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차는 96년형 아반떼입니다. 횟수로 따지면 12년 됐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희 회사에서 제 차가 가장 오래된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지하 주차장에서 문화사업국의 모 과장의 차가 제 차와 연식 색깔 심지어는 수동 변속기어형까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두 사람은 이 같은 시추에이션에 재미있다고 함께 활짝 웃었습니다.
 그래도 상태는 제 차가 더 나은 것 같았습니다. 제가 주말레저팀에 온 지 어언 5년. 그러니까 제 차는 주로 취재를 위한 고속도로용으로만 사용됐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은 회사에서 불과 4㎞ 거리에 불과합니다.

 얼마 전 타이어를 교체하러 갔습니다. 저는 이제 탈 만큼 타서 고장나면 버릴 참이니까 제일 싼 타이어로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정비원이 대뜸 향후 고장나면 중고차 시장에 내놓지 말고 저에게 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중고차 시장에 경차와 함께 아반떼 수동이 제일 인기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보니 제 차는 아직 쓸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최고 시속 180㎞를 밟아도 흔들림없이 잘 나갑니다. 물론 저도 모르게 밟다 보니 그렇게 나와 있어 뒤늦게 바로 발을 떼지만.
 대리운전 기사들도 한결같이 운전대를 잡고는 속된 말로 질이 아주 잘 들어 운전하기가 아주 편하다고 합니다.
 산행 및 여행을 맡고 있는 기자에게는 벤츠나 그랜즈와도 바꿀 수 없는 안성맞춤인 셈이죠.
 
 해서 똥차지만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국제신문 13면에 보도된 기사를 보고 제 차는 '새발의 피'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회2부 김인수 부장(iskim@kookje.co.kr)이 쓴 기사로 그의 양해 하에 전문을 올립니다.
 비록 길지 않은 기사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의미있는 글입니다. 새로운 기사를 발굴한 김인수 부장님께 격려를 박수를. 짝짝짝!


산길도 씽씽 '63살짜리 트럭'
1945년식 6륜 구동 … 지금도 시속 80㎞ 주행 가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경남 거창군 거창읍 김천리에서 김동열 씨가 자신의 GMC 덤프트럭에 탑승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경남 거창에 출고된 지 63년이나 된 트럭이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다. 경남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트럭으로 경남기네스북 등재후보에 올라있는 김동열(58·경남 거창군 거창읍 김천리) 씨 소유의 1945년식 GMC덤프트럭(경남 7누4481)이 그 주인공이다.

김 씨가 이 트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평생 산판의 험한 산길과 제재소를 오가며 목재를 실어나르는 것을 천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한때 신형 화물차를 운행하기도 했으나 4륜 구동이 아니어서 산길에서는 힘을 쓰지 못해 처분했다. 그 대신 1993년 11월 당시 48년 된 GMC트럭을 경기도 남양주에서 300여만 원에 구입해 지금까지 운행하고 있다.

이 트럭은 연식이 워낙 오래돼 주행거리도 알 수 없고,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없다. 하지만 배기량 7255cc의 6륜 구동으로 어떤 험한 산길이나 언덕길도 바퀴 여섯개가 동시에 구동하기 때문에 등판능력 면에서는 따라올 차가 없다는 것이다. 차체도 튼튼해 구르고 넘어져도 크게 부서질 게 없다고 한다.

고장날 때마다 수리하고 바꾸다보니 엔진도 거의 전면 교체되다시피 했고, 기어도 수동 5단에서 6단으로 바뀌는 등 상당부분 업그레이드가 된 셈이다. 겉모습은 골동품이지만 지금도 시속 80㎞를 달릴 수 있고, 짐을 실은 상태에서도 60~70㎞를 주행한다.

김 씨는 "산길 운행에는 현재까지도 GMC트럭에 비길 차는 없다"며 "수십년 이 트럭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이제는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 팔거나 폐차할 수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