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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46> 하동 옥산

 
경남 하동군 옥종면 옥산(613.9m)은 현지에선 알아주는 산이다. 군 홈페이지의 추천 명산에 칠성봉 구재봉 등 이름깨나 있는 산들을 제치고 형제봉 금오산 등과 함께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산세로 봐 오르기 전에는 개척산행이 되지 않겠나 우려했지만 막상 품속에 한발 한발 내디뎌보면 의외로 산길이 잘 나 있고 험하지도 않다.

오히려 부드럽고 호젓하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

흔히 산꾼들이 말하기 좋아하는 산줄기의 잣대로 보면 옥산은 낙동강의 남쪽에 위치한 낙남정맥에 일부 속한다. 주봉인 옥산은 낙남정맥에 비켜서 있지만 2봉과 3봉은 낙남정맥의 한 구간에 속한다. 경남을 횡으로 가로지르는 낙남정맥에서 2봉, 3봉은 동으로 김해 분성산 신어산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 삼신봉 영신봉으로 연결된다.

무엇보다 옥산의 장점은 사방이 확 트인 뛰어난 조망. 장쾌하고 황홀할 정도다. 인근에 높은 산이 없어 쾌청한 날이면 지리산 천왕봉 웅석봉과 광양의 백운산 억불봉 남해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은 옥종면 옥종주유소~밤나무밭~옥산샘~옥산 정상~헬기장~2봉~옥산 천왕봉~2봉~3봉~임도를 거쳐 청수마을로 내려오며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종점인 청룡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해 반대방향인 양구마을 쪽으로 향한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려 가장 높은 산이 옥산이다. 도로변에 진노랑 삼잎국화가 반기고 곧 옥종주유소가 나온다. 그 앞에 ‘옥산목장’ ‘양구마을’을 알리는 표지석이 보인다. 우측으로 작은 하천을 따라 올라간다. 하지만 산으로 향하는 길은 하천 공사때문에 막혀 있어 왼쪽 논두렁 길로 가로질러 간다. 아스팔트 길과 만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처음부터 주유소에서 50m 정도 더 걸어가면 비닐하우스가 나온다. 거기서 우측으로 오르면 논두렁 길에서 나온 길과 만난다.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난 넓은 시멘트길. 여기서 100m 정도 더 가면 다시 갈림길. 직진해 하천을 지나면 다시 갈림길. 왼쪽길로 오른다. 이 길이 결국은 하천 공사 때문에 막힌 길과 연결된다. 조금 더 오르면 왼쪽에 도가수로가 있다. 언뜻 다리처럼 보이지만 물을 모아 논에 댈 요량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좌측에 마을 정자나무가 보이면 또 갈림길. 왼쪽 흙길로 오른다. 오른쪽엔 무덤 2기가 보인다. 또 갈림길. 오른쪽 길을 택한다. 밤꽃이 지면서 밤알이 제법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곧 길 왼쪽에 ‘등산로’라고 적힌 팻말이 나오면 그쪽으로 들어선다. 10분 정도 뒤 네갈래길이 나오면 직진하고, 여기서 2, 3m 지나 왼쪽 산길로 오른다. 오랜기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잡풀이 길을 막고 있지만 나무그늘이 햇볕을 막아주어 아주 시원하다. 10여분 후엔 옥산샘. 주변 나무가 유난히 푸르고 새울음소리도 크다. 물맛이 일품이니 여기서 물을 채워가자.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오르면 푸른 소나무숲이 기다린다. 약간 오르막이어서 그렇지 삼림욕장을 걷는 기분이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감 마저 감돈다. 무덤 1기를 지나면 이따금 길 양측에 각종 야생화와 호랑나비가 눈에 띄어 산행을 심심치 않게 해준다.

이렇게 30여분 찬찬히 걸으면 옥산 정상. 과거 산불이 났는지 5, 6그루의 나무와 정상석 그리고 바로 옆 산불초소 말고는 온통 잡풀 일색이다. 대신 사방이 확 트여 조망은 탁월하다. 북쪽의 주산 구곡산과 그 뒤 지리산 천왕봉, 서쪽 칠성봉 구재봉 분기봉, 북서 삼신봉, 남으론 이명산 금오산 그리고 동쪽 발밑엔 날머리 양구마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하산은 정상석을 보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경사가 심하다. 주황색 나리꽃과 산딸기나무 청미래덩굴 등이 많이 보인다. 15분쯤 내려가면 임도이자 사거리. 직진하면 헬기장. 10m 뒤 갈림길이 나오면 직진한다. 송림이지만 절반 가까이 말라 죽었다. 이후 호젓한 산길과 송림, 오르막 숲길을 10분간 번갈아 지나면 주능선이자 2봉에 닿는다. 지금부터 낙남정맥 구간이다. 왼쪽은 3봉, 오른쪽은 옥산 천왕봉(602m) 방향. 이번 산행은 천왕봉을 갔다가 2봉 3봉을 거쳐 하산할 계획. 우측으로 난 천왕봉길은 20여분간 가슴높이의 철쭉 군락지. 정상엔 이곳이 과거 행글라이더 활공장이었는지 안전수칙을 담은 안내판이 서있을 뿐 잡풀만이 쓸쓸히 자라있다. 전망 또한 일품이다. 팻말을 정면으로 보고 2시 방향이 옥산 주봉이고 2봉 3봉이 차례로 보인다. 이곳에서 다시 2봉을 거쳐 3봉까지는 능선길이 잘 나 있어 30여분이면 충분하다.

3봉에서 2, 3분 뒤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길을 택한다. 다시 7, 8분 후 오른쪽 무덤 1기를 지난다. 소나무가 크고 아주 푸르다. 이후 잇딴 무덤을 지나면 임도. 직진하면 낙남정맥의 백토재로 가는 길. 왼쪽 임도로 들어선다. 옥종면 청수리 방향이다. 150여m 뒤엔 갈림길. 오른쪽 작은 길로 직진한다. 호젓한 산길이다. 우측에 물소리가 들리고 이후 고추밭 대나무숲을 지나 10여분 걸으면 도로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청수마을. 좌측 옥산을 보면 가장 높은 곳이 주봉, 그 왼쪽으로 2봉 3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진주행 버스를 탄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다시찾는 근교산 '교통편'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진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을 시작으로 8~10분 간격으로 있다. 6천원. 하동군 옥종면은 진주와 인접해 있어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하는 것이 더 빠르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옥종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7시50분, 8시20분, 9시40분, 10시10분, 11시에 있다. 3천원. 산행 날머리인 청수마을에서 진주행 시외버스는 오후 3시25분, 4시25분, 5시5분, 5시55분, 6시45분, 7시20분, 8시25분(막차)에 출발한다. 2천7백원. 진주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0~20분 간격으로 수시로 있다. 막차는 밤 9시10분. 6천원. 막차를 놓치더라도 심야버스가 밤 10시, 11시에 있다. 8천5백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를 지나 곤양IC를 빠져나와 58번 지방도를 타고 곤명면으로 간다. 삼거리에서 왼쪽 2번 국도인 하동 광양 표지판을 따라간다. 북천면에 들어서면 지리산 이정표가 보이고 오른쪽 1005번 단성 옥종 이정표를 따라간다. 백토재를 지나면 날머리 청수리와 옥산주유소, 들머리 양구리가 잇따라 나온다.





다시찾는 근교산 '떠나기 전에'

하동군 옥종면의 자랑은 옥산, 고령토와 티타늄, 그리고 불소유황온천이다. 옥종면의 진산인 옥산(玉山)은 낙남정맥에서 살짝 비껴난 산으로 청수옥산이라 불려지고 있다. 북천면 횡천면을 가르는 낙남정맥의 길로서 지리산과 연결되는 아담하고 소박한 산이다. 북으로 옥산을 감싸는 계곡인 무쇳골은 그 깊이를 알 수 없으며 정상에서 보는 조망 또한 탄성을 자아낸다. 들머리인 옥산 중턱의 옥산샘은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샘으로 양구마을 주민의 자랑이 대단하다. 산길은 뚜렷하다. 봄이면 철쭉이 낙남정맥을 따라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가족산행 또는 직장동료들과 한번쯤 찾아 볼 것을 권한다. 하산후 불소유황온천(055-884-5955)에 들러 피로를 풀어보자. 마을이름이 청수라 할 만큼 물이 맑고 깨끗하고 유황 불소 성분이 다량 함유된 알칼리성 온천이다. 지난 1998년 개발돼 비교적 깨끗하다.
/ 이창우 산행대장



hung@kookje.co.kr  입력: 2003.07.0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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