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이 동해안을 끼고 남으로 달리다가 한반도 남동쪽 오지에서 솟구친 영남알프스. 이 영남알프스의 기점이자 최고봉인 가지산(1,240m)은 부산경남지역에서 산 깨나 타는 동호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밟아본 경험이 있는 명산이다. 가지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영남알프스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산세나 조망이 뛰어나다.

 국제신문 근교산팀도 동호인들의 빗발치는 요청에 따라 지금까지 운문산~가지산 구간을 포함, 4회에 걸쳐 영남알프스 종주를 비롯 학심이계곡 코스, 북릉 코스 등 대여섯번에 걸쳐 가지산을 소개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가지산 중봉 코스는 이창우 산행대장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울산쪽에서 가지산으로 오르는 코스중 주변 조망이나 암릉으로 인한 적절한 기복 등 산행의 묘미를 배가시켜주는 모든 조건을 구비한 완벽한 구간이다.

가지산 중봉에서 오른편 아래로 용수골을 바라보면서 호박소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하산 코스 또한 산철쭉 군락지와 함께 조망이 뛰어난 암릉 코스여서 산철쭉이 만개하는 이달부터는 환상적인 코스로 동호인들의 인기를 독차지할 것으로 확신한다. 산행 도중 산에 대한 표현을 과묵할 정도로 아끼는 이 산행대장의 입에서 나온 것이기에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산행은 석남사 버스주차장에서 밀양 방향 24번 국도를 따라가면서 시작한다. 천주교 살티성지와 살티요를 지나 20여분 걷다보면 오른편에 ‘일반국도 24’라고 적힌 제법 큰 도로표지판이 나온다. 이 표지판 오른편으로 난 산길을 들머리로 잡은 후 입석 삼각바위 등을 지나는 암릉구간~석남고개~769m봉~전망대~매점~가지산 중봉~가지산 정상~가지산 중봉~산철쭉 군락지~888.5m봉~묘지~암릉구간~호박소 주차장. 대략 5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들머리에서 산길로 100m 정도를 걸어가면 ‘낙석주의’라는 입간판이 서있다. 주변 소나무가 위압감을 줄 정도로 키가 크다. 바로 옆 계곡쪽엔 고로쇠약수를 채취하고 치우지 않은 호스가 보인다.

 

쓰러진 나무를 지나 계곡을 건너 산길로 접어든다. 검은색 파이프라인이 같은 방향으로 놓여있다.

10여분쯤 걸으면 정면에 암벽이 가로막고 있다. 암벽 왼쪽 끄트머리에는 작은 폭포가 보인다. 흘러내리는 수량은 적지만 초록색의 이끼가 선명하다. 오른쪽으로 에둘러 간다.

5분 후엔 능선에 닿는다. 만춘의 산은 완전히 제 색깔을 드러내 눈이 부실 정도로 푸르다. 약간의 암릉길과 산죽을 지나면 다시 24번 국도로 올라선다. 정면에 산사태 방지를 위해 경사지를 그물로 씌워놓았고 그 밑에는 ‘낙석지역(Falling Rock Area)’이라고 적힌 노란색 입간판이 서있다. 그 오른편에는 휴식공간을 위한 벤치가 보인다. 그 사이 왼쪽 가파른 산길로 올라선다. 산죽길이다. 10분쯤 뒤엔 첫 전망대에 이른다. 정면에 가지산 중봉과 그 뒤 가지산 정상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쌀바위 귀바위 상운산이 우뚝 서있다. 고개를 돌려 반대편 방향엔 오두산 배내봉과 배내골 올라가는 삼거리가 보인다.

이제부터는 암릉구간. 올라가면 갈수록 조망이 더 좋아지고 바위모양도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뽐낸다. 칼로 두부 자른듯 반듯하게 나란히 서있는 입석, 정삼각형 모양의 바위 등 가지각색이다. 이중 입석 바로 옆 새모양을 한 두개의 바위가 재미있다. 수컷인 듯한 왼쪽바위가 유혹하는 형상으로 다가가자 암컷인 오른쪽 바위가 결정을 못내리고 연신 하늘을 쳐다본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 구간은 암벽을 타고 올라가도 되고 그 옆으로 난 산길로 가도 된다. 암릉길을 지나면 이제는 평범한 오솔길.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다보면 능동산에서 가지산으로 가는 길목이다. 오른쪽으로 간다. 낙동정맥 능선길이며 어느새 밀양이다. 지금부터는 이정표와 길 안내 리본이 자주 나타난다. 능선을 중심으로 좌우에 석남터널 울산쪽, 밀양쪽 입구와 뒤로는 능동산 방향의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한다. 돌탑도 눈에 띈다.


 

석남고개를 지나면 매점이 나온다. 통상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 라면 막걸리 커피 그리고 각종 음료수가 구비돼 있다.

매점에서 출발하면 곧바로 오르막길. 식사를 마친 배부른 꾼들을 위해 로프와 나무 계단을 만들어 놨다. 20분 후엔 다시 능선에 닿는다. 오른쪽엔 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30여분 땀을 내며 바짝 오르면 가지산 중봉(1,160m). 이곳에서 가지산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정상에선 영남알프스 맏형답게 운문산 간월산 문복산 고헌산 재약산 수미봉 사자봉 등 8개의 봉우리 모두 볼 수 있다. 정상은 다음 산행길을 결정하는 정거장. 서쪽으론 아랫재 백운산, 동쪽으론 쌀바위, 북쪽으론 청도 귀바위 방향이다. 하산 도중 밀양고개에서 용수골로 가는 길이 있지만 중봉으로 다시 와서 119팻말이 적힌 오른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자.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 길을 택한다. 왼쪽은 석남터널 밀양방향. 하산길도 오를 때와 유사하다. 양편에 산철쭉 군락지가 보인다. 만개한 산철쭉을 보려면 이달중 한번 더 와야할 것 같다. 1시간쯤 정신없이 내려오면 주위 조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암릉길이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엔 너른 베틀바위가, 정면엔 백운산 능선이 보인다. 30분 정도의 암릉길과 15분 정도의 가파른 산길을 지나면 산행 종점인 호박소주차장이 나온다.

/ 글 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 찾는 근교산 취재팀

 


<떠나기 전에>

가지산에는 주봉을 향하여 많은 산길이 열려 있다. 그 중에서도 가지산 북릉길 백운능선 쌍두봉능선은 가지산을 향하여 오르는 산길중 으뜸으로 친다.

이에 취재팀은 울산의 살티코스를 추가하여 가지산의 최고 산행길중의 하나로 추천한다. 들머리의 살티는 임진왜란때는 화살을 만들었다 하며 울주군의 오지로서 죽림굴과 함께 천주교의 성지로 찾는 이가 많다. 지금 덕현계곡이 있는 살티마을에 가면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고즈넉한 전원풍경은 사라지고 개발이란 명분아래 가지산 밑을 뚫고 있는 터널공사가 지축을 뒤흔든다. 조금 먼저 가려는 마음에 인간은 자연을 쉽게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중봉에서 내려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쇠점골의 수림이다. 지금은 붉은 흙빛이 계곡을 덮고 있다. 쇠점골은 자연의 보고로 산악동호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산허리를 맴도는 도로를 내면서 계곡을 파괴하더니 다시 터널공사로 쇠점골은 영원히 사라질 판이다. 중봉을 오르는 주위에는 수백년 묵은 진달래가 많이 있다. 그 굵기와 크기에 놀랄 것이다. 석남사 입구에는 가지산의 청정수로 키운 언양미나리가 많다. 한단쯤 사서 가족과 함께 입맛을 돋우어보자. 식수는 충분히 준비를 하자.

/ 이창우 산행대장


<교통편>

부산 노포동종합 터미널에 서 언양 시외버스터미 널행 시 외버스는 오전 6시30분을 첫 차로 20~30분 간 격으로 있다. 2천8백원. 언양시외 버스터미 널에서 석 남사행 버스는 매시 15분, 45분에 출 발한다. 1천2백원. 날 머리 지점인 호박소 에서 석남사행 시외버스 는 오후 3시30분, 4시, 5시10분, 6시 10분에 있다. 1천5백원 . 석남사에서 언양시외 버스터미 널행 버스는 오후 4시10분, 40분 , 오후 5시10분, 40분에 있다. 1천2백원 . 언양시 외버스터 미널에서 노포동종합 터미널행 시외버 스는오후 5시 5분, 35분, 6시, 6시30분, 6시45분, 7시5분, 25분, 45분 등 이며 막 차는오후 8시 30분이다. 2천 8백원. 노포동종합터미널~석남사행 시외버 스 노선은 승객이 적 어 폐지 됐다.
승용차 를 이 용할 경우 경부고속 도로를 타고 서울산IC에서 빠져 나오면 석남
사 이정 표가 친 절하게 안 내하고 있다.


hung@kookje.co.kr  입력: 2003.04.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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