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 망운산에서 발견된 희귀식물인 흰진달래.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

매년 이맘 때면 온 산을 연분홍빛으로 불태우는 애이불비(哀而不悲)의 꽃 진달래가 흰색이라면 믿어시겠습니까.
사실이라면 이렇게 읊겠죠. '온 산이 온통 하얗게 물든…' . 왠지 어색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런 풍광이 사실로 재현될 것 같습니다.
경남 남해의 망운산 자락에 흰진달래가 자생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잠시 망운산을 살펴보겠습니다.
천년 고찰이자 관음기도처로 유명한 보리암을 품고 있는 금산이 남해를 찾는 외지인들의 필수 코스라면 남해 망운산은 남해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그래서 더이상 외지에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 어머니품 같은 산입니다.
망운산은 해발 785m로 우리나라 섬 산 중 제주도 한라산, 울릉도 성인봉 다음으로 높습니다. 부초처럼 점점이 떠있는 다도해의 섬들을 누르고 남해땅 한가운데 우뚝 솟아 남해바다 최고의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는 최근 남부자원수종에 대한 탐사활동을 벌이던 중 희귀식물로 알려진 흰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for. albiflorum)의 자생지를 남해 망운산에서 발견했습니다. 
흰진달래의 자생지는 약 2ha의 면적에 모두 10여 그루로 키는 2~3m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흔히 진달래는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잘 되는 사양토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발견된 자생지의 숲은 주변 수목들이 울창해지면서 햇볕 부족으로 나무의 상태가 많이 쇠약해져 있다고 합니다.

흰진달래는 진달래의 변이종으로 과거에는 드물게 산야에서 자생하고 있었으나 서식환경의 변화와 무분별한 채취 등으로 남획되면서 전국적으로 확인되는 개체가 적은 아주 희귀식물입니다.

신현철 남부산림연구소 박사는 "조경수로 자생수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흰진달래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이 흰진달래도 가을에 씨앗을 채취하여 복원할 계획"이라고 향후 포부를 밝혔습니다.

머지않아 우리 산하에 하얀색 진달래 군락지를 볼 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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