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 양정1동 '명품참生전복구이'

싱싱한 완도 전복 직접 공수 30% 정도 저렴
전복매운갈비찜 등 이름 생소해도 맛은 일품

'명품참生전복구이' 김일회 사장이 직접 요리한 전복매운갈비찜을 소개하고 있다.
 전복매운갈비찜.

전복구이.


싱싱한 전복.

김 사장이 직접 완도에서 전복을 실어나르는 물차.


식당 벽에 보이는 전복 관련 사진.

밖에서 본 식당 간판.

문을 연지 8개월만에 3군데나 되는 방송에 소개됐다.



"월급장이 대신 장사를 한번 해보게".

대기업에 다니던 20대 후반의 직장인이 꿈속에서 만난 한 예언자의 이 한마디에 어느날 문득 사표를 던졌다. 꿈속에 보이던 허허벌판의 그곳이 지금의 해운대 신시가지임을 확인한 그는 그곳에 대책없이 포장마차를 차렸다. 개업한 지 일주일 정도는 손님이 그럭저럭 찾았지만 그 이후엔 파리만 날릴 뿐 그 어느 누구 하나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자정 무렵 남자 손님 3명이 포장마차를 찾았다. 풀이 죽은 주인은 별 의욕없이 주문을 받았다. 그러자 손님 중 한 명이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직접 안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느냐고 제의하자 주인은 흔쾌히 승락했다. 원래 손님없는 포장마차엔 재료가 많은 법. 그 손님은 현란한 손놀림으로 몇 가지 안주를 순식간에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이런 연유로 주인을 포함한 남자 4명은 부어라 마셔라 하며 혼연일체가 되었다. 알고 보니 현란한 손놀림의 그 손님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호텔의 중견 요리사였다. 그게 인연이 되어 포장마차 주인은 3개월 동안 그 요리사에게 80가지의 요리를 집중적으로 배웠다. 비록 자격증은 따지 않았지만 덕분에 요리에 대한 눈을 떴다. 육고기보다 생선 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후 조그만 봉고차를 구입, 수산시장에서 직접 생선을 떼와 팔았다. 타고난 성실함 덕택에 돈도 제법 모았지만 경험 미숙으로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수업료라 생각했다.

수산 분야에 점차 눈을 뜨면서 그는 전복에 관심을 가졌다. 때마침 처가 쪽에 완도 금일도에서 전복 어장을 하는 분이 있어 자연스럽게 줄이 닿았다.

지난해 12월 그는 부산진구 양정1동에 '명품 참生전복구이'라는 전복 요리점을 열었다. 주인장은 김일회(41) 씨.

전복은 김 사장이 물차를 구입, 직접 완도를 오가며 공수한다. 이 때문에 이곳의 전복은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완도 어장에서 바로 오기 때문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아주 싱싱하다.

전복은 주로 회와 구이로 먹지만 싱싱함을 제외하곤 사실 변별력이 없다. 만일 있다면 가격이다. "다른 가게와 비교하면 30% 정도 저렴합니다. 대형마트에서 구입해 집에서 먹는 것과 아마 가격이 비슷할 겁니다." 실제로 전복회 8마리 한 접시에 2만7000원이다.

무엇보다 문을 연 지 8개월에 불과한, 그것도 양정동의 한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이 집이 단기간에 유명세를 탄 것은 저렴한 가격 이외에 다양한 전복요리 덕분이라 할 수 하겠다. 부산맛집기행 조성화 회장은 얼마 전까지 3군데의 방송사에서 취재를 해갔다고 귀띔했다.

10여 년 전 요리에 눈을 뜬 김 사장이 틈나는대로 전복을 활용해 시험삼아 만들어본 요리가 차츰 필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전복돈수육, 전복매운갈비찜, 전복해산물찜, 참전복라면, 참전복냉명, 참전복회비빔밥 등이 바로 그것이다.

김 사장은 "전복 요리집에서 이처럼 다양한 메뉴를 갖고 있는 집은 아마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도 전복과 삼겹살을 응용한 요리와 전복비빔국수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전복매운갈비찜을 주문했다. 심심한 전복맛에 피망 양파 등 다양한 야채와 매콤한 갈비찜의 양념맛이 어울려 지금까지 맛본 어떤 요리와는 전혀 새로운 맛이 입안을 자극했다. 밥 대신 택한 시원한 국물의 참전복냉면 또한 일품이다. 주차는 인근 현대주차장에 하면 된다. (051)868-6633


부산 맛집 - 금정구 부곡동 '킹크랩대게할인마트'

싱싱한 대게.

"쫄깃하고 담백하면서도 감칠 맛"
러시아산, 국내산과 맛 거의 구별못해
㎏당 1만5000원, 영덕대게 60% 수준
부산서 대게·킹크랩 가장 저렴할 듯


긴 다리의 모양이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서 명명된 '대게'. 흔히 대게하면 열에 아홉은 영덕을 떠올린다. 생산량은 동해안 최대 어업전진기지인 구룡포가 으뜸이고, 역사적으론 울진 대게가 원조라는 설이 우세한데.

 
그럼 왜 영덕대게일까. 한마디로 브랜드의 승리일 듯싶다. 시장이 크다 보니 구룡포배가 잡아도, 울진배가 건져올려도 죄다 영덕으로 팔려나간다. 영덕에 가야 제값을 받을 수 있어 영덕은 그야말로 '대게 1번지'로 나라땅에서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영덕대게는 흔히 오십천변에 복사꽃이 피는 음력 춘삼월(양력 4월 초)이 돼야 속살이 꽉 차고 맛 또한 절정에 달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대게는 산란에 들어간다. 해서, 국가에선 매년 6월부터 12월 초까지 대게 금어기로 정해 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 금어기 기간에는 대게를 맛볼 수 없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 광활한 청정해역 오호츠크해에서 잡히는 러시아산이 있기 때문이다. 영덕대게가 음력 춘삼월에 가장 맛있다면 러시아 수입산 대게는 5~7월 그 맛이 절정이다. 특히 이 시기에 어획되는 물량은 연중 최고치여서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에 의해 가격 또한 연중 가장 저렴해 물오른 대게맛을 부담없이 맛볼 수 있다. 

 부산 금정구 부곡동 쌍용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킹크랩대게할인마트'에서는 부산에서 가장 저렴하게 대게 및 대게요리를 만날 수 있다.

식당 입구에 붙은 금일시세.

파란색 대게, 붉은색 킹크랩, 검은색 랍스타. 러시아산 수입대게는 5월이 가장 저렴함을 보여준다.


 대형 어항에는 대게와 왕게라 불리는 가시가 있는 킹크랩이 가득 들어 있고 어항 위 벽에는 대게와 킹크랩 랍스터의 '금일시세'와 '연중 시세변동표'가 붙어 있다. 5~7월 가격이 가장 저렴함을 알 수 있다. 살아 있는 생물이라 약간의 시세변동은 있지만 현재 ㎏당 대게의 경우 1만5000원, 킹크랩은 2만 원 정도. 영덕대게의 60~70% 수준이다. 이정동 대표는 "지난 3월 대게 시세는 ㎏당 3만 원대였다"고 귀띔했다.

 주문은 성인의 경우 1㎏ 정도의 대게 1마리와 게장 볶음밥(2000원)이면 충분하다. 이 정도 가격이면 싸고 맛있다는 기장이나 울산 정자항으로 갈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일반 대게집에 가면 밑반찬이 거의 없지만 이곳에는 대게가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콩국이 나와 먼저 미각을 자극한다. 대게찜이 나오기 전 키토산 두부(1모 2500원)를 시키길 권한다. 국산콩에 게살과 날치알을 넣어 게맛과 함께 톡톡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이집만의 자랑 키토산 두부.

키토산 두부의 설명이 벽에 붙어 있다.


게살냉채. 
킹크랩.

드디어 대게와 킹크랩이 나왔다. 이 대표는 "요즘처럼 대게와 킹크랩의 가격차가 많지 않을 경우 반반씩 시키면 맛도 비교하며 즐길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약간의 단맛이 나는 듯하면서도 쫄깃쫄깃하고 담백해 절대 물리지 않는 그 맛. 굳이 비교를 하자면 대게가 감칠 맛이 약간 더 난다. 딱지에 붙은 장은 대게가 고소한 반면 킹크랩은 버터맛이 살짝 난다. 

 고백컨대 영덕 울진 구룡포 정자 등에서 대게를 맛본 적이 있는 기자도 러시아 수입산과의 차이를 못 느꼈다. 이 대표 또한 "예민한 미식가가 아니고선 수입산과 국산의 차이를 거의 알 수 없다"고 거들었다.
게장 볶음밥.
게장해물순두부.
대게라면.
키토산 두부김치.

디저트용 무료 아이스크림.



 게장 볶음밥은 대게요리의 화룡점정. 껍데기 가득 소복히 담겨 나온다. 약속이나 한 듯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진다. 별미다.

 식사용 메뉴도 다양하다. 대게와 해물 국산콩으로 만든 게장해물순두부(5000원)와 대게라면(〃) 辛게살죽(6000원)이 별미다. 대게라면은 오가피 감초 대추 등 10가지 재료로 국물을 내 담백하고 깔끔하다. 애주가들의 안주용으론 두부김치(1만 원)와 게살냉채(3만 원)가 있다. 이 집의 배추는 전북 무주의 무농약 고랭지 배추다. 밑반찬 민들레김치도 깔끔하다. 후식용으로 무료 아이스크림도 비치돼 있다.

지하철 1호선 장전동역 4번 출구로 나와 좌측으로 가면 만나는 파디글스 골프연습장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장전동역 앞에는 공용주차장이 있다. (051)512-2239

# 주인장 한마디

킹크랩대게할인마트 이경동(45) 대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어떻게 이런 파격적인 가격에 킹크랩과 대게를 소비자에게 권할 수 있느냐고.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식당 이외에도 그는 (주)로하스 씨푸드라는 유통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대게와 킹크랩을 직접 수입, 중간 마진을 없앴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게 조업지는 독도 인근으로 한정돼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금어기가 설정돼 있지만 광활한 오호츠크해역은 사시사철 대게가 잡혀 국내산에 비해 저렴하게 수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내 연안에서 잡히는 대게는 양이 아주 적어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게의 95%는 러시아산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게 또한 국내로 공급되는 물량이 차이가 나고, 이에 따라 가격의 시세변동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 중 지금이 러시아 수입산 대게가 가장 싸고 맛있다"며 몣그동안 주머니 사정 때문에 넘보지 못한 대게의 참맛을 느껴보기 바란다몤며 활짝 웃었다.
 또 한 가지.
 동행한 조성화 부산맛집기행 회장은 "이집 대표인 이 씨 부부는 인근 '초원의 집'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을 매달 초청해 정성스럽게 식사를 대접하는 마음씨 착한 효자"라고 살짝 귀띔했다.


■ 부산 서면 옛 은하극장 맞은편 고기뷔페 '흥부가 기가 막혀"

샐러드바 즉석코너, 일반뷔페와 차이 없어
두 명의 요리사 있는 즉석코너 특히 인기
항정살 소등심 등 단가 높은 고기 빨리 없어져
쫀득쫀득한 야채떡갈비 색다른 별미

         싱싱함을 자랑하는 생육고기.  

한쪽편에는 양념육들이 놓여 있다.

3년 전쯤 비슷한 시기에 부산시내 곳곳에 고기뷔페점이 서너 군데 문을 열었다. 부담스럽지 않은 '착한 가격'으로 처음에는 젊은층뿐 아니라 가족단위로 찾는 손님들이 줄을 이어 관심을 모았지만 지금은 단 한 곳만 불황에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다음 카페 '부산맛집기행' 회원들의 설명이다.

그곳을 찾아갔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들이 어서 오라고 유혹하는, 이제는 부산의 중심가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젊은이들의 해방구인 서면 옛 은아극장 맞은편 건물 2층에 위치한 고기뷔페 '흥부가 기가 막혀'. 1층 또한 식당인 데다 건물 입구로 들어가기 전 잠시 주변을 살펴봐도 온통 식당 간판만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으로 오르는 도중 벽에 붙어 있는 그림이 눈길을 끈다. '흥부전'을 차용한 이 그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스토리가 있다. 흥부가 형인 놀부에게 겨우 두 냥을 받고 쫓겨났지만 이곳 '흥부가 기가 막혀'에선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양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주인의 반짝이는 재치가 돋보인다.

2층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 일반 뷔페에서나 볼 수 있는 샐러드바가 정면에 보였기 때문이다. 얼핏 둘러봐도 구색만 갖춘 샐러드바가 아니라 웬만한 뷔페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샐러드바.

동그랗게 진열돼 있는 샐러드바에는 방울토마토 프루트 햄스테이크 올리브마늘 단호박푸딩 양송이볶음 칠리새우 감귤 양상추 옥수수 그리고 날치알을 곁들인 연어 등이 푸짐함 그 자체였다.

있기 만점의 즉석코너.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코너가 있다.
요리사 두 명이서 부지런히 손님들을 위해 굽고 만들고 있는 즉석코너이다. 립바비큐를 비롯해 양념한 돼지고기를 튀긴 부다가라아케, 냉동한 돼지고기를 해동한 석산적, 고구마미니케이크, 골뱅이초밥, 새우초밥, 순한맛김치초밥, 즉석우동, 오뎅탕을 입맛대로 맛볼 수 있다. 여전히 일반 뷔페인지 고기뷔페인지 구분이 안 된다.

샐러드바 바로 옆에는 질 좋은 생육고기가 일정 온도로 신선도를 유지하며 진열돼 있다. 육회를 비롯해 우삼겹살 소등심 안창살 생목살 생삼겹살 항정살 등이 한눈에 봐도 먹음직스럽다. 소육회와 안창살을 제외한 고기는 수입육으로 모두 원산지 표시가 돼 있다.

김용광 사장은 "요즘은 손님들도 소등심과 항정살의 단가가 높은 것을 아는지 제일 빨리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흔히 돼지목덜미살로 불리는 항정살은 살코기 사이에 실지방이 골고루 섞여 있어 천겹살이라 불린다. 마블링이 좋아 부드러운면서 쫄깃해 차돌박이처럼 고소하다.


생육고기 바로 옆에는 마늘 고추 양파 팽이버섯 김치 된장 등 고기와 궁합이 맞는 것들이 놓여 있다. 코너를 돌면 이번에 소불고기 돼지갈비 닭갈비 양념주꾸미 고추장양념불고기 등 양념육과 야채떡갈비, 불고기맛 피자맛 등 각종 수제소시지가 맛깔스럽게 놓여 있다. 한 바퀴 돌며 뭘 먹을까 결정하는 데도 그야말로 하세월이다.

부위별로 고기를 몇 점씩 담아와 불판에 올린다. 테이블에는 참기름과 종지가 놓여 있다.

"고기는 타면 맛이 없어요. 불기운만 가한 살코기에서 육즙이 떨어질 때 그때가 가장 맛있어요."

고기뷔페에 나오는 고기가 다 그렇고 그렇지 않느냐는 항간의 인식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맛은 담백하면서도 일품이다. 그저 그만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양념고기들이 약간 달다는 것. 김 사장은 이에 대해 "물론 알고 있지만 주 고객인 젊은층이 이 맛을 선호해서 맞출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한입에 쏘옥 들어가는 돼지의 특수부위인 항정살이 고소하면서도 특히 맛이 있다. 동행한 부산맛집기행 조성화 회장도 고개를 끄덕인다. 사람 입맛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가 보다. 쫀득쫀득한 야채떡갈비도 색다른 별미이다.

고기를 먹은 뒤 밥을 꼭 먹어야하는 사람들을 위해선 찰밥과 쌀밥 그리고 얼큰한 된장국이 마련돼 있고 그 옆에는 국수까지 준비돼 있다. 밥 옆에는 팥양갱 떡조개구이 김치마끼 등도 있지만 배가 불러 눈인사만 할 뿐이다.

평일 주간 1만3900원, 야간 및 주말 공휴일 1만5900원, 초등학생 이하 8900원. 차는 엔젤호텔 옆 서면주차타워와 옛 은아극장 자리의 은하주차장에 댈 수 있다. 1시간 무료. 결혼피로연과 단체석도 갖추고 있다. (051)816-7590

■ 주인장 한마디 "좋은 고기 판별할 수 있는 안목이 더 중요"
기자가 이곳 '흥부가 기가 막혀'를 찾은 날은 평소 손님이 비교적 적은 월요일 오후 7시께. 전체 170석 중 3분의 1가량 손님이 들어차 있었다. 

 손님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뜻밖에도 대부분이 20, 30대의 젊은층이며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았다. 고기뷔페인 점을 감안하면 의외였다.

이를 다소 의아하게 바라보자 김용광 사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젊은 여성의 경우 식당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하나하나 일일이 맛을 보며 천천히 더 많이 먹어요. 반면 남자들은 식사를 겸해 약주를 드시러 오는 경우가 많아 생각보다 많이 먹지를 않더군요."


똑같은 고기뷔페인데 다른 집과 달리 꾸준하게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묻자 김 사장은 불황이라 손님이 많이 줄었다면서도 약간 뜸을 들인 후 말을 이었다.

"저희 부친이 현재 학장동 모 회사에서 오랫동안 도축장 중매인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자연스럽게 도제식으로 부친으로부터 고기 보는 안목을 배우다 보니 수입육이라도 좋은 고기를 판별할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습니다. 다른 고기뷔페와의 가격 대비 차별화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겠습니까." 같은 수입육이라도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부산 중구 부평동시장 내 '속리산버섯'

24년간 부평동시장 내 고집, 부산서 가장 오래된 버섯요리집
가을엔 일본인 단골 많이 찾아, 밑반찬 하나같이 깔끔하고 푸짐

울릉도 취나물.

입안에 향이 돌면서 감칠 맛이 나는 물김치.


 

경북 영양산 고추장아찌.

돼지고기를 겉들인 더덕구이.


공기보다 큰 밥그릇.

자연산 송이주. 별도로 주문해야 된다.


하동 청정 김치.

매일 아침 전국 최고의 수산물 집산지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구입한 싱싱한 고등어구이.


지난해 가을 문경 대야산에 올랐다. 문경에선 문경새재를 품고 있는 문경의 진산 주흘산이 지명도 면에서 가장 앞서지만 산꾼들에게 물어보면 백두대간 대야산을 으뜸으로 칠 정도로 풍광이 아주 빼어나다. 대야산에는 '버섯 전시장'이라 불러도 될 만큼 다양한 종류의 버섯이 자란다. 당시 동행한 산꾼 심만섭 씨는 버섯이 발견되면 기자를 불러 일일히 설명해 주었다.

 하산 후 맛본 능이버섯 싸리버섯 밤버섯 솔버섯 가지버섯 등 대야산에서 자생하는 버섯을 넣은 전골은 지금도 떠올리면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별미였다. 산지에서 자생하는 버섯 고유의 향이 이렇게 진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다음 카페 '부산맛집기행' 조성화 회장으로부터 이번 주 소개할 집이 버섯전문점이라는 얘길 듣고 잠시 떠올린 기억속의 한 대목이다.
 '속리산 버섯집'. 조 회장은 "아마도 부산서는 가장 오래된 버섯요리 전문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치는 중구 부평동 부평동시장, 흔히 말하는 사거리시장 안에 위치해 있다. 부산의 대표적 먹을거리인 어묵가게 골목에서 불과 30~40m쯤 떨어져 있다고 하면 쉽게 찾을 수 있을까.
 재래시장 내에 있지만 뜻밖에도 간판이랑 식당 내부가 깔끔하다. 사장 겸 주방장인 김갑임(54) 씨는 "지난해 세밑 이 시장에 화재가 발생, 새로 공사를 할 때 우리 가게도 덩달아 리모델링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이 또 눈에 띄었다. 출입문에 송이를 의미하는 '마사다께'라는 히라가나가 보인다. 김 사장은 "한곳에서 24년쯤 버섯요리 전문점을 하다 보니 제법 유명세를 타 가을이면 우리집 송이요리를 맛보기 위해 부산을 찾는 일본인들이 제법 있다"고 덧붙였다.
 일행은 조 회장과 부평동에서 의료기상사를 운영하며 이 집을 자주 찾는 '부산맛집기행' 회원 최명호 씨 등 3명. 최 씨의 안내로 더덕구이 중간 크기(1만 원)와 버섯전골 작은 것(1만 원)을 주문했다. 전골은 밥과 함께 나온다. 메뉴판에는 자연산송이 전골, 구이 등이 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송이의 경우 고향인 산청과 그 주변인 함양 거창 등 지리산 권역에서 채취한 것을 사용한다"며 "요즘엔 냉동보관기술이 발달해 향이 잘 살아 있다"고 말했다.
 돌판에 나온 더덕구이는 약간 매웠고 돼지고기가 들어 있다. "원래 버섯과 닭고기가 궁합이 좋은데 닭고기를 못 먹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바꿔봤더니 반응이 좋아요."
 취나물 무침, 고추장아찌, 물김치, 김치전, 김치, 마늘장아찌, 고등어구이가 나오는 밑반찬도 하나같이 깔끔하다. 시원한 맛에 먹는 물김치는 입안에 향이 돌면서 감칠 맛이 나고 울릉도산 취나물은 단골손님들이 가장 좋아한다. 무 배추는 하동의 밭에서 직접 키워 아예 거기서 김치를 담가오고, 마늘은 지인이 농사를 지어 직접 장아찌를 담아 보낸다. 고추는 영양 것만 사용하며 고등어구이는 매일 아침 공동어시장에서 직접 사와 아주 싱싱하다. 쌀은 하동, 흑미는 남해산이다. 식당 벽에 붙어 있는 '우리 업소는 국내산 쌀 배추 김치 돼지고기 쇠고기만 취급합니다'라는 문구가 빈말이 아니다.
 버섯전골과 밥이 함께 나왔다. 표고 양송이 새송이 백일송이 목이 느타리버섯이 주재료이다. 밥은 공기밥이 아니라 약간 더 큰 그릇이다. 육고기가 아니라 버섯이다 보니 밥을 많이 담는데도 밥을 남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버섯전골은 모순 같지만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재차 맛을 봐도 그렇다. 맛깔스런 반찬과 기름진 밥 그리고 기가 막힌 버섯전골은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금세 한 그룻 뚝딱 비운다. 지난해 문경 대야산에서 맛본 자연산 버섯전골에 버금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버섯으로 만든 술도 있다. 더덕 영지 송이로 만든 버섯주(3000원), 자연산송이주(5000원)가 그것이다. 식사 후 영지버섯을 달인 영지차도 원할 경우 제공된다. 커피 또한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은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김 사장은 "단지 몇천 원 차이일 뿐"이라고 말한다.
 초행이라면 찾기가 어렵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1호선 자갈치역 3번 출구로 나와 옛 삼보예식장을 지나 부평동 사거리로 가는 도중 우리은행 맞은편 BYC 가게로 들어오든지, 옛 미문화원 쪽 큰 도로에선 부산은행 부평동 지점에서 부평동시장 쪽으로 내려오면 만난다.
 우리은행 인근에 주차장도 있다. 시간 제한없이 무료. (051)245-0464

#주인장 한마디

배드민턴 동호인인 김갑임(사진) 사장은 배포가 큰 여장부였다. 이 불경기에 식재료와 심지어 커피까지 최고급으로 사용하는 데다 가격까지 현실적으로 받고 있어 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려울수록 나눠 먹어야죠"라며 사람 좋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불황이라 지금까지 써 오던 것을 한 단계 낮은 등급으로 낮추면 단골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도 말했다.
 김 사장의 단골들에 대한 배려는 아주 깊었다. 찾아오는 손님들의 절반이 단골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단골들의 입맛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고 했다. 오늘 기자와 합석한 최 사장의 경우 평소 약간 싱겁게 드신다고 말했다. 물어보니 정말이었다.
 거의 매일 찾는 단골들을 위해선 버섯의 종류를 약간 달리하고 곁들이는 양념 또한 변화를 준다. 똑같은 맛을 내는 요리는 산해진미라도 물리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요즘에는 기억력이 점차 줄어 단골들의 취향과 입맛을 기억하기 어렵다고 한다. 단골들을 위한 맞춤식 식단도 기억력 감퇴로 이제 오락가락한다는 것. 메모라도 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만큼 손님들을 배려하는 식당은 아마도 없을 듯싶다.
 "버섯만큼 가격에 비해 맛이 있고 영양가가 풍부한 재료가 없습니다. 아무리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최고의 웰빙 식품이 아닙니까."
 단골들 중 알 만한 유명 인사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었다.
 "거 있잖아요, 대학교수 유도 선수(하형주였다), 개그맨 이경규 김영철, 지금은 말해도 되나요 전경환 씨요." 약간 머쓱했던지 한마디 더 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부산 서면 샤브샤브 전문점 '어바웃샤브'
소스는 칠리 겨자 간장 등 셋-해물 쇠고기 칼국수 등 푸짐
가격 대비 만족도 아주 높아-홍탕 맵지만 깊은 맛 덜해
 
 한겨울에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것은 인지상정. 털털한 사람들이야 돼지국밥에 소주 한 잔이면 만사 OK이겠지만 아직도 일부 깔끔 떠는 여성들은 약간 꺼리는 편. 해서 남녀 데이트 음식으론 일단 제외.

오뎅탕도 떠오른다. 한데 이건 일종의 간식 또는 술안주용이다. 일본식 선술집에서 별미로 즐길 수 있으나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가족 외식용으로 역시 적합하지 않다.

이 겨울 남녀노소 공히 개운하게 먹을 수 있는 국물있는 음식은 없을까. 육류와 야채 그리고 해물까지 골고루 포함된 웰빙음식 샤브샤브면 어떨까.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샤브샤브가 약간은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아마 그는 오랜 기간 유명 호텔이나 부산 샤브샤브의 명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범어사 입구 남산동 '경희궁'쯤을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맛은 있지만 가격면에서 약간은 부담스러운 곳이 아닌가. 시내 한가운데가 아니라 너무 한쪽 편에 치우쳐 있어 접근성마저 신통치 않다.   
 
애오라지 맛있는 집을 찾기 위해 발품을 아끼지 않는 다음 카페 '부산맛집기행' 회원들의 레이더망에 괜찮은 샤브샤브집이 한 곳 포착됐다. 서면 밀리오레 맞은편, 부전도서관과 이웃한 '어바웃 샤브'. 초록빛의 제법 큰 간판이어서 이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봤음직 할게다.

육수는 둘을 택할 수 있다. 해탕(왼쪽)과 홍탕.

해물.

쇠고기. 호주산이다.



세 가지 소스. 왼쪽부터 칠리, 겨자, 간장.

칼국수용 사리.

대나무밥.

만두도 나온다.



첫 인상은 사실 이랬다. 서면 중심가에 있는 식당이야 비싸고 맛없고, 뭐 거기서 거기 아니겠는가. 저녁 식사시간인 오후 7시. 평일인데도 빈 테이블이 없다.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안쪽으로 안내한다. 내부구조는 'ㄱ'자 형태여서 안쪽이 산만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저렴하고 푸짐한 패밀리 세트 메뉴를 시켰다. 3~4인용이다. 쇠고기 2인분과 새우, 모듬 해산물, 고기포자 만두, 대나무밥 그리고 음료 1병이 나온다. 가격은 3만8000원.
   
눈길 끄는 점은 육수. 홍탕 백탕 해탕 중 2개를 고를 수 있다. 궁금해 물어보니 홍탕은 국내산 고추씨 기름과 16가지 천연양념의 매운맛, 백탕은 사골육수, 해탕은 가다랑어 육수란다. 홍탕과 해탕을 골랐다. 백탕은 몸매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닭가슴살과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어떻게 두 가지를 갖고 올까 의아해했는데 궁금증은 금세 풀렸다. 특수 제작된 태극 무늬의 냄비였다. 오래전 아이디어 메뉴로 히트를 친 '짬짜면' 그릇을 떠올리면 될듯 싶다. 홍탕에는 파와 홍고추가, 백탕에는 다시마와 무 조각이 약간 들어 있었다. 밑반찬은 겉절이 김치, 야채 샐러드, 아삭이고추. 소스는 세 가지였다. 매콤달콤한 칠리소스, 땅콩을 곁들인 겨자소스, 사과식초를 넣은 간장이 그것.

동행한 맛집 카페 회원 김미선 씨는 "처음 왔을 때 홍고추를 그대로 두고 끓여 막판에 너무 매워서 거의 먹지 못했다"며 고추를 빼자고 제안해 약간 끓이다 건져 냈다.

육수가 끓을 동안 메인 음식이 나왔다. 딱히 정해진 순서는 없지만 야채 해물 대나무밥 만두 새우 쇠고기와 칼국수용 사리(쑥 감자)순이었다.
   
콩나물을 탑처럼 쌓아올린 접시에는 표고버섯 팽이버섯 배추 양파 청경채 쑥갓 치커리와 별미인 치즈떡 고구마떡 만두가 놓여 있다. 참취라 불리는 참나물도 눈에 띈다. 해물은 낙지 조개 오징어 꽃게 가리비가 나온다. 쇠고기는 호주산이다. 그야말로 푸짐한 성찬이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맛은 어떨까. 한마디로 가격 대비 만족도는 아주 높다. 크게 흠 잡을 데가 없다. 야채와 해물은 싱싱하고 홍탕은 이름 그대로 매웠다. 매운맛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이 될 것 같다. 쑥과 감자로 만든 칼국수도 별미다. 그래도 양이 차지 않으면 죽을 시키면 된다. 1인분 1500원.

아쉬운 점도 있다. 홍탕은 맵기는 하지만 깊은 맛은 덜하며 겨자 및 칠리 소스는 약간의 단맛이 나는 듯하다. 그렇다고 큰 문제는 아니다. 약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대신 사과식초의 간장은 아주 깔끔하다. 직원들도 친절하다. 12명 단체석이 준비돼 있으며, 'ㄱ' 안쪽에 40명 단체회식도 가능하다. 서면 한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같은 건물 1층에 주차장도 있다. 2시간 무료. (051)818-7179


◆ 주인장 한마디 - "20, 30대 젊은층 주 고객…차츰 가족외식 고객 늘어"

'어바웃 샤브'는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샤브샤브 체인점으로 부산·경남 1호점이다. 아직 2호점은 없다. 적지 않은 식당이 문을 닫는 이 불경기에 이곳은 높은 가격과 무거운 느낌의 샤브샤브를 캐주얼한 스타일로 바꿔 장삼이사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20, 30대 젊은층이 주 고객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선호하더군요. 시간이 흐르면서 이 여성들이 가족들과 함께 다시 찾습니다." 황보 원주(42) 사장의 설명이다.

체인점이라 전적으로 본점의 메뉴에 따라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부산은 싱싱한 해물이 장점이기 때문에 체인점에서 재량껏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물론 협의는 거쳐야 하지만.

어떤 음식에 어떤 소스를 곁들여야 하는지 3가지 소스에 대해 물어봤다. 답은 이랬다. "딱히 가이드라인은 없습니다. 다만 손님들의 입맛을 종합해 볼 때 야채는 사과식초를 곁들인 겨자소스, 돈육은 칠리소스, 닭가슴살은 겨자소스가 어울린다고 하며 해물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황보 사장은 이런 말도 덧붙였다. "요즘은 친절도도 맛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희 집은 생긴 지 얼마 안돼 손님이 한꺼번에 몰릴 때 약간은 미숙한 편입니다. 앞으로 고쳐나가야 될 점입니다." 이런 다짐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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