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감독이 본 베이징올림픽 한국야구
"금메달 예고된 세계 최강 누구와 붙어도 이기는 팀"
-투타 능력있는 선수 고루 포진…김경문 감독 절묘한 작전 주효
-제자 이대호·강민호·송승준 좋은 활약에 아주 기분좋아
"한국 야구는 세계 최강 수준이다.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야구에 대해 극찬을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림픽 이전부터 한국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로이스터 감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야구인은 많지 않았다. '립서비스' 정도로만 여겼다.
야구 본고장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와 감독을 거친 로이스터 감독의 눈은 세계 야구 수준을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정확했고 올림픽을 통해 확인됐다.
로이스터 감독은 26일 국제신문과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금메달 획득 비결과 한국 야구 수준을 솔직히 털어놨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림픽 금메달 배경에 대해 "한국에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금메달을 따는 데 필요한 좋은 투수와 발빠른 타자, 파워 히터, 정확한 타자 등이 골고루 포진됐다. 금메달은 예고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모국인 미국과 아마 최강 쿠바의 전력에 대해서는 "미국과 쿠바도 잘했지만 전체적인 플레이는 한국보다 떨어졌다. 특히 미국은 한국에 비해 마운드가 처졌고 예상 밖으로 경험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우승 비결을 묻자 김경문 감독의 경기 운영을 가장 먼저 꼽았다. 로이스터 감독은 "김 감독이 대표팀 운영을 잘했는데 특히 준결승과 결승에서 왼손 에이스인 김
광현과 류현진을 투입할 수 있도록 선발 투수 로테이션을 절묘하게 짠 것이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이대호 이승엽 등 중요한 선수들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자기 몫을 해줬고 테이블세터로 나선 이용규 김현수 등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시즌 개막 전부터 한국 야구 수준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한국이 진정한 실력을 발휘한 것 같다. 일본 쿠바를 올림픽에서 두 번씩이나 꺾어 한국 야구를 세계 무대에 알렸다"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내년 초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망도 내놨다. 그는 "한국은 이제 강한 팀이고 어느 팀과 맞붙어도 항상 이길 수 있는 팀이 됐다. WBC에서 미국과 일본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보강하겠지만 단기 시리즈에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한국도 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출신이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법.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의 송승준 이대호 강민호 등이 한국 대표로 좋은 활약을 펼쳐 아주 기분 좋았다"고 자식 같은 제자들을 칭찬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