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이자 라이벌인 청야니와 최나연이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 3라운드 5번 홀에서 함께 이동하고 있다.      

지난 9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 마지막 3라운드.
 전반 9번 홀까지 대만의 골프 여제 청야니가 한국의 최나연과 양수진을 각각 3타 차, 2타 차로 비교적 여유있게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청야니가 잠시 방심했을까. 이후 10번, 11번 홀(이상 파4)에서 파로 쉬어가는 사이 최나연은 두 홀 연속 약 4m짜리 버디를 성공, 한 타 차로 추격했다. 양수진도 10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청야니에 2타 차로 추격에 동행했다. 당연히 갤러리들의 환호가 이어졌고, 분위기는 일순간 최나연과 양수진 쪽으로 옮겨가는 양상이었다. 

 12번 홀(파3)에서 모두 파를 한 후, 챔피언조의 세 선수는 13번 홀 티잉그라운드에 서 있었다. 13번 홀은 우 도그레그 내리막 파5(553야드) 홀. 우측으로 꺾어지는 지점부터 그린까지 홀 우측으로 긴 워터 헤저드가 있어 티샷이 부담스러운 이 홀은 구조상 정상적으로 투온이 불가능하다. 

 방송에서도 "티샷을 페어웨이 우측으로 날리면 세컨 샷의 거리가 짧아지지만 물을 건너쳐야 하기 때문에…"라는 설명이 들렸다.

 갤러리의 바람대로 최나연과 양수진은 티샷을 13번 홀 페어웨이 정중앙에 안착시켰다. 다음은 청야니 차례. 일순간 대회 진행요원들이 갤러리들에게 비켜달라고 손짓하는 모습이 화면이 잡혔다. 당연히 갤러리들의 웅성거림도 보이고 들렸다.

 TV중계를 보던 필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계진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겠지만 정확한 상황을 알 지 못했는지 특별한 설명은 하지 않고 그냥 청야니의 드라이버가 로프트 10도, 길이 45인치, 에스플렉스라는 사실만 짧게 언급했다.

 TV 화면은 13번 홀 티잉그라운드와 그 주변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대략  6, 7초(어쩌면 더 길었는지도 모르겠다) 정도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드디어 청야니의 티샷. 이때 화면은 페어웨이 쪽에서 티잉그라운드를 잡았다. 근데 청야니가 정면으로 보지 않고 우측을 향해(화면 상으론 왼쪽) 티샷을 날리지 않는가. 어라!!! 정말 이상하고 궁금했다.

 그 다음 화면이 문제였다. 화면은 13번 홀 페어웨이를 비추고 있었지만 볼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정황상 분위기가 이상했는지, 중계진의 멘트 또한 대충 얼버무리기식이었다. 아래와 같이.

 -해설자 : 청야니가 10번 홀부터 샷이 흔들렸다.
 -캐스터 : 청야니도 심리적 상태에 따라 샷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
 -해설자 : (다른 선수가 맹추격해오는 이런 상황에선) 모든 선수의 샷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중계를 보는 사람도 이상했지만 중계하는 사람도 얼마나 궁금하고, 어색하고, 그래서 식은 땀이 났을까요.

 이후 화면은 '전반 홀 하이라이트'를 보여주었다. 막간을 이용해 중계방송팀(카메라팀과 방송중계팀)이 이전의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 홀 하이라이트'가 끝나자 화면에는 멀리서 잡은 두 홀이 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13번 홀과 14번 홀을 롱샷으로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았지만, 이는 필자의 생각일 뿐 정확하지는 않다. 

 필자 생각으로는 그 막간에 카메라팀과 중계팀의 소통이 되지 않은 듯했다. 

 해서, 중계카메라와 PD가 이러한 상황을 파악한 후 풀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두 홀을 보여주면 중계진이 감을 잡자 않을까 생각했겠지만 그날따라 캐스터와 해설자는 전혀 이를 포착하지 못한 듯 했다. 

 다음 화면에서 그 사실이 적나라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갑자기 바뀐 화면에선 청야니가 페어웨이에서 세컨 샷 준비를 하고 있었다.

 -캐스터 : 볼이 13번 홀 페어웨이 오른쪽에 와 있네요.(실제, 청야니는 이날 13번 홀에서 14번 홀의 페어웨이를 향해 좀처럼 볼 수 없는 역주행 샷을 날렸다) 무리하게 그린까지 공략할 것 같지 않은데요.
 -해설자 : 아이언으로 가능하겠네요. (지금 보니 청야니의)티샷이 멀리 날아갔기 때문에 화면상으로 확인이 안 됐네요. 직선거리로 240~220야드 되겠네요.

 14번 홀 페어웨이에서 청야니가 친 세컨 샷은 13번 홀의 그린 프린지와 러프의 경계쯤에 섰다. 
 이 장면에서도 거의 모든 신문과 통신은 오보를 했다. 당일 연합통신은 물론이고 다음날 11일 자 중앙일보 등 거의 모든 신문은 청야니가 투온을 시켜 이글 찬스를 잡았지만 결국 버디를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만 이 대목에서 '(세컨 샷으로)하이브리드 클럽을 들고 220야드를 날려 물을 건너 그린을 살짝 넘기며 이글 찬스를 만들었다'고 비켜갔다.

 결국 청야니는 이글을 놓치고 버디를 했고 최나연과 양수진은 힘겹게 쓰리온 후 버디를 했다. 

 J골프의 13번 홀 중계는 천신만고 끝에 이렇게 지나갔다.

 이쯤에서 그 중계를 보지 않은, 다시 말해 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 마자막날 13번 홀의 경기를 못 본 사람들을 위해 사실 관계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이날 청야니는 13번, 파5홀에서 최나연과 양수진처럼 티샷을 하면 남은 거리가 250야드가 돼 투온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이웃한 14번 홀로 티샷을 날렸다. 이렇게 할 경우 220야드 정도가 남아 장타자인 청야니는 투온이 가능하다.

 문제는 OB 말뚝의 유무. 대회가 열리지 않을 때 13번 홀과 14번 홀의 경계에는 OB말뚝이 있었지만 LPGA 경기위원회는 대회 기간 이곳의 OB말뚝을 뽑아냈기 때문에 청야니의 13번 홀에서 14번 홀로의 역주행 티샷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청야니가 1, 2라운드 때는 이 사실을 알고도 역주행 티샷을 날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 단 한 번의 사용을 위해 히든카드로 남겨 놓았던 것이다. 세계랭킹 1위다운 코스공략 전략이다..
 
 재밌는 점은 대회가 끝난 지 이틀 후인 11일 자 중앙일보에는 청야니의 13번 홀 역주행 티샷과 관련, 눈길 끄는 기사가 실렸다. 잠시 내용을 인용, 요약, 나름 보충하면 이렇다.

 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전 열리는 프로암 대회(프로암은 본 대회가 열리기 전, 참가 선수와 대회 스폰서들이 라운드를 함께하는 일종의 행사. 프로가 한 수를 지도하면 라운드 후 스폰서들은 통상 격려금을 선수들에게 하사한다) 때 청야니는 동반자인 하나은행 김정태 은행장에게 13번 홀에서 티샷을 한 번 더 해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한 후 14번 홀 페어웨이 쪽으로 티샷을 날렸다는 것. 이후 청야니는 세컨 샷을 하지 않았고, 그 볼은 캐디가 주워오며 그린까지의 거리를 확인한 것이다.
 김 행장은 며칠 후 청야니의 경기를 보며 당시의 상황을 이해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J골프의 이날 영상은 전 세계 150개국 1억3300만 가구에 방송됐다고 중앙일보는 경기 다음날인 11일 자 신문에 보도했다.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13번 홀 상황이 자꾸 머리에 떠올라서.

청야니 13번 홀 티샷 상황도=스포츠조선 캡처
사진=연합뉴스

 
 기존 9홀 골프장의 가장 큰 단점은 지루함이다. 똑같은 코스를 2번 라운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인근의 스타스콥CC는 이런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골프장의 틀을 완전히 깬 퍼블릭 10홀 골프장이다. 파5 홀에는 그린과 티잉그라운드를 추가로 만들어 파3, 파4 홀 등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고, 그린은 원 그린과 투 그린을 적절히 배치했다. 잔디 또한 한국잔디와 양잔디 등 두 가지를 사용하고 있다.

  파4, 1번 홀.
  파5, 핸디캡2의 좌 도그레그 2번 홀(챔피언티 500미터).
  파4, 핸디캡4의 3번 홀(챔피언티 344미터).
  3번 홀의 투 그린. 우 그린은 뒤핀일 경우 무려 좌 그린에 비해 30미터나 길다.
  해저드가 눈앞에 보이는 파3, 4번 홀은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이 각각 두 개. 앞 티-앞 그린(130m),
   뒤 티-뒤 그린(142m) 형태로 샷을 날리지만 홀은 완전히 딴판이다. 전자는 해저드를 넘겨야 하는
   아일랜드 홀 형태지만 후자는 오르막 포대그린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파4, 핸디캡7의 5번 홀. 약간 우 도그레그 홀이다. 이런 홀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카트길 옆 법면을 자연 그대로 살려 스타스콥CC에서 가장 경관이 빼어나다는 파4, 6번 홀.
  그린 앞의 바위와 소나무도 공사 때 제거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원래 파5, 핸디캡3인 7번 홀. 사진은 7번 홀 앞쪽에 티잉그라운드를 만들어 파4 홀로도 사용된다.
   7번 홀은 파3홀로도 활용된다. 사진은 파3홀의 그린. 그린 앞 대형 그라스 벙커가 인상적이다.
   7번 홀, 파3홀의 티잉그라운드. 대형 그라스 벙커가 보인다.
   일명 진달래홀로 불리는 파3, 8번 홀. 진달래가 피기 전이라....
   파4, 9번 홀.
   9번 홀의 그린. 그린 모양이 별 모양이다. 이 골프장 이름이 star(스타) / scope(스콥) 아닌가.
   2번 홀과 마찬가지로 같은 그린을 두고 다른 티잉그라운드가 있는 9번 홀. 
   다른 티잉그라운드에서 내려다본 별 모양의 9번 그린.


# 발상의 전환, 독특한 디자인, 9홀 골프장의 롤모델

 홀의 다용도 활용의 좋은 예, 파5 핸디캡3, 7번 홀. 챔피언티 560m인 이 홀의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우측 아래 조그만 둔덕에 파4, 다시 왼쪽 아래에 파3 티잉그라운드를 조성해놓았다. 파3 그린 앞에는 엄청나게 크고 깊은 그래스 벙커도 보인다.

 또 다른 파5, 핸디캡2, 2번 홀(챔피언티 500m)의 경우 티잉그라운드가 두 개다. 첫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눈앞에 해저드가 보이는 좌 도그레그형이 되고, 또 다른 티잉그라운드에선 직선형 파5 홀과 파3 홀을 각각 경험할 수 있다. 눈앞의 해저드와 자연 그대로의 법면, 그리고 그린 앞 페어웨이 상의 자연석 바위와 소나무가 조화를 이뤄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 파4, 6번 홀은 해저드 앞 그린을 활용해 파3 홀로도 활용된다.

 그린 또한 독특하다. 원 그린 홀과 투 그린 홀을 적절히 배합한 데다 그린의 높낮이와 모양을 달리했다. 좌 그린이 평지에 있다면 우 그린은 그보다 30~40m 뒤쪽에 배치하면서 포대그린을 만들어 놓아 같은 홀에서 서너 클럽 차를 두게 했다. 파4, 3번 홀의 경우 좌 그린을 쓸 경우 홀 길이가 344m(핸디캡4)이지만 8자형의 긴 우 그린일 땐 372m로 난이도가 핸디캡1으로 어려워진다.

 해저드가 눈앞에 보이는 파3, 4번 홀은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이 각각 두 개. 앞 티-앞 그린(130m), 뒤 티-뒤 그린(142m) 형태로 샷을 날리지만 홀은 완전히 딴판이다. 전자는 해저드를 넘겨야 하는 아일랜드 홀 형태지만 후자는 오르막 포대그린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같이 홀의 다양성을 최대한 활용해 조합할 경우 스타스콥에선 기존 10홀을 최대 21홀로 만들 수 있다. 현재 두 가지 타입의 18홀로 운영되고 있지만 고객들을 위해 이벤트용인 21홀 라운드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사용 중인 18홀의 전장은 5551m. 참고로 부산CC가 5998m.

 잔디의 변화 또한 색다른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1번 홀의 경우 페어웨이는 난지형 한국잔디를, 러프에는 양잔디라 불리는 한지형 켄터키 블루그래스를 심었다. 2번 홀은 페어웨이와 러프에 모두 켄터키 블루그래스, 5번 홀은 페어웨이에는 켄터키 블루그래스, 러프에는 한국잔디를 식재했다. 7번 홀은 파3 구간만 켄터키 블루그래스다. KPGA 프로인 문민호 경기팀장은 "아마추어의 경우 티샷한 볼이 떨어진 지점에 따라 샷 요령을 달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심코 그냥 쳤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또 다른 자랑은 연습장인 드라이빙 레인지. 클럽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연습장은 길이 300m, 폭 100m의 50석 규모. 그물이 없고 페어웨이에 잔디가 깔려 있다. 노승현 대표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의 골프장을 통틀어봐도 이처럼 독특한 설계로 발상의 전환을 이룬 골프장은 없었다. 스타스콥 골프장은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골프장의 코스 디자인이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라운드 중 이동하다 본 드라이빙 레인지.
  드라이빙 레인지의 타석에서 본 연습장. 약간 오르막에 거리는 300미터다.
  멍게비빔밥.

 
작금의 골프장 추세를 잘 모르는 골퍼들은 최근 조성된 9홀 골프장의 진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웨지를 주로 사용하다 드라이버를 한두 번쯤 사용하겠지'라고 생각했다간 큰 오산이다. 무궁무진한 디자인과 발상의 전환으로 정규 골프장을 뺨칠 정도로 진화했다.

# 부산 유일의 퍼블릭 9홀 골프장
   강서구 지사동 하이스트CC
  
 PGA 4대 메이저 대회에서만 18승을 기록한 골프의 제왕 잭 니클라우스는 좋은 골프장을 이렇게 정의했다. "라운드를 마친 뒤 '아주 좋았어'라는 소감 대신 '내일은 다른 방법으로 재도전해봐야지'라는 멘트가 나오는 곳이 좋은 골프장이지요."

  파4, 핸디캡5의 1번 홀.
  파4, 핸디캡9의 2번 홀.
  파4, 핸디캡2 3번 홀(챔피언티 307미터). 정면 240미터 지점에 해저드가 숨어 있어 장타자의 경우 3번 내지 5번
  우드를 잡아야 한다.
  하이스트에서 가장 긴 핸디캡1, 파5, 내리막 좌 도그레그 4번 홀(챔피언티 560m).
  파4 핸디캡7의 5번 홀.
  파3, 핸디캡3의 6번 홀(챔피언티 180미터).
   파5, 핸디캡4의 7번 홀(챔피언티 466미터).
   파3, 핸디캡6의 8번 홀.
   파4, 핸디캡8의 9번 홀.


 부산 강서구 지사동 지사과학단지 인근에 있는 부산 유일의 퍼블릭 9홀 골프장인 하이스트CC의 오너인 박정오 삼정기업 회장은 "골프장 조성 당시 잭 니클라우스의 경험담을 모토로 삼았다"며 "9홀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보기 플레이어 수준 정도의 중급자에게 적합하도록 난이도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9홀 골프장이라 만만하게 보고 '초보자 머리 올리기에 좋겠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8년 11월 문을 연 하이스트CC는 자연 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생각보다 까다롭다. 페어웨이의 경우 티잉그라운드에서 볼 때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언듈레이션이 심하다. 상대적으로 좁은 페어웨이는 좌 또는 우측으로 경사져 있어 티 샷이 잘 맞아도 스탠스 잡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린은 부산 근교의 정규 골프장을 포함해도 난이도 면에서 최상급에 꼽혀 3퍼팅은 기본이다. 해서, 그린 때문에 찾는 골퍼들이 적지 않다. 우선 그린이 아주 크다. 여기에 2단 그린은 기본인데다 스피드까지 무척 빨라 대충 굴렸다가는 큰코다친다. 착시 현상과 크고 작은 동네 라인까지 고려한다면 프로들도 결코 만만하게 여기지 못할 정도로 까다롭다. 일부 홀은 샷이 짧거나 내리막 퍼팅 때 힘 조절이 안 되면 흘러내리도록 만든 소위 혓바닥 그린이다. 9홀의 단점인 전장이 짧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샷의 정교함을 요구하면서 그린에 핸디캡까지 부여한 것이다. 하이스트에서 가장 긴 핸디캡1, 파5, 내리막 좌 도그레그 4번 홀(챔피언티 560m)과 주변 풍광이 빼어난 핸디캡3, 파3, 6번 홀(챔피언티 180m)도 2단 그린에 굴곡이 심해 퍼팅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한다.

 하이스트의 9홀 전장은 2824m. 전반 9홀은 두 번째로 긴 화이트티(2657m)를, 후반 9홀은 챔피언티인 블루티(2824m)를 사용한다. 1번 홀에 앞서 가볍게 몸을 푸는 110m 안팎의 짧은 홀도 하나 있다.

 KPGA 프로인 변기덕 대표는 "오르막, 내리막 홀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페어웨이의 업다운이 아주 심해 티 샷이 잘 맞아도 스탠스가 어렵게 나올 수 있어 정규 골프장에서 자신의 스코어보다 통상 3~4개쯤 더 나온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매 홀 핸디캡이 숨어 있어 공략법도 달리해야 한다. 한 예로 핸디캡2, 파4, 3번 홀(챔피언티 307m)은 티 샷을 특히 유의해야 하는 홀. 런 포함 240m 지점에 해저드가 숨어 있어 3번 내지 5번 우드를 잡아야 한다. 비스듬히 앞뒤로 위치한 그린 또한 까다로워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이스트는 2년 전부터 부·울·경 지역 퍼블릭 골프장으로 드물게 부산외대와 창원전문대 골프 전공 및 프로 준비 학생 선수들에게 그린피의 반값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영업장인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이스트는 또 온천수 못지않게 사우나의 물이 아주 좋다. 지하 300m에서 용출되는 알칼리성 천연암반수여서 비누가 필요 없을 정도로 미끄럽다. 흔히 물 좋다는 거창 가조온천이나 순천 낙안온천에 비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래서 사우나를 위해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그린피 주중 1부 5만5000원, 2부 7만5000원, 금요일 1부 5만5000원, 2부 8만5000원, 토요일 1부 10만5000원, 2부 11만5000원, 일요일 1부 9만5000원, 2부 10만5000원.
 카트비 6만 원, 캐디피 9만 원 별도. 1부 오전 6시30분~8시30분(18홀), 2부 오전 11시30분~오후 1시30분(18홀).

















국내 유일 클럽 완제품 생산, 부산 하나산업사
R&D에서부터 설계 제조 검수 등 원스톱 생산
자체 브랜드 '브라마' 갖고 외국 클럽과 승부
전국 골프장 돌며 '사용후 구입하라' 전략적중
작년 서울 신세계백화점과 전국 15개 숍 납품
퍼터, 외국 클럽보다 인기 높고 맞춤제작 가능

사례1.
 부산외대 사회체육학부 김창욱 골프담당 교수는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골프강좌에서 씁쓸한 기분을 안고 돌아왔다. 강의 도중 우연히 클럽 이야기가 나와 50명의 참가자에게 국산 클럽 사용 여부를 물었더니 놀랍게도 사용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문제는 브랜드가 아니라 골퍼들의 실력인데도 그들은 클럽 탓을 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감이 좋지 않다, 비거리가 적다, 정확하게 안 맞는다 등등. 한마디로 외국 클럽에는 국산품에 대한 이 같은 왜곡된 편견을 커버하는 첨단 과학과 소재가 숨어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감이 여전히 저변에 깔려있더라는 것이었다.

 김 교수는 준비한 주제를 잠시 뒤로한 채 시간을 할애해 달라진 국산 클럽의 현재 위상을 설명했다. "한국의 철강 제련 단조기술은 세계적이어서 소재 탓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단조 아이언도 국내에서 만든 지 오래됐습니다. 클럽 제작은 첨단 기술이 필수지만 이미 국내엔 그만한 기술이 축적돼 있습니다. 현재 일본 클럽의 일부는 국내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돼 기술력은 한국이 세계적입니다. 단지 골프가 국내에서 고급 스포츠로 출발하다 보니 귀족마케팅이 지금까지 먹혀들어 외제 선호 사상이 여태 남아 있는 거지요. 과거 한국인들이 선호하던 일본의 코끼리밥솥을 지금 한국인들이 씁니까. 아마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겁니다."

사례2.
 고려대 물리학과 김선웅 명예교수의 2년 전 경험담. 김 교수는 드라이버샷의 최적 공격 각도와 비거리 등 골프와 물리학의 상관관계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구하는 노학자. 체육과학연구원의 연구비로 미국 유명 제조사의 최고급 아이언 세트를 구입한 그는 3번 아이언부터 샌드웨지까지 클럽 진동수를 측정했다. 클럽 진동수는 클럽 샤프트의 강도를 측정하는 척도로서 탄도의 방향이나 비거리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가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들쑥날쑥한 결과가 나오자 김 교수는 해당 업체의 매장과 한국지사에 항의했지만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해 미국 본사로 연락을 취했다. "내부규정상 클럽의 진동수를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오자 김 교수가 담당자의 이메일로 '체육과학연구원의 연구비로 클럽을 구입했기 때문에 이 자료를 보고서에 그대로 인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자 금세 교체한 샤프트와 진동수 데이터를 미국 본사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이후 김 교수는 "미국 유명 클럽의 상당수가 지금은 중국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을 듣고나서야 당시의 해프닝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골프클럽 제조사인 하나산업사 김길선 대표는 "국산 클럽의 기술은 이미 세계적"이라며 "문제는
  골퍼들의 국산품에 대한 믿음"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제품 클럽 제조사 부산에 유일

현재 국산 클럽 제조사는 몇 개쯤 있을까. 샤프트만 만들거나 헤드 등 클럽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회사는 제법 있지만 클럽의 R&D에서부터 설계, 제조, 검수단계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자체 브랜드를 갖고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는 단 한 곳뿐이다. 부산 강서구 대저2동에 있는 하나산업사(브라마골프)가 바로 그곳이다.

 이 회사 김길선(60) 대표는 1978년부터 국내 한 방위산업체에서 정밀주조에 종사해온 엔지니어. 이곳에서 그는 골프클럽 헤드를 OEM 방식으로 생산, 수출하게 되면서 클럽에 대한 전문성을 습득한 후 가능성 하나만을 믿고 1995년 하나산업사를 설립해 클럽을 만들기 시작했다.

 "국내 및 일본 클럽의 OEM 생산부터 시작했지요. 그러다 3년 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자체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일본 클럽의 OEM 생산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국산품에 대한 편견의 벽이 무척 높았다고 했다. 전국 65개 골프샵에 납품을 했지만 인지도가 너무 낮아 수억 원의 손해를 감수하며 결국 클럽을 회수할 수밖에 없었다. 1970년대부터 제법 유명세를 떨쳤던 국산 골프클럽 제조업체인 팬텀이나 드라코가 결국 수백 억을 날리며 2000년대 초반 두 손을 든 것도 모두 국산품에 대한 편견과 불신 때문이었다는 것.

 "최첨단 소재 사용, 컴퓨터 설계, CNC 가공, 연마 단계에선 수십 년 장인의 손을 거치고, 검수단계에선 샤프트의 강도와 뒤틀림, 헤드의 관성모멘트와 무게중심, 클럽 밸런스 측정 등을 거치는 기술력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지만 국내 골퍼들이 알아주질 않잖아요."

CNC(컴퓨터 수치제어)방식으로 클럽을 제조하는 모습.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기계를 세웠다.


 김 대표는 2000년대부터 발로 뛰기 시작했다. 전국 골프장을 돌며 클럽을 설명한 뒤 골퍼들에게 라운드에서 직접 쳐보게 한 후 마음에 들면 구매하라는 전략을 폈다. 품질은 좋으니까 길게 내다보면 결국 알아줄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작전이 주효해 차츰 입에서 입을 통해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지난해부터 서울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전국 15개 골프숍에 진출했으며 올해부턴 영업망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수입 제품의 경우 대부분 중국에서 OEM 방식으로 헤드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지난해부터 알려지면서 국산품에 대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좋아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브라마의 퍼터는 외국 제품보다 인기가 있어요. 30만~135만 원대까지 가격대가 높지만 잘 팔리고 있어요. 공이 맞는 페이스 부분에 단차가공을 한 번 더해 공이 일정하게 굴러가게끔 했거든요. 그게 주효했어요. 4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한 단조아이언도 반응이 좋아요. 단조아이언은 일반적으로 니켈이나 크롬 도금을 하지만 저희 제품은 여기에 미세 동 도금을 해 터치감과 반발력을 높였지요. 이런 공정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안 해요. 이런 아이언이나 드라이브, 클럽 세트는 외국 제품의 70%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요."

에이밍 하기에 좋은 T자형 퍼터는 곧 출시될 예정이다.

클럽 페이스에 단차가공을 한 브라마의 자랑 퍼터.


 피팅기술사인 김 대표는 "퍼터는 우리 공장을 찾을 경우 체형이나 선호도에 맞는 맞춤형도 제작 가능하다"고 말했다. 헤드 모양 및 무게, 그립 굵기는 물론 퍼터 길이, 라이각, 로프트각을 퍼터측정기로 직접 퍼팅을 해보며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시를 기다리는 퍼터의 헤드.

검수단계 측정기. 왼쪽은 헤드의 무게중심, 오른쪽은 헤드의 관성모멘트 측정기.


샤프트 강도 및 동심도 측정기.

샤프트 토크(뒤틀림) 측정기,


퍼터측정기를 퍼팅을 해보는 김길선 대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퍼터측정기.

라이각과 로프트각을 조절할 수 있다.


"주말골퍼, 국산품에 대한 인식 이제는 달라져야"

부산외대 김창욱 교수는 5년 전부터 국산 브라마 클럽을 사용한다. 예전에 쓰던 애장품인 피팅한 일본 클럽은 아예 후배에게 줘버렸다. 그만큼 믿음이 간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선수용이 아니라 주말골퍼를 겨냥한 제품이라 로프트가 약간 닫혀 있어 거리가 좀 더 나가는 점 이외에는 터치감이나 성능 디자인 면에서 미국이나 일본의 유명 제품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부터 도유나 프로(부산외대)와 국가대표 상비군인 도유지 자매에게 브라마 맞춤형 퍼터를 제작해 사용케 했는데 두 선수 모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출신의 임진한 프로는 아예 국산 브라마 클럽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공장을 찾아 둘러본 후 골프장에서 직접 사용해본 임 프로는 "저도 사실 클럽을 수입하지만 토종 브라마 클럽이 감이나 헤드모델 등에서 이토록 좋은 줄 몰랐다"며 "앞으로 나설 골프강좌에서 국산 클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임 프로는 "문제는 국내 주말골퍼들의 국산품에 대한 믿음"이라며 "첨단 기술력으로 원스톱 제작된 브라마 클럽이 널리 알려져 골퍼들이 보다 저렴하게 클럽을 구입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골프장에 도착하는 순간 두 눈을 의심했다. 클럽하우스가 상상을 초월한 궁궐 규모의 전통 한옥이기 때문이다. 국내 400여 개의 골프장 중 클럽하우스가 전통 한옥인 곳은 이곳이 유일하단다. 이달 중순께 문을 여는 경남 사천의 삼부 타니CC 이야기다.

 삼부 타니 장두원 대표이사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골퍼들을 겨냥, 클럽하우스로 왕궁을 재현한다는 타니의 야심 찬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제는 진부하기까지 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광고 문구가 이처럼 설득력 있게 다가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경주 한옥 호텔 라궁(羅宮) 지은 삼부토건이 설계 시공
36홀 회원제…이달 중 27홀 우선 오픈
여성 골퍼 배려 라커룸에 개인 파우더 룸 설치


 한옥 클럽하우스 공사비는 220억 원 정도. 36홀 기준 서양식 클럽하우스 공사비에 비해 50, 60억이  더 들어간 셈이다. 골프장도 결국 이문을 남기기 위한 경제 행위임을 감안하면 타니의 한옥 클럽하우스는 국내 골프장이 향후 나아갈 길을 제시한 선구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무 1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본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 입구. 부산 범어사 일주문처럼 화강암 주춧돌 위에 기둥을 얹은 아름다운 솟을대문을 통해
     들어간다. 이러한 건축양식은 범어사 일주문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클럽하우스 내 레스토랑.

클럽하우스 내부.



클럽하우스의 설계는 경주의 한옥호텔 라궁(羅宮)을 지은 삼부토건. 16개 객실이 독채로 이뤄진 라궁은 객실마다 노천온천탕을 갖춰 완공 후 한옥의 진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타니의 한옥 클럽하우스는 결국 전통 건축양식의 장점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 건축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범어사 일주문처럼 화강암 주춧돌 위에 기둥을 얹은 아름다운 솟을대문을 거쳐 들어가면 그리스신전을 떠오르게 하는 큰 기둥들이 실내를 떠받치고 있어 어느 왕궁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골프장 이름인 '타니'의 의미도 궁금했다. 알고 보니 한자 이름이었다. '아름다울 타' 자에 '당신 니'를 조합해 '아름다운 당신'이라는 의미란다. 운치 있는 건물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이름이다.

현란한 코스 설계, 얕잡아보면 큰코다친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 가화리에 위치한 삼부 타니CC는 36홀 회원제 골프장. 풍수지리적으로 이곳은 금거북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금구입수형(金龜入水形)의 길지. 코스 이름과 위치도 풍수지리에 따라 북쪽 클럽하우스를 기준으로 청룡(동)-백호(서)-주작(남)-현무(북)로 정했다.

 청룡과 현무 등 3개 코스 27홀을 우선 개방하고,   잔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릴 5월 중 나머지 9홀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스 또한 인상적이다. 36홀을 전체적으로 먼저 살펴보면 청룡(3050m) 현무(3110m) 코스는 거리보다 정교함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두 코스는 전장이 6150m로 부산의 동래베네스트CC(6194m)와 비슷하다.

 백호(3255m) 주작(3235m) 코스는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워터해저드가 많은 데다 오르막 내리막 홀이 잊을만 하면 나타나 플레이하기에 만만치 않을 정도로 남성적이다. 전장(6490m)은 동부산(6472m)과 아시아드CC(6518m)의 중간쯤이다.

 여성적이라는, 얼핏 쉽게 느껴지는 청룡·현무 코스는 얕잡아봤다간 큰코다친다. 경기팀 이상철 프로는 "대부분의 회원들이 평소 자기 스코어보다 2~3개는 더 많이 나온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프로도 챔피언 티에선 3, 4개까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매홀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매력적인 코스다.

홀마다 공략법 달리해야

전체적으로 볼 때 페어웨이에는 물결치듯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페어웨이에선 안 보이는 좁다란 실개천이 숨어 있다. 그린은 기존의 것과 달리 횡으로 혹은 종으로 길어 세컨 샷에 유의해야 한다. 벙커는 턱이 높아 한번에 빠져나오기도 어렵다. 워터해저드와 비치벙커 등 샷을 주저하게 하는 장애물도 만만찮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공략법이 뻔히 보이는 기존의 골프장과 달리 캐디의 설명을 듣지 않거나 정신줄을 잠시 놨다간 지갑이 홀랑 비는 건 시간문제일 듯.

    경관이 아름다우면서도 위협적인 현무 6번 홀. 파4 우 도그레그홀인 이곳은 좌우의 워터해저드와 넓은 
     비치벙커, 그리고 극심한 2단 그린으로 골퍼들을 주눅 들게 한다.


 파4, 우 도그레그형 현무 6번 홀은 아름다우면서 위협적인 홀. 챔피언티 335m, 레귤러티 320, 299m. 좌우에 워터해저드가 있고, 우측 해저드와 페어웨이 사이에 드넓은 비치벙커가 그린을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라 고수들도 주눅이 들게 한다. 200m쯤 날린 후 8, 9번으로 투 온이 가능할 것 같지만 기울어진 계란형 그린은 극심한 2단이어서 세컨 샷의 정확도가 절실하다.

  파4 핸디캡 1인 현무 7번 홀. 길어 투 온이 불가능하다. 그린 앞 160m 지점엔 실개천이 숨어 있다.

 챔피언티 415m, 레귤러티 395, 370m인 파4, 핸디캡 1인 현무 7번 홀은 맞바람도 자주 불고 거리도 멀어 투 온이 불가능한 홀. 좌우 OB가 있고, 페어웨이는 좌에서 우로 흐른다. 그린 앞 160m 지점엔 실개천이 숨어 있고, 그린 좌·우·뒤 모두 워터해저드여서 백핀일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 현무 6번 홀과 함께 파가 버디나 다름없는 홀이다.

    좌우 암릉이 페어웨이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그랜드캐니언 홀로 불리는 파5 현무 4번 홀.
     청룡 2번 홀서 본 현무 4번 홀.
      현무 4번 홀의 서드 샷 지점에서 본 그린.
      현무 4번 홀의 그린 옆 워터해저드. 가만히 보니 한반도의 모습과 쏘옥 빼닮았다.
      현무 4번 홀의 그린.

 좌우 암릉이 페어웨이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일명 그랜드캐니언 홀로 불리는 좌 도그레그 파5, 현무 4번 홀은 그린 좌측에 워터해저드가 길게 포진해 있어 서드샷의 정확성이 절실하다. 서드샷 지점에서 본 해저드는 한반도를 빼닮아 눈길을 붙잡는다. 2단 그린에 착시현상까지 보여 만만치 않은 홀이다.

  아주 깊은 죽음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는 파3 현무 8번 홀. 

 파3, 현무 8번 홀(챔피언티 180m, 레귤러티 151m)은 무조건 길게 쳐야 한다. 그린 앞 길게 입을 벌리고 있는 일명 죽음의 벙커가 워낙 깊어 한 번에 탈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부 타니CC의 시그니처 홀인, 파5 핸디캡1 청룡 5번 홀.

 파5, 청룡 5번 홀은 타니의 시그니처 홀. 핸디캡 1, 챔피언티 545m, 레귤러티 518, 440m. 티박스에선 내리막이지만 두 번째 IP 근처 실개천부턴 언듈레이션이 심한 좌 도그레그 오르막으로 변해 마치 다른 홀에서 플레이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3단 그린이라 서드샷과 퍼팅이 아주 중요하다.

  파4 청룡 3번 홀. 
  파4 청룡 4번 홀.

 파4, 청룡 3번 홀은 좌우 OB가 있는 데다 그린이 횡으로 길게 누워 있어 세컨 샷은 가급적 짧게 쳐야 한다. 특히 그린 좌측 뒤는 공간이 거의 없어 좌 핀일 때 까다롭다. 반면 파4, 청룡 4번 홀은 그린이 긴 세로형이지만 앞쪽으로 경사가 있어 길게 치면 내리막 퍼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세컨 샷은 그린 앞쪽에 떨어뜨려야 한다.

  파4 청룡 7번 홀. IP 지점에 벙커 4개가 다이아몬드형으로 배치돼 있어 티샷을 망설이게 한다. 
  청룡 7번 홀의 2단 그린.

 파4, 청룡 7번 홀은 IP 지점에 벙커 4개가 다이아몬드형으로 배치돼 있어 티샷을 망설이게 한다. 맨 앞 벙커는 레귤러티 기준 180m. 그린 또한 2단인 데다 앞쪽으로는 이른바 혓바닥 그린이어서 역시 세컨 샷의 정확성이 필요하다.

주작 9번, 백호 9번은 마의 홀

 경기과 이상철 프로는 주작과 백호 코스의 현란한 몇 개 홀도 소개했다.

   타니의 36홀 중 가장 어려운 파5, 좌 도그레그 주작 9번 홀. 
 
 파5 좌 도그레그 주작 9번 홀은 36홀 중 가장 어려운 홀. 챔피언티 560m, 레귤러티 537, 494m. 앞쪽으로 좁은 페어웨이, 좌·우측에 워터해저드가 있고, 페어웨이와 해저드 사이엔 대형 비치벙커가 포진해 있다. 레귤러티 기준 최소 200m의 티 샷이 필요하다. 만일 슬라이스성으로 맞으면 세컨 샷 때 장애물인 실개천을 넘기기 위해선 200m 정도를 더 날려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티 샷을 잘못 치면 확실하게 응징을 받는 홀이다. 실개천 뒤로는 언듈레이션이 심한 오르막인 데다 포대그린 앞 벙커가 꽤 부담스럽다. 2단 그린이어서 퍼팅도 쉽지 않다.

 백호 9번 홀은 페어웨이 중간에 실개천이 있는 데다 페어웨이도 좁아 프로들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파4 홀. 주말 골퍼는 드라이브 잡기가 두려울 정도다. 챔피언티 390m, 레귤러티 355, 322m로 현무 7번 홀보다 거리는 짧지만 투 온은 되레 어렵다. 그린 앞의 항아리 벙커도 부담스럽다. 

  왼쪽 주작 5번 홀, 오른쪽 백호 6번 홀. 각각 파3 홀. 비치벙커가 인상적이면서 장애물이다.

 독특한 지형의 홀도 있다. 백호 6번 홀(챔피언티 200m, 레귤러티 180m)과 주작 5번 홀(챔피언티 170m, 레귤러티 151m)은 대형 워터해저드를 양쪽에 끼고 반대 방향으로 티샷을 날리는 파3 홀. 모두 거리도 만만치 않은 데다 해저드와 그린 사이에 대형 비치벙커가 각각 터를 잡고 있어 시각적으로 위축된다. 풍경은 그림 같이 아름답다.

 삼부 타니CC에는 코스마다 연습 그린이 있다. 여성 골퍼를 위해 여성 라커룸엔 개인 파우더 룸이 설치돼 있다. 남해고속도로 축동IC에서 차로 5분, 사천공항에선 15분 걸린다.

소개안 된 나머지 홀은 다음과 같다.

  파4 현무 1번 홀.
  파4 현무 2번 홀.
  현무 2번 홀에서 본 클럽하우스.
  좌 워터해저드, 우 OB, 파4 현무 3번 홀.
  파3, 현무 5번 홀.
  한옥 클럽하우스가 훤히 보이는 현무 9번 홀.
  파4, 청룡 1번 홀.
  파4 청룡 2번 홀.
  파3 청룡 6번 홀.
   파4 청룡 8번 홀.
  파4 청룡 9번 홀.

 

 

 


 2010 부·울·경 골프장 이색 기록

3형제가 2년 주기 홀인원
2011년 4일 앞두고 달성

하루에 홀인원 두 번
같은 홀에서 생애 네 번 홀인원

18홀서 홀인원· 이글도 기록
알바트로스도 세 번 나와

 

 KPGA 중앙경기위원이자 연산골프연습장 최재철(64) 대표는 제주CC 대표 시절 홀인원을 해보기 위해 증인이 될 만한 직원 한 명과 평소 만만하게 여기던 파3 홀에서 3시간여에 걸쳐 수백 개의 볼을 날렸다. 결과는 헛수고. 그는 "홀인원은 운이 99.9%라더니 맞구먼"이라고 쓸쓸하게 되뇌며 돌아섰다 한다. 그는 지난 1994년 통도 남코스 11번 홀(180m)에서 결국 홀인원을 했다. 40년 골프 인생에서 유일한 기록이었다. 최 대표는 "홀인원은 노려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워야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신기루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하늘이 점지해야 가능하다는 홀인원. 미국골프협회에 따르면 아마 골퍼들의 홀인원 확률은 1대 3만 3000, 프로골퍼는 1대 3500이라고 한다. 18홀 중 파3 홀이 4개인 점을 감안하면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할 확률은 1대 8250. 이럴 경우 1년 내내 골프장을 찾으면 산술적으로 22.6년이 지나야 홀인원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홀인원과 관련, 사연도 많고 뒷얘기도 적지 않다. 평생 한 번도 못해본 골퍼가 수두룩하지만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홀인원을 기록해 동행한 사부들을 불편하고 당황하게 만든 행운아도 우리 주변에는 더러 있다.

지난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골프장에서 달성된 홀인원을 비롯한 이색기록을 모아봤다. 이름하여 '2010년 부·울·경 골프장 이색 기록 모음'이다.

3형제가 2년 주기 홀인원, 2011년 4일 앞두고 달성

      해운대CC 골든 2번 홀에서 2년 주기 3형제 홀인원을 기록한 후 오흥자 캐디와 맞절을 하는 김충현 씨.
       맞절 후 오흥가 캐디가 볼을 복주머니에 넣어 김충현 씨에게 전달하고 있다.

부산에서 사업하는 김충현(53) 씨는 월급쟁이 시절 업무상 클럽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20년 한결같은 '백돌이'. 평소 연습장을 전혀 찾지 않는다는 그는 지난해 12월 27일 해운대CC 골든코스 2번 홀(165m)에서 평생 잊지 못할 기적 같은 일을 경험했다. 15년 된 야마하 4번 우드를 잡고 날린 볼이 그린 에이프런에 맞고 데굴데굴 굴러 홀 속으로 들어간 것. 이 홀은 해운대CC에서 홀인원이 잘 나오지 않기로 유명하다. 김 씨의 이날 스코어는 평소와 비슷한 104타.

 재밌는 점은 김 씨의 홀인원으로 3형제가 2년 주기로 홀인원의 위업을 기록했다는 사실. 큰형은 2006년 울산CC에서, 작은형은 2008년 동부산CC에서 홀인원을 기록, 지난해 설날 가족모임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2010년에는 막내가 홀인원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온 끝에 2011년을 4일 남기고 결국 가족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김 씨는 "골프장도 울산CC, 동부산CC, 해운대CC로 북에서 남으로 내려왔다며 2012년에는 장조카가 해운대CC보다 남쪽인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할 차례"라며 활짝 웃었다.

 여기에 김 씨는 홀인원 후 보험사 소장을 하는 친구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운전자보험을 가입하면서 친구가 김 씨에게 귀띔을 하지 않고 홀인원 보험을 들었다는 것. 이래저래 김 씨는 기억에 남는 한 해를 보냈다.

 홀인원을 하루에 두 번이나 기록하는 기적 같은 일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12일 직장인 허원구(49) 씨는 에이원CC 남코스 4번 홀(152m)과 서코스 3번 홀(153m)에서 각각 홀인원을 기록했다. 각각 캘러웨이 7번, 8번 아이언을 잡았다. 구력 7년에 평소 80대 중반을 치는 허 씨는 남코스와 동코스를 돈 후 동료와 추가 라운드를 하다 두 번째 홀인원을 기록했다.

 허 씨는 "두 번 모두 탑볼성으로 맞았지만 방향이 좋아 운 좋게 들어갔으며 스코어는 평소보다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정산CC 별우코스 8번 홀(185m)에서 4번 아이언을 잡고 홀인원을 기록했다.

  같은 골프장, 같은 코스, 같은 홀, 같은(좌) 그린에서 홀인원을 무려 4번이나 한 골퍼도 나왔다. 이용호(가명·65) 씨는 울산CC 서코스 5번 홀(100m) 좌 그린에서 다이와 9번 아이언을 쥐고 볼을 홀컵 속에 넣어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는 2000년 두 번, 2007년에도 이곳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특히 2000년 7월에는 한 달 전 기록한 홀인원을 기념하기 위한 라운드에서 또다시 홀인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 울산CC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구력 23년의 이 씨는 젊은 시절 한때 80대 초반까지 쳤지만 지금은 보기플레이어 수준이라고 한다.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과 이글을 잡은 골퍼도 있었다. 합천 아델스코트CC 김수정 회원은 지난해 6월 4일 마운틴 4번 홀(123m)의 홀인원에 이어 후반 힐코스 6번 홀(파5)에서 어프로치 샷으로 '독수리'(이글)를 잡아 저격수란 별명을 얻었다.

        합천 아델스코트CC에서 홀인원과 이글을 함께 달성한 김수정 씨.

 참고로 부·울·경 골프장 중 홀인원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골프장은 어디일까. 진주CC로 한해 평균 55~60개 정도 나온다. 한해 평균 18홀 기준 일반 골프장이 25개 안팎인 점에 비하면 배 이상이다. 인색한 곳은 해운대CC로 평균 10여 개에 불과하다. 홀인원이 가장 잘되는 홀은 동부산 힐코스 8번 홀(레귤러티 163m)로 지난해만 20개가 나왔다. 그린 한쪽이 움푹 패여 있어 근처에만 맞아도 굴러 들어갈 확률이 높다.

홀인원은 운, 알바트로스는 실력+운

 홀인원보다 어렵다는 알바트로스도 세 번이나 나왔다. 알바트로스는 파5 홀을 두 번 만에 넣었을 경우와 파4홀에서 홀인원을 했을 때를 말하는 것으로 홀인원이 전적으로 운이라면 알바트로스는 장타와 정확성에 운이 따라야 하므로 확률적으로 홀인원보다 훨씬 어렵다.

 롯데스카이힐 김해CC 이병락(52) 회원은 지난해 1월 21일 스카이 4번 홀(파5·459m)의 핀 190m 지점에서 테일러메이드 5번 우드를 잡고 메타세쿼이어 숲을 넘겨 꿈의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이 홀은 2년 전 열린 KPGA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에서 백전노장 박남신이 11타를 쳐 보따리를 싼 악명 높은 홀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구력 16년에 핸디캡 3인 이 씨는 2009년 클럽챔피언전 3위를 기록했으며 2002년 용원 무학 5번 홀과 2003년 동부산 레이크 8번 홀에선 홀인원을 기록한, 실력과 운을 겸비한 아마 골퍼의 고수이다.

 가야CC 강동중(49) 회원은 지난해 7월 24일 신어코스 3번 홀(509m)에서 3번 우드로 생애 첫, 가야CC 23년 역사에서 두 번째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구력 10년에 핸디캡 6인 그는 "스위트 스폿에 잘 맞아 감이 아주 좋았지만 바로 들어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회상했다.



 울산CC 김성훈(44, 사진 오른쪽) 회원은 지난해 6월 28일 서코스 2번 홀(485m) 우 그린에서 캘러웨이 4번 아이언으로 생애 첫 알바트로스를 달성했다. 구력 12년에 핸디캡 7인 그는 "티잉그라운드에선 내리막이고, 그린까지는 오르막인데다 포대그린이어서 들어가는 것은 못 봤지만 앞 팀의 환호성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2005년 통도 남코스에서도 홀인원을 기록한 운과 실력을 겸비한 주말 골퍼다.





 참고로 부·울·경 골프장 중 파4 홀 홀인원(알바트로스)이 나올 확률이 높은 곳은 통도 북코스 4번 홀(레귤러티 254m)과 용원 백로 좌 도그레그 8번 홀(레귤러티 311m). 장타자라면 한 번 노려볼만하다.

행운을 몰고 다니는 캐디

 한해 동안 내장객들에게 홀인원을 네 번이나 안겨준 캐디도 있었다. 롯데스카이힐 김해CC 박민정(29, 아래 사진) 캐디는 지난해 함께한 골퍼 중 네 명이 홀인원을 해 동료로부터 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겠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들었다. 비결을 묻자 경력 5년 차인 박 씨는 "특별한 것은 없다.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이 소식을 입수한 한 회원이 경기과에 박 씨를 꼭 찍어 함께 라운드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 보았지만 정중하게 거절당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앞서 김해 정산CC에선 5년간 12번의 홀인원을 손님들에게 안겨준 전설의 캐디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는 2009년 골프장을 떠나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겨울철 골프 요령>

  -에이원CC 정남배 명예 클럽챔피언

                  

  국내 여자 무대에서 1승도 신고하지 못한 배경은 프로가 지난 2005년 겨울 파4 홀(380야드)에서 날린 드라이버 샷이 바로 온그린 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볼이 꽁꽁 언 페어웨이를 맞고 떼굴떼굴 굴러준 덕분. 이 홀에서 그는 투 퍼트를 하고도 버디를 잡았다.

 이처럼 겨울 골프는 프로든 주말 골퍼든 의외성이 많다. 내기 골프를 하더라도 핸디캡을 주지 않을 정도니까. 토핑한 볼이 굴러 온그린이 되는 것은 다반사고, 미스 샷 된 볼이 꽁꽁 언 해저드를 맞고 기사회생하기도 한다. 그뿐인가. 그린을 향해 쏘아 올린 회심의 샷이 딱딱한 그린을 맞고 하늘로 솟아 그린 뒤편으로 날아가 어이없는 OB가 되기도 한다.

언 워저드 맞고 온그린 가능성이 있는 남코스 5번 홀.


 그래서 겨울 골프는 '운칠기삼'이라고. 코스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 보니 스코어를 구성하는 요인이 운 70%에 기술은 3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코어도 평소보다 10개 안팎으로 들쑥날쑥하기 일쑤.

 에이원CC 정남배(50) 명예 챔피언(이하 정 챔프)은 "운칠기삼은 겨울 골프를 잘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라운드 전 겨울 골프 대처 요령만 숙지하면 '운오기오' 정도로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챔프는 2005, 2008, 2009년에 각각 에이원 클럽 챔피언전에서 우승한 경력을 자랑한다. 부산 골프계에게 몇 안 되는 명예 클럽챔피언이다. 덩치는 작지만, 쇼트 게임에 탁월한 실력을 보유한 정 챔프와 함께 겨울 골프를 함께 배워보자.

겨울엔 평소의 4분의 3스윙으로 맞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평소 정남배 챔프의 7번 아이언 스윙 모습.


워밍업 없이 클럽을 잡지 마라

 지난 7일 오전 양산시 매곡동 에이원CC. 이날 부산의 최저 기온은 영하 4도였지만 대운산 천성산에 둘러싸인 에이원은 혹한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 기온은 영하 8도. 취재만 아니라면  집에 오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지난 4일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얼어버려 티잉그라운드와 페어웨이를 제외한 벙커나 러프 등지에는 잔설이 남아 있었다. 골프장 측은 이를 고려해 손님들에게 컬러볼 3개씩을 제공했다. 초보자는 별도 컬러볼을 더 준비해야 한다. 흰 볼은 벙커에 빠진 걸 뻔히 보고도 찾을 수 없으니까.

 정 챔프는 "겨울 골프는 스코어보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칭이 샷 요령이나 코스 공략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추위로 근육이 굳은 상태에서 거리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풀스윙을 하다 언 땅을 내려찍는 소위 '뒤땅'을 때렸다가는 팔꿈치나 갈비뼈 허리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을 위험이 크다. 당장은 큰 부상이 아니더라도 이게 후유증으로 남아 부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정 챔프는 라운드 전 자동차를 예열하듯 스트레칭으로 워밍업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몸에 땀이 날 정도까지 해주는 것이 좋으며, 워밍업이 안 된 상태에서는 절대 클럽을 만지지 말라"고 충고했다.

 "단번에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서둘러 드라이버로 풀스윙을 반복하면 근육이 놀라 순식간에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이럴 땐 차라리 5분 정도 제자리 뛰기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옷은 두꺼운 것보다 얇은 옷을 켜켜이 입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동할 땐 카트를 타기보단 걷는 것도 체온 유지의 좋은 방법이다. 타이거 우즈는 기온이 내려가면 절대 카트를 타지 않고 걷는다고 한다. 추위 앞에는 장사가 없다.

코스 공략은 '쓸어치고 굴려 쳐라'

겨울 필드는 대부분 얼어 있어 찍어치는 샷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정 챔프는 "겨울에는 몸통 회전을 원활하게 하려고 스탠스를 평소보다 약간 크게 한 후 찍어치는 샷보다는 4분의 3 스윙으로 걷어내듯 쓸어치는 기분으로 맞히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겨울 골프는 거리보다는 방향성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속설에 부합되며, 동시에 부상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린 공략 땐 그린 3m 앞을 노려 런으로 온그린되게끔 하는 게 좋다. 얼은 그린을 직접 노리면 볼은 어김없이 튀어 그린 밖으로 나가는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겨울엔 옷을 많이 껴입어 몸통 회전이 원활하지 않아 거리가 생각보다 적어 한 클럽 길게 잡는 것이 무난하다.

그린 주변에서는 상황에 맞춰 클럽을 택해야 하는 창의적인 골프가 필요하다.
 정 챔프는 "그린 근처에서 샷을 할 땐 56도나 60도 등 로프트 각이 큰 웨지는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말고 피칭웨지나 8번 또는 9번 등 쇼트 아이언을 이용해 톡톡 굴려야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그린에선 프로들도 볼을 자유자재로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사나 장애물이 없는 그린 주변에서는 아예 퍼터로 핀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잔설이 남은 서코스 1번 홀. 컬러볼 준비는 필수.

골프화 바닥의 눈은 수시러 털어줘야 한다.


 벙커 탈출도 겨울에는 평소와 달리하면 유리하다. 턱이 높지 않은 벙커가 얼었을 때도 샌드웨지 대신 퍼터로 굴리는 편법을 써도 무방하다. 반면 벙커의 눈 위에 볼이 있으면 샌드웨지로 퍼올리듯 하면 뜻밖에 쉽게 탈출할 수 있다. 눈을 밟은 다음에는 반드시 골프화 바닥을 클럽으로 털어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

 티 높이도 빠뜨릴 수 없는 고려의 대상이다. 얼은 티잉그라운드에서 원하는 만큼 티가 잘 들어가지 않아 기자가 대충 꽂고 치려고 하자 정 챔프는  "주말 골퍼들이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 티 높이"라며 "귀찮더라도 티 높이는 평소와 같게 꽂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하이볼이 나오지 않을까 봐 심적으로 불안하고, 이 불안한 마음이 스윙 폼을 흐트려 곧바로 미스 샷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 챔프는 볼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볼의 반발력이 떨어져 비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홀 아웃 후 이동할 땐 꼭 주머니 속에 넣어 따뜻하게 하면 거리 손실을 줄일 수 있어요."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퍼팅

겨울 그린은 잔디의 생육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기본적으로 짧게 깎을 수가 없다. 잔디 보호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린의 잔디가 길어서 우선 그린 스피드가 늦고 라인도 덜 탄다. 평소보다 과감하게 세게 쳐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그린의 환경도 시시각각으로 변해 흔히 겨울 그린을 카멜레온이라 부른다. 꽁꽁 언 데다 서리까지 낀 오전 그린에선 좀 더 세게 쳐야 하지만 기온이 조금씩 오르면서 서리가 없어지는 오후 그린에서는 오전보다 조금 약하게 퍼팅해야 한다.

 챙겨야할 변수가 또 있다. 앞서 설명한 상황이 정적이라면 골퍼의 스파이크에 달라 붙은 얼음이나 서리 그리고 잡풀 등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것은 동적인 변수. 이 모든 것이 퍼팅할 때 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골퍼들은 그린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 타라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볼이 미세하게 통통 튀면서 구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 해서, 먼저 하는 동반자의 퍼팅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것은 필수 사항이다.



신설 골프장 탐방
  - 거제도 드비치(DeBeach) 골프클럽

내년부터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를 이용하는 주말 골퍼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도 최북단 장목면의 송진포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3베이 링크스 코스인 드비치 골프클럽(이하 드비치)이 내년 1월 중순께 개장하기 때문이다.

  드비치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 홀(챔피언티 196m, 블루티 174m, 화이트티 146m)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주변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넋을 잃을 정도다.

 지난 19일까지 실시한 시범라운드에서 쏟아진 호평이 바다 건너까지 들릴 정도였다. 18홀 회원제 골프 클럽인 드비치는 10개 홀이 바다와 맞닿아 있고 모든 홀에서 거제 앞바다가 펼쳐져 라운드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국내에는 현재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와 제주 중문골프클럽, 그리고 지난 9월 개장한 전남 해남 파인비치 정도가 괜찮은 링크스 코스다. 골든베이와 파인비치는 썰물 때 갯벌로 변하고, 중문골프클럽은 해발이 높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드비치는 세 클럽이 가진 단점을 모두 보완해 최고의 링크스 코스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18홀서 모두 바다 보여…이 중 10개 홀은 바다와 맞닿아
바람 거의 없어… 30년 평균치 제주의 절반도 안 돼
내년 1월 중순 개장… 거가대교 관포나들목에서 6분 거리

하늘이 내린 천혜의 기후 조건

 거제도는 섬이다. 섬은 먼바다에서 부는 바람과 가장 먼저 몸을 부대껴야 하는 존재여서 섬과 바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떠나기 전 섬 남쪽 도장포의 새 명소 '바람의 언덕'을 떠올리며 얇은 옷을 입고 또 껴입었지만 드비치에선 제주의 억센 바람처럼 사납지 않다. 갯가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머금은 12월의 산들바람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드비치의 최병호 대표에게 "오늘은 바람이 별로 불지 않네요"라고 했더니 그는 "섬 남쪽과 달리 이곳은 원래 바람이 적다. 공사 기간 3년 동안 실제로 그랬다"라고 말했다. 

사실이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71~2000년 30년 동안 거제도의 평균 풍속은 1.8m/s. 같은 기간 제주도(3.8)나 부산(4.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물론 관측소의 위치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이곳의 바람은 뜻밖에 잠잠하다. 

"태풍 때 남해안을 지나는 어선이나 화물선 대부분이 골프장과 칠천도 사이의 바다로 몰려들지요. 이곳은 1597년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왜군에 의해 수몰된 칠천량 해전의 전장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지요." 참고로 드비치가 위치한 송진포는 장목면의 동쪽인 가덕도 쪽이 아니라 서쪽인 칠천도와 마주 보고 있다. 

바람과 함께 골프장에서 중요한 안개 또한 드비치에선 드물다. 역시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년 평균값이 제주는 15일, 부산은 19일인 데 반해 거제도는 5.3일에 불과하다. 최 대표는 "최근 3년간 공사를 하면서 골프를 못 칠 정도로 안개가 낀 날이 단 하루뿐이었을 정도로 이곳은 천혜의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18홀 매 홀마다 공략법 달리해야

드비치는 이름 그대로 해안가와 맞닿아 있다. 해발이 겨우 50~60m 정도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에다 뱃고동 소리까지 들리는 가운데 거제 앞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도록 설계된 자연이 준 예술품이다. 

전장은 6694m(7321야드). 통도 남코스(6735m)보다 약간 짧을 뿐 해운대(6629m) 아시아드(6518m) 에이원(6424m) 등 부·울·경 지역의 웬만한 골프장보다 길다. Out 코스는 3388m, In 코스는 3306m. 굳이 비교하자면 전자는 상대적으로 어렵고, 후자는 전자보다 쉽지만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드비치는 '잘 못 치면 응징을, 잘 친 볼은 보상을'이라는 골프장 설계의 기본 개념을 가장 충실히 따른 클럽이다. 

 기본적으로 언듈레이션이 심한 데다 페어웨이 일부가 푹 꺼져 있거나, 페어웨이가 한쪽으로 흘러내려 티 샷 때부터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몇몇 홀은 워터해저드의 입구가 티잉그라운드에서 보이질 않아 멋모르고 샷을 날렸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다. 

에이원 명예 챔프이자 드비치 회원인 정남배 씨는 "챔피언티 기준으로 에이원보다 타수가 3개 정도는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그린이 빠르고 까다로워 퍼팅이 약한 골퍼는 이보다 더 나올 수도 있겠다"고 평했다. 대한골프협회의 코스평가 결과 드비치는 18홀 73.7타로 공인됐다. 

하지만 페어웨이의 폭이 평균 76.8m로 비교적 좁지 않지만, 벙커가 꼭 필요한 지점에서 레귤러 티에서도 티 샷을 하기에 부담이 있다. 그래서 기존 골프장과 달리 홀마다 공략법을 달리해야 한다. 

  out코스 1번 홀(파4). 티잉그라운드에서 볼 때와 달리 페어웨이 우측 부분이 푹 꺼져 있다.
  좌 도그레그형 2번 홀(파5) 티잉그라운드에서 본 모습. 가운데 대나무 우측으로 샷을 날려야 한다.
  2번 홀 그린 쪽.
  2번 홀 전경.
   우 도그레그 파4, 3번 홀. 헤저더를 넘기는 것이 급선무지만, 그렇다고 너무 세게 치면 '막창'이 발생할 수도 있다. 
  벙커 두 개가 있는 쪽으로 티 샷을 날리면 2온이 가능하겠지만 약간 짧을 경우 벙커나 OB가 날 수 있다.
   3번 그린. 바다와 접해 있다. 
   티 샷은 나무를 넘겨쳐야 한다.
  파3 6번 홀. 드비치는 파3 홀 4개 중 3개가 이처럼 거제 앞바다를 향해 티 샷을 날릴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파4, 7번 홀.
   파3 8번 홀. 레귤러티 160m쯤 되는 이 홀의 그린 왼쪽과 앞쪽이 아주 큰 벙커이며, 오른쪽은 카트 길이라
   생각보다 티 샷을 치기에 난감하다.
   파4, 9번 홀은 우측 야자수 4그루가 보이는 쪽으로 티 샷을 날려야 한다. 티 샷이 훅이 날 경우 보시다시피
   해저더로 빠지기 십상이다. 티 샷을 어정쩡하게 날리면 세컨 샷이 사진처럼 아주 어려워진다.


1번 홀(파4)의 페어웨이 우측이 티잉그라운드에서 보는 것과 달리 푹 꺼져 있어 깜짝 놀라게 하더니, 우 도그레그 3번 홀(파4)은 눈앞의 워터해저드와 해저드 건너 벙커 3개가 한일(一)자로 나란히 입을 벌리고 있어 티 샷을 망설이게 한다. 세 번째 티인 화이트티에서 벙커를 넘기려면 170, 200, 220m를 각각 날려야 하지만, 두 번째 블루티에선 이보다 각각 20m를 더해야 한다. 장타자일 때 '막창'이 날 우려도 있으며 악성 슬라이스는 OB 아니면 벙커에 빠진다. 그렇다고 벙커를 피해 아예 좌측으로 티 샷을 날리면 세컨 샷 때 투온이 불가능해진다. 그린은 18홀 중 가장 어렵다. 세로로 긴 2단 그린이지만 아래쪽 우측에 또 하나의 작은 2단 그린이 있어 3펏은 기본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워터해저드가 보이지 않는 5번 홀(파4)은 그린 입구가 좁아 세컨 샷이 특히 어렵다. 핸디캡1, 16번 홀(파4·챔피언티 415m)은 언듈레이션이 심하면서 아주 긴 데다 그린 주변 공략이 까다로워 '파' 하기가 어려운 홀이다. 좌 도그레그 18번 홀(파5)은 드비치에서 가장 길어(챔피언티 559m) 악마의 홀로 유명하다.
 

드비치의 자랑은 뭐니뭐니해도 파3홀. 드비치의 파3홀 4개 중 8번 홀을 제외한 3개 홀(6, 13, 17번)은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는 그림 같은 내리막 홀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듯한 그린과 주변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자칫 넋을 잃어 낭패를 보기 쉽다. 이 중 12번 홀과 17번 홀에선 가덕도와 옛 마산과 창원, 이를 연결하는 마창대교와 저 멀리 진주까지 보인다.

드비치 최 대표는 "시그니처홀인 17번 홀에선 간혹 멸치 떼가 몰려올 때 수백 마리의 갈매기가 동시에 날아드는 모습이 장관이며, 18번 홀로 이동할 때 산책로에서 펼쳐지는 낙조는 황홀하다"고 전했다. 이 풍광에 반한 한 여성 골퍼는 무려 3팀이나 먼저 보내는 만행(?)을 보이기도 했다 한다. 

 파3, 4개 홀 모두 챔피언티 기준 180~190m이지만 블루티나 화이트티로 옮기면 거리가 20~40m 줄고 여기에 내리막까지 고려하면 티 샷을 날리기에는 부담이 없다.
 

건설과 동시에 준비된 골프장 

신생 골프장의 페어웨이와 그린은 통상 잔디가 희긋희긋해 개장 초기에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드비치는 골프장 건설과 동시에 지형에 맞는 품종을 2년간 테스트해 이곳에 맞는 품종을 결정, 1년 전에 미국 오리건 주의 전문 업체에 주문했기 때문에 완벽한 잔디 상태를 보유하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에도 시행착오 없이 견뎌냈다. 특히 양잔디의 색깔도 고려한 덕분에 타 골프장과 비교하면 아주 푸르다. 

국내 대회뿐 아니라 PGA 국제대회 개최를 위해 태양의 위치까지 고려해 코스를 설계했다. 중계방송 때 전혀 차질이 없을 정도로까지 공을 들였다. 

드비치의 설계자는 국내 골프코스의 컨셉츄얼리스트로 불리는 토종 골프디자이너의 대표 주자 송호 대표. 그는 제주 세인트포골프장을 비롯 남촌 엘리시안 등 국내외 30여 개 골프장을 설계했다.

 드비치 완공 후 최 대표는 송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며 드비치의 위상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금까지 나의 대표작은 세인트포였지만 앞으로는 대표작을 드비치로 바꿀 겁니다."

드비치는 거가대교를 건넌 후 장목면 관포나들목에서 6분 걸린다.

  파4, 10번 홀. 아마도 유일하게 서비스홀인 듯싶다.
  약간 우 도그레그홀인 파4, 11번 홀.
  우 도그레그 파5, 12번 홀. 

   파3, 13번 홀.
   그린에서 본 파3, 13번 홀.
   파3, 13번 홀.
   파4, 14번 홀.
   파4, 15번 홀.
   다른 각도에서 본 15번 홀. 드비치는 18홀 중 10개 홀이 바다와 접해 있다.
   파4, 16번 홀.
  16번 홀 그린.
   핸디캡1, 16번 홀(파4·챔피언티 415m)은 언듈레이션이 심하면서 아주 긴 데다 그린 주변 공략이 까다로워 '파'
   하기가 어려운 홀이다.
   드비치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 홀. 너무나 아름답다. 멸치 떼를 따라 갈매기들이 몰려들 땐 황홀할 정도란다.
   17번 홀은 생각보다 아주 긴 홀이다.
  17번 홀 그린. 전체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데다 2단 그린이다.
   17번 홀. 날씨가 좋았더라면. 드비치 측은 조만간 군의 허가를 받아 바다를 가리는 나무를 베어낼 예정이다. 이럴
   경우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그린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될 거라고 한다.
   17번 홀에서 18번 홀 가는 산책로. 카트 길은 별도로 나 있어 18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만난다. 
   좌 도그레그 18번 홀(파5)은 드비치에서 가장 길어(챔피언티 559m)로 악마의 홀로 유명하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때 한국 여자골프 대표는 유소연 정재은 그리고 김현수의 예문여고 선배인 최혜용. 당시 여자팀 성적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와 똑같다. 2관왕 김현수는 유소연에 이어 2관왕 2연패를 달성했고, 김지희는 최혜용과 같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2008년부터 프로 시합에 참가한 유소연과 최혜용은 데뷔 첫해 각각 1승씩을 올렸다. 최혜용은 그 해 신인왕을 먹었다. 이듬해엔 유소연이 4승을 거둬 1승에 거친 최혜용을 눌렀다. 중요한 건 두 선수 모두 데뷔 2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바로 국내 프로 무대의 연착륙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 4학년때 첫 출전한 대회, 7명중 6위 꼴찌 면하며 시작
- 팔 길고 손 커 골퍼로 하늘이 내려준 천부적인 몸
- 성격 침착하고 임팩트 뛰어나
- 추영제 코치 만난 건 나에겐 운명이자 행운
- 동메달 따서 울었던 건 저 아니라 캐디 언니예요 ^^

-현재 다니는 육민관고는 강원도 원주에 있다. 많은 사람이 의아해 한다. 연고가 거기 있나.

"옛 마산 출신이다. 용마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마산의 모 중학교에 진학했지만, 골프를 할 여건이 못 됐다. 시합 중인데 '왜 학교를 오지 않느냐'고 전화연락이 올 정도였다. 이후 시합 출전도 못 하게 했다.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골프 명문학교인 원주의 육민관중으로 전학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 동메달에 머물렀다.

 "현수 언니가 처음부터 워낙 잘 쳤기 때문에 금메달 욕심은 버렸다. 홈팀 중국의 옌진과 동률 2위를 기록해 순위 결정전을 벌였다. 파4 두 홀에서 연속 비겨 파3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내가 못 친 게 아니라 상대방이 핀 가까이에 바로 붙여 어쩔 수 없었다. 상대방이 잘 쳤을 땐 수긍할 수밖에 없다. 단체전에서 이미 금메달을 따 섭섭하지는 않았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시상식 후 내가 슬프게 울었다는데 사실무근이다. 중국인 캐디 언니가 너무 크게 울어 달래느라 혼이 났다.(웃음)"

  -언제 골프를 시작했나.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가 재미있어 시작했다. 이후 실내연습장에서 선수였던 고교생 오빠에게 3개월쯤 배웠다. 첫 라운드는 진주CC에서 아빠와 함께했고, 이후 창원CC에서 오전에 9홀씩 연습했다. 이듬해 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100(50/ 50)개를 쳐 7명 중 6위를 했다. 꼴찌는 면했다." 

-코치인 추영제 프로는 어떻게 만났나.

 "꼴찌를 면한 그해 가을 연이어 시합에 나갔다. 그땐 정식 선수 등록을 하고 나갔다. 88-88개, 75-75개를 각각 쳐 나아졌지만 기대치보다 못해 엄청 크게 울었다. 그때 추영제 선생님께서 엄마에게 다가와 경력을 물어보더니 나를 가르쳐보겠다고 제의를 했다. 운명이었고 행운이었다." 

추영제 프로와 함께.

 
 추영제 프로에게 물었다. 그 많은 어린 선수 중 김지희를 낙점한 이유를.
 올해 60세인 추 프로는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똘똘하게 생긴 아이가 침착한 데다 무엇보다 임팩트가 아주 뛰어났다. 잘 가르치면 대성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지희가 제 눈에 발견된 건 나에게도 행운이었다."
 

그렇다면 추영제 프로가 평가하는 골퍼 김지희는. "나이에 비해 멘탈이 무척 좋고 거리도 아주 멀리 나간다. 퍼팅이 조금 약해 보완이 필요하다. 멀리 보면 스윙 궤도 또한 조금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어리지 않는가."

 김지희는 골프 선수로는 하늘이 내려준 몸을 갖고 있다. 우선 비슷한 체격의 또래보다 팔이 아주 길고 손이 크다. 팔이 길다는 것은 스윙의 아크가 커 장타에 유리하며, 손이 큰 것은 그립 잡기에 안성맞춤이다. 손바닥엔 그 흔한 굳은살 하나 없이 아주 부드럽다. 

 여기에 근육의 질이 타 선수보다 탁월해 골프 선수로는 완벽한 몸을 갖췄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동행한 변성학 재활 코치는 "근육이 야물다 보니 덜 지치고 부상 확률이 낮아 천부적인 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기술적인 면만 좀 더 갖추면 장래성이 아주 크다는 것. 

-존경하는 골프 선수는.

 "미국의 폴라 크리머요. 초등학교 때 경주로 LPGA 시합을 보러 갔다 스윙자세가 멋있어 4R 내내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러다 보니 폴라 크리머가 제 얼굴을 알아보고 바나나도 주고, 시합 후엔 클럽하우스로 데려가 손가방과 사인볼도 주었다. 3년 뒤인 지난해 미국으로 아마 시합을 갔다가 폴라 크리머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 빨리 실력을 키워 시합 때 한번 붙자고 격려를 해주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고 1이라 프로 시합은 2012년부터 나갈 거다.(김지희도 올해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 우승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한국 일본 미국에서 모두 뛰어보고 싶다. 23세 안에 US오픈을 제패하고 싶다. 23세면 2016년 브라질올림픽이 열린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

             김지희와 함께한 김규동 코치. 김 코치는 김지희의 재활코치인 변성학 씨와 함께 일하고 있다.
             스윙연습 전 몸만들기를 하고 있는 김지희(왼쪽)와 김현수.

 김지희 프로필 

▶출생 1994년 2월 20일

▶학력 육민관고등학교

▶수상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단체전 금메달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개인전 동메달

2010년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 단체전 1위, 개인전 2위

▶경력 2010 제16회 광저우 아시안 게임 여자골프 국가대표


  - 광저우 金 김현수 김지희 관련 글

(1)편 광저우 金 김현수 김지희 "크리스마스 때도 연습해야죠" http://hung.kookje.co.kr/521
(2)편  김현수 "KLPGA JLPGA LPGA 상금왕 모두 먹을래요" http://hung.kookje.co.kr/522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때 한국 여자골프 대표는 유소연 정재은 그리고 김현수의 예문여고 선배인 최혜용. 당시 여자팀 성적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와 똑같다. 2관왕 김현수는 유소연에 이어 2관왕 2연패를 달성했고, 김지희는 최혜용과 같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2008년부터 프로 시합에 참가한 유소연과 최혜용은 데뷔 첫해 각각 1승씩을 올렸다. 최혜용은 그 해 신인왕을 먹었다. 이듬해엔 유소연이 4승을 거둬 1승에 거친 최혜용을 눌렀다. 중요한 건 두 선수 모두 데뷔 2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바로 국내 프로 무대의 연착륙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궁금한 점부터 직설적으로

- 한때 오전 6시~밤 10시 하루 2000~2500개씩 쳐
- 김규동 코치 만난 후 효율적인 연습법 익혀
- '제2의 신지애' 부담되지만 나의 롤모델이에요
- 5학년 첫 시합 입상후 골프 신동인줄 알았었죠 ^^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사실 지명도 면에서 고 3 맞수인 한정은과 배희경에 밀렸다.

 "아시안게임 대표는 올 6월 말에 최종 확정됐다. 나와 한정은이 먼저 선발됐고, 나머지 한 자리를 뽑는 최종 선발전에서 배희경은 김지희에 밀려 탈락했다. 골프도 양궁과 마찬가지로 사실 국제대회보다 태극마크 달기가 훨씬 더 어렵다.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이후 배희경은 홀가분하게 프로 시합에 참가해 우승했다. 한정은도 배희경이 우승한 같은 대회에서 2위에 올라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표팀에 선발된 후 한정은은 프로 시합에 출전하며 컨디션을 조절했지만 나와 지희는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아마추어 시합에 매진했다. 또 아시안게임 직전 참가한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에서 단체전 우승을 했지만, 개인전에서 한정은과 김지희가 각각 1, 2위를 한 반면 내가 3위로 쳐진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0월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김지희 김현수 한정은(왼쪽부터).
      올 3월 유러피안 LPGA 투어인 호주 한다오픈 우승자 대만의 청야니와 포즈를 취한 김현수.

-광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자 언론에선 '혜성과 같이' '깜짝 2관왕'이란 표현을 썼다.  

"올 3월 유러피안 LPGA투어인 호주 한다오픈에 출전해 전체 8위, 아마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우승자는 LPGA  올해의 선수인 대만의 청야니였다. 그 대회에서 서희경 이보미 프로는 각각 10, 16위였다. 또 고 2 때인 지난해 5월 한국여자프로선수권 1R에서 선두로 치고 올라 거짓말 조금 보태 대서특필되며 이미 '혜성과 같이' '깜짝' 등 그런 수식어를 받았다. 골프 담당 기자 아저씨들의 기억력이 안 좋은 것 같다.(웃음)" 

-아시안게임 일정 때문에 KLPGA 시드전에 못 나가 내년 프로 시합은 일단 2부 투어에서 시작한다. 목표는. 

"프로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목표는 상금왕이다. 올해 2부 투어를 시작으로 KLPGA, JLPGA, LPGA 순으로 상금왕을 30대 초반 안에 모두 먹겠다. 이후엔 좋은 아내가 되고, 골프 관련 사업을 해보고 싶다." 

- 프로 선수 출신이 아닌 김규동 코치와는 어떻게 만났나.

"중2 때 사상구에 위치한 한 피팅샵에 갔다가 우연히 만났다. 선생님은 당시 해운대 모 연습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피팅을 공부하기 위해 이곳에 거의 출퇴근을 하다시피 했다 한다. 피팅샵 대표가 선생님의 성실함과 숨은 실력에 매료돼 아빠에게 소개했다. 행운이었다."

 김규동 코치는 미국 골프지도자연맹(USGTF) 마스터 티칭프로, 스포츠 심리상담사, 부산골프협회 훈련강화위원, 한국골프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부산외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같은 대학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동시에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하모니 더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쉿! 퍼팅 연습 중.

광저우AG 때 김현수.


-김규동 코치를 만나 달라진 점은.

"선생님을 만나기 전엔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죽으라고 연습만 했다. 볼도 하루에 2000~2500개씩 쳤다. 하지만 선생님은 효율적인 연습을 강조하며 볼 개수도 300개로 줄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도구를 이용한 스윙 연습과 함께 '왜 이렇게 쳐야 하는지' 원리를 가르쳐주셨다. 골프가 어떤 것인지 그때 깨달았다."

 김규동 코치에게 김현수의 장단점을 물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다. '제2의 신지애'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다만 어프로치 샷은 스핀양이 일정하지 않아 쇼트게임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가끔 있다. 지금 당장 프로에서 상위권에 랭크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김규동 코치와 연습을 하고 있는 김현수 선수.
 
 -세간에선 '제2의 신지애'라 부르던데.

 "프로에서 나의 롤모델이 신지애 언니다. 과분한 칭찬으로 들려 부담스럽다." 

-골프와의 인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싱글 실력인 아빠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간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선택은 내가 직접 했다. 5학년 때 첫 시합에 나가 입상해 처음엔 골프 신동인 줄 알았다.(웃음)" 

-집은 경남 창원이라던데.

  "창원이 고향이다. 골프 명문 부산 예문여고에 오기 위해 중학교 때 광안중으로 전학했다. 아빠가 중 2 때 본격 선수로 키우기 위해 하던 사업을 접고 골프샵을 운영하고 있다. 연습 땐 아빠가, 시합 땐 엄마가 동행한다. 중 1 남동생이 약간 피해를 보는 것 같아 항상 미안하다." 김현수는 올해 건국대 스포츠과학부 골프 지도 전공에 합격했다.

김규동 코치와 함께.

스윙 전 스트레칭도 필수.


-김현수 프로필 

▶출생 1992년 6월 26일

▶학력 부산 광안중, 예문여자고등학교, 건국대 진학 예정

▶수상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단체전 금메달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개인전 금메달

2010년 세계아마추어 골프팀 선수권대회 단체전 1위, 개인전 3위

▶경력 2010 제16회 광저우 아시안 게임 여자골프 국가대표

 - 광저우 金 김현수 김지희 관련 글

(1)편 광저우 金 김현수 김지희 "크리스마스 때도 연습해야죠" http://hung.kookje.co.kr/521
(3)편 김지희 "태극마크 달고 2016 브라질올림픽 가고파" http://hung.kookje.co.kr/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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