가 2㎞ 높이가 110m에 달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포함돼 있다.

진시황 사후 그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실물 크기로 만들어진 6천개의 병마토용(흙으로 빚은 인형)과 병마용개박물관의 각종 유물들을 보면 그 장엄함에 탄복할 정도.

당 현종과 양귀비가 로맨스를 펼쳤던 온천 휴양지인 화청지와 삼장법사로 더 잘 알려진 당 고승 현장법사가 인도를 다녀온 후 갖고 온 경전을 보존하기 위해 세웠다는 대안탑도 꼭 둘러볼 명소이다.


#중국의 관광정책

 중국의 관광정책은 환경 보호와 문화재 보존이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무분별한 오염원 방치로 인해 이웃 국가에게 무책임하게 오염된 황사를 날려 보내는 머릿 속의 중국을 감안하면 전혀 뜻밖이었다.

장가계의 중심지인 영정구에서 40여분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천자산 자연보호구 등이 펼쳐지는 무릉원 입구. 하지만 이곳부터는 버스를 바꿔 타야만 했다. 장가계시가 대기보존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무공해 천연가스 버스를 타야하기 때문.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는 중국인들의 상술이 얼른 머릿속을 스쳐갔지만 이 섣부른 생각이 예단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에는 얼마가지 않았다.

버스로 목적지인 케이블카 타는 장소까지 가는 도중에는 터널 3개가 차례로 나온다. 하지만 말이 터널이지 거의 ‘자연산’ 굴 수준이었다. 벽과 천정에는 울퉁불퉁한 돌이 튀어나와 있고 전등 조차 없었다. 폭과 높이는 소형버스 한대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때문에 터널 양쪽 입구에 신호등을 별도로 설치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었다.

현지 가이드는 “관광지를 개발하더라도 친환경적인 원칙에 입각해서 접근하는 것이 최근 중국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도시 전체가 역사박물관인 시안도 마찬가지였다.

버스로 이동하다 보면 진시황릉 주변은 아직도 측량 등 유물발굴에 여념이 없다. 진시황릉 주변의 농민들은 그 농지에 유물이 출토되지 않는다는 정부의 허가가 나와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진시황릉 주변의 농민들은 정부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농사를 짓지 않고도 정부로부터 생계를 보장받는다.

최근 시안은 해외자본을 대거 유치해 중국 IT산업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우주연구센터 등 핵심 산업체와 20여개 대학 및 연구소를 갖춘 교육도시로 서부지역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연히 지하철 건설도 논의됐지만 유물파괴 우려 때문에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경부고속철 건설로 파괴될 지경에 처해있는 우리의 생태계의 보고인 천성산과 금정산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여행 팁


요즘 중국의 현지 가이드들은 중국관광을 우스갯소리로 잘 묘사하고 있다.

수도인 베이징은 자금성 등 걷는 코스가 많아 ‘두 다리 아픈 관광’, 백두산을 둘러보는 옌볜은 차 타는 시간이 너무 길어 ‘허리 엉덩이 아픈 관광’, 경치가 아름다운 구이린(계림)은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아 ‘눈이 아픈 관광’, 중국을 대표하는 역사도시 시안은 가이드의 설명을 많이 들어야 하므로 ‘귀가 아픈 관광’이고 지난해부터 본격 알려지지 시작한 장가계는 ‘와와관광’이라고. 산수경관이 너무나 아름다워 움직이는 곳마다 감탄사 ‘와’가 절로 나온다고 붙여진 말이다.

실제로 요즘 여행사의 중국 상품에는 장가계행이 제일 잘 팔린다. 베이징 상하이 계림 등 주요 상품은 대부분 장가계와 함께 끼워 넣을 정도다. 속된 말로 장가계가 떴다.

최근 괴질로 중국 동남아 관광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장가계와 시안은 괴질 발생지역인 광둥성과는 거리가 꽤 돼 별다른 영향이 없다. 하지만 최근 건강이 안좋은 사람들은 여행을 자제하자.

지난해 4월부터 장가계가 알려진 뒤 하반기엔 천자산 자연보호구 내의 절경인 원가계가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서는 지난 1월부터 부산~서안 직항노선이 개통돼 ‘서안 장가계’ 상품이 최고 인기다.

여행사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3박4일(매주 월 출발) 4박5일(매주 목 출발) 상품이 나와 있다. 3박4일 상품의 경우 오전 출발, 오후 도착 등 다소 빡빡하지만 4박5일 상품과 큰 차이는 없다.

/ 취재협조= 뉴부산해외여행사 (051)806-8811~20
/중국 시안 장가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3.04.0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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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407> 정읍 내장산

걸출한 산세 금상, 황홀한 단풍 첨화
하늘 가린 3㎞ 단풍터널 아쉬운 만추 만끽
서래봉 올라서면 내장산 9봉 비경 '한눈에'
서래약수~불출봉 암릉·암봉길 오르내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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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내장산의 애기단풍이 유난히 붉게
                                     보인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내장산은 구례 지리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 부안의 변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이다. 또 내장산 단풍은 예부터 금산사의 봄 벚꽃, 변산반도의 여름 녹음, 백암산의 겨울 설경과 함께 호남4경으로 꼽힌다.

아담하지만 걸출한 산세가 금상(錦上)이라면, 황홀할 정도로 눈부신 단풍은 첨화(添花)일 터. 가을 내장산은 단풍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악이나 지리산의 단풍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지만 단풍만으로 견주자면 내장산이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진입로부터 산 정상까지 눈길 가는 곳은 온통 단풍천지다.

매표소에서 내장사 일주문에 이르는 3㎞의 단풍길은 하늘을 가릴 듯 숫제 단풍터널을 이룬다. 내장사 일대의 수백년생 단풍나무는 만추의 단풍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나를 새삼 확인시켜 준다. 사방팔방에서 "이 정도인 줄 정말 몰랐다"는 감탄사가 연신 터진다.

산행 중에도 마찬가지. 산 속 곳곳에는 한 눈에도 다른 산과 다름을 느낄 수 있는 단풍나무 군락지가 있는 데다 느티나무 굴참나무 등 노랑 및 갈색을 띠는 수종이 한데 어울려 색의 현란함도 보여준다.
                                                                                                                                                                                                       

내장산은 내장사를 중심으로 월영봉에서 서래봉과 주봉인 신선봉을 지나 장군봉에 이르기까지 9개의 봉우리가 동쪽으로 입을 벌린 주머니 모양을 하며, 그 속 에 무궁무진한 절경을 숨겨놓았다. 내장산(內藏山)이란 이름도 바로 이런 연유로 붙여졌다.  
 
내장9봉을 종주하는 데는 10시간 정도 걸린다. 부산서 출발, 당일치기로는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산행팀은 기암절벽과 1㎞ 정도의 암릉이 이어져 내장9봉 중 가장 기가 막히다는 서래봉 코스를 택했다.

산행은 매표소~우화정~내장사 일주문~백년약수~벽련암~철문~석란정지~서래봉~잇단 철계단~서래약수~불출봉~철계단 갈림길~불출암지~원적암 갈림길~비자나무 군락지~휴게소~내장사~일주문~매표소 순. 4시간 정도 걸린다. 내장사를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산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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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에서 내장사 일주문까지는 걸어서 30분. 하지만 단풍터널과 이따금 눈에 띄는 노란 은행나무, 그리고 핏빛 단풍과 주변 봉우리가 투영되는 우화정(羽化亭) 호숫가의 절경을 구경하노라면 시간은 배 이상 지체된다.

우화정 앞에서 갈림길. 왼쪽은 케이블카 타는 곳, 오른쪽으로 간다. 탐방안내소를 지나면 내장사 일주문. 절집은 하산 후 구경하기로 하고 우측 벽련암 방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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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뒤 길 오른쪽에 백년약수(우측 사진).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하니 한 잔 들이키자.

뽕짝 소리가 시끄러운 매점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 벽련암을 둘러보고 다시 돌아와 오른쪽 서래봉으로 오른다. 벽련암에선 서래봉의 장관을 감상하자. 벽련선원이라고 적힌 누각 아래에서 폐쇄적 시각기법으로 액자를 만들어 대웅전 및 주변 대나무숲과 단풍 그리고 서래봉의 암봉을 모두 담아보자. 한 폭의 동양화다.

이제 서래봉을 향해 출발. 돌계단을 올라 철문을 통과하면 왼쪽에 대나무숲. 울긋불긋 단풍과 대나무, 의외로 조화롭다.

길은 비교적 가파르다. 암벽 앞에 '석란정지'라고 적힌 안내판이 서있다. 조선말 명성황후를 추모하며 제사를 지냈다는 서보단이 있던 곳으로 석란이 많이 있었다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자나 석란은 없고 석란정이란 글씨만 암벽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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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의 내장산은 온 산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내장산에서도 가장 경관이
                                      빼어나다는 서래봉 일대. 사찰은 벽련암.
 
25분쯤 천천히 단풍을 감상하고 오르면 좁은 철계단. 이 철계단만 오르면 1㎞나 되는 긴 서래봉 암릉이 시작된다. 뾰족한 암봉은 우측길로 에돌아가고 완만한 암봉은 넘고 지나간다. 짤막한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서래봉은 그래서 멀리서 보면 장관이고 걷는 이들도 재밌어 한다. 써레봉으로도 불리는 서래봉은 논밭을 고르는 농기구인 써레의 이(齒)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

서래봉 안내판을 지나 5분 뒤 갈림길. 왼쪽 오르막 나무계단으로 오르면 다시 암릉. 발아래 우화정과 벽련암 내장사, 그리고 케이블카가 보인다. 단풍터널의 존재와 내장사 주변에 특히 단풍나무가 밀집돼 있다는 사실이 한 눈에 포착된다. 암릉에서 5분 뒤 마침내 정상. 정상석은 없지만 안내판으로 현 위치를 알 수 있다. 서래봉에 서면 불출봉 망해봉 연지봉 까치봉 신선봉 연자봉 장군봉 등 내장산 8봉이 한 눈에 펼쳐진다. 그야말로 산의 바다요, 단풍의 물결이다.

이제 불출봉으로 향한다.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모처럼 만나는 소나무 그늘에서부터 가파른 철계단이 시작된다. 이렇게 내려갔다가 얼마나 다시 올라가야 하는 건가 하고 걱정될 정도로 하염없이 내려간다. 폭포로 비유하자면 5~6단쯤 될 것 같다. 2차선 도로처럼 두 줄로 설치된 철계단은 가파른 데다 발딛기에 너무 좁아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철계단은 10분 이상 계속된다.

이어 갈림길을 만난다. 우측은 서래매표소로 하산하는 길, 좌측으로 간다. 다행히 철계단이 아니라 산길이다. 곧 서래약수. 물맛이 좋지만 한 방울씩 졸졸 떨어진다. 서래약수를 지나면 재미난 암릉길. 암벽과 돌계단을 오르내리고, 미니어처를 닮은 뾰족한 암봉을 또 넘고, 철계단을 지나면 마침내 불출봉. '불출운하(拂出雲河)'라 불릴 정도로 조망이 빼어나다.  

하산은 철계단으로 내려선다. 곧 철계단 갈림길. 우측은 종주코스인 망해봉 가는 길, 좌측 원적암 방향으로 간다. 이내 불출암지. 고려때 하월선사가 천연동굴을 이용, 암자를 세웠던 터로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다. 이제는 나무계단. 폭도 넓어 철계단과 비교가 안된다. 하지만 계단이 너무 길어 반대로 올라오는 사람들은 '등산로가 아니라 유격장'이라고 푸념을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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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뒤 원적암 갈림길. 세 갈래 길이지만 모두 내장사에서 만난다. 산행팀은 우측 원적사 가기 전 '비자나무 군락지·내장사'라고 적힌 길로 내려간다. 300~500년생 30여 그루의 늘푸른 비자나무 숲은 운치가 그만이다.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와 300년된 모과나무도 눈길을 끈다.

길은 자연스레 낙엽이 쌓인 오솔길로 이어진다. 방금 생명을 다해서인지 아직도 고유의 색이 남아있는 천연색 낙엽이다. 화려한 단풍에서 다가오는 느낌과 전혀 다른 만추의 서정, 바로 그것이다. 마지막 휴게소를 지나면 곧 내장사를 만난다. 비자림 군락지에서       내장사 주변의 단풍.
내장사까지는 25분 정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春 백암 秋 내장'
- 백암산 애기단풍·입암산 계곡단풍 유명

내장산 국립공원은 내장산(763m)과 고불총림 백양사를 품안에 안고 있는 백암산(741m), 입암산성으로 유명한 입암산(687m) 등 모양과 이름이 서로 다른 3개 산이 합쳐져 지난 197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가야산과 매화산이 가야산 국립공원으로, 북한산과 도봉산이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불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가야산과 매화산, 북한산과 도봉산이 암봉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 내장산 백암산 입암산은 단풍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재밌는 점은 제각각 독특한 단풍경관으로 무장한 이들 3개 산은 불행히도(?) 소속된 행정구역이 달라 단풍철이면 지자체 간에 탐승객 끌기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맏형 격인 정읍시의 내장산은 '두 말하면 잔소리'라 할 정도로 설명이 필요없는 데다 가만히 있어도 구름같이 인파가 몰려와 비교적 느긋하다.

하지만 내장사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장성군의 백암산은 지명도에 밀린다는 판단 아래 군청이 직접 나서 단풍철이면 컬러 사진을 포함한 거의 완벽한 보도자료를 매년 전국 언론사에 배포하고 있다.

장성군청 관계자는 "예부터 '춘(春) 백양(白羊), 추(秋) 내장(內藏)'이란 말이 너무 통용돼 백암산의 진가가 가려져 있다"며 "그러나 색깔이 유난히 고운 백암산의 애기단풍이야말로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입암산은 두 산에 비해 객관적으로 뒤지지만 두 산이 보유하지 못한 계곡단풍만은 알아준다.

내장산 국립공원의 면적은 76㎢. 국립공원 중 월출산(42㎢) 계룡산(61㎢)에 이어 꼴찌에서 세번째. 지리산(440㎢)의 6분의 1 정도.

하지만 내장산 백암산 입암산이 모여 그 면적이 76㎢이므로 하나의 산은 대략 25㎢ 정도. 참고로 금정산이 23.2㎢이다. 그 좁은 면적에 거의 단풍나무만 있으니 사실 단풍산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는 게다.

내장산에 오면 내장사 일주문 근처에 위치한 '내장산 탐방안내소'에 꼭 들르자.  
   
지난 1996년 12억원을 들여 만든 탐방안내소는 의외로 볼거리가 많다. 내장산 국립공원의 모형과 내장산 생태계 디오라마, 그리고 내장산 인근 민가 재현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내장산을 간략하게 잘 보여주는 영상실도 있다. 현재 국립공원 탐방안내소 중 시설이 가장 훌륭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풍철이면 케이블카는 인산인해. 융단같이 펼쳐진 단풍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악산 권금성케이블카와 함께 탐승용으로 유명하다.

길이는 800m, 소요시간은 5분 정도. 대신 단풍철이면 1시간쯤 기다리는 것은 기본임을 잊지 말자. 대인 4500원, 소인 2000원(이상 왕복).

남해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내장산IC~내장산. 이정표가 아주 친절하게 잘 돼 있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4.11.0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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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406〉 무주 적상산

붉은치마 두른 晩秋 '수줍은 유혹'
치마바위 단풍과 낙엽길 '일품'
연중 등산객 80% 가을에 집중
안국사 · 적상산 사고도 볼거리
안렴대 서면 덕유산 연봉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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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렴대에서 바라본 덕유산 산줄기. 왼쪽 주봉 향적봉을
                                      비롯 오른쪽으로 중봉 백암봉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서봉이 장쾌하게 펼쳐져 있다. 주봉인 향적봉 앞에는
                                      케이블카 종착지인 설천봉과 스키장 슬로프도 보인다.
 
덕유산 국립공원에 속하는 무주 적상산(1,038m). 덕유산 주봉 향적봉에서 북서쪽으로 12㎞쯤 떨어져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정상 일대는 흙으로 덮인 육산이지만 산허리부터 곧추선 암벽이 병풍처럼 겹겹이 둘러싸여 있다. 이름하여 치마바위.

매년 이 맘때 치마바위 주변에 단풍이 물들면 다소곳한 여인네가 붉은 치마를 두른 듯 온 산이 활활 타오른다. 마치 산 전체에 각양각색의 물감을 흩뿌려놓은 것 같다. 그래서 붉을 적(赤), 치마 상(裳)자를 조합해 적상산이라 불린다.

하여튼 만추의 적상산은 '치마바위에 활짝 핀 단풍꽃'으로 요약된다. 그 자태는 한국백경 중 하나로 손꼽혀 가을이면 전국의 산꾼들이 꼬리를 물고 모여든다.

통계도 적상산이 가을산임을 뒷받침해준다. 국립공원 덕유산 관리사무소 적상분소 서영수 계장은 "연중 등산객의 80% 정도가 단풍 절정기인 10월말에서 11월초에 집중된다"고 말했다.

산행 중 역사적 볼거리도 제법 있다. 적상산성과 안국사, 그리고 조선 5대 사고(史庫)인 적상산 사고 등은 눈여겨 볼 만하다.

산행은 서창 매표소~철문~샘터~전망대~장도바위~적상산성 서문지~주능선(삼거리)~향로봉(왼쪽)~주능선(삼거리)~사거리~적상산 정상(기봉·KBS 송신소)~안렴대~안국사~일주문~적상산 사고~안국사 부도군~전망대~송대~치목마을 순. 4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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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는 서창 매표소. 정면에 울긋불긋 단풍으로 치장한 치마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포장로를 따라 100m쯤 오르면 오른편에 등산로 이정표. 돌계단부터 시작된다. 탐방로 안내판을 지나 철문으로 들어선다.

계속되는 돌계단. 형형색색으로 물든 숲터널이 하늘을 가린다. 이제 본격적인 가을속으로 들어간다.

25분쯤 지나면 약간은 지겹기도 했던 돌계단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흙길을 만난다. 하지만 오르막길은 계속된다. 급경사길이 늘 그렇듯 갈 지(之)자로 이어진다.

5분 뒤 탐방로 안내판에 표시된 샘터. 이곳에서 한 굽이 올라서자 산허리를 돌아가는 오솔길이 기다린다. 오솔길 주변에는 이제 단풍이 완연히 물들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이어지는 오르막길 우측에 전망대. 정면에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내달리고 있고, 좌측 능선쪽의 단풍은 마치 봉홧불이 번지듯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전망대를 지나 집채 만한 바위를 에돌면 역시 큰 바위가 기다린다. 길은 두 갈래. 등산로는 왼쪽으로 자연스레 연결되지만, 오른쪽에도 하늘을 찌를 듯한 바위 사이로 한 사람이 지날 수 있는 틈이 열려있다. 장도(將刀)바위다. 고려말 최영 장군이 이 길을 오르다 길이 막히자 장도를 내리쳐 길을 내고 올랐다는 전설이 서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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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가 모퉁이를 돌면 아담한 돌담이 앞을 막는다. 적상산성 서문지(西門址)다. 고려말 최영 장군이 산세가 요새로서 적지임을 알고 왕에게 축성을 건의했다는 적상산성은 둘레가 8.1㎞로 주변 단풍과 어울려 한층 운치를 더해준다. 서문지를 통과하면 곧 이정표. 장도바위를 통과해 올라가면 이 이정표 앞에서 만난다.

지금부터 평탄한 길. 이곳부터 산은 완연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숲이지만 앞뒤좌우가 확 트인 황홀한 공간이며, 신기하리만치 소나무 한그루 없는 활엽수림이다.

낙엽이 온 사방에 깔려있고 고개들면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 듯 현란하다. 부는 바람에 단풍잎들이 흩날리면 감탄은 극에 달한다. 화려한 외양의 붉은 치마 속도 알고보니 그야말로 장관이다.                                                                         장도 바위를 오르는 이창우
                                                                                                                산행대장.

야생화 군락지임을 알리는 푯말을 지나면 이내 주능선. 왼쪽 향로봉, 오른쪽이 주봉인 적상산 기봉. 기봉은 현재 모 방송국 송신소 철탑이 세워진 접근 금지구역.

기봉보다 4m 낮으면서 주봉 역할을 하는 향로봉으로 간다. 낙엽과 단풍으로 발걸음이 아주 가벼운데다 우측엔 양수발전소 상부댐 저수지가 보여 분위기를 더해준다. 20분이면 닿는다. 정면 구봉산이, 북쪽인 우측엔 금산의 서대산이, 남쪽인 좌측엔 봉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왔던 길로 되돌아 간다. 25분 정도 환상적인 능선길을 걸으면 사거리. 직진하면 안렴대, 왼쪽은 안국사, 135도쯤 크게 왼쪽으로 돌면 적상산 정상인 기봉이다.

안렴대로 간다. 고려때 거란의 침입으로 삼도 안렴사가 군사들을 이끌고 와 난을 피한 곳이라 붙여진 이름. 바위절벽으로 난간이 설치돼 있는 멋진 전망대다. 왼쪽으로 덕유산의 내로라하는 봉우리가 전개된다.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왼쪽에 칠봉, 오른쪽에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서봉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무주리조트 슬로프도 확인된다. 과히 덕유산 전망대라 부를 만하다.
  
산불방지 무인감지시설 밑으로 난 길로 내려서면 안국사(安國寺). 무학대사가 삼재가 들지 않고, 나라를 편안케 한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 원래는 산 밑에 있었지만 적상산 양수발전소댐 축조로 물에 잠기게 되면서 과거 적상산 사고사(史庫寺)가 있던 이곳으로 옮겨왔다. 안국사에선 티베트 미얀마 등 세계 각국 불상과 도자기 300여점이 전시돼 있는 성보박물관은 꼭 들르자.

발길은 일주문을 지나 아스팔트길로 내려선다. 10분 뒤 상부댐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서 왼편에 적상산 사고 건물이 보인다. 조선 광해군때 설치된 이곳에는 한때 승가청 군기고 등 40칸의 건물이 있어지만 지금은 텅 비어 썰렁하기만하다. 다시 아스팔트길로 나오면 '치목 2.7㎞'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있는 하산길이 열려있다.

이제 본격 하산길로 들어선다. 안국사 부도탑을 지난다. 숲은 인적이 드문 원시림인데다 단풍마저 화려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절벽 위 아래로 화려한 단풍색이 아름다운 전망대와 울창한 송림 사이의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송대를 지나 치목마을까지는 1시간정도 걸린다. 의외로 길이 괜찮다.



#교통편-경부선 열차타고 영동역 하차 시외 터미널서 무주행 버스를

열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야 된다. 부산역(1544-7788)에서 경부선 열차를 타고 영동역에서 내린다. 무궁화호는 오전 5시30분, 6시30분, 7시35분, 8시5분에 있다. 1만2900원. 새마을호는 새벽 4시45분(토 일 월), 6시5분에 출발한다. 1만9200원. 영동시외버스터미널(043-744-1700)에서 무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8시25분, 9시30분, 10시5분, 11시20분, 11시40분에 있다. 2400원. 영동역에서 영동터미널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

무주시외버스터미널(063-322-2245)에서 들머리 서창행 완행버스는 오전 10시20분, 10시40분, 11시20분, 11시50분, 낮 12시20분, 12시50분, 오후 1시30분에 출발한다. 750원.

날머리 치목마을에서 무주행 버스는 오후 4시30분, 6시30분에 있다. 1000원. 무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영동행 버스는 오후 4시50분, 5시30분, 6시50분, 8시20분에 있다. 영동역에서 부산행 경부선 새마을호는 오후 5시34분, 9시34분에 있으며 무궁화호는 오후 5시57분, 6시52분, 7시49분, 밤 10시1분, 11시54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서진주 분기점~대진고속도로~무주IC~진안 무주리조트 무주구천동 방면~3~4㎞후 서창마을. 유의할 점 하나. 적상산 안내 이정표는 반대편 도로에서 와야 볼 수 있기 때문에 '삼성자동차공업사'라고 적힌 큰 간판이 보일 때 좌회전해야 한다.

날머리인 치목마을에서 들머리 서창까지 거리는 10㎞. 버스는 오후 6시30분에 있기에 적상모범택시(063-324-5526, 011-464-5527)를 불러야 한다. 1만원.

#떠나기 전에 - 단풍산행 지금이 최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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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누구나 훌쩍 떠나고 싶어 한다. 산과 들로 단풍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고 싶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단풍하면 우선 떠오르는 산이 무주의 적상산. 얼마나 곱고 아름다우면 여인네의 붉은 치마와 비교하겠는가. 지금의 적상산은 붉다 못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최영 장군의 전설과 산성, 안국사, 적상산 사고(사진), 적상호에 비치는 붉은 단풍 등은 탐방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안겨준다.

적상호로 올라오는 도로 이외 두 코스만 열려 있고 나머지는 모두 입산 통제로 묶여 있어 취재팀은 산길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치목마을로 하산길을 잡았다.

하산길에 만나는 송대계곡은 협곡으로 붉은 단풍에 젖어 내내 여운에 남는다.

날머리인 삼베짜는 마을인 치목은 한가하다 못해 가을 빛에 졸고 있다. 가을날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산꾼들에게 가족과 함께 떠나길 권한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4.10.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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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매화마을

 
누가 그랬던가. 섬진강변이 남도에서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관문이라고.

봄 햇살 속에 모래를 훑으며 재첩을 캐는 아낙네도, 그 주변을 맴돌며 힘찬 날갯짓을 하는 백로나 왜가리도 섬진강변의 전형적인 봄 풍경이지만 매화만한 봄의 전령사가 어디 있으랴.

사실이었다. 섬진강변은 이미 매화가 점령하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옅은 푸른빛과 붉은빛의 물감이 아주 세밀하게 점점이 찍혀 있는듯 환하고 가까이서 보면 새초롬한 오편화 꽃잎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강물에 져서 강이 서러운/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사랑도 그렇게 와서/그렇게 지는지/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매화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보았는지요’라는 시인 김용택의 시구처럼 매화는 서럽도록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가지각색의 매화 꽃구름에 정신을 못차릴 정도다.

 

이번 주말 섬진강을 찾아 매화가 활짝 핀 그 봄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자.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매화마을. 원래 이름은 섬진마을이지만 지금은 매화마을로 더 유명하다.

하동에서 섬진교를 건너 우회전해 들어간다. 길가 여염집 담벼락에도, 저 멀리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강가에도 매화가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 놓았다.

섬진강 유래비가 서있는 수월정 앞에서부터 차량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노점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 그곳이 매화마을의 본령인 청매실농원이다. 몇해전 우리나라 식품 명인 1호로 지정되고, 그 덕에 모 방송국의 인기프로 ‘성공시대’에도 소개된 그 유명한 홍쌍리씨가 회장으로 있는 그 곳 말이다. 5만여평의 산자락이 희고 붉은 꽃잎을 터뜨리며 봄햇살에 취해 있다.

 
  청매실농원 매화동산에서 바라본 2천5백여개의 매실장독 . 저 멀리 섬진강 백사장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도착하면 포장길로 오르지 말고 그냥 눈에 보이는 아무 오솔길로 쑥 들어가 매화향에 취해보자. 등성이까지 온통 매화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소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이왕이면 치아를 드러내 활짝 웃으며 찰칵!

발밑에는 발목 이상 자란 보리가 초록빛을 뽐내며 반긴다.

“바닥에 흙 뿐이면 너무 심심할 것 같아 보리를 심었지요. 근데 지난 겨울 너무 추워 보리가 아직 덜 자랐어요.” 홍씨의 설명이다.

홍씨는 “하얀 꽃 저고리(매화)에 초록색 치마(보리)가 너무 예쁘지 않느냐”며 “농사꾼도 이만하면 대자연 속에서 훌륭한 작품을 연출하지 않았느냐”고 환하게 웃었다.

보리는 이런 역할 외에 잡초의 성장을 막고 수확기 매실이 떨어질 때 쿠션역할을 한다. 어디 그뿐인가. 마지막으로 거름으로 쓰여지면서 일석삼조의 역할을 한단다.

구경하느라 지치면 잠시 전시홍보관으로 들어가 서비스로 제공되는 매실차로 목을 축인 후 농원내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자. 산책로 위에서 바라 본 2천5백여개의 매실장독은 장관이다. 텔레비전에서 한 번쯤은 봤겠지만 실제로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홍씨는 하루에 수천번씩 이 장독 속으로 머리를 넣었단다. 걷다 보면 농원 뒤편에 왕대숲을 지난다. 푸른 보리 만큼이나 짙다. 이 곳은 매화 못지 않게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 고유의 사계절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 외국에서 호평을 받은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도 여기서 촬영했다.

왕대숲을 지나면 섬진강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원두막 전망대에 닿는다. 섬진강의 자랑인 흰모래 사장이 눈앞에 보인다. 섬진강 흰모래를 감상하면서 주변 매화를 쳐다보자. 백사홍매(白沙紅梅) 백사백매(白沙白梅) 백사청매(白沙靑梅)가 실감난다.

그러고 보니 청매실농원은 총천연색 전시장이다. 고개를 들면 푸른 하늘과 흰구름. 전망대에 서면 백사 홍매 백매 청매, 발밑의 푸른 보리 그리고 왕대숲. 밤이면 농원 곳곳에 설치해 놓은 조명으로 환상적인 색을 발한다. 이쯤되면 그 곱다던 연분홍 치마도 울고 갈 정도다.

매화향 그윽한 이곳 매실마을이 유명세를 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앞으로는 섬진강이 흐르고 마을 뒤로는 논밭뙈기 하나 없는 그렇고 그런 남녘의 흔한 산골마을이었다. 마을사람들은 섬진강 건너 기름진 악양들판을 한없이 부러워했다.

이 마을에 매화를 처음 들여온 사람은 지난 88년 87세로 작고한 김오천씨였다. 홍씨의 시아버지다.

그는 70여년전 일본서 광부로 일하면서 돈을 벌어 고향에 땅을 사 밤나무와 매화나무를 들여와 심었다. 돈도 제법 벌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이후 광산에 투자해 엄청난 빚을 지게됐다. 남편도 이때 화병으로 쓰러졌다.

다시 땅을 일군 사람은 며느리 홍씨. 지난 65년 경남 밀양의 비교적 넉넉한 집안의 딸로 이곳으로 시집온 그녀는 돈을 빌려 땅을 갈고 매화를 심었다. 대화 도중 힐끔 바라본 손은 섬섬옥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매화가 좋아서 한 일이지만 너무 힘들었어요.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오죽했으면 마을사람들이 섬진강 물이 저의 눈물보다 못할 것이라고 했겠어요.”

이후 해마다 봄이면 자식처럼 키운 매화가 흐드러지게 산자락을 덮었다. 그리고는 매실을 이용, 매실장아찌 매실음료 등으로 상품화를 준비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지난 80년대부터 매실의 효능이 점차 알려졌고 때마침 97년 허준의 동의보감이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폭발적으로 매실의 수요가 급증, 농원의 규모가 커졌다.

마을사람들도 이에 덩달아 매화나무를 심어 다압면 전체가 지금의 매화마을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매화마을에서는 광양매화축제가 지난 8일부터 시작돼 오는 23일까지 열리고 있다. 매화꽃은 주말인 15, 16일 절정을 이룬다. 농원측은 매화 꽃잎이 ‘서럽게’ 꽃비로 변하는 23일께 색다른 장관이 연출된다며 “이 때 오셔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헤어지면서 홍씨는 A4 용지 한장을 건넸다. 지난 주중 새벽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는 매화를 둘러보며 몇 자 적었단다.

“맨 몸으로 추위에 고스란히 몸을 떠는 매화꽃잎은 너무도 가녀리게 울고 있었다. 겨우내 모진 추위를 잘도 인내하며 견뎌주었던 뿌리의 강직함처럼 엷은 잎에서도 절개 깊이 너희의 결의로 아픔을 이겨내어라. (중략) 이 에미는 가슴이 저미며 자식같은 나의 매화에게 눈물보다 차라리 미소를 남기며 너그러이 너희를 안는다.” 자식 못지 않은 매화 사랑이다.


#'여행쪽지'

섬진강 매화마을까지는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이번 주말이 섬진강 매화마을 매화축제의 절정.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하동IC에서 빠져나와 19번 국도를 탄다. 이후 광양 방면 2번 국도를 타고 가다 섬진교를 건넌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 매화(섬진)마을을 알리는 861번 국도를 타고 달리면 수월정을 지나 청매실농원이 나온다.
특히 주말에는 주최측에서 861번 국도 말고 오른쪽 편에 풍선아치를 세워 매화마을로 가는 일방통행길을 만들어 놓아 더욱 편리하다.
이 길로 가면 매화축제가 열리는 섬진강 둔치가 나온다. 청매실농원 입구 논에는 혼잡을 피하기 위해 임시주차장이 설치돼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동행 버스를 탄다. 40분 간격으로 있다. 하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다압행 버스를 타면 된다. (061)772-4066
청매실농원에선 매실반찬을 포함한 쑥국정식(5천원)과 각종 매실선물세트를 판매한다. 매실마을로 내려오면 재첩수제비 매실떡국 매실동동주도 맛볼 수 있다.
박경리 대하소설의 배경이 되는 평사리 ‘최참판댁’도 한 번 둘러보자. 섬진교를 다시 건너 구례방향으로 가다 보면 ‘최참판댁’ 팻말이 나온다.최참판댁은 중문채를 마지막으로 지난 2월말 준공허가가 나 이달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체 ‘고택체험’을 준비하고 있다. 가족단위로 찾아와도 주변의 민박가격으로 묵을 수 있다. 최참판댁(011-9311-2495)은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일반인과 함께 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참판댁을 오르다 보면 갈라지는 길에 고소성이 있다. 섬진강과 악양들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광양 매화마을 '청매실농원 홍쌍리회장'
 
청매실농원을 방문한 날은 모 방송사가 현장에서 생방송을 진행한다고 농원 전체가 난리법석이었다. 이 와중에 농림부 및 광양시 관계자도 농장을 방문해 홍쌍리(사진)회장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농원의 제일 큰 머슴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한 덕분에 휘어 있는 그의 허리가 유난히 표가 났다.

올해 환갑을 맞는 홍씨는 방송에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평상시 복장인 개량한복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꽃단장(?)을 했을 법도 한데 전혀 하지 않았다.

홍씨는 앞으로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기 위해 동백 들국화 야생화 등을 심을 계획이라고 했다.

“농원은 매화가 만개하는 3월과 열매를 수확하는 6월말고는 볼거리가 전혀 없어요. 근데 여름방학이면 곳곳에서 어린이들이 놀러와 이 할머니랑 사진을 찍자는데 좋은 배경이 뭐 있어야지.”

이미 지난 가을에 잡초를 베고 농원 입구 동산에 동백을 700그루 심었고 또 다른 동산은 클로바와 각종 야생화를 심었다. 사시사철 농원을 찾아오는 관광객에 대한 배려 차원이란다.

매실 예찬도 잊지 않았다. 매화꽃도 예쁘지만 매실식품은 장을 청소하는데는 최고라고 말했다.

“양잿물로도 잘 지워지지 않는 더러운 기름 때가 묻은 양동이에 선별한 후 버릴려고 모아둔 매실을 담아 두었더니 빛이 날 정도로 말끔히 지워져 있는 것에 힌트를 얻었어요. 만일 매실이 뱃속에 들어가면 노폐물을 싹 씻어내지 않겠어요.”

20대 후반에 큰 수술을 받았고 40대 초반엔 류머티즘으로 2년6개월간 목발을 짚고 다니는 등 몸이 만신창이었다는 홍씨는 이후 그 좋아하던 육식을 끊고 매실농축액과 채식으로 몸을 추스려 지금과 같은 건강체질로 만들었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체험서 ‘매실 아지매 뭘 먹고 힘이 나능교’(디자인하우스)를 오는 25일께 세상에 내놓는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3.03.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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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3.03.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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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399〉 충북 영동 천태산

가다서다 감탄사 전국名山 축소판


 
  영동 천태산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경사 70도의 75m 암벽. 처음 본 순간에는 숨이 턱 막히지만 짜릿한 스릴과 감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우회로도 있다.
서울과 부산의 한가운데 지점인 충북 영동의 천태산(天台山·720m).

이 산 정상에는 특이하게 방명록이 있다. 비가 와도 젖지 않도록 여닫이 문이 달린 스텐 케이스안에 고이 담겨져 있다.

방명록에는 '주변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걷는 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산', '품고 있는 영국사와 1300살 은행나무가 인상적인 산', '스릴넘치는 암벽등반이 기억에 남는 산' 등의 글이 적혀 있다.

정말 그랬다. 산꾼들의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통했는지 대체로 반응이 대동소이하다.

천태산은 덩치가 작은 산이다. 실제로 산행시간은 길게 잡아도 4시간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전국의 내로라하는 명산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는 다 맛볼 수 있다. 환상적인 암릉산행과 산행 내내 이어지는 시원한 조망, 삼단폭포와 진주폭포의 우렁찬 물소리, 고려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애틋한 구국기도의 지성이 전설로 서린 영국사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 등은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75m 높이의 암벽코스는 오랫동안 뇌리속에 남을 만큼 짜릿한 스릴과 감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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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매표소~천태동천~삼신바위~삼단폭포~천연기념물 은행나무~등산코스 안내도
보관함~75m 암벽코스(우회길도 있음)~정상~헬기장~전망석~남고개~영국사~망탑봉
~진주폭포~매표소 순. 3시간30분~4시간 걸린다. 등산 안내도에 따르면 A코스로 올라 D코스로 하산한다.

매표소를 지나면 곧 '충북의 설악 천태산 계곡'이라 적힌 거대한 입석이 숲 입구에 서있다. 들어서자마자
우측에 기암절벽과 계류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계곡을 따라 100m쯤 걸으면 갈림길. 오른쪽은 영국사
삼단폭포 방향, 왼쪽은 진주폭포 남고개 방향.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은 하산길.

이끼가 수북한 바윗돌이 촘촘히 깔린 길을 따라 오르면 조그만 돌탑들을 껴안고 있는 삼신바위가 기다린다.
쭈글쭈글한 바위가 영락없이 삼신할미의 얼굴이다. 아직도 그 정성이 남아 있을 지도 모를 삼신바위를
지나면 멋드러진 삼단폭포. 우렁찬 물소리가 한순간 더위를 가셔준다.

길은 다시 숲속으로 이어진다. 폐침목을 잘라 가지런히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계단을 따라 고갯길을
오르면 커다란 분지모양의 골짜기가 펼쳐진다. 동시에 갈림길. 왼쪽 망탑봉 방향은 하산길로 남겨두고
오른쪽 영국사 방향으로 향한다. 길 오른쪽 철조망에는 전국에서 다녀간 산행단체의 리본이 50m 길이로
만국기 마냥 빼곡히 달려있다. 좀체 보기 힘든 볼거리다.
 
망탑봉 오른쪽 옆 고래모양의 흔들바위.  

정면에는 천연기념물 제233호로 지정된 1300살 묵은 높이 31m,
둘레 11m의 은행나무가 늠름하게 길손을 맞고 있고 그 뒤로
영국사와 천태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만난 충북 문화유산해설사 이상원씨는 "경기도 용문사와
금산 보석사에도 은행나무가 있지만 자태는 영국사의 것이 최고"라고
치켜 세운다.

신라 문무왕때 창건된 영국사의 원래 이름은 국청사였지만 홍건적의
침입때 피란온 고려 공민왕이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가피(加被·부처나 보살이 자비를 베풀어 중생을 이롭게 함)를 입게 돼
 절 이름을 영국사(寧國寺)로 고쳤다고 한다.

은행나무 앞에서 길은 두 갈래. 왼쪽 계단으로 오르면 영국사지만 하산길에 만나므로 오른쪽 계단으로
난 길을 택한다. 이 길은 천태산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향하는 최단 코스.
 
1300년 된 천연기념물 영국사 은행나무.  

민가 몇 채를 지나면 곧 본격 등산로 입구. 정상까지는 1370m. 산길로 들어서자
곧 등산코스 안내도 보관함이 나온다. 겉은 쓰레기통을 닮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컬러로 된 A4 크기의 등산 안내도가 수백장 들어 있다. 지금까지
여러 산을 다녔지만 이토록 정성이 깃든 산은 처음이다.

이제부터 오르막의 연속. 올라갈수록 경사가 점점 심해진다. 10m 암벽을
오르니 이내 25m 정도의 암벽이 기다리고 있고 나중에는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70도 경사의 75m짜리 암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물론
암벽 우측으로 우회로가 열려 있다. 얼핏 두려움이 앞서지만 막상 시도하면
별 것 아니니 이참에 도전해보자. 초등학생도 올라갈 수 있는 이 암벽은 스릴과
 성취감을 동시에 안겨다 준다.

암벽이 끝나 이제부터 흙길인가 싶더니 또다시 암벽. 곧 정상까지 500m 남았다는
전망대에 닿는다. 오른쪽엔 정상이 보인다.

다시 숲길. 또 밧줄이 기다린다. 체력소모가 심하다. 정상을 200m 남기고 갈림길. 왼쪽 남고개 방향은
하산길이므로 직진한다. 5분 후 마침내 정상. 북쪽은 숲에 가려 있고 저멀리 보이는 남쪽의 아파트 단지가
금산읍내이며 들녘 곳곳의 검은색 부분이 인삼밭이다. 남서쪽 파헤쳐진 산이 눈없는 무주 스키장.

하산은 남고개 방향으로 간다. 모처럼 밟아보는 오솔길. 헬기장을 지나면 B, C코스 갈림길이 잇따라
나오지만 무시하고 주변 경관이 뛰어난 D코스로 직진한다. 완만한 암릉길과 벼랑 끝 소나무 그리고
주변 산자락이 한폭의 그림같다. 발길 옮길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와 천태산이 왜 '충북의 설악'
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중 가장 멋진 곳이 '전망석' 팻말이 붙어 있는 곳. 참조하자.
 
  영국사 대웅전과 삼층석탑, 그리고 보리수 나무.

15분쯤 뒤 남고개 삼거리. 우측 오르막길은 옥새봉 가는 길. 옥새봉으로 하산하면 천태산의 명물인 영국사와 망탑봉을 볼 수 없으므로 영국사 방향으로 바로 간다. 옥새봉은 공민왕과 함께 피란온 노국공주가 옥새를 보관하며 거처하던 곳으로 이 길은 공민왕의 발길이 특히 잦았다 한다. 옥새봉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남고개에서 영국사까지의 900m 거리는 너무나 편안한 오솔길. 마치 삼림욕장을 산책하는 기분이다.

보리수 아래 이끼 낀 3층석탑 등을 둘러보고 은행나무를 지나 망탑봉 가는 길로 향한다. 나무로 만든 구름다리에서 삼층폭포를 바라본 뒤 5분쯤 올라가면 망탑봉에 닿는다. 이곳엔 보물 제535호 삼층석탑이 바위 위에 절묘하게 얹혀있다. 바로 옆에는 고래모양의 흔들바위.

하산은 급경사 내리막길. 6분 뒤 계곡에 닿는다. 첫번째 만나는 작은 소 건너편 길은 옥새봉에서
내려오는 길이므로 참조할 것. 여기서 계곡을 따라 살짝 돌아 쇠밧줄을 타고 내려서면 시원한 물줄기의
진주폭포를 만나고, 이곳에서 주차장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천태산 지킴이 배상우옹-등산객 위해 18년간 봉사

충북 영동 천태산을 다녀온 산꾼들은 "이정표와 시설물이 너무 친절하게
 잘 정비돼 있어 절대 길 잃을 염려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웬만한 국립공원보다도 낫다는 평이다.

등산로 입구에 설치된 등산안내도 보관함 속에 든 수백장의 컬러 등산안내도와
이정표, 그리고 암릉 곳곳에 설치된 밧줄 등 안전시설물은 초보 산꾼도
아무 걱정없이 산행할 수 있게 해준다. 산행길 곳곳에서 만나는 폐침목
계단도 마찬가지.
이는 18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천태산을 아끼고 가꿔온 한 노인의 천태산
사랑 덕분이다.

배상우(73·사진)옹. 영동 토박이로 천태산 인근에서 금오약방(043-743-9028)을 운영하는 그는 이때문에
주변으로부터 '천태산 산신령'이라 불린다.

영국사 신도회장이던 그가 이처럼 천태산에 진한 애정을 갖게 된 것은 평소 절을 오르내리면서
천태산의 빼어난 산세에 비해 등산객들을 위한 배려가 소홀하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면서부터. 그는
천태산을 매일 오르내리면서 지금의 등산로를 개설하고 암벽에는 밧줄 등을 '손수' 달았다. 정말 혼자
했냐는 질문에 그는 "촌사람은 일당을 안주면 자원봉사는 잘 안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매표소 바로 위 드넓은 꽃밭도 배옹이 직접 만든 작품이다.

배옹은 "사실 힘들고 외로울 때가 많았다"며 "그때마다 산 정상의 방명록함에 붙은 나옹선사의 시 '바람같이
물같이'를 읊조리며 마음을 달랬다"고 고백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네/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교통편-경부선 타고 영동서 내려 시내버스

충북 영동의 천태산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열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야 된다.

부산역(1544-7788)에서 경부선 열차를 타고 영동역에서 내린다. 무궁화호는 오전 6시30분, 7시35분,
8시5분, 9시5분, 9시35분, 새마을호는 오전 4시45분, 6시5분, 낮 12시35분에 각각 출발한다. 요금은 각각
1만1600원, 1만7200원. 버스정류장은 영동역에서 나와 우측으로 50m쯤 가면 만난다.
이곳에서 명덕행 동일버스(043-742-3971) 시내버스를 타고 천태산 영국사 입구 누교리 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6시20분, 8시10분, 11시10분, 오후 1시10분, 5시, 7시 출발한다. 1800원. 정류장에서 주차장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누교리 버스정류장에서 영동역행 버스는 오후 2시10분, 5시50분, 7시50분에 있다. 영동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무궁화호의 경우 오후 5시57분, 6시52분, 7시49분, 밤 10시1분, 11시54분, 새마을호는 오후 5시34분,
9시34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황간IC~대전 영동 4번 국도 좌회전~영동읍
~보은 영동읍 19번 국도 우회전~영동역 지나~영동경찰서~옥천 19번 좌회전~19번 장수 무주 직진
~천태산 송호관광지 우회전~금산 양산 좌회전 68번 지방도~양산면~양산 좌회전
~양산 삼거리서 68번 금산 옥천 우회전~옥천 이원 천태산 우회전~호찬교 건너~영국사 순으로 가면 된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산행대장=이창우
  입력: 2004.09.0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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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398> 밀양 백마산
발아래 밀양댐은 '한폭의 풍경화'
모양새 한라산 왕관릉과 흡사한 원점회귀 코스
영남알프스 외곽 위치, 중턱엔 백마산성 흔적도
산행중 오지마을·구곡천 등 주변 풍광 시선 압도

 
  밀양의 대표적 오지마을 바드리에서 바라본 백마산 정상. 그 모습이 한라산의 왕관릉과 흡사하다. 백마산 정상과 바드리 마을의 해발고도차는 200여m에 불과하다.
경남 밀양 단장면의 백마산(772m)은 평범한 겉모습과는 달리 산꾼들의 호기심을 끌 만한 소재가 제법 있다.

우선 산행 중 만나는 오지마을 바드리. 만일 사전 정보없이 산에 올랐다면 '산등성이에 왜 이리 펑퍼짐하고 넓은 들이 있는 마을이 있느냐'고 적잖게 놀라게 될 것이다.

사실 그랬다. 하지만 바드리는 머리 속으로 그려오던 산골의 '오지'마을과는 달랐다. 포장로 위로 승용차나 화물차가 다니고 대형 비닐하우스도 눈에 띄는 이곳은 해발 550m나 되는 고지대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여느 시골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산의 모양도 독특하다. 정상은 뾰족한 봉우리가 아니라 밋밋하게 길게 뻗은 능선이 멧부리 구실을 하고 있다. 동행한 한 산꾼은 그 모습이 한라산의 왕관릉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성판악 하산 코스에서 만나게 되는 왕관릉은 암봉이 마치 왕관을 쏙 빼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산행팀이 들머리인 고례리 평리마을의 한 어르신에게 백마산에 대해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산의 생김새가 의자모양이라는 것. 그 노인은 "가보면 알게 된다"는 알 듯 모를
듯한 말만 덧붙였다. 의문은 정상 부근에서 풀린다. 바드리로 올라오는 오르막이 의자 다리라면 펑퍼짐한
바드리 마을은 엉덩이가 닿는 부분, 그리고 다시 정상으로 향하는 급경사 암릉이 등받이 역할을 한다.


산행은 밀양 단장면 고례리 평리복지회관~오선암~바드리마을~여래사~백마정사~잇단 너덜~지능선
~잇단 전망대~정상~전망대~백마산성터~사거리재~풍류동~정토사 입구~평리복지회관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4시간~4시간30분 걸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불산공원묘지와 아름다운 밀양댐을 지나 만나는 첫 마을은 단장리 고례리 평리마을. 마을 어귀에 위치한
평리복지회관을 끼고 왼쪽으로 30m 정도 가면 마을 당산나무.

 
  촘촘하게 맺혀있는 단장면의 특산물 대추.
도랑을 따라 오르면 조그만 암자 오선암. 입구에 연등이 걸려 있다.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간다. 작은 동산으로 올라가는 기분이다. 빨간 고추와 탐스럽게 익어가는 호박이 가을을 재촉하고 소리 높여 울어대는 매미의 합창은 가는 여름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주 남부권을 강타한 태풍 '메기' 탓에 바닥엔 설익은 대추와 밤송이가 널브러져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길은 지그재그 오르막길의 연속. 주변엔 온통 대추나무. 그 사이 난 길로 오른다. 전봇대를 지나면 곧 갈림길. 오른쪽으로 간다. 상봉은 전봇대 근처에서부터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보면 볼수록 한라산 왕관릉을 닮았다.

갑자기 시멘트길을 만난다. 바드리마을의 시작이다. 우측 첫 민가를 지나 3~4분 오르면 바드리 마을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1시간 정도. 바드리란 이름은 산중턱에 밭이 많아 '밭들' 또는 '달이 밝은 마을(所月里)'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오지만 어느 것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

차고 셔터문에 바드리농원이라고 적힌 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여래사(如來寺) 입구를 알리는 표지석.
절 방향으로 오른다. 대형 비닐하우스와 여래사를 잇따라 지난다. 정면에 유난히 푸른 홍송 세그루가
군계일학처럼 눈에 띈다. 이어 백마정사 입간판을 지나면 점박이 강아지가 앙칼지게 짖는다. 민가와
비슷한 백마정사를 지나면 '등산로'라고 적힌 나무문이 보인다. 문 왼쪽에 철사고리가 달려 있으니 열고
지나면 반드시 닫아두자. 마을사람들이 산속에 염소를 방목하기 때문이다.

무성한 잡풀을 지나면 소로를 만나지만 무시하고 너덜 쪽으로 계속 오르면 등산로를 만난다.
지능선까지는 여기서 15분 정도. 능선에선 우측으로 길을 잡는다. 암벽이 길을 막으면 왼쪽
우회로로 돌아간다. 이 길도 만만찮다. 경사가 심한데다 길이 제대로 없어 나뭇가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한 고비를 넘기면 앞이 확 트인 전망대를 만난다.

 
산행도중 시원하게 펼쳐진 밀양댐과 바드리 마을, 그리고 들머리 평리마을.  
발밑 바드리, 들머리 평리마을과 밀양댐, 그리고
주변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댐 뒤 왼쪽
매봉과 금오산, 정면 벼락덤이산(수연산)과
그 뒤 안테나가 정상에 서있는 만어산 구천산,
그 우측으로 철마산 화악산 남산 승학산 정각산이,
오른쪽으로는 삼거마을과 그 뒤로 영남알프스
지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난의 일종인 일명 '부처손'이 널려 있는 바위를
지나면 편안한 오솔길. 그것도 잠시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너덜을 다시 지나면 집채만한 암벽이
기다린다. 왼쪽 우회길로 가보지만 역시 만만찮다.
밧줄을 잡고 오른다. 여기서 15분뒤 상봉에 닿는다.
평편하고 정상석이 없다. 삼거리에다 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지점이다. 숲에 가려 조망도 없다.
왼쪽은 향로산 방향, 오른쪽은 향로봉 또는 풍류동
 방향, 이 길로 간다. 향로산과 백마산 향로봉은 한 능선으로 연결돼 종주산행도 가능하니 참고하길.

오솔길인 하산길에선 우측으로 밀양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주변의 풍광을 흡입하는 듯한 밀양댐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조금 더 가면 돌담이 보인다. 백마산성터다. 성터만 몇군데 남아 있을 뿐 다른 구조물은
보이지 않는다. 임진왜란때 방어용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온다.

잇단 무덤을 지나면 사거리. 왼쪽은 향로산 하산길에 만나는 가산마을, 오른쪽은 풍류동을 거쳐 평리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 간다. 너덜을 지나면 산허리로 난 좁고 경사진 길. 헛짚으면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 아랫길 풍류마을 가는 길을 택한다. 윗길은 바드리로 가는 길. 10분 간격으로
잇단 갈림길을 만나면 모두 오른쪽 내리막길로 간다. 묵은 길이다. 나뭇가지에 가려 있는데다 최근 태풍
때문에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있으니 유의하자. 나무 사이로 풍류마을이 보이지만 내려가는 길을
못찾아 계속 직진한다. 짐승이 다닌 듯한 좁은 길을 8분 정도 힘겹게 뚫고 가면 잡풀이 무성한 풀밭.
큰 감나무와 탱자나무, 그리고 대추나무밭을 지나면 비로소 풍류마을에 닿는다. 이곳에서 평리복지회관까지
 아스팔트길을 따라 곧장 내려가면 30분 정도 걸린다.


# 교통편 - 밀양서 고례행 버스 이용 불편 `유의`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첫차부터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400원. 1시간20분 걸린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055-354-3959)에서 밀양교통 고례행 버스를
타고 산행 들머리 평리에서 내린다. 오전 6시, 낮 12시 출발. 1300원.

평리마을에서 밀양시외버스터미널행 시내버스는 오후 1시, 5시30분, 7시40분(막차)에 있기 때문에 산행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40~50분 간격이며 막차는 오후 8시30분에 출발한다.

기차를 이용해도 된다. 부산역에서 밀양행 경부선 무궁화호는 오전 6시50분, 7시35분, 8시5분, 9시5분,
9시35분에 있다. 2500원. 새마을호는 오전 10시35분에 있다. 6000원. 고속철도는 오전 7시30분, 9시30분.
7400원. 밀양역에서는 시내버스를 이용,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다.

밀양역에서 부산행 경부선 무궁화호는 오후 4시, 5시2분, 5시57분, 6시53분, 8시5분, 8시58분, 새마을호는
 오후 5시24분, 고속철도는 오후 5시17분, 6시20분, 8시17분, 9시24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양산IC~통도사 양산어곡지방공단 35번 국도 직진
~신불산공원묘지 양산어곡지방공단 직진~양산교 지나 우회전~대리 어곡 방향 좌회전
~배내골 어곡산업단지 직진~배내골 용선 방향 직진~대리~제1, 2 화룡교~신불산공원묘지
~신불산 고개(매점)~배내휴게소 사거리서 밀양 단장 방향 직진~밀양시 단장면~밀양댐
~밀양 표충사 방향 직진~평리마을~할배순두부집 대형 입간판 지나 평리 버스정류장 앞에서 우회전
~평리복지회관 순으로 가면 된다.

# 떠나기전에
- 중턱 오리발같은 분지 바드리마을
- 부근 대추주산지 탐스럽게 영글어

 

밀양의 향로산과 백마산 향로봉은 영남알프스의
외곽지대에 있다. 재약산 수미봉에서 사자평을
 거쳐 한굽이 돌면 향로산이 솟아 있고 거기서
 마지막 여력을 다해 빚어놓은 산이 단장면
 고례리의 백마산과 향로봉이다.

백마산 중턱에는 오리발처럼 생긴 분지인
 바드리마을이 있고, 하산길에는 풍류마을을
만날 수 있다.
고례리는 인동 장씨가 처음 터를 잡아 마을을
이뤘으며 조선 초기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이곳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해 시를 읊었다고
전해온다.

정상 부근의 백마산성은 확실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임진왜란 때 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희동(四熙洞)에서 사연리(泗淵里)까지 흐르는 평리마을 앞 계류는 아홉 굽이를 휘돈다 하여
구곡천으로 불리며 이는 채지당(採芝堂) 박구원(朴龜元)의 고사구곡가(姑射九曲歌)에서 따왔다고 한다.
지금은 밀양댐과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산행 초입과 날머리 풍류마을에는 단장면의 주생산품인 대추나무에 열린 대추알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감상만하며 통과할 것을 당부한다.

부산서 멀지 않은데다 오지마을인 바드리를 거쳐가는 이번 백마산 코스는 가벼운 주말산행지로 적극 추천한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4.08.2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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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397> 함양 황석산

정상 오르면 황홀한 명산 퍼레이드
원시림속 흐르는 수정같은 계류에 목 축이고
황석산성서 이어진 기암괴석 위용 "와~" 연발
하산길에 만난 거북바위 쉬엄 쉬엄 가라하네

 
  황석산 정상 부근에는 왜군이 침입하면 호남과 영남을 잇는 요새인 이곳을 거칠 것이라고 판단, 축조된 황석산성이 있다. 황석산성을 포함한 암릉길이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경남 함양의 황석산(黃石山·1190m)에 올라보면 우리 국토의 7할이 산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머리 위 하늘 말고는 사방이 온통 산 산 산이다. 처음 목격하는 산꾼들은 감탄을 넘어 황홀하다고까지 말한다.

황석산을 에워싸고 있는 산군들은 이름없는 그저 그런 산이 아니라 국립공원을 비롯한 내로라 하는 명산의 반열에 속하는 산들이다.

면면을 살펴보자. 북으로는 국립공원 덕유산 향적봉 서봉 삿갓봉 무룡산 남덕유산과 금원산 거망산 기백산 월봉산이, 서쪽엔 백두대간 줄기인 깃대봉 백운산과 괘관산이, 남쪽에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 영봉(靈峰)들이, 동쪽으로는 국립공원 가야산과 보해산 오도산 장군봉 그리고 저 멀리 수도산까지 1000m급 이상의 고봉준령들이 첩첩산중 산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금원 기백 거망산과 함께 거창 함양에서 종주산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황석산의 모산(母山)은 경남 거창 함양군과 전북 장수군에 걸쳐있는 남덕유산. 남덕유산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쳐내린 월봉산 능선은 두가닥으로 갈라진다. 하나는 북동쪽 수망령을 거쳐 거창의 금원 기백산으로, 또 다른 하나는 남쪽 함양의 거망 황석산으로 이어진다.

금원 거망산이 육산에 가깝다면 기백 황석산은 바위산. 정상 인근의 책바위(누룩덤)가 주 볼거리인 기백산보다는 황석산성에서 정상까지의 100m 높이가 모두 기암괴석의 거대 암봉으로 이루어진 황석산이 산꾼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고 있다.

황석산의 또 하나의 자랑은 용추계곡. 황석산만의 계곡이라기보다는 금원 기백 거망 황석산 등 말발굽
모양을 한 고봉준령의 한가운데 들어선 계곡이다. 용추계곡은 황석산 남서쪽의 화림동계곡과 수승대로
 유명한 금원 기백산 동쪽의 위천천계곡과 함께 예부터 거창 함양의 유서깊은 3대 계곡으로 일명
화림삼동(花林三洞)으로 불린다.

또 한가지. 황석산에서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억새밭은 천황산의 그것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늦가을이면 억새산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함양군 안의면 유동마을~연촌마을~샘터~주능선~돌탑~황석산성~황석산 정상~달성 서씨묘
~거북바위~조망 안내판~황석산 북봉(우회길)~뫼재~불당골·장자벌 삼거리~알바위~청량사
~장자벌교~청량사 입석 순. 5시간~5시간30분 걸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행은 용추계곡 매표소 가기 직전 왼쪽 갈림길 유동마을 또는 용추농원 방향에서
시작된다. 황석산 등산안내판을 지나면 볼록거울 앞에 들머리를 알려주는 '황석산 정상 4.5㎞' 이정표가
서있다. 한적한 산골마을인 연촌마을을 지나면 황석산 이정표가 한번 더 보이고 여기서 5분 정도
더 오르면 본격 산길이 시작된다. 잡풀이 무성해 헤치고 나가야 한다. 10분 뒤엔 정상 바로 밑에
위치한 황석산성 안내판이 서있다.

5분 정도 뒤엔 '식수 준비하는 곳'이라는 팻말을 만난다. 샘터는 보이지 않지만 수정처럼 맑은 계류가
흐르고 있다. 식수를 보충하자.

지금부터 산행길은 계류와 나란히 달린다. 주변 바위에는 초록이끼가 덮여 있고 숲은 원시림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빽빽하다.

산행은 점차 힘들어진다. 지그재그 오르막의 연속인데다 계류의 수량마저 줄어든 때문이다. 간간이
부는 골바람이 없다면 견디기 힘들 정도.

경사가 심해 밧줄을 잡고 오르면 첫 전망대. 조그만 바위다. 방금 올라온 마을과 푸른 들판이 한눈에
펼쳐진다. 정면엔 거창 감악산이 우뚝 솟아 있다.

다시 숲으로 향하니 물소리가 다시 들린다. 계류를 건너 오르막길을 오르면 삼거리. 주능선의 시점이다.
상봉은 직진방향. 평탄한 오솔길도 잠시. 급경사길이 기다린다. 밧줄을 잡고 겨우 오르면 탁 트인
능선길이 나온다. 온 사방이 산이다. 우측에 보이는 암봉이 황석산 정상.

10여분 숲길을 따라가면 돌탑을 지나고 여기서 황석산성까지는 10분 거리. 황석산성은 한눈에 기암절벽과
절벽을 이어주는 요새임을 보여준다. 사적 제322호인 황석산성은 안의 사람들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유적.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게 항거하던 마을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끝까지 항거했으며, 부녀자들은
 천길 절벽에서 몸을 날렸다. 지금도 북쪽 바위 벼랑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어 피바위라 불린다.

산성 우측에서 암봉인 정상으로 향한다. 100m 거리지만 경사가 가팔라 밧줄에 의지해야 한다.
범상치 않은 암봉에 비해 초라한 정상석이 홀로 서있지만 주변 조망은 장쾌하기 그지없다. 황석산 북봉이
코앞에 보이며 그 뒤로 거망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암릉을 타고 전진하든지 다시 내려와 거망산 방향으로 능선을 타고 간다. 암릉길은 약간
위험하지만 내려올 수 있음을 밝혀둔다.
 
거북바위. 바로 옆에는 조망안내판이 있다.  

다시 암릉길이 기다린다. 거북바위를 지나면
조망안내판. 거북바위는 지나올 땐 그냥 지나치지만
조망안내판에서 뒤돌아보면 그 모습이 확연해진다.

계속되는 능선길. 집채만한 황석산 북봉이 정면을
 막고 있다. 다행히 우회하라는 길이 있다. 대개
심한 내리막길을 우회하지만 그렇다고 못넘을
암봉은 아니다.

북봉을 지나면 잡풀이 무성한 길이 이어지고 이후
삼거리 뫼재가 나온다. 여기서 20분쯤 더 가면 다시
삼거리. 직진하면 거망산까지 1.9㎞ 남았고
황석산에선 2.9㎞ 거리. 오른쪽 장자벌 쪽으로
하산한다. 지도상의 불당골이다.

40분 뒤 갈림길. 왼쪽방향은 용추폭포, 오른쪽길은 장자벌 가는 길.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용추폭포를
구경해도 좋다. 산행팀은 장자벌로 간다. 10여분 뒤 계류를 만나며 그때부턴 산허리를 돌아 내려온다.
20분 뒤 지도에도 없는 사찰 덕유산 청량사. 5년 전 건립됐으며 지금도 불사중이다. 장자벌교를 지나
도로입구 청량사 입석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도로에서 왼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용추계곡 입구,
오른쪽으로 40분 정도 걸으면 들머리 유동마을이 나온다.


# 떠나기 전에

황석산과 거망산은 우리 민족의 처절한 역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황석산성은 정유재란 때 왜군을 상대로 항거하던 안의 사람들의 지조와 절개가 서려 있다. 당시 성이
함락당하자 부녀자들은 천길 낭떠러지에서 몸을 던져 절개를 지켰다. 그때의 처절했던 흔적이 성 밑
벼랑에 핏빛으로 물든 피바위가 전해온다.

황석산 북쪽 거망산은 한국전쟁 때 지리산에서 맹활약하던 파르티잔 여장군 정순덕이 국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곳이다. 그만큼 황석 거망산은 산세와 골이 깊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산 후 길따라 내려오면 만나는 지우천도 빼놓을 수 없는 경관. 용소와 꺽지소가 대표적.

용소(龍沼)는 한눈에 봐도 비범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소 위쪽 바위의 형상이 용이 승천하려는
모습으로 만일 이곳에서 용이 승천하면 이곳 태생의 인물이 중국까지 다스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은 조선에 군사를 급파, 승천을 서두르는 용의 목을 쳤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황석산과 기백산의 정기가 만나는 꺽지소 또한 볼거리. 집채만한 크기의 물고기라는 꺽지가 살아
꺽지소란 이름이 붙은 이곳은 주변 경관이 특히 뛰어나다.

이밖에 삼형제바위 매바위 돌무지 심원정 등 운치있고 아름다운 볼거리도 잇따라 만날 수 있다.


# 교통편
 
- 거창서 용추계곡·안의행 버스 이용

용추계곡은 함양에 속하지만 거창에서 버스가
오가기 때문에 거창으로 가야 한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거창행
 완행버스는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10시, 10시40분에 출발한다. 1만1900원. 2시간40분
 걸린다. 산행들머리인 유동마을까지는 용추계곡
또는 안의행 서흥여객(055-944-3720) 군내버스를
탄 후 유동마을 입구에서 내린다. 오전 8시50분,
9시50분, 10시50분, 11시50분에 있다. 2000원.
군내버스 정류장은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다 두번째 사거리에서 길을 건넌다. 중앙교를 지나 중앙시장내에 있다.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날머리인 장자벌에서 거창시외버스터미널행 군내버스를 타기 위해선 용추계곡 입구 일주문까지 가야 한다.
장자벌 입구 도로에서 왼쪽으로 걸어서 10분 거리. 오후 1시5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6시45분. 거창에서 부산행 완행버스는 4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오후 6시40분. 만일 거창에서
막차를 놓치면 서대구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동대구역으로 이동한 후 부산행 기차를 이용하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서진주 분기점~대진고속도로~지곡 안의IC
~거창 안의 24번 국도 좌회전(금원산 자연휴양림)~황석산 16.5㎞, 기백산 15.4㎞, 용추계곡 11.9㎞
~김천 거창 24번 국도 직진~용추계곡 7.3㎞~용추계곡 좌회전(기백산 군립공원, 용추자연휴양림, 용추계곡)
~갈림길서 왼쪽 용추농원 유동마을 방향~유동마을회관 앞 주차.
  입력: 2004.08.1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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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395> 양산 안전~축천산
영남알프스 끝자락 살짝 숨어
넌 지도에도 보이지 않는구나
염수봉·토곡산 중간 위치 오르막 내리막 반복
울창한 숲·야생화 천지, 원시상태 미답의 코스
하산길 선장천 폭포·소에 몸 담그니 더위가 싹

 
  여름산행의 백미는 역시 시원한 계곡수. 날머리 명전마을을 지나 원동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선장천의 물살은 보기만 해도 더위가 말끔히 가신다.
"양산에 있는 안전산과 축천산을 아십니까."

떠나기전 평소 알고 지내던 산꾼들에게 물어봤다. 한결같이 금시초문이라며 고개를 흔든다. 그러면서 되레 양산 어디쯤 있는 산이냐고 묻는다.

참고자료를 찾기 위해 국내 산을 소개하는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도 들어가 봤지만 흔적이 없고 몇몇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서 안전산과 축천산을 클릭해봐도 별 뾰족한 답이 없다.

그렇다면 직접 찾아가서 무작정 부딪히는 수밖에. 이럴 경우 통상 마을 어귀 정자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어르신을 찾아 꼬치꼬치 물어보면 뜻밖의 횡재(?)를 얻을 수 있지만 불행히도 안전산의 들머리가 인적이 드문 고갯마루라 그러지도 못했다. 출발전 최악의 상황.

양산의 안전산과 축천산은 영남알프스의 끝자락인 염수봉과 토곡산 어곡산 사이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야트막한 산으로, 부산서는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고 주변 풍광을
여유있게 즐기며 다녀올 수 있는 산이다.

등산로는 인적이 드물어 원시상태에 가까운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시종 반복돼 산행중 자칫 느낄 수 있는
 지겨움을 가시게 해준다. 하산때 만나는 계곡은 비록 길이 희미하지만 여름산행의 참맛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등산로는 배태고개~산불감시초소~무덤1기(558m봉)~안전산 정상~대형 철탑(이동전화 기지국)
~도로(양산~배내골) 입구 절개지~도로(〃) 절개지~도로(〃)~간이매점~축천산 정상~널밭고개
~명전고개~계곡~명전마을~원동자연휴양림~원동면 내포리 선장마을~선장상회(버스정류장) 순.
6시간에서 6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행은 원동에서 배내골로 넘어가는 배태고개 마루에서 시작된다. 입구에 '배내골 상수원 보호구역'이라고
적힌 대형
 
입간판이 서있어 찾기는 쉽다. 길 건너편 열려있는 산길은 매봉을 거쳐 금오산으로 가는 길.
 이 산줄기는 천태산과 만어산으로 각각 이어진다. 참고하길.

대형 입간판 안쪽에는 제법 너른 터.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면서 산행은 시작되지만 이내 왼쪽 오르막길로
 갈아탄다.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길이 만만찮아 금방 옷이 땀으로 젖는다.

10분 뒤 산불감시초소를 지날 무렵 우측에 방금 버스타고 지나온 영포마을 전경이 펼쳐진다. 정감이 간다.
 다시 10분 뒤면 558m봉. 무덤1기가 외로이 누워있다.

지금부턴 편안한 오솔길. 찜통더위지만 숲속은 시원한 바람이 매미소리와 어울려 생기를 북돋워준다.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평탄함이 반복돼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노랑 원추리꽃과 주황색 하늘나리꽃이 눈에 띈다.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나리꽃과 달리
하늘나리꽃은 고개를 하늘을 향해 있다고 붙여진 이름.

안전산은 숲이 매력적이다. 원시에 가까운 미답상태로 덩쿨이 나무를 감싸안고 있는데다 푸른 이끼가
나무를 포근하게 덮고 있다. 때마침 뿌연 안개에다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주니 마치 신선이 노니는
곳으로 착각이 들 정도.

558m봉에서 안전산 정상까지는 1시간 정도. 높이 40㎝ 정도의 정상석이 없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니
유의하자. 정상석엔 한자로 네자가 적혀있지만 '安全山'만 인식될 뿐 나머지 한 자는 알아볼 수 없다.
그리고 정상석 위에 누군가가 매직으로 '735m'라고 적어놨지만 5만분의 1 지형도에서 등고선을 확인해본
결과 710m 정도로 추정된다. 참고로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안전산이란 이름조차 표기돼 있지 않다.

 
  뿌연 안개가 산들바람에 휘날리는 안전산 숲 속은 마치 신선이 노니는 곳으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이제 내리막길. 길찾기에 유의해야 할 지점이 한 곳 나온다. 작은 소나무 숲을 헤치고 나아가면 갈림길. 우측길을 택해 다시 소나무 숲을 힘겹게 뚫고 나오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대형 철탑이 우뚝 서있다. 그 뒤로 왼쪽엔 골프장 공사로 인해 산이 흉물로 변해버렸고 오른쪽은 옛 삼원축산으로 대초원이 펼쳐진다.

철탑을 향해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철탑은 한국전파기지국이 세운 이동전화기지국. 철탑을 지나 내려오면 양산과 배내골을 잇는 도로와 만난다. 도로 입구 오른쪽 절개지로 오른다. 바위가 계단처럼 놓여있어 오르는데 그리 힘들지 않다.

여기서 목적지는 축천산 입구의 간이매점. 도로를 따라 한참동안 가도 되지만 도로를 밟지 않기 위해 산을 타고 또 한번의 절개지로 오른다. 두번째 절개지 맞은 편에는 볼록거울이 서있다. 철탑 뒤로 보이는 산은 채바우골만당.

다시 산을 넘어 도로변 철조망을 넘으면 대략 50분 정도 걸린다. 이제부터 도로를 따라 걷는다. 중간에 만나는 대초원으로 올라 능선으로 갈려고 했지만 대초원조차 골프장 조성공사로 인해 출입금지 상태.

할 수 없이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우측에 컨테이너 간이매점. 스피커에서 나오는 대금과 가야금 소리가 평온하다.

매점 뒤 산길로 오른다. 4분 정도 잡풀을 헤치면 갑자기 리본이 많이 걸려있는 지점이 나온다. 뜻밖에도 축천산 정상이란다. 동시에 갈림길. 우측 내리막길로 간다. 길은 외길.
이렇게 30분 정도 걸으면 임도와 만난다. 널밭고개다. 고갯길을 건너 다시 숲으로 오른다. 하늘나리꽃과
연보라 비비추가 곳곳에 눈에 띈다.

쉴 새 없이 숲길이 이어진다.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다시 임도. 여기까지 대략 40분 정도. 하산은 5m 전방에
놓인 '양산시 원동면 내포리'라고 적힌 흰색 나무이정표 우측으로 내려선다. 길은 희미해 국제신문 리본을
참조하자.

처음엔 졸졸 흐르던 물이 내려갈수록 수량이 늘어 폭포와 작은 소를 만든다. 50분쯤 뒤 계곡합수점을 지나선
왼쪽 산사면으로 돌아간다. 이후 길이 막혀 계곡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우측에 길이 열려있다. 정면에
개구리 양식을 위해 망을 쳐놓은 곳과 고추밭을 지나면 이내 명전마을. 여기까지 대략 1시간40분 정도 걸린다.

명전마을에서 원동자연휴양림을 지나 버스정류장이 있는 내포리 선장마을 선장상회까지는 50분 소요된다.

# 떠나기 전에

- 식수 충분히 준비…인근에 원동휴양림

낮에는 불볕더위, 밤에는 열대야. 지금 온나라가 찜통더위로 가마솥을 방불케 한다.

이런 날에는 그저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가 생각난다. 이열치열로 산행 중 흠뻑 땀을 흘린 후 얼음과도
같은 차디찬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는 그런 계곡은 어디 없을까. 그것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산행팀은 고민끝에 가까운 안전산과 축천산을 선택했다.

이 코스에선 민초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는 고개 두 개를 만날 수 있다. 널밭고개와 명전고개가 바로 그것으로,
오래전부터 양산과 원동을 연결하는 옛 길이다. 지금은 초목에 묻혀 무분별하게 뚫려있는 임도가 대신하고 있지만.
넓다는 뜻의 널밭고개는 용선마을과 벽촌마을인 어전마을과 연결되고, 명전고개는 용선마을과 과거
화전이었던 명전마을과 연결된다.

오랫동안 인적이 드물었던지 명전고개에서의 하산길은 산길의 흔적이 없지만 계곡을 오른쪽으로 두고
하산하면 무리없이 산행할 수 있다.

명전마을에는 과거 많은 가구가 거주했는지 예배당이라고 적힌 작은 집이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겨우
8가구만 생활하는 산골마을이다. 마을 부근을 지날 때는 산길을 이용, 마을 어르신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마을을 통과하도록 하자.

명전마을을 지나 원동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선장천의 시원한 계곡은 산행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준다.

산행 초입부터 하산할 때 계류를 만나기 전까지 샘터가 없기에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도록 하자.


# 교통편

- 부산역·부전역서 경부선 원동역 하차
- 들머리 배태고개까지 마을버스 이용

부산역에서 원동행 열차는 오전 7시35분에 출발한다. 부전역에서 원동행 열차는 오전 5시10분, 6시57분,
 7시35분에 있다. 요금은 각각 2500원. 열차시간 문의 1544-7788

원동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들머리인 배태고개에 가기 위해선 원동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배내골행
 2번 마을버스(원동교통 055-382-5459)를 탄다. 오전 8시15분, 10시10분. 1500원.

날머리 선장마을 선장상회(055-382-7486) 앞 버스정류장에서 원동행 마을버스는 오후 1시5분, 2시50분,
 4시25분, 5시57분, 7시55분, 8시35분에 출발한다. 1000원.

원동역에서 부산역행 열차는 오후 6시15분에, 원동역에서 부전역행 열차는 오후 4시50분, 9시5분에 있다.

원동읍 버스정류장(양산기사식당 055-382-5036)에서 호포행 버스는 오후 3시55분, 5시40분, 8시25분에 있다.
800원.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4.07.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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