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떠오르는 경주 포항 지역 억새 산행지
10여 년 전 문닫은 옛 오리온목장 자리
짧은 코스 3시간 남짓, 긴 코스 5시간 50분
1시간 걸리는 계곡은 만추 단풍으로도 유명 

최근 경주 포항 지역에서 억새 산행지로 가장 유명한 경주 무장산은 보문단지와 덕동호 인근에 위치해 있어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늘 새로운 산을 갈망하는 산행팀. 이번 주는 최근 경주 포항 지역에서 억새 산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경주 무장산을 소개한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도 표기돼 있지 않은 무장산은 포항 오어사를 품은 운제산과 경주 토함산을 잇는 이른바 운토종주길상의 그냥 스쳐 지나가는 624봉으로 불리다 지난해 한 산꾼이 정상의 조그만 돌에 '무장산'이라고 적은 이후 지금까지 '무장산'으로 통용되고 있다. 지금은 돌 대신 '경주 무장산 624m'라고 적힌 세로 모양의 나무판이 걸려 있다.

그렇다고 '무장산'이 전혀 근거없는 이름은 아닌 듯하다. 바로 이 산 중턱에 무장사지 삼층석탑이라는 보물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무장산은 무장사에서 비롯된 이름인 셈이다.
  
무장사는 어떤 절이었을까. '투구 무(), 감출 장(藏) 자를 쓰는 무장사(藏寺)는 태종무열왕(김춘추)이 삼국을 통일한 후 투구 등 병기를 묻은 곳이라고 삼국유사에서 일연은 적고 있다. 병기가 필요없는 평화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태종무열왕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경주시 암곡동에 위치한 무장산이 억새 산으로 변모한 것은 10여 년 전부터. 지난 1970년대 초부터 산 정상부에 젖소를 키우던 오리온목장이 1996년 문을 닫으면서 그 너른 초지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차츰 억새군락지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망도 빼어나 발아래 보문단지, 포항 앞바다 철강단지 그리고 단석산 토함산 동대봉산 함월산 운제산 등 경주 포항의 웬만한 산들은 죄다 확인 가능하다.

산행은 경주 암곡동 왕산마을~암곡펜션 입구~입산통제소(산불관리초소)~무장사지 삼층석탑~억새군락지(옛 오리온목장)~무장산 정상~폐비닐하우스 앞 갈림길~안부~성황재 갈림길~잇단 전망대~664봉(삼각점)~650봉~안부 갈림길~황룡사지·동대봉산 갈림길~동대봉산 갈림길~임도~출입문~상수원 보호구역 초소~왕산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산행은 크게 계곡 억새군락지 숲길 등 세 부분으로 구분돼 재미 또한 적지 않다.


      
 들머리는 암곡동 왕산마을. 정류장에서 내려 마을 이정석과 암곡소망교회를 지나 포장로를 따라간다. 갈림길에선 우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어 길 우측으로 보이는 상수원보호구역 초소 쪽이 원점회귀를 위한 하산길이다.

본격 들머리. 무장사지 삼층석탑 안내판과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

옛 오리온목장까지는 무장골이라는 계곡길을 거쳐야 한다.

10여 분 뒤 '암곡펜션'이라 적힌 입간판이 안내하는 우측으로 내려가 잠수교를 건너면 이내 암곡펜션 입구. 이제 계곡과 나란히 직진만 하면 된다. 두 번의 계류를 건너면 산불관리초소와 함께 '무장사지 삼층석탑 2㎞'라 적힌 안내판이 보인다. 그 옆에는 '멧돼지 출몰지역'이라는 안내문이 눈길을 붙잡는다.

널찍한 임도 수준의 외길로, 무장골이라 불리는 계곡길을 따라 걷는 이른바 계곡산행이다. 행정구역상 경주시에 속하는 이 계곡은 수려한 경관에 11월초까지 단풍이 울긋불긋 아름다워 억새와 단풍을 동시에 만끽하려는 산꾼들의 행렬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계곡길엔 볼거리도 적지 않다. 물가에는 갈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길섶에는 형형색색의 들꽃들이 수줍은 듯 예의 고개를 숙이고 있다.

  
폭우로 인한 계곡 범람으로 간혹 포장로에서 떨어져 나온 부분과 여러 개의 관로가 널브러져 있긴 하지만 그건 일부일 뿐 계곡을 감싸고 있는 빽빽한 수림과 1000m급 명산의 계곡에 견줘도 전혀 뒤질 게 없는 너른 소와 기암괴석은 산꾼들의 발길을 때때로 멈추게 한다. 물도 얼마나 맑은지 지리산 어느 청정산골물이 안 부럽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해발 600m대의 산, 그것도 경주시에 위치한 조그만 산이 품은 계곡치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운치있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무장사지 삼층석탑을 알리는 팻말 100m쯤 전에는 길 아래로 협곡이 숨어 있기도 하다.

들머리에서 '무장사지 삼층석탑 80m'라고 적힌 팻말까지는 47분. 발아래 우측 계류를 건너 산허리길로 산모롱이를 돌면 '무장사 사적비 이수 및 귀부'와 '무장사지 삼층석탑'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다.

무장사지 삼층석탑.

무장사 사적비 이수 및 귀부.

작지만 아담하고 정겨운 삼층석탑과 이 터가 신라 때 무장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아미타불조상사적비의 이수 및 귀부를 잠시 둘러본 후 무장산 억새군락지로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본격 억새군락지로 올라서다.

멧돼지가 많은가 봅니다.

   
  20분이면 정면으로 시야가 트이며 능선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지만 제대로 된 억새군락지는 아직 보이질 않는다. 곧 만나는 갈림길에선 반듯한 왼쪽으로 간다. 잡풀을 헤치고 나아가면 왼쪽에 다 쓰러져가는 귀곡산장을 떠오르게하는 폐건물이 을씨년스럽게 홀로 서 있다. 이 건물을 지나면서 등로는 오른쪽으로 휜다. 이때부터 본격 능선길이 시작된다.

'멧돼지 출몰지역'이라 적힌 팻말을 지나 무명봉을 살짝 넘으면 정면으로 산사면 전체가 억새인 듯 누런빛이 투명한 가을하늘에 투영된다. 이때부터 목장길을 따라 억새군락지를 따라 걷는다. 여느 억새와 달리 이곳 억새는 키가 크다. 해서 한줌 실바람이라도 스치면 파르르 몸살을 앓듯 서럽도록 아름답다.

옛 목장의 폐 막사가 군데군데 보입니다.

무장산 억새가 유난히 키가 큽니다.

햇빛을 받으면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하고 역광에 반사되면 금빛으로 이내 옷을 갈아 입는다. 억새만큼 변화무쌍한 들풀이 고금천지에 또 어디 있을까.

이어지는 억새오름길. 길 좌측 아래엔 대여섯 동의 폐막사가 보인다. 지형학적으로 크게 보면 폐막사 쪽 너른 터는 산상 분지인 듯하다. 올라올 때의 무장골물은 보문단지의 덕동호로 유입되는 반면 폐막사 뒤 계곡물은 포항 오어지로 들어갈 듯싶다.


초록의 이끼류가 낀 억새길을 따라 가다 보면 우측으로 피뢰침이 달려 있는 철주가 보인다. 그 지점이 무장산 정상이다. 도중 우측으로 철강단지가 있는 포항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무장산 정상은 뜻밖에 너른 터. '무장산'이라 적힌 세로의 나무판과 피뢰침과 작은풍향계가 붙은 철주가 서 있다. 마주보고 서 있는 봉우리가 산행팀이 발굴한 동대봉산이다.

다시 왔던 길로 내려선다. 시경계선으로 좌측은 포항, 우측은 경주땅이다. 우측으로 보문단지와 소금강산 구미산이 확인된다.

 9분 뒤 폐비닐하우스 앞 갈림길. 우측 억새길로 가면 무장골 입구로 원점회귀가 가능한 반면 산행시간이 너무 짧다. 산행팀은 좌측으로 내려선다. 6분 뒤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잡목숲을 헤치고 뚫으면 제대로 된 오름길. 이번 산행에서 만나는 첫 산길다운 길이다. 잠시 후 우측 숲사이로 무장산과 억새밭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내 갈림길. 좌로 내려서면 안부에 닿고 여기서 5분쯤 더 가면 삼거리와 만난다. 직진할 경우 능선을 따라 십자안부에 내려서면 추령 또는 성황재 방향이고, 우측은 계곡을 거쳐 황룡사지로 이어진다. 참고하길.

산행팀은 삼거리에서 우측길로 향한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모처럼 걷는 산길다운 산길이다. 쓰러진 소나무 지점에선 시야가 트인다. 정면으로 호미지맥으로 천년고찰 기림사를 품은 함월산이 보인다.

기림사를 품은 함월산, 골굴사를 품은 백두산, 그리고 토함산이 확인된다.


산사태가 난 지점을 지나면 앞서 본 조망을 정리해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에 올라선다. 좌측 뒤론 무장산과 철강공단이 있는 포항 앞바다, 정면으론 함월산과 우측으로 골굴사를 품은 백두산과 토함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삼각점이 위치한 664봉(산길에서 우측으로 40m쯤 떨어져 있음)을 우회해 내려서면 안부에 닿고 여기서 4분쯤 오르면 약간 너른터에 올라선다. 지도상의 650봉이다. 뒤돌아보면 무장산을 기점으로 왼쪽 뒤로 시루봉과 운제산이, 우측으론 방금 지나온 664봉이 확인된다.

머리 뒤로 방금 지나온 무장산과 억새밭이, 그 왼쪽 뒤로 포항 쪽 시루봉이 확인된다.

무장산 우측 뒤론 희미하지만 포항 앞바다 철강공단이다.


이어지는 내리막길. 9분쯤 뒤 소나무 아래 전망대에 닿는다. 정면으로 동대봉산과 그 우측으로 호미지맥 분기봉이 보인다. 여기서 4분이면 안부 갈림길에 닿는다. 반듯한 왼쪽길로 내려선다. 3분 뒤 갈림길. 좌측은 황룡사지 방향, 산행팀은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 길은 동대봉산 왕산마을로 각각 연결된다. 8분 뒤 동대봉산 왕산마을 갈림길. 일종의 안부로 V자 소나무가 서 있다. 좌측 동대봉산 방향 대신 우측 왕산마을 쪽으로 내려선다. 쓰러진 나무를 지나면 역시 갈림길. 좌측은 덕동(호) 방향, 산행팀은 직진하며 능선으로 올라선다.

포근한 숲길. 남쪽인 경주에선 단풍은 아직 멀었다.

산행은 이제 막바지. 봉우리 정점에서 반듯한 길 대신 좌측으로 내려선다. 두 길 모두 아래 임도에서 만나므로 어느 길로 가도 상관없지만 좌측이 능선길이라 굳이 이 길을 택했다.

하산은 임도길. 사진상의 좌측은 들머리 쪽인 왕산마을, 우측은 덕동호 방향이다.

5분이면 임도로 내려선다. 15분 뒤 오래 전 덕동과 왕산을 넘어다녔던 것으로 보이는 고갯마루에 닿고, 여기서 차량통제 출입문까지는 34분 걸린다. 이어 10분 뒤 우측 표고버섯 재배장과 좌측 운수암을 지나 상수원보호구역 초소에 닿고 여기서 왕산마을까지는 5분 걸린다.

날머리인 차량통제 출입문.

◆ 떠나기 전에 - 덕동호나 황룡휴게소로도 하산 가능

지난 1970년대 초 동양그룹이 경주시 암곡동에 148만5000㎢(약 45만 평) 규모로 조성한 오리온목장은 1980년대 초 당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5공 정권이 단행한 재벌의 비업무용 토지 강제매각 조치에 의해 충청도 음성의 모 축산회사로 넘어갔다. '오리온'이라는 이름은 초코파이를 만드는 동양그룹의 오리온제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음성의 모 축산회사는 이후 목장을 계속 운영하다 1996년초 문을 닫았다.

재미있는 점은 문을 닫게 된 계기이다. 목장을 운영하던 당시에는 산행팀이 오른 계곡에 포장이 돼 있어 차가 다녔다. 하지만 이 진입도로는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유실되고 심할 경우에는 아예 포장로의 상당 구간이 끊겨버려 유지 및 보수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나와 결국 문을 닫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오리온목장과 이웃한 지점, 즉 왕산마을에서 직진하면 오리온목장이지만 좌측으로 가면 오리온목장보다 규모가 더 큰 목장이 하나 더 있었다고 한다. 이름은 대단위목장. 이 또한 오리온목장과 비슷한 시기에 생겨 역시 비슷한 시점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과거 탄광으로 유명한 봉명그룹이 소유했지만 지금은 (주)태영이 소유하고 있다 한다.

들머리 왕산마을 인근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장이었다고 한다. 왕산마을 못가 암곡가족수련원 근처 폐가가 바로 그것으로,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포로시설물로 치열한 전투장면의 촬영이 이뤄졌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산행 막판 동대봉산 분기봉에서 산행팀은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 왕산마을로 하산했다. 하지만 좀 더 산행을 즐기려면 좌측 동대봉산으로 가서 덕동호 인근 유리방마을이나 황룡휴게소인 사시목 방향으로 내려서면 훨씬 더 깔끔한 산행이 될 수 있음을 밝혀둔다.


◆ 교통편 - 100% 원점회귀 코스여서 승용차 편리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000원. 들머리 암곡동 왕산마을에 가기 위해선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정류장에서 18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오전 6시15분, 8시5분, 9시55분, 11시45분. 1500원. 날머리 왕산마을에서 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 5시40분, 7시40분, 8시45분(막차)에 있다. 경주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0분마다 있으며 막차는 밤 9시5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경주IC~포항 울산 직진~보문관광단지 우회전~보문관광단지 천북 좌회전~포항 천북 좌회전(경주생활체육공원)~천북 암곡~암곡 덕동~암곡휴게소(암곡노인회관)~왕산마을 순.

글 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일년 열두달 보름달을 볼 수 있지만 새삼스레 한가위 보름달이 유난히 기대되는 것은 보름달을 보며 정성스럽게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반드시 이뤄진다는 속설이 전해내려오기 때문이다.
 유난히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한 올해, 차례 후 집에서 TV만 보지 말고 모처럼 달구경을 나서보자.
 부산의 자랑인 해운대 송정 광안리 바닷가로 나서도 좋고, 모처럼 온 가족이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달맞이 산행을 떠나보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한가위 달맞이 행사를 개최하는 가까운 경주로 드라이브 겸해서 떠나 편안하고 여유있게 달맞이 행사에 참여해보자.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해변에서 달맞이 감상을
 해맞이 장소가 동시에 달맞이 명소.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은 해변을 따라 천혜의 달구경 명소가 해안선을 따라 그림같이 이어진다. 그 만큼 축복받은 땅이다.
 광안대교가 눈앞에 펼쳐지는 광안리 해수욕장은 부산의 명물을 넘어 이젠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달맞이 명소. 화려한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치장한 광안대교 위로 보기만 해도 넉넉한 보름달이 떠오르면 그야마로 금상첨화요 화룡점정이다.
 해운대 달맞이공원은 달맞이의 고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청사포로 넘어가는 와우산 중턱 달맞이고개에 위치한다. 짙은 숲으로 드리워진 이 달맞이고개에서 바라보는 월출(月出)은 대한팔경의 하나로 손꼽혀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았다.
 여기에는 지난 1997년 새로 세워진 '달이 뜨는 정자'인 해월정(海月亭)이 소나무숲 사이로 포근하게 자리잡고 있다. 해월정 옆 소나무 가지 사이로 떠오르는 달빛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월정은 옛날 사냥꾼 총각과 나물캐는 처녀가 애절한 사랑끝에 보름달에게 빌어 부부가 되었다는 애튼한 전설이 깃들어 있어 특히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아 소원을 빈다.
 해운대 동백섬도 빼놓을 없는 명소. 늦은 점심을 한 후 해운대 바닷가를 둘러보고 보름달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순환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자. 순환도로 중간쯤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달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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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 해수욕장 옆 죽도에 위치한 송일정을 찾으면 멋진 송정 밤바다의 경관을 감상할수 있다.

 송정해수욕장 입구 왼쪽에 위치한 작은 섬인 죽도 가장자리에 서있는 송일정도 새로운 달맞이 명소. 송일정은 해운대 달맞이 고갯길에서 넘어오는 길과 동백섬~송정 해변과의 종착점인 동시에 일출과 월출을 감상할 수 있는 빼어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달맞이길은 해운대에서 송정까지 이어지는 도중 15번이나 길이 굽어진다고 해서 15곡도(曲道)라는 별칭을 부여받을 정도로 멋진 드라이브길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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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일정의 경우 정상부 처마엔 빛의 세기가 강한 메탈램프투광기를 바닥에 설치한 대리석 속에 넣어 빛을 발광시켜 상부 처마의 고유한 색상을 그대로 표현한다. 또 땅속에 등을 설치해 낮은 조도로 은은하게 기둥과 중간 처마을 비춰 정자가 공중에 떠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동시에 기둥을 강조해 안정감을 준다.
 해서 송일정에서의 달맞이도 아름답지만 휘황찬 조명의 송일정 그 자체도 멀리서 바라보면 환상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송정서 기장가는 길에 위치한 용궁사의 백팔계단도 알려지지 않은 달맞이 명소. 추야명월(秋夜明月)이라 하여 용궁사팔경 중 하나. 용문석굴과 반월교 사이의 108개 계단인 백팔계단을 내려오면서 바라보는 보름달은 일품이다. 시내에서 불과 4㎞ 정도 거리인 송도 암남공원 또한 달맞이에 적합한 명소. 암남공원으로 가는 도로에선 송도 해안과 부산남항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달빛 속에서 오붓한 가족산행을
 보름달을 랜튼 삼아 가족산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 부산에는 금정산을 비롯 금련산 달음산 일광산 등을 추천할 만하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금정산과 금련산은 달빛만으로 충분히 산행 가능하다. 금정산의 경우 망루에서 바라보면 더욱 운치있고, 금련산은 광안대교에 걸린 보름달이 환상적이라는 평이다. 특히 금련산은 봉수대 부근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어 나들이 고스로도 알맞다.
 동해바다를 끼고 솟은 기장 달음산도 가볼만한 명소. 산행은 옥정사를 기점으로 시작되며 하산은 기도원 또는 광산 방향으로 내려올 수 있다. 3시간 정도 걸린다. 기장읍에서 울산가는 국도를 이용, 좌천으로 빠져 굴다리를 지나면 나온다.
 기장 일광산도 달구경하기 안성맞춤. 기장군청 인근 한신아파트를 지나 로망스호텔쪽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바람재를 지나 70분 정도면 정상. 전망도 일품이라 일광해수욕장을 비롯 달음산 금정산 장산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강서구 송정동 봉화산 정상 봉수대도 달구경하기에 좋은 산. 성고개에서 출발하며 정상까지는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서구 남부민동의 천마산도 올라보자. 정상가는 길엔 조각공원, 조망이 탁월한 천마바위, 트랙이 있는 체육시설이 이어지며 정상에는 날이 좋을 때 대마도까지 보이는 석성봉수대가 있다. 송도 윗길 부산정보디자인고 정류장에서 하차, 35번 종점을 지나면 들머리가 나온다. 이밖에 가덕도 연대봉도 달맞이 산행으로 인기가 높다.
 또 회동저수지에 비치는 달 그림자가 아름다운 오륜대, 남구 용호동 동쪽의 장자산 자락과 접한 해안가인 이기대 등도 달구경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영남지역 달맞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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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천도 고도 경주 불국사에서의 달맞이도 가볼 만하다. 보름달이 뜰 즈음 대웅전 앞 석가탑과 다보탑을 백등과 함께 탑돌이를 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토함산은 일출 못지 않게 월출도 아름다운 곳. 문화엑스포공원 근처 등 들머리가 여러 곳 있지만 가족산행이라면 석굴암 매표소 옆으로 난 산길로 오르면 불과 40~50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등대가 있는 공원인 울산 간절곶도 달맞이 명당. 지난 1920년 건립, 운영돼 오던 중 동북아대륙에서 새천년의 해가 가장 먼저 뜬 등대를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1년 5월 바다의 날에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으로 개방됐다. 탁 트인 동해바다 위로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면 소원을 간절히 비는 아낙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북모양의 새천년비, 신라충신 박제상의 망부석 설화를 형상화한 모자상, 그리고 크고 작은 목장승도 볼거리다.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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