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손아섭(옛 손광민)

21살의 승부근성과 자신감 무장, 이제 제 스윙 하기 시작해
파워 기르고 최상 타격폼 찾아 한해 홈런 20개 이상 치고 싶다

          전지훈련장인 사이판 해변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손아섭 선수. 사진=김동하 기자

 손아섭(21). 지난해까지 그의 이름은 손아섭이 아니라 손광민이었다. 올 시즌 야구 선수로 더 빛을 내기 위해 이름을 바꿨고 지난달 16일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개명 허가를 받았다. 한때 격투기 선수 추성훈을 붕어빵처럼 닮아 화제를 낳기도 했지만 이제는 손아섭으로 더 알려진 그와의 인터뷰에는 21세 야구 유망주의 자신감과 당돌함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름을 바꿨는데 어색하지 않나.
▶어색하지만 나만의 것이고 독특해서 좋다. 지금은 대부분 선수들이 "아섭아" 또는 "섭아"라고 부르는데 급하면 옛날 이름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아섭이란 이름은 무슨 뜻인가.
▶아이 아(兒)자와 땅이름 섭(葉)자다. 좋은 뜻으로 해석하면 땅 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한다는 아이를 말한다(웃음).

-3년차인데 지난해 갑자기 유명해졌다.
▶구단에서 밀어주는 것 같아 고맙다. 프런트에서도 많이 신경써 주신다. 팬들이 인터넷에 카페도 만들어 응원해주고 지난해에는 팬 미팅도 했다. 고마울 따름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스타일 때문에 팬들이 좋아하는데.
▶성격이 많이 급하다. 또 가끔 욱하기도 하고 까칠하다. 내 공격적인 성격이 야구에 똑같이 옮겨졌다. 야구도 좋은 볼이 오면 기다리는 것을 싫어한다. 주루 플레이도 틈만 나면 뛴다. 감독님들과 팬들이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때 3경기 모두 선발로 출장했는데.
▶후반기에 쭉 좌익수로 뛰다가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공격에서는 인정을 받아 좋았지만 역시 수비에서는 아직 신뢰를 못받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올해도 외야 주전경쟁이 치열하다.
▶상황이 나에게 유리하지 않다. 가르시아가 우익수를 확보해두고 있어 자리가 별로 없다. 이인구, 이승화 선배와 경쟁해야 한다. 둘 다 수비도 잘하고 주루 플레이에도 능하다. 무엇보다 열심히 한다. 내가 그들보다 뛰어난 점은 방망이뿐이다. 나의 공격적인 타격으로 주전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

-장타자도 발 빠른 타자도 아닌데.
▶파워 있는 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21세로 아직 창창하다. 지금은 젊으니까. 승부근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하려고 한다. 공을 맞추는 것은 자신있기 때문에 파워를 기르고 타격폼도 조금씩 고쳐 한해 홈런 20개 이상씩 치고 싶다.

-어떤 투수공이든 칠 수 있다는 뜻인가.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었다. 모든 투수들과 상대해봤는데 한화 (류)현진이형 볼이 치기 어렵고 나머지 투수들의 볼은 못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

-지나친 자신감인데.
▶아직까지 프로에서 손아섭만의 스윙을 한 적이 없다. 부산고 2학년 동계훈련 때 처음으로 나다운 스윙을 느꼈고 건방진 말 같지만 당시에는 나보다 잘치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 뒤로 타격폼을 잃고 방황했고 고3 때 성적도 좋지 않았다. 그때 좌절을 했다. 아직 그 타격폼을 찾지 못했는데 꼭 되찾아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수비는?
▶많이 부족하지만 자신감을 갖고 경험만 쌓이면 좋아질 것이다. 나는 외야 수비를 못하기보다는 자신감이 부족하다.

트레이드 마크인 투지 넘치는 모습.

이럴 땐 정말 추성훈을 닮았다.

-스프링캠프에서 홍성흔하고 함께 방을 쓰는 이유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함께 쓰고 싶었다. 작년 일본 캠프에서는 마해영 선배랑 썼고 이대호 선배하고도 룸메이트를 했다. 홍성흔 선배는 굉장히 열심히 훈련하고 규칙적이다. 이대호 선배는 자기가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스타는 괜히 스타가 아니다. 나는 그들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이판=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야구 담당 베테랑 '쿠기' 김희국 기자와 김동하 사진기자가 롯데 전지훈량장인 사이판에 가서 보낸 인터뷰 기사입니다. 떠나기전 두 김 기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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