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가라쿠니다케의 한자 표기 韓國岳에서 '국'자는 원래 약자(口+玉)를 사용하는데 이 놈의 티스토리에서 약자를 카피해서 앉혀보니 엉뚱하게 깨져 어쩔 수 없이 韓國岳을 사용했음을 미리 밝힙니다.


"이곳에서 가장 높은 산 이름은 가라쿠니다케(1700m)지만 한자 표기는 신기하게도 '韓國岳(한국악)'입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국땅 일본 남규슈 미야자키에서였습니다. 정상적이라면 한국을 의미하는 '강고쿠'를 붙여 '강고쿠다케'라 불러야 하지만 이 산은 '가락국'을 의미한다며 '가라(가야)/ 쿠니(국)/ 다케(산)'로 풀이하더군요. 

 
고대 일본과 한반도와의 연관성을 고려해볼 때 충분히 개연성을 지닌 가설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호기심이 발동해 좀 더 물어봤지만, 현지에서는 아쉽게도 더 나올 게 없었습니다.

  가라쿠니다케 정상 바로 아래에서 본 기리시마 산군. 가운데 푹 꺼진 곳이 지난 7월 화산 폭발을 일으킨 
  신모에다케이고 맨 뒤 높은 봉우리가 일본인들이 신성시하는 다카치호미네이다.


 일본 땅, 그중에서 규슈 남단의 미야자키에서 '韓國岳'이 '가라쿠니다케'로 불리게 된 배경이 무엇이었을까요.

 '일본서기'에 따르면 4세기 한반도에서는 거듭된 전쟁 때문에 새로운 생활 무대로 일본 열도가 대두하자 가야 백제 신라 유민들이 집단 이주를 하기 시작했답니다. 당시 열도에는 통일된 국가라기보다 호족이 지배하는 소국이 산재해 언어 관습 등이 지역마다 달랐다고 합니다. 그들은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을 '멀리서 온 사람'이라는 의미의 '도래인'(渡來人)으로 불렀답니다. '도래인'은 토목 양잠 등 당시로선 선진기술을 사용했고, 한문으로 외교 문서를 작성하는 등 일본인의 생활 향상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고향을 떠나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미야자키에 정착한 '도래인'도 예외가 아니었겠지요. 보름달이 뜨면 그들은 미야자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가라쿠니다케에 올라 고향인 한반도 방향을 바라보며 수구초심의 마음을 느끼며 흐느꼈겠지요.
하지만 일본의 건국 신화를 다룬 '고사기'에 적혀 있는 내용과 달리 가라쿠니다케에서 한국은 아예 보이지 않았습니다. 보고 싶다는 열망의 우회적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라쿠니다케는 미야자키의 서쪽 끝 가고시마와의 경계에 솟아 있습니다. 행정구역으론 미야자키현 고바야시市에 똬리를 틀고 있는 셈이지요.

 앉은 터로 봐선 결코 평범한 산이 아닙니다. 일본 국립공원 1호의 일부인 기리시마 산 군의 시·종점이자 최고봉입니다. 곳곳에 분화구와 칼데라가 산재해 이국적 풍광을 선사하는 기리시마 산군은 일본의 대표적 활화산 지대입니다. 주요 봉우리는 가라쿠니다케(1700m) 시시고다케(1428m) 신모에다케(1421m) 나카다케(1345m) 다카치호미네(1574m) 등 5개. 한국인들은 가라쿠니다케를 주로 찾지만, 일본인들은 일본국을 세운 신들이 내려왔다는 전설을 간직한 다카치호미네를 선호합니다.

에비노고원에서 가라쿠니다케로 오르는 들머리.

30~40m쯤 올라 내려다본 들머리.


들어리 입구에는 신모에다케의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가 한글로 적혀 있다.

해발 1200m로 올라오는 에비노고원의 꼬부랑길. 경남 함양 마천으로 가는 지안재길이 연상된다.

기리시마 산군의 5개 봉우리를 잇는 종주 거리는 13.7㎞로 5시간쯤 걸립니다. 하지만 맨 가운데 신모에다케가 지난 7월 화산 폭발을 일으켜 지금은 종주할 수 없습니다. 이 사실은 산행 들머리에 한글로 적혀 있지만, 한국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용감하게 종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행한 기리시마 네이처가이드클럽 후루조노(63) 씨는 그래서 "한국인들은 매너가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순간 얼굴이 후큰 달아올라 표정 관리하느라 애간장 좀 탔습니다.

          지난 7월 화산 폭발 당시의 신모에다케. 이 사진은 후루노조 씨의 친구가 위험을 무릅쓰고 찍었다.
           들머리에서 약간 오르면 건너편에 구릉이 하나 보인다. 이오야마라는 휴화산으로 242년 전에
              화산 폭발로 인해 만들어진 산이란다. 30년 전 연기는 났지만 폭발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라쿠니다케만 올라 허전하다면 기리시마 산군에서 가장 큰 칼데라호인 오나미이케(大浪池)를 다녀오는 코스를 택한다면 좋을 듯 합니다. 에비노고원에서 오르는 데 1시간20분, 오나미이케까지 1시간, 지름 1㎞인 오나미이케를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30분, 다시 가라쿠니다케까지 1시간, 하산하는 데 1시간 등 모두 5시50분쯤 걸립니다. 

  가라쿠니다케에서 기리시마 산군에서 가장 큰 칼데라호(지름 1 ㎞)인 오나미이케(大浪池)로 가는 길이 무척 아름답다.
  한자 표기로 봐선 큰 파도가 일렁이는 못이라는 의미의, 지름이 1 ㎞인 오나미이케(大浪池).

 미야자키 고바야시 출신으로 평생 이곳을 떠나지 않고 고향을 지켜온 토박이인 후루조노(오른쪽 사진) 씨는 "가라쿠니다케는 아마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눈을 감고도 오를 수 있을 정도랍니다.


그는 이번 주도 5일을 올랐다고 합니다. 하산 후 헤어지기 전 우연히 본 그의 차 트렁크에는 텐트부터 코펠 등 온갖 등산용품이 가득했습니다. 전형적인 산꾼이었습니다. 대단하다고 엄지손가락을 보이자 그는 웃으면서 마누라에게 오늘 밤 당장 쫒겨나도 견디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예의 사람 좋은 표정으로 농담을 던지더군요.

 가라쿠니다케만 오르려면 차가 올라가는 에비노고원(1200m)에서 왕복 4.2㎞만 걸으면 가볍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의 보통 걸음으로 통상 오를 땐 1시간20분, 정상에서 20분, 하산 때 1시간 정도 잡으면 됩니다. 화산 폭발에 의해 생성된 이 산 정상부에는 온통 붉은빛의 화산암과 흙이 눈길을 끕니다.

 가라쿠니다케 정상에선 기리시마 연봉이 한눈에 보이는 데다 날이 맑을 땐 이웃한 가고시마현의 대표적 활화산인 사쿠라지마가 뿜어내는 하얀 연기까지 보입니다. '韓國岳'이라 적힌 정상 이정표 너머에는 300m쯤 되는 낭떠러지 아래 한라산 백록담의 5배쯤 되는 거대한 분화구가 등산객들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먼발치에는 기리시마 산군에서 가장 큰 칼데라호인 지름 1㎞가 넘는 오나미노이케(大浪池)도 시야에 들어온다.

 후루조노 씨는 "5~6월이면 키 작은 산철쭉인 미야마 기리시마가 온 산을 불태워 한국에서도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고 말했다.

 참 한 가지 더 소개할 것이 있습니다. 후루노조 씨는 가라쿠니다케에만 있는 한국 나무가 있답니다. '탐라나무'가 바로 그것입니다. 일본어로는 사외후다기(받아 적긴 적었는데 바로 적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합디다. 다른 산에는 보이지 않고 유독 가라쿠니다케에만 발견된다고 합니다. 매년 8월이면 하얀 꽃을 피운답니다.

탐라나무.

당겨서 찍어봤다.


  전체적으로 생각해볼 때 후루노조 씨의 설명은 앞뒤가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상머리에 앉아 10년쯤 된 강의노트 한 권 달랑 들고 강의하는, 공부 안 하는 학자보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사람들이 더 정확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 내용은 발로 뛰며 제대로 공부하는 학자들의 몫으로 남겨 두겠습니다. 행여나 이 글을 읽는 분 중 자세한 내용을 아시는 분은 댓글로 설명을 좀 해주세요.

처음엔 가파른 길이 계속된다.

무엇일까요. 무인 사람 수 측정기.

- 미야자키현 관련 글

미야자키 (1)편 인간에게 무관심한 남쪽나라 미야자키 고지마섬 원숭이들 http://hung.kookje.co.kr/518
미야자키 (3)편 '골프 천국' 미야자키에서 여유있게 즐기는 꿈의 라운드 http://hung.kookje.co.kr/519


 

'일본의 지붕' 북알프스를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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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알프스 호다카 연봉의 최정상 오쿠호다카다케(3190m)에서 마에호다카다케(3090m·왼쪽 봉우리)로 내려서는 해발 3000m쯤 되는 능선길에서 바라본 장쾌한 조망. 그 뒤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산의 물결이 중앙알프스와 남알프스이고, 다시 그 뒤로 일본의 최고봉 후지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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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부분을 당겨 본 모습. 구름과 조화를 이룬 산그리메의 풍광이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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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보다 더 당겨 잡은 후지산 모습.
 

 


일본 근대화의 시발점인 메이지 유신 이후 1860년대 후반
영국의 월터 웨스턴이 일본에 발을 내디뎠다.
선교사인 그는 이미 유럽의 알프스를 모두 정복할 정도로
전문 산악인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만년설로 뒤덮인 3000m급의 고봉준령을 하나씩 오르내리면서
그는 이 산군들이 유럽의 알프스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일본알프스'라 명명했다.
귀국 후 그는 일본알프스의 등반을 주내용으로 하는
'일본의 등반과 탐험'이라는 책을 펴냈다.
비로소 일본알프스가 전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근교산 시리즈 500회를 맞은 국제신문 산행 취재팀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애독자 산꾼과 함께
1998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나가노현의 북알프스를 올랐다.
일본알프스의 최북단에 위치한 북알프스에는
3000m가 넘는 일본의 26개 봉우리 중 12개가
집중돼 있어 흔히 '일본의 지붕'으로 불린다.
전형적 육산인 남알프스와 조그만 중앙알프스에 비해
험하기론 일본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악명 높은 곳.
세계적 산악인 박영석의 등정 프로필에도 등재돼 있다.


부산을 비롯해 밀양 대구 심지어 구미에서 온 산꾼 35명은
발 아래가 천리 낭떠러지인 수직 쇠사다리를 잇따라 오르내리고
쇠사슬에 의지해 숱한 험난한 고비를 넘기고 또 넘겼다.
2300m 이상의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형형색색의 희귀 고산식물,
만년설과 빙하의 침식으로 생성된 반원형 U자 계곡, 카르
3000m대의 고도감을 느끼면서 바라보는 장쾌한 조망은
국내에선 전혀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체험이다.


마침내 후지산(3776m)과 남알프스의 키타다케(3192m)에 이어
일본서는 세 번째로 높은 오쿠호다카다케(3190m)에 올랐다.
하늘도 500회를 맞아 찾은 취재팀을 도와 산행 내내 쾌청해서
일년 중 10일 정도 모습을 보인다는 후지산도 볼 수 있었다.


고희를 한 해 앞둔 할머니도, 정년 퇴임한 교장선생님도
예순을 넘은 '젊은 오빠' 산꾼들도
애오라지 남편만 믿고 산행에 가담한 아줌마 산꾼들도
믿음직한 산행대장의 지휘 아래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근교산 시리즈를 매주 보면서 꾸준히 산에 오른
덕분이라고 감히 생각하고 싶다.


강산도 변한다는 십 년의 세월동안 '근교산'을 사랑해준
애독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전하면서
처음과 같은 기분으로 매주 변함없이 찾아뵙겠다고
머리 숙여 약속드립니다.



◆산행기

화산·빙하가 빚은 열도 산행 1번지

이틀간 27㎞ 16시간 걸어
너른 잔디밭에서 아찔한 빙식 지형까지
몸은 힘들어도 눈은 황홀
산장에선 생맥주 한잔의 낭만
보기 어렵다는 후지산 조망 행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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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2450m에 위치한 가라사와 산장 테라스에서 바라 본 호다카 연봉. 왼쪽이 마에호다카다케,
        오른쪽이 최고봉 오쿠호다카다케. 빙하침식으로 생성된 U자형의 가라사와 계곡에는 아직도
        만년설이 남아 있다.


 
 섬나라 일본의 최고봉은 원추형의 후지산(富士山·3776m). 이 산은 온통 조그만 부석(浮石)으로 깔려 있어 한 걸음 오르면 반 걸음 미끄러지는 등 산행지로서의 매력은 사실상 전무하다. 천황과 마찬가지로 그저 상징성만 존재할 뿐이다.

산행지로서 일본이 자랑하는 명소는 일본알프스의 북단에 위치한 북알프스. 중부산악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일본 최고의 비경지대로 손꼽히는 북알프스는 일본열도의 중앙부에 거의 남북으로 뻗어 있는데다 3000m가 넘는 일본의 26개 봉우리 중 12개가 집중돼 있어 '일본의 지붕'으로 불린다.

1998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나가노현, 동해와 맞닿은 도야마현, 기후현 등 3개 현에 걸쳐 있는 북알프스는 위도 상으론 한반도보다 아래지만 대륙의 찬 시베리아 기단이 동해를 건너며 수분을 흡수, 연간 30m 가까운 폭설로 설국을 이룬다.

이 때문에 3000m급 산군으로는 흔치 않게 빙하가 사시사철 목격된다. 특히 눈이 녹기 시작하는 초여름이면 산 아래에는 설경을 배경으로 활짝 핀 야생화가, 산허리쯤에는 울창한 원시림이, 정상 부근에는 설원이 각각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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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가미코지에서 몸도 풀고, 기념 사진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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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숭이도 휙휙 지나가고(왼쪽) 흔들다리고 건넌다.



근교산 시리즈 500회를 맞는 국제신문 취재팀은 부산 및 경남북 산꾼 35명과 함께 이 북알프스를 올랐다.

산행은 가미코지~갓파바시~묘우진 산장~도쿠사와 산장~요오코 산장~혼타니바시~가라사와 산장(1박)~자이텐구~호다카 산장~오쿠호다카다케(3190m)~기미코 다이라~주타로 신도~다케사와(휘테)~가미코지 순. 도상거리 27㎞를 이틀에 걸쳐 각각 7, 9시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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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는 일본 근대 알피니즘의 발상지인 가미코지(上高地·1523m).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명소로 최근 일본 NHK가 선정한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은 명승지 100선 중 7위를 차지할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주차장을 벗어나 우리나라의 내소사 전나무터널을 연상케 하는 숲길을 걸으면 가미코지의 관문인 현수교 갓파바시. 3000m급의 호다카 연봉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왼쪽은 니시호다카다케, 오른쪽은 묘우진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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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쿠사와 산장. 이곳은 북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한 등산연애부문 베스트셀러 소설 '빙벽'의
      주무대로, 너른 잔디밭이 펼쳐져 잇어 마치 대학 캠퍼스를 연상케 한다.

이번 산행은 이 연봉의 우측으로 열린 기나긴 계곡길을 에돌아 연봉의 뒤쪽에서 치고 오른 뒤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로 하산, 갓파바시를 건너 원점회귀한다.

첫 11㎞ 정도는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임도 수준의 숲터널.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빙하가 녹아 흐르는 계류에는 일본 천연기념물인 이와나(岩魚)가 물살을 가르고, 새끼를 등에 태운 일본원숭이가 이리저리 뛰어논다. 지칠 때쯤이면 묘우진, 도쿠사와, 요오코 산장이 45분 간격으로 잇따라 나타나 이방인들을 맞는다. 특히 도쿠사와 산장은 북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등산연애소설 '빙벽'의 주무대로, 너른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대학 캠퍼스가 연상된다. 동행한 조대제 산행가이드는 "일본의 산장은 한국과 달리 개인이 운영해 주인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다"고 말한다.

3시간에 걸쳐 요오코 산장에 도달했지만 겨우 해발 100m 정도 올랐을 뿐이다. 이날 묵어야 할 가라사와 산장(2450m)까지는 800m 정도 더 올라야 한다.

여기서 직진하면 2박3일 코스의 야리가다케 가는 길, 취재팀은 다리를 건넌다.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등로는 좁아지고 가팔라진다. 병풍암이라 불리는 뵤부이와의 위용을 감상하며 1시간쯤 걸으면 가라사와 계곡의 관문인 혼타니바시(本谷橋). 흔들림이 심해 한 사람씩 건너야 한다. 이때 처음으로 계류를 접할 수 있지만 빙하 녹은 물이라 10초 이상 손을 담그지 못할 정도로 아주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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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을 하게 될 가라사와 산장 앞 텐트촌(왼쪽). 일본의 젊은이들은 돈 문제를 떠나 이처럼 텐트에서 주로 잠을 잔다. 우측은 산장과 텐트촌.

계속되는 오름길. 돌밭길과 너덜길을 번갈아 지나면 만년설과 산행팀이 묵을 가라사와 산장과 이웃한 또 다른 산장인 가라사와 휘테가 시야에 들어온다. 동시에 그 뒤로 푹 꺼진 능선 우측에 다음날 잠시 들를 호다카 산장도 보인다. 이제 등로 옆에는 멀리서 봐 온 만년설이 있지만 까만 먼지가 뒤덮여 그리 반갑지는 않다.

산장 코앞은 오랜 기간 쌓인 만년설이 그 무게를 지탱치 못해 흘러내리면서 산을 깎아 만든 반원형 계곡으로 일명 '카르'이며, 동시에 병풍처럼 우뚝 선 3000m급 뾰족 봉우리는 빙식 첨봉이다. 학창시절 지구과학시간에 배운 빙하침식 지형인 셈이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못 미치지만 완경사의 너른 너덜지대에는 한눈에 봐도 비박을 위한 70여 개의 형형색색 텐트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산행팀이 묵은 가라사와 산장의 테라스는 북알프스의 그 어디보다도 정취가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호다카 연봉을 바라보며 생맥주 한잔을 들이킬 수 있는 이 기분, 이번 산행의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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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사와 산장 테라스에서 산꾼들은 북알프스를 감상하며 생맥주를 즐긴다(왼쪽). 우측은 산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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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다카 산장. 1박을 한 가라사와 산장에서 2시간 거리(왼쪽). 이때부터 쇠사슬을 잡고 올라 20m쯤 되는 무시무시한 직벽을 쇠다리에 의지해 오른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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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m급으로 올라오면서 발아래로 1박을 한 가라사와 산장이 보이고(왼쪽) 구름과 운무가 펼쳐는 멋진 풍광이 서서히 시야에 들어온다.

조대제 가이드는 "한겨울 눈이 한창 내릴 땐 발 밑의 가라사와 휘테는 완전히 덮일 뿐 아니라 이곳 가라사와 산장의 테라스까지도 눈이 쌓여 모든 인력이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다음날은 대개 오전 6시에 출발한다. 일정상 오후 4시쯤 산행을 끝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산장의 공중화장실 뒤로 난 돌계단으로 오른다. 크게 보면 정상 우측 너덜로 올라 산사면을 타고 좌측으로 서서히 정상을 향해 접근하는 셈이다.

전날의 등로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가파르고 험하다. 자이텐구라는 꽤 험한 둔덕을 오르면서 가이드가 스틱을 접으라고 한다. 쇠사슬을 잡고 사다리를 타야 되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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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알프스 최고봉 오쿠호다카다케. 정상에는 산악신앙의 징표인 조그만 신사가 서 있다.
 

고도를 점차 높이자 일순간 연봉 사이로 북알프스의 최고봉 오쿠호다카다케가 모습을 드러낸다. 마지막 산장인 호다카(2983m)는 가라사와에서 2시간 남짓.

이때부터 쇠사슬을 잡고 올라 20m쯤 되는 무시무시한 직벽 쇠다리를 잇따라 오른다. 올라서자마자 뒤로 '일본의 마테호른'이라 불리는 야리가다케가, 우측으론 운무의 바다와 더불어 니시호다카다케가 보인다. 야리가다케는 손에 잡힐 듯 하지만 꼬박 하루가 걸린단다. 야리가다케는 매년 일본 산악잡지에서 선정하는 일본 산 인기순위에서 최고봉인 오쿠호다카다케와 1, 2위를 다툴 만큼 인기가 높다.

또 다시 쇠사슬에 의지해 암벽을 타고 암릉을 힘겹게 오르면 마침내 오쿠호다카다케 정상. 일본의 산이 그렇듯 산악신앙의 증표로 신사가 서 있다. 우측 발아래는 저 멀리 들머리 가미코지와 그 우측 활화산인 야케다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본 최고봉 후지산도 선명히 보인다. 이와 관련, 가이드는 "7년 동안 70여 번 이곳에 올랐지만 두 번째 본다"고 감격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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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지나 하산하는 길. 여전히 북알프스의 근육질 암릉은 위용이 있다.


이제부턴 하산길로 급경사 내리막길. 쇠사슬과 쇠사다리가 곳곳에 있어 아주 위험하다. 정면엔 마에호다카다케. 암릉길 옆 산사면 곳곳에는 오랜 기간 눈에 묻혀서인지 누운잣나무가 옆으로 가지를 뻗어 군락을 이룬다.

50분 뒤 뜻밖의 너른 터. 일명 기미코 다이라(紀美子平)다. 마에호다카다케는 여기서 400m 거리지만 왕복 80분 정도는 잡아야 할 정도로 아주 험하다. 건각들은 대개 배낭을 두고 다녀온다.

오래 전 호다카 산장의 이마다 주타로 부부가 등로 개설을 위해 능선상의 유일한 평지인 이곳에 텐트를 친 후 어린 딸 기미코를 눕혀 놓고 칼등인 하산길을 개척했다 해서 각각 '기미코 다이라' '주타로 신도'라 불린다. 안타깝게도 기미코는 20세때 불치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주타로는 지금의 호다카 산장 주인의 조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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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나오는 풍혈과 하산길의 마지막 산장인 다케사와. 눈사태로 주저앉아 공사중이다.

마지막 하산로인 주타로 신도 또한 방심해선 안될 험로 중의 험로. 잇단 쇠사슬과 쇠사다리가 없으면 도저히 불가능하다. 주황색 지붕의 다케사와 산장이 발밑에 있지만 90분 정도 걸린다. 다케사와 산장은 지난해 눈사태로 주저앉아 지금은 간이 매점에 불과하다.

이때부터 가미코지까지는 5㎞ 정도의 평범한 산길. 대략 2시간은 잡아야 한다.


# 떠나기전에-완전 종주는 무려 15일 소요 …한국인 운영 산장도 있어  
 
일본알프스는 크게 북알프스 중앙알프스 남알프스로 구분된다. 원시림으로 덮인 남알프스는 전형적 육산인 우리의 지리산과 비슷한 반면 북알프스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으로 대변되는 설악에 비유된다. 두 산군 사이에 위치한 중앙알프스는 조그마해 당일치기 산행지이다.

북알프스의 도상거리는 최남단인 야케다케(2455m)에서 니시호다카다케(2909m) 쿠호다카다케(3190m) 야리가다케(3180m)를 거쳐 동해와 맞닿은 도야마현과 설국의 배경이 되는 니가타현의 경계인 오야시라츠 해변까지 무려 150㎞. 15일 종주 코스다.

이번에 오른 호다카 연봉은 북알프스의 남부에 위치한다. 가라사와 산장에서 1박을 하며 최고봉인 오쿠호다카다케를 반시계 방향으로 작게 한 바퀴 돈다. 1박을 더 한다면 요오코 산장에서 다리를 건너지 않고 직진, '일본의 마테호른' 야리가다케를 거쳐 각각 야리가다케 산장과 호다카 산장에서 1박을 한 후 오쿠호다카다케와 마에호다카다케(3090m)를 거쳐 다케사와 산장으로 크게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셈이 된다. 이 경우 도상거리가 12㎞가 더 늘어 39㎞가 된다.

문의 등산 트레킹 전문 카일라스 투어 (02)322-8811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o.co.kr
 


 

"아! 저 멀리 부산이 보인다"

대마도 중앙 위치, 능선따라 8시간 코스
울창한 산림·환상적 조망 금정산과 비슷
정상 오르면 아름다운 아소만이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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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의 명산 시라다케 정상 세이간보에서 바로 옆 암봉인 토간보와 아소만을 내려다보면 마치 선경의 세계에 온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 부산항 국제여객선터미널에는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바로 대마도로 산행을 떠나는 마니아 산꾼들이다. 경부고속철이 개통되면서 생겨난 새 풍속도다.

낚시꾼들의 대마도행은 수년전부터 보편화됐지만 바야흐로 산꾼들도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차이라면 낚시의 경우 부산경남 중심의 꾼들이 다수인 반면 산행은 전국의 꾼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

산행팀이 찾은 대마도의 산은 대마도가 자랑하는 시라다케(白嶽山·519m)와 아리아케(有名山·558m). 남북으로 놓인 대마도의 아랫섬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다.

두 산은 별개의 산이지만 능선으로 연결돼 7~8시간이면 종주산행이 가능하다.

시라다케 아리아케 두 산의 자랑은 울창한 숲과 환상적인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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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다케 정상에서 선 필자(왼쪽)와 이창우 산행대장.


대마도 전체 면적의 88%가 산림지대인 만큼 우선 두 산은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 정도로 숲이 빼어나다. 이를 입증하듯 등산로 안내판에는 '시라다케 원생림(原生林)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어 갖고 갈 수 없다'고 적혀 있다. 섬인데도 불구하고 대륙 계통의 수종이 많아 빙하기 전 우리나라와 육지로 연결돼 있었음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조망 또한 일본서 가장 아름답다는 아소만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다. 동행한 부산산정산악회 김홍수 산행대장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풍광"이라고 평했다.   
 
들머리는 풍요로운 축복의 땅이란 의미의 스모마을. 정면에 보이는 커다란 두 암봉이 시라다케 정상. 기암괴석이 여기저기 박힌 모습은 부산의 금정산과 흡사하다. 산줄기의 색상도 연두 초록 등 녹색 계열의 물감을 조금씩 흩뿌려놓은 것처럼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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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들머리에서 본 시라다케와 산행 안내판.

산행로는 차가 다니는 포장로지만 길옆으로 시냇물이 흐르는데다 수목이 하늘을 거의 가려줄 정도여서 포근하다. 본격 들머리는 30여분 뒤 닿는다.

굵은 통나무로 가장자리를 장식한 등산안내도 뒤로 작지만 옹골찬 폭포수가 더위를 식혀준다.

침목계단을 오르며 산행은 시작된다. 울창한 삼나무 숲과 시원한 계류, 동굴 속에서나 느낄 수 있는 시원한 바람이 마치 삼림욕장 같다. 얼핏 전남 순천 조계산 기슭의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넘어가는 길에 만나는 편백 숲이 떠오른다. 거기에다 새소리, 개울 주변의 이끼 낀 암석, 마삭줄과 산딸나무 등 희귀 야생화, 지그재그로 오르는 산길은 한결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이렇게 삼나무 숲을 쉬엄쉬엄 1시간가량 걸으면 백악신사(白嶽神뾧). 붉은 깃발과 신사 입구의 표시문인 3개의 토리이가 나란히 서있다.

이 곳은 산행 길찾기의 주요 포인트. 정상으로 가기 위해선 이 신사를 통과해야 된다. 계속 직진하면 아리아케 또는 카미자카(上見坂) 공원 방향. 산행은 신사를 통과, 정상에 오른 후 왔던 길로 되돌아와 아리아케 방향으로 이어진다.

신사문을 지나면서 길은 급해지면서 좁아진다. 수종 또한 삼나무는 줄고 활엽수림이 우점종으로 변한다.

숨이 턱에 찰 즈음인 7~8분 뒤 밧줄이 구세주 처럼 다가온다. 이후 작은 신사와 좁은 통로의 암벽을 힘들게 오르면 좁은 안부. 우측 암벽을 타면 양대 암봉 중 하나인 토간보. 얼핏 힘들 것 같지만 등정이 가능하다.

정상인 세이간보(519m)에 도달하기 위해선 왼쪽으로 에돌아 간다. 안부에서 10분 거리이며, 들머리 스모마을에선 1시간50분~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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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다케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작지만 옹골찬 폭포. 바로 앞에 벤치가 있어 쉼터역할을 한다(왼쪽). 백악신사(白嶽神뾧). 붉은 깃발과 신사 입구의 표시문인 3개의 토리이가 나란히 서있다. 이 곳은 산행 길찾기의 주요 포인트로 정상으로 가기 위해선 이 신사를 통과해야 된다.  


  시라다케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작지만 옹골찬 폭포. 바로 앞에 벤치가 있어 쉼터역할을 한다.
 
약속이나 한 듯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일본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아소만 전경이 펼쳐진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이나 다도해국립공원에서 느낄 수 없는 감흥이 다가온다. 무인도 하나하나가 모두 울창한 숲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정상에선 휴대전화가 터진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몇몇이 시도해 보지만 신호만 갈뿐 통화가 되지 않는다. 대신 문자메시지는 들어오는 것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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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다케의 날머리이자 또 다른 들머리(왼쪽). 우측은 시라다케에서 아리아케로 가는 도중의 오솔길.


하산은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 백악신사에서 우측 카미자카 쪽으로 간다. 너무나도 편안한 오솔길. 비록 샘터는 없지만 이따금 계류가 흘러 목을 축일 수 있다.

삼나무가 울창한 산책로지만 1시간 이상 변화없이 계속돼 약간 따분하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시라다케 날머리는 정상에서 1시간40분 후 닿는다.

종주할 경우 통상 날머리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후 아리아케로 향한다. 국도를 따라 왼쪽으로 10분 정도 걸어야 산행로로 들어선다. 제법 넓은 임도다. 30분쯤 걸으면 저 멀리 정면에 방금 올랐던 시라다케가 시야에 들어오고 여기서 약 20분 더 가면 임도 왼쪽에 본격 산행로가 열려있다. 정상까지는 고작 1.5㎞ 거리인데다 길 마저 편안해 30분이면 닿는다. 울창한 숲길로 걷다가 단 한번 확 트인 공간으로 나와 풀밭과 억새밭을 지나면 곧바로 정상인지라 대부분의 산꾼들은 약간 허탈해하는 표정이다.

시라다케가 암봉으로 이뤄져 남성적이라면 정상을 비롯, 산 전체가 육산인 아리아케는 어머니의 품같은 포근함에 비유된다. 한 산꾼은 암봉이 아닌 펑퍼짐한 정상에서 대마도의 가장 번화가인 이즈하라항을 바라보는 느낌이 아주 감동적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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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케 정상(왼쪽)과 정상에서 내려서는 편안한 하산길.


하산은 뜻밖에도 낙엽산행. 한낮 인데도 어두울 정도로 울창한 신록을 자랑하지만 길바닥은 온통 낙엽. 사각사각 낙엽밟는 소리가 느껴지며 이 소리가 하산 내내 이어진다. 고개를 들면 초록, 숙이면 카키색 낙엽, 이 무슨 부조화의 조화인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축조한 조선정벌 기원 성터를 지나 날머리격인 대마도 역사자료관까지 2시간40분이면 닿는다. 역사자료관 근처에는 조선통신사 일행이 묵었던 객관인 서산사(西山寺), 고종의 외동딸인 비운의 덕혜옹주 결혼봉축기념비 등이 있으니 시간이 날 경우 둘러보자.

#떠나기전에

단체·개인 전문여행사 이용하면 편리
일본 전통 '신화의 마을' 숙박 인상적
   
 
대마도는 현재 관광 인프라가 구축이 덜 돼 있어 아직까지 자율여행이나 배낭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택시비가 엄청 비싼데다 렌트카를 이용할 경우 길 찾기가 만만치 않기도 하다.

부산서 대마도의 시라다케·아리아케 종주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대마도 전문 여행사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대마도 전문 여행사인 대마도투어(051-465-3114) 여행마을(051-464-5553) 용문여행(051-811-2588) 다운여행(051-462-6745).

현재 산행 상품으로 당일, 1박2일, 2박3일의 두 가지가 있다.

당일 관광 및 등산은 매주 목요일만 출발하며 비용은 12만5000원.
1박2일의 경우 일요일 22만9000원, 주중(수 목 금) 24만9000원, 토요일 28만9000원. 이 경우 시간 제약 때문에 시라다케 산행만 가능하다.

2박3일의 월요일 32만9000원, 주중(수 목) 33만9000원, 주말(금 토) 37만9000원. 단 성수기 땐 요금이 조금씩 올라간다. 참고하길.

단체로 산행을 할 경우에는 여행사와 계약시 협의, 호텔 대신 일종의 콘도식 시립 자연공원인 '신화의 마을'에 묵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비용은 호텔에 비해 30% 저렴하다.   

신화의 마을은 대마도시가 한국 등 단체관광객들을 위해 건립한 전형적인 일본 가옥으로, 이곳을 한 번 찾은 관광객들은 시설 좋은 호텔을 마다하고 반드시 이곳에서만 숙박하는 것을 고집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야외에서 캠파이어를 할 수 있는 시설과 통나무로 만든 야외 놀이터, 전통 일본식 정원과 가옥, 방갈로, 가족 연인과 함께 거닐 수 있는 산책로가 잘 꾸며져 있다.

잔디밭인 정원 곳곳에는 한 번에 대여섯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목재 테이블이 놓여 있어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방갈로는 2층 침대와 샤워장, 취사시설을 모두 갖춰 한 가족이 보내기에 제격이다.

최대 80명까지 묵을 수 있는 이곳은 한국에서 노래방 기기를 갖고 와 밤새 음주가무를 해도 될 만큼 외딴 곳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TV나 라디오가 없다는 점.

아소만을 조망할 수 있는 에보시타케 전망대가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점은 덤이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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